Black OUT - 13 (by. 둥둥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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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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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남자
김태형
또 다른 김태형

.
.
.

 

 
 
 

건방진 걸음걸이로
경찰서에 들어서는 소년을
주의 깊게 바라보던
한 남자가 있었다.
 
 
 
소년의 눈빛은 마치 짓밟히기 직전의
여린 꽃송이 같았다.
 
남자는 흥미가 생겼다.
저 여린 꽃송이에게
물과 사랑을 주며 키워 보고 싶은
 
 
 
-
 
아직 학생 같은데 내가 도와줄까요? ”
 
 

 
아무 말도 하지마. ’
 
 
소년은 남자의 질문에도
또 다른 자신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말이 없네...나 이상한 사람 아닌데
듣자하니 살인으로 잡혀왔다면서요.
그거 내가 해결해 줄 테니깐
나랑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요? ”
 
 

 
누구신데요?
왜 절 도와주시려는 거죠? ”
 
 
소년은 자신을 다짜고짜
도와준다고 말하는 남자가
의심스러웠다.
 
 
안타까워서 그래요.
나야 허가 없이 실험해서 잡혀 온 거라
금방 여기서 나갈 테지만
그쪽은 아니잖아요?
아직 못 해본 게 많-이 있을 텐데
 
 
 

 
됐다고 말해. ’
 
 

 
됐어요. ”
 
 
많이 힘들었잖아요. 안 그래요?
내가 정말 잘 도와줄 수 있는데
 
 
소년은 잠시 고민했다.
 
과연 그를 따라나서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정말 사랑받을 수 있을까?
 
 
 
뭐 나도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난 그냥 학생이 원래부터 나쁜 사람이라
이런 일을 저지른 건 아닌 것 같아서 안타깝고 뭐..그래서
도와주고 싶어서 말 걸어봤어요. ”
 
 
소년은 생전처음으로
따스한 눈길과 말투로 대해주는
그에게 점점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만둬, 우리 둘이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
 
 
소년은 고민 끝에
또 다른 자신의 말을 거부하고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
 
 
남자의 따뜻함과 포근함을
믿어보기로 했다.
 
 
 
-
 
소년의 또 다른 자아는
남자의 집에 온 이후론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소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의 집에서 함께하며
맛있는 밥과 옷, 책 등
필요해 보이는 모든 걸
소년에게 사주었고
 
또한
집에서 마음 편히 잠을 자고
그 누구도 자신을 때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했기에
 
더 이상
또 다른 자아가 필요하지 않았다.
 
 
 
-
 

 
근데 형은 뭐하는 사람이야? ”
 
소년은 물었다.
 
 
 
? 과학자. ”
 
 
우와- 과학자? ”
 
 
마치 자신도 형처럼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만 같아
소년의 눈은
더욱 초롱초롱 빛이 났다.
 
 
, 요 며칠 집에 못 들어온 것도
그 실험 작품 때문에 못 들어왔었어. ”
 
 
헐 대박 나도 볼래! ”
 
 
그래? 그럼 내일 같이 가자. ”
 
 
와 완전 신나! ”
 
 
 
-
 
 
 

 
이게 형 실험 작품이야? ”
 
 
어때? ”
 
 
어떻긴! 완전 쩔지! .. ”
 
 
한번 해볼래? ”
 
 
근데 이게 뭐하는 기계인데? ”
 
 
원하는 걸 이루게 해줘. ”
 
 
원하는 걸? ”
 
 
, 각박한 현실 속
자그마한 탈출구가 필요한 그대들이여-
이 기계 안에만 들어가면 모든 게 내 뜻대로-!! ”
 
 
푸하핫- 그게 뭐야
 
 
괜찮지 않아?
작품 소개로 이렇게 말할 생각인데
 
 
- 바로 탈락일 것 같은데? ”
 
 
그건 한번 체험해보고 나서 결정하시지? ”
 
 
좋아 내가 한번 평가해주지
 
 
저기 앉아. ”
 
 
소년은 겁 없이
기계에 들어가 앉았다.
 
그리고
문득 두려워졌다.
 
 
형 내가 못하면 어떻게 해? ”
 
 
행여 자신이 기계를 망가뜨려
형을 화나게 하거나
가상세계에 들어가
형이 싫어하는 행동을 했다가
그에게 외면당하면 어쩌지 하고
 
 
넌 잘 할 거야.
못하면 내가 잘하게 만들어줄 거고.
걱정 하지마. ”
 
 
그는 소년이 불안해 할 때 마다
질책보단 위로와 격려로 다독였다.
 
하지만 소년은 몰랐다.
남자의 모든 행동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소년은 보지 못했다.
 
 
 
 
-
 
나는 부모님 두 분 다 과학자셨다.
안타깝게도 내가 10살이 되던 해
실험실에서 사고로 돌아가셨다.
다행히 난 부모님께서 이미 각자의
발명품으로 큰 기업을 세우셨기에
모자람 없이 자랐다.
 
난 어릴 적부터 내 마음대로
뭐든 조종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과학자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다.
기계가 아닌
사람도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실험 작품이
이 작품이다.
 
내가 직접 스토리를 짜고
그 캐릭터에 성격도 정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첫 번째 실험자는 김태형이었다.
잠깐 경찰서에 불려왔을 때
순간 본 사람이었지만 이 사람이다 싶었다.
 
절망 끝에 내몰린 사람만큼
조종하기 쉬운 것도 없으니 말이다.
 
역시나 사탕발린 말 몇 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사람마냥
해맑게 웃어댔고
내 실험에도 아무 의심 없이 응했다.
 
 
 
하지만 한명으론 부족했다.
실험체들의 상호작용을 봐야 했기에
여러 사람이 필요했다.
 
 
실험대상자는
욕망과 절망이 가득한 자들로 정했다.
 
왜냐면
난 부정적인 여러 감정을 가진 사람을 구경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번 불법실험으로 여기저기
쫓기는 신세다 보니
여러 동네 사람들을 봐왔고
그들을 세심히 관찰하고 직접 뒷조사를 해서
조건에 맞게 선별해
초대장을 보내기도 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난 실험체들이 원할만한 것들로
유혹해 초대를 했고
역시 내 예상대로
모두 초대에 응했다.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실험체 한 명,한 명
모두 개성이 강했기에 더욱 흡족했다.
 
 
특히 김태형의 경우
정말로 그 여자가
자신을 사랑해 줄 거라 생각한 건지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뭐 나중에 저 여자의 기억 속 황민현을 지워
김태형을 넣는다면
그 여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지만
난 그러지 않을 거다.
 
왜냐면
난 사람들이 절망에 빠진 얼굴을 보는 게 좋으니깐
 
 
자신의 운명을 탓하는
그 모습이 내겐 우월감을
느끼게 만들어주거든.
 
-
 
 
저들은 모르지만
사실 이 세계를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이미 저들의 뇌는
기계와 일체가 되었기에
기계를 나오는 순간 죽는다.
 
 
, 영원히 이 세계에서
그 아무도 나갈 수 없다.
 
날 없애지 않는 이상
이제 내가 그들의 운명이며 신이다
 
 
-
 
 
 
 
과연 너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
 
.
.
.

※만든이 : 둥둥미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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