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은 체육복을 타고 上 (by.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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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체육복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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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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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늦여름.

무거워진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수업시간 내내 고개를 숙이고 꾸벅꾸벅 졸다

 때 맞춰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볼짝부터 책 위로 푹 고꾸라졌다.

“차렷, 경례”

반장의 인사소리에 눈을 감고
 웅얼웅얼 아이들을 따라 인사를 하니

 이내 교실 문이 쾅 닫히는 소리와 함께
 소란스러움이 교실에 번졌다.

 어제 남자친구와 싸운 얘기를 하며
 친구에게 남자친구 욕을 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담요를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잠시 후.

 얕은 잠을 사정없이 깨우는 종소리를
 못 들은 척 애써 무시하고
 담요에 얼굴을 더 깊이 파묻었다.

“아 빨리!”

“아 밀지 마.”

친구와 투닥거리는 오세훈의 목소리에
 몽롱했던 정신이 확 맑아졌다.

“나 다음시간 체육이니까 바로 들고 와라.
늦으면 너 다신 안 빌려 줘.”

“아 알았어!”

책상위에 널부러져 있던 체육복을
친구에게 건네며 으름장을 놓는
 목소리만 들어도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을 오세훈이 생각나
뻑뻑해진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연신 고맙다고 아양을 떠는
 남자애의 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이어 내 옆자리 의자가
드륵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의자위에 앉는 소리와 동시에
오세훈한테서 나는 비누냄새가 확 퍼졌다.

‘워...’

뭉게뭉게 코끝에서 맴도는
비누향에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짙어지는 향기에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얽.”

갑자기 코앞에 다가와 있는
 오세훈의 얼굴에 놀라

괴이한 소리를 내고는
 허우적대며 멀어졌다.



“아..미안. 놀랬어?”

그렇게 잘생긴 얼굴을
코털이 보일만큼 가까이 들이밀고 있는데
 어떻게 놀래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그런 솔직함을 내뱉을
용기따윈 없었기에 그저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수업 종 쳐서..”

당황한 건지 말끝을 흐리는
오세훈 말 뒤에 타이밍 좋게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반장의
 우렁찬 인사소리가 교실에 울렸다.

그와 동시에 오세훈과 나는
자세를 바르게 고치고 교탁으로 시선을 꽂았다.

아무렇지 않게 교과서를 펼치면서도
 코앞까지 다가와 있던 오세훈의 얼굴이
 생각나 들썩이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악!!! 아 저도 억울해요 쌤!!”

“뭐가 억울해!
 빨리 운동장 뛰어!!”

“아 오세훈!!!!”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와중에
 오세훈 세 글자에 창밖을 내다 봤다.

“어..”

아까 오세훈에게 체육복을
빌려간 남자애였다.

체육 선생님의 회초리에
 악악거리며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운동장을 죽어라 달리고 있었다.

분명 오세훈이 입었을 땐
 헐렁했던 체육복이 왜인지
오세훈보다 작은 남자애가 입고 있으니
터질 듯 작아보였다.

 오세훈이 마르긴 했어도
저렇게 차이가 나진 않을 텐데.

이상한 마음에 흘깃 오세훈 쪽을 쳐다보니
 남자애의 비명을 듣지 못했는지
 수업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나도 따라
 자세를 바로잡고 수업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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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바로 체육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아이들이었다.

체육복을 갈아입는 아이들을 따라
 나도 어서 환복을 하려 체육복을 찾았다.

“어?”

“어?”

분명 여기에 있어야 하는 체육복이
 보이지 않아 당황스러움에 소리를 내자

 동시에 의아하다는 듯
같은 소리를 내는 오세훈이었다.

서로 동시에 소리를 내곤
 깜짝 놀라 또 서로를 바라보자
 보이는 건 오세훈 손에 들린 체육복이었다.



“나 체육복 빌려줬는데..?”

방금 수업 종이 울려
빌려준 체육복을 벌써 돌려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걸 아는 오세훈은
체육복을 돌려받은 적도 없기에
 더욱 당황스러워 보였다.

“나 체육복 없어졌어.”

나의 말 뒤에 몇 초간
 둘만의 침묵이 흘렀다.

“헐.”

침묵을 깬 건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입을 막고
 날 바라보고 있는 오세훈이었다.

“야 너..”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아니 내 책상위에 있길래
 내 꺼 인줄 알았지. 야 미안.”

그제야 아까 꽉 끼는 체육복을 입고
운동장을 달리던 남자애가 생각났다.

아까 오세훈이 아무런 의심없이 빌려준
 책상위에 널부러진 체육복이 내꺼 였고

 여전히 저 운동장에서 체육선생님의 회초리에
 오버를 하고 있는 남자애가
시간 내에 체육복을 나에게 건네주지 못한다면

 곧 저 모습은 나의
미래가 될 거라는 말이었다.

 갑자기 휘몰아치는 공포감에
서둘러 체육복을 빌리기 위해 자리를
 뜨려하자 내 팔을 붙잡는 오세훈이었다.

“내꺼 입어.”

“응?”

갑자기 저를 닮아 길게 늘어져 있는
 체육복을 건네는 오세훈을
받지 않고 멀뚱히 보며 서 있었다.



“이건 너무 큰가?”

멀뚱한 눈빛을
‘지금 장난하냐’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인 건지 눈치를 보며 묻는 모습이었다.

“아니 그건 상관없는데, 그럼 넌?”

“난 빌려 입을게.
내가 네 거 실수로 빌려 줬잖아.”

그 모습에 오해를 풀기위한
 손사래를 치며 도리어 걱정스럽게 묻자

 자기가 빌려 입겠다는 대답에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체육복을 받아 들었다.

체육복을 받아드는 순간에도
 코끝에 스쳐오는 오세훈의 냄새에
또 다시 기분이 몽글거렸다.

팔다리가 길게 남는 오세훈의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체육복을 빌리러 간 오세훈이
 혹시나 체육복을 못 빌리면 어쩌나
 미안한 마음에 교실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복장에 굉장히 예민한 체육선생님이라
혹시라도 교복차림으로 나가게 된다면

오세훈의 엉덩이는
무사하지 못 할 것 같았기에.

그때 앞문이 열리고
빈손으로 걸어 들어오는 오세훈이 보였다.

“못 빌렸어?”

“아..오늘 체육 든 반이
우리반이랑 4반 밖에 없어.”

시무룩한 모습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체육복을 도로 벗어 주겠다고 나서자

 시간도 없으니 됐다며 손까지 저으며
거절하는 오세훈에 결국 이대로 나가게 됐다.

 포기한 얼굴을 한 오세훈을 보며
 여전히 불편한 마음으로 발을 떼자
 동시에 씩씩대며 걸어오는 남자애가 보였다.

“야 오세훈!!너 일부러 그랬지!!”

성큼성큼 다가와
 오세훈의 멱살을 잡아 올리는 남자애는
 거의 울 듯 한 얼굴로 체육복을 책상위로 팽개쳤다.

“어 체육복!”

그런 남자애 따윈
신경도 쓰지 않는 다는 듯

책상에 팽개쳐진 체육복을
반갑게 바라보는 오세훈이었다.

“이게 체육복이야 래시가드야!!
내가 이거 때문에 오늘
얼마나 치욕스러웠는지 아냐고!!”




“아..지금 1분 남았는데 어쩌지.”

울분을 토하는 남자애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오세훈은 체육복과 시계를
번갈아 보며 곤란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뭘 어째! 너도 빨리 이거 입어!!”



“아 그러면 되겠다.”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빽 소리를 지른 남자애의 말에

오세훈이 맞장구를 치자
진심이냐는 눈빛으로
오세훈을 쳐다보는 남자애였다.

“..너 진짜 입게?
나 오늘 이것 때문에 쌤한테
무슨 소리까지 들었는지 하나하나 읊어줘?”



“그래도 안 입는 것 보단 낫잖아.”

“그건 그런데..”

촉박한 시간에 다급히 교탁 뒤에 숨어
 빠르게 체육복을 갈아입은 오세훈이
 늦었다며 헐레벌떡 내 팔을 잡고
운동장으로 뛰었다.

“아 체육복 완전 쫄려!”

그 와중에 작은 체육복 바지가 불편한지
엉거주춤하게 어기적어기적 뛰어가는 오세훈에
웃음이 빵 터져버렸다.

“아 웃지 마!”

자신의 폼이 민망한지
 손으로 계속 바지를 늘리며
소리를 빽 지르는 모습에 더 크게 웃자
 결국 자기도 웃음이 터졌다.




“아 이게 다 ㅇㅇㅇ 때문이야..”

앙탈인지 투정인지 입을 댓발 내밀고
 중얼거리는 오세훈을 보며 계속 웃다보니
어느 새 운동장에 도착해있었다.

“오세훈 나와.”

“후...”

역시나 거의 레깅스 수준으로
쫙 달라붙는 체육복차림을 한 오세훈은
체육선생님의 눈에 바로 띄어 불려나갔고

오세훈은 예상했다는 듯 비장한 표정으로
숨을 크게 내뱉고 앞으로 나갔다.

“얘들아 하나 물어보자.
요즘 이렇게 타이트한게 유행이니?”

“아니요.”

저 창피한 차림을
우리 세대의 유행으로 취급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듯 들려오는 대답은 단호했다.

“오세훈은 운동장 10바퀴 먼저 뛰고 보자.”

“10바퀴요??
 그래도 저 체육복 입었는데요?”

“내가 학기 초에
체육복 줄여다 입는 놈은 뭐랬냐?”

“지금 바로 뛸게요.”

할 말이 없어진 오세훈이
 순순히 운동장 반 바퀴 정도를 돌고 있을 때
체육 선생님이 갑자기 체육부장을 찾기 시작했다.

“세훈이 10바퀴 다 도는지 확인해라.
선생님 학부모 상담 있어서
 들어 가봐야 하니까 오늘 애들 자유 시간 주고
 창고에서 공 꺼내다가 축구랑 피구시켜.”

창고열쇠를 체육부장에게 맡기곤
학교 건물로 들어가시는
 체육선생님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자유시간이라고 소리치는
 체육부장의 목소리가 운동장 전체에 울려 퍼지자
 신나서 창고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저 멀리서 길길이 날뛰는
 쫄쫄이 오세훈의 목소리는 덤으로.

.
.
.

“힘들어?”

“말이라고.. 체육복은 빨아서 줄게.”

“아니 그냥 줘도 되는데..”



“여기서 땀 썩은 내 나.”

5바퀴 반 정도 돌았을까
 융통성있는 체육부장이 봐주겠다며
스탠드로 불러들인 후에야

오세훈은 쫄쫄이 레이스를 멈출 수 있었다.

오세훈은 짜증난다는 듯 표정을 확 구기며
 내 옆자리로 자연스레 걸어와
 내 말에 대답하며 앉았고

 그에 확 풍겨오는 비누향에
숨을 헙하고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얜 땀냄새도 달달하네..’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옅은 향기에
심취해서 한참을 킁킁거리고 있었을까.

“얼굴 빨개.”

“나?”

“어 너. 내가 돌았지 네가 돌았냐?”

“어..많이 빨간가..?”

또 혼자 수줍어서 홍조가 난리였다.

“그래도 다행이다.”

“뭐가?”



“네가 내거 안 입고 그냥
교복차림으로 내려 왔으면
네가 운동장 돌았을 거 아냐.

미안해서 죽을 뻔 했네 나.”

별거 아닌 장난스런 말이
 왜 이렇게 달게 느껴지는 건지

몽글거리는 느낌을 주체할 수 없는
 그것마저 좋았다.

“아 뭐래.. 그랬으면 당연히
너 때문이라고 바로 꼰질렀겠지.”



“헐. 야 혹시 의리라는 단어는 알지?”

“아ㅋㅋㅋㅋㅋ 죽을래?”

“아니 진지하게.
따라해 봐. 의, 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 말라고! 진지하다니까?”

이런 사소한 대화가 너무 좋아서

 체육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즐거운 와중에도 자꾸 확인하게 되고

 내가 즐거운 만큼 이 아이도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오세훈의 입 꼬리가 올라가있는지
 계속 확인하게 되고.

그런 것을 오세훈은 알 리가 없었다.

얄미우리만큼 천진난만하게 아무것도 모르고
 날 설레게 하는 걸 보니 조금은
서글픈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됐어. 이제 종 친다.”

“야, 같이 가!”

그래도 이렇게 설레는 기분을
계속 오랫동안 끌고 가고 싶어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는 것도
어느새 익숙해 진 듯 했다.

그렇게 계속 된 짝사랑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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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이 : 휘파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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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오늘 세훈이 머리 본 사람...
오세훈 잘생긴 거 본사람...
오세훈 얼굴 욕 나오게 잘 생긴 거
본 사람 제발 공감 좀 해줘...
 
..인생에 이로운 오세훈..
내 무덤은 여기로 정하고
 
분명히 새해인데..
새해가 분명한데 왜 이렇게 실감이 안 나지..?
저만 그런 거 아니져?
그래요. 뭐 새해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엑소를 추구함으로써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봐요.
 
아 지금 사실 제가 인생의 진리를
깨우칠 시간이거든요. 이거 내 생활 계획 중 하나야.
그럼 여러분도 참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엑소를 추구하러 가봅시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엑소 하세여!!!!
 
 
 
 
 

 
엑소 외 않헤?(꿈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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