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라이벌 - 8 (by. 민트색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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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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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의 첫 책이 나온 지도 한 달이 흘렀고
그 책은 수많은 호평과 함께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칸에 올라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미치겠네, 진짜...”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내 기분은 땅 밑에서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 - -
 
 
 
또 그것과는 반대로 내 기분이 땅이라도 뚫을 듯
 점점 더 내려갈수록 글을 쓰고 지우는 연속적인 
타자음의 소리는 나의 짜증이 담기며 
점점 더 커져 갔다.
 
 
 
띵동-
 
 
 
“......”
 
 
 
그러다 갑자기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잠깐 
손이 멈칫했지만 곧바로 드는 택배겠지 라는 생각에 
집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면 문 앞에
 두고 갈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글 쓰는 것에 집중했다.
 
 
 
띵동- 띵동- 띵동-
 
 
 
...”
 
 
 
하지만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결국 쓰고 있던 안경을 책상 위에 벗어 놓고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를 
다시 정리해 묶으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
 
 
 
달칵-
 
 
 
누구세- ?”
 
 

배달 왔어요-”
 
 
 
짜증스럽게 문을 열었지만 
그 앞에 서 있던 사람을 확인하고서는 짜증 대신 
놀람과 기쁨, 그리고 기분 좋음이 그 자리를 채웠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에요?”
 
 
 
서프라이즈죠, 깜짝 이벤트. 좀 놀랐어요?”
 
 
 
완전이요.”
 
 
 
다행이다. 그런데 나 들어가도 돼요?”
 
 
 
, . 그럼요.”
 
 
 
너무 놀랐던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몸을 옆으로 돌려 그가 들어올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나 이런 거 진짜 해보고 싶었거든요.
애인 집에 먹을 거 사들고 깜짝 방문하는 거.”
 
 
 
그게 목적이었다면 완전 성공이네요.
진짜 놀랐어요.”
 
 
 
그런데...
사실 기대했던 거랑은 조금 달라서 실망이에요.”
 
 
 
? 뭐가요?”
 
 
 
나는 ㅇㅇ씨가 막 당황해서 민낯 가리고
 집 치운다면서 잠깐만요! 하는 걸 좀 
바라고 왔거든요.”
 
 
 
그거 참 안타깝네요
민낯은 씻은 지 얼마 안 되서 보다시피 
괜찮은 편에 속해 있고, 집은 집에서 자고,
글 쓰고만 반복해서 어지를 시간이 없어서
 깨끗하거든요.”
 
 
 
보니까 그런 것 같네요. 아깝다.”
 
 
 
그러게 누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오래요
좀 더 빨리 왔으면 제대호 초췌한 상태를 
볼 수 있었을 텐데.”
 
 
 
다음을 노려야죠, .”
 
 
 
행운을 빌게요
근데 그 먹을 거의 존재는 뭐예요?”
 
 
 
, 이거요?”
 
 
 
빵빵한 채로 식탁 위에 놓인 
커다란 검은 비닐 안에 있는 먹을 것의 정체가 
궁금해 물어보자 그가 그 비닐 안으로 손을 넣어 
하나, 둘씩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뭐가 이렇게 많아요?”
 
 

뭐 사올까 고민하다가 ㅇㅇ씨 분식 좋아하는 거 
생각나서 문 닫기 전인 곳 가서 남은 거 다 쓸어왔죠.”
 
 
 
다 못 먹겠다.”
 
 
 
남으면 내일도 먹죠, .”
 
 
 
?”
 
 
 
내일도 이곳에 같이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나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건데.”
 
 
 
?!”
 
 
 
근데 뭐하고 있었어요?”
 
 
 
, 맞다! 저장!”
 
 
 
아무렇지 않게 나온 말치고는 큰 놀람을 
가져다 준 그 말에 당황해 그를 향해 질문들을 하려다 
그의 질문에 저장도 하지 않고 나온 글이 생각나 
급하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글 쓰고 있었어요?”
 
 
 
.”
 
 
 
그렇게 급하게 저장을 한 뒤 노트북을 끄고 
다시 방 밖으로 나오자 언제 찾았는지 그는
 젓가락과 앞 접시를 식탁에 놓으며 질문했다.
 
 
 
그보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뭐가요?”
 
 
 
여기서 잔다고요?”
 
 
 
. 안돼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나오는 대답에
 나는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처음도 아닌데 왜 그렇게 당황해요?”
 
 
 
그야 평소에는 이렇게 갑작스럽지 않았으니까...”
 
 
 
우리가 서로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일이 
자주 있던 일은 아니었지만 그의 말처럼 
놀랄 만큼 적게 있던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스러운 것도 처음이었고
무엇보다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이 평소보다 당황스러웠다.
 
 
 
일단 먹어요.”
 
 
 
“...잘 먹을게요.”
 
 
 
, 많이 먹어요.”
 
 
 
그렇지만 눈앞에서 웃으며 말하는 그를 보니
 차마 거절할 용기가 나지 않아
조금은 미뤄도 되겠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
.
 
내가 정리할게요.”
 
 
 
아니에요, 수혁씨가 사온 거 맛있게 먹었는데
 정리는 제가 해야죠. TV라도 보고 있어요.”
 
 
 
ㅇㅇ씨 글 써야 하는데 내가 시간 많이 뺏었잖아요
더 뺏을 수는 없죠
그러니까 내가 정리할 테니까 가서 마저 써요
그리고 내 할 일 하면서 기다릴 테니까
 끝나면 같이 자요.”
 
 
 
...”
 
 
 
, . 빨리 가요.”
 
 
 
그는 망설이고 있던 나를 방 안으로 밀어 넣은 뒤 
문까지 친절하게 닫아 주었고
결국 나는 밍기적 거리며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끼익- 달그락-
 
 
 
소리가 나지 않게 움직이려고 노력하는지 
의자 소리와 그릇을 정리하는 소리 자체에서부터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그 소리들에 그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웃음이 지어졌고
아까보다 훨씬 좋은 기분으로 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 - -
 
 
 
“......”
 
 
 
그렇게 기분 좋게 타자를 치던 손가락은
 얼마 가지 못하고 책상으로 자리를 옮겨 갔다.
 
 
 
똑똑-
 
 
 
-”
 
 

ㅇㅇ, 잘 되고 있어요?”
 
 
 
그냥 뭐...”
 
 
 
문으로 고개만 내밀며 묻는 그는 씻고 나온 지 
시간이 좀 지났는지 머리가 반쯤 젖어 있었다.
 
 
 
잘 안 되는구나.”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건네며 다가오는 
그에게 나는 그저 가볍게 웃었다.
 
 
 
그렇게 잘 안되면 나중에 하는 건 어때요
벌써 1시 넘었는데 너무 무리해도 안 좋아요.”
 
 
 
,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 그러니까 이만 쉬는 게 어때요?”
 
 
 
그래요, 어차피 생각도 안 나는데 그래야겠어요.”
 
 
 
잘 생각했어요.”
 
 
 
그런데 머리 안 말리고 잘 거예요?”
 
 
 
...”
 
 
 
노트북을 정리하며 묻자 그는 곤란한 질문이라도 
받은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드라이기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 물어보지!”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해 나는 급하게 
의자에서 일어나 욕실 안에 붙어 있는 
서랍을 열어 드라이기를 꺼내왔다.
 
 
 
, 앉아요.”
 
 

아니, 내가 할 수 있어요.”
 
 
 
드라이기 어디 있냐고 물어보지도 못하는 
우리 수혁 어린이, 여기 앉으세요.”
 
 
 
진짜 괜찮은데...”
 
 
 
, 빨리!”
 
 
 
당황해 안절부절 못하는 그를 보자 더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좀 더 오버하며 말하자 그는
 주춤거리며 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보통 이런 건 반대 아닌가...”
 
 
 
수혁씨가 로맨스 쓰는 로맨틱한 남자라면 
나는 스릴러 쓰는 박력 있는 여자라.”
 
 
 
, 이런 게 한 방 먹었다는 건가.”
 
 
 
중얼거리며 하는 그의 말이 귀여워 미소 지으며 
말하자 그가 바로 당했다는 듯 웃으며 하는 말에 
나도 웃음이 터졌다.
 
 
 
다 됐다.”
 
 
 
고마워요.”
 
 
 
고마워 할 필요 없어요
내일 나 해달라고 미리 해준 거니까.”
 
 
 
하하, 알았어요. 해줄게요.”
 
 
 
좋다, 좋다. 그럼 이제 들어갈까요?”
 
 
 
그래요.”
 
.
.
.
 

, 누워요.”
 
 
 
나 진짜 괜찮아요. 안 그래도 돼요.”
 
 
 
나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누워요, 빨리.”
 
 
 
방으로 들어온 우리 중 그가 먼저 침대에 
누워 한 쪽 팔을 내밀고 말했다.
 
 
 
그는 함께 잘 때면 항상 나에게 팔베개를 
해주려 했고, 그가 그렇게 해줄 때마다 나는 
편했지만 그가 힘들 것 같은 마음에 항상 거절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실랑이를 해도 결국 마지막은 
그의 승리이기에 오늘은 일찍 포기하고 
그의 팔을 베고 누워 그의 품 안에 안겼다.
 
 
 
오늘은 빨리 포기하네요?”
 
 
 
수혁씨한테는 한 번 해서 안 되는 건 
두 해도 안 되는구나를 깨달은 거죠.”
 
 
 
깨닫기까지 좀 오래 걸렸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나의 말에 잔잔한 웃음을 흘리며 대꾸하는 
그에 나도 능청스럽게 답했다.
 
 
 
“......”
 
 
 
“......”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고 나른한 분위기와 
기분 좋은 침묵을 느끼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에 
내가 먼저 입을 열어 그 침묵을 깼다.
 
 
 
아무래도 내가 요즘 스릴러랑 추리물을 
못 쓰는 건 수혁씨 탓이 큰 거 같아요.”
 
 
 
? 왜요? 나 뭐 잘못 했어요?”
 
 
 
당황해 나와 붙어 있던 몸도 뒤로 하고 내 얼굴을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 그에
 웃음이 터질 뻔 했지만 참고 말을 이어갔다.
 
 
 
아니...자꾸 이렇게 나를 설레게 하고,
달달하게 해주니까 무섭거나 어두운 이야기가
 하나도 생각 안 나잖아요. 너무 행복해서.”
 
 

, 뭐야- 나 진짜 놀랐잖아요.”
 
 
어머? 나한테는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
 
 
 
나의 말에 안도감 가득한 한숨과 함께 
나를 다시 끌어안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 나는
 더 능글거리며 (사랑하면 닮는다던데 나는 
그의 능글거림을 제일 많이 닮은 것 같다.) 
말을 덧붙였다.
 
 
 
진짜 심각한 거 맞아요?”
 
 
 
당연하죠. 내가 오죽하면 요즘 그런 장르의 
드라마나 영화 말고도 김전일이나 코난
탐정학원Q. 뭐 이런 만화들까지 본다니까요?”
 
 
 
하하.”
 
 
 
웃지 마요, 진짜니까.”
 
 
 
너무나 호탕하게 웃는 그에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귀여워서 그래요, 귀여워서
어떻게 이렇게 귀엽지? 우리 ㅇㅇ이 몇 살?”
 
 
 
“...슴살!”
 
 
 
“......”
 
 
 
“...미안해요, 스무 살이고 싶었어요...”
 
 
 
나름 그가 한 말을 받아준다고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끌어 모았지만 그의 반응에
 곧바로 밀려드는 민망함에 나는 그의 품에 
더 깊게 안겼다.
 
 
 
하하, 그렇게 스무 살이 하고 싶었어요?”
 
 
 
그만해요, 나 지금 진짜 민망하니까.”
 
 
 
알았어요, 스무 살 시켜줄게요
나한테만 스무 살 하면 되지. 그치, ㅇㅇ?”
 
 
 
, 진짜...”
 
 
 
알았어요, 미안해요. 안 그럴게요.”
 
 
 
계속 해서 놀리는 그에 더 민망해져 나를 안고 있는 
그의 팔을 한 대 때리니 그때서야 
놀림과 웃음이 잦아들었다.
 
 
 
 
빨리 자요.”
 
 
 
알았어요, ㅇㅇ씨도 잘 자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좋은 꿈 꿔요.”
 
.
.
.

※만든이 : 민트색바나나님
 
<>
 
나름 평소처럼 썼다고 생각했는데
 짧아서 당황했어요...
 
다음에는 더 길고, 재밌게 오겠습니다ㅜㅜ
 
그럼 오늘도 부족한 글임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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