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en - 1 (by. HEART)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같은 제목의 단편 글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BGM 꼭 재생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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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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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n: 안식처, 피난처



지긋지긋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날 꺼내 준 건, 너였다.

.
.
.


1.


안녕하십니까


열 살 남짓 되어 보이는 꼬마 여자아이가
검은색 세단에서 내린다.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문을 열어주곤,
꼬마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꼬마는 그런 남자들이 익숙한지,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들어간다.


꼬마는 곧 4층으로 올라 간다.
가방을 벗고는 옷을 갈아입고,
욕실로 들어가 손을 씻고 나온다.
그리곤, 4층 가운데의 피아노실로 들어가
쇼팽의 곡을 연주한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쳤을까,
이내 꼬마는 티비 앞으로 가 비스듬히 앉는다.
그러다 테이블 위 수화기를 들고는,
케이크요,라고 말하곤 대답도 
듣지 않고 수화기를 내린다.


꼬마는 무료하다는 듯 티비 채널을 돌린다.
그러다, 자신의 부모님이 나오는 걸 보고는
채널을 고정하고 목을 긁적인다.
MS그룹, 성공적인 인수합병.
어린 아이가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의 뉴스는 아니지만,
꼬마는 여전히 채널을 돌리지 않고 있다.




그리곤 곧, 런던에서 유학 중인 
꼬마의 오빠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김민석 살 빠졌네,라고 중얼거리던 꼬마는,
무상급식에 대한 내용으로 뉴스가 바뀌자
이내 채널을 돌려 버린다.


몇 분이 지나고, 일정하게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 , .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줌마는
꼬마 앞에 케이크와, 포크와,
우유가 놓여진 쟁반을 내려 놓고는
고개를 한 번 숙인 뒤 다시 계단으로 내려간다.


꼬마는 아무렇지 않게 포크를 집어 들곤 케이크를 먹는다.
케이크를 다 먹고는, 다시 티비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
곧 시작될 경제 과외를 위해 노트를 꺼낸다.










2.


꼬마는 어느덧 자라, 15살이 되었다.
런던의 리젠트 스트리트를 걷다,
어느 명품 매장 앞에서 멈춰 선다.
쇼윈도에 진열된 가방을 잠깐 보더니,
망설임없이 안으로 들어가 카드로 결제를 한다.


그리곤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에 도달하자,
문을 열어주는 운전 기사에게 
고개를 까딱이곤 뒷좌석에 올라탄다.
꼬마를 실은 차는, 꼬마의 집이 있는
 켄싱턴 쪽으로 움직인다.


꼬마가 집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마침 밖으로 나가려던 꼬마의 오빠가 문을 연다.
그리곤 얼굴을 찌푸리고 말을 한다.
Why so late?
나한텐 영어 쓰지 말라니까.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한 꼬마는,
귀찮다는 듯 오빠를 밀치고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 꼬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오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담배를 입에 물며 밖으로 나간다.


꼬마는 소파에 드러눕고는,
하나 밖에 없는 언니에게 전화를 건다.
언니, 뭐해?
공부하고 있지, 너는?
나는 방금 막 집 들어왔어.
보고 싶다.
그러게 나랑 같이 런던 오지 그랬어.
아냐, 이미 초등학교를 호주에서 다녀서.
빨리 한국가고 싶다, 김민석 재수없어.
오빠라고 해야지.
허구한 날 약이나 하는 망나니 자식이 무슨 오빠야.


그렇게 몇 분간 통화를 하던 꼬마는,
나 이제 숙제 하러 갈게,라고 말하곤 전화를 끊는다.
언니와의 통화지만,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마치 아랫사람과 통화를 하는 것만 같다.
그만큼 꼬마의 말투는, 차갑고 정이 없었다.

곧 꼬마는, 명령조로 Get me some orange juice,라고 말한다.
꼬마는 아줌마가 건네는 컵을 한 손으로 받고는,
반대 손으로는 티비 리모컨을 쥔다.










3.


ㅇㅇ아, 오늘 학교 마치고 뭐해?”

헬스 트레이너 만나야 돼

아 그렇구나, 아쉽다 오늘 같이 쇼핑하자 하려 했는데..”

..”

그럼 혹시 주말엔 시간 돼?”

아마 토요일에 좀 한가할 걸?”

그럼 나랑 쇼핑하러 갈래?
코트 새로 사려고 하는데, 고르는 거 좀 도와주라

퍼스널 쇼퍼가 알아서 해주겠지

그래두.. 같이 쇼핑하고, 밥도 먹고 그러자구

알았어


내가 누군지도 몰랐던 중학교 친구들과는 달리,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 나를 알았다.
무심하게 대답을 해도, 자꾸만 나에게 말을 걸더라.
얘가 SH그룹 딸이랬나.. 기억이 잘 안 나네.
한국에 다시 온 지 일 년도 안 됐는데, 다시 뜨고 싶다.
귀찮아, 다들.


학교가 끝나고, 차를 타고는
 트레이너를 만나러 이동했다.
한 시간쯤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도착하자, 울고 있는 언니가 보였다.


”..언니, 왜 울어

엄마가.. 엄마가.....”


울고 있는 언니를 달래곤,
옷을 갈아 입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엄마가 갑자기 왜...
요즘 들어 평소보다 기분이 더 좋아 보이던 엄마였는데,
그런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
늘 경호원도 따라 다녀서, 무슨 일이 생길 리가 없는데..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빠가 보였다.
아빠의 옆에 서서, 나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아빠에게 조용히 물었다.
아빠, 오빠는 안 와요?
그럴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고, 아빠는 언제 울었냐는 듯,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곤 커피를 마시며 평소와 다름 없이 일을 했다.
아빠, 엄마는 왜 돌아가셨어요?
교통 사고가 났어.


다음 날 아침, 어김없이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잠깐 화장실을 갔다가,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다.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 다 즉사했다며?
그제야 생각보다 사고가 심각했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러다 연이어 들리는 말에 손잡이를 잡고 멈칫했다.
근데, 사모님 요즘, BH그룹 회장님이랑.. 만나고 계셨다며?


밤이 되자 또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아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신문을 읽고 있었다.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 드는 나를 보고는,
ㅇㅇ아 이제 늦었으니 자야지,라고 말하는 아빠다.
오늘은 잠이 별로 안 와서요.


내 대답에 아빠는, 안경을 한 손으로 올리고는
아빠한테 반항하면 안 되지,라고 말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아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누군가가 아빠의 말을 거역하는 걸 그렇게 싫어하더라.
내 대답에 다시 시선을 신문으로 돌리곤
레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는 아빠다.










4.


엄마의 교통사고에 대한 것은,
마치 누가 준비라도 해 놓은 것 마냥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상대 운전자는 무기징역에 처해졌고,
같은 차에 타고 있던 운전기사와 경호원 두 명의 가족에겐
많은 돈이 지급되었다.


사건도 조사가 금방 끝났다.
단순히 운전 중, 휴대폰을 보느라 중앙선을 침범한 거란다.
로스쿨을 다니는 언니는,
끊임없이 뭔가가 이상하다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엄마가 죽은 지 2주쯤 된 지금,
언니는 매일같이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집 안을 돌아다닌다.
엄마가 돌아가셔서 충격이 큰가.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져, 새벽 다섯 시 반에 침대를 나왔다.
다들 아직 별관에서 자는 중이구나, 집이 조용하네.
요 며칠 언니 얼굴을 못 봤는데, 보러 가 볼까.
.. 지금 자려나.

혹시나 언니가 깨어 있을까 싶어, 3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곤 침실 문을 두어 번 두드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언니는 방에 없었다.
물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욕실에서 씻고 있는 듯 했다.
언니를 기다리려 침대에 걸터 앉았다가,
이상한 냄새에 코를 킁킁거렸다.
그러고보니 이불이 엉망이네,
바닥에 굴러 다니는 이 휴지들은 또 뭐람,
언니는 깔끔한 성격인데..


곧 언니가 욕실에서 나오더니,
침대에 앉아있는 나를 보고는,
나가, 나가라고,라며 나를 문 밖으로 밀어냈다.
그리곤 희미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언니가 혼자 울게 둬야겠다,라고 생각하곤 방으로 올라 갔다.


샤워를 하고는, 밥을 먹으러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의 가운데엔 이미 아빠가 앉아 계셨다.
아빠, 일찍 일어나셨네요.
너는 웬일로 이 시간에 내려 왔냐.
그냥 오늘 눈이 빨리 떠져서요.
..그런데 그 말버릇은 언제 고칠 거냐.
?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누누이 말하지 않았냐.


아버지의 말에 네, 아버지,라고 대답하곤
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다.
이게 입에 붙은 걸 어떡해.


곧 침울한 표정의 언니가 식탁 앞에 앉더니
꾸역꾸역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헛구역질을 하며 입을 막고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런 언니의 뒷모습을 보며 아빠는, ,이라고 혀를 한 번 차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5.


엄마가 돌아가신 지 삼 주가 지났다.
요즘 들어 밥을 통 못 먹는 언니가 걱정되어,
유명한 제과점에서 타르트를 사 언니의 침실로 들어갔다.
아직 학교가 끝나지 않은 건지, 언니는 방에 없었다.
방에선 여전히 역한 냄새가 났다.


포스트잇에 선물,이라고 끄적이곤
타르트 상자 위에 붙여 언니의 책상 위에 놓아 두었다.


뒤를 돌아 나가려다,
휴지가 잔뜩 있는 언니의 쓰레기통이 발이 채였다.
어디서 자꾸 역겨운 냄새가 나나 했더니, 여기구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디서 많이 맡아 본 냄샌데,라고 생각하다,
, 그 냄새구나, 하고 깨달았다.
김민석이 여자를 집으로 데려온 다음 날이면
희미하게 나던 냄새.


4층으로 올라가, 수화기를 들고 말했다.
언니 침실 환기 좀 시키고, 쓰레기통도 비워주세요.
.. 아가씨께서 얼마 전부터 침실은 들어오지 말라고 하셔서요.
.. .


그리곤 전화를 끊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청소를 굳이 직접 하려는 거지? 귀찮게.


티비를 보다, 문득 궁금해져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요즘 집에, 언니가 누구 데려와요?
아니요, 아가씨는 늘 혼자 오세요.
....


그러다 티비를 가득 채우는 김민석의 얼굴에
언니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렸다.
저 새끼는 툭하면 나오네.
런던 떠나서 얼굴 안 보니 좋았는데.




이내, 미국에서 공부 중인 막내의 얼굴이 화면을 채웠다.
이렇게 보니 그새 많이 컸다, 김종인.










6.


엄마가 죽고 한 달 후, 언니가 자살을 했다.


언니는, 언니의 침실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3층 높이라 즉사는 하지 않았지만,
뛰어 내린 지 몇 시간이 지난 아침에야 발견된 바람에
병원으로 이동 중 사망했다고 한다.
목이 꺾이고, 피로 얼굴이 뒤덮인 언니의 시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처참하고 기괴했다.
참으로 기이한게, 시체가 미소를 머금고 있더라.


우리 가족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대화하는 사람이었는데..
방 안에서 펑펑 울었다.
김민석 그 망나니도, 이번 만큼은 한국으로 들어오더라.
종인이는, 한 달 만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게
꽤나 짜증난다는 표정이었다.


살면서, 올해 처음으로 무언가를 잃어 보았다.
여태껏 새로운 것을 가졌으면 가졌지,
사람이든, 물건이든, 잃어 버린 것이 없었는데
엄마도, 언니도 잃고 말았다.


언니는 화장을 시켜 강물에 뿌려 주었다.
자살의 원인은 간단했다, 우울증.
언니의 방에서 나온 우울증 약이 그 증거라더라.
시체는 검사도 하지 않아 놓고는..
나는 언니가 우울증 약을 먹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언니는, 약이란 약은 전부 다 싫어하거든.


아빠는 내게 말했다.
엄마가 돌아가셔서, 네 언니가 요즘 힘들었나봐.
아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언니가 통 기운이 없긴 했다.


언니가 죽고 일주일쯤 되었을 때,
한 번도 내 층으로 올라온 적이 없던 아빠가 올라오셨다.
아빠, 무슨 일이세요?
나를 가만히 보시던 아빠는,
너는 정말 너희 엄마는 하나도 안 닮았구나,라고 말하셨다.
그리곤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하고 내려가셨다.


아빠의 말에 거울을 바라봤다.
내가 봐도, 나는 아빠를 쏙 빼닮았네.










7.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 최고의 학과에 입학했다.
성한대학교 경영학과.
언니의 후배가 되었다.
개강 첫날 학교를 가며, 언니 생각이 많이 났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애들 중,
나와 같은 과에 입학한 애들이 몇 있었다.
ㅇㅇ아, ㅇㅇ아,하며 자꾸 찾아대더라.
귀찮지만 자꾸 들러 붙길래,
수업을 같이 듣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


얼마 후, 갑작스레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구질구질하게 살기 시작했다.
아빠는 부쩍 양주를 자주 찾으셨다.
김민석 그 망나니는, 약에 취해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고,
꼼짝없이 감방에 들어가야 했다.
사고로 죽은 사람이 하필 유명한 정치가였던가.
이젠 김종인이 후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매체는 하루가 멀다 하고 회사를 비췄다.
MS그룹, 이대로 침몰?
MS그룹의 몰락.
덤으로 아빠의 사진도 늘 같이.


전엔 간혹 사람들이 날 알아봐도, 그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누가 알아볼까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다.
잘 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치 누가 계획이라도 한 듯,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다.


3학년이 되자,
나에게 빌붙던 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나를 알은 체 하지 않기 시작했다.
학교 안을 지나가는 내게 손을 흔들어 주는 건,
이제 단 한 명도 없었다.
회복되던 회사가 다시 수렁에 빠졌거든.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들어갔을 때,
아빠는 식탁에 앉아 양주를 마시며
이렇게 끝날 순 없어,라고 여느 때처럼 중얼거리고 계셨다.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하자,
너 그 남자애랑은 4년이면 오래
만나지 않았니,라고 아빠가 말씀하셨다.
..언제부터 아셨어요?
내가 어디 모르는 게 있니.


경호원이나, 운전기사의 눈에 안 띄게 잘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빠가 여태 알면서 눈감아 준 거란 걸 그제야 깨달았다.
아빠는, 운전기사, 경호원 말고 사람을 더 붙이시는 구나.


아빠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4층으로 올라갔다.
술에 취해서인지, 그런 내게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안 그래도 남자친구에게 질리던 참이었다.
, 나와 남자친구 사이의 모든 일을
아빠가 아실 거라는 게 소름 끼치기도 했고.
그래서 다음 날 바로 남자친구와 정리를 했다.


비공식적인 모임들에 나가기가 싫었다.
이 때부턴 사람들이 대놓고,
나를 투명인간인 것 마냥 무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를 깔보고, 조롱의 대상으로 삼더라.










8.


졸업 후, 곧바로 아빠의 회사로 들어갔다.
이미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예정된 일이었다,
내가 아빠 회사에서 일하는 건.

그래서 나는 특별한 목표 없이 쭉 살 수 있었다.
일 몇 년 하다가, 대학원 가서 공부 좀 하다 오겠지.
또 한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박사 학위 따러 갈테고.
내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짜여져 있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깨달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상황이 엿같다는 것.
우리 집이 일어설 방법이라곤 없다는 것.
수많은 그래프들과 보고서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억지로 가서 얼굴을 구기고 있던 모임들에 나가,
이젠 빌빌대며 눈치껏 기었다.
혹시나 비위를 상하게 할까 전전긍긍했고,
내 사소한 말과 행동들에 기분 나빠 할까 싶어
몇 번이고 생각한 다음 말하고, 행동했다.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원하는 것들을 얻고, 사람들을 부렸는데,
점점 더 지긋지긋하고 구차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한 칸 씩, 한 칸 씩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
.
.

※만든이 : HEART님

<>

취향 타는 글이라 좋아하실 독자 분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쓰고 싶으니 쓸래요.. .. 거의 다 썼어..
ㅋㅋㅋㅋㅋㅋㅋ작가년 자꾸 막나가네요?ㅋㅋㅋㅋㅋㅋ

중편 글이고, 10편으로 완결입니다.
그 중 8,9 두 편은 경수의 이야기입니다.
함께하는 독자 분들이 조금이라도 있으셨으면 좋겠네여.. 쭈굴..

그리고 이 글은! 늘 브금과 함께 해 주세여! 젭알...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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