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위로 (by. 영감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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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일주일,
두 차례의 클레임을 받았고, 서넛의 진상을 치렀고
이유 모를 지적을 받았다.
 
가장 비참했던 건 사람들의 눈초리.
돈을 벌기위해, 그깟 몇 푼을 벌기 위해
자존심을 팔고, 고개를 숙이고
이 짓을 하고 있는 내가
 
그깟 돈 몇 푼이 아쉬운 내가,
지금의 내겐 이곳조차 간절한 현실이,
정말... 더럽게도 치사했다.
 

 
왜 하필 나는 이런 집에, 이런 형편에 태어나
왜 매일이 악착같고 필사적이고
아등바등이어야 하는 건지
 
세상에 신이 있다면
정말 따져 묻고 싶었다..
 
몇 번의 서류탈락과 면접 실패.
실패가 익숙한 인생에
 
어째서 내 편, 위로해줄 한 사람.
그 자비조차 베풀지 않으셨냐고.
 
 
이 나이에 알바를 하는 나도 참.. 구제불능이다.’
 
 
남들 다 붙었다하는 2:1 최종면접에 떨어지고
고시원을 떠돌다 동기들의 비웃음을 사고
친척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가족들
짐덩이 취급받는 게 지겨워서
친구들한텐 쪽이 팔려서
 
 
언니! 여기도 좀 치워주세요!”
 
 
그 날, 바로 레스토랑에 취직을 했다.
, 물론 계약직 알바로.
 
 
누나! 나도요! 이거 잘 안 돼.”
 
 
취급이라 봤자, 왕언니라면서
여기저기 다 부려먹는 여기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일단 여기가,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나의 최전방이다.
 
적어도 오늘까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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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구나. 그럼 마감까지 하는 거야?
힘들겠다. 그 시간까지 하려면, 다리도 아프고..”
 

 
희연이가 이벤트에 당첨됐다.
것도 내 사연을 팔아서.
 
평소 좋아하는 연예인이 와서 같이 밥도 먹고,
일도 도와주는 힐링 프로그램이라 했다.
 
 
힐링은 개뿔, 촬영이 벼슬인가..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일은 다 떠넘기네.”
 
 
화는 나지 않았다.
 
연예인 좋아하지도 않고 시시덕거리며
덕질할 만큼 한가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나는 일하고 쟤는 앉아서 고기나 썰고 있는 게
배알 꼴리고 싫었다. , 선물도 준다고 했지?
그건 좀 아깝다. 비싼 걸 텐데..
 
연예인 이름값 붙으면 더 할 거고
속물 같아도 그건 달라고 할까? 아님 돈으로?
 
 
식사도 제때 못하지? 그게 제일 중요한데.
사실 나도 촬영하다보면 거를 때가 많거든. 시간 나면
막 몰아서 먹고. 하하. 안 좋은 습관인데.”


 
먹고 나면 더부룩하고 괜히 허하고...
참 그게 그래요. 먹는 게 제일 서러워.”
 
 
오빠는 식단관리도 하시죠? 어떡해... 힘들죠?
먹고 싶은 거도 못 먹고.“
 
일이니까요. 어쩔 수 없죠. ..?
왜 이렇게 못 먹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나 눈치 보지 말고 맘껏 먹어요.
..내가 썰어줄까?”
 
 
? 진짜요?”
 
 
줘 봐요. 푸흐..”
 
 
“..? 뭐 어디 묻었어요?”
 
 
아뇨. 입이 작아서 바쁘겠다. 씹느라.
귀여워요. 다람쥐 같아.”
 
 
...”
 
 
잘게 썰어줘야겠네.”
 
 
...염병. 지랄하고 있네. 저런 멘트는
연습하고 오는 건가. 대본이 있는 거야?
어떻게 저렇게 술술...
 
 
너무 자책하지 말고, 지금껏 열심히 살았으니까
앞으로도 잘해내리라고 믿어요. 오늘 희연이 만나서
이렇게 얘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
 

 
같이 하면서 해보니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인 것 같은데 공부랑 병행하면서 이렇게 한다는 건..
진짜 대견한 것 같아. 비록 오늘 잠깐이지만..
너한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뭘 많이 해주고
싶었는데 별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해...”
 
 
뻔했다.
 
 
“...아니에요. 진짜로.....평생 못 잊을 거예요.”
 
 
이건 내 작은 선물! 폴라로이드인데
사진이 되게 예쁘게 찍혀. 왜 기분 좋을 때
사진 많이 찍잖아.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라고.”
 
 
너무 뻔해서 시시할 정도로
뻔한 위로였다.
 
 
“...... 감사합니다. 감동이에요..”
 
 
희연아.”
 
 
“.....”
 
 
좋은 사람이야. .”
 
 
“......”
 
 
그거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고했어. 오늘도...”
 
 
근데도 저 뻔한 위로에 눈물이 났다.
누가 나한테 저런 말을 해준 적이 없어서
기억이 너무 오래돼서
 
 
“......”
 
 
저 뻔한 위로도 나한텐 없었으니까.
낯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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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잠깐만요!!!”
 
 
“..? 촬영 다 끝난 거 아니에요?
뭐가 더 남았나요?”
 
 
그렇긴 한데..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수고했어요. 그쪽도...”
 
 
“......”
 
 
어깨가 너무 지쳐 보여서...
덕분에 촬영 무사히 끝냈다고 오늘 고마웠다고..
말 꼭 전하고 싶었어요.”
 
 
그가 나를 찾아와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을 적엔
정말....
 
 
고마웠어요. 오늘.”
 
 
“...... 어떡해...”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저 뻔한 말이 너무 따뜻해서..
그게 너무 고마워서...
 
 
저 뻔한 위로가...너무나 위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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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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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봐? 지겹지도 않아?”
 

 

, 재밌어.”
 

솔직히 비슷하잖아. 레퍼토리.
어쩔 때보면 뻔해서 복붙 같기도 하고.”
 

 

,”
 

 

“....?”
 

 

뻔해도 위로가 된다?
보고 있으면 힘이나. ..고마워.”


 

나도 뭔 갈 막 해주고 싶어...
그래서 이 일 그만 못 둬. 세상에 누가 나한테
이런 위로를 주겠어.”
 

 

짜식, 하여튼 팬 사랑은.”
 

 

그래서 한 번 더 웃고, 한 번 더 고맙다 말하고,
한 번 더 힘내는 거야. 나한테 위로가 된 사람들이
위안 받을 수 있게. 조금 더 힘낼 수 있게.”
 

 

으으.. 알았어. 5분 만이다.
5분만 더 보고 들어와. 촬영 시작한대.”
 

 

, 알았어.”
 

 

 

!!”
 

 

또 왜!”
 

 

좋다! 오늘. 날씨도, 형도,

나도, 내 팬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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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이 : 영감탱님
 
<작가의 말>
 
오늘도 하루가 힘든 누군가에게
고맙다, 수고했다- 전해주세요.
큰 힘이 될 거예요.
 
너무 힘들 때,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 한 사람이라도
날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 거예요.
위로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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