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C; 회자정리 거자필반 (2/2) (by. 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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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아니면 검정치마
 
 
 
 

들었으면서 왜 그냥 가
 
“.......”
 
왜 알면서 모르는 척 해
 
 
뭐든
 
“...뭔 소리야
 
“.......”
 
“.......”
 
늦었어. 같이 가
 
됐어
 
“.......”
 
“.......”
 
왜 나 안 봐?”
 
 
왜 안 돌아보냐고. 너 등 보면서 내가,”
 
나 안 취했고, 그렇게 늦지도 않았으니까
. 이것 좀
 
ㅇㅇ이가 내 손을 뿌리쳤다.
여전히 등만 보여주면서, 매몰차게.
 

너 혼자 못 가. 고집 부리지마
 
안 취했다고!!!”
 
너무 늦었잖아. 거기 골목도 위험한데
 
무슨 상관인데 니가!!!!!!”
 
그제야 날 돌아보는 너.
 
네 눈을 보니 숨이 턱 막힌다.
이번엔 또 얼마나 울었는지
 
“...너무 위험해. 같이 가
 
또 눈물이 잔뜩 고인 널 외면하며
손목을 잡아 끌었다.
운동장에서 멀어질수록 음악 소리는 작아졌고
학생 수도 줄었다.
 
오로지 들리는 건 너와 나의 발자국 소리 뿐.
 
“.......”
 
방금 네가 멈춰서 그것도 들리지 않게 돼버렸지만
 
오늘이 마지막인거야?”
 
뭐가
 
나 데려다 주는 거
 
“.......”
 
그래?”
 
아니야 그런 거
 
그럼. 계속 그럴 거야? 평생? 영원히?”
 
“.......”
 
나 데려다 주는 게 무슨 의무니?”
 
“.......”
 
너 다른 여자 만나도 나 데려다주겠다?”
 
ㅇㅇ이는 항상 그랬다.
상처가 되는 말을 뱉으며 울었다.
마치 자기가 그 말을 듣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단 한 번도,
 
됐어. 됐으니까 그만해도 돼
 
상처받은 적이 없다.
 
왜 니가 화를 내냐
 
?”
 

화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은 난데
왜 니가 화를 내.
니가 뭔데, 뭐가 잘나서
 
그런 말을 하게 만든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을 뿐.
 
 
내가 너 모를 줄 알아?
나 소개팅 한다니까 화난 거잖아.
내 말이 틀려?”
 
소개팅? !!!! 누가 뭐래?
신경이나 쓴대 누가??”
 

근데 왜 울어
 
다시 빨개진 눈을 손으로 벅벅 문지르곤
날 째려봤다.
 
안 울어
 
넌 항상 울었어.
그날도 그랬고 그 다음, 그 다음에도.
지금까지도 넌 울잖아
 
안 운다고!!!!!”
 
처음부터 시간이 필요했던 건 너였어.
끊어내지 못하는 것도 너,
매번 붙잡는 것도 너.”
 
“.......”
 

네 눈이 그래. 네가 하는 말이랑 정 반대야
 
“.......”
 
처음엔 나도 몰랐는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
네가 애쓰고 있다는 생각
 
ㅇㅇ이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울음을 참을 때 하는 행동이었다.
 
서로 어떤 마음인지 확인하려고 애쓰고 있구나
 
ㅇㅇ이의 시선이 신발에 닿았다.
그리곤 다시 눈물을 훔쳤다.
 
직접 묻지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
 
“.......”
 

나는, 내 마음은 ㅇㅇ
 
“.......”
 

지치지 않는 거야.
내 마음은 널 밤늦게 데려다주는 거고,
내 마음은 항상 네 옆에 있어 주는 거야.”
 
너무 늦게 말해서 미안해.
먼저 묻지 못해서 미안해.
힘들게 해서 미안해.
 
너 혼자 둬서 미안해.
괜찮은 척 웃게 해서 미안해.
나만 생각했어. 그것도 미안해.
 
그래도 난 너 못 놓겠어.
그게 제일 미안해.
 
 
ㅇㅇ이는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참다못해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 자꾸 너 울려서 미안해.
미안한 거 투성이네.
 
 
네 마음은,”
 
네가 화내는 거, 지금 이렇게 우는 거.
이걸로 알고 있으면 되는 거야?”
 
혹시 아니더라도
 
서서히 다가가 ㅇㅇ이를 품에 안았다.
 
내 품에서 울자 우리
 
 
.
.
.
 
 

괜찮아?”
 
아니
 
그러게. 너 눈 엄청 부었어
 
“.......”
 
째려봐도 티 안 날 정도로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째려보는 거거든?”
 
그건 좀 무섭네
 
“.......”
 
인문대 건물 뒤편에 있는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희미한 음악소리만 들렸다.
 
네가 안 물어봤어
 
뭐를
 
왜 대답 못했는지
 
못한 거야? 안한 거 아니고?”
 
반반이야
 
손가락만 꼼지락대는 ㅇㅇ이를 보며 말했다.
 

이유를 어떻게 물어.
네 입에서 어떤 말 나올지 무서워 죽겠는데
 
헤어지자고 할까봐?”
 
. 난 그 소리가 제일 무서워
 
한두 번 듣는 것도 아니면서..”
 
이번엔 좀 달랐으니까
 
말없이 고갤 숙이는 ㅇㅇ.
살짝 손을 잡자 화들짝 놀라며 날 쳐다본다.
 

이제 울지마
 
“.......”
 
안 울릴게
 
어떻게 믿어
 
그럼 그때는 ㅇㅇ,”
 
나한테 기회도, 시간도 주지 말고 뻥 차버려.
맘 약해서 못하겠으면 욕이라도 해.
내가 너 착한 거 알고
또 기회 달라고 할지도 몰라.
그래도 ㅇㅇ, 나 봐주지 마.
나 때문에 울지 말고 상처도 받지 마.
 
? 어떻게 믿냐고 너
 
나 때려
 
?”
 
뺨도 때리고 여기 명치도 때리고
 
“.......”
 
그리고 한번만 더 봐주라
 
아니야. 절대 봐주지 마.
 
“....계속 봐줘.”
 
원랜 이 말을 준비했었다.
봐주지 말라고.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그 땐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날 떠나라고.
 
근데 막상 ㅇㅇ이를 보니
반대말만 줄줄 나온다.
 
내 진심이
 
“.......”
 
“.......”
 
바보야
 
ㅇㅇ이가 먼저 나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등을 토닥여줬다.
 
울려도 돼
 
“.......”
 
그 땐 내가 속 시원히 다 말할게.
혼자 마음 정리하는 일 없이
 
“.......”
 
미안해. 너 힘들게 해서
 
“.......”
 
고마워. 계속 내 옆에 있어줘서
 
 
이 말은 틀렸다.
 
우리가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결국에는 보통의 존재로밖엔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사랑을 할 테니
서로에게 기억될 리가 없다.
기억이란 단어도 필요치 않다.
 
기억이 된다는 건
이미 사랑이 끝났을 때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를 기억하고, 기억되게끔 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지금처럼 계속,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사랑만을 할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은 틀렸다.
 
 
근데 너 진짜 소개팅 할 거야?”
 
아니. 벌써 안 한다고 했어
 
진짜?”
 
 
근데 왜 처음엔 한다고 했어?”
 
네 반응 보려고
 
?”
 
성공했네
 
 

ㅇㅇ
 
.......”
 
하하하
 
 
 
 
*
 
 
 
 

야 뭐야
 

왔냐?”
 
어떻게 된 거야. 뭐냐고
 
일단 앉아
 
아 빨리 말해!!!!
못난이는 어딨어. ? 연락 해봤어?”
 
이모 여기 삼겹살 2인분이랑 소주 세병이요
 
미친놈아 빨리 말하라고!!!!!!!”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큰 눈을 부라리며 나에게 따져 묻는 우빈이 놈.
피식 웃음이 나오는 걸 참고
괜히 헛기침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연락을 왜 해
 
이미 만났는데
 
안 했어??? 이 또라이 새끼
 
급히 휴대폰을 찾는 녀석을 말리며 말했다.
 
하지마
 

야 나 너만 친구 아니거든? 걔도 내 불알이야
 

그건 좀 이상하지 않냐
 
아 몰라 꺼져
 
남의 여친 보고 불알이라니.
왠지 모를 꺼림칙한 기분에 몸을 떨자
녀석이 날 이상하게 쳐다봤다.
 
아 얘 휴대폰도 꺼져있어!!!”
 
자나보지
 
자고 있다. 내 침대에서
 
넌 걱정도 안 되냐?
어제 그렇게 그냥 가버렸는데?
너 윤두준 맞아? 왜 이래 갑자기!!!”
 
내가 데려다줬어. 그러니까 걱정하지마
 

“.......”
 
뭐냐 그 표정
 
진짜?”
 
그래
 
가방도 주고?”
 
 
아 근데 왜 말을 안 해 새끼야
 
너가 말 할 시간은 줬냐?”
 
전화 하면 되잖아!! 카톡이나!!!!”
 
미안. 나도 자느라
 
하 씨발, 니들 진짜 짜증나는 거 알어?”
 
알아
 
니들 연애고 나발이고 그런 거 하기 전부터
나랑 친구였다는 것 좀 잊지 마라
 
 

나는 누구의 편도 안 들고
딱 중간에서 나의 불알들을 지킬 거야
  

그 놈의 불알 소리 좀
 
공평정대. ? 알아?”
 
공명정대겠지
 
잘났다 씨발놈아
 
술이나 마셔
 
... 너는 이래서 안 돼
 
왜 또
 
이모님이 두고 가신 소주 하나를 집어든 순간
녀석이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나 어제 니네들 몫까지 술 마신 거 아냐 모르냐
 
그랬어?”
 
거기 강동원 선배 있었던 거 기억 하냐 못 하냐
 
아 맞다
 
내가 그 선배 이겨보려다 황천길 갈 뻔 했다 진짜
 
이겼어?”
 
아 졌어!!!!!!!!!!!!!”
 
크흐...”
 
그 선배 진짜 괴물이야. 술괴물
 
괜히 전설이겠냐
 
... 진짜 대박.
어쩜 그렇게 얼굴색 하나 안 변하냐
 
넌 어제 어떻게 들어갔어?”
 
엄마 말로는 웬 꼬맹이 등에 업혀 왔대
 
경수?”
 
빙고
 
걘 또 뭔 고생이냐
 
내 동생이 왜
 
“.......”
 
아 아무튼, 지금 속 안 좋아서 소주 못 마셔.
당분간 금주야
 
그럼 콜라 시킬까
 
맥주
 
맥주는 금주에 포함 안 돼?”
 
 
“...이모 여기 맥주 두 병이요!!”
 
맥주는 음료수지
 
녀석이 씽긋 웃으며 오이를 집어먹었다.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 확실했다.
 
그래서
 
 
어제 무슨 얘기 했는데
 
누구. ㅇㅇ이랑?”
 



그냥
 
걔 울었지
 
“.......”


그럴 줄 알았어. 그 어린 양이 안 울었을리가 없지
 
“.......”
 
그러니까 너는 갑자기 무슨 소개팅이야!!!”
 
안 한다고 한 거 못 들었냐?”
 
못난이 있을 때 했어야지!!”
 
내가 왜
 
어어~?”
 
“.......”
 
이 놈 봐라? 너 진짜,”
 
“.......”
  

정리한거야?”
 
 
아 알면서 묻지 말라고!!!!
뭐긴 뭐야. 못난이지
 
아니
 
근데 왜 소개팅은 한다고 했어
 
그냥
 
“.......”
 
술김에 그랬나?”
 
“.......”
 
“.......”
 
“.......”
 
화 안 내냐?”
 
화가 나긴 하는데,”
 
근데
 
너희들이 헤어진 건 헤어진 거니까
 
 
소개팅을 해도 상관은 없다만,”
 
 
그 말을 굳이 못난이 있는 데서 했어야 했나... 이거지
 
너가 그랬잖아.
이제 ㅇㅇ이 잊고 새출발하라고
 
내 핑계 대는 거냐 지금?”
 
아니
 

너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너네 사이에서 이간질 한 양아치새끼 돼
 

어느 정도 맞지 않나?”
 
맞긴 뭐가 이 개샊,”
 
 
삼겹살 나왔습니다-”
 
 
푸흐...”
 
웃지마
 
푹 한숨을 내쉬며 뒷목 잡는 녀석을 보니
다시 웃음이 터져 나오려 한다.
 
하아... 내가 이것들을 친구라고...”
 
니 탓 안 해 인마.
너 입장 곤란한 것도 다 알고
 
이제라도 알아줘서 참 고맙다
 
알지 왜 모르겠냐.
5년이나 곤란하게 만들었는데
 
못난이가 다른 얘긴 안 해?
그냥 울기만 했어?”
 
그게...”
 
. 뭔 얘기 했어?”
 
아니. 아무 말 안 하더라고
 
?”
 
모르지 나도
 
“.......”
 
“.......”
 
그거는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거네
 
“.......”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못한 거야.”
 
어쩌면 우빈이는 나와 ㅇㅇ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친구일지도 모른다.
가끔 내가 놓친 부분까지 알고 있으니까.
 
둘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추리를 하지.
하여간 입은 또 더럽게 무거워가지고
 

알려줘?”
 
됐네요. 한두 번 속나
 
알려줄게
 

그럼 어디 해보시든가
 
사실 이 말을 하려고 불렀다.
자고 있는 ㅇㅇ이 몰래.
 
지금 이렇게 말 해놔야
우리가 다시 만난다고 얘기할 때 덜 화낼 것 같아서.
말하자면 예방차원에서
 
우리가 왜 헤어졌냐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해서.
 
 
내가 잘못해서
 
 
“....왜 안 놀라?”
 
그럴 줄 알았어
 
어떻게? ?”
 

딱 봐도 네 잘못이지.
원래 잘못한 사람이 사회봉사 하잖아.
니가 못난이한테 하듯이
 
뭔가 이상한데 말은 된단 말이야...
 
그래서. 니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ㅇㅇ이를 외롭게 했어
 
니가?”
 
 
갑자기 잔뜩 얼굴을 찌푸리는 녀석.
그러곤 팔짱을 끼며 날 비스듬히 쳐다본다.
 

내가 진작에 축구 작작하라고 했지
 
 
이 새끼 뭐지?
 
내가 너 새벽까지 공 찰 때부터 알아봤다.
미친놈아 그게 말이 되냐?
여친을 집에 혼자 두고?”
 
너 뭐야. 왜 이렇게 잘 알아?”
 
딱 보면 알지. 지나가는 개한테 물어봐도 알아
 
“.......”
 
하아, 결국 그게 이유였구만.”
 
아무튼 그래서 내가 ㅇㅇ이를 혼자두면서도
괜찮은 줄 알고 계속,”
 
괜찮겠냐? 너 같으면 괜찮겠어?
걔가 그 착한 애가, ?
너 위해서 괜찮다고 해준 거지.
진짜 괜찮아서 괜찮다 했겠냐고!!!”
 
“.......”
 

야 사람은 변해.
나이 먹고 여러 사람 만나다 보면
성격이나 취향 이런 게 변한다고.
너도 알다시피 ㅇㅇㅇ 처음에 어땠냐.
맨날 떽떽거리고, ? 불편한 거 못 참고.
맘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따지고.
근데 지금은 어때.”
 
“.......”
 
후배 대신 혼나고, 억울해도 참고,
열 받으면 혼자 우는 게 다잖아.
그래서 너한테 괜찮다고 한 거야.
니 생각해서. 싸우기 싫어서
 
맞네. 네 말이 다 맞다.
내가 너무 몰랐어.
너무 나만 생각 했어.
 
나한테 말이라도 하지.
그럼 이렇게까지 안 됐을 텐데
 

그러게
 
우빈이가 내 잔에 소주를 따라주며 말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뭐야
 
안 듣고, 안 물어본 거
 
 
걔 마음을
 
“.......”
 
기본인데 그치
 
걔가 일부러 말 안 하는데
니가 무슨 수로 알아 내냐
 
한 번만 더 물어봤으면 대답했을 걸
 
근데. 안 그랬어?”
 
말없이 소주를 털어 넘겼다.
마치 그날 밤처럼
 
 
그게 이상하잖아
 
뭐가
 
계속 사랑한다는 게
 
너도 그렇잖아
 
“.......”
 
아니야?”
 
“.......”
 
대답해. 아니야?”
 
“.......”
 
ㅇㅇㅇ
 
나는 널,”
 
 
내가 생각한 그녀의 대답은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아였다.
 
그 말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었던
ㅇㅇ이의 침묵이었다고 확신했다.
다른 대답은 떠오르지도 않았다.
마치 내가 그 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처럼.
 
한 번 더 물어볼 걸
ㅇㅇ이 어깨를 붙잡고 두 눈 똑바로 보며
한번만 더 물어볼 걸.
무릎이라도 꿇을 걸.
애원해 볼 걸.
 
그날 그 집을 뛰쳐나와
소주 세 병을 해치우며 했던 생각이다.
 
그래도 난 나를 너무 잘 알기에,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 해도
대답은커녕 눈도 마주보지 못한 채
또 뛰쳐나올 걸 알기에.
 
이틀이 지나 집 앞에 간신히 서서 말한 게 전부였다.
 
우리 시간 좀 갖자
 
잘 못해 준 기억 밖에 안 났다.
뒷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 같아
미안한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감히 매달릴 수 없었다.
 
 

시발. 연애에 정답이 어딨냐.
그 때 니 마음이 그랬으면 그냥 그게 맞는 거야.
그 순간 니가 안 물어본 거는
니 마음이 그걸 원해서 그런 거라고
 
“.......”
 
에효. 연애 한 번 어렵게 하네
 
녀석이 맥주 한 잔을 쭉 들이키곤
퍽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너가 왜 더 힘든 줄 알아?”
 
?”
 
어떤 영화에서 그랬어.”
 
“.......”
 
우리가 고통스러운 건,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라
사랑이 계속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너는 사랑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니까
더 고통스러운 거야
 
“.......”
 
아마 걔도 그럴 거 같고.”
 
일단 먹자!!!” 녀석의 바빠진 젓가락을 쳐다보다
살짝 웃어보였다.
 

 
?”
 
너 로맨스 안 좋아한다며
 
내가 언제
 
액션만 보잖아 너
 
아닌데?”
 
타이타닉 다시 보자니까 엄청 싫어했으면서
 
거긴 이쁜 여자 안 나오잖아
 
왜 안 나와. 여주인공 있잖아
 
내 스타일 아니야
 
“.......”
 
난 이쁜 여자 나오는 영화만 봐
 
어벤져스는 왜 보냐
 

몰랐냐? 나 블랙 위도우 완전 짱팬임
 
.......”
 
근데 갑자기 그건 왜
 
아니 니가 영화 대사 얘기 하길래. 신기해서
 
ㅇㅇㅇ이었으면 바로 제목 맞혔을 텐데
 
뭔데 제목이
 
몰라도 돼 인마
 
“.......”
 
고기나 먹어
 
코를 찡긋거리며 소주를 마시자
날 보곤 어깨를 으쓱거리는 녀석.
 
야 근데
 
 

굳이 지금 와서 알려주는 이유가 뭐냐?”
 
?”
 
너네 헤어진 이유.
왜 하필 오늘, 지금, 나한테?”
 

“.......”
 
내가 그렇게 알려달라고 할 땐
귓등으로도 안 듣더니.”
 
착잡해서 그랬다 왜
 
어제 일 때문에?”
 
그래
 
너 맨날 착잡했잖아
 
아닌데?”
 
맞는데. 너네 헤어지고 한 번도
제대로 웃은 적 없는데 너
 
너 나 관찰하냐?”
 
당연하지. 영화과 제 1원칙 몰라?
사람이나 사물 관찰
 
그런 원칙이 어딨어
 
황 교수가 그러던데.
영화 만드는 사람은 관찰을 잘 해야 된다고
 
“.......”
 

너도 내 관찰대상이야 인마
 
아 소름
 
스읍.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야 고기 탄다
 
어어!!!!!!!!!!!!”
 
 
 
 
*
 

 
아름답다(Piano ver.) 하이라이트



 
 
<메모장>
-윤두준-
 
 
1.
교수님이 영화 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개인 메모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카메라든 연출이든 편집이든 할 것 없이
자기 이야기를 가져야 한다길래.......
 
아무튼 샀다. 이 노트를.
글 쓰는 거 진짜 귀찮은데 그래도 뭐든 써봐야겠다.
 
 
2.
역시나 사놓고 두 달 만에 다시 펴보는 노트...
아직도 앞 장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만화나 그려볼까
 
 
3.
ㅇㅇ이랑 사귄 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벌써 다섯 번이나 싸웠다.
사랑이 이런 건가 싶다
 
 
4.
헤어진 뒤로도 계속 ㅇㅇ이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래서 전화했더니 받아줬다.
다행이다.
 
 
5.
김우빈이 집을 나왔다.
내 옆에 있다.
우리 집 식량을 거덜내고 있다.
무서운 새끼
 
 
6.
기말고사 끝나면 바로 방학이다.
RAF 공모전 준비나 해야지
, RAFReady Action Films의 준말이다.
, ㅇㅇ, 아구몬으로 구성 돼 있다.
내년에 RACC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7.
공 차다가 발을 삐끗했는데 ㅇㅇ이가 엄청 울었다.
엄청 미안했다. 근데 사랑스러웠다.
 
 
8.
ㅇㅇ이가 좋아하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2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미워한다도, 싫어한다도 아니다.
사랑한다의 명백한 반대말은
사랑했었다라는 과거형이었다.
그것이 우리를 아프게 했다.
 
 
9.
어제 게임하다가 데이트 약속 시간에 늦었다.
또 울렸다.
. . . . . . . . . . . . . . . .
한심한 새끼
 
 
10.
영장이 나왔는데
ㅇㅇ이한테 어떻게 얘기해야 될지 모르겠다.
벌써 보고싶다
 
 
11.
ㅇㅇ이가 좋아하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는 될 수 없다.
모두 지금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
 
 
12.
보고싶다
 
 
13.
보고싶었다
 
 
14.
너를 다시 품에 안으니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
처음 느껴 본 기분이라
지금도 심장이 빨리 뛰어 죽겠다.
 
 
15.
한국문학 원래 관심 없었는데
교양 들으면서 쫌 좋아졌다.
 
어제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심층 분석했는데
거자필반이란 사자성어가 나왔다.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이었다.
 
터미네이터의 I will be back이 생각났다.
 
 
16.
RACC1등했다. 자랑스럽다 ^_^
 
 
17.
매달 여행 경비 모으고 있는데
다 모으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애들 다 각자 얼마나 모았는지 말을 안 해준다.
ㅇㅇ이는 잘 해놨을 거 같은데 김우빈이 걱정이다.
 
 
18.
나이 먹기 싫다.
철 들기 싫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아침에 간신히 눈 떠서 학교 가고
강의 듣다가 학식에서 밥 먹고
졸리면 공 차다가 동방 가서 애들이랑 수다 떨고
영화 얘기 하고 영화 보고 그러다
밤늦게까지 술 먹고 집에 간신히 들어오기
 
근데 이제 철 들어야겠지
 
 
19.
ㅇㅇ이가 좋아하는 영화 원 데이
 
내일은 어떻게 되든, 오늘은 함께 있잖아.
 
 
20.
난 너랑 헤어지기 싫은데
자꾸 우는 너 보면 헤어져야 되나 싶기도 해.
달래주는 것도 미안해서 못 하겠어
 
 
21.
두 달 정도 노트를 펼쳐만 놓고
아무 것도 쓰지 못했다.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그랬던 것 같다.
 
전에 쓴 걸 읽어보기도 했는데
너무 형편없어서 웃었다.
 
나는 정말 글재주가 없다.
 
그래서 멋들어진 편지 한 장 쓰지 못한다.
 
 
22.
응답하라 1988
 
운명의 또 다른 이름은 타이밍이다.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같은 순간이다.
 
 
23.
너는 참 바보같다.
 
 
24.
안녕 ㅇㅇ
이렇게 흔한 말로 널 마주하기엔
내가 너무 비참하다.
 
 
25.
이 시간이 지나도 난 너를 사랑해
 
 
26.
이소라,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내 마음이 헛된 희망이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그대 두 손을 놓쳐서
난 길을 잃었죠
허나 멈출 수가 없어요
이게 내 사랑인걸요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그대 없이 나 홀로 하려 한다고
나의 이런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나를 설득하려 말아요
 
 
27.
나 계속 너 사랑해도 돼?
 
 
28.
호구 소리 들어도 좋다.
ㅇㅇㅇ 호구 아무나 하는 줄 아나
 
 
29.
유희진, ‘불면증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넌 이미 모든 가치의 우위에 있다는 걸
 
 
30.
 
 
뭐라고 쓸 거야 이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걸 몰래 다 읽냐
 
그러니까 누가 책상 위에 두래?”
 
하아....... 쪽팔려 죽겠네
 
뭐가 쪽팔려. 귀엽구만
 
“.......”
 
빨리 빨리. 30번 써줘
 
너 없을 때 쓸 거야
 
!!!!!”
 
비밀이니까
 
. 그 새 또 비밀 만들기냐?”
 
이 정도는 괜찮잖아
 
아 궁금한데...”
 
안 돼
 
이거 보여 주면 나도 내 일기장 보여주려고 했는데~”
 
너 일기 안 쓰잖아
 
 

훗 날 뭘로 보고
 
아니거든? 저번주부터 썼거든?”
 
진짜?”
 
아니? 헤헤
 
그럴 줄 알았어
 
야 나도 대사 노트는 있다고오-”
 
알지 그건
 
거봐
 
그건 너 스무 살 때부터 썼던... ,
너 그럼 이거 알아? 영화 대산데
 
뭔데?”
 
우리가 고통스러운 건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라...”
 
“..사랑이 계속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 그거
 
알지
 
무슨 영환데? 제목이 뭐야?”
 
알아서 찾아봐
 
“.......”
 
 
.
.
.
 
 
30.
나희덕 푸른 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사랑한다 ㅇㅇㅇ.
 
 
.
.
.
 

.
.
.

※만든이 : 별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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