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지기 전에 09 (by. 콩이)


────────────────
<청춘이 지기 전에>
■ 01 => 바로가기
■ 02 => 바로가기
■ 03 => 바로가기
■ 04 => 바로가기
■ 05 => 바로가기
■ 06 => 바로가기
■ 07 => 바로가기
■ 08 => 바로가기
■ 09 => 바로가기
──────────────── 

 
000 남주혁
서강준 박보검
전정국 이태용
오세훈 육성재
 
 
 
 
 
청춘이 지기 전에 09
- EP 09. 2/3
 
 
 
 
 
내가 처음 고백을 받았을 때는 작고
작은 초등학생 때였다. 그 때의 고백
방식은 친구를 통해 고백을 전해 듣곤
했다. ‘신형민이 너 좋아한대~’ 당연히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의 답변도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
 
중학생 때는 조금 더 발전했다.
휴대폰을 지니고 다니면서, 메시지로
고백을 받았다. ‘나 너 좋아해. 사귀자.’
나 역시 메시지로 답장을 해주었다.
 
대학생이 되면 뭐가 다르려나 했지만
오늘만 봤을 땐 별 반 차이는 없었다.
당사자는 없고 전달자만 남아있는 게
공통점이라면, 크나큰 차이점은 바로
청취자 수였다.
 
나는 쪽지로 고백을 받았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그것도 백 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나대신 설레어 하는 사람도 있었고 부러
워하는 사람,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이름을 몰랐던 사람이라도, 이 시간 부로
정확히 머릿속에 새겨놓게 될 것이다.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응이 어떠하든, 상황 자체가.
 
 

 
조끼리 뭉쳐서 술 마시면 돼.
나중에 어차피 흩어지게 되니까
어떤 조가 모여도 상관은 없고.”


 
놀자!!!!!!!!”
 
 
어떤 종이가 나와도 내 이름이 나온 뒤의
열기는 전보다 식어갔다. 탐정만화의
주인공이라도 빙의해 저마다의 추리를
세워댔지만 끝은 누구일까?’로 모아졌다.
자그마한 흥밋거리를 얻은 사람들은 강당
에서 해산 명령이 떨어지자 뒤풀이에서
볶을 생각에 신이나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나랑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면 힐끔 보고
말았고, 있는 사람이면 꼭 한 마디씩 했다.
 
 
, 거지같네.
 
 
그 누구보다 알아내고 싶은 사람은
나였다. 맘 같으면 흥신소 하나 불러서
잡아오라고 하고 싶었다.
 
왜 꼭 이 날 했어야 했었어? 요새 세상이
얼마나 발전했는데, 꼭 이딴 방법을 썼어야
했냐고.
사고방식이 궁금했다. 내가 이렇게 고백
받으면 어떤 생각부터할지 역지사지로
시뮬레이션 한 번 해보지도 않았나.
 
 
...”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긍정적으로.
 
그래! 기분 잣같으니까 술은
꿀렁꿀렁 잘 들어가겠다!
 
 

 
뭉치, 누구 조랑 술 마실 거?”
 
몰라. 머리에 하나도 안 들어와.
혼술 해도 되냐?”
 
 
계단을 올라가는 건지, 굴러 떨어지고
있는 건지. 딴 길로 정신이 샌다.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한
새내기들이 폭주하는 걸 챙겨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조장이 벌써부터
넉다운이 되어서는, 자격 실격이었다.
 
 
그나저나 누굴까? 1학년 중
에서라..혹시 태용아 너냐?”
 

 
절 뭐로 보는 거예요. 고백했음
대놓고 하지 그렇게는 안 해요.”
 

 
, 대놓고 할 거야~?”
 
, 제 방식은 그렇다고요.”
 
ㅋㅋㅋㅋ보검아 얘 왜 이렇게
귀엽냐ㅋㅋㅋ 우리랑 마실?”
 

 
합석하고 싶어?”
 
일단은? 나 나중엔 3조가기로
했음. 저녁 먹기 전에 약속해서.”
 
방이 좁아서 아쉽다. 한 방에
다 모여도 2개 조밖에 안 되고.”
 
!!!!!!!!!!”
 

 
깜짝이야, ???”
 
누군지 알면 가만 안 둔다..”
 
잡으면 어쩌게?”
 

 
씹어 먹어야지.”
 
그 놈한테는 미리 명복을 빌어야겠
. 정국이는 짐작 가는 사람 없냐?”
 

 
저는....그러게요.”
 
 
술은 보검이네 방에서 마시기로 했다.
안주로 준비한 치킨과 어묵탕, 여러 종류의
술병과 종이컵을 세팅하느라 약간의 시간을
소비했고 나는 그새 또 201호를 들락날락
거렸다. 성재와 보검이로는 인력이 부족해
정국이에게 부탁했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나를 따라왔다.
 
기특하다, 기특해!
 
마지막으로 과자를 들고 온 나와
정국이가 방에 들어가자 진모가
퉁명스레 말했다.
 
 
누나 또 전정국이랑 있었네?
....섭섭하다.”
 
 

 
그럼 니가 좀 도와주던 가요~
나는 한계를 느꼈다. 가뜩이나 감정
조절 못하겠는데 이 새기는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뜨거워지려는 머리에
참을 인을 열 개 정도 그려보았다.
(feat. 반야심경)
 
 

 
너 정국이 좋아하냐? 정국이랑
뭉치가 있는 꼴을 못 봐요 애가.”
 
강진모 전정국이랑 엮였엌ㅋㅋㅋ
 
진모 축구 잘하더라.”
 
 
, 띄워주지 마...!!!
한 발 늦었다. 진모는 보검이의
비행기에 어깨가 한껏 올라갔고,
근거 없는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형 저 청소년 대표팀 될 뻔 했잖아요.
그 때 사고만 치고 다니지 않았어도
TV에 나오고 있었을 건데~”
 
아 니 오토바이 뽀린 거?”
 
걸리지만 않았어돜ㅋㅋㅋㅋ
 

 
설마 그걸 자랑이라고
말하는 거면, 한심하다.”
 
 
태용이는 직설적인 아이였다. 내가
생각만 하고 마는 걸, 그는 거리낌
없이 할 줄 알았다. 그 여파로 진모의
미간이 한층 좁아지면서 날이 섰다.
 
 
“....니 나 아냐?”
 

 
“? 듣도 보도 못함.”
 
읍풉!!!!”
 
“......”


 
아니. 계속해. 웃겨서.”
 
 
이태용 쟤 뭐냨ㅋㅋㅋㅋㅋ성재가
꺽꺽 넘어갔다. 숨죽여 웃느라고 내 등
뒤에서 한참을 누워서 나오질 않았다.
진모는 성재의 눈치를 보며 수그러들었다.
낮에 성재에게 당했던 일을 반복하고
싶진 않은 듯 했다.
 
나는 성재를 말리면서 내심 태용일
응원했다. , 더해! 태용이 잘한다!
 
 

 
보검이 오빠!”
 
?”
 
 
문이 활짝 열리며 후드를 입은 주현이
가 나타났다. 보검이는 저를 부르는
소리에 발딱 일어나 마중을 나가주었고,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더니 주현은
풀이 죽어버렸다. 그리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마치 들으라는 식으로.
 
 
...언니 조랑 술 먹기로 했어요?”
 
. 나중에 9조도 갈게.”
 

 
저는 지금 오빠랑 마시고 싶은데..
안 되면 어쩔 수 없죠.”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건지 단정
짓기 어려웠다. 나를 보고 있으면서
굉장히 아쉬워하는 그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딱 하나 있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둘의 오묘한 사이를
훼방 놓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버렸다.
 
 
가 봐. 나랑 성재 있잖아.”
 

 
그래도,”
 
언니 고마워요! 오빠 잠시만 우리
방에서 놀다가 바로 보낼게요.”
 
 
주현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보검이를
서둘러 문 밖으로 데리고 나가면서,
칭찬이라고 포장된 말을 던져주었다.
 
 

 
언니가 고백 받은 데엔 이유가
있다니까. 예쁘게 연애하세요~!”
 
 
그녀가 공개 고백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 이상, 분명히 나를 맥이는 발언
이었다. 혹은 악의 없는 순수한 발언
이었더라도 그건 눈치가 단 1%도 없는
것이었다. 고백을 받은 후 내 표정이
어땠는지 강당에 있었던 모기도 알 걸.
 
성재가 병따개로 뚜껑을 따면서 턱짓을
했다. 나는 옆에서 소주병을 돌려깠다.
 
 
주현이 쟤, 보검이 좋아하지?”
 
니가 봐도 그래?”
 
첨에 우리 번호 받아갔을 땐 단순히
친해지고 싶은가보다~했는데 보다
보니까 빡검한테 더 연락을 많이
하더라고. 우리 중에서 제일 잘 받아
주는 애가 빡검이라 그런가?”
 
너네한테 따로 연락도 해?”
 
. 우리말고도 두루두루 발 넓히고
있던데. 학생회 형들이랑도 술 마신 적
있다고 했음. 내년에 한 자리 꿰차려고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성재가 알아차릴 정도면 다른 애들도
둘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을 것이다.
혼자만의 망상이 아니라 안심은 했지만
지원군이 생긴 것에 기쁘지는 않았다.
주현이 걔, 뭐가 있긴 있어.
 
보검이와의 썸씽을 얌전히
응원해주고 싶진 않았다.
 
 

 
누나, 밖에 누구 왔어요.
나가볼까요?”
 
내가 갈게!”
 
 
정국이를 막아서며 내가 대신 문 앞
으로 갔다. 복도에는 학생회 언니들이
서너 명 정도 서있었다. 수정이 언니를
제외하곤 다들 들떠보였다. 나는 나에게
볼 일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왜냐면 딱, 작년에 강준이와 세훈이를
보러왔을 때의 얼굴이었거든.
 
 

 
성재 이 방에 있어?
잠깐 불러줄래?”
 
. 육재 나와 봐!”
 
무슨 일?”
 
회장 오빠가 내일 장기자랑 리허설
잠깐 하재. 마이크 체크랑 노래도
봐야하고. 강당으로 내려오라는데?”
 

 
벌써 해요? 일단...갈게요.”
 
 
성재는 나를 돌아보았다. 나 혼자서
저 남자애들이랑 잘 있을 수 있겠느냐
는 무언의 신호였다. 나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가도 된다고 허락했다.
 
이로써 수정이 언니의 용건은 끝났지만,
나머지 언니들의 다리는 요지부동이었다.
이유를 알 법도 했지만 모른 척하며
물어봐주었다.
 
 
또 무슨 일 있어요?”
 

 
, 정국이 거기 있지? 미안한데
정국이도 잠깐 불러주라. 두 번
말하게 해서 진짜 미안!”
 
태용이도!”
 
괜찮아요.”
 
 
나는 번거로운 일 아니라며 자리에
앉아있는 태용이와 정국이를 호출했다.
둘의 모습이 보이자 언니들의 표정이
더욱 환해졌다.
 
언니들은 이 시간을 가장 기다렸을 것이다.
술을 이용해 친목을 쌓고, 여차하면
그의 애교를 한 번 더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잔뜩 기대 중일 수도.
 
최종 컨펌은 나에게 달려있는지 둘의
눈빛이 나에게 왔다. 솔직히 말해 얘네
까지 없으면 저 아이들 속에서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막막하긴 했다. 그러나
나는 언니들에게 양보해줄 수밖에
없었다. 4학년의 말을 누가 거절해?
 
 

 
술 많이 마시지 마요.
다시 올 거니까.”
 
. 가 봐.”
 
 
학생회만 있는 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
질지 대충 그림이 그려졌지만 태용이와
정국일 걱정하진 않았다. 술이 약한 것도
아니야, 아무리 학번이 높아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인지라 제 앞가림을 잘 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지.
 
 
누나 제가 소맥 만들었어요!
얼른 와요.”
 
알겠어.”
 
 
내가 믿을 건 이제 상혁이 뿐이다.
그리고 보검이네 조 아이들이 정상
이길 비는 수밖에.
 
진모는 제가 어려워하고 눈엣가시로
여겼던 사람들이 모조리 나가자
본인 세상인 듯 날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목소리가 커졌다.
 
 
누나 여기 앉아요!”
 
...나 여기 앉으면 안 될까.”
 
그럼 제가 그쪽으로 갈래요.”
 
 
두 번째는, 더욱 대담해졌다.
내가 난처할 정도로.
 
분위기는 모름지기 조장이 조절하는
거라지만, 진모의 우렁찬 성량과 자신
만만함이 한데 어우러져 아까부터 이
방은 진모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보검이네 조 1학년들은 자기네들끼리
속닥였다. 입모양으로 추론했을 때,
고등학교’, ‘유명한이라는 단어를
주웠다. 나는 바로 그의 과거를 떠올릴
수 있었다. 오토바이를 훔친 거 하며,
고등학교 때 유명한 일진이었다는 것을.
 
하긴 피지컬로 보아 남자애들이 섣불리
대들기는 힘든 인상이었다. 본인도
험악한 이미지를 아니까 그걸 이용해서
막 나갔겠지. 나는 한숨을 쉬었다.
 
술 마시기 참 좋은 날이다.
 
 
누나 걸렸다!”
 
 
진모는 난데없이 술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남자애들끼리 하면 재미
없을 건데, 하고 의아해했지만 나는
내가 여자라는 걸 잊고 있었다. 오로지
나를 위한, 나를 노린 게임이었다.
 
과팅 때가 생각나네.
선배 추억 회상하게 도와주고
참 착한 아이들이야...
 
 
제가 흑기사 할게요!”
 
안 해줘도 돼.”
 
에이, 안 돼요~ 소주 진짜 많이
들어갔는데. 저 술 강해서 괜찮아요.”
 
나 소주 좋아하는데..”
 
 
술 강하다고 하는 사람치고 나
보다 오래 버티는 사람 못 봤다.
배려랍시고 내 술 마셔준 사람 중에
제정신이었던 사람 없었다는 소리지.
 
나는 술잔을 도로 가져가려고 했지만
진모가 한 번에 벌컥 마셔버렸다.
그리고는 걸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소원 들어주세요.”
 
? 아니, 내가 마시겠다고 했잖아.”
 
이거 다 마셨는데요?”
 
 

 
어이없을 무에
어처구니없을 무다 새꺄
 
 
번호 찍어주세요. ?”
 
 
다이얼을 누르며 막무가내로 번호를
달라는 그에게 화가 나기는커녕
이런 뻔뻔함을 대처해본 적이 없어
입만 벌리고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의 폰이 공중으로 솟았다.
 
 
자 번호.”
 
“????”
 
안녕하세요!”
 
일어날 필요 없어.
편하게 있어.”
 
 
얼마나 얼이 나갔으면 들어오는 소리
도 못 들은 나였다. 강준이는 일어서
려는 새내기들에게 손사래를 쳤고
주혁이가 나와 진모 사이에 무릎을
굽히며 쭈그려 앉았다. 진모의 표정은
흡사 낮에 성재를 보았을 때와 같았다.
 
 

 
후배님. 무슨 일 생기면
전화는 이쪽으로 하세요.”
 
..?”
 
괜히 애 술 뺐지 마시고.”
 
“?? 니네 뭐야???”
 
이 방은 유달리 담배 찌린내
심하다. 너 못 느꼈냐?”
 
그래? 적응 됐나...가 아니라
오세훈도 왔어???”
 
 
세훈이까지 왔네. 나는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내가 누구보고
사랑한다는 말 잘 안하는데 말이야,
오늘은 필요한 거 같다. 사랑해!
 
강준이가 발코니 문을 열며 환기를
시켰다. 시원한 바람이 방 안을
휘젓자 나는 공기가 본디 이런 답답한
냄새가 아니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육재랑 빡검은 어디가고 니만
있냐? 우리 부르지.”
 
너희 이렇게 나와도 돼?”
 

 
알아서 잘 놀더라. 것보다
술 많이 마신 모양임?”
 
내가? , 여기 방이 더워서 그래.
너희 서 있지 말고 앉아. 술 마시러
온 거 아니야?”
 
할 얘기 있어서. 근데 여기서 할
건 아닌 것 같고. 더위 식힐 겸
나갔다 오자.”
 
....알겠어. 얘들아 놀고 있어!
잠시만 나갔다 올게.”
 
 
할 얘기가 무언지 키워드도 듣지
않고 1층으로 내려갔다. 나는 그저
진모의 늪에서 탈출한 것이 좋았다.
 
한참 더운 곳에 있다가 쌀쌀한 곳으로
나오니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그마저도
행복해. 내가 눈을 감고 빙그르르 돌자
강준이가 피식 웃는다.
 
 
정신없지? 애들 챙긴다고.”
 
. 새내기 땐 몰랐는데
이제야 알 거 같아.”
 

 
“MT 다녀오면 찜닭 먹으러 가자.
너 좋아하는 'W'찜닭.”
 
정말???”
 
 
우리는 벤치에 모였다. 세훈이가 앉으
라고 칸을 내주었지만 굳이 서있겠다고
했다. 양반다리를 너무 오래 하고 있어도
힘들어. 허벅지를 콩콩 두드려대는데
주혁이가 우물쭈물 거린다.
 
 
근데 뭉치야. 너 혹시....”
 

 
숨기는 거 있냐?”
 
숨기는 거? 오늘 고백??”
 

 
, 그 새낀 누구야.”
 
나도 몰라. 너희 조에서
알 만한 사람 없대?”
 
아직까진. 하여튼 그거 말고.
또 있어?”
 
“...........???”
 
 
숨기는 거면 어디서부터 말해야하지.
몇 달 전에 남주혁 과자 몰래 한 조각
먹은 것부터 해서 방귀 뀐 것까지
자잘 자잘한 게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찾아온 거면 내가 숨기고
있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긴가민가하니까 본인한테
확답을 듣고 싶은 거겠지.
 
 
뭘 들었길래 그러는데?”
 

 
아니, 너 남자친구 있다고...
주말에 같이 있는 거 봤다는데.”
 
에엑??!!?????
내가 남자친구????”
 
아니야?”
 
내가 뭔 남친이 있어??”
 

 
그럼 걘 누군데.”
 
그 사람은 썸...!”
 
 
나는 말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 말한다는 걸 깜박...”
 
???????
니 소개 받았어????”
 
“.....”
 
 
기어코 들켜버렸구나. 머저리라 욕해
도 할 말이 없는 나였다. 이럴 줄 알
았음 그 때 카톡으로 말할걸 그랬어.
대차게 꼬였다.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진모가 연기를 휘날리며 나에게 걸음
했다. 추위에 나는 입김은 아니었다.
 
 
누나, 안 들어오고 뭐해요?”
 
지금 얘기 중이라서.”
 
 
나는 작게 기침했다. 얘는 눈치도
없고 예의도 반찬 해먹은 놈이야.
패기 하나는 존경할 만했다.
 
 
우리 누나가 타준 소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
 
 
보다 못한 강준이가 그를 불렀다.
계절에 걸맞는 분위기가 되었다.
 
진모는 눈썹을 꿈틀대다 저보다
키가 큰 강준이에게 눌려 삐뚤하던
다리를 바로 세웠다.
 
 

 
얘기 중이라는 말 못 들었냐?”
 
“...죄송합니다.”
 
얘 앞에서 담배 피지마라.”
 
.”
 
알면 가.”
 
 
진모는 상황파악을 드디어 하고 건물
안으로 도망갔다. 성재가 그리 입조심
하라고 일렀건만, 내가 막는다고 해서
가만있을 입이 아닌 운명이었다.
 
 

 
쟤 방에서도 담배 피냐?”
 
아니. 몸에 배여서 그런가 봐.”
 
오랜만에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놈을 봤네. 아무튼 그래서,
썸이 어쨌다고?”
 
 
나는 간신히 운을 뗐다. 성재와
보검이가 없었지만 더 지체했다간
오해가 커질 것 같아서였다.
 
말하고 나면 한결 후련해질 줄 알았
는데 오히려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내가 직접 밝히는 거랑 남한테 들은
걸 해명하는 거랑은 다르니까.
미안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우리가 놀릴까봐 그랬다고?”
 
작년에 3일 만에 썸 깨지니까 니가
삼일천하라고 사골이 우려 나도록
놀렸잖아. 곰탕 되고도 남았어.”
 

 
하긴, 꿀맛이었지.”
 
사귈 때까지 비밀로 하려던 건 아니
었어. 너희 다 있을 때 말하려고
했는데 다 같이 모이기가 그리 어려울
줄은. 어찌됐건 말 안 한 건 미안해.”
 
니가 미안해할 건 없어.
소문 잘못 낸 애가 사과해야지.”
 
난 또 사귄지 한 달이나 된 줄
알고~ 괜히 놀랬네. 아오 심장아.”
 

 
결론은 잘 되고 있다는 거네?”
 
겨우 한 번 만났는데 뭘.
심성은 좋은 사람 같아.”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앤데,
엄청난 호평인 거 그 사람은
알려나.”
 
 
주혁이는 과거를 회상했다.
좋게 마무리되어 한시름 놓았지만 나는
강준이의 굳은 안색이 여간 걱정스러웠다.
손가락을 만지작대며 슬그머니 옆으로
가자 그가 손바닥을 내민다. 화해하자는
제스쳐인가? 손을 톡 올려놓자 냉큼
잡혀버렸다.
 
 
손 차갑다.
먼저 들어가 있어.”
 
화난 거 아니지..?”
 

 
그런 걸로 화를 왜 내.
나 담배 필거야.”
 
 
, 다시 돌아가기 싫은데.
내 속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세훈
이가 보검이 방에 동행하기로 했다.
나는 주혁이와 강준이도 온다는 약속
을 받아내고서야 겨우 발걸음을 돌렸다.
 
 
근데 대체 누가 내가 남자친구
있다고 얘기한 거지...?
 
 

 
“........”
 
화 안 났다매?
표정 왜 그러냐.”
 
“...그냥 기분 이상해. 따지고 보면
배주현이 목격만 한 거지 남자친구
라고 확정지을 만한 근거도 없었는데
그거 하나 홀랑 믿고 뭉치한테 서운함을
느꼈다는 게. 나한테 짜증나.”
 
뭉치가 너무 간만에 연애한다고
해서 놀란 마음에 그런 거지 뭐.
근데 문제는 뭉치 옆에 있었던
새내기 아니냐? ...진 뭐였는데.”
 
강진모.”
 

 
강진인지 여진인지 할튼 그 새끼
존나 쎄해. 안 그러냐?”
 
 

 
“....걔가 쪽지 쓴 놈 같은데?”
 
 
 
 
 
.
.
.
 
 
 
 
 
 
<작가 시점>
 
 
 
 
~ 더 있다 가지. 우리 불편해?
1학년 남자애들 더 부를까?”
 

 
아뇨.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오빠가 무섭게 해서 애들 도망가
잖아요. 가서 1학년 여자애들이랑
놀지 뭐하러 우리랑 앉아있대?”
 
니네가 너무 들이대서라고는
생각 안 하냐? 나 같아도 도망감.”
 

 
그 말 다시 한 번 해보시죠.”
 
나 같...나 같으면 눌러 앉지~”
 
 
태용과 정국은 겨우 방에서 탈출했다.
학생회가 드글드글했던 곳에서 유일하게
1학년이었던 그들은 바깥공기를 쐬자
겨우 숨통을 틔웠다. 차라리 술을 진탕
마시는 게 나을 정도로, 고학년 선배들
에게 사랑 받는 게 무척 고되었다.
 
 
겨우 나왔네. 불편해서 못 앉아
있겠다. 4학년 중에...이지은?
그 누나 너한테 뭐 있냐?”
 
너야말로 홍보부장 누나한테
제대로 걸렸던데.”
 
 
신입생 환영회에서 진즉에 점 찍혔다는
것은 자신들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학생회 사람들은 둘을 차기 학생회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티를 대놓고 냈고,
자격요건은 간단했다. 공부와 말재주를
떠나 그들 마음에 들면 되는 것이었다.
 
201호로 갈지 원래 있던 자리로 가야
할지 갈래 길에 선 둘은 추위에 떨지
언정 전자를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하염없이 밤하늘의 별을 세다가, 그들
이 아는 익숙한 이름을 귀에 담았다.
분명 ‘00’라고 들었다.
 
 
~ 그 때 표정을 못 봤어.
괜찮았냐?”
 
좀 놀란 것 같던데....진짜 해야
겠어? 거절당하면 어쩌려고.”
 
그 누나 옆에 형들이 너무
많아. 아까 성재형 못 봤냐?
너 벌써 찍힌 거 같더만ㅋㅋㅋ
 
나이만 많지 X밥이야ㅋㅋㅋ
 
 
정국은 조형물 앞에 있는 진모 무리들
에게 거침없이 다가갔다. 진모는 그를
발견하고도 놀란 기색이 없다.
 
 

 
설마 했는데 너였구나? 강진모.”
 
, 쪽지?”
 
쟤 뭐냐. 아는 애임?”
 
, 인기 졸라 많음. 옆에도
마찬가지로.”
 
 
진모의 친구들은 상혁이와 성호 외
에도 다섯 명이나 있었다. 발밑에는
꽁초들이 수두룩했다.
정국은 잔뜩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먹힐 거라 생각해?”
 
오늘은 예고편에 불과하지.
당장 내일 고백할 건데?”
 
...?”
 
 
태용이는 그의 폭탄 발언에 그만
사래가 들리고 말았다. 정국은 점점
격해지는 감정을 거리낌 없이 방출했다.
외진 곳이라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돌았나. 너 진짜 이기적인
새끼인 거 알아?”
 
내가 왜? 좋아해서 고백하겠다
는데 문제 있어?”
 

 
. 존나 많아. 넌 니 생각만하잖아.
정작 니가 좋아한다는 누나 입장은
무시하고 있고, 그렇게 하면 누나가
받아줄 거라고 믿는 건 아니지?”
 
??”
 
 
그의 고개가 돌아갔다. 남자애들의
열띤 환호를 받으며 나타난 주현은
우리끼리 얘기해도 돼?’하고 눈을
깜박였다. 거짓말처럼 남자애들이
제 구역을 내주고 사라졌다.
 
 

 
내가 알아서 할게 진모야.
00누나한테 가 봐.”
 
그래. 잘 되면 밥 살게!”
 
 
진모 역시 없어야할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던
진모는 친구들을 뒤늦게 따라갔다.
 
주현은 하려던 말을 이어서 했다.
 
 
“00 언니 착하잖아. 그 많은 선배들
앞에서 후배 한 명 개쪽 주는 걸 좋아
할까? 그 언니 성격엔 아닐 걸.”
 
네가 시킨 짓이야?”
 

 
난 응원만 해준 것뿐이야.
진모가 예전부터 언니를 눈여겨
보다가 오늘 완전 뽕 간 거 있지?
난 몇 마디 조언만 해줬어.”
 
 
정국은 혼란스러웠다. 대체 왜?
진모에게 쏟아 부으려던 분노가 엉뚱한
인물의 등장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주현이 살갑게 웃으며 그들을 지나쳐
가려고하자, 태용이 그녀를 막아섰다.
 
 

 
야 배주현.”
 
 
주현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커다란 두 눈이 꼭 저를 잡아먹을
듯 무섭게 째려보고 있었다.
 
 
내가 적당히 나대라고 했지?”
 

 
태용이 가오 무섭네~”
 
버릇 아직도 못 고친 거 보니
너도 참 여전하네. 볼링장부터
해서, 아주 가관이다?”
 
티 났어? 나 되게 티 안 냈는데.”
 
형들은 속여도 난 아니지.
니 수법 뻔한데.”
 

 
“.........”
 
 
정국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영문을 몰랐다. 둘은 대학교 와서 알던
사이 아니었나? ‘버릇이라 함은, 적어도
고등학생 때부터 엮여있는 사이라는 것
이었다. 것도 되게 나쁜 사이로.
주현은 하! 코웃음 치며 굴하지
않고 태용이의 눈을 마주했다.
 
 
너 되게 웃긴다? 나랑 아는 척
하지 않기로 했잖아? 서로 몰랐던
사이인 척, 그렇게 살자고.”
 

 
그건 니가 입 닥치고 조용히 살 때
얘기지. 하는 꼬라지가 다를 게
없는데 내가 가만있겠냐고.”
 
나참. 지금 어이없는 게 누군데.”
 
“......뭐라고?”
 

 
그 때 너도 잘한 거 없어. 방관
했잖아. 애 한 명 골로 보내는
거 너도 일조했다고.”
 

 
“......”
 
 
태용은 갈수록 말이 없어졌다.
판도가 뒤집히자 주현은 배시시 웃음만
남기고 그의 어깨를 밀치며 건물 안으로
도도하게 걸어갔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정국에게 수수께끼로만 남았다.
 
 

 
나대지 말건 내가 아니라 너야.”
 
 
 
 
 
 
*
 
 
 
둘째 날 일정은 첫째 날보다 훨씬 빡빡
했다. 밤새 술을 진탕 마신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탓에 시간이 지체
되었고,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나왔다.
아침을 거르려는 애들을 겨우 이끌고 나와
밥을 먹이고, 곧이어 특강을 들으러 갔다.
그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못잔 잠을
잤더란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제정신으로 하나
둘 돌아오면서, 1학년들이 농구공을
가져와 코트에서 뛰어놀았다.
그 즈음의 나는 거의 기진맥진이었다.
벤치에 옆으로 누워서 졸린 눈을
꿈벅대며 경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잘 거예요?”
 
으어?”
 
 
반듯하게 눕자 하늘을 가리는
정국이의 얼굴이 보였다.
일어날 힘이 없어서 가만있었다.
 
 
무릎베게 해줄게요.”
 
아니야, 나 머리통 무거워서
너 다리 쥐날 걸.”
 

 
원래 사람 몸 중에서 머리가
젤 무겁댔어요.”
 
 
그거 욕이지...?
나는 할아버지처럼 웃었다.
 
 
너도 참 고생이 많아.”
 
왜요?”
 
아니 그냥.”
 
 
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부비적
거렸다. 정국이는 벤치 등받이에 팔을
걸치고서는 내 손길에 반항하지 않고
고분고분 받아들였다.
 
 
나는 하룻밤 사이 알아낸 것이 많았다.
먼저 첫 번째는, 나 좋다고 한 놈의
정체가 강진모라는 거였다. 사실 낌새가
워낙 많아서 놀랍지도 않았다. 1학년
애들 말로는 입학식 때부터 나한테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근데 어쩌다가 어제 밤에
쪽지로 밝히게 됐는지의 자세한 이유는
캐내지 못했다. 추가적으로 그는 정국이나
태용이 같은 저보다 많은 관심을 받는
친구들을 싫어한다더라. 나는 그때서야
상혁이나 성호한텐 별 말 없다가 정국이와
있을 때만 시비조였는지 이해가 갔다.
정국일 견제하는 거였구나.
 
두 번째는....
 
 
오빠 농구도 잘해요?”
 

 
잘하는 편은 아니야. 주혁이 봐라,
날아다니잖아. 체대를 갔어야 했어.”
 
“3점 슛!!! 이예쓰!”
 
형 우리 1등하면 치킨 먹어요?!”
 

 
주핵이가 쏜다! 쏜다!”
 
 
허위사실을 말한 사람은 주현이었다.
내가 걔한테 밉보일 짓이라도 했나,
밤새 곰곰이 성찰해보았지만 소득은
없었다. 단순히 잘못보고 말한 거라
믿고 싶어도 전과가 한 둘이 아니니
따져도 충분한 입장이었다.
 
근데 교묘하게도, 주현이가 몰랐어요!’
라고 내빼면 나는 더 물고 늘어질 수가
없다는 거였다. 모른다는데 어떡해. 사과
를 받아도 받아낸 거 같지 않을 게 뻔했다.
 
우선은 평소처럼 넘어가기로 하며 들끓는
화를 삭혔다. 이러다 사리 나오는 거
아니야? 깊은 한숨을 쉬자 정국이가
농구코트에서 시선을 떼며 말했다.
 
 

 
누나가 제일 고생 많아요.”
 
. 맞아.”
 
“.......?”
 
빌어먹을 세상아.”
 
 
저녁에는 장기자랑이 있었다.
장기자랑이라고 해봤자, 춤이나 노래가
전부였지만 참가자는 작년에 비해 늘어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는
성재가 노래로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으면서 새로이 업데이트 된
소식에는, 진모도 나간다고 하더이다.
 
자신이 나올 때 박수를 쳐달라는
그의 부탁에 영혼 없이 끄덕였다.
난 왜 이 자식이 뭐 한다 그럴 때
마다 불안하지.
 
 
컨디션 괜찮?”
 
. 어제 리허설 하는데 노래 안 나와
서 식겁했잖아. 집 다시 갔다 와야
하는 줄 알았다. 진모 걔도 나간다매?”
 
너보다 앞 차례더라. 리허설도 안
하고 잘할지는 모르겠어. 회장 오빠
말로는 갑자기 노래하겠다고 했다대?”
 

 
느낌이 별로 안 좋은데...”
 
나만 그런 거 아니구나.”
 
 
성재는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고 무대와
가까운 자리로 옮겨갔다. 회장 오빠의
멘트와 함께 막이 열리는 장기자랑의
시작은 중앙 동아리에 속한 수정 언니의
춤으로, 한 번에 분위기를 과열시켜버렸다.
 
 
뭉치.”
 
어 세훈아.”
 

 
오늘 새벽까지 있을 수 있겠냐?”
 
거뜬하지.”
 
쓰러지기에 거뜬한 거 아니고?”
 
아까 벤치에서 낮잠 좀 자서
괜찮음. 걱정 ㄴㄴ.”
 
이 날씨에 바깥에서 잤다고?
어쩐지 입 돌아간 거 같더라.”
 
뭐라는 거야 그대론데.”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입을 만져
보았다. 똑같네 짜식아.
 
노랫소리가 강당 전체를 울리다보니
서로 소통하려면 귓가에 대고 말해야
했었다. 세훈이가 먼저 내 귀에다
대고 얘기했다.
 
갱준이가 미안해하더라.
조 잘못 짠 거 같다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너희 없이 학교 어떻게 다니냐? 어찌
됐건 MT는 따라왔을 걸?”
 

 
ㅋㅋㅋ말은 예쁘게 잘하지, ?”
 
 
수정이 언니 이후로는 싹 다 남자였다.
웬만큼 노래를 잘 부르는 게 아니고선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긴 쉽진 않았고, 네 번째 차례가 되어
우리 조의 마스코트가 나왔다.
 
 
저 남자애가 쪽지 쓴 애라매?”
 
. 누가 그래?”
 
애들 전부. 익명도 필요 없었던 게
강진모가 떠벌리고 다녔다고 하더라고.
아아주 자랑스럽게도 말이야.”
 
딱 작년에 박민수 같지 않냐?”
 

 
, 존똑인데.”
 
 
박민수와 강진모의 공통점은 나를
좋아했다는 것이고, 내가 싫어하는
짓을 알아서 척척 골라했다는 거였다.
박민수는 학번이 너무 높아 대하기 어려
웠다면, 강진모는 후배였기 때문에 작년의
일들을 밑거름 삼아 방어할 수 있었다.
 
 
진모는 잔잔한 발라드를 골랐다.
이별 노래는 아니었다. 가사를 다 외운
건지 눈빛이 나한테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마주치지 않으려 무던히 애썼다.
 
 
니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에 속하는 거 아냐?”
 
비슷하지. 내가 딱 싫어하는
두 가지의 부류가 있거든.”
 

 
뭐더라. 저 때 말했던 거 같은데.”
 
하나는 뭣도 안 되는 자존심
으로 사람 깔보는 사람.”
 
제가 할 말이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1절이 끝나고 진모가 애드리브를 쳤다.
웅성대는 소리에도 그의 마이크 음량은
묻히지 않고 쩌렁쩌렁하게 퍼졌다.
 
 
장기자랑을 갑자기 신청하게
됐는데요. 바로 이 자리에서, 어제
못 다한 고백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 저거.”
 
 
“00 누나, 사귀자!”
 
 

 
“!??!?”
 
 
회장 오빠가 재빠르게 무대로 올라
왔다. 나는 또다시 사람들의 수많은
시선을 오롯이 감내해야했다.
 
 

 
저 새끼가 미쳤...??”
 
하이씨, 결국 일 치네.”
 

 
진모가 어제 쪽지 쓴 거야?”
 

 
그런가 봐요.”
 
“(혈압)”
 
“00 어딨어? 00!”
 
 
슬픈 예감은 어째 이리도 빗나가질 않나.
 
대답해줘야지~’ 이토록 회장 오빠의
능글맞음이 싫었던 적도 없었다.
 
나는 중얼 거렸다.
 
 
대답은?”
 
“.....”
 
? 00야 뭐라고?”
 

 
!!! !!!”
 
 
 
일동 정적.
노래방 기계의 눈치 없는
간주만이 강당을 채운다.
 
 
 
 
 
.
.
.
 
 
※만든이 : 콩이님 
 
 
<>
 
 
여러분 MT편은 다음이 마지막
입니다! 벌써 10화라니 신기하네요
ㅎㅎ 게시글도 많이 남겨주셔서
더욱 의지가 불타오릅니다 :D
 
저번에 성재가 투표에 등록되지 않았
는데요, 경황이 없어 그 사실을 이틀
뒤에 확인하게 됐습니다ㅠㅠ 이번 투표
에서는 저번에 투표 못했던 것까지 성재
투표해주세요!^0^ 10화에서는 중요한
투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배경은 2017년이
아니라 2018년이에요. 여러분 학번은
17학번으로 2학년! 허허..(까마득)
 
 
+) 제가 글 쓰는 작업을 할 때마다
컴퓨터가 렉이 수시로 걸려서 조만간
수리를 맡길 지도 몰라요혹시 글이
늦어지게 된다면 게시판에 공지 남기
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빠이잇~
 
 


────────────────
<청춘이 지기 전에>
■ 01 => 바로가기
■ 02 => 바로가기
■ 03 => 바로가기
■ 04 => 바로가기
■ 05 => 바로가기
■ 06 => 바로가기
■ 07 => 바로가기
■ 08 => 바로가기
■ 09 => 바로가기
──────────────── 
글쓰기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