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온 소녀 - 07 (by. 세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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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온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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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변백현
남주혁
박수영
총무
#
 
(하루 전)
 

 
“.... 그럼 제가 총무님의 계획을
지금부터 당장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말인가?”
 
최대한 둘의 정보를 얻어내야겠죠.
내일, 변백현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겠습니다.”
 
직접 싸움을 붙여 보아
변백현의 능력치를 알아내겠다는 건가?”
 
.”
 
그렇다는데?”
 
이어폰을 잠시 벗고
백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에게 도청 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바보들.
 

 
, 내일 놀아줄 생각하니
갑자기 피곤해지네.”
 
백현의 입가에
웃음기가 맺혔다.
 
내일, 얘네들이 보낸 초능력자랑
놀아줄 때 최대한 길게 끌어봐.”
 
안 그래도 그럴 계획이었어.”
 
백현이 기지개를 피며 대꾸했다.
 
그래, 백현이 그 정도는
생각할 걸 알고 있었다.
 
네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지 말고.
일부러 약해보이게. 당해주면서.”
 

 
뭐야, 얘 생각보다 약하네?
라는 생각이 들게끔.”
 
백현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내가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그들이 너의 능력치를 잘못 판단하게.”
 
#
 
달에서 온 소녀-07
by 세큥
 
#
 
(변백현 시점)
 
뭐야, 이건?”
 
출근하자마자 소리를 꽥 질렀다.
 
아침부터 엄청난 서류더미가
환하게 나를 반기고 있었다.
 

 
, 이게 다 뭐야?!”
 
하루 만에 서류 몇십 장이
책상에 대기 타고 있는 게 어디 있어!!
 
내가 떨리는 손으로 서류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초능력자 훈련소 결재
 
?
 
내가 잘못 봤나?
 
에스퍼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훈련소라 했지? 방금?
 
다음 서류는...
 
초능력 경호팀 결재
 
뭐야?”
 
회사의 보안을 위함?
 
강한 초능력자들만 모아 놓은 곳에서
보안 걱정이 뭐가 있어?
 
서류들을 계속 넘겨 보았다.
 
하나 같이 나오는 내용들은
보안, 훈련, 교육...
 
에스퍼 내의 초능력자들을
팀 단위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겠다는
얘기였다.
 
명목은 회사의 보안을 위함.
 

 
“......”
 
사실상 이 얘기는 에스퍼 내에
군대를 만들겠다는 얘기였다.
 
목적이 뭐지?”
 
하루아침에 갑자기
에스퍼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왜지?”
 
무엇인지는 아직 감이 안 잡히는
목표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던 에스퍼가
하루아침에 군대를 만들겠다니?
 
도대체 뭐가 이 일을 촉발시킨 거지?
 
전화가 울렸다.
 
지사장님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 백현씨. 서류 봤지?”
 
, 진짜 많더라고요.”
. 그거 최대한 빨리 결재시키고
한국 지부에도 팀을 만들어야 돼.”
 

 
?”
 
이게 뭔 날벼락이야.
 
팀장은 백현씨가 하는 걸로.”
 
잠깐만, 저도 이 상황을
이해할 시간을 주세요.”
 
백현씨, 나도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돼.”
 
이 거, 누구 지시입니까?”
 
리더의 직접적인 명령이야.”
 

 
“..... 리더요?”
 
왓 더?
 

 
제가 잘못 들은 거 같은데...”
 
이따가 전화 다시 걸게.”
 
- -
 
끊긴 전화기를 붙잡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에스퍼의 리더.
정체를 아는 사람이 몇 없는
총 책임자, 대장이다.
 
리더의 직접적인 명령이 내려 왔던 건
5년 전, 미국 정부와 마찰이 빚어졌을 때였다.
 
그 후로 5년 동안 리더는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았다.
지부에 내려온 모든 지침은
회장 혹은 사장이 내린 거였는데,
5년이 지난 지금, 리더가 갑자기 움직이지?
 
아직 엄청나게 심각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슨 목적을 갖고 있는 거야?
 
#
 
(ㅇㅇㅇ 시점)
 
토뀨야, 배주현씨 캐는 건 잘 돼가?”
 

 
뀨뀨뀨뀨뀨뀨뀨
 
뭔 소리야.
 
“..... 그냥 이따가
백현이랑 같이 와서 얘기할게.”
 
뀨뀨뀨!!”
 
잘 가라는 소리로 들을게.
잘 있어.”
현관문을 닫고
카페로 향했다.
 
카운터에 기대어 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수영 언니.
 

 
그 쪽의 계획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지 않길 바랄게.”
 
왠지 심각해 보이는 분위기에
멈칫했다.
 
그럼 끊어.”
 
나를 본 수영 언니가
전화를 끊고 이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너도 참 고생이 많다.”
 
?”
 
내 눈치 봐야지,
손님 눈치 봐야지.”
 
, 손님 눈치는 안 봐도 돼서
괜찮아요.”
 

 
?”
 
손님이 별로 없으니까-”
 

 
죽을래?”
뭐든 시켜만 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날 보며 피식 웃는 수영 언니.
 

 
나 요즘에 너무 힘든 거 알아?
인기가 많은 것도 피곤하다니까.
사방에서 나한테 연락해.
한 번 좀 만나달라고.”
 
.... 그러셨어요?”
 

 
“......”
 
아니, 비꼬려고 했던 건 아니고...
의도치 않게 말투가 이렇게... 하하.”
 
“.... 하여간,
요즘에 날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 언니 얼굴이니까
인정할게요.”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
딱 봐도 아니어 보이지만.
 
이 언니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요즘에 그 썸남이랑은 잘 돼가?”
 
... 썸남은 무슨!”
 
잘 돼가긴 무슨.
골치 아파 죽겠구만.
 
뭐야, 벌써 사귄 거야?”
 
아니요.”
 

 
빨리 사귀어.
그러다가 놓친다?”
 
안 그래도 그럴까봐
지금 걱정이 태산입니다.
 
#
 
(작가 시점)
 
뭐야? 갑자기.”
 
주혁이 책상에 잔뜩 쌓인 서류 더미들을
펼쳐보며 중얼거렸다.
 
이미 회사에 소문이 쫙 났다.
 
4년만에 에스퍼의 리더가 내린
직접적인 명령.
 
그리고 거의 군대를 만들겠다는
갑작스러운 움직임.
 
에스퍼가 단순한 회사가 아니라는 건
이미 공공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이 움직임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총무의 계획과 연관되어 있나?’
 
주혁이 생각했다.
 
총무의 계획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에스퍼가 움직이게 된 건
그 계획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위험해, 이대로라면.”
 
에스퍼와 총무, 둘의 계획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움직임에 휘말렸다간
자칫하면 주혁 자신이 위험해질 상황이
올 가능성이 컸다.
 

 
나도 무언가를 해야겠어.”
 
주혁의 눈빛이 번득였다.
 
ㅇㅇㅇ. ㅇㅇㅇ을 건드려 보자.’
 
아무리 강하다지만 수로는 못 이긴다.
현재 주혁이 갖고 있는 지원군으로는
ㅇㅇㅇ을 이길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솔직히 그렇게 강한지도 모르겠고.’
 
총무가 과잉 반응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모 아니면 도다.
 
ㅇㅇㅇ을 건드려서 총무의 반응을 얻어내면
총무의 계획을 알아내고
주혁 자신의 안전 또한 얻어낼 수 있다.
 
안 되면....”
 
안 되면 할 수 없지, .
 

 
그럼 세게 좀 나가볼까.”
 
총무의 계획, 아무리 생각해도
에스퍼와 깊은 관련이 있는데....
 
#
 
(ㅇㅇㅇ 시점)
 
오늘 야근인가 보네...”
 
눈 빠지게 카페 문을 노려 봤지만
닫는 시간이 다 되도록 백현은
오질 않았다.
 
집에 같이 못 가는 건가....”
 

 
ㅇㅇ, 이제 가!”
 
수영 언니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휴대폰으로 뭔가를 하는 중이다.
 
언니, 도대체 뭐하는 거예요?”
 

 
있어ㅎㅎ
밤도 늦었는데 어여 가!
썸남이 걱정한다.”
 
그 썸남 오지도 않았어요.
.
 
, 안녕히 계세요. 언니.”
 
카페 문을 닫았다.
 

 
ㅇㅇㅇ?”
 
엄마야!”
 
, . 놀라 죽는 줄 알았네.
뒤로 발라당 넘어지자
내 앞에 불쑥 나타난 남자가 씩 웃었다.
 
“.... 남주혁?”
 
, 순간 놀래서
쌍욕 날릴 뻔.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자
남주혁 주변에 우루루 모여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뭐야?”
 
내가 지난번에 보낸 선물은
잘 받았지?”
 
얜 또 뭔 소리야.
 
뭔 선물?”
 

 
송중기.”
 
그래, 역시 송중기를 보낸 건
너였구나.
 
너 여기 왜 온 거야?”
 
이맛살을 찌뿌리며 물었다.
 
꽤나 많이 데리고 오셨네.
힘 좀 쓴다는 초능력자
몇십명을 데리고 오셨구만.
 
남주혁은 내 말을 싹 무시하더니
뒤를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공격해.”
 
내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맺혔다.
 
백현에게 들은 바로는,
남주혁은 최대 2주 후의 미래까지
볼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일주일 후의 에스퍼라는 카페에서
일할 건 볼 수 있지만,
송중기와 내가 일주일 후에 싸웠을 때
누가 이길지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대신
별 볼 일도 없는 자잘한 것만
볼 수 있다 이거지.
 
그러니까 내 말은
남주혁이 중요한 미래를 볼 수 있었으면
절대 나에게 이런 공격을 가할 리가 없다는
거다.
 
왜냐하면, 절대 날 이길 수 없을 걸
알았을 테니까.
 
날 향해 달려드는
초능력자들을 봄과 동시에
등에 싸늘한 무언가가 지나갔다.
 
내 몸의 근육이 우수수 굳는 게 느껴졌다.
 
날 멈추겠다 이건가.’
 
그 틈새로 나를 향해
오는 광선 하나가 보였다.
 
근육을 빨리 풀어야-
 
-’
 
광선이 튕겨져 나갔다.
 
뭐지? 난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남주혁의 입가에서
웃음기가 살짝 가시는 게 보였다.
 
내 어깨에 따뜻한 손 하나가
올라왔다.
 
뒤를 돌아보자
차가운 표정으로 내 어깨를 감싸고 있는
백현이 눈에 들어왔다.
 
“..... 변백현?”
 
너가 광선을 튕겨내 준 거야?
 
백현은 내가 전에 보지 못했던
싸늘한 표정으로
남주혁을 응시했다.
 

 
여자 하나를 상대로
지금 뭐하는 거야.”
 

 
쟨 여자 하나라고 볼 수 없지.”
 
갑자기 눈부신 빛이 내 눈을
강타했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힘이
나를 짓눌렀다.
 
내가 어찌하기도 전에
힘은 다시 사라졌다.
 

 
ㅇㅇㅇ, 넌 가만히 있어.”
 
백현이 내 앞을 막아섰다.
 

 
내가 지켜줄게.”
 
멍하니 백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말이었다.
 
누가 나를 지켜준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
 
(ㅇㅇㅇ 과거)
 
내 발치에 걸리는
시신 하나를 무심히 내려다보았다.
 
미친! ... ... 괴물!”
 
귓가에 누군가의 비명이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여기 저기 죽어있는
시체들을 보았다.
 
고개를 숙여 내 몸을 내려다보았다.
 
옷은 여기 저기 찢겨져 너덜너덜하고
팔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게 보였다.
다리도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눈을 감았다.
 
끔찍했다.
 
내가... 죽인 거야?”
 
저 많은 사람들을?
 
난 그저 학교에 가는 길이었다.
 
학교에 있는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날 무서워하긴 했지만
그냥 집에 있는 것보단 나았다.
 
나 때문에 위험에 처하는 가족들 때문에
이미 떨어져 산지는 오래되었다.
 
집에 혼자 있긴 싫었다.
 
그래서 그냥 다른 아이들 같이
학교에 가는 길이었을 뿐인데.
 
어디선가 튀어나온 군대가
날 공격했다.
 
그리고 결과는 군대 몰살.
 
괜찮아?”
 
내 뒤에서 벌벌 떨며
싸움을 본 아이한테 말을 걸었다.
 
지나가던 아이까지 공격하려는 군대에
얼른 뒤로 숨겨준 것이었다.
 
아악!!”
 
내가 손을 뻗자마자
아이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내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다 이러지.”
 
손 끝으로 뚝뚝 떨어지는 피가
느껴졌다.
 
으윽...”
 
허벅지에 깊게 베인 상처가
쓰려왔다.
 
약이...”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항상 갖고 다니던 약은
없었다.
 
집에 두고 왔나 보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학교나 가야지.”
 
#
 
(현재)
 
“..... 나도.”
 
?”
 
나도 지켜줄게. 너를.”
 
백현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
 
내 얼굴에 광선이 스쳤다.
 

 
넌 저기 좀 가 있어.
그냥 나 혼자서 놀아주고 갈게.”
 
- -’
 
수많은 광선들이 나에게 날아왔지만
나에게 닿기도 전에 소멸되어 버렸다.
 
약하네.
 
아냐. 그냥 내가 빨리 처리할게.”
 
그들을 향해 거대한 힘을 발사했다.
 
-’
 
#
 
(작가 시점)
 

 
... ....”
 
주혁이 신음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자
익숙한 그의 방이 보였다.
 
“.....”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은
그의 손과 발이 밧줄로 묶여 있다는 것.
 

 
하아....”
 
그제서야 주혁은 방금 전의 일이 생각났다.
 
그가 ㅇㅇㅇ을 얕봐도 너무 얕봤다.
 
그녀가 공격 한 번으로 만들어낸
대폭발이 그의 병력 전부를 죽이다니.
 
심지어 백현은 손 한 번 안 썼다.
 
이제 그의 병력을 보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던 ㅇㅇㅇ
ㅇㅇㅇ을 그토록 무서워 한
총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뭐야, 깼어?”
 
눈을 뜬 주혁을 본 ㅇㅇ이가 말했다.
 
변백현, 남주혁 깼어.”
 
주혁이 얼굴을 찡그렸다.
 
백현 또한 강자 중의 강자라고 할 수 있었다.
백현과 ㅇㅇ이의 조합은 사기를 넘어
너무한 수준 아닌가.
 
총무의 계획이 엉망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주혁의 눈에 비친 백현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무심했다.
 
백현이 천천히 주혁에게 다가갔다.
 
주혁이 눈을 질끈 감았다.
 
지난 몇 년간 동료 행세를 했던 주혁이기에
백현이 어떻게 나올지 각오를 한 상태였다.
 
하지만 백현은 주혁의 귓가에
입을 갖다 대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던졌다.
 

 
너 우리 편으로 넘어올래?”
 
주혁이 동그랗게 눈을 떴다.
 


 
?”
 
우리랑 한 패 맺자.”
 
ㅇㅇ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총무의 스파이 노릇도
지겹지 않아?
우리의 스파이가 되어서
총무를 흔들어줘.”
 

 
사실 이렇게 할 때를 노리고 있었는데
네가 먼저 공격해줘서 일이 좀 더 수월해졌어.
물론 네가 공격한 걸 용서해주고
싶지 않긴 하지만.”
 
백현이 밤하늘에 뜬 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주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난 말단 스파이라서
별 소용도 없을텐데.”
 

 
아냐, 그 정도면 충분해.
총무를 뒤흔들기에는.”
 
주혁의 이맛살이 찌뿌려졌다.
그의 계획이 완전 어긋나 버렸다.
이 거대한 싸움에서 발을 떼고 싶었는데
오히려 더욱 더 깊이 개입하게 되었다.
 

 
내가 만약 하기 싫다 하면?”
 
그럼 쓸모가 없어졌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너의 상상에 맡길게.”
 
ㅇㅇ이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섬뜩했다.
 
주혁이 속으로 이 상황을
가늠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너희의 스파이가 될게.”
 
#
 
(백현 시점)
 
아까, 고마웠어.”
 
처음 보았다.
너의 여린 눈빛을.
 
다시는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너의 손이 바들바들
떨려오는 게 보였다.
 
떨지 마.
 
내가 살포시 내 손을 얹어
따스하게 너의 손을 잡아주었다.
 
- -
 
내 가슴이 요란하게
뛰는 게 느껴졌다.
 

 
넌 널 지키려 했을 뿐이잖아.”
 
날 지키려 너무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려 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어.”
 
너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달빛이 너의 눈빛에 반사돼
내 앞에서 찬란히 부서졌다.
 
미안해.”
 
너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고마워.”
 
나의 입에서 불쑥 이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
 

 
이 말을 해야지.”
 
너의 눈에서 반짝이는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문득 너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났다.
 
첫 눈에 반했었다.
 
너가 우주선에서 내려오는 순간,
달빛이 너를 환하게 비추면서
내 얼굴은 붉어졌었다.
 
그 감정을 숨기려 했지만.
 
지금 너를 만났는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는데도
이미 내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이번에 꼭, 꼭 잘 해결한 뒤에.”
내가 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마음 같아서는 안아주고 싶은데.
 

 
그 땐 행복하게 살자.”
 
나와 같이.

.
.
.

※만든이 : 세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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