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나누는 의미없는 이야기 [단편] (by. 별유)


 

 

(너에게 정준일)
 

 

으으 쌀쌀한데..”
 

차들이 쌩쌩 달리는 차도 바로 옆에 선 ㅇㅇ.
손바닥을 삭삭 비비더니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곤 입술을 쭉 내민다.
 

 

 

 

으아, 더럽게 빨리 달리네.”
 

빠르게 지나친 차를 향해 혼잣말을 하던 것도 잠시,
 

!”
 

속도를 늦추며 오는 차를 보곤 가방끈을 움켜쥐는 ㅇㅇ
 

 


약속 시간 칼 같은 남친 대령이오
 

아닌데요?”
 

?”
 

칼 아닌데
 

. 나 늦었어? 안 늦었는데?”
 

시계는 폼으로 달고 다니시나...”
 

고갤 가로저으며 조수석에 오르려는 ㅇㅇ을 보더니
급히 차에서 내리는 요한.
이내 ㅇㅇ에게 와서는,
 

 

-
 

 

오늘 너무 예쁘다. 춥겠지만
 

 

괜찮아. 넌 내 후드 입어도 예쁠 거니까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수석 문을 열어준다.
 

타시지요
 

아무리 애교부리고 잘 해줘도 늦은 건 늦은 거예요
 

나 안 늦었다니까?”
 

“5분 늦었거든요?”
 

그럴 리가
 

손목시계는 왜 차고 다, ,”
 

 

차 시계가 느리네
 

잠깐만~”
 

요한이 다시 운전석으로 향하는 동안
ㅇㅇ가 안전벨트를 매며 시계를 들여다봤다.
 

“10시가 넘었는데 넌 왜 아직도 957분이니?”
 

? 뭐라고?”
 

선배 이거 느려요
 

이거?”
 

 

얼마나?”
 

“5
 

- 5분 늦었구나?”
 

 

그럼 5분 늦게 헤어지면 되겠다. 그치
 

. ?”
 

대답했다 너
 

“.......”
 


“.......”
 

“.......”
 

출발할까?”
 

 

렛츠 고
 

 

.
.
 

 

ㅇㅇ
 

?”
 

날이 너무 흐린 것 같지 않아?”
 

그러게요..”
 

금방 비도 올 것 같고
 

 

우리 지금 어디 가는지 알지
 

. 놀이공원!”
 

그러니까
 

근데요?”
 

, 다시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왜요?”
 


비오면 놀이기구 못 타잖아
 

왜 못 타요? 그냥 타면 되지
 

옷이 젖잖아. 그리고 어?
놀이기구 비 맞아서 고장 나면 어떡해
 

에이
 

사고 나면 어떡하냐고.
롤러코스터 거꾸로 탄 상태에서 멈추면 어떡할래
 

내가 구해줄게요
 


너가?”
 

 

어떻게
 

.......”
 


어떻게 구해줄 건데
 

골똘히 고민하는 ㅇㅇ을 보며 씨익 웃는 요한
 

일단 119에 전화해야죠
 

그리고
 

선배 고소공포증 있어요?”
 

아니?”
 

심장에 이상 없고?”
 

 

그럼 천천히 구해도 되겠네!”
 

?”
 

잠깐 좀 매달려 있죠 뭐. 경치 구경도 하면서
 

으유, 하여튼
 


요한이 ㅇㅇ의 장난끼 가득한 얼굴을 보곤
손을 잡아 이끌었다.
 

그 놈의 센 척
 

센 척 아니거든요?”
 

맞거든요?”
 

센 척이 아니라 원래 센 거예요. 강한 거
 

어유, 우리 강한 애인 구하려면
난 얼마나 더 세져야 되는 거냐...”
 

나만 믿으면 돼요 선배는
 

손도 작은 게
 

크기가 무슨 상관이에요!”
 

상관있어
 

“.......”
 

너 손 엄청 작으니까
무거운 거 주는 대로 다 받아들지 마
 

그거랑 이거랑,”
 


상관있어
 

“........”
 

또 너 손 엄청 엄청 작으니까
김 과장 커피 심부름도 하지말고
 

“...그건 나도 안 하고 싶어요
 

엄청 엄청 엄청 작은 손으로
남몰래 눈물 닦지마.”
 

“.......”
 

너 손 너무 작아. 속상하게
 

ㅇㅇ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요한의 손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대신 선배 손이 엄청 크잖아요.
내 손 다 가려질 만큼
 

그나마 다행이지
 

얼마나 다행인지
 

서로 마주보며 웃는 두 사람
 

선배
 

 

나 회사 처음 출근한 날
선배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요?”
 

 

뭔데요?”
 


안녕하세요. 변요한입니다
 

푸흐
 

긴장해서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게 얼마나 귀엽던지.”
 

그거 말고요.”
 

?”
 

인사 말고 선배가 나한테 한 말
 

내가 ㅇㅇ씨 사수예요.
류준열 대리보다 내가 더 착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푸흐흐.... 맞다, 그것도 있었네
 

내 말이 맞지?
류준열 재수없잖아. 키만 커가지고
 

절친한테 그래도 돼요?”
 

절친이라 그러는 거야
 

순전히 류 대리님 키 때문에 그러는 거잖아요.
선배보다 커서
 

. 맘에 안 들어
 

류 대리님이 얼마나 자상하신데
 


“.......”
 

“...류 대리님 인기 진짜 많단 말이에요.
여자들이 막 젠틀남이라고...”
 

류준열은 세상 모든 여자한테 잘 해주고
난 너한테만 잘 해주고,”
 

“........”
 

류준열은 여지를 남기고 난 철벽을 쌓고,”
 

“.......”
 

류준열은 이쁜 여자만 좋아하고 난,”
 

“.......”
 

“....나도 물론 예쁜 여자 좋아하지만,”
 

말 잘해요
 

난 널 좋아하고.”
 

난 안 예쁘단 얘기예요?”
 

아니지. 넌 예쁜 거 이상이란 얘기지.
예쁘기만 한 여자가 아니라 그 이상
 

“.......”
 

너 당연히 예쁘지. 엄청 예뻐.
나 너 예뻐서 좋아했잖아 처음에
 

 

얼굴에 잉크 묻혀도 예쁘더라.”
 

“.........”
 

프린터 고친다고 낑낑댈 때 진짜 귀여웠는데.
얼굴 시커매진 것도 모르고.
 

그거 내 흑역사니까 기억하지 마요
 


싫어. 내 기억이야. 내 맘대로 할 거야
 

“.......”
 

아무튼, 이래도 류준열이 자상해? ?”
 

 

,”
 

류 대리님은 자상하시고,
우리 변 대리님은 멋있으시고
 

그렇지
 

나는 멋있는 남자가 더 좋으니까
우리 변 대리님이 백만 배는 더 좋은 걸로.”
 

잘한다 우리 후배
 

요한이 다시 ㅇㅇ의 손에 입을 맞췄다.
 

예쁘다 우리 ㅇㅇ
 

아니에요...”
 

쑥스러워하는 ㅇㅇ을 보며 활짝 웃는 요한
 

아 참, 선배 이게 아니라,”
 

?”
 

첫 날 선배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냐고요
 

했잖아 아까
 

그거 말고
 

말고? 또 있어?”
 

 

.......”
 

까먹은 거예요?”
 

아니? 가만 있어봐. 기억 좀 되돌려 보고...”
 

까먹었네
 

아니야. 기다려봐
 

까먹었어요
 


스읍. 아니라니까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요한.
그의 머릿속엔 ㅇㅇ의 첫 출근 날이
영화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힌트 줄까요?”
 

 

나 그 말 듣고 선배한테 반했어요
 

진짜?”
 

 

아 뭐지? 내가 그렇게 함부로 막,
내 매력을 발산하고 다니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크흐..”
 

똑똑한 후배가 들어왔네. 이거?”
 

그건 너무 당연한 거라서.”
 

, ,”
 

그거 말고
 

....... 일찍 퇴근해요. 이건가 보다
 

아니에요
 

뭐야 그럼
 

잘했어요.”
 

?”
 

잘했어요.”
 

잘했어요? 그게 다야?”
 

 


너한테 하루 열두 번도 더 하는 말이잖아
 

 

그거에 반했다고?”
 

!”
 

?”
 

멋있어서요
 

.......”
 

요한이 머릴 긁적이자 피식 웃는 ㅇㅇ
 

금사빠는 위험한데
 

저 금사빠 아니에요
 

혹시 류준열이 너한테 잘한다 해도 반하면 안 된다
 

이미 엄청 들었는데요?”
 


반했어?”
 

아니요
 

잘했어
 

아무나 그 말 한다고 반하는 줄 알아요?”
 

그럼
 

ㅇㅇ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고갤 살짝 숙인 채 말하기 시작했다.
 

프린터 때문에 계속 헤맬 때 선배가 나타나서 그랬어요.
잘했다고.
처음부터 자기 안 부르고 혼자 고민해줘서 고맙다고.”
 

.......”
 

근데 팩스 때문에 선배한테 물어볼 때도
잘했다고 그랬어요.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
 

퇴근할 때도 오늘 수고 많았다고,
첫 날인데도 잘했다고,
앞으로도 잘 해보자고...”
 

ㅇㅇ가 요한을 향해 살짝 웃어보였다.
 

퇴근길에 영업팀 동기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저한테 오늘 엄청 혼났다는 거예요.
안 물어봤다고 혼나고, 너무 빨리 물어봤다고 혼나고,
느리다고 혼나고, 못한다고 혼나고.”
 

“.......”
 

저한테 오늘 어땠냐고 묻는데
한 마디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어요.
부끄럽고, 감사하고 그래서...”
 


너가 잘해서 잘한다고 한 거야
 

잘하는 것처럼 봐줘서 그런 거죠.
느리고 어설퍼서 짜증날 법도 한데
좋게 봐줘서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서있는데 어떻게 짜증을 내
 

다른 사람은 그런대요
 

그건 그 사람이 이상한 거고
 

친구들한테 말하니까 선배가 이상한 거라던데요?”
 

“....그런가?”
 

피식- 웃음 짓는 두 사람.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춘 사이
요한이 ㅇㅇ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반해줘서 고마워
 

히히..”
 

아니면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남았을 텐데
 

이상하게 멋있는 선배로 남았겠죠
 

그랬겠네
 

 

하아, 나도 가끔 내 매력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
 

큰일이야 큰일
 

그냥 이상한 선배로 남았을 지도...”
 


크흐
 

 

실없는 웃음소리를 끝으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
요한은 한 쪽 손으로 ㅇㅇ의 손을 잡은 채 운전에 집중했고
ㅇㅇ은 바깥풍경을 보며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ㅇㅇ아 안 추워?”
 

 

이제 따듯하게 입고 다녀. 추워지잖아
 

 

대답도 잘해요
 

히히 네
 

근데 ㅇㅇ
 

?”
 

진짜 말 안 놓을 거야?”
 

...”
 

계속 선배라고 부를 거야?”
 

...”
 


계속 그럴 거야? ?”
 

당분간은요
 

한 달이 당분간이야?”
 

 

“...네 시계는 더디게 가는 구나
 

아 근데 이거는 좀 이해해줘야 돼요!”
 

 

직장 선배가 남친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나도 직장 후배가 여친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거봐요
 

그리고 여친이 한 달 째 선배라 부를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그래요? 대학 후배랑 사귄 적 없어요?”
 

있지
 

있어요?”
 

. 근데 그 땐 걔가 나한테 오빠라고...”
 

“.......”
 


“...짧게 하고 헤어졌지. 짧게. 짧은 연애
 

그래서 오빠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구나
 

“.......”
 

후배들이 다 하나같이 오빠라고 부르니까
 

“...지금 생각해보니까
 

“.......”
 

선배가 더 신박하고 좋은 거 같아.”
 

거짓말
 

진짜로
 

 

선배가 더 좋아. 오빠라고 하지마
 

안 해요
 

그래
 

영영 안 할 거예요
 

알았어
 

쭉 안 해
 

하지마
 

 

끄덕끄덕
푸흐..
 

 

그냥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행복하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예요
 

그럼 됐지 뭐
 

정말요?”
 

 


 

뭐예요?
애교
 

 

선배 애교해도 하나도 안 귀엽거든요?”
 

근데 왜 웃어
 

웃겨서요
 

너 웃으라고 애교부리는 거야
 

...”
 

우리 후배님 웃기려면 뭔들 못할까.”
 

장난치던 것도 잠시,
얼굴을 굳힌 채 운전에 집중하는 요한을 보곤
ㅇㅇ가 또 살짝 웃어 보인다.
 

멋있다
 

?”
 

멋있어요. 선배
 

진짜? 나 운전하는 거 멋있어?”
 

 

저 자식이 운전 이상하게 해서 인상썼는데
그래도 멋있어?”
 

 


멋있어?”
 

 


진짜?”
 

그만 해요
 

 

또 다시 말이 없어진 두 사람.
 

한참을 그렇게 가다가
ㅇㅇ가 갑자기 몸을 홱 돌려
요한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선배
 

 

선배는 나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요한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자
ㅇㅇ가 코를 찡긋거리며 되물었다.
 

? 언제부터 좋아했냐구요
 

몰라
 

?”
 

모르겠어. 언제부턴지
 

그런 게 어딨어요!”
 

“....처음부턴가?”
 

지어내지 말구요
 

처음부터 맞는 거 같아.
첫 눈에 반한 건가봐
 

장난쳐요?”
 


“...오호, 이제 좀 세게 나오시겠다?”
 

“.......”
 

요한이 자신을 째려보는 ㅇㅇ의 눈가를
살짝 쓰다듬으며 말했다.
 

처음부터 호감이었다가 점점 좋아진 느낌이랄까
 

“.......”
 

결정적인 계기는,”
 

“.......”
 

너 울다가 나한테 걸렸을 때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선 요한이
창문에 머릴 기댄 채 이어 말했다.
 


숨 죽여 우는 게 안 됐기도 했고, 예쁘기도 해서...
기분 되게 이상했거든
 

, 흑역사만 기억해
 

이 기억도 내 거야. 평생 안 잊어야지~”
 

못 됐어...”
 

아무튼 그날 이후로 너 안 울리려고 내가,”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죠. 알아요
 

? 아네?”
 

뜬금없이 커피 주면서 윙크하는데 누가 몰라요
 

아 들켰어....”
 

류 대리님도 알아채서 선배 왜 그러냐고
저한테 물어봤었거든요?”
 

그 자식은 원래 눈치 100단이야
 

“.......”
 

“.......”
 

근데요 선배
 

 

선배 그 날도 되게 멋있었어요
 

?”
 

그 날요. 나 울던 날
 


뭐가 멋있어.
하나밖에 없는 후배 지켜주지도 못했는데
 

그거야 그 날은 선배가 외근이었으니까,”
 

어쨌든
 

제가 실수한 건데요 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들 다 있는데서 그렇게 혼내는 게 어딨어.
김 과장 하여튼 맘에 안 든다니까
 

어떻게 알았어요?”
 

? , 류준열한테 물어봤지. 무슨 일 있었냐고
 

.......”
 

그 자식은 후배가 혼나는데 나서지도 않고...
그래도 걔가 자상해? ?”
 

푸흐, 그만 좀 해요 그거
 


앞으로 함부로 자상하다고 하지마.
나 속 좁아서 다 기억해
 

네네
 

너 그 날 얼마나 서러웠으면
집에 가면서 그렇게 울었겠냐고.
맨날 웃던 애가, ? 소리도 못 내고,
고개는 푹 숙여서 누구랑 부딪혔는지도 모르고
“.......”
 

너 내 얼굴 보고 더 울었던 거 알아?”
 

“...
 

막 우는데 안아줄 수도 없고,
무슨 일인지 몰라서 뭐라 위로도 못해주겠고.”
 

“.......”
 

미치는 줄 알았네
 

그래서 선배가 나 숨겨줬잖아요.”
 

“.......”
 

선배 등 뒤에 숨겨 놓고 같이 걸어줬잖아요
 

그랬지
 

나 넘어질까봐 손목도 잡아주고
 

“.......”
 

어유, 그날 선배 없었으면 집에 어떻게 갔을까 몰라.”
 

외근 끝나고 복귀 안 했으면,”
 

못 만났겠죠 우리
 

 

다행이다
 

다행이네
 

선배 만나서 다행이다..”
 

나도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
나름 원활하게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눈에 띄게 흐려진 하늘 때문에
순간 걱정이 앞서는 ㅇㅇ과 요한이다.
 

잠실로 갈 걸 그랬나?”
 

글쎄요...”
 

거긴 실내라도 있잖아. 그치
 

네에.......”
 

.......”
 

그래도 드라이브 하니까 좋은데요?”
 

그럼 계속 드라이브나 할까?”
 

에이,”
 


에이-
요한이 ㅇㅇ의 표정을 따라하다 활짝 웃었다.
 

ㅇㅇ아 우리 내일은 뭐할까?”
 

....... 내일은 잠실 가요
 

?”
 

롯데월드!”
 

“.......”
 

오늘은 에버랜드 내일은 롯데월드!”
 

그거는 좀...”
 

?”
 


...”
 

피곤하겠죠?”
 

 

히히
 

그 일정은 우리 다음에 휴가 같이 받아서 하자
 

! 그럴까요?”
 

그럼~”
 

우리 휴가 같이 쓸 수 있어요?”
 

?”
 

우리 빠지면 류 대리님이랑 지수 씨 밖에 안 남잖아요
 

. 둘이 하면 되지
 

미안한데..”
 

어차피 두 사람도 휴가 쓸 거야.
그 때 우리가 일하면 되는 거고
 

과장님이 안 빼줄 것 같은데..”
 

내가 해결할게. 걱정하지마
 

선배가 어떻게요?”
 

나 못 믿어?”
 

아니, 믿긴 믿는데..”
 

믿고 따라와
 

따라 가긴 하는데...”
 


“.......”
 

“.......”
 

따라와
 

 

고갤 두어 번 끄덕이는 ㅇㅇ
 

, 방금 나 완전 회사 상사 같았다 그치
 

 

미안
 

괜찮아요. 그래서 선배 좋아하는 건데요 뭐
 

“.......”
 

듬직해서
 

그래?”
 

. 믿고 의지할 만큼 듬직해서요
 

,”
 

?”
 

나한테 의지하고 있었어?”
 

?”
 

나한테 기대고 있었어?”
 

“.......”
 

?”
 

“..., 왜요? 그러면 안 돼요?”
 

아니. 좋아서
 

.......”
 

나는 너가 나한테 별로 안 기대는 줄 알았거든
 

정말요?”
 

. 회사에서도 그렇고...”
 

회사에서 얼마나 의지하는데요!!”
 

잘 모르겠던데
 

선배가 밥도 사주고,”
 


“.......고작 그것뿐이라면,”
 

아니요. 하하 장난이에요
 

밥은 영원히 사줄 거니까
굳이 그런 의지까지 안 해도 돼
 

밥은 장난이고요.
나도 선배처럼 선배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 의지 되고 좋아요.”
 


“.......”
 

정적이 흐르는 차 안.
요한의 얼굴엔 묘한 웃음이 서려있었다.
 

티 나요. 웃는 거
 

났어?”
 

. 그냥 크게 웃어요
 


흐흐..”
 

 

.
.
 

 


다 왔다!”
 

잠깐 스톱!”
 

?”
 

거칠게 안전벨트를 푼 ㅇㅇ을 말리는 요한.
뒷좌석으로 팔을 뻗더니
큼지막한 후드티를 건넨다.
 

이거 입어
 

괜찮아요
 

내가 안 괜찮아. 입어 얼른
 

밖에 안 추울 걸요?”
 

아까보다 더 추워졌을 걸?”
 

에이..”
 

골라 봐. 무슨 색 입을래?”
 


 

무턱대고 둘 중 하나 고르라는 요한을 보곤
피식 웃는 ㅇㅇ
 

두 개 다 선배 거예요?”
 

 

선배 미키마우스 좋아하는구나
 


“.......”
 

푸흐..”
 

핑크가 아니라 미안해
 

저 핑크 안 좋아해요. 검은색 입을게요!”
 

. 넌 핑크도 잘 어울리는데
 

스무 살 때나 입었죠. 다 커서 무슨...”
 

하나도 안 컸거든?”
 

컸거든요?”
 

ㅇㅇ가 요한에게 가방을 맡기곤
낑낑대며 후드티에 얼굴을 집어넣었다.
 

우와
 

 

선배 냄새...”
 

별로야?”
 

아니요. 좋아서요
 


“.......”
 

저 이거 가지면 안 돼요?”
 

. 다 가져
 

!!!!”
 

간신히 얼굴을 빼낸 ㅇㅇ.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어주던 요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잘 어울리네
 

놀이공원 데이트 할 때는
샤랄라 원피스 입어야 된다고 배웠는데...
망했다
 

뭘 입어도 예뻐 넌
 

졸지에 패션 테러범 됐는데도요?”
 

 

...”
 

이제 안 춥지?”
 

원래 안 추웠어요
 

배는 안 고프고?”
 

어차피 들어가서 엄청 사먹을 건데요 뭐
 

신발은
 

?”
 

편한가 보자
 

편해요!”
 

발을 동동 구르는 ㅇㅇ의 머리칼을 쓰다듬던 요한.
이내 마음을 굳힌 듯 시동을 끈 순간,
 

 

후두둑-
 

 

?”
 

 

 

후두둑- 후두둑-
 

 

뭐야. 비 와?”
 

.......”
 

빗방울이 하나둘씩 차 유리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도착하니까 비가 오냐...”
 

그러게요
 

김 샌 얼굴을 하곤 창밖을 내다보는 ㅇㅇ
 

진짜 다 왔는데
 

“.......”
 

소나기 아니겠죠?”
 

글쎄...”
 

후두둑 후두둑, 꽤 세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마냥 쳐다보기만 하던 두 사람.
 

ㅇㅇ
 

?”
 


내릴까?”
 

요한의 미소를 본 ㅇㅇ가 잠시 망설이더니
살며시 입을 열었다.
 

비오면 놀이기구 못 타잖아요
 

탈 수 있어
 

비 맞아서 고장 나면요?”
 

그럴 일 없을 거야
 

롤러코스터 거꾸로 탄 상태에서 멈추면 어떡할 건데요
 

요한이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이마를 살짝 긁적였다.
 

내가 구해줄게
 

진짜요?”
 

 

어떻게요?”
 

손잡고,”
 

 


같이 울어줄게. 하하
 

푸흐흐...”
 

“..진짜 어떻게 구하지 우리 ㅇㅇ..”
 

머쓱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요한
 

같이 경치 구경이나 하자니까요?
누군가 구해주겠죠.
선배는 그냥 내 옆에 꼭 붙어있기나 해요
 

스파이더맨 부를까봐.
거미줄로 우리 돌돌 묶어서 매달아 놓게
 

오래 걸릴 거 같은데...”
 


그런가?”
 

뉴욕은 너무 멀잖아요
 

“.......”
 

“.......”
 

장난끼 서린 얼굴을 한 채 서로 쳐다보던 두 사람.
 

 

-
 

 

가자!”
 

우산 있어요?”
 

없어!!”
 

요한이 ㅇㅇ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후드를 씌어주곤 먼저 내리자,
ㅇㅇ도 황급히 따라 내렸다.
 

 

둘은 손을 꼭 잡은 채 놀이공원 입구를 향해 뛰었다.
 

 


 

후드티는 들고 다니면서
우산은 왜 빼놔요!!”
 

나 비 맞는 거 좋아해!!!”
 

정말요??”
 

아니!!!!”
 

뭐예요!!!!”
 

너랑 비 맞는 거 좋아해!!!!”
 

뭐라고요??”
 

너 좋아한다고!!!!!”
 

 

.
.
.

※만든이 : 별유님
 

 
<여러분에게>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
따숩게 입고 다녀야 합니다
진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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