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지기 전에 07 (by. 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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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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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남주혁 서강준
박보검 전정국
오세훈 육성재
이태용 김진우
 

 

.
.
.

 

 

 

썰핸! 내 폰도 가져와줘~”
 

니 꺼 케이스도 없잖아!
아이폰이 한 두 개냐??”
 

아이폰 중에서 액정 와작난 게
내 꺼임. 그나저나 우리 어디 감?”
 


 

“‘동에 존예 카페 생겼던데 가서
인생샷 건질 생각 없으심? 인스타
봐봐, 루프탑인데 분위기 개쩔.”
 


 

쥑이네~”
 

 

나는 야자가 있는 평소의 하루보다
모의고사나 중간고사 등의 시험이
있는 날을 더 좋아했다. 일몰이 됐던
해가 떠 있는 시간에 하교하는 게
얼마나 짜릿한지, 선생님들은 알까?
 

시험지를 가방에 쑤셔 넣고 종례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반장이 교실로
들어오면서 쌤 못 오신대. 걍 하교
하래!’라는 기분 째지는 소리에, 의자를
끌며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신발을 들고
뛰쳐나갔다. 그 속에는 나와 친구들도
함께였었고, 학교용과 외출용 중
후자의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경리는 아까부터 누군가와
연락을 하더니, 두 손을 모아
사죄하듯 우리에게 빌었다.
 

 

칭구들, 미안하지만 나는 오늘
진식이 만나러 간단다. 프사할 거
있음 단톡에 올려두셈. 보정해줄게.”
 

에에? 진식이를 왜 만나?
니 쫑낸다매???”
 

여자의 마음은 억새라는 것..”
 

갈대 미친아.
그럼 00도 남친 만나겠네?”
 


 

걔가 그르케 우리 00를 좋아한대.
혹시 몰라, 데리러오는 거 아님?”
 

 

설현이는 자신이 여자친구가 된 것
처럼 좋아했다. 정작 나는 별다른
감흥이 없는데, 청하까지 휴대폰을
눈앞에 흔들어대며 신나했다.
 

 

, 진짜 교문에 니 데리러
왔다는데? 미율이 문자왔어.
김설현 예지력 대박이네!”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지극
정성 개쩐다....갑자기 진식이
약속을 취소하고 싶어질 정돈걸?”
 


 

쉬기쉬기 진쉬기~말고~
우리랑 케잌 조져버리자.”
 


 

라임 돌았낰ㅋㅋㅋㅋ
 

 

여고에서의 최고의 시강(시선강탈)
은 무엇일까. 바바리맨도 아니고,
귀여운 강아지도 아니다. 내 주관을
섞어 말하자면, 정답은 주변에서 볼
수 없는 교복의 남학생이 당당히 교문
에서 문지기처럼 서 있는 모습이다.
 

어서 남친에게 가보라는 설현이의
재촉에 떠밀려 무리에서 나오게 된
나는 몇 걸음 앞서서 경보를 했고,
가방을 들썩이며 뜀박질을 하려던
찰나 다리가 우뚝 멈추어버렸다.
 

어느새 남학생이 늘어나있었다.
4명이나.
 

 


 

내 말 맞네! 치양여고!”
 

, 하성운...?”
 

 

하성운이 누구야? 뱉은 입과 뇌가
충돌했다. 나는 저 사람을 전혀 몰라,
하지만 그 말고도 옆에 있는 사람들은
더 눈에 익은 게 함정이었다. 이들은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너 남친 잔성남고 다닌다는 거
왜 말 안했냐. 대학친구는 친구도
아니야?”
 


 

심지어 내 친구? 헐이다.”
 


 

실망이다, 뭉치.”
 

아니....! 얘들아...!!!”
 

 

얘들아라고 말하는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현실과 괴리감이 생겼다.
그보다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
맞기는 한 건가?
 

나는 그들을 붙잡으려 앞으로 나아갔
지만 뒤에 있는 누군가에게 어깨를 잡혀
뒤돌아섰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태양을
등지고 선 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
으나, 목소리만은 또렷하게 귀에 박혔다.
 

 

기다렸잖아.”
 

 

“!!!!!”
 

 

나는 그대로 까무룩 했다.
 

 

깨어나 보니 새벽빛이 드리우는
침대였고, 별 거지같은 꿈을 다
꿔보겠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생생했던지, 아직도 옆에 있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 나는 일부러
물을 한 잔 들이키고 휴대폰을
만지다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바로 잠들면 꿈이 이어질까봐서.
 

 

 

 

 

 

청춘이 지기 전에 07
- EP 07. 주말 탕진잼 탕진잼
 

 

 

 

 

 

산만했던 과팅에서의 미련은 나를
싫어했던 여자들에게 더 큰 한방을
먹이지 못했다는 것도 아니었고, 깨고
나면 늘상 하는 음주에 대한 후회도
아니었다. 나는 성운이의 발언이 매우
찝찝했는데, 연관되어 있는 인물이 그
뿐만이 아니라 세훈이, 성재, 강준이까지
엮여있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컸다.
 

기억을 되짚을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기억조작이 되는 느낌이야, 친구들의
이름을 고등학생 때 한 번이라도 들어
봤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
 

 

이제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고작 고등
학교 이름 하나에 나 안다는 사람
만났다는 일에 버렸던 기억들이 제
자리로 돌아와 버렸다. 대부분 좋았던
기억보단 아니었던 기억이 차지하고
있어서, 저절로 기분이 가라앉았다.
 

 

‘00.’
 

 

한 때 정말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목소리였다. 처음 좋아했던 사람은
아니지만 첫 연애였고, 내 기준에선
가장 오래도록 사귀었으니까.
 

 


 

우도환.
너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아라
했던, 내 이름을 부르는 너였다.
 

그 땐 그랬었는데. 기억을 하나씩 넘기
다보면 추억처럼 느껴지지만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을 땐 그 사람의 가시
돋친 말이 아직도 생생해서, 정지를 누
르고 싶어도 끝없이 되감기를 반복했다.
 

 


 

, 나 진짜 할 수만 있으면 시간
되돌려서 니한테 고백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왜냐면 지금 존나
후회하고 있거든.’
 

 

왜 굳이 그 말을 했어야 했을까?
만일에 만나게 된다면 따지고픈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따진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 여전히 감정이 남아
있는 걸로 보여서 마음에 탑을 쌓고
있는 중이었다. 그 중에서 제일 미련
있어 보이는 멘트를 고르자면 아마도,
잘 지내니?’
 

하성운이 그와 친구인 게 사실이란
가정 하에, 첫 번째로 물어보려던
질문이기도 했다.
 

 

누나.”
 

“....?”
 


 

맛없어요?”
 

아니? 맛있어.”
 

 

토요일 오후는 그토록 태용이가 바래
왔던 식사를 함께했다. 근처에 살기
때문에 그냥 동네 맛집을 가자하려고
했더니만, 영화 보기로 했지 않냐면서
번화가로 끌려나와 버렸다. 뭐 그렇다고
내가 여기 맛집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맛없어 보이는 표정이었어요.
맛없어서 슬픈 거.”
 

맛없었음 여기 오자고 안했지~
너는 맛있어?”
 

 


 

볼이 빵빵해진 태용이가 답을
할 수 없어 고개만 끄덕인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이곳에 경리나
청하, 설현이가 있었다면 그가 귀여워
죽으려 했을 것이다. 고작 1살 차이인데
어머니의 마음으로 밥을 먹이고픈 느낌이
들어서, 왜 할머니가 복스럽게 먹는 아이를
좋아하는지 알 것만도 같았다.
 

 

누나.”
 

?”
 


 

썸은 잘 돼가요?”
 

..., 아니.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왜 안 물어보나 했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정확히 들어버려서, 나는 그의 돌직구에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벌써 세 번째 하는 해명이라 말은 술술
나올 준비가 됐다. 그래서 이번엔 역으로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태용이가 잘하는
질문 타임을 나도 한 번 가져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썸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해?”
 

그냥....연락하고, 둘이서
데이트도 하고....”
 

그럼 너랑 나랑도 썸인 거네??”
 


 

“......그런가?”
 

 

어 잠깐만. 예상했던 반응이 아닌데?
나는 그가 무슨 우리 사이에 썸이
래요?’하고 펄쩍 뛸 줄 알았다.
정국이처럼 논리왕 되기 쉽지 않네.
 

 

그런가라니. 너 여사친 없어?”
 

있어요. 고등학교 친구들.”
 

둘이서 다닐 때 있었니?”
 

.”
 

걔랑 썸이야?”
 

아니요. 징그러운데요.”
 

나는???”
 


 

“........징그럽지는 않아요.”
 

그거 참 고맙....아니,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닌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당최 진전이
되지 않으니 대화가 이상해진다.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이거였다.
 

그 사람이랑 나랑은 애초에 네가
말한 기준에도 도달하지 않았고 서로
뭐가 있어야지 잘 되어가느냐의 성과
지표가 나타나지 않겠냐!’
 

이야기가 뉴욕으로 떠나기 전에
본론을 털어놓자 겨우 태용이가
수긍을 했다. 진작에 이럴 걸.
 

 

태용인 남녀공학 나왔어?”
 

누나도 알 텐데.
증앙고 다녔어요.”
 

거기 급식 맛있다고 난리 났었던
곳이잖아! 급식 때문에 전학 가고
싶었는데....”
 


 

, 누가 급식으로 전학을
생각해요?”
 

 


 

? 저랑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 그랬는디요?
 

나는 문득 그의 학창시절이
궁금해졌다. 마니또로서가 아니라
근처 사는 동네 주민으로써, 또는
여고를 나온 사람으로써.
 

남녀공학을 다니는 사람에게 물어
보고 싶은 1순위는 다름 아닌 이성
관계였다. 어떻게 남녀가 한 반에서
장장 10시간을 같이 있을 수가 있지?
 

 

남녀공학이면 재밌었겠다.
여자친구 많았어?”
 

별로. 서너 명 있었는데 지금은
얼굴도 기억이 안 나요. 친구랑
노는 게 더 좋을 때라서.”
 

, 거짓말. 인기 대빵
많을 줄 알았는데?”
 

왜요?”
 

그냥 그런 아우라 있잖아.
얘는 고등학생 때 여자 꽤나
울리고 다녔겠구나!”
 


 

안 울렸어요.
.....안 울렸을 걸요?”
 

이거 봐. 긴가민가하잖아.”
 

 

태용이는 알쏭달쏭한 자신이 못내
싫은지 미간이 좁아졌다. 그러다 저만
당하기는 분하다고 느껴서 나에게로
화제를 전환했다. 나는 그래봤자 내가
더 한 수 위란다~’라고 그를 더 놀려
먹으려던 걸, 첫 질문부터 목구멍이 턱
막혀버렸다.
 

 

누나는요?”
 

?”
 

누나도 남자친구 많았어요?”
 

나는 뭐.......
한 번 정도?”
 


 

생각나요 그 사람?”
 

 

생각나냐고.....
글쎄, 이런 말을 하면 얼굴도
기억 안 난다는 너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생각 안 나.”
 

 

버릇까지 기억나.
 

나는 거짓말을 웃으면서 쳤다.
대답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눈치 챌까
걱정했는데, 태용이는 딴지를 걸지
않고 넘어가주었다.
 

 

우리 영화 시간 언제야?”
 

“30분 남았어요.”
 

팝콘 먹을래?”
 

방금 밥 먹어서 배부른데.”
 

디저트 배 따로 없어?”
 


 

“.....그런 것도 따로
있어야 해요?”
 

 

다들 하나씩은 있지 않냐?
왜 없는 것처럼 그래;; 심지어
난 에피타이져 배도 따로인데.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래서 내가
살이 빠지지 않는구나! 생각해보니
한 달 전에도 비슷한 깨달음으로 다이
어트를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결과는
참혹했지만, 행복지수는 쾌청하게
높았더란다.
 

 

그럼 인형 뽑기 하자!
너 갖고 싶은 인형 골라봐!”
 

“???????”
 

빨리이~”
 

 

상영관에 입장하기 전 킬링타임으로
인형뽑기방에 들어간 나는, 자신을
가리키는 태용이의 손가락을 뽑기
기계로 방향을 돌려주었다. 그는
마지못해 하얀 토끼 인형을 가리켰다.
 

 


 

진짜 뽑을 수 있긴 해요?”
 

, 사람을 뭘로 보고. 내가 왕년에
말이야, 인형뽑기 방에만 나타났다하면
그 날로 인형들 다 털어가고 그랬어.
그래서 우리 동네에 인형 뽑기 가게가
없는 거 아니냐.”
 

 

천원이 야심차게 지이잉 들어간다.
나는 조이스틱을 현란하게 움직여
댔다. 내가 바로 치양여고의 굴삭기
되시겠다!
 

 


 

너무 멋져서 할 말을 잃었냐?”
 

“...., 허세누나.”
 

야 허세 아니고 진짜야!”
 

믿어요 허세누나. 그보다 시간
10초 남았는데.”
 

야이 잠시만!!!!”
 

 

각도 못 잡았는데! 인정머리 없는
집게발이 거침없이 내려가고, 머리만
주욱 들어올리다가 스르륵 떨어트려
버린다. 이로써 태용이에게 신뢰감이
-50 감소했다.
 

 

이건 무효야. 다시 해!”
 

다시 하자고 해서 만원 꼬라박는
사람 여럿 봐서 아는데, 그냥 가죠?”
 

에이, 난 다르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삼만 원
버리는 사람도 봤어요.”
 


 

야 나 이제 겨우 천원 썼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오해 살라;;”
 


 

제가 한 번에 뽑으면 어쩔래요?”
 

 

태용이는 대뜸 제 지갑에서 천원을
꺼내 기계에 집어넣었다. 집게발이
다시 작동하고, 나는 그의 물음에
헛바람 가득한 웃음을 뱉었다.
나도 못 뽑았는데, 네가?
 

 

뽑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그의 눈에서 빛이 났다. 돈을 몇
번 탕진해본 경력이 있는지 집게발을
놓는 위치도 제법 아는 것 같았다.
알고 보면 나한테 한 소리 전부 본인
얘기였던 거 아녀...?
 

제한시간이 0으로 떨어지기 전에
버튼을 콱 눌러버린 그의 손바닥은
매우 당당했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뭘 믿고 어깨가 산봉우리마냥
솟았나, 의아했다.
 

토끼인형의 몸통을 잡은 집게발이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끌고 오다
힘없이 아귀가 풀렸다. 그럼 그렇지,
나는 천원을 미리 준비해놓고 있었다.
허나 다른 인형들을 받침 삼아 데굴
데굴 구른 토끼인형은 정확하게 구멍
으로 떨어져버려 옆에서 구경하던
커플이 나대신 탄성을 질러주었다.
 

말도 안 돼!
 

 

손 가져와요. 지지게.”
 

제가 무슨 소리를 지껄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왕년에 누구요? 그 전에 중앙고
집게사장이라면 모를까.”
 

 

그의 콧날이 더욱 오똑해졌다. 나도
나지만 너도 참, 중앙고 집게 사장이
뭐냐. 굴삭기에 버금가는 네이밍 센스
였다. 참고로 나랑 인형 뽑기방에 같이
살았던 남주혁은 소싯적 잔성남고
낚시대로 불렸단다. 앞으로 한 명만
더 모으면 이 지역 사천왕 만들겠네.
 

 

약속은 지켜야죠. 손 내놔요.”
 

장을 어디서 구해! 사람 그르케
안 봤는데 참 야박하시다?!”
 

아 빨리, .”
 


 

물어버린다.”
 

아니 무슨 학과 선배 장 한 번 지져
보겠다고 신바람난 놈을 다보겠네?
 

나는 끝까지 뻐기다 결국에 손을
내주고 말았다. 어렸을 때부터 뭘
먹었기에 힘이 이 모양이냐. 힘으로
깝치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
 

 

여기.”
 

“??”
 

 

내 손은 지져지지 않고 인형을
쥐고 있었다. 방금 전에 그가
어거지(?)로 뽑은 인형이었다.
 

 


 

인형 한 번 주는 거 참 어려워.
물릴까봐 긴장한 거 알아요?”
 

나 주는 거야?”
 

난 똑같은 거 집에 있어요.”
 

주혁이 꺼는?”
 

“?”
 

 

, 감동딱 이 한 마디를 내뱉으
려는데, 방정맞은 목소리가 끼어든다.
나와 태용이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몰리면서, 하마터면 인형을 떨어트릴
뻔했다. 인형이 땅에 닿기 전 낚아챈
사람은 주혁이가 아니고,
 

 


 

뭉치 하이?”
 

와씨, 놀래라. 니네가
왜 여기 있냐?!?”
 

 

다름 아닌 갱준이. 옆에는 보검이와
주혁이가 동네 마실나온 사람처럼
편안한 트레이닝 복장을 하고 있다.
 

 

여기 3층에 당구장 가는 길.
육성재랑 오세훈도 있음.”
 


 

태용이 안녕.”
 

안녕하세요.”
 

 

세상도 좁고 우리나라도 좁고 이
동네는 더 좁아. 미국에서도 얘네랑
마주치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다. 주혁이는 나와 태용일
번갈아보면서 능글맞은 투로 말했다.
 

 


 

데이트 해? 이열~~~”
 

내가 전에 약속한 거 있잖아.
민수 선배 퇴치해줘서 고맙다고
밥 사주기로 했던 거.”
 

, 그랬었지.”


 

마니또 하는 거 가장 안 내켜
했으면서 제일 열심히 하네.”
 

 

보검이가 마니또라고 하니 그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넌 주현이랑
무슨 사이야? 내가 아는 평범한 선후배
관계라기엔 기류가 너무 묘했는데.
 

청문회를 열고 싶은 심정이다. 갱준
이나 주핵이에게 따로 물어보자니
걔들 성격엔 대놓고 보검이에게
둘이 뭐냐?’하고 캐물을 게 분명해.
 

, 궁금해 미치겠다.
 

 

인형 뽑았어?”
 

. 태용이가 뽑아줬어.
얘 이름은 태융이야. 태융이.”
 

야 너 어디 가서 작명소
차리지는 마라. 태융이가 뭐여;”
 

남주핵은 어떻고?”
 


 

그게 어때서. 내가 고1때부터
붙여준 애칭인데.”
 

나도 애칭이야!”
 


 

애칭요?”
 

너도 이제부터 태융이 해!
게임 아이디 전부 태융이로 바꿔!”
 

태용이 부모님이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이야. 함부로 바꿔도 되겠니?”
 


 

지는?”
 

 

남주핵은 못 들은 척했다. 태용이,
아니 태융이를 데리고 가 뽑기 기계를
두고 만담을 펼치는 그는, 꽤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야 태용아 뭐가 잘 뽑힐 거 같냐?”
 

저 멍멍이요.”
 

흐음, 한 삼천 원 투자해야
나올 각임. 다른 건?”
 

피카츄?”
 


 

, 맞네. 볼 줄 아는 걸?
태융이 거저 올린 거 아니구만?”
 

잔성남고 낚싯대가 인정?”
 

태용인 중앙고 집게 사장이래.”
 


 

ㅋㅋㅋㅋㅋ집게 사장ㅋㅋㅋㅋ
닌 뭐였더라, 세발낙지?”
 

굴삭기거든?”
 

 

어떻게 한 글자도 못 맞추냐.
 

나는 인형 뽑기에 정신이 팔린
낚싯대와 집게 사장을 두고 이참에
묵혀놨던 것을 강준이에게 꺼냈다.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설현이의 소개 건이었다.
 

 

갱준~ 혹시 요새 연애하고픈
맴 없으신가.”
 

없으시다.”
 

에이, 튕기지 말구.”
 

너 뭐 소개시켜주려고 그러냐?”
 

“(뜨끔) ...아니!”
 

그러면?”
 

중매....”
 


 

“? 똑같은 소리 아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나의 필사적인 소개팅 주선에
인형을 뚫어져라 노리고 있는
주혁이가 떼를 쓰기 시작한다.
 

 


 

나도! 나도오!!!!! 왜 갱준이만
소개 시켜줘??”
 

내 친구가 갱준이만 마음에 들어
하니까. 니 소개시켜달라 했음
너한테 물어 봤겠져?”
 

, 말빨 굿. 존나 슬프네.”
 

아무튼 그래서 안 받을 거?”
 

. 생각 없음.”
 

 

강준이는 단호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면 사진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의 완강한 철벽에
우선 한 보 후퇴해야겠다 싶었다.
 

설현이한테는 따로 뭐라고 설명
해야하지....기다리다가 애 잡겠다.
 

 


 

세훈이랑 성재가 안 오냐는데?
가봐야 할 것 같다.”
 

우리도 마침 영화 시간 다 됨.
태융아 가자. 그러다 니가
돈 꼬라박겠다.”
 

 

태용이는 벌써 오천 원을 여기에
투자했다. 나의 제지에 본인도
흠짓 놀라서는 기계에서 떨어지고,
내 옆에 쪼르르 붙었다.
 

 

, 니네 담주 엠티 가는 건
알지? 참고로 뭉치는 조장임.”
 

나 조별과제도 조장 안 해봤는디.”
 


 

벌써부터 뭉치네 조가 얼마나
콩가루가 될지 그려지는 걸?”
 

그건 모르겠지만 널
가루로 만들 자신은 있단다^^”
 

저 누구랑 같은 조에요? 누나랑?”
 

아쉽게도 나랑 같은 조.
 


 

....진짜 아쉬워하는 거야?”
 

빡검 개당황하넼ㅋㅋㅋㅋ
 

 

MT 갈 때가 벌써 다 됐던가??
 

학기 초라 그런지 학과 행사 엄청
시리 많다. MT 다녀오면 체육대회할
거고, 시험 치면 축제 준비할 거고.
 

참가하지 않으면 장땡이겠지만 나는
항상 꼽사리로 껴있었다. 그 점에
대해 문제제기한 적도 없었고, 앞으
로도 그럴 거라는 게 대충 짐작이 갔다.
 

 


 

혹시나 영화 보고 갈 데 없음
연락해. 우리 대포 가있을 거니까.”
 

오냐.”
 

태융이도~”
 

 

난 얘네랑 있는 게 좋으니까.
내 대학 생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얘네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
.
.
 

 

 

 

<작가 시점>
 

 

 

따닥, 당구공이 세게 부딪치며
당구대 위를 데굴데굴 굴러간다. 자신
의 차례가 되어 초크질을 하는 세훈은
딸랑이는 종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지각을 하고만 제 친구들이었다.
 

 


 

왔냐? 이 지각쟁이들아.”
 

밑에 뭉치랑 태용이 만났어.
걔네 영화 보러 왔더라.”
 


 

둘이서? ?”
 

민수 형 넉다운 시켜줘서
고맙다고 밥 사기로 했었대.”
 

 

누가 이기고 있냐?’ 강준이가 장갑을
가지고 왔다. 성재가 자랑스럽게
저요!’ 손을 들었다.
 

 

팀 어떻게 나눌래.”
 

인원 안 맞는디? 아 빡검은
포켓볼만 칠 줄 안댔나?”
 

. 나 관전할래. 오늘은 뭉치
없어서 보면서 배울 수 있겠다.”
 

 

보검은 사구를 보면서 배우겠다고 한
지 벌써 반년도 넘었다. 저와 똑같이
포켓볼만 칠 줄 아는 00가 있어서
사구를 구경할 시간이 없기도 했기
때문이다.
 

세훈이는 마저 치려던 공을 가볍게
치고 의자에 걸터앉았다. 00
이름이 나오자 잠시 생각하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 니들 우도환이랑 연락함?”
 

우도환이 누구?”
 

 

고등학교를 떠나 출신 지역이 아예
다른 주혁이와 보검이는 해당되지
않는 질문이었다. 강준이가 대신
그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고등학생 때 잠깐 우리랑 놀았던
. 걔 라인 잘못타서 우리랑 의절
하고난 뒤로 연락 일절 안하는데?”
 

수철이 형 따라다니더니 멘탈 돌아
버려서 잘 사귀던 여친이랑도 깨지고,
쓰레기 짓하다가 학교도 안 나왔잖아.
수능은 쳤었는지 몰라.”
 

그 놈 우리 대학 다닌다.”
 


 

뭐어!??!? 과는 어딘데??”
 

몰라. 하여튼 1학년이래. 작년에
정신 차리고 재수라도 한 모양
인가봐.”
 

 

잔성남고를 나온 그들에겐 무척이나
뜨거운 소재였다. 잊고 살았기도
했었고, 그가 당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개과천선을 해서였다.
 

강준이는 소문의 출처가
매우 의아했다.
 

 


 

넌 그 새끼 소식을 어디서
주워들어왔냐?”
 

하성운 최근에 만났거든.
할튼 요점은 그게 아니고, 니네
우도환 전여친 이름은 아냐?”
 

우도환이 우리한테 언제 소개해
준적이라도 있었나. 게다가 프사도
커플사진으로 안 하는 녀석인데다가
맨날 이름 안 부르고 여친이래서
알 턱이 없지. 난 뒷모습은 봤었다,
그 때 둘이 헤어지는 날에.”
 


 

살벌했지. 근데 걔 반응이 더
쓰레기였음. 잡지도 않고 와서 게임
하더라. 근데 갑자기 전여친은 왜?”
 


 

우도환 전여친, 뭉치래.”
 

“...............뭉치?”
 

?”
 

거기다가 하성운 말로는 요새
우도환이 000 찾는다는 지랄
맞은 소리를 하더라.”
 

 

연타석 홈런을 맞은 기분이었다.
한 번쯤은 이름이라도 들어봤어야 할
그 녀석의 전 여자친구가 00라는
것도 충격이었는데, 거기에 00
찾기까지 한다니까. 사구는 내버려
두고 큐대를 만지작거리는 성재가
목요일의 세훈이와 같은 소리를 했다.
 

 

미친놈 아니냐?”
 

그러니까.”
 


 

, 골 아프게 생겼는데.”
 

뭔데 뭔데? 좀 자세하게 말해 봐!”
 


 

“00....걔랑.....?”
 

 

그들이 대포를 찾은 건 오후
6시경이었다. 오픈하자마자
가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술자리에 오겠다는
00와 태용을 부르지 않았다.
 

 

 

 

 

.
.
.
 

 

 

 

 

***
 

 

 


 

그래서 오늘 영화는 안 보는
거야? 어제 본 거라서?”
 

. 후배랑 봤어. , 이거
! 인형 핵 귀엽지.”
 

, 뭐야. 뽑았어?”
 

 

다 먹은 초코라떼와 녹차프라페를
놔두고 수다를 떠는 경리와 나는,
한적한 일요일 오전을 보내고
오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핸드폰 앨범에 담긴 인형, 일명
태융이를 자랑하던 내가 멋쩍게
웃었다. 나 아직 안 죽었지?’하고
으스대야하는데, 아쉽게도 내가
건져올린 게 아니니까.
 

. 내가 뽑은 건 아니고..”
 

선물 받았네~ 인기 여전해?”
 

뭐래는 거야. 이거 걔 콜렉션에
이미 있는 거라서 준 거임.”
 

 

경리의 눈이 반짝였다. 여기서는
내가 아니야!’라고 외쳐도 소용없는
부분이라, 나는 잠자코 크림이 묻은
포크를 건드렸다.
 

 


 

김찌누 긴장 좀 타야겠는 걸?
그러고 보니 진짜 간만이다.
너랑 이어주려고 이렇게 나온 거.
작년 초 빼고 없었지?”
 

. 듣고 보니 그러네.”
 

잘 되면 좋을 텐데. 좀 있음 봄
이라고 다들 시동 걸고 있단 말야.
, 우리 설현이 좋다는 남자애는
어떻게 됐어?”
 

 

뜨끔. 포크를 놀리던 손짓이 멈추
었다. 게임으로 치자면 난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한 거였으니 경리는 물론
설현이가 시무룩할 모습이 저절로
그려졌다. 나는 사실대로 말하되,
여지를 남겨주기로 마음먹었다.
 

 

연애할 맘 없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다음에 또 물어보려고.”
 

걔 좋아하는 애 따로 있는 거
아냐? 내가 아는 남자애들은
설현이 거절하는 걸 못 봤는데.”
 

에이, 설마. 티나지 않냐?”
 

그건 너님이구요.”
 

 

경리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강준이의 최측근이라 자부하는 나로썬
제로에 가까운 가설이었다. 걔는 왠지
마음에 드는 사람 생기면 좋아하는 티를
못 숨길 것처럼 생겼단 말이야. 최소한
나나 보검이, 세훈이는 눈치 깔 걸?
 

문제는 강준이가 대학 와서 여자
친구를 만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은 즉, 내 추측도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소리지.
 

 

경리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녀는 이런 자리가
꽤나 많았으나, 유독 나를 커플로
성사시키는 것에 짜릿함을 느껴
보고 싶어 했다. 나는 그 이유를
어림짐작하고 있었고, 알기에
여태껏 경리가 소개시켜준 남자와
끝까지 이어지기가 힘들었다.
 

 

고등학생 이후로 제대로 연애한
적 없었지 너? 아무래도 1년 사귄
그 때가 영향이 크긴 했지만....”
 

“......”
 

첫 단추가 너무 화려했어.
적당히 했었어야 했는데. 아휴,
아직도 죽빵 못 날린 게 한이야.”
 

청하가 뚝배기 깬다고 했던가?”
 


 

설현이가 길 가다 똥 밟는 저주
건다고 했었지 아마.”
 

ㅋㅋㅋㅋㅋㅋ미쳤었나봨ㅋㅋㅋ
 

 

킥킥대는 경리의 손이 올라가며
안색이 반가움으로 뒤덮인다.
 

올 것이 왔구나!
 

나는 재빠르게 액정에 비친 얼굴을
확인했다. 청하의 생일 날 만큼이나
풀셋팅이 아니라서 도망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김찐!”
 


 

안녕.”
 

안녕하세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언제나
낯설다. 일주일 내내 연락을 했어도
직접 대면하는 거랑은 차이가 나고,
소개팅 특유의 분위기는 나를
내성적으로 만들곤 했다.
 

경력이 꽤 있는 나였지만 아직도
익숙지 않아서, 목소리가 기어
들어간다.
 

 

이런 대낮에 보는 건 처음이네.
사람이 달라 보여, ?”
 

이상해?”
 

 

그는 나에게 물었다. 나는
양 손을 파닥이며 말했다.
 

 

아뇨. 괜찮은데요?”
 


 

다행이다.”
 

클럽에서 이미 한 번 봤었던 그의
보조개를 정신을 어지럽히던 조명
없이 다시 보게 되니, 청하가 그토록
찬양하는 그의 잘생김을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람도 소싯적
여자애들 여럿 울렸겠구나.
 

카페를 나가는 어느 무리 중 여학생
하나가 그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지더니 옆의 친구를 툭툭 쳤다.
그러고는 속닥이는데, 어떤 내용인지
훤히 보였다. 왜냐면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거든.
 

 


 

지금 딱 점심시간이라 왠만한
맛집들 다 만석인데 갈 곳은
정했대?”
 

, 그럼 그 때 우리 갔던 ‘S’
도 자리 없으려나?? 거기 가려고
했는데.”
 

그때도 웨이팅 기다렸잖아.
지금 가면...1시간 걸릴 듯.”
 

으엑?”
 

 

퓨전 레스토랑인 'S'는 내가 며칠
전에 점심메뉴로 적극적으로 추천
했던 맛집이었다. 인테리어며 맛
이며 빠지는 게 없는 5점 만점에
4.5점인 곳이라 다른 덴 찾아놓지도
않았는데.....망했다!
 

 


 

괜찮아. 예약 잡아놔서
천천히 가도 돼.”
 

정말요?”
 

~ 찌누 대박인데?”
 

 

급하게 가방을 챙기는 손의 속도가
느려졌다. 예약까지는 미처 생각
못했던 내 머리에 깡통 소리가
났다. 그리고 이 오빠의 준비성에
리스펙을 표하고 싶었다.
 

 

거기 파스타 잘해. 피자도
추천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가서 메뉴 신중히 골라봐.”
 

홍보대사야?”
 


 

00에 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
~ 얘 페북에 좋아요 누르는 것들
전부 먹을 거야. 외워놨다가 가려고
ㅋㅋㅋㅋ 아 오빠 페북 안하지?”
 

만들면 되지.”
 

, 내가 그렇게 만들라고 할 땐
끝까지 딴청 피우더니! 00 한다니까
바로 만드는 것 보소?”
 


 

안 그래도 만들려고 했었어.”
 

구라 까지마. , 나는 뭐
누구 없는 줄 아나. 나도
데이트하러 갈 거야!”
 

누구, 설마 모델학과?”
 

 

말이 겹치자 우리는 서로 쳐다
보았다. 오빠가 먼저 웃었고, 삐친
듯 있던 경리까지 빵 터진다.
 

나만 알고 있을 줄 알았던 경리의
썸남이 공통 관심사라니. 신기
했지만 저번 주 토요일을 생각하니
어쩌면 오빠가 먼저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 둘 다 통한 것 같지만
걔는 아니랍니다.”
 

“!?”
 

나 이만 일어날게.
둘이서 즐거운 시간 보내!”
 

, 걔가 아니면 누군데??”
 

나중에 말해줄게. 빠이염!”
 

 

경리는 휴대폰을 흔들며 인사를
하곤 전화를 걸며 택시를 탔다.
 

갑자기 대화를 이어주던 매개자가
없어지니 나는 멍해져, 그녀가 없는
이 순간 어떤 대화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어색한 기류가 드리워지기 전에
진우 오빠가 눈을 맞추며 물었다.
 

 

밥 먹으러 갈까?‘
 

그럴까요?”
 

 

즉각 대답하고 호다닥 일어섰다.
점심 먹을 곳이 도보로 꽤 먼데,
그 동안 무슨 얘기하면서 가지?
 

친구들이랑 있을 땐 스토리텔러가
따로 없는데 이런 자리만 나오면
입에 풀칠을 해버리니, 이런 건
언제 극복하려나.
 

 

이쪽으로 가자.”
 

 

진우 오빠는 도보로 나가지 않고
카페 전용 주차장으로 발을 돌렸다.
.....주차장?
 

장소를 자각하자마자 삑 소리와
함께 차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내가
봐도 비싼 차라고 느껴지는 스포츠
세단의 불이 들어왔다. 이 차 주인
되시는 분이......
 

 


 

타세요~”
 

 

진우 오빠라고?!
차문을 활짝 열어주면서 타라고
말하는 오빠의 배려에도, 나는
우물쭈물하다가 겨우 올라탔다.
 

괜히 돈이 많은 게 아니었어...
그 날 입었던 옷을 보고 알아
차렸어야 했는데.
 

이래서 청하랑 경리가 내가 내켜
하지 않은 걸 이해하지 못했구나.
 

 


 

혹시 추워? 히터 틀까?”
 

괜찮아요. 가게 길 알아요?
좀 복잡해서 네비 찍어야할 텐데.”
 

, 나 알아. 약국 나오면
거기서 우회전!”
 

가게 가보셨어요?”
 

 

아니. 찾아봤지.’ 그는 시동을
걸었다. 나는 연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디까지 준비해오고
찾아본 거야..? 이제껏 소개팅에서
이렇게까지 했던 사람은 없었다.
 

천성이 이런 성격인 사람인건가?
 

이런 저런 생각에 안전벨트를 까먹고
있었던 내가 그제야 허둥지둥 안전
벨트를 매려고 했다. 허나 입구를
찾지 못해 클립이 빗나가버려, 얘는
왜 또 말썽인가 골치가 아팠다.
 

 


 

벨트 안 매져?”
 

?”
 

잠깐만.”
 

 

오빠는 아귀가 맞지 않는 클립을
바로 잡아 제대로 끼워주었다.
드라마에 보면 남주인공이 가까이
훅 들어와 여주인공이 숨을 참는 그런
씬들이 있곤 했는데, 현실과는 많이
달랐다. 나는 잘 호흡하고 있었고,
오빠의 상체도 그리 많이 기울여지지
않은 적당한 거리였다.
 

 


됐다.”
 

 

다만, 클립을 잡을 때 내 손까지
같이 감싸 쥔 그의 손의 촉감이
가게에 도착하는 내내 생생해서
 

하마터면,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할 뻔했다.
 

 

 

 

.
.
.
 

 

 

 

 


 

배쥬쥬, 저기 봐!
카페에서 나오는 사람!”
 

“.....?”
 

“00언니 아니야? 맞네!
근데 옆엔 누구지...?”
 


 

“...저 조합은 또 뭐야?”
 

 

 

 

 

.
.
.
※만든이 : 콩이님
 

 
<>
 
 
다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다음 편은 진우와의 데이튜가 이어
지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바로 엠티! 아직 에피소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언제 끝날지 감이....
 
투표를 통해 등장인물들 분량을 조절해
보려고 노력 중인데 생각 외로 어렵습
니다그래도 저번 편으로 인해 세훈이
표가 올라 뿌듯...! 차차 다른 칭구들의
매력들도 알아가셨으면 좋겠어요:D
 
또 저는 00처럼 남녀공학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1인인데요ㅎㅎ 환상을
뿌셔뿌셔해줄 누구 없나여~?
제 학교 자랑거리라고는.....
건강한 다리를 만들어줬다는 거?
(ㅂㄷㅂㄷ)
 
그럼 저는 이만. 빠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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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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