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엑소와 산다 번외 (by. 둇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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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엑소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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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엑소와 산다.
 

 

소설 내용 상 현재는 2017년보다 과거입니다!
(2015년 후반 정도)
 

ㅇㅇㅇ 도경수
박찬열 김민석
변백현 오세훈
김종인 김준면
김종대 장이씽
박가희
 

 

 

.
.
.
 

 

 

공연이 끝난 뒤
퇴근길을 보겠다며 빠른 속도로
공연장을 뛰쳐나가는 팬들.
복잡한 게 싫어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잉-’
 

 

 

그와 동시에 울리는 진동에
핸드폰을 확인하면
액정위로 비친 이름에 웃음이 번진다.
 

 

 

[나가지 말고 무대 앞쪽에서 기다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무대 아래로 걸음을 옮기면
바쁘게 무대를 정리하는 와중에
나를 발견한 스텝들이 인사를 건넨다.
 

 

 

ㅇㅇ, 오랜만이네요.”
 

안녕하세요-”
 

공연 보러 오신 거예요?”
 

, 초대를 받아서요.”
 

멤버들 보러 가시게요?”
 

사실 무대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
 

진짜로?”
 

 

 

대화 도중 끼어드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그새 옷을 갈아입었는지
사복차림의 박찬열이 보인다.
그가 내 쪽으로 다가오자 스텝들이
인사와 함께 멀어진다.
 

 

 


여기까지 와서 공연만 보고 간다고?
갈 때도 인사 없이 가더니 너무하네.”
 

옷 갈아입고 마무리하고 하다보면
정신없을 거 아니야.
괜히 나 때문에 시간 뺏길까 봐 그랬지.”
 

됐고, 얼른 가자. 다들 너 기다리고 있어.”
 

 

 

손을 잡아끄는 박찬열에 의해
대기실로 걸음을 옮겼다.
이 와중에 마주잡은 손이 신경 쓰여
자꾸만 얼굴이 화끈거린다.
 

 

 

누나!”
 

ㅇㅇㅇ이다!!”
 

 

 

대기실로 들어서면
김종인과 김종대가 가장 먼저 반겨준다.
 

 

 

안녕- 안녕하세요!”
 

어서 와, 오늘 공연 잘 봤어?”
 

진짜 최고였어요!”
 


무대 엄청 즐겼나보네? 얼굴이 완전 빨개-”
 

이씽아, 인사해. 얘가 ㅇㅇㅇ이야.”
 

 

 

변백현의 말에 당황해서 얼굴을 감싸면
민석오빠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에 마이크를 정리하다 말고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이씽오빠.
 

 

 

안녕하세요, 죤대한테 얘기 많이 들어쏘요.”
 

제 얘기를요?”
 

, 요리 잘하신다고-”
 

 

 

저게 진짜.
 

김종대를 노려보면
옷을 갈아입는 척 시선을 피한다.
예전부터 주변인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마다
요리를 잘한다고 소개하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요리해달라고 난리도 아니었다.
 

 

 

ㅇㅇㅇ?”
 

언니!”
 

 

 

대기실로 들어오던 가희언니가
나를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고
반가운 마음에 언니 옆으로 달려갔다.
 

 

 

애들 공연 보러 온 거야?”
 

!”
 

잘 됐다. 온 김에 뒤풀이도 같이 갈래?”
 

그래도 돼요?”
 

어차피 다들 아는 얼굴인데 뭐 어때.
ㅇㅇ이 참석하는 거에 불만 있는 사람 있어?”
 

 

 

그럴 리가 있냐며 같이 가자는 스텝들.
어쩌다보니 멤버들과 함께
뒤풀이를 오게 되었다.
 

 

 

다들 이틀 동안 수고했어!”
 

고생하셨습니다!”
 

 

 

성공적인 공연을 자축하며
뒤풀이의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 오늘 무대에서 썼던 특효 괜찮던데?”
 

제 말이요! 다음 공연 때도 쓸까 봐요.”
 

럽라때 써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것보단 불공평해가 낫지 않아?”
 

 

 

아무래도 공연이 끝나고 진행된 뒤풀이라
대화의 대부분운 공연에 관한 내용이었고
딱히 할 말이 없었던 난 중간중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맞춰줄 뿐이었다.
 

괜히 따라왔나.
 

 

 


왜 안 먹고 있어? 맛이 없어?”
 

 

 

먹는 둥 마는 둥 눈치를 보면
어느새 내 옆에 앉은 도경수가 보인다.
 

 

 

그냥-”
 

그동안 뭐하고 지냈냐?”
 

아직 방학이지?”
 

, 자격증시험 준비하고 있어요.”
 

, 진짜 하기 싫겠다.”
 

 

 

도경수를 시작으로
내가 있는 테이블로 모인 멤버들.
덕분에 조금 전까지 느껴졌던 소외감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
.
.
 

 

 

안녕히가세요!”
 

다들 조심해서 가-”
 

고생하셨습니다.”
 

 

 

뒤풀이가 끝난 뒤 서로를 배웅하며
각자 갈 길을 가는 스텝들.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운데.
아까 그 말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스텝들 사이로 보이는 박찬열을 바라보았다.
 

별 뜻 없는 건가.
단지 그냥 보고 싶었다는 말일까.
 

평소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모습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막차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이런 건 뭐하러 봐요. 우리가 있는데-”
 

그래요, 태워다 줄게요.”
 

? 아니, 괜찮아요!
시간도 늦었고, 멤버들도 다들 피곤할 텐데..”
 

그건 걱정 안하셔도 돼요.
애들은 내일 오전 스케줄 때문에 저 차 타고
ㅇㅇ씨는 다른 차타고 갈 거예요.”
 

.. 그래요?”
 

 

 

혼자 타는 건 불편한데..
 

망설이는 내 등을 떠밀며 괜찮다는 매니저의 말에
멤버들에게 서둘러 인사를 건넨 뒤
뒤에 있던 차에 올라탔다.
인사를 하고 오겠다는 매니저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데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얼굴이 올라탄다.
 

 

 

“...뭐야?”
 

김종인이 난 내일 스케줄 없다고
너 데려다주고 오래.”
 

 

 

그 말을 하며 내 앞에 마주앉는 박찬열.
알고 보니 오전 스케줄은 일부 멤버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라 스케줄이 없는
박찬열이 나와 동행하게 된 것이다.
 

다행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뭐부터 물어봐야 할까?
 

 

 

저기- 아까 그 말,”
 

경수랑 같은 건물 맞죠?”
 

, ..”
 

 

 

고민 끝에 입을 여는 순간
차에 올라탄 매니저에 의해 대화가 끊겼다.
덕분에 분위기가 어색해졌고
박찬열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핸드폰만 만지작거릴 뿐 아무 말이 없다.
 

 

 

둘이 싸웠어? 왜 이렇게 조용해요?”
 

싸우긴, 우리 신경 쓰지 말고 운전이나 해.”
 

오냐-”
 

 

 

매니저의 말에 서로 눈치를 보다
박찬열이 받아쳤고
차 안에는 또 다시 침묵이 흘렀다.
 

 

 

“...공부는 잘 돼가고 있어?”
 

? , 그럭저럭.”
 

김종인은 언제 만난 거야?”
 

, 며칠 전에 집으로 찾아왔었거든.”
 

집으로?”
 

. 줄 게 있다고 왔었어.”
 

그랬구나...”
 

 

 

뭔가 다시 조용해질 것 같은 분위기에
다른 주제를 찾아 입을 열었다.
 

 

 

, 표예진씨는... 어떻게 된 거야?”
 

, 그거. 네 사진 찍은 거랑
팬들이 사인회에서 찍은 영상이랑 
증거로 해서 주거침입죄로 신고했어.
증거가 너무 명확해서 벌금물고 각서 썼지, .”
 

사인회에서 찍은 영상?”
 

표예진이 숙소에 들어왔던 날 사인회에서
한바탕 난리치고 갔었거든.”
 

.. 그걸로 해결이 될까?”
 

일단 당분간은 조용할 거야.”
 

“..다행이다.”
 

 

 

지잉-’
 

 

 

대화가 잠시 멈춘 사이
박찬열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작은 미소와 함께
몸을 틀어 매니저를 바라본다.
 

 

 

, 가는 길에 여기 좀 들리자.”
 

여긴 왜? 볼 일 있어?”
 

 

 

차가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박찬열이 보여준 주소를 네비에 찍는 매니저.
나 역시 궁금하단 표정으로 쳐다보면
핸드폰을 돌려받은 박찬열이 입을 연다.
 

 

 

바람 좀 쐬려고.”
 

 

 

.
.
.
 

 

 

형은 여기서 기다려.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할게.”
 

알았어, 너무 오래 있진 말고.”
 

.”
 

 

 

매니저를 뒤로 하고 단 둘이 걷는 길.
도착한 곳은 동네가 한눈에 보이는
작은 산책로였다.
 

 

 

우와, 우리 동네에 이런 곳도 있었네.
여긴 어떻게 알았어?”
 

도경수가 알려줬어.
가끔 걷고 싶을 때 자주 온다더라.”
 

그랬구나.”
 

저기에 좀 앉을까?”
 

 

 

중앙에 자리 잡은 의자를 가리키며
걸음을 옮기는 박찬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뒤를 따랐다.
 

 

 

밤공기 좋다.”
 

그러게,”
 

“....”
 

좋다.”
 

 

 

잔잔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앞서가지 말자.
밤공기가 좋다고 한 것뿐이야.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박찬열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고백이라도 해 볼까?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일지도 몰라.
 

 

 

아까 내가 한 말 진심이야.”
 

 

 

순간 나를 바라보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보고 싶었어.”
 

 

 

진심이 가득 담긴 눈빛.
자꾸만 간질거리는 기분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렸다.
 

 

 

내가 이러는 게 웃길 거란 거 알아.
며칠전만해도 다른 여자 때문에 울고불고
하던 놈이 갑자기 이런 말 하는 게 어이없겠지.”
 

“.....”
 

나도 나름 숨겨보려고 했는데
사람 마음이 숨긴다고 숨겨지는 게 아니더라.”
 

“.....”
 

지금 당장 고백하고 싶지만
네가 나랑 같은 마음이라는 보장도 없고,”
 

“...아니!”
 

 

 

다시 고개를 돌려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놀란 듯 보이는 그의 표정.
 

 

 

다르지 않아.”
 

“.....”
 

사실 나도 네가 많이 보고 싶었어.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너랑 하도 붙어 다녀서
그래서 그런 건가 싶었는데
오늘 보니까 알겠더라.”
 

“.....”
 

나도 네가 좋아, 찬열아.”
 

 

 

내 말에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박찬열.
 

 

 


그럼 우리 사귀는 거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고맙다며 나를 자신의 품에 가둔다.
 

나도 고마워, 찬열아.
 

 

 

* * *
 

 

 


 

 

 

푸흐-”
 

 

 

아침부터 와있는 박찬열의 톡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런 기분이었구나, 설레는 기분.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에
한 번 터진 웃음은 멈추질 않는다.
 

 

 


 

 

 

지잉, 지잉-’
 

 

 

!!”
 

 

 

답장을 보내기 무섭게 울려대는 진동에
놀라서 손이 미끄러졌다.
 

코뼈 부러지는 줄 알았네.
 

아픈 코를 문지르며 액정을 확인하면
박찬열의 이름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여보세,”
 

-잘 잤어?
 

뭐가 그렇게 급해ㅋㅋㅋㅋ 난 잘 잤어, 너는?”
 

-네 생각하느라 하나도 못 잤어.
 

그게 뭐야- 거짓말.”
 

-진짜야! 밥은?
 

아직, 이제 먹어야지.”
 

-배고프겠다, 얼른 먹어.
나는 멤버들이랑 당구치러 왔어.
 

, 진짜? 당구 좋아해?”
 

 

 

통화를 하면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향하면
식탁에 놓인 씨리얼이 눈에 들어온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그릇에 가득 부었다.
 

 

 

-보고 싶다.
 

 

 

뜬금없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행동을 멈췄다.
자꾸만 미소가 번진다.
 

 

 

“...나도.”
 

-좋다ㅎㅎ 밥 먹는 중?
 

.. 밥은 아니고, 씨리얼?”
 

-그런 거 말고 밥 먹지.
 

챙겨먹기 귀찮아.”
 

-지금 챙겨달라고 돌려 말하는 건가?
 

? 그런 거 아닌데- , 흘렸다.”
 

-어휴, 칠칠이. 밥 먹고 연락해.
괜히 나 때문에 체하면 안 되잖아. 알았지?
 

.. .”
 

 

 

그 말을 끝으로 끊어져버린 통화.
뭔가 후다닥 지나간 느낌에 머리가 멍해진다.
 

 

 

푸흐, 귀엽네.”
 

 

 

박찬열과 이런 일상적인 통화를 한다는 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 * *
 

 

 

[자리 어디로 예매했어?]
 

[H15.]
 

[그럼 내가 그 옆자리 예매할게!]
 

 

 

문자를 확인한 뒤
모자를 눌러쓰며 상영관 안으로 들어섰다.
광고를 보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왔어?”
 

. 하마터면 늦을 뻔 했어.”
 

땀 봐. 뛰어왔어?”
 

조금?”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면
박찬열의 시선이 뜨겁게 느껴진다.
 

 

 

여기도 닦아줘.”
 

 

 

민망해지는 기분에
남은 땀방울을 대충 닦고 손을 내리면
얼굴을 들이대며 손으로 볼을 가리키는 박찬열.
너무 가까운 거리에 시선을 피하며
손만 열심히 움직였다.
 

 

 

“...어디, 여기?”
 

아니, 거기 말고-”
 

 

 

안 보고 닦는 탓에
자꾸만 엉뚱한 곳을 건드렸는지
박찬열의 손이 내 손을 잡고 움직인다.
 

다 된 건가?
 

어느 순간 멈춰버린 움직임에
고개를 돌리면 따뜻한 촉감이 입술에 닿는다.
 

 

 

“...?”
 

 

 

나만큼이나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며 빠르게 멀어지는 박찬열.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미안! 볼에다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고개를 도는 바람에.. 진짜 미안해!”
 

 

 

이곳이 영화관이라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음 붉어진 얼굴이 들켰을 테니까.
 

 

 

잠깐만, 내가 왜 사과를 하는 거지?”
 

“...?”
 

애인끼리 뽀뽀하는 게 뭐 어때서. 안 그래?”
 

 

 

다시 한 번 다가오는 박찬열의 얼굴에
손에 쥐고 있던 팝콘을 그의 입에 넣어버렸다.
 

 

 

, 영화 시작한다!”
 

푸흐-”
 

 

 

스크린을 가리키자 어이없는 표정과 함께
팝콘을 우물거리며 시선을 돌린다.
 

, 너무 떨려.
 

 

 

* * *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많이 바쁜가.”
 

 

 

힘없이 종료버튼을 눌렀다.
요즘 스케줄이 바쁜 탓에 연락 하는 것도 어려웠고 
그만큼 그리움과 외로움은 커져만 갔다.
운 좋게 만났다 쳐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느라
데이트다운 데이트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
 

 

 

보고 싶다..”
 

 

 

외로운 마음을 애써 달래기 위해
그가 선물해준 인형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
.
.
 

 

 

지잉, 지잉-’
 

 

 

“....여보세요?”
 

-미안, 자는데 깨웠어?
 

아니야. 촬영 다 끝났어?”
 

-. 이제 숙소 가는 중.
 

 

 

핸드폰을 잠깐 떼서 시간을 확인하면
어느덧 새벽 2시가 넘어간다.
 

 

 

피곤하겠다. 많이 힘들었지?”
 

-네 목소리 들으니까 다 풀리는 것 같아.
 

- 거짓말.”
 

-진짜야.
 

그나저나 우리 언제 봐? 얼굴 다 까먹겠어..”
 

 

 

내 말에 수화기 너머로 깊은 한숨소리가 들린다.
괜히 투정부렸나 싶어 미안해진다.
 

 

 

-내가 진짜 미안해.
 

아니야, 어쩔 수 없지 뭐.”
 

-...시간 늦었다. 내일 다시 연락할게, 얼른 자.
 

, 너도 잘 자.”
 

 

 

전화를 끊은 뒤에도
계속해서 맴도는 그의 한숨소리에
한참이나 뒤척이다 힘겹게 눈을 감았다.
 

 

 

* * *
 

 

 

아직 안 끝났나.”
 

 

 

오늘도 역시나 바쁜 스케줄로 인해
연락이 되지 않는 박찬열.
핸드폰을 바라보며 언제 올지 모르는 연락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지잉, 지잉-’
 

 

 

왔다!”
 

 

 

이런 나의 간절함이 닿았는지
화면 가득 채우는 박찬열의 이름에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열아!”
 

-, 내 전화 엄청 기다렸나보네?
 

아니.. 꼭 그런 건 아니고..”
 

-귀여워ㅋㅋㅋ
 

웃지마!”
 

 

 

띵동-’
 

 

 

? 잠깐만, 누구 왔나보다.”
 

-이 시간에?
 

그러게. 올 사람이 없는,”
 


!!”
 

 

 

문을 열자 보이는 박찬열의 얼굴에
그저 눈만 깜빡거렸다.
 

 

 

표정 봐ㅋㅋㅋ 우리 ㅇㅇ이 놀래쪄?”
 

“..뭐야? 여긴 어쩐 일이야?”
 

보고 싶어서 왔지.”
 

집에 부모님이라도 있었으면 어쩔 뻔 했어.”
 

도경수네 부모님이랑 여행가셨다면서?
나도 다 알아보고 왔지.”
 

하여튼, 치밀해.”
 

일단 들어가자. 너랑 먹으려고 치킨 사왔어.”
 

진짜? 무슨 치킨?”
 

당연히 너 좋아하는 간장치킨이지-”
 

아싸!”
 

영화 보면서 먹을까?”
 

완전 좋아! 안 그래도 보고 싶은 영화 있었는데.”
 

잘 됐네. 그럼 그거 보면 되겠다.”
 

 

 

거실에 상을 차리고
보고 싶은 영화까지 예매한 뒤
티비 앞에 나란히 앉았다.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하기 무섭게 집중하는 박찬열.
분명 내가 보자고 한 영화인데
내 시선은 자꾸만 그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한 번 집중한 박찬열의 시선은
단 한 번도 나에게 향하지 않았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나만 보고 싶어 하는 거였나.
 

괜히 서운한 마음에 영화가 끝나고도
입을 꾹 다물었다.
 

 

 

.”
 

 

 

영화가 끝나자 그제야 잔뜩 튀어나온
내 입을 만지며 말을 거는 박찬열.
그런 그의 손을 쳐냈다.
 

 

 


왜 또 이렇게 삐치셨을까?”
 

그런 거 아니거든.”
 

아니긴 뭘.”
 

, 몰라!”
 

그러지 말고 나 좀 봐봐.”
 

 

 

자신과 마주하게끔
내 어깨를 잡아 돌리는 그.
그가 진지한 눈빛으로 입을 연다.
 

 

 

나 오늘 여기서 자고 갈까?”
 

“...?”
 


아니다, 자고 갈래.”
 

 

 

.
.
.
 

 

 

“...좀 짧은가?”
 

 

 

쭈뼛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온 박찬열.
종아리까지밖에 오지 않는 바지 길이에
그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 어떡해ㅋㅋㅋㅋㅋㅋ
 

웃을 수 있을 때 마음껏 웃어라.”
 

 

 

내 모습에 표정을 찡그리며
점점 가까워지는 그.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온 그의 모습에
웃음이 그쳤다.
 

 

 

뭐야, 그만 와..”
 

그건 안 되지. 이러고 잘 건데?”
 

으아!”
 

 

 

내 몸을 껴안은 채로
침대에 누워버리는 박찬열.
덕분에 꼼짝없이 그의 품에 갇혀버렸다.
 

 

 

열아, 나 좀 답답한데.”
 

그래도 안 돼.
내일되면 며칠 동안 못 본단 말이야.”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듯
손에 힘을 주어 거리를 더 좁히는 박찬열.
 

 

 

?”
 

해외에서 공연이 잡혔어. 조금 길게-”
 

“...얼마나?”
 

.. 열흘 정도?”
 

 

 

그 말에 박찬열을 밀어내며
얼굴을 마주했다.
 

 

 

그렇게 오래?”
 

..”
 

그걸 왜 이제 말해?”
 

너무 바빠서 까먹고 있었어..”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 안 해?”
 

그래서 이렇게 얼굴 보러 왔잖아.”
 

그래서, 지금 잘 했다는 거야?”
 

 

 

결국 참았던 감정들이 폭발해 버렸다.
 

난 그동안 너무 외롭고, 그립고 그랬는데
너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내 말에 안고 있던 팔을 풀더니
표정을 찌푸리는 박찬열.
 

 

 

왜 이렇게 삐딱하게 받아들여?”
 

너 같으면 좋은 말이 나가겠어?
내가 요즘 어떤 지는 알기나 하니?
오지도 않는 연락 기다린다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안고 살아.”
 

ㅇㅇ..”
 

점심 먹을 때쯤엔 연락이 오겠지,
저녁 먹을 때쯤엔 연락이 오겠지,
자고 일어나면 연락이 와있겠지!!”
 

“.....”
 

근데 안 오더라, 안 왔더라.
그래. 나도 너 바쁜 거 다 알아, 아는데!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연락해줄 수 있는 거잖아.
밥은 먹었니, 잠은 잘 잤니.
그런 문자 정도는 보내줄 수 있는 거잖아..”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너라면 다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던
내가 잘못이었어.”
 

왜 항상 내가 이해해 줘야 해?
나도 이제 지친다.”
 

“....”
 

“...나를 사랑하기는 하니?”
 

 

 

마지막 말을 뱉으면서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버렸다.
저런 말까지 뱉어버린 내가 너무 비참했다.
내 눈물에 당황하더니 이내 나를 안아주는 그.
 

 

 

사랑해, ㅇㅇ.”
 

 

 

잠결에 어렴풋이 그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
.
.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못 깨웠어.
일어나면 연락해.]
 

 

 

아침에 눈을 떠보면
화장대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이 전부였다.
나를 안아주던 박찬열은 없었다.
포스트잇을 떼어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이라도 보여주고 가지.”
 

 

 

핸드폰을 들어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내고 한참 후에야
그에게서 장문의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미안했어.
어제 너 우는 거 보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너 자는 동안 생각을 좀 해봤는데
우린 분명 또 똑같은 문제로 다투게 될 거야.
그때마다 네가 괴로워할 거 생각하면 미치겠어.
난 네가 힘들어 하는 거 보기 싫다.
정말 싫지만 네가 그만하자고 하면 그만 할게.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에 얼굴보고 얘기하자.]
 

 

 

지잉-’
 

 

 

[근데.. 난 아직 네가 좋아.]
 

 

 

넌 끝까지 날 울리는 구나.
 

 

 

* * *
 

 

 

잘 도착했나보네..”
 

 

 

인터넷을 가득 채운 엑소의 기사들로
그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어딘가 피곤해 보이는 모습.
 

안 그래도 힘들었을 텐데
내가 더 힘들게 한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그 뒤로도 매일 인터넷을 뒤적이며
그의 공연 사진을 찾아봤다.
 

노래하는 모습,
인터뷰하는 모습,
멤버들과 일상을 즐기는 모습.
 

사진을 볼 때마다 보고 싶은 마음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지잉-’
 

 

 

[드디어 내일이네.
도착하면 연락할게, 사랑해.]
 

 

 

해외에 도착한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를 보내오는 박찬열.
문자의 끝은 항상 사랑해로 끝이 난다.
그리고 난 매일 보는 그 세 글자에
여전히 설레고 있다.
 

아직은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
.
.
 

 

 

어서오세요.”
 

 

 

박찬열의 문자를 받고 도착한
동네의 한 카페.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해있어 데이트를 할 때
자주 이용했던 카페이다.
 

오랜만에 오니까 좋네.
 

카페 안을 두리번거리며 그의 모습을 찾았다.
 

 

 

“...왔어?”
 

.”
 

녹차라떼 맞지?”
 

 

 

미리 주문해 놓은 라떼를 건네며 물어오는 박찬열.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건네는 라떼를 받아들었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녹차 향을 맡으며
컵을 입으로 가져갔다.
 

맛있네.
 

잔을 내려놓으며 카페 안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공간, 익숙한 분위기, 익숙한 맛.
 

처음엔 모든 게 낯설었는데
지금은 이 공간에 있는 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생각은 좀 해봤어?”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조심스레 물어오는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박찬열.
 

 

 

.”
 

 

 

짧은 대답과 함께
라떼를 다시 집어 들었다.
 

입안으로 퍼지는 달달하고도 씁쓸한 맛.
 

 

 

익숙해져 볼게.”
 

“.....?”
 

처음에는 너랑 사소한 대화로 연락하는 게 신기했어
그러다가 익숙해졌고.
그래서 연락이 안되는 게 너무 힘들었나봐,
갑작스러워서.”
 

“.....”
 

이젠 그것도 익숙해져볼게.
어쩔 수 없잖아, 네 직업이 그런 걸.”
 

ㅇㅇ...”
 

솔직히 헤어질까 생각도 했었어.
근데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네 사진을
보고 있더라.
이젠 네가 내 일상이 되어버렸어.”
 

“.....”
 

네가 내 전부야, 열아.”
 

 

 

내 말에 자리를 옮겨 나를 안아오는 그.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의 품이 좋아서
나도 그를 꼭 안아주었다.
 

.
.
.

※만든이 : 둇대님 

 

 

 

<덧말>
 
안녕하세요, 둇대입니다!
많은 분들이 번외를 요청하셔서
이렇게 다시 왔어요.
원래 번외를 미리 써놓은 게 아니라서
다시 돌아오는 데 시간도 걸렸고
스토리도 많이 엉망이에요.
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그 이유도 있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다시 찾아온 것도 있어요ㅎㅎ
 
댓글을 보니까 분량에 대한 의견이 많았는데
그저 빨리 연재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댓글을 읽고
생각이 많아지게 되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좋다좋다 해주시니까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봐요.
 
너무 짧은 분량과 갑작스러운 전개에
아쉬워하셨을 분들께 죄송하단 말 드리고 싶네요.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주시고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 글을 쓸 때는
댓글을 읽고 제가 느꼈던 감정,
제 글을 읽고 느끼셨을 독자님들 감정 잊지 않고
조금 더 신중하게 써서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읽고 실망을 느끼셨을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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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엑소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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