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 Love - 34 (by.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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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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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다시 산다면-김필



.
.
.

경수와 함께 산 지 보름쯤 되던 날,
우린 곧 떨어져 살 준비를 해야 했다.




미안해 여보..”

잠시만, 그러니까
한 달 뒤에 간다고?”

갑자기 왜 그러는진 모르겠어..
.. 진짜… 2년이래..”


집에서 경수를 기다리며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야근을 마친 경수가 내게 들어와
한 달 뒤 유럽으로 떠나야 한다는 말을 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두준이도 갑자기 대구로 내려가더니
도경수는 아예 해외다, 참 나.


왜 여보가 가는 지는 물어봤어?”

몰라 팀장님도 자세한 건 모른대,
.. 거기서 어떻게 살아.. 여보 두고..”

꼭 가야돼…?”

미안 여보.. 근데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야..
내가 무슨 힘이 있겠어, 시키면 해야지..”


경수의 말에 마음이 착잡해 졌다.
이제 좀 경수랑 달달한 연애 하나 했는데,
갑자기 2년이나 떨어져 있어야 한다니..


지방이면 주말에라도 만나겠지만,
해외면.. 진짜 만나지도 못하잖아..


도경수랑 멀어지긴 죽어도 싫었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당장 둘 다
직장을 그만둘 수 없으니,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었다.
2년 동안 떨어져 사는 것.


.. 진짜..”


나보다 더 상심한 표정으로
힘없이 앉아있는 경수를 안아 주었다.


그래도 우리 맨날 통화하자 여보,
나도 그 쪽으로 한 번 갈 테니까,
여보도 한국 한 번 와, 알았지?”


애써 입꼬리를 끌어 올려 웃으며 말하자,
그런 나를 보며
미안해 죽겠단 표정을 하는 경수다.


.. 여보 진짜 미안..”

아니야 여보 잘못도 아닌데 뭐,
아직 한 달이나 남았어 여보
가기 전에 맨날 붙어있으면 되지, ?”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경수다.


나랑 하고 싶은 거 생각해 놔,
여보 가기 전에 다 하고 가자

…”


그리고 그 날부터,
우리는 매순간을 붙어 있었다.




오 여보, 치즈 봐..”


언젠가 꼭 같이 가자던
맛집들도 하나씩 다 가보고,


어떤거? 이거?”

아니 그 밑에큐빅 박힌 거


경수가 매일 끼고 다닐 거라며
커플링을 맞추자고 해서,
커플링도 맞추러 가고


.. 징그러운데

그래두 하나만.. ?”

여보는 안 징그러워?”

나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여보랑 하는 거면 난 다 좋아

“.. 마음대로 해


커플룩을 싫어하는 나한테
경수가 하도 조르고 졸라서,
결국 커플티도 하나 맞추고,


안녕하세요

사진으로만 보다
이제서야 실물로 보네, 들어와


하필 대학로에서 데이트하다,
박우진한테 그 모습을 들켜서는
도경수랑 우리 부모님도 뵈러 가고..


평소엔 나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남자친구란 소리에 얼마나 궁금해하던지.
얼굴 좀 보자며 하도 닦달해서
경수 사진을 몇 장 보내줬더니
잘생겼다고, 합격이라고 집으로 부르더라.
다행히 우리 가족 다 경수를 마음에 들어 했다.


여보 나 못 끼우겠어

여보 손재주 더럽게 없구나?”

“.. 왜 팩폭해 여보…”


도경수는 뭐 그리 나랑
맞추고 싶은 게 많은지,
커플 팔찌를 만들자며 공방도 데리고 갔다.
그리고,




…. 사랑해 여보….”


진짜 마지막 한 주 동안은,
맨날 한 것 같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시간이 너무 잘 흘러,
어느새 경수가 떠나기 이틀 전이 되었다.


여보 오늘은 짐 싸야지

알았어..”


짐 싸면 진짜 가는 것 같다고,
전날에 쌀 거라고 버티던 경수는
결국 내가 타이르자 캐리어를 꺼내 왔다.


일단 옷부터 넣고,
그다음 빈 자리에 먹을 거 넣자

..”


그리곤 잔뜩 울상인 얼굴로
옷가지를 꺼내 차곡차곡 넣었다.


생필품은 그 쪽에서 사고
먹을 걸 좀 들고 가자,
여보 한식 없이 못 살잖아

라면..”

알았어ㅋㅋㅋㅋ


라면 열 봉지, 고춧가루 두 봉지,
고추장 세 통을 넣자 캐리어가 꽉 차버렸다.


나머지는 그쪽에서 사요,
다는 못 들고 가겠다

..”

많이 비싸면 연락해,
내가 여기서 사서 보내 줄게

..”

집에서 밥 잘 해먹구,
귀찮다고 거르지 말고.”

…”

아직 가려면 이틀 남았어 여보 ㅋㅋ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경수를 또다시 안아서 달래 줬다.


매일 통화 할 거잖아, 그지?”

..”

근데 왜 이렇게 울상이야,
내가 반 년 뒤에 여보 보러 갈게

…”

가서 뭐 먼저 한다구?”

집 도착하자 마자 유심 바꿔 끼운 다음
여보한테 전화 하기..”

그래 착하다


갈수록 경수는 더 귀여워 졌다.
내가 왜 얘를 상남자라 생각했을까,
해맑고 귀엽기만 한 애기 같은데.



나 이 년 치 뽀뽀 해줘

“..나 반 년 뒤에 여보 보러 갈 건데?”

“..그럼 반 년 치만 해줘


내게 이렇게 말하고는
귀엽게 입술을 내미는 경수다.


피식 웃으며 경수에게 마구 뽀뽀를 해주자,
행복하다는 듯 웃더니


다른 데로 갈래 여보?”


라며, 소파에 앉아 있던 나를 들어
침대에 내리고는 키스를 하는 경수다.
아주 응큼해, 도경수.


반 년 치 뽀뽀 해 달라며?”

반년치 키스도 하려구

왜 여기서 해, 소파에서 하면 되지

알면서, 반년치 섹스도 하려고 그러지

미쳤어 ㅋㅋㅋㅋㅋㅋ


황당하다는 듯 웃자,


농담 아니야 여보


라고 하며 씩 웃더니,
다시 내게 키스를 하는 경수다.


.


출국 전 날 밤,
평소와 같이 경수를 끌어 안고 누운 채
잠을 청했다.


그런데 경수를 떠나 보내기 전날이라 그런지,
아무리 노력해도 잠이 안 왔다.


수야, ?”

아니 아직


그건 경수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더럽게 잠 안오네.


여보 다 챙겼지?”

.. 아마

카드 챙겼지?”


환전한 것도?”


먹을 거 다 챙겼어?”


빠뜨린 거 없지?”

응 여보


애써 밝은 척을 하며
경수에게 이것저것 묻자,
그런 나를 계속 물끄러미 바라보며 대답하더니
나를 꼭 끌어안는 경수다.



미안해 여보


그리고, 이렇게 말하며
내 머리에 뽀뽀를 해 주는데,
갑작스레 눈물이 터져 버렸다.


어 여보..”

.. 왜 이러지

이제 실감났나보다 여보,
아이.. 이리와 여보야


그런 나를 보며 당황하더니,
이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를 달래는 경수다.


미안 여보..
여보 우는 것 보니까 나도 눈물 날 것 같다


경수가 달래줬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


.. 진짜..
여보 두고 어떻게 가
여보 우는 거 보니까 너무 마음 아프다..”


그리고 곧 경수도,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 아니야 미안해


그런 경수의 품에 파고 들어
애써 눈물을 참으려 노력했고,
차츰 눈물이 잦아들었다.


여보…”

?”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내 시선을 피하며
경수가 느릿하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진짜 많이 생각해 봤거든..
여보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여보를 보내 줘야 하나 싶었는데..
근데 그러기엔 여보가 너무 좋아서
여보를 포기 못하겠어.. 미안해…”

그게 왜 미안해 여보,
나 여보랑 절대 안 헤어져


경수의 말에 또다시 울컥했지만,
눈물을 참으며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그리고 경수의 이마에, 눈에, 입술에
천천히 입을 맞췄다.



이쁘다


그런 나를 가만히 보던 경수는,
곧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알아, 이쁜 거

이젠 인정하네 여보,
맨날 아니라고 우기더니

내가 좀 예뻐


그리곤 동시에 웃음이 터져버린 우리다.


여보 많이 보고 싶겠다

됐어, 돈이나 열심히 벌어
빨리 결혼하게

알았어 여보..”


유럽으로 발령난 것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바로 돈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는 것.


매정해..”

“2년 바짝 벌어서 와,
나랑 결혼하고 싶으면

…”

나도 열심히 모으고 있을게


그리고 우린 약속했다,
경수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바로 결혼 준비를 하자고.


얼른 자 여보,
내일 일찍 나가야지

알았어, 여보도


그리고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우린 잠에 들 수 있었다.


.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말없이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가만히 바깥을 바라보며,
둘 다 말없이 손만 꼭 잡고 있었다.


.. 저기다

아 그러네


해외에 처음 나가는 경수인지라,
혼자 잘 찾아갈까 걱정도 되고
마침 출국날도 토요일이라,
경수와 함께 공항에 와 주었다.



줄 짱 길다..”

응 그러게,
여기서 수화물 부치면 돼

나 짐은 어디서 찾아?”

.. 환승할 땐 몸만 가면 돼,
도착하고 찾아요

아 그렇구나..”


그렇게 줄 서 있는 동안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손만 꼭 잡고 있었다.


비행기 표를 받고,
경수와 조금 더 있으려고 했으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바람에
경수를 보내주어야 했다.


여기로 들어가면 돼 여보

..”


그러나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지,
한참을 들어가지 않고 망설이는 경수다.
나도 경수를 보내기 싫은 마음에
경수를 들여 보내지 않고 있다가,


사랑해 여보


라며 경수가 나를 꼭 안는 순간,
이젠 보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랑해 여보, 잘 다녀와

, 반 년 뒤에 봐 여보

몸 건강히 잘 지내

응 여보도요, 아프지 마

얼른 들어가


그리곤 몸을 떼고 웃으며 경수에게 말했고,
경수도 애써 웃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여보 나중에 읽어


라며 내게 편지를 쥐어 주고,
손을 흔들며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이상하게 어제는 그렇게 울었는데,
오늘은 눈물이 하나도 안 나더라.
경수가 들어간 것을 보고,
곧바로 미련없이 지하철로 향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경수가 준 편지를 뜯어 읽어 보았다.


-안녕 여보,
몇 시간 뒤면 내가 떠나네.
여보한테 편지 써주고 가고 싶었는데,
여보랑 같이 사니까 시간이 잘 안 났어ㅠㅠ
다행히 오늘 여보가 먼저 잠들어서,
여보 안 깨게 조심조심 편지 쓰는 중이야

2년이 긴 시간인데도,
나 기다려준다고 해서 너무 고마워 여보.
몸은 멀리 있지만,
항상 여보를 생각하며 살게!
연락도 최대한 하구..

여보에 대한 내 마음은 절대 안 변할 거야,
여보도 그러리라 믿어요.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나 돌아오면 꼭 결혼하자 우리.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 ㅇㅇ아.


마지막 줄을 읽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도경수를 보낼 때도 괜찮았는데,
왜 이제서야 눈물이 나는지..


지하철에 타서도 눈물이 주체가 안 돼,
옆 사람이 볼까 고개를 푹 숙이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


..”


집에 들어오는 순간,
경수가 없음이 실감이 났다.
한 달 반을 같이 살아서 그런지,
경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현관에 경수 신발도 없고,
소파 위에 경수의 옷가지도 없다.
빨랫대에도 내 옷들만 걸려 있었다.


경수가 오기 전엔 너무나 당연하던 풍경이,
이젠 너무나 큰 그리움을 안겨다 준다.


마음이 울적해져,
일부러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 놓고는
볼륨을 계속해서 높였다.

그래도 웃음이 안 나더라.
경수랑 볼 때는 엄청 웃으면서 봤는데,
지금은 하나도 웃음이 안 나온다.


허기가 져 부엌으로 향했다가,
어느새 바껴 있는 냄비의 위치를 보며
경수가 이걸 여기다 두고 썼구나, 하고
또다시 경수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대충 요리를 하고는,
식탁에 앉아 티비를 보며 밥을 먹었다.
혼자라 그런지, 밥이 잘 안 들어가더라.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방 안에 아무도 없는 게
너무나 허전하게 느껴졌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내 옆에 있는 게 경수가 아닌
커다란 곰인형인 것도 너무 싫었다.


보낸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 경수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
이제 어떻게 살아가나, 싶었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와 한참을 뒤척였다.
그러다 12시 즈음 되어서는


카톡

-여보 나 경유하러 왔어!


경수의 카톡을 볼 수 있었다.


-여보 잘 도착했어?

-.. 줄 서서 타려고 기다리는 중

-안 불편했어?

-ㅠㅠㅠ 비행기 너무 불편해..
나 영화 두 편이나 봤지롱

-잘했어 ㅋㅋㅋ

-나 이제 타야겠다
도착해서 또 카톡할게 여보야

-응 ㅎㅎ

-사랑해 여보


그렇게 울적했는데,
경수의 카톡 하나에
어느새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경수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하고는
자는 걸 포기하고 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폰으로 경수와 찍은 사진도 보고,
경수가 보냈던 문자들도 읽다 보니
순식간에 2시간이 지나 있었다.


-여보 나 도착!

-잘했어 여보, 유심은 샀어?

-응 이따 들어가서 갈아 끼우려구,
그 때 통화하자 여보야

-응 ㅎㅎ 어디야?

-짐 찾으려고 기다리는 중..
여기는 좀 추운 것 같아 여보

-아 진짜?

-응 다들 긴 팔 긴 바지에
위에 점퍼도 걸치고 있어..

-여보 따뜻하게 입어

-응응
나 짐 찾았다! 이따 또 연락할게

-알았어 여보


잘 도착했구나,
처음 해외 간다면서 걱정하더니
알아서 잘 찾아가네, 우리 경수.


그렇게 경수와 카톡을 끝내고,
한 삼십분이 지나자
국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여보세요?”



여보!!! 나에요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

이 번호 저장해 여보,
이제 여기로 전화 걸면 돼!”

응 알았어 ㅎㅎ 집이야?”

응 여보, 집 되게 좋다

아 정말?”

.. 벽이 온통 흰 색이라
조금.. 무서운 것 빼고는 좋아요

앜ㅋㅋㅋㅋㅋㅋㅋ

난방도 잘 되구…”

알아서 잘 찾아갔네 여보

, 여기 공항이랑 가까워!
근데 여기 교통비 짱 비싸다

얼만데?”

지하철로 20분쯤..? 왔는데
3600원 나왔어.. ..”

.. 맨날 걸어다녀 여보

웅 그러려구..”

거긴 몇 시야?”

여긴 저녁 8!
한국 시간에서 7시간 빼면 돼

아 그렇구나.. 그래그래
피곤할 텐데 얼른 씻고 자

응 여보도 늦었는데 얼른 자,
사랑해

나도 사랑해 여보

바바이


경수의 해맑은 목소리를 들은 뒤,
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래, 곁에는 없어도
매일 이렇게 전화하면 되지.

애써 그렇게 위로를 하며, 폰을 엎어 두고는
다시 잠을 청했다.

.
.
.

※만든이 : HEART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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