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하고 나는. 그래, 우리는. (by. 당근맛)


'당근맛'님의 첫작품입니다.
독자님들의 많은 응원부탁드려요.
게시글+투표가 가장 큰 응원!

────────────────

, ㅇㅇㅇ!”
 
, !!”
 
너 또 지각이냐?”
 
어쩌라고. 왜 아침부터 시비냐.”
 
에이, 오늘은 또 왜 그러실까.”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 어깨에 팔을 올리는 너.
 
뭐하냐. 안내려?”
 
친구끼리 뭐 어때. 안 그래?”
 
그래. 우리는 친구니까.
그러니까 괜찮다는 너. 나는 하나도 안 괜찮은데.
 
우리가 언제부터 친구였더라...
그리고 또 네가 내 친구가 아니게 된 건 언제부터였지.
 
***************************
 
중학교 3학년. 나는 전에 살던 곳을 떠나
지금 살고 있는 이곳으로 전학을 왔다.
그리고 여기서 너를 만났지.
전학을 온건 2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미 다른 아이들은 끼리끼리 무리를 형성한 뒤였고,
전학생인 나는 그저 새로운 아이.’ 그뿐이었다.
나는 그런 아이들 사이에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전학 온 지 일주일 정도 되던 날,
담임 선생님께서는 전학 온 친구가 있으니
친해질 겸 자리를 바꾸자고 하셨다.
그리고 바뀐 내 짝꿍.
 
그게 바로 너였다.
 
***************************
 
안녕?”
... 안녕.”
 
너는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곤 혼자서 나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그때는 참 귀찮은 애라고 생각했는데.
 
너 이름이 ㅇㅇㅇ이라고 했지?”
 
. 너 이름은 뭐야?”
 

 
나는 유민규야!”
 
내 이름을 말하는 너에게
나도 예의상 이름을 물어봤을 뿐인데.
너는 신나서 대답을 해줬다.
 
너 전학 온 지 일주일 정도 됐지?”
 
.”
 
친구는 많이 생겼어?
아직 일주일 밖에 안됐으니까 그렇지는 않으려나...?”
 
너의 순수한 그 물음에 나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원래 말수가 없기도 했지만,
으레 그렇듯 전학을 와 온 아이들의 관심사가 된 내가
맘에 들지 않는 아이들은 나와 함께 놀지 않았으니까.
 
그럼 나도 친구 별로 없으니까 나랑 친구하자!”
 
?”
 
? 싫어?
난 너랑 친구하고 싶은데.”
 
나와 친구를 하고 싶다는 너.
자신도 친구가 없다고 말하는 너.
친구가 없기는.
 
너는 내가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도
주변에 늘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가끔씩 들리는 여자아이들의 말에
네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너는 그런 아이였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친구하자. ?”
 
그래.”
 
!! , 나 전학생이랑 친구다!!”
 
, 그래. 좋겠네.”
 
나는 너의 끈질긴 물음에 알았다고 대답을 했고,
내 대답을 들은 너는 그대로 앞자리 친구에게
나 전학생이랑 친구다!!’라며 자랑했다.
네 모습에 나는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그게 너와 나의 시작. 우리의 시작.
 
***************************
 
그 때 이후로 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나도 모르게 너와 얘기를 하게 되고, 놀게 되고.
밥을 먹을 때마저도 너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우리는 같은 학교에 진학을 했다.
 
!! 너 몇 반이냐?”
 
“2. 너는?”
 
!! 나도!!!! 우리 또 같은 반이네.”
 
그러게.”
 
뭐야. 반응 왜 그래? 안 좋아?
나랑 같은 반 됐으면 와아너무 좋다~ 이래야지!”
 
와아. 너무 좋다.”
 
. 영혼이 없는 거 같지만 봐줄게.”
 
이렇게 우리의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됐다.
 
그런데 우리가 아닌,
내 시작은 어디였지?
 
***************************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더운 여름날 방학하기 전 마지막으로 학교에 나오는 날.
여름 방학식이었다.
 
, 진짜 덥다. 그치?”
 
그러게. 그래도 오늘로 방학이다!”
 
좋냐?”
 
. 완전.”
 
이제 나 맨날 못 보는데?
그래도 좋아?”
 
“......”
 
어째서인지 나는 너의 장난스런 그 물음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너는 그저 장난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냥 평소처럼 무심코 내뱉은,
그저 그런 한마디를 나는 너무 깊게 생각했다.
그때 나는 너를 좋아하는구나.’라고
자각하게 되었다.
 
, 그때가 내 시작이구나. 그때부터였다.
내 마음은. 내 사랑은.
 
내가 너와 친구가 아니게 된 게 그때부터구나.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식.
***************************
 
나는 괜찮았다. 짝사랑이라도 괜찮았다.
친구로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랬었다. 그 전까지는 말이다.
 
네가 나에게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다고 말하던 날.
친구로라도 좋다는 내 생각이 무너지던 날.
그리고 내 마음이 부서지던 날.
그 날은 나는 심장이
저 아래로 추락하는 듯,
누군가가 내 심장을 움켜쥐는 듯 하는 느낌을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이 시작된 4.
그해 봄의 막바지였다.
 
***************************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날.
너와 나는 운이 좋게도 같은 반이 되었다.
 
학교가 끝나고 함께 집에 돌아가던
어느 날 오후.
너는 내게 말했다.
 
있잖아. 나 좋아하는 애 생겼다?”
 
...?”
 
너의 그 말에 나는 어떻게 반응했었지?
사실 많이 당황했다.
표정에 티가 많이 나지는 않았었나.
 
“4반에 있는 앤데, 걔가 먼저 말을 걸었어.”
 
그 아이가 먼저 말을 걸었다며
나에게 이야기 하는 너.
그런 너의 이야기를 나는 미련하게도
함께 놀이터 구석에 있는 벤치에 앉아 모두 들었다.
너는 그 아이의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나도 좋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서 나도 너를 따라 웃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함께 하교하던 4.
그해 봄의 막바지에서
떨어지는 마지막 벚꽃을 보며 웃는 너는
사랑에 빠진 순수한 소년이었고,
그 벚꽃은 내 마음이었다.
나는 떨어지는 벚꽃이었다.
 
그날 집에 돌아가서 많이 울었다.
침대에 누워 저녁도 먹지 않고
혼자 이불속에서 펑펑 울었다.
 
너에게 나는 친구였다.
나에게 너는 친구이면서도
친구가 아닌데 말이다.
 
***************************
 
내게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말한 후로
너와 그 아이는 가까워졌고
그 아이는 너를 보러 교실에 찾아오기도 하고
네가 그 아이를 보러 찾아가기도 하고.
너와 가까이 지내는 나를 보고는
그 아이가 질투를 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럴 때마다 슬쩍 웃으며
다른 친구들에게로 가기도 했다.
너와 그 아이는 정말 잘 어울렸다.
내가 그 흔한 질투도 하지 못하게.
그 아이를 시기하지도 못하게.
모든 아이들이 둘이 잘 될 거라고 말하곤 했다.
너는 봄이었다.
 
그리고 그해의 여름.
너는 그 아이에게 고백을 했다.
그리고 시원하게 차였다.
 
너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은 그 아이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아이도 너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모두들 그렇게 말하곤 했다.
둘이 서로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너의 고백을 그 아이는 밀어냈다.
그리고 맞이한 방학.
방학이 시작되고 난 뒤
너와는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너는 내 연락을 잘 받지 않았고,
내게도 연락을 잘 해오지 않았다.
그저 간간히 서로의 안부를 묻는
형식적인 내용의 문자만이 있을 뿐.
평소에 하던 연락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개학.
너는 이제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학교에 나왔다.
나도 괜찮다는 듯이 너에게 웃어주었다.
 
개학하고 난 후
너는 그 아이와 만나지 않았다.
그 아이는 너를 찾으러 우리 반으로 오지 않았고,
너도 그 아이를 찾으러 5반으로 가지 않았다.
너의 사랑도 끝이 난 줄 알았다.
 
개학한 뒤 일주일 정도 흘렀을 때,
그 아이는 다시 너를 찾으러
우리 반으로 오기 시작했다.
그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전히 너는 그 아이를 찾으러 가지 않았다.
 
그리고 너는 나에게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고 할 때처럼
다시 나에게 말을 건네 왔다.
함께 하는 하굣길이었다.
 
사실, 방학동안 나 애들하고 연락을 안했어.
그래서 니 연락도 잘 안 받았고. 미안.”
 
아니야. 괜찮아.”
 
 
너는 좋아하지 않는 남자애 손,
잡을 수 있어?”
 
? 갑자기 무슨?”
 
좋아하지 않는 남자애 손
잡을 수 있냐고.”
 
아니. 좋아하지도 않는데
손을 왜 잡아.”
 
그래? 그럼 친한 친구 손은?”
 
여자애들끼리는 팔짱도 끼는데 뭐.”
 
그런가? 엄청 친한 남사친 손은?”
 
엄청 친한 남사친?”
 
. 너 내 손 잡을 수 있어?”
 
... 딱히 잡고 싶진 않은데?”
 
아니야. 사실 난 네 손 잡고 싶어.
네 손 잡고서 걷고 싶어.
네 여자 친구가 하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친구잖아.
나는 너를 잃고 싶진 않아.
그러니까 나는 잡고 싶지 않다고 대답할게.
 
그렇구나.”
 
왜 그러는데?”
 
나는 떨어지는 벚꽃이 된 그날처럼
너와 함께 놀이터 구석 벤치에 앉아서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때와 다를 게 없었다.
 
사실 얼마 전부터 다시 연락이 왔어.”
 
“......”
 
나는 차였는데.
다시 연락이 와서 처음에는 당황했어.”
 
...”
 
어제 걔가 내 손을 잡았어. 팔짱도 끼고.
그때 분명히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한테 그렇게 말했었는데.”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너의 목소리는
나에겐 너무나도 아팠다.
짝사랑.
내가 하고 있어서 잘 알고 있다.
되게 아픈데.
그래서 너는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너와 그 아이가 잘 되기를 빌었다.
그런데 너도 하는구나, 짝사랑.
 
아프면서도 그 아이를 밀어내지 못하는 
네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런 너를 보는 내가 너무 아파서.
나는 너에게 말했다.
 
네가 물어봐. 그 애한테 직접.
왜 그러냐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왜 그러냐고.
왜 밀어내지 못하냐. 나에게 묻고 싶었다.
 
그날 저녁, 너는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는 나에게 울면서 전화를 했다.
 
왜 울어. 무슨 일이야.”
 
너는 한참 전화를 붙잡고 울더니
나에게 이야기했다.
네 사랑이 끝났다고.
 
물어봤어. 왜 그러냐고.”
 
?”
 
그랬더니 헷갈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좋아하는 남자애가 생겼다고.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라.”
 
...”
 
먼저 내 손도 잡았는데...
나한테 팔짱도 꼈으면서...”
 
나는 너에게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울던 네가 안쓰러우면서도
그런 네가 아프면서도
그 아이와 네가 끝났다는 게
그게 기쁘기도 해서.
그래서 나는 너를 위로하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가을로 접어들었다.
 
다음날 너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학교에 왔다.
나에게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대했다.
나도 그랬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지냈다.
 
사실 그게 마음이 더 편했다.
내가 너에게 마음을 전해서 친구마저도 못하게 되면
나는 너무 슬플 것 같아서.
 
***************************
 
, 유민규!”
 
, !!”
 
너 지각이냐?”
 
어쩌라고. 왜 아침부터 시비냐.”
 
에이, 오늘은 왜 그러실까.”
 
자연스레 네 어깨에 팔을 올리는 나.
 
뭐하냐. 안내려?”
 
친구끼리 뭐 어때. 안 그래?”
 
너하고 나는. 그래, 우리는
친구니까.
 
*
*
*
 
언제부터였더라.
그래. 처음에는 그냥 전학생.
이렇게 시작했지.
근데 왠지 모르게 너한테 말을 걸고 싶었어.
그래서 친구하자고 내가 그랬잖아.
그때부터였지.
우리가 친구였던게.
 
그리고 네가 내 친구가 아니게 된 건
아마 그때였을거야.
 
***************************
 
내가 4반 그 아이에게 시원하게 걷어차이고
아무 일 없이 지내면서
서서히 그 아이가 잊혀질 때 쯤.
 
그래. 그 해의 추석연휴.
 
내가 여름방학식 날
너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던 것처럼
너도 나한테 장난스레 말해왔지.
 
***************************
 
. 드디어 연휴다.
시험도 끝났겠다. 편하게 놀면되네.”
 
학교 안 나올 생각하니까 좋냐?”
 
. 완전 좋아.”
 
그동안 나 못보는데?”
 
“...그렇네.”
 
...?”
 
그때 나도 모르게 튀어나간 말.
나도 당황하고,
너의 표정도 나 당황했어요.’
 
너 안 볼 생각하니까
너무 좋아서.”
 
. 진짜 나빴다.
그래. 살이나 엄청 쪄서 와라!”
 
당황해서 얼버무렸어.
그때부터 자꾸 네가 아른거렸어.
네가 좋아졌나봐.
 
***************************
 
그 뒤로 네가 하는 행동들이
너무나도 귀여워 보이고,
자꾸 보고 싶고.
 
그렇지만 내색할 수 없었어.
왜냐하면 우린 친구잖아.
나는 너를 잃기 싫었어.
 
그런데 너는 평소와 같이 행동하는게
너무 얄미워 보였어.
 
***************************
 
, 유민규!”
 
, !!”
 
너 지각이냐?”
 
어쩌라고. 왜 아침부터 시비냐.”
 
에이, 오늘은 왜 그러실까.”
 
자연스레 내 어깨에 팔을 올리는 너.
 
뭐하냐. 안내려?”
 
친구끼리 뭐 어때. 안 그래?”
 
너하고 나는. 그래, 우리는
친구니까.

.
.
.

※만든이 : 당근맛


글쓰기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