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OUT - 06 (by. 둥둥미들)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조금 늦었죠?
대신!! 이번 편은 분량이 엄청 많아용!!
 
아 그리고 댓글에 질문이 있던데
프로젝트에 실패해도 일단은 계속 함께 할 수 있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ㅠㅠ
나중에 뒷이야기를 보시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
<Bla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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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ㅇㅇㅇ
황민현
김태형
 
 
 
 
 
 
#
 

나 안보고 싶었어? ”
 
꺄아- ”
 
뒤에서 갑자기 껴안아오는 손길에 깜짝 놀라 주저앉았다.
 
 
아 미안해 많이 놀랐어? ”
 
누구..? ”
 
오랜만에 봤다고 해도..
이렇게 무심할 수가...너무해. ”
 
아니..진짜....모르겠는데.. ”
 
이봐요
진짜 모르겠다고요.
 
 
난 눈치를 슬쩍슬쩍 보며
애꿎은 손톱만 만지작거렸다.
 
 

진짜 너무해...김태형이잖아!
열심히 돈 벌고 왔더니
어떻게 서방님을 못 알아봐? 실망이야. ”
 
 
 
진짜
 
대박
 
리얼
 
완전
 
멘붕이다.
 
 
생긴 걸 보아하니
나와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데
 
이 젊은 나이에 무슨 결혼이라니
역시 어마무시한 곳이다.
 
 
 
일단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게 좋겠지?
 
아 장난이지 장난! ”
 
 
난 실실 웃으며
그 남자의 어깨를 툭툭 쳤다.
 
 
? 반말 쓰는 거야? ”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반말 쓰면 안 되는 건가?
 
 
아니요! ”
 
 
일단 장단에 맞추자고
 
 
 
 
 

- 들어와 내가 밥 차려놨어! ”
 
 
한 손엔 내 짐을
나머지 한손은 내 손을 잡곤
집으로 들어간다.
 
 
 
 
왠지 참 피곤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우린 집으로 들어와 밥을 먹었다.
 

어때? 괜찮아? ”
 
네 맛있어요! ”
 
 
밥을 먹는 중에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날 뚫어지게 쳐다보며 웃던지..
 
채할 뻔 했다.
 

우리 이거 먹고 별 보러 가자! ”
 
별이요? ”
 
! 우리 자주 보러갔었잖아. ”
 
 
아 그랬구나?
별을 자주 보러갔었구나
 
 
그러고 보니 여긴 시골이니깐
별이 엄청 잘 보일 것 같긴 하다.
 
 
 
우린 밥을 다 먹고 대충 치운 후
집 지붕위로 올라갔다.
 
아니!!
별 본다면서!
망원경으로 보는 거 아니었어?!
 
기울어진 지붕 위를 오른다는 것부터 맘에 안 든다.
 
떨어질 것 같아 울상이 된 나를 보고 막 웃더니
 

으이그- 여보는 나 없으면 어떻게 살래? ”
 
아 혼자 갈수 있어요오오- ”
 
이 사람이!
나도 혼자 할 수 있다고!!
 
단지 밑을 내려다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리가 떨릴 뿐
 
 
 
순간 넘어질 뻔 한 나의 어깨를 탁 잡아주는데
 
 
근데 난 이제 여보 없으면 안 되는데... ”
 
 
괜히 가슴이 간질간질 거렸다.
 
 
 
 
자리를 잡고 앉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와 진짜 이쁘다. ”
 
별들이 쏟아져 내릴 듯
엄청 밝게 빛나고 있었다.
 
 
 
 
우린 한 참을 말없이 별을 감상하고 있었다.
 
 
 

있잖아.......여보도 나 많이 사랑하지? ”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곤
환하게 웃는 모습이
 
꼭 저 하늘의 별 같았다.
 
 
하지만 참 난감하다.
 
저런 말을 하면....
난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하는 걸까?
 
 
새로운 자아가 이럴 때 딱 나타나야 하는데
왜 아직까지 ㅇㅇㅇ냐고!
 
 
대답 안 해도 괜찮아. 내가 더 잘할게. ”
 
 
당황한 내 표정을 읽은 건지
다시 환하게 웃으며 내게 말한다.
 
 
미안해요..
도저히 뭐라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위해서인지
우리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그는 날 2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결혼 한지는 약 1년 조금 안되었다고
신혼이라는 둥, 부끄럽다는 둥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잘 논다.
 
그러면 뭐해 난 오늘 처음 봤는데
 
 
 
-
 
 
꽤 늦은 밤이 깊었고
 
난 대충 씻고 푹신한 침대에 몸을 뉘었고
 
...서방님도 내 옆에 누우셨다.
 
 
한 침대에 남자와 함께 눕다니
진짜 세상 말세다.
 
그것도 오늘 처음 본 남자와!!
 
난 경직된 채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잠이 안와? ”
 
아 그게.. ”
 
 
아니
잠이 올 수 있겠냐고!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고
 
오늘 처음 본 낯선 남자와 같이 침대에 있는데!!!
 
 
..불편하면 내가 내려가서 잘게! ”
 
또 해맑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면
거참 내가 미안해지잖아요.
 
아니.....괜찮아요. ”
 
아니야. 오늘은 내가 내려가서 잘게!
편하게 자야지- ”
 
 
끝내는 서방님은 바닥에
난 침대에서 자게 되었다.
 
 
여러모로 참 힘든 밤이었다.
 
 
-
 
코끝이 간질거려 눈이 떠졌다.
 
 
언제 침대 위로 왔는지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서방님의 머리카락이 내 코에 대이고 있었다.
 
 
나는 서방님이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어제 잠을 좀 설쳤더니
몰골이 엉망이다.
 
 
 

잘잤어? ”
 
 
내 인기척에 깬 건지
눈을 채 다 뜨지도 못한 채
퉁퉁 부은 얼굴로 나와 마주했다.
 
..
 
난 잘 못 잤는데
 
아 그럼 좀 더 주무세요. ”
 
- 싫어 오랜만에 만났는데
오늘 우리 데이트하러 나가자! ”
 
 
-
 
그렇게 우리 둘은
시골집을 떠나 시내로 나왔다.
 
 
같이 차도 마시고,
서방님은 내게 분홍색 머리핀도 선물해 주셨다.
 
 
 
내가 어떤 옷을 몸에 대던,
어떤 악세사리를 몸에 지니던
 
 

 
와 누구 여잔지 진짜 너무 예쁘다. ”
 
 
항상 예쁘다고 해주신다.
 
 
 
가끔 내가 음식을 먹다 입에 뭘 묻히고 먹어도
 

나보고 닦아 달라고 묻히고 먹는 거지? 귀여워- ”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날 바라보신다.
 
 
 
또한 오늘은 서방님에 대해 꽤 알게 된 날이다.
 
 
서방님은 코코아,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달달한 음료를 좋아하신다.
그리고 내가 무얼 하던 항상 예쁘게 봐주신다.
 
 
아직은 그 시선이 어색하지만
싫진 않다.
 
 
 
사실 내색하진 못했지만
그의 밝은 미소는 바라보는 
나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우리 떨어지지 말자
 
잡은 손을 더 꼭 고쳐 잡는다.
 
 
 
길거리 음식을 사먹고, 구경하며 걸어가다
 

? ㅇㅇㅇ? 맞지? ”
 
민현오빠를 만났다.
 
 
? 민현오빠
 
너 어디 있었던 거야?
집에 찾아가도 없고...연락도 안되고.. ”
 
오빠의 표정을 보니
꽤나 많이 걱정을 했던 것 같다.
 
 
너무 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떠났었네.
 
 
..그게..좀 말하자면 긴데
 
 

누구야? ”
 
아 인사하세요. 여긴 저랑 친한 황민현 오빠예요! ”
 
안녕하세요. ㅇㅇ남편 김태형입니다. ”
 
서방님의 말에 민현 오빠의 
날카로운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남편? ”
 
오빤 뭐가 마음에 안 드는 듯
혀로 입술을 축이곤 앙 다물었다.
 
 
응 그렇게 됐어요. ”
 
 

근데, 난 이 결혼 허락한 적 없는데? ”
 
? ”
 
이게 뭔 상황이래니?
 
 

그쪽이 ㅇㅇ와 어떤 관계였든 간에
저희 사랑은 막지 못했을 겁니다. ”
 
아니 참 이런 오글거리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도 내뱉는다.
 
그리곤 나와 맞잡은 손을 풀고는
내 어깨를 감싼다.
 
ㅇㅇ없인 못살거든요
 
 
뭔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 이 묘한 분위기에서 얼른 빠지고 싶다.
 

조심하세요. ㅇㅇ노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거든요. ”
 
 
네 걱정 마세요. 제가 잘 하면 되니깐요. ”
 
 
민현오빠는 서방님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곤
날 보고 씽긋 웃으며
 

한 번씩 전화도 좀 하고 그래. ”
 
알겠어요. 오빠도 심심하면 전화해요. ”
 
난 네 번호 모르는데? ”
 
아 그렇구나
 
아 됐어,됐어!
남의 집 여인을 왜 자꾸 넘보려 하시나. 얼른 가자! ”
 
서방님이 나를 자신의 품에 확 안아 이끄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민현오빠에게 번호를 주지 못했다.
 
으에에? ,민현오빠 먼저 갈게요!! ”
 
 
민현오빠가 걱정하지 않게
나중에 집에 도착하면 바로 연락해줘야겠다.
 
 
-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
 
 
오랜만에 본 민현 오빠랑
제대로 된 인사도 못하고..
 
서방님은 민현오빠를 만난 이후로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설마 삐진 건가?
 
쫑알쫑알 거리던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지니 어색해 죽겠네.
 
 
저기...아까 일 때문에 삐졌어요? ”
 
 

아니야 그런 거.. ”
 
 
또 다시 침묵
 
보아하니 삐진 게 맞는 듯한데-
 
에휴 나도 모르겠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하늘이 어둑어둑 한 것이
꼭 비가 내릴 것 같다.
 
 
미안해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침묵을 깨고 서방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와 동시에 비도 한 방울씩 투둑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장모님께 들었어. 납치당했었다며
정작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서방님은 비에 젖은 강아지 마냥
울상이 된 채 내게 말했다.
 
 
난 괜찮은데
정말 미안해하는 것 같다.
 
전 괜찮아요. ”
 
거짓말. ”
 
거짓말 아닌데...
 
진짜 괜찮은데...
 
 
있지. 여보는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은 척 할 때마다
눈이 살짝 빨게 지는 거 알아?
다른 사람은 속여도 난 못 속이지- ”
 
 
그래 어쩌면
 
매번 나보다 상대의 기분을 챙기기 급급해서,
 
또는
 
괜찮지 않다는 말보다
괜찮다는 말이 어느새 익숙해져버려서..
 
내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
 
난 살면서 단 한 번도
나 자신만을 위하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
 
타인에 의해 내 감정을 택했을 뿐
 
 

있지- 난 여보가 많이,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여보가 어디에 있든, 누구랑 있든지 간에 히히-
뭐 나랑 있을 때 더 행복하면 좋고
 
고마워요. ”
 
 

그러니깐!
가끔은 화도내고, 투정도 부리고,
슬프다고 울기도 하고,
진짜 ㅇㅇㅇ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ㅇㅇ의 하나뿐인 서방님이니깐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아 쑥스러워- ”
 
 
어쩌면 서방님이 나보다
더 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네요.
 
참 생각이 많아진다.
 
 
어느새 집에 도착했고 비도 점차 잦아들었다.
 
 
-
 
 
오늘 별 보러 올라갈까? ”
 
좋아요. ”
 
우리 둘은 손을 잡고 지붕 위로 올랐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로 손을 꼭 잡고
예쁜 밤하늘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날 정말 좋아해요? ”
 
 

아니- 사랑하는데? ”
 
밤하늘을 향해 있던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맞췄다.
 
 
그럼 왜 날 사랑하나요? ”
 
사랑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여보를 보면 심장이 뛰고, 같이 있고 싶으니깐
 
잡고 있던 손을 들어 내 손등에 입을 맞추곤 웃었다.
그의 웃음에 나까지 웃음이 났다.
 
 
그리고
 
나보다 나라는 사람을 더 신경써주고
정말 날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것이 느껴져
진심으로 고마웠다.
 
 
오늘은 같이 침대에서 자요.
어차피 침대로 올 거면서 바닥에서 잔다는 말은 왜해- ”
 
 

? 들켰네 히히
 
 
처음엔
 
감정표현에 서툰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힘든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를 알면 알수록
배우고 싶은 점도 많고,
나보다 날 더 좋아해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점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
 
 
-
 
 
 

잘잤어? ”
 
눈을 뜨니 서방님이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셨다.
 
 
서방님은 오늘부터 다시 일터에 나가신다.
그래서인지 힘이 없어 보인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 ”
 
시간이 아까워서 볼 수 있을 때 여보 얼굴 많이 보려고
 
에이- 그게 뭐예요. ”
 
배고프지? ”
 
아니요. 방금 일어나서 아직은 괜찮아요. ”
 
그럼 나중엔 배고플 테니깐 지금 밥 차릴게! ”
 
오늘은 같이 차려요! ”
 
매번 얻어먹기만 할 순 없지!!
 
주방으로 가는 그를 얼른 따라 나섰다.
 
이리와, 앞치마 매줄게! ”
 
난 순순히 그의 말에 따랐다.
 
 

- 어떡하지 너무 귀여워 강아지 같아. 말 잘 듣는 강아지. ”
 
? 강아지라뇨! ”
 
왜 강아지 귀엽잖아. 여보처럼 작고 또 사랑스럽고.. ”
 
아아 됐어요. ”
 
서방님은 앞치마를 손수 입혀주곤
끈을 매주었다.
 
쑥스러워 하긴- ”
 
 
서방님 스스로 자기 앞치마 끈을 매려 하기에
 
,제가 해드릴게요!! 크음.. ”
 
내가 도와주고 싶었다.
 
 
,여보가? ..그럼 나야 고맙지
 
분명 쉽게 맬 수 있는 끈인데
왜 이렇게 손이 덜덜 떨리는지 어휴
 
 
,다됐어요! ”
 
고마워요- 자 그럼 시작할까? ”
 
! ”
 
그럼 오늘 메뉴는 김치찌개 어때? ”
 
좋아요! ”
 
그럼 여보가 양파를 썰어줘
 
난 양파 껍질을 벗긴 후 물로 헹구고 도마 위에 놓아두었다.
 
정말 오랜만에 잡아보는 칼이다.
 
 
아참- 칼 쓸 때 조심하고
 
바쁘게 김치를 썰고 볶던 서방님은
내 손에 쥔 칼을 보자 주의 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난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칼을 꼭 쥐고 양파를 썰었다.
 
훌쩍- ”
 
아 진짜 양파 때문에 눈물이랑 콧물이 자꾸 흐른다.
추해보이게
 
여보 눈 많이 맵지? ”
 
“ (훌쩍) 괜찮아요! ”
 
 
비록 눈물, 콧물은 나오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지
절대로 양파에게 지지 않을 거다!
 
 
잠깐만
 
칼질을 열심히 해대던 내 손을 덥석 잡곤
뚫어지게 손가락을 쳐다본다.
 
,왜요? ”
 
 
“ ? ”
 
?
피라니?
 
손 베인 적이 없는데?
 
 

으휴- 안따가워?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깐. ”
 
한숨을 푹 쉬고는
자기가 아픈 것 마냥 얼굴을 찡그리며
구급약통을 챙겨와 내 손가락을 소독하고 약을 발라주었다.
 
 
여보 피부가 너무 연약해서 칼등에도 손이 베이네.
미안해 괜한 걸 시켜가지고.. ”
 
에이- 뭐가 미안해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건데! ”
 
근데 현실에서도 내가 이렇게 피부가 약했었나?
기억이 안 나네...
 
자 다 발랐다.
어차피 요리는 거 진 다 됐으니깐
이제 식탁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요- ”
 
서방님은 마지막으로 반창고까지 붙여주곤
주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도와주려고 그랬는데
괜히 민폐만 끼친 것 같아 미안해진다.
 
 
 
 

어때? ”
 
턱을 괴곤 긴장되는 듯
나의 반응을 살폈다.
 
 
맛있어요! ”
 
 
내 반응에 만족했는지 환하게 웃곤
그제 서야 자신도 숟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
 
나도- 오늘은 여보랑 같이 요리 해서 더 맛있는 것 같아
 
참 낯간지러운 말들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부끄럽게 말이야
 
-
 
 
오늘 일 빨리 끝내고 올 테니깐 집에서 놀고 있어. ”
 
어휴- 알겠어요, 알겠어! 내가 무슨 앤가- ”
 
아무래도 나 혼자 집에 있는 게 많이 걱정 되는지
현관 앞에서 몇 분 째 이러고 있다.
 
 
 
그럼 다녀올게- ”
 
 
그의 잔소리에 지친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제 서야 다녀온다는 말을 하며
싱긋 웃곤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다녀오세요! ”
 
 

여기- ”
 
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몸을 굽혀 자신의 볼을 톡톡 손으로 친다.
 
? ”
 
- 내가 말로 해야겠어? ”
 
왜 그러시는데요? ”
 
도저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에휴- 정말!
뽀뽀 해달라구-
부끄럽게 내가 이렇게 말해야겠어? ”
 
 
?! ”
 
아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래
뽀뽀?
뽀뽀?!?!?
뽀뽀뽀뽀뽀?!?!?!?
 
 
 
세상에나
마상에나
첫 키스도 못해본 처자에게!!
 
 
아 얼른 늦었어 빨리!! ”
 
, 아니 그러니깐 그게
 
빨리! 나 늦으면 여보 탓이야! ”
 
,알겠어요, 알겠어! 하면 될 거 아니야! ”
 
 
난 눈을 질끈 감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뭔가 말캉한 느낌인데...
 
 
젤리 같기도 하고...
 
 
아니
명랑 젓 같은...
 
 
이게 무슨 느낌이래니
 
슬쩍 눈을 떠보니
 
아니!!!!
 
 
이것은!!!!
 
 
볼이 아닌
 
 
 
 
입술..
 
 
그니깐 입술과 입술이...
 
 
맞붙어있는 이것은...
 
 
 
 
나의 첫키스였다..
 
 
 
난 그 상태 그대로 얼어버렸다.
 
 

,아니 여보가 빨리 안 해서
내가 가려다 고개가 이렇게 돼버린 거 있지?
그러니깐
 
우리..한 번 더 할까? ”
 
 
 
-
 
 
오늘은 서방님이 쉬는 날이다.
그리고 햇살 또한 쨍쨍한 날이었다.
 
 
뽀뽀 사건 이후로
내가 잠깐 서방님을 피하긴 했으나
뭐 뛰어 봤자 벼룩 아니겠는가?
 
아무 의미 없는 피함이었다.
 
오히려 더 붙어대는 서방님을 떼어내느라 고생했다.
 
어쩌면 그 덕에 지금 엄청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여보! 오늘 이불 빨까? ”
 
좋아요. ”
 
 
서방님이 대야와 이불을 가져왔고
난 가져온 대야에 물을 받고 있었다.
 
 
어느 정도 대야에 물이 차
치마를 걷어 올리고 대야 안으로 들어갔다.
 
으 차갑다.
 
 
? 아직 세제 안 넣었는데 벌써 들어갔어? ”
 
...맞다..깜빡했네요. ”
으쌰
 
으에? ”
 
서방님은 날 안아들어 대야 밖에 내려놓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세제를 풀었다.
 
크흠!
 
번쩍 날 안아들어
 
사실 아주
진짜 아주 조금 설렜다.
 
 
자 이제 들어가자

우린 서로의 손을 맞잡고
맨발로 좁은 대야 안에 들어가 이불을 밟으며 놀았다.
 
 
 
거창하게 비싼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거나,
명품 가방을 사거나,
그런 건 중요치 않은 것 같다.
 
 
지금처럼 소소한 일상이라도
어떤 사람과 함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 안돼,안돼,
이리줘. 내가 들게! ”
 
이불을 헹군 후 그 통을 내가 들려하자
헐레벌떡 뛰어와 자신이 들겠다며 난리다.
 
 
빨래를 끝내고
같이 이불을 널은 후
 
우린 햇빛이 잘 드는 마루에 자리를 잡아
다리에 묻은 물기도 말릴 겸 휴식을 취하고 있다.
 
부인 코코아 마실래요? ”
 
네 좋아요. ”
 
서방님이 타온 코코아를 마시며
마루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자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 좋다. ”
 
나도 좋다. ”
 
 
눈을 감고 햇살을 느끼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이곳이 가상세계가 맞는 걸까?
 
너무나 현실과 똑같아 구분이 안 될 정도이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땐
얼른 끝내고 현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조금 더 이곳에 있고 싶다.
 
 
여보 오늘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서방님이 해주시는 거면 다 좋아요! ”
 
진짜다.
정말로 서방님이 해주는 음식은 다 맛있다.
 
어떻게 내 입맛에 딱 맞춰 요리를 하시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 진짜야?
나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고? ”
 
! 진짜요!
김치찌개도, 된장찌개도, 그리고 김치볶음밥도,
그리고..... ”
 
눈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이제껏 서방님이 해주셨던 음식들을 회상하며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었다.
 
 

응응 히힛- 귀여워
 
 
 
따르릉-
 
 
어 전화 왔다! 내가 받고 올게! ”
 
서방님은 전화를 받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아 그러보니 민현 오빠한테 전화해줘야 하는데 깜빡했네!
이것만 다 마시고 전화해줘야겠다.
 
 
얼마 뒤 전화통화를 끝내고
서방님은 내 옆에 다시 앉으셨다.
 
누구 전화예요? ”
 
 

아 그게.. ”
 
왜 그래요? ”
 
아까까지만 해도 밝던 사람이
전화를 받고 온 후로
저렇게 입술을 앙 물고 뭔가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
 
......손 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또... ”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
 
잠깐 또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아.. ”
 
왜요?”
 
본사에 일이 생겼는데 좀 시간이 걸릴 듯 해
 
...그럼 못 보겠구나..
 
...
 
 
기다리면 되지...
 
그렇게 생각 하곤
서방님에게 괜찮다고 말하려했다.
 
그 순간 서방님의 말이 떠올랐다.
 
 
진짜 ㅇㅇㅇ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
ㅇㅇ의 하나뿐인 서방이니 그렇게 해도 되잖아? 아 쑥스러워
 
 
진짜 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던 서방님이.
 
 
그렇지만 뭐라고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할지 모르겠다..
 
가지 말라며 바짓가랑이라도 잡아야 하는 걸까
 
난 애꿎은 컵 손잡이를 손톱으로 긁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이제 서야 좀 친해졌는데...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미안해
 
항상 밝던 사람이
저렇게 힘없는 모습을 보이니 마음이 아팠다.
 
 
그럼 가면 언제와요? ”
 
그건 그쪽에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끝내고 올게! ”
 
나 오래 못 기다리는 거 알죠? ”
 
 
서방님 얼굴을 보고 말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 괜히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 미안해...나 너무 못난 남편이다. ”
 
서방님은 날 바라보며 말하기 미안한지
허공을 바라보며 한탄하듯 말한다.
 
그런 말 하지 마요. ”
 
 
당신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고 고마웠어요.
김태형 당신은 유성처럼 나타난 좋은 사람이니깐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리고
 
기다리는 거 잘 못하지만 이번엔 노력해 볼게요. ”
 
고마워
 
나와 눈을 맞추곤
자신의 품으로 날 안았다.
 
고마우면 편지 자주 써요. ”
 
나도 그의 품에 안겼다.
 
 
 
-
 
다음날 서방님과 함께 차를 타고 부모님 댁으로 갔다.
 
근데 왜 또 부모님 댁에 가요? ”
 

그야 혼자 있으면 걱정되니깐
혼자 있으면 밥도 잘 안 챙겨먹고,
사람들도 안 만나고,
울기만 할 테니깐
 
- 걱정되면 빨리 와요. 알겠죠? ”
 
 
진짜로 빨리 와야 해요.
내겐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날따라
더 빨리 부모님 댁에 도착한 기분이었다.
 
 
서방님은 트렁크에서 내 짐을 손수 꺼내주곤
마중 나와 계신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다.
 
어머님, 아버님 ㅇㅇ 잘 부탁드립니다. ”
 
그래 걱정 말고 어서 가보렴, 몸조심하고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
 
 
이제 진짜 가는 구나.
 
 

다녀올게. ”
 
서방님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곧 내 입술에 쪽 하고 소리를 내고 떨어졌다.
 
 
다른 놈한테 한눈팔면 혼난다. ”
 
. 한눈 안 팔게요. ”
 
 
보고 싶을 거예요.
 
 
 
그의 자동차가 내 시야에서 점점 작아지자
곧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지만 
입술을 깨물고 꼭 참았다.
 
 
울면 서방님이 슬퍼하실 테니깐.

.
.
.

※만든이 : 둥둥미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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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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