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작가님! - 05 (by. 수백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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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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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w. 수백루
 
 
05 마음의 문을 연다는 건.
 
ㅇㅇㅇ  유연석
고경표  서강준
김태형  성동일
윤지성 사장님

 
.
.
.
 
 
*
 
 
들어가---?
말아----?”
 
 
ㅇㅇ는 지금 2층 음식점 앞이다.
 
 
연석이 ㅇㅇ에게 인사를 한지
이틀이 지났다.
 
.
.
.
 

 
...그래... 안녕.
"
 
 
 

...안녕...하세요.
"
 
 
 
.
.
.
 
 
 
아니...드디어
인사를 했는데
! 더 어색해진 느낌이야....
? 왜왜애?”
 
좀 있으면 마감시간인데?
아아...어쩌지...
 
근데...
 
 
ㅇㅇㅇ...
 
 
왜 걱정해?!
 
 
 
그래, 나는 음식을 먹으러
저기저기저기 음식점 안에
들어가는 거야.
의식할 필요 없어!!!!”
 
핫촤!!
 
이상한 기합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는데
 
지져스.
 
!
마주쳤다.
 
 

또 오세...
?! 어서 오세요-.
오랜만이시다.”
 

“...”
 
 
“.....?”
 
 
 
 

 
 
성큼성큼
그가 나에게 걸어온다.
 
 
이런.
어떡하지?
이러다가는 정면으로 마주치는...
 
 
 

그럼 가요-.
안녕-.”
 
 
?
 
 
 
.
.
.
 
 
 
 
그니까.
나를 보고 있었는데?
또 인사는 저기 저
종업원 분한테 하고 있었고-.
 
그러니깐.
그 인사를 내 쪽을 보면서..
근데 상대는 종업원 분 같고..
 
....
이러다 인사노이로제 걸릴 듯.
진심.
 
 
 
하지만!!!
우리아빠 만석씨 가라사대!!
 
 
인사는
 
 

만남과 끝을 담당하는
중요한 예절로서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너는 진정한
만남과 끝의 예의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그러니 인사는 꼭꼭 해야 하는
중요한 예절이다-.
알겠지, ㅇㅇㅇ?
 
 
지겹게 들었던
아빠의 당부.
 
그 덕에 누굴 만나던
예의바르게 인사하는 습관을
많이 들였다.
 
그래서 내가 이 작가님과의
인사에도 집착을 하는 건..
 
아 몰라몰라...
너무 복잡해...
 
 

맛있게 드세요-.
오늘은 혼자 오셨네요?”
 
 
?”
 
 

전에 오셨을 때
태형 씨하고 같이 오셨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혼자 오셨다고요.”
 
 
아아..네헤...흐흫
 
 
나를 기억하네?
역시 알바를 오래하면
손님도 기억하고 그런 건가?
 

체하니깐
천천히-.
물 마시면서 드세요-.”
 
 
....친절해.
 
 
아니면
 
마감이니깐
빨리 먹고 나가라는 건가?!
 
 
저기-!
...손님...
 
 
.....너무 맛있어...
맛있어....
진짜...
 
무슨 불고기가 이렇게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고
퍽퍽하지도 않고
쫄깃쫄깃 한 게....
 
엄마....가 해 주신
맛과 비슷한데?!
 
음식을 예찬하던 중
 
-!
 
누군가
나왔다 들어가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뭐지? 하고 고갤 빼꼼
내밀었지만 청소하는
종업원 분 뿐.
 
잘못 들었나?”
 
 
 
*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맛있었어요-!
진짜 불고기 최고에요-.”
 
오늘도 맛있었다는
손님의 얘기를 듣고는
2층 사장의 입에는
단 것을 먹은 마냥
기분 좋은 미소가 퍼졌다.
 
알바생과 조잘조잘 떠들며
나가는 저 손님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렇게
마지막 손님, ㅇㅇ까지 나간 후
사장은 그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지성 씨, 수고했어.
오늘은 이만 들어가.
가게 더 쓸 거라서
마무리는 내가 하고 들어갈게-.”
 
 

..
, 사장님!
궁금한 게 있는데
 
 
?”
 
 
왜 손님들한테
얼굴을 안 보여주시는 거예요?”
 
 
?”
 
 
저 같은 직원들한테나
얼굴 보여주시지
다른 손님들한테만
안 보여주시는 것 같구.
꺼리시는 것 같길래...”
 
 
? ....
그건. 그냥. .
언제부턴가
잘 안 보여줬어-.
그냥 그렇게 됐네.”
 
 

아아... .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뵐게요-.”
 
 
그래. 가서 푹 쉬고.”
 
 
알바생의 갑작스런
돌발질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꽤나 오래된 일이기도 하고
좋은 기억은 더더욱 아니었고
 
말문이 막혀서는
얼버무렸다.
 
 
오래 되기야 했지.
그렇지. 소라야?”
 
 
사장은 주방 한 켠 에 있는
바다 사진을 집어 들고는
말했다.
 
 
 
*
 
 
소라!”
 
 

?!”
 

옛날에 바다가면
소라껍질 귀에다 대고
소리 들었는데.
그치?”
 

저희 때는 잘 안 했죠-.”
 
 
 
자식이....벌써 막 세대 가르냐?!
아니 들어봐.
이게 이 ...
 
한창 바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경표는 아련한 듯
추억 이야기를 막 늘어놓기 시작했다.
 
소라 껍데기부터 시작해서
맛 조개와 씨름한 것 등등.
 
 

그치? 연석아.
너도 소라껍데기 잘 들었잖아-.”
 
 
아삭.
 
사과를 한 입 베어 무는
소리가 컸다.
 
 
소라!
소라!
소라!
소라!
 
아삭 소리에 소라가 겹쳐 들렸다.
연석은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아아악-!
너 그 소라 소리 좀
그만 할 수 없어?!
그리고 너는! 태형이 너!!
너는 사과를 왜 그렇게 먹어?!
아아. 나 여기 있기 싫어.”
 
 

저 뭐 잘못했어요?”
 
 

...모르겠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둘에게 언성을 높여
나무라고는 얼른 방 안으로
쫓기듯 들어가는 연석에
둘은 어안이 벙벙했다.
 
뻗고 있던 태형의 다리는
어느새 아빠다리로 접혀있었고
 
사과포크는
접시에 내려놓은 지
오래다.
 
 
아니 그리고 소라를 소라라고 하지
그럼 뭐라고 ...”
 
 
 
...
 
...
 
...
 
 

 
 
.
.
.
 
 
 
 

......
우리 뭔가 많이
잘못한 것 같지 않아요?”
 
 

어어..
, 빨리 일어나!
유작가아~~~!!!!”
 
 
작가님!!! 죄송해요!!”
 
 
둘은 얼른 연석의 방으로
좇아 들어가
잘못 했다는
소리만 계속 했다.
 
 
그렇게 한동안
큰 소리가 나던
연석의 방안.
 
방 한 켠.
그 액자에는
연석과 소라가 함께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
 
 
 
*
 
 
 

 
 
어어. 그래요. 안녕
이랬다니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무야. 듣고 있어?
-.
-.”
 
 
벌써 30분 째다.
 
ㅇㅇ이 자신의 인형
무를 가지고
30분 째 상담 아닌 상담을 하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무슨 말이라도 들으면
좋으련만.
 
애초에 이상한 기대였다.
ㅇㅇ는 이제 무와 이야기 하는 것이
벽과 이야기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에는 무와 한 시간 넘게 이야기해도
지치지 않았는데.
바라지 않았는데.
 
이제는 점점
무가 낯설어지고
상대와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ㅇㅇ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에헴! 아아-.”
 
무와 이야기를 많이 했던지
어느새 목이 갈라지고
칼칼해졌다.
 
내일 알바 나가야 하는데....
 
어느새 지나간 휴일.
알바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휴일이 좋다.
 
 
목 아프면.
내일 일 할 때 힘들텐데.”
 
! 유자차!!
 
 
.
.
.
 
 

왜 없지...?”
 
 

도둑고양이야?”
 
 
워매!!!!!
놀래라....
 
 
낯선 목소리에 놀라
뒤로 주저앉았다.
 
뭘 그렇게 놀래.
옆으로 좀 나올래?”
 
네에.
 
풀이 죽은 목소리로
옆으로 살금살금 기어가
아픈 꼬리뼈를 살살 문지르며
냉장고 벽을 잡고 일어났다.
 
 
뭘 찾으시는지
두리번두리번 하시더니
이내 커피원액을 꺼냈다.
 
그리고는 조금 덜어
아메리카노를 진하게 탔다.
 
그리고는 홱 뒤돌아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쭈뼛쭈뼛 서 있던 ㅇㅇ
연석을 향해 꾸벅.
알게 모를 인사를 하고는
 
다시 유자차를 찾기 시작했다.
밤이 늦어
모두 잘 시간이라
조심조심 찾았다.
 

유자청 찾는 거면.
여기. 이거 꺼내서 타.
저기 있는 건
아직 덜 담가진 거니까.
타서 먹어도 맛없다.
그리고 두 수저가 적당히 다니까
참고하고.”
 
 
어느새 ㅇㅇ
옆에 다가와
무심한 듯 냉장고 문을 열어
유자청을 꺼내주었다.
 
레시피까지 당부해주었다.
 
이런 연석의 모습을 처음보고
연석에게서 많은 말을 처음들은
ㅇㅇ은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아
계속 쳐다만 봤다.
 

물론. 네 맘대로 타 먹어.”
 
 
이 말을 남기고
그는 그의 방으로 떠났다.
 
이런 나를 남긴 채.
 
...진짜.....
뭐지...?”
 
 
 
 
*
 
 
그래. 좋게 생각하자.
나한테 마음을 열어준 거....?
그런거....겠지?”
 
 
쓰레기를 버리러
계단으로 내려가며
ㅇㅇ은 쫑알쫑알.
 
마음으로 생각하는 말들을
밖으로 내뱉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아직 불이
꺼지지 않은 2.
 
 
 
 
 
 

 
 
 
 
 
간판은 꺼져있는데?”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오니
간판은 불이 꺼져있다.
 
 
아직 퇴근 안 하신건가....”
 
 
종업원 분의 퇴근은
창밖을 구경하며 보았고
그럼 남은 사람은...
사장님?
 
 
.
.
.
 
 
사장님은 주방에 계세요?
 
그럼요.
언제나처럼 주방에서
나오지 않으시죠.
저도 얼굴 잘 못 봐요.
본 사람 몇 명 없을 걸요?
 
하긴. 단골손님들도
얼굴을 잘 모른다고 하니깐..
어쨌든 따뜻하게 해서
저는 호박 빼고 주세요-.
 
네엡.
 
.
.
.
 
 
 
불현 듯 생각난
얼마 전 종업원 분과
태형 씨의 대화.
 
 
살짝만...살짝만 볼까?”
 
 
갑자기 샘솟는
호기심에
사장님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문을 살짝 미니
 
 

 
덜컥.
 
 
열려버렸다.
 
?
 
 
어어. 열려있..
...
 
아냐아냐.
얼굴을 안 보여주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잠겨있을 줄 알고
민 문이 덜컥 열리니
살짝 겁이 난 모양이다.
 
그래.
괜히 봤다가
그 분이 민망해 하면 어떡해?
 
안 돼. 가자.
 
 
 

...구세요?”
 
 
멈칫.
 
어어....들킨 거야?
어떡해...
사과하고 나갈까?
아님 도망쳐?
아휴...어떡해....
 
 
“...”
 

혹시....
소라..”
 
 
, 죄송합니다.
지나가다가 불이 켜져 있길래요.
그냥 저는....?
...맛있는 냄새.”
 
 
 
순간 냄새에 이끌려
문을 열고 뒤를 도는 순간.
 
 
....”
 
“........?”
 
 

 
“......?”
 
 
 
 

 
 
정혜영....셰프님?”
 
.
입을 막은 채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
 
 
 
 
*
 
 
 

 
놀란 건 혜영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몇 안 되기에
혹시 그 아이일까
자신도 모르게
이름이 툭 나와 버렸다.
 
그러나 빗겨간
생각에 정신을 차리니
저 소녀가 내 앞에.
 
너무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난 지라.
 
그래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서있었는데.
 
그 소녀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정혜영....셰프님?”
 
 
 
 
 
예전 불리던 호칭이
새어나왔다.
 
 
.
.
.
 
 
나를....알아요?”
 
 
“....”
 
 
여전히 벙 찐 표정.
많이 놀랐나?
 
 

저기...”
 
 
? . !
당연히 알죠.
10년 전까지만 해도
호텔 셰프로 계셨었잖아요.”
 
 
흥분했는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반갑다는 듯이
말을 해왔다.
 

그걸...어떻게...”
 
 
혜영과 당시
일했던 직원들.
그리고 몇몇 친했던
동료들 말고는
모를 사실이었다.
 
10년 전의 자신을
겨우 스물이 되어 보이는
소녀가 기억하고 있다.
 
 
저 거기 가끔 갔었는데?
셰프님 요리도 먹었어요!
아마... 셰프님은
기억 못 하실 건데요...
너무 어리기도 했고요.
또 손님이 그렇게 많은데
기억하실 수 있었을지...”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서 서 있는 혜영에
 
 
ㅇㅇ은 자신이
너무 들떴었던 것을
깨닫고는 당황해
어버버 거리며
괜히 다른 말을 했다.
 
 
...제가
그 때 셰프님을
정말 좋아했어서.
진짜 와-. 이렇게 만나니깐
너무 신나네요. 하하하.”
 

 
하하........진짜.”
 
 

 
 
-. ?
...”
 
 
 

....그래요.
내가 그때 잠깐 일했던 거라.
나를 이렇게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좀 당황했어요.”
 
 
...
그러셨구나.”
 
ㅇㅇ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혜영은 괜히
부담스러워져서는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
 
“...”
 
할 말이 없는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고.
 
그 정적을 깬 건
검은 불청객이었다.
 
 
 
킁킁.
 
갑자기 ㅇㅇ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러자
킁킁.
혜영도 같이 맡게 되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방금 10분 전에
냄비를 올려놓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
 
어어..”
 
 
다급하게 뛰어가는
혜영 뒤로
ㅇㅇ도 뒤 쫓아 갔다.
 
 
어떡해...
탔나 봐.
... 어쩌지?”
 
너무 당황해
우왕좌왕하는 혜영에
 
ㅇㅇ은 안 되겠다 싶어
얼른 불을 끄고 창을 열어
 

 
연기를 빠져나가게 하고
 
이제 냄비를...?!
만지시면...”
 
!”
 
혜영이
냄비를 들어 옮기려 했는지
손을 데어 바닥에
주저앉았다.
 
안 되는데....
괜찮으세요?”
 
 
다급히 혜영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얼른 싱크대로 가
찬 물에 손을 담갔다.
 
 
조심하시지.
에효. 많이 데이신 건
아닌 것 같아요.
우째....”
 

“...”
 
 
자신의 손을 잡고는
물에 담가주고 있는
처음 보는 이 소녀를
바라보며.
 
혜영은 그 순간
누굴 떠올렸는지.
 
고개를 떨궜다.
 
 
 
.
.
.
 

아이! !
조심하시라니깐.
셰프가 이렇게
덤벙대서 된대요?
내가 못살아.
이거 흉지면 어쩌려고.
 
.
.
.
 

 
그 살갑던 잔소리가
생각났는지
 
혜영은 금방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 혜영에
ㅇㅇ은 우는 줄 알고
당황해선
안절부절 못했다.
 
 
...이 아프세요?
일단 식혀진 것 같은데
연고는...”
 
 
괜찮아요.
이제 내가 할게요.”
 
 
다친 손을 감싸고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카운터 한 쪽에
구급상자를 찾아
꺼내려 했다.
 
 
앉아계세요.
제가 해 드릴게요.”
 
 
조금 차분해진 목소리로
조심히 말을 건넸다.
 
 

약 정도는 내가 바를 수 있는데...”
 
 
...그럼.
그런데...주방은...”
 
 

....주방이...”
 
 
.
.
.
 
 
주방 청소를 끝내고
나오는 ㅇㅇ
혜영이 얼른
일어나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처음 뵙는 분한테
너무 많은 신세를 졌네요.”
 
 
아니에요!
제가 청소랑 빨래
이런 집안일을 좋아해서
이 정도는 어렵지 않아요.”
 
 
 

.
나중에 한 번 와요.
요리 대접할게요.”
 
 
진심으로 선한 마음이
느껴져 고마운 마음이
들었던 혜영은 음식을 한 번
대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10년 전
가장 행복했던 때를
기억해 준.
상기시켜 준.
이 소녀에게 답례를
하고 싶었다.
 
 
진짜요?!
감사합니다!!
근데 셰프님 요리
진짜 여전히 맛있었어요.
 
오늘 먹었던 불고기는
진짜....저희 엄마가 요리한 거랑
똑같은 맛이 났다니까요?
저희 엄마두 요리 잘 하시거든요.”
 

땡땡.
12시를 알리는
고장난 시계의 소리에
ㅇㅇ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옴막!!!!
워매...저게 뭣이래...
어휴...”
 
 
그리고는 그 소리와 함께
혜영은 이 소녀를 보며
웃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
 
혜영은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과
그리고 손님과
마주보며 대화한지가
언젠지 기억이 잘 안 났다.
 
다시는 새로운 사람과
이렇게 마주보며
이야기 못 할 줄 알았고
웃기까지는 상상도 못했다.
 
처음 본
이 손님이
혜영의 마음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그럼 가요.
오늘은 고마웠어요.”
 
 
?
고맙긴요.”
 
 
정말로.
고마워요.”
 
 
 
*
 
 
 

 
 
 
“...”
 
 
그날 밤 혜영은
마음에 찾아온
손님에
 
마음이 뒤숭숭해서
쉬이 잠들지 못했다.
 
 

 
어려울 줄 알았는데...
... 많이 어렵진 않네.”
 
 
혜영은
밴드로 칭칭 두른 손을 보며
 
고마워요.
 
 
라며 작게 속삭였다.
 
 
그녀는 오랜만에
조금 편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다.
 
 
 
 
 
*
 
 
“...”
 

 
“...”
 

 
! 진짜.
얘는 몇 신데...
안 일어나?
 
맨날 제일 먼저 일어나더니...
게을러 터졌고만.”
 
 

벌써 9시야?!
얘가 진쯔...
 
 
 

한참 잘 시간이지.
내비 둬.”
 
 
연석에게 모닝커피를
건네며 거실 소파에 자연스레
앉는 경표다.
 

장난하냐?!
그리고.
옆에 자리 많은데
굳이 이렇게
옆에 붙어 앉아야 돼?”
 
 

아이. 그럼.
내가 말했잖아.
남자는 너만 좋.
! 아아! !”
 
. !
조용히 안 해?!
진짜!!
난 너 안 좋아해-!”
 
연석은 감정이 실린 발로
경표를 퍽퍽 차며
쫓아다녔다.
 

하어, 추워!
! 뭐 하세요?”
 
태형이 금방 들어와서는
춥다며 몸을 감쌌다.
 
 

사랑싸움.
그치 자기야~
 
 
으으....
또 저러시네.
근데 오늘 가게 안 열어요?”
 
 
연석은 이제 질렸다는
표정으로 다시 소파에 앉아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픈애야...
어디가 아픈진 모르겠는데
분명 아파....아픈거야..
내가 참자...”
 
 

어어. 오늘.
안 열어.
알잖아. 나 취미장사 하는 거.”
 
굉장히 새침한
표정으로
커피를 후룩 마시는 경표에
연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형 대박 부럽.
취미 장사...”
 
 
그 와중.
잘 받아주는 태형에
연석은 피식 웃음이 났다.
 
 
농담이고.
오늘 ㅇㅇ이 데리고
서울 한 바퀴 돌려고.
핸드폰도 고장이 났다 길래
수리 맡겨주려고.”
 
 

연석이 몸을 일으켜
경표를 바라봤다.
 
 
 

.”
 
 
 
...
 
 
 

“... 아니야.”
 
다시 소파에 기대서는
괜히 신문을 소리 나게 펼쳤다.
 
 
진짜요?
오호.
서울구경인가?
 
 
근데 형!
저는 안 시켜줬잖아요...”
 
 

걔 데리고
어디가려는 거지?
 
 
?
에이. 넌 남자잖아.
나 남자랑 둘이 안 있어.
남자 싫어. 히히.”
 
 

둘이?
저 새끼....
위험한데...
 
 
너무해...”
 
 
 

 
...신경쓰여...
 

..오늘?
오늘 간다고?”
 
 

.
? 연석이 너도 가게?”
 
 

미쳤나하?!!
내가 거길 왜 -...
나 쟤 싫어해-.
알면서.”
 
 
 
에라이.
 
고경표. 그런 질문을 하냐?
괜히 당황한 마음에
ㅇㅇ이 싫다고 말 해버렸다.
 
 

ㅇㅇ,
일어났네요.”
 
 
“...”
 
 

? ㅇㅇ이 일어났네?
잘잤니-.
오랜만에 늦. ?”
 
 
나를 아무런 표정 없이
바라본다.
 

.... 들은 건가?
내가 싫다고 한 거?
 
 
네에-.
. 오늘 나간다고 하셨죠?
얼른 준비할게요.”
 
 
그래-.
이따 봐.”
 
 
문이 쾅!
하고 닫혔다.
 
 
*
 
 
 

평소보다 목소리가
낮았어...”
 
화난건가?
 
...그래
문도 좀 소리나게 닫았고.”
 
바람이 불었나?
 

아아....진짜.
들은 거 아니겠지?”
 
그래...목소리가 낮은 건
 
잠이 덜 깬 거고
 
...문이 그렇게 닫힌 건
 

바람이 그런...”
 
창 다 닫혀있었는데....
 
아아.........”
 
 
아까 ㅇㅇ의 모습에
자신이 싫다고 한 말에
화가났나? 상처받았나?
괜히 안절부절 못하는 연석이다.
 
 
침대에 엎드려서는
괜히 미안한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 진심..
아닌데.
안 싫어하는데.”
 
 
다시 얼굴을
침대에 묻고는
몸부림을 쳤다.
 
 
*
 
 
!
 
워매!!!
놀라라-.
힘 조절이...이게.
힘이 너무 넘쳐도
안 좋아.
 
 
힘 조절의 실패로
세게 닫힌 문을 보며
손목을 문지르는 ㅇㅇ.
 
 
그치, 무야?
언니 오늘
서울 구경 가.
재밌겠지? 하암.
졸려...”
 
무의 양 팔을 잡고
흔들며 자랑을 한 뒤
ㅇㅇ은 씻으러 들어갔다.
 
 
 
.
.
.
 
 

오오.
ㅇㅇ이 고마워.
빨래 어디 갔나 했는데
네가 갰구나.”
 
 
오늘 새벽에 비가 와서.
그냥 널어두면
얼 것 같아서 걷었어요.”
 
 

ㅇㅇ씨 고마워요.
그럼 어제 늦게 잔거에요?
그래서 늦잠 잤구나.
피곤하겠다.”
 
 
걱정해주는
김태형 씨에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했다.
 
 
먼저 나가있어-.
나는 이거 빨래
방에 넣어두고
바로 나갈게.”
 
 
.”
 
 
ㅇㅇ, 고마워요-.
오늘 잘 다녀와요.
차 조심하고.
저 형 조심하고.
알죠? 카사노바.”
 
 
익살스레 농담을 해 오는
태형에 ㅇㅇ은 크게 웃었다.
 
 
태형까지 들어가고
혼자 거실에 선 ㅇㅇ
연석의 문 앞에 서서
나머지 연석의 옷을
살포시 밑에 내려놓았다.
 
 
또 한 발짝 다가가려는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
 
 
 
.
.
.
 
 

 
아무도 없는 캄캄한 거실엔
덜 닫힌 창문 새로 들어오는
겨울바람만이 가득하다.
 
그 사이로 시계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가
스산하게 들려왔고
진희의 소름이 돋았다.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해
그녀가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
.
.
 
 

순간....
순간.......
.....”
 
글을 잘 쓰다 순간 막히자
답답함에 머리를 싸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 뭘까.
문고리를 돌리면 뭐가.
무슨 일이 일어나야 될까.”
 
 
연석의 깊은 고뇌가
한숨이 되어 나왔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어두워진 밖이
시간이 꽤나 지났음을 알려주었다.
 
컴퓨터 시계를 보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태형이는...
집 다녀온다고 했고
얘네는 왜 이렇게 안 와.”
 
 
의자에 털썩 앉아
푸석한 마른세수만 반복한 연석은
자신이 잠에서 깨 한 번도
방 밖으로 나간 적이 없구나-.
깨달았다.
 
이렇게 집중한 것도
오랜만인데.
여기서 끊기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물이나 마시려 일어서니
 
그제서야 고픈 배가
알람을 울렸다.
 
뭐 먹지.
시켜먹어야 되나.”
 
문 밖으로 나가려다
글의 끊긴 부분이 떠올랐다.
 
 

. 문고리를 돌리는 순간.
진희가 되어 보는 거야.
 
! 문고리 너는 이제
나에게 영감을 줘야 한다.
 
셋하고 열면
다음 스토리가 생각 날거야.
 
.
 
 
 
하나
 
 
 
 
 
 
 
 
덜컥.
 
 
 
 
 
*
 
 
 
 

흐음.”
 
 
 

빨래라....
빨래...?
 
 
? 이거 내 옷.
누가 갠 거지?”
 
 
지난 셰어 기간 동안
그 누구도 자신 것 이외의
빨래는 건드린 적이 없었다.
 
그럼.
 
ㅇㅇ...
 
 

 
피식 새어나온
웃음과 함께
많은 생각이 들었다.
 
깔끔하게 접혀있는
빨래에서
그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고맙다.”
 
 
 
.
.
.
 
 
 
그래. 가끔은 이렇게
기름진 것도 먹어주고
해야지 힘이 나지.”
 
 

 
 
오랜만에 먹는
짜장면에 연석은
얼른 먹고 다시
글을 써보자 마음을 잡았다.
 
맛있겠다.
-. .
뭐냐? 되게 늦게 오네.”
 
 
한 입 하려던 순간
헐레벌떡
땀에 젖어 고경표가 들어왔다.
 

ㅇㅇ....
집에 안 왔어?
연락 없었어?”
 
 

?
ㅇㅇ? 걔가 왜.”
 
 
경표의 떨리는 목소리에
무슨 일이 있음을
느꼈다.
 

-.
. 아무래도
잃어버린 것 같아.”
 
 

?!
잃어버려?
무슨 얘기야!”
 
 

집 문이 왜 열려있냐.
너는 또 꼴이 왜...”
 
 
 
.
.
.
 
 
 
세 사람 사이의
침묵으로 주변 소리가
크게 들렸고.
 

 
부질없이 돌아가는
시계 초침 소리와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온 겨울바람에
연석은 소름이 끼쳤다.
 
그 날.
유난히 바람이 차가운 날.
하필이면 오늘이 바람이
가장 찰 게 뭔지.
 

 
윙윙 거리는 바람 소리가
그렇게 스산할 수 없다.
 
 
 
 
.
.
.

※만든이 : 수백루님 
 
<덧>

 
여러분! 안녕하세요.
5화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전보다 분량이 조금
아주조금 많은 편입니다.
허허허. 죄송...
항상 봐주시는 독자님들
따룽해욯ㅎㅎ
 
이번엔
베일에 싸여있었던
식당 주인!!
정혜영님의 등장이 있었죠.
 
앞으로 ㅇㅇ이의 꿈과
연관되어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이니 주목해 주시고!
 
그 아이...
항상 연석의 마음에 있던 그녀는
강소라 양이었습니다.
뚜둔!
 
그녀의 과거도 언젠간
밝혀질 거구.
 
아아. 너무 떡밥을 많이 뿌렸나 싶기도 하지만
잘 풀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으쌰으쌰)
 
ㅇㅇ아 얼른 돌아와ㅠㅠ
바람이 차다.
 
다들 감기조심하시고
저는 6화로 뵐게요!! (하트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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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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