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OUT - 04 (by. 둥둥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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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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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ㅇㅇㅇ
여진구
조소진
김예림
강다니엘
 
 
 

 
 
 
그럼 두 번째 프로젝트 시작하겠습니다. ’
 
 
 
 
#
 
 
 
..머리야..
또 다시 눈을 떴다.
 
고개를 돌려보니 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것도 엄청 크고 좋아 보이는 빨간 침대에
 
이곳은 참 예고 없이 사람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게 만든다.
 
똑똑-
 
갑작스런 노크소리에 화들짝 놀라 이불안에서 나왔다.
 
문을 열어주니
 

아가씨 일어나셨어요? ”
 
 
조소진?!?!
,잠깐!
아가씨?
아가씨이이?!?!?!?
 
.... ”
 
아니
조소진이 왜 날 아가씨라고 부르냐고
 
여기 편지 왔습니다. ”
 
너무 친절하잖아?!
그때의 조소진이 아닌 것 같다.
엄청 사글사글하고 순한 느낌이다.
 
아 감사합니다. ”
 
왜 존댓말을..쓰세요? ”
 
내가 존댓말을 쓰는 게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는 눈빛에 당장 태세를 바꿨다.
 
아 고마워, 고마워
 
 
아니 진짜 이게 무슨 일이야..
그리고 이 꼴은 뭐냐고!
아까 문을 여는 데 급급해
이제 서야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평소엔 입지도, 사지도 않을
빨간 미니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정말 적응 안 된다.
 
그러고 보니
창문 밖 사람들의 옷차림새도 그렇고
마치 과거의 서양느낌이다.
비교하자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그런 느낌의 배경이랄까
 
- ”
 
일단 진정하고
침대에 앉아 받은 편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흰 봉투, 검은 봉투 이렇게 총 두통의 편지가 왔다.
 
먼저 흰 봉투의 편지를 열었다.
 
ㅇㅇㅇ님은 이 도시에서 잘나가는 부자 집 딸입니다.
전 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시길 바라며
소중한 것을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
 
뭐야 이게 다야?
편지지 앞뒤를 뒤집어 보며 확인했지만
이 세 줄 말곤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꼼꼼히 가르쳐 주질 않는 게 버릇인가보다
 
하긴 아까 아가씨~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부잣집 딸인 건 얼추 예상했지만...
 
전과는 다른 삶이라니
이제 부자 집 딸내미로 태어났으니
떵떵거리면서 살아봐라 뭐 이런 뜻인가?
그래도 뭐 나쁘진 않은 것 같다.
 
그나저나..
소중한 것이라....
그게 뭘까?
 
 
아 모르겠다-
 
나머지 검은 봉투의 편지 내용은
 
여긴 비가 너무 많이 와 우산 쓰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지?
보고 싶다. ’
 
뭐야
연애편지인가?
안타깝게도 보낸 이의 이름이 번져있어
누가 보낸 건지 모르겠다.
 
 
똑똑똑똑-
 
노크 후 다짜고짜 문을 확 열어
깜짝 놀라긴 했으나
 

언니! ”
 
예림아!!”
 
아는 얼굴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반가움에 서로 손을 잡고 어찌나 흔들었던지
 
언니도 부잣집 딸인가 보네요? ”
 
응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 ”
 
우와 방 진짜 좋네요. ”
 
내 방을 쓱 훑어보곤
침대에 앉아 콩콩 뛰는 모습이 귀여웠다.
나도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도 적응이 안 된다.
방도 정말 좋고, 집도 좋아서
 
우리 집도 나름 부잣집이라고 했는데
언니 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
 
너도 부잣집에서 시작하는 거면...
다들 부잣집 자녀로 시작되는 건가? ”
 
그건 아닌 것 같던데요?
다니엘 오빠가 저희 집 집사거든요. ”
 
헐 진짜?”
 
오빠랑 같이 왔는데 남자라
언니 방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해서
오빤 밑에서 기다리고 저 혼자 방에 올라 왔어요! ”
 
진짜?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네. ”
 
아참!
아까 오는 길에 지은 언니도 봤는데
무대에서 노래하고 계셨어요.
인사하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했어요. ”
 
맞다!
저때 지은언니 가수라고 했었지.
 
헐 대박! 아 나도 보고 싶다.
언니 노래 잘하지? ”
 
역시 가수더라고요
 
갑자기 잠깐 눈치를 살피더니
약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아까 밑에 소진언니계시던데...괜찮아요? ”
 
아 괜찮아. 그때의 소진이가 아닌 것 같아.
엄청 달라졌어. ”
 

다행이네요.
아까 다니엘오빠 막던 것도 소진언니였는데
걱정이 돼서...
근데 혹시 소진언니가 언니 몸종인가? ”
 
괜찮다는 내 말에 다시 웃음을 짓는 예림이.
 
..그럴 수도 있겠다
 
하긴 아까 왜 존댓말을 쓰냐고 말한 걸 보면..
내 밑에 사람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똑똑-
 

아가씨 다과 준비했습니다.
내려오셔서 말씀 나누세요. ”
 
상냥하게 웃으며 말하는 소진이의 표정에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내말 맞는 것 같네요. 얼른가요! ”
 
아 그래! ..소진아 고마워! ”
 
내가 고마워하자 또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 그래 너에게는 당연한 일이라 그런 건가?
 
-
 
내려가니 다니엘이 앉아있었다.
 
나를 발견하고는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손을 쓱 들어 올려 인사했다.


- ”
 
너무 반가웠다.
눈웃음 여전한 듯 했다.
 
이렇게 보니깐 또 색다르네. ”
 
그러게 교복 입은 모습만 보다 이렇게 보니 느낌이 다르네. ”
 

? 저 과자 맛있겠다!
저거 먹어도 되려나? 거기 아무도 없어요? ”
 
선반 위 빨간 과자 통을 보더니 먹고 싶었는지
밖으로 사람을 부르러 예림이가 나갔다.
 
 
나와 다니엘 단 둘만 남았다.
사실 다니엘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학교에서 나를 많이 걱정해 줬었는데...
그의 팔을 탁 쳐냈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아무래도 사과해야겠다.
 
저기
 

강단이라고 부르던지, 뭐 강이라고 불러도 된다. ”
 
? ”
 
내 이름 너무 길어서 불편해서 그런 거 아니가? ”
 
아 그건 아닌데..
뭐 좋네- 짧아서 부르기 편하고. ”
 
부산사투리와 서울말이 번갈아 나오는 모습이
살짝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아 그럼 왜 불렀어? ”
 
그냥 저번에 미안했다고
 
아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리고 고마워. 걱정해줘서
 
뭐 걱정이야 다들 했지
 
다니엘은 별일 아니라는 표정을 짓곤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다시 돌아온 정적.
 
예림이는 언제 오려나
어색하네.
난 애꿎은 컵 손잡이만 만지작거렸다.
 
행복해? ”
 
? ”
 
갑작스런 다니엘의 물음에
컵 손잡이만 바라보던 고개를 다시 들어올렸다.
 
행복하냐고
 
뭐야 뜬금없이- 그럼 넌 행복해? ”
 

행복할 수가 있겠냐- 남의 집 노예로 들어앉았는데
 
다니엘은 의자에 체중을 싣고
쭉 몸을 늘리며 예쁜 눈웃음을 지었다.
 
하긴 누군가의 밑에서 일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지.
 
곧이어 예림이가 과자가 가득 
담긴 접시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진짜 맛있겠죠? ”
 
응 맛있겠네. ”
 
이런 거 많이 무면(먹으면) 살찐다. ”
 
아 진짜! 먹으려는데 그런 말 하지 마요! ”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남매처럼 보여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다.
 
이후에도 예림이가 주도적으로 말을 했고
간혹 저렇게 다니엘이 장난을 치고
난 그 모습에 웃고
 
오랜만에 소소한 일상에 감사함을 느꼈다.
 
전엔 누군가와 진득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마신다는 것은
정말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땐 돈 벌기에 급급했기에
 
조심해서 가- ”
 
다니엘과 예림이를 배웅해준 뒤
방으로 돌아왔다.
 
 
 
창문 밖 달빛이 참 밝다.
 
-
 
 
이곳에서 눈 뜬지 3일째가 되었다.
학교에선 하루 종일 노을 지는 풍경으로
시간이란 찾아 볼 수 없었고 잠도, 먹지도 않았는데
이곳에선 잠도 자고,
밥도 먹고,
해도 보고 달도 본다.
 
마치 진짜 현실처럼
 
 
그리고 매일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
천천히 밥을 먹고
책이나 신문을 읽다 잠이 오면 그냥 자고
그렇게 빈둥거리다
간혹 집에 방문하시는 손님들께 인사정도 하는 게 다다.
 
이런 나의 생활패턴에 대해
부모님은 일절 아무 말 하지 않으신다.
그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현실에선 집순이라는 단어가 나와는 참 멀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확실히 피부에 와 닿는다.
 
밥을 먹은 후 침대 폴짝 뛰어 누웠다.
 
하 정말 편하고, 좋다.
 
엄마가 보고 싶긴 한데...
 
나 지금 너무 편하고 행복해.
 
여기에 조금만 더 있고 싶어.
 
또한 소진이는
내가 알던 소진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나를 대한다.
얼굴은 그대로지만
말투와 나를 대하는 모습이 정말 다정하다.
 
내가 살짝 긁히기 만해도 구급약통을 가져와
바로바로 치료해주고
간식도 가져다주고
빨랫감도 가지고 가주고
뭐 그게 자기 일이긴 하지만
 
그리고 얼마 전 읽은 신문에 지은 언니의 얼굴이 실렸다.
원래 현실에서도 가수였지만
그땐 지금처럼 유명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 민현오빠, 진구, 경수의 소식은 아직 잘 모른다.
궁금하긴 한데 뭐 언젠가 알게 되겠지 싶다.
 
지금은 내 생각만 하고 싶다.
 
-
 
비가 왔다.
휘몰아치는 비가 아닌 적당히 내리는 비.
 
토독토독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좋아
의자를 창문 가까이에 가져와 앉았다.
 
창문밖엔 사람들이 색색의 우산을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검은 우산을 쓴 사람.
우리 집 근처를 맴돌다
자신의 품에서 상자를 꺼내 그 안을 확인 하는 것 같았다.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자세히 보니..
 
고양이?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가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 상자를 우리 집과 멀지 않은 곳에 놔두고 자리를 떴다.
 
저런 곳에 새끼 고양이를 두다니!
비도 오는데...
저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난 소진이에게 잠깐 집 앞에 나갔다 오겠다고 말하곤
우산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상자 가까이 가니
새끼 고양이가 비에 홀딱 젖은 채 가냘프게 울고 있었다.
 
야옹- ”
 
파란 눈에 주황 털을 가진 고양이.
비를 맞아 추운지 덜덜 떠는 고양이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일단 집으로 고양이를 데려가서 따뜻하게 해 줘야겠다.
 
고양이를 안아드려는 순간
 
누군가 내 입을 막았고
저절로 눈이 감겼다.
 
 
 
 
 
 
 
-
 
 
눈 떴습니다 형님
 
- 난 그 쪽 딸내미가 이렇게 곱상하게 생긴 줄 몰랐네. ”
 
내가 눈을 뜨자 낯선 남자가 다가왔다.
 
도망치려했지만 의자에 몸이 묶여 그럴 수가 없었고
살려달라고 소리라도 치고 싶었지만
입을 테이프로 막아버려
아주 작은 나의 신음 소리만이 내 입가를 맴돌 뿐이었다.
 
 
...이제 편하게 좀 있어 보려했더니
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는 건지
 
나 같은 애는 이런 행복 따윈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인건가
 
 
그때
철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남자.
 
 
연락했어? ”
 
 

. ”
 
진구였다.
 
돈은? ”
 
“ 20분 안으로 돈 가방을 들고 오겠답니다. ”
 
너무 충격적이었다.
진구가 이런 범죄조직의 일원이라니
 
그럼 마중을 나가볼까? ”
 
나중에 놀아줄게- ”
 
내 빰을 툭툭 기분 나쁘게 치곤
옆에 서 있던 졸개 녀석과 함께 나갔다.
 
치욕스러웠고
눈물이 왈칵 쏟아 질 것 같았다.
 

아 하필 누나가 그쪽 딸이라니. ”
 
눈물 때문에 눈앞이 흐려져 잘 안보였지만
진구는 꿇어앉아
내 발목에 묶여진 밧줄을
풀어주고 있는 듯 했다.
 
미안해요. ”
 
이내 곧 내 발은 자유가 되었고
진구는 내 입에 붙여진 테이프도 살살 떼어주었다.
 
너 뭐야
난 곧 울 듯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나가요.
그리고 이제부터 절대 집에서 나오지 마요. 위험하니깐
그리고 경수 옆에 있어요. 알겠죠? ”
 
너 뭐냐고 얼굴에 상처는 뭐고.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건데..
왜 경수 옆에 있으라고 하는 건데...
 
내 팔까지 마저 풀더니
내 팔목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아니 너 뭐냐고!! 왜 묻는 말에 대답을 안 해! ”
 
난 그 자리에 멈춰 소리를 쳤다.
 
불안했다.
제발 그런 거 아니라고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
진구가 말해주길 바랬다.
 
가요, 시간 없어요. ”
 
시간이 없다는 듯 날 재촉을 해대
어쩔 수 없이 끌려 나갔다.
 
저기 길로 쭉 가요. 알겠죠? ”
 
? ”
 

난 걱정 하지 말고 얼른가요.
다치지 말고 알겠죠? ”
 
날 안심시키려는 듯 살풋 웃고는 다시 뒤를 확인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많았지만
일단 참고 진구가 시키는 대로 했다.
 
아마도 진구는 내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곳에 서있었던 것 같다.
 
왠지 애틋했다.
다시는 못 만날지도 모르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일단 진구의 말대로 길을 따라 뛰었다.
빗방울을 맞으며 죽을 듯이 달렸다.
 
또 다시 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
.
.

※만든이 : 둥둥미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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