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out - 조소진의 이야기 (by. 둥둥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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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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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조소진
황민현
도경수
ㅇㅇㅇ
 

 

 

#
 

조소진의 이야기
 

난 꽤 나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단 한 번도 돈 걱정을 해본 적이 없고
배우고 싶은 게 생기면 곧바로 학원도 다니고
하루 세끼 내가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
 

어 그래 왔니?
식탁 위에 돈 올려놨으니깐 그 돈으로
 저녁 해결해 엄마 나간다- ”
 

하얗게 칠한 피부, 빨간 입술, 살짝만 몸을 숙여도 
가슴이 다 보일 듯 노출이 심한 옷.
 

엄마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밤마다 항상 
저런 차림을 하고 일을 하러 갔다.
분주하게 집안을 왔다 갔다 하던 엄마는 
곧 가방을 매고 나가셨다.
 

참고로 우리 집은 엄마, 나 이렇게 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집을 나갔다고 했다.
그래서 난 아빠의 얼굴을 모른다.
물론 아빠도 내 얼굴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늘까지 학원비를 내야 하는 날인데 엄마한테 
말한다는 걸 깜빡했다.
그래서 학원을 가기 전 잠깐 엄마가 
일하는 가게에 들렀다.
 

가게에 들어서니 빨간 조명 때문에 눈이 아팠다.
난 빨리 이곳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 이었다.
 

어머- 넌 누구니? ”
 

카운터에 앉아있던 노란 머리의 여자가 내게 물었다.
 

엄마를 만나려고 왔어요. ”
 

엄마? 누구지? ”
 

잠깐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내 곧 알았다는 듯 나에게 잠깐만 
기다리라하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뒤 엄마가 나타났다.
 

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와! ”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는 엄마의 모습에 놀랐지만 
갑자기 찾아온 내 잘못이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
 

학원비 때문에 왔어요.
오늘까지 내야하는데 깜빡하고 말을 
안 해서 받아가려고.. ‘
 

어이 셀리 뭐하는 거야? 술은? ”
 

가뜩이나 조명도 빨간데 얼굴도 빨갛고 배도 
엄청 나온 아저씨가 우리 엄마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 얼른 나가
 

엄마는 다급하게 가방 안에서 오만 원짜리 5장을 
꺼내 내 손에 쥐어주곤 얼른 가라고 떠밀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껏 내가 썼던 돈들은 그리 떳떳한 돈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또한
나에게 아빠가 없는 이유도 말이다.
 

그날 학원을 다녀온 뒤 소파에 앉아 엄마를 
기다렸지만 엄마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엄마가 들어오지
 않아 걱정되긴 했지만 일단 학교는 가야하니깐...
 

그래!!
평소처럼 학교에 다녀오면 엄마가 와있을 거야!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니 다행히 엄마가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계셨다.
엄마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듦과 동시에 안심이 되었다.
 

엄마! 어제 왜 집에 안 들어왔어!
걱정했잖아요. ”
 

너 다시는 가게에 찾아 오지마. ”
 

다짜고짜 어제 일부터 꺼내는 엄마가 조금 미워질 뻔
 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기뻤다.
 

그리고 궁금했다.
왜 찾아가면 안 되는지
 

? ”
 

생각해봐.
애가 딸린 걸 알면 인기가 뚝 떨어진단 말이야. ”
 

그래 괜찮다.
그래도
가난한 것 보단 더러운 돈이라도 
없는 것 보단 나을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에게 미움 받기 싫으니깐
 

알겠어요. 다시는 안 찾아 갈게. ”
 

-
요즘 부쩍 엄마가 얼굴관리에 신경을 썼다.
그래서일까?
엄마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나 금전적으로는 그 전보다 더욱 풍족해졌다.
 

항상 식탁에 엄마가 하얀 봉투를 두고 나가시면
난 그 봉투 안에 든 돈을 짬짬이 쓰다보면 어느새
 엄마가 집에 들어와 계시니 보고 싶어도 참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난 고등학생이 되었다.
 

우와 소진아 이거 명품 아니야? ”
 

아 맞아. ”
 

우와 대박..난 언제쯤 이런 거 메 볼까? ”
 

난 평범한 고등학생들과는 달랐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시기에
돈만이 내 곁에 있어주고 그 밖에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었다.
그래서인지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나이에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풀려고 했다.
 

이렇게 명품백 하나만 사도 다들 내게 온갖 
관심을 쏟는다.
그러면 난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이거 내가 살게
 

학생에겐 부담이 될 만한 금액의 음식 값을 거리낌
 없이 사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 소진아 나는 네가 정말 부럽다. ”
 

맞아맞아.
우리집에서 주는 용돈으로는 이런 가방은커녕
 이런 비싼 음식 먹는 것도 엄청 고민해야 하는데
 

돈 하나면 모두들 나를 쳐다본다.
집에선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관심들이
 

그래서 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더 돈을 썼다.
 

엄마 나 돈
 

? 설마 벌써 다 쓴거야? ”
 

이번 주는 명품 시계 때문인지 예상보다 
돈이 빨리 줄어들었다.
 

아 몰라 다 썼어.
빨리 줘
 

없어
 

아 있잖아 빨리 줘
 

이게 진짜 없다니깐!
너 계속 그렇게 돈 막 쓰고 다닐 거면 이제 용돈 안줘. ”
 

재수없어
 

? ”
 

난 내 방문을 쾅 닫고 분을 식혔다.
예전엔 돈 달라고 하면 잘 만주더니 왜 저런대?
짜증났다.
내일 애들이랑 놀러가기로 했는데 지금
 가진 10만원 가지곤 턱도 없다.
 

잠깐..
단시간에 많이 버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하지
 

난 핸드폰 어플을 다운 받아 랜덤채팅방을 만들었다.
한 남자가 방에 들어왔고 내 얼굴사진을 요구해왔다.
난 사진을 보여줬고 남자는 내가 마음에 든 건지
  ㅁㅁ모텔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했다.
한번 하는데 30만원.
내일 하루 버티기엔 무리 없는 금액이다.
 

그날 밤 엄마가 집을 나간 후
나 또한 집을 나섰다.
 

주차장에 도착하자 담배를 뻑뻑 피우며 내게
 조소진이냐며 묻는 배나온 중년 아저씨가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기분 나쁘게 
날 아래위로 훑었다.
 

그 아저씬 담배를 다 태운 후 나를
 데리고 모텔 방안으로 데려갔다.
방안으로 들어온 아저씨는 겉옷을 벗고 넥타이를 풀었다.
 

돈 먼저 주세요. ”
 

혹시 모르니 미리 받아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봐 아저씨 못 믿는 거야?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이번 일은 없었던 걸로 하자고
 

,아니에요. 알겠어요 그럼
 

내일 애들과 놀려면 꼭 그 돈이 필요하니깐 어쩔 수
 없이 나중에 받겠다고 했다.
 

아저씨는 내게 긴장 풀라며 오렌지 주스를 건 냈고
난 침대에 앉아 주스를 마셨다.
그 순간 기억이 사라졌다.
 

눈을 뜨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미 그 아저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주변엔 
내 옷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난 알몸이 된 채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역시 선금을 받았어야 했다.
 

에휴- 망했네
 

-
그날
애들한텐 몸이 아프다고 둘러댔다.
 

며칠 뒤 애들과 함께 카페에 갔다.
당연히 얼마 전에 산 신상가방을 매고 말이다.
 

야 근데 우리 반에 걔 ㅇㅇㅇ 대단한 것 같지 않아? ”
 

? ”
 

도대체 ㅇㅇㅇ가 누구지?
오늘 일부러 신상 가방까지 매고 왔는데 
왜 이건 안 보는 건데?
 

걔 교무실만 가면 문제집 가지고 올라오잖아.
그거 저소득층 가정이라서 받는 거
 

헐 진짜? 대박 난 걔네 집이 그런 줄 몰랐다. ”
 

솔직히 애들 시선도 그렇고 좀 껄끄럽기도 하고..,
나 같으면 받아도 교실에 못 들고 갈 텐데 걘 
아무렇지도 않게 잘 들고 오고, 학교생활도 잘 하잖아
 

어이없어.
가난해서 문제집 받는 게 뭐가 좋은 거라고
짜증나
 

우리 치즈케이크 먹을까?
내가 살게! ”
 

오오 역시
부러워- ”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
 

며칠 뒤 용돈봉투를 받은 기념으로 
애들과 놀러가려고 했다.
 

얘들아 우리 쇼핑하러 갈까? ”
 

,아니 난 오늘 좀 바빠서
아 나도
 

오늘따라 이상하긴 했다.
나 빼고 둘이서 속닥거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고
심지어 점심을 같이 먹을 때도 내게 말 한마디 걸지 않았다.

셋이서 하교하는 길이었다.
 

..소진아 진짜 미안한데 더 이상
 우리 같이 다니지 말자. ”
 

? ”
 

너 원조교제 한다고 학교에 소문 쫙 났어. ”
 

난 함께 맞춰 걷던 걸음을 멈췄다.
그 둘은 미안하다며 날 버리고 먼저 가버렸다.
 

도대체 누가 그런 소문을 낸 건지 어떻게 안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부인할 수는 없었다.
사실이니깐
 

그래도 혼자 다니는 건 싫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음악실에 가고,
혼자 체육관에 가기 싫었다.
 

반에서 혼자 다니는 애들이 몇몇이 있다.
사실 처음엔 신경도 안 쓰던 애들이었지만
혼자 다니기는 싫으니 그나마 말이 통할 것 같고
 그나마 덜 찌질해 보이는 ㅇㅇㅇ에게
 다가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오는 ㅇㅇㅇ을 
보자마자 인사를 했다.


ㅇㅇ아 안녕? ”
 

..안녕
 

살짝 당황한 것 같았지만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다.
난 매 쉬는 시간마다 그 아이 곁에 가서 사사로운 
이야기를 꺼냈고 ㅇㅇ 또한 내 이야기에 잘 답해주었다.
 

그날은 모의고사가 있는 날이었고 ㅇㅇ에게 
처음으로 같이 놀자고 했다.
 

ㅇㅇ! 모의고사 잘 쳤어? ”
 

아니.
공부를 해야 잘 치지- ”
 

하하-
우리 시험 끝난 기념으로 기분도 풀 겸 오늘 같이 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
 

너네 집은 가난하니깐 내가 사줄게.
그렇게 말하면 쉽게 같이 놀 것 같았다.
 

아 어쩌지 미안..나 오늘 집에 일찍 들어가 봐야 해서
 

왜 집에 일찍 들어가 봐야 하는데? ”
 

엄마가 일찍 오래
 

거짓말
분명 나랑 같이 놀기 싫어서 그런 거다.
 

학교 안에서는 괜찮지만 밖에서는 더러워서 
같이 놀기 싫다는 뜻 아니야?
어떻게 엄마가 일찍오라했다고 곧이곧대로 말을 들어?
 


거짓말
 

? ”
 

너도 내가 더러워서 피하는 거지? ”
 

그게 무슨 말이야
 

거짓말 하지마.
가난한 주제에 같이 놀아 주려니깐 
수준 떨어져서 같이 못 놀아주겠다. ”
 

..
 

내가 나간 뒤 한 무리가 ㅇㅇㅇ에게 같이 놀자고 
제안하는 모습이 보였고 표정을 보아하니 
그 애들과는 함께 놀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난 더 화가 났다.
ㅇㅇㅇ 걔보다 내가 못한 게 뭐길래 애들이 
저렇게 놀자고 우르르 몰려오는지
단지 몸 한 번 굴린 것 때문에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한다는 게 화가 났고
ㅇㅇㅇ가 싫었다.
 

난 얼마 뒤 자퇴를 했고 술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세 번 계속 하면 
할수록 아주 쉬웠다.
 

난 큰돈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던 
얼굴을 손대기 시작했고 예뻐질수록 손님들은 
더 많이 날 찾았다.
 

그날은 거액을 제시하며 날 찾는다는 손님이 있었다.
그 손님은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였고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프로젝트에 참가해보지 않겠냐며 
편지를 앞에 내려놓았다.


 

지금도 잘 사는데 뭐가 아쉬워 그런 이상한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냐며 거절하곤 방을 나가려했다.
ㅇㅇㅇ
그 세 글자가 내 행동을 멈추게 만들었다.
 

걘 너와는 달리 평범하게 대학도 
가고 아주 잘 살고 있지. ”
 

그 남자는 테이블에 놓여있는 술을 한 모금 하더니
 

ㅇㅇㅇ를 만나고 싶지 않나?
네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 줄 테니 참가해보는 게 어때? ”
 

난 주먹을 쥐곤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ㅇㅇㅇ를 만날 수 있었다.
 

#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다고 한 후 난 온통 
검은 색으로 도배된 방에 들어갔다.
 

학교를 배경으로 피해자
ㅇㅇㅇ 가해자 조소진씨입니다.
과거의 한을 한번 열심히 풀어보세요

날 안내했던 남자는
 기분 나쁘게 싱긋 웃곤 방을 나갔다.
 

-
2학년 2반에서 눈을 떴고 교실 주위를 둘러보다
 내 이름이 적힌 사물함을 발견했다.
안에는 교과서와 체육복이 들어있었다.
 

별거 없잖아?
 

ㅇㅇㅇ를 찾기 위해 복도를 다니다 강다니엘을
 만났고 다시 한 번 2학년 2반에 들렀을 때 성인이된
 나와 ㅇㅇㅇ와의 첫 대면을 했다.
 

사실 당연히 그 애도 날 알아 볼 거라 생각했다.
나이는 속였어도 이름은 그대로이니 말이다.
그러나 내생각과는 달리 날 알아보지 못했다.
뭐 차차 내가 직접 알려주지.
 

모든 참가자들이 모이고 다 같이 교무실에서
 단서를 찾고 있을 때
민현오빠와 ㅇㅇㅇ가 사라져 다 같이 찾기로 했다.
그러나 얼마 뒤 경수가 그 둘을 찾아 왔다.
 

도대체 저런 애를 왜 사람들이 같이 다녀주고
없어지면 찾자고 이야기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ㅇㅇㅇ이랑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라면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캐물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지 궁금했고 
다른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좀 티나게 움직였던 나머지 도경수와 여진구가 
날 가해자로 의심하는 것 같았다.
 

그 후 교무실에서 별 단서를 얻지 못하자 팀을
 나눠 찾기로 했다.
민현오빠가 ㅇㅇㅇ와 같이 다니고 싶어 하는 듯
 했지만 나도 급하기에 앙탈을 좀 부렸다.
 

얼른 너랑 단둘이 있고 싶거든.
 

내 앙탈이 통했는지 ㅇㅇㅇ와 단둘이 체육관을 
함께 갈 수 있게 되었다.
체육관에서 어떻게 괴롭힐 수 있을지 고민하다 
ㅇㅇㅇ가 먼저 체육창고를 가리켰다.
 

순간 ㅇㅇㅇ가 저곳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동안
 마치 내가 피해자인 것처럼 꾸며 놓으면 나중에
  ㅇㅇㅇ를 괴롭혀도 의심받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몰래 문을 살짝 닫아 잠그고 나왔다.
 

하필 체육관 밖으로 나오자마자 찝찝하게도
 도경수를 만났다.


? 소진누나
 

경수야 어디가? ”
 

ㅇㅇ누나보려고..
근데 누나는 어디가요? ”
 

ㅇㅇㅇ 진짜 재수 없다.
ㅇㅇㅇ를 찾는다.
도대체 걔가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쟤들도 네 과거를 알면 저렇게 행동하지 않을 거다.
네가 사라지면 찾기는커녕 친하게 지내려 하지도 않겠지
 

아 민현오빠 좀 만나려고 ㅇㅇ언니가
 혼자 찾는 게 편하다고 먼저가라네?
너도 방해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아 그래요? ”
 

민현오빠를 만나러 간다고 대충 둘러대고
분명히 방해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 말을 제대로 듣기나 한 건지 나를 지나쳐 걸어갔다.
 

이대로 가다간 내가 가해자 것을 들킬 것 같았다.
분명 내가 문을 일부러 잠근 것이라고 생각 할 텐데..
 

난 불안한 마음에 손톱을 깨물다 완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당장 반으로 올라가 내 사물함 깊숙이 박혀있는
 체육복을 꺼내 마구 밞고 찢었다.
 

이정도면 피해자의 물건처럼 보이겠지?
체육복의 상태를 보기위해 들어 올렸다.
하필 교실 문 앞에 딱 서있는 민현오빠와 
마주치게 되었다.
 


소진이 너지? ”
 

네 맞아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오빠한텐 
솔직하게 말하죠 뭐
 

내 이름 석 자가 버젓이 박힌 체육복을 밟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거짓말을 한다면 그건 너무 양심
 없는 짓이니깐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ㅇㅇ는 어쩌고 여기 온 거야? ”
 

ㅇㅇㅇ이야기
아까 도경수도 그렇고 지금 민현오빠도 그렇고 
도대체 왜 걔를 찾는 거야?
 

왜요? 궁금해요?
오빤 걔가 어떤 애인지도 모르면서
 걔를 왜 걱정하는데요? ”
 

나만큼 ㅇㅇㅇ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걱정하는 척 하기는.
어차피 ㅇㅇㅇ의 실체를 알면 다 떠나갈 거면서
 

그냥 뭐 궁금해서? ”
 

- 참 어이가 없네.
내가 가해자인거 대충 눈치 챘으면 오빠도
 쭈그리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오빠도 피해자로 만들 수 있는데
뭐 이왕이면 ㅇㅇㅇ랑 친하게 지내지 마요.
둘이 나란히 피보게 만들 수도 있으니깐요- 아니다.
오빠 때문에 ㅇㅇㅇ가 힘들어 모습도 재미있겠네요. ”
 

난 웃으며 교실을 나와 무용실로 향했다.
나를 가해자라고 가장 의심하고 있는 도경수와
 여진구가 둘러보기로 한 무용실.
난 그곳에 체육복을 놓아두기로 했다.
그러면 나를 향한 의심이 좀 잦아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모를 찝찝함에 다시 민현오빠를 
찾아 같이 움직이자고 이야기했다.
오빠가 사실을 알고 있는 이상 내가 옆에 붙어서
 감시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거절하면 ㅇㅇㅇ를 괴롭힐 거라 협박하려 했는데
생각 외로 오빠는 알겠다며 나와 함께 움직였다.
 

지금 도경수랑 여진구 걔네 둘이 
날 가해자로 의심하고 있어요. ”
 


그래? ”
 

자기는 이미 정체를 아니깐 여유롭다 이거야?
왜 저렇게 성의 없이 말하고 난리야
난 이렇게 불안해 죽겠는데
 

그렇게 가볍게 말하지 마요. 나한텐 심각한 이야기니깐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오빠도 ㅇㅇ랑 친하게 지내지마요.
안그럼 ㅇㅇ이가 힘들어 질 테니깐
 

근데 넌 왜 ㅇㅇ를 괴롭히는 거야?
뭐 새로운 자아라도 생겨서 그런 거야? ”
 

난 그냥 걔가 싫은걸?
웃는 모습도,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도
걔가 평범한 척 하는 모습도 모두 다 싫어.
 

사랑하는데 큰 이유 없는 것처럼 싫어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그리고 난 아직 새로운 자아가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나저나 오빠는 상담실에서 뭐 좀 찾았어요? ”
 

글쎄
 

저 오빠는 끝까지 재수 없게 구네.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 그냥 입을 닫았다.
 

그리고 나를 가장 피해자로 생각하고 있는 다니엘과 
예림이가 있는 곳으로 가 자연스럽게 그 주위에서 
어쩌다 마주친 것처럼 연기했고 의외로 민현오빠 
또한 나를 잘 따라주었다.
 

-
네명이서 모이기로 한 반에 들어오니 ㅇㅇㅇ
 이미 와 있었다.
역시 도경수가 열어 준 거겠지
ㅇㅇㅇ가 체육창고 문을 잠그고 간 것에 대해
 따지려는 듯했지만 뭐 별 신경 안 썼다.
 

모두 모여 각자 찾은 단서에 대해 말하는 시간이
 되었고 민현오빠가 상담실에서 단서를 찾았다며 
내가 가해자라는 걸 확실히 안다고 이야기 할까 
걱정되긴 했으나 다행히 별 탈 없이 지나갔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체육복을 보고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고 도경수 또한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체육창고에서의 실패 아닌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금 단 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했다.
난 눈물을 이용해 ㅇㅇㅇ에게 같이 화장실을
 가주면 안 되겠냐고 애원했다.
걘 바보같이 알겠다고 했다.
여진구 또한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ㅇㅇㅇ가 거절했다.
 

뭐 나야 좋은 일이지만 말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실과는 최대한 먼 거리에 
위치한 화장실로 ㅇㅇㅇ을 이끌었다.
 

ㅇㅇㅇ
난 화장실에 들어오자마자 ㅇㅇㅇ의 이름을 불렀다.
이제 날 좀 기억해주려나?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
 

ㅇㅇㅇ은 순간 이상함을
 직감했는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꽤 재미있는데?
 

정체가 뭐냐니. 섭섭하네-
나 기억 안나?
얼굴이 좀 바뀌어서 그런가?
그래도 이름은 똑같은데..
- 진짜 세상사는 게 너무 힘들다 그치? ”
 

진짜 억울하단 말이야.
평범한 척 하며 사는 네가 괘씸해
 

너네 집은 가난했고 우리 집은 나름 잘 살았는데 
어째서 이렇게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또 그런 네가 어떻게 평범한 척 잘 살고 있는지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돼. ”
 

이렇게 너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누군지 모르겠어?
설마 모르는 척 하는 건 아니지?
 

왜이래 우리 둘 뿐인데 근데 너 진짜 역겹더라. ”
 

정말 그 가식은 여전하더라.
 

,내가 왜... ”
 

넌 예전부터 완전 가식 덩어리였잖아.
착한 척하고, 사람 가려가면서 만나고
뭐 일일이 말하기엔 너무 많다 그치? ”
 

어머 얘 좀 봐라? 울겠는데?
그러기에 평소행실을 똑바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
아니다.
네 존재 자체가 날 화나게 만드니깐
 아무리 행실을 똑바로 해도 안 되려나?
 

난 네가 그냥 싫어.
너까짓 게 나대는 꼴하며
저기 앉아있는 애들이 
너의 실체를 알아야 할 텐데 말이야. ”
 

눈물을 한 방울씩 뚝뚝 흘리는 ㅇㅇㅇ.
뭐야 진짜 우네?
왠지 네가 우는 모습을 보니깐 더 짜증이나.
정작 울어야 할 사람은 난데 왜 네가 우냐고
 

그 애의 어깨를 세게 치자 힘없이 땅에 툭 쓰러졌다.
쟤네들이 네가 어떤 애인지 알면
 너랑 말도 안 섞으려 할 걸?
아무도 너 같은걸 좋아해주지 않아.
다들 피하기 바쁘겠지. ”
 

나는 눈높이를 맞추고 또박또박 말을
 내뱉으며 머리를 툭 툭 쳤다.
 

....”
 

눈물만 뚝뚝 흘리던 애가 소리를 내며 우니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우는 거야?
하하하- 너 웃긴다.
따라와. ”
 

이때부턴 내 몸이 좀 이상했다.
그 아이를 향한 시기와 질투와 미움은 그대로였지만
 이렇게 폭력적으로 나올 생각까진 없었는데
뭐 새로운 자아가 시키는 일인 것 같아 기꺼이 
그 애의 머리채를 잡고 변기가 있는 칸 쪽으로 
질질 끌고 가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푸하..,제발..살려줘..흐악.. ”
 

꽤 볼만했다.
살려달라고 비는 꼴하며 변기물에 젖은 꼴하며
 

뭐라고? ”
 

나는 다시 그 얼굴을 담그고 꺼냈다.
 

....,미안해..
제발 이제 그만해줘 내가 잘못했어
이제 제발 그만해줘
 

넌 나랑 엮이기 시작한 것부터가 잘못한 짓이야.
난 웃음을 지은 채 그 아이의 귀에 속삭여줬다.
 

이제 넌 혼자야.
그 누구랑도 말을 섞어선 안돼.
안 그럼 그땐 진짜 죽일 거야. ”
 

,알겠어 거,걱정하지마. ”
 

무릎을 꿇고 싹싹 비는 꼴이 이제야 네 주제를
 파악하는 것 같아 좋네.
 

이제야 말을 듣네.
나 먼저 가있을 테니깐 넌 그 몰골 좀 정리하고 와.
아 그리고 이번일은 비밀인거 알지? ”
 

난 화장실을 나오며 크게 웃었다.
변기에서 왔다갔다 얼굴을 담그던 모습도
내손에 이끌려 다니는 모습도
살려달라고 말하는 모습도
예전 학교에서 봤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라 더 흥미로웠다.
 

그 일이 있은 후 ㅇㅇㅇ는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는 경고를 어느 정도 알아들었는지 
다른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여 흐뭇했다.
 

-
내가 교실로 들어오고 그 후 ㅇㅇㅇ
 들어온 뒤 이어 다니엘이 들어왔다.
강다니엘 저 녀석은 어디 갔다 오는 거지?
뭐 쟨 이미 나를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깐 
별 신경 안 써도 되겠지.
 

다시 모두 모인 후 체육복 말고는 건진 게 없어 
이렇게 있으면 안 된다며 지은 언니는 각 반에 
들어가서 찾아보자고 이야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길 잘 한 것 같다.
, ㅇㅇㅇ, 민현오빠 이렇게 세 명이서 
함께 움직이게 된 것이니
내겐 또 다른 기회가 온 것이나 다름없다.
뭐 민현오빠는 이제 내편이라고 말해도 
상관없는 것 같으니 말이다.
 

ㅇㅇㅇ의 사물함에서 딱 봐도 피해자로 
의심할만한 것들이 수두룩했다.
난 가차 없이 창문 밖으로 내 던졌다.
민현오빠가 한마디 할 거라 생각했는데
 별말이 없었다.
뭐 나에겐 좋은 거니깐
 

슬슬 심심한데 민현오빠에게
  ㅇㅇㅇ의 과거나 폭로해버려?
하필 그런 재미난 생각을 할 때 
경수가 반으로 들어와 나를 불렀다.
아 아쉽다. 꽤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을 텐데
짜증나
 


누나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고 거기 둔 거 맞잖아요. ”
 

경수는 그 체육복에 대해 계속 캐물었다.
 

아니야 네가 직접보기라도 했어? ”
 

아니! 분명 없었다고요.
체육복이 제 발로 거기 들어갔을 리도 없고
누나 말고는 그런 짓 할 사람이 없잖아요. ”
 

아 진짜 나 아니라니깐?
그럼 좋아.
그렇게 의심되면 다른 사람들도 다 불러서 
물어보자고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지
 

진짜 사람 귀찮게 하는 녀석이다.
이미 체육복 때문에 대부분의 애들이 나를 피해자로 
생각하고 있으니 모여서 물어봐도 결과는 뻔하다.
그렇게 난 다시 반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반에 들어서자 ㅇㅇㅇ와 민현오빠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인간들은 좋게 말하면 듣지를 않는다.
 

난 이번기회에 ㅇㅇㅇ에게도 확실히 알려주고
민현오빠에게도 ㅇㅇㅇ랑 말하면 ㅇㅇㅇ만 더
다칠 거라는 걸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수의 반에서 모두 모이기로 했다며 민현오빠에게 
먼저 가있으라고 이야기하고 ㅇㅇㅇ을 데리고 
또 화장실을 갔다.
참 이상하지?
자꾸 화가 나면 화장실에 가서 ㅇㅇㅇ를 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 것 같다.
 

새로운 자아 때문인건가?
뭐 다 필요도, 상관도 없다.
ㅇㅇㅇ가 싫은 건 여전하니깐
 

내가 말 섞지 말라고 했잖아.
인간들은 좋게 말하면 말을 안 들어. ”
 

-
 

난 뺨을 내리쳤고 꽤 얼얼했는지 ㅇㅇㅇ
 자신의 뺨을 쓰다듬었다.
 

... ”
 

사람 말이 말 같지가 않아? ”
 

,미안해
,진짜 별 이야기 아니었어.
,제발 용서해줘 응? ? ”
 

무릎을 꿇고 또 빌었다.
근데 너무 화가 나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도 
받아주고 싶지가 않네?
애초에
미안할 짓을 왜해! ”
 

! ”
 

난 무릎을 꿇고 숙이고 있던 머리를 
발로 세게 찼다.
잠깐 어지러운 듯 휘청거리더니 이내 
곧 미안하다며 또 다시 빌었다.
 

..,미안해..미안해 응?
내가 잘못했어..제발제발
 

짜증난다.
너무 짜증난다.
난 이렇게 살고 있는데 어떻게 나보다 돈도 없고 
가난한 년이 대학교를 가고 평범하게 잘 살고 있는지
화가나.
너무 화가 난다고.
 

난 옆에 있던 대걸래를 들고 
그 애의 머리를 때리려는 순간
몸이 쓰러졌고 세상이 까맣게 물들었다.
 


.
.
.

※만든이 : 둥둥미들님

<작가의 말말말>

뒤이어 여진구,황민현의 이야기가 올라온 뒤
 본 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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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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