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06-1] (by. 뿜바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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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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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밑 공지를
꼭 읽어주세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06-1]
 
ㅇㅇㅇ
육성재
이종석
박찬열
전정국
이민기
 
.
.
.

 
갑자기 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더는 그 어떤 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이종석이
뱉은 말들이, 육성재가 나를
속였단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지금 충분히 엿같으니까.
 
-끼익
 
흐리멍텅한 눈으로 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봤다.
 
“..!!!!!”
 
순간 나의 눈을 의심했다,
내가 드디어 맛이 갔구나,
다른 사람도 아닌 정국이가
내 눈앞에 보이다니.
 
꿈인가, 꿈을 꾸고 있나
 

“..누나
 
“..더럽게 슬픈 꿈이네
 
누나, 나야 나..맞아
 
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곧
뒤에서 들어오는 찬열이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고 눈을 크게 떴다.
 
“....꿈이..아니야?”
 

금방 풀어줄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와중에
내 몸에 닿는 정국이의 온도에
그제야 꿈이 아님을 실감했다.
 
“...살아있었어..?”
 
“.., 누나
 
눈물이 차올랐고 정국이를 껴안았다,
나만 혼자 남겨졌다 생각했었다,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나의
피붙이는 아무도 없다고 여겼다.
 
으흐....”
 

“..꼴이 이게 뭐야..10년만인데
 
정국,정국아..으으..”
 
돌아가자
 
나를 살며시 떼어내며
내 눈물을 닦아준다. 그 말에
내가 무슨 말이냐는듯 쳐다보자
뒤에 있던 찬열이 대신 대답한다.
 
너 나가도 돼, 여기서
 
“...무슨 말이야?”
 

아무도 너 안잡을거야,
얼른 나가자 너..많이
아파보인다..”
 
내가 어떻게 여기서 나갈 수
있는지 물어보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 이곳을
빠져나간 후 나중에 물어도
늦지 않을 일이었다.
 
미안..미안해..”
 
내게로 가까이 와 나를
일으켜 부축한 찬열이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미안하다..진짜..”
 
너였어도 나랑 똑같이 했을 거잖아
 
괜찮다는 말 대신 그렇게 말하자
찬열이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정국이와 찬열이의
부축을 받으며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내 눈앞에 보인 것은
날 죽일듯 노려보는 순사들과
종이 한 장을 손에 꽉 쥔채
떨고 있는 이종석, 그리고...
 

“....”
 
육성재의 눈빛이었다.
애써 그 눈빛을 무시하며
서를 빠져나왔다.
 
괜찮아?”
 
“...오히려 다행이지
 
찬열이의 물음에 일부러
무심하게 대답하고는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
 
골목 안으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밀려드는
아픔에 결국 나는 커다란
바위 앞에 기대 앉았다.
 

그 새끼들..얼마나 고문을 한 거야
 
정국이는 찢어지고 상처 난
내 다리를 보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많이 컸네..전정국
 
이제 안심해, 내가 절대..
누나 다신 이렇게 만들지 않을거니까
 
살며시 정국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고
나와 모두는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뭐야
 
육성재였다, 숨을 헐떡이며
우리 앞에 가까이 선 모습에
반사적으로 정국이를 보호했다.
 
감시하라고 시켰나보지?
하긴, 이 길을 아는 건
단체의 일원들 뿐인데
 
“..ㅇㅇ
 
무슨 할 말이 더 남았어
 
그 말에 넌 내 모습을 한 번
보더니 이내 대답했다.
 

일단 단체로 가는게 우선..”
 
그 말에 순간 울컥 마음이 요동쳤다.
 
그 입으로 우리 단체를
언급하지마!!!”
 
“.....”
 
우리 단체가 장난같아?
네 말 하나 믿고 받아준 우리가
쉬워보여? 너랑 엮이기 싫다고,
그만하라고, 꺼지라고!!!”
 
나는 너를 다 믿고 그렇게 말해줬는데,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기대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를
믿었었는데, 그 차림으로, 나를
내리쳤던 그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게 단체를 언급한다.
 

누나, 진정해
 
정국이는 나를 품에 안으며
나를 진정시켰다, 서러웠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놈이
여기까지 뛰어온 것에 대해
기대를 품고 있었다.
 
의심하지 않겠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근데
 
“....”
 

저는 사형장에서 육성재씨를
처음 봤던 날 했던 행동들,
그 모든 게 거짓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박찬열!!”
 
오해가 있으면 지금
말하셔야 합니다, 지금이
지나면 우린 더는 의심이
아니라 확신으로
받아들일거니까
 
찬열이는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육성재에게 말했다, 너도
그렇게 생각했던 걸까,
너도 녀석을 믿고 싶은 걸까.
 
정혼자가 있습니다
 
그 말에 눈을 감았다,
녀석의 입에서 듣는 진실은
이종석에게 들었을때보다 더
가슴 아팠고 더 괴로웠다.
 

청장의 딸인 그녀가 저를
멋대로 이 자리에 추천했고,
그 제안을 아버지께선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말에 일부러 그 말을
믿으라고 하는 거냐고 따졌다,
사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저런 말에 다시 놈을
믿고 싶은 거냐고, 네 마음이
너무 가엾지 않냐고.
 
근데 네가 고문실에
갇혀있단 말을 들었어
 

그걸 내가 어떻게 봐,
또 아무것도 못했다며
자책하고 싶진 않았어
 
그 말에 멈칫,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의
장례를 준비하고 있을 때
찬열이와 민기오빠가 얘기하던
말을 몰래 들었을 때가 떠올랐다.
 
울었어요
 

누가
 
그 육성재라는 사람이요,
아저씨 앞에서 서럽게 울었어요
 
“....”
 

미안하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울면서 그렇게 말하는데
, 모두가 등을 돌렸던 건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저까지
울컥하더라구요
 
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진심이겠네
 
부들거리는 손으로 돈을 건네고
고개를 숙여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는
그렇게 뛰어가는데 그 모습에
한동안 모두가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었어요
 
?”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말로는 표현 못할 감정이
다들 올라왔던 것 같아요
 
육성재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버지는 항상 내게 말했었다,
말을 숨겨도 표정은 절대
숨기지 못한다고. 놈의 눈은
그 어떤 거짓도 담고 있지 않았다.
 
앞에서 그들을 섬기는 척,
명령에 복종하는 척. 그렇게
한다면 그들이 날 믿을거고
그럼 난 그걸 빌미로 단체에
기밀명령같은 것도 알려줄 수
있을테니까
 
멍해졌다, 믿었다고
너를 믿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네가 아니라
내가 너를 제대로 믿지
않았던 게 아닐까. ,
나는 너에게 무슨 일이냐고
먼저 물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말은 속여도 표정은
못 속여요, 표정은
모든 걸 알려주니까
 
가만히 날 안고 있던 정국이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렇게 말했다,
정국이도 이 모든 게 거짓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던 것인지
이어 이렇게 말했다.
 

거짓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모두가 의심할만한 행동을
한다면 그땐 무슨 사정이
있든 당신을 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정국이로써는 최선의
대답이었을 것이다, 거짓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두 번의
기회는 주지 않겠다. 그 뜻은
앞으로 그 어떤 일이라도
진실되게 다 말하라는 거겠지.
 
먼저 가있어
 
자리에서 겨우겨우 일어나
찬열이와 정국이에게 말하자
정국이는 잠시 입을 벙긋거리더니
이내 찬열이와 먼저 걸음을 옮겼다.
 
미안해
 
눈물이 떨어졌다,
스승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동료를 믿고 기다리라고.
그 말에 항상 자신있게
대답했던 나인데, 나는..
그 말에 대한 자격을 잃었다.
 

아니, 네가 미안한 게
아니야..네가 아니라고
 
오히려 너는 내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을 한다, 그 말에
더욱 눈물이 차올랐고
결국 나는 눈물을
미친듯이 쏟아냈다,
너를 믿지 못한 나 자신의
대한 원망과 네가 나를 계속
생각해줬다는 기쁨, 그리고
네가 배신하지 않았다는
안도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많이 아팠지
 
횡설수설하는 나를 갑자기 안아오더니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놀란 것도
잠시 그 말에 눈물은 더더욱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내가 멍청했어, 바로 너에게
달려가서 알렸어야했는데..
그래야했는데..”
 
아니야...내가..내가..”
 
하루 정도 늦게 말해도
괜찮을거란 생각에..그런
생각에 널 힘들게 했어
 
나보다 네가 더 힘들었을 거다,
자신을 믿지 않은 나를 봤을 때,
단체와 모두를 위해 나를
억지로 내리쳤을 때, 그 모든
자신의 상황들이 더 많이
아팠을텐데 오히려 나를 걱정한다.
 

좋아해
 
나를 품에서 떼어낸 네가
내 눈물을 닦더니 말한다,
그 말에 심장이 요란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좋아해
 
육성..”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너는 내 말을 막고는 입을 맞추었다,
놀라 몸이 굳었지만 너는
그런 걸 개의치 않고 입을
계속 맞추었다, 그러다 숨이 찬
내가 너의 옷자락을 살며시
쥐자 너는 그제야 나를 떼어냈다.
 

“...나 봐
 
“....”
 
괜찮아
 
괜찮다는 말에도 고개를 들지
못하자 살며시 내 턱을 들어올린다.
 
좋아해
 
“...”
 
ㅇㅇ
 
사랑이란 감정은 참으로
위대한 감정이다, 본래의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그 감정은 독립운동가들이
품어서는 안 되는 감정이었다.
그 감정들이 결국엔 약점으로
다가올테니까, 하지만..하지만..
 
나도
 
“.....”
 
좋아해
 
삭막한 사막에도 오아시스가 있고,
추운 겨울에도 꽃은 피어난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당장 죽는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날들이지만 그래도..
그 전까지만..아주 조금만..
나도 행복하고 싶었다,
여자로써, ㅇㅇㅇ으로써.
 

지켜줄게,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꼭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나를 꼭 안아오는 너의 품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나 또한
너를 꽉 안았다, 서로가 서로의
약점이 되어도 그래서
수많은 적들이 우리를
떼어놓는다 해도 그래도
지금 이 시간이 있기에
조금은 행복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한다.
 
순사로 위장이라..”
 
너의 손을 잡고 단체로 들어가자
찬열이는 먹고 있던 물을 내뿜었고
민기오빠와 소라언니는 그럴 줄
알았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정국이는 자신이 돌아오자마자
이게 뭐냐고 나를 타박하기도 했다.
 
, 앞으로 철저히 그들을
섬기는 척 할 예정입니다
 
그것도 잠시 곧 스승님이
나왔고 그는 모든 것을
모두에게 털어놓았다.
 

계획은 있는 것이냐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습니다,
허나 곧 그놈들도 뭔가를 꾸미겠지요
 
차승원 그놈이 너를
신뢰하는 것은 확실한것이냐
 

지금은 의심하고 있는 것 같지만
곧 확실하게 될 겁니다, 제가
철저히 그리 연기할 것이니까요
 
우리 또한 계획을 세워야겠구나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들이 계획을 세울시
바로 알리겠습니다
 
네가 직접 찾아와
알려주는 것은 위험하다, 민기야
 

, 스승님
 
스승님의 말에 민기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수고를 해주어야겠구나
 
, 걱정마십시오
 
조선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무술이 뛰어난
민기오빠는 그에게 말했다.
 
매일 자정에 찾아가겠습니다
 

위험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원래 위험하지 않고는 하지
못하는 것이 독립운동입니다
 
혹시 모르니 주변 동태는
제가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던 정국이가 말했다.
그 말에 스승님이 괜찮으냐
물었지만 정국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10년동안 놀면서
살진 않았습니다
 
그래, 허면 지금은
놈들의 상황을 지켜보자
 
그리고 스승님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민기오빠는 바로 일어나
스승님을 부축해 방으로 모셨다.
 
, 언제는 독립운동만 보고
가자더니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앉네
 
“...시끄러
 

정국아, 너희 누나가 이런다?”
 
우리 누나 울리지 마십시오,
울리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참으로 듣기 좋고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닌가, 만약 우리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이런 모습이 일상이었겠지.
 
염려 마세요, 그럴 일 없을테니까.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벌써?”
 

감시 목적으로 따라가라고 해서
온 거거든, 너무 오래 시간을
지체하면 의심을 살거야
 
아쉬운 마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말한다.
 
밥 잘 먹고, 치료..잘 받고
금방 또 올게
 
자신이 채찍으로 내려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내 상처를 어루만진다.
 
알겠어, 조심해
 
그 말에 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단체 밖으로 나갔다.
 
꿀 떨어지시겠습니다
 
시끄러 임마
 
정국아, 우리는 밥이나
먹자 서러워서 막
 

형만 서러운 것 같은데
 
그래, 밥 금방 차려줄게
 
어어, 아니에요 누나
우리가 할게요 누나 어깨도
아프실텐데
 

괜찮아, 이런 거라도 해줘야
내 맘이 편해서 그래
 
그 말에 소라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큰일났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나를 비롯한 모두가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이냐
 
스승님의 말에 일원은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경성거리 사형장 앞에 조선인
아이의 시체가...시체가..”
 
시체라니!!”
 
“..그것보다 아이의 몸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원은 종이를
스승님에게 주었다.
 
“!!!!”
 
스승님, 왜 그러...!!!”
 
경전하사(鯨戰蝦死). 그 말의 뜻을
모를 리 없는 우리는 그 말에
얼어붙었고 찬열이는 종이를
구기며 대답했다.
 

직접 봐야겠습니다
 

같이가,
 
나도 갈게
 
그 말에 모두는 안된다며
소라언니와 같이 쉬라고 했지만
나와 소라언니는 고개를 저었다.
 
다른 것도 아닌 아이가 죽었어,
것도 이런 말이 몸에 적힌채
 
맞아, 죽을 것 같아도 가야 돼, 이건
 
단호한 우리의 말에 결국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고
스승님은 말했다.
 

우리를 이리 도발한다라
 
“..스승님
 
그래, 도발에는 도발로
응수해야하지 않겠느냐
 
그리고는 지팡이를 짚으시며
앞서 나가셨고 우리 모두는
그런 스승님의 뒤를 따랐다.
 
*

육성재 경부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째서 이리 늦은 거지
 
뒤따라갔으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찾을 수가 없었다..?”
 

, 하지만 빈 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는지라
주변을 배회했지만..죄송합니다,
찾지 못했습니다
 
그 말에 한쪽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대답한다.
 
됐어,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말도록
 
 
한 고비 넘겼다 싶어 한숨을 쉬며
이종석의 집무실을 나오자마자
순사가 이종석의 집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곧
이종석은 집무실에서 나와 말했다.
 

경성거리 사형장으로
갈 것이다, 모두 준비해
 
무슨 일이 있습니까?”
 
나의 말에 이종석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조선인 아이가 죽었다더군
 
“...!”
 
알았으면 빨리 준비하도록
 
그러더니 먼저 앞서 나간다,
조선인 아이가 죽었다고,
대체 누가 그런 끔찍한 짓을.
 

“...!!!”
 
사형장 앞으로 가까이
도착했을때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잔혹한 아이의
시체가 있었고 그 모습에
절로 분노가 치밀었다.
 
경시님 이거
 
차에서 내린 이종석에게
종이 한 장을 들이민다,
이종석은 그 종이를 보더니 말한다.
 

경전하사(鯨戰蝦死)..”
 
경전하사? 강자들의 싸움에
아무 관계없는 약자가 다친다는
뜻이 아닌가, 누가 그런 말을..
 
이종석은 빤히 아이의
시체를 보았다, 일순간 그
눈빛이 조금 서글프게
빛났던 건 왜일까, 그러기도
잠시 곧 사형장 주위로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아이고, 아이고!!!!”
 
그리고 곧 머리가 드문드문
흰 한 중년의 여성이 울며
아이의 시체에게로 뛰어간다.
 
경순아, 경순아!!!!”
 
매달아져있는 아이의 발목을 붙잡고
울며 불며 매달리는 중년 여성의
모습에 주위에 있던 많은 이들은
눈물을 터트리기도 하고,
분노를 내뿜기도 했다.
 
변백현 순사
 
, 경시님
 

아이의 시체를
부모에게 안겨주도록
 
“...
 
낯선 이종석의 말에 주변
모든 순사가 의아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이종석의 시선은
오로지 아이와 그의
엄마에게로 향해있었다.
 
경순아!!!!!!! 아아아...”
 
아이의 시체를 묶어놨던
밧줄을 풀고는 아이의
엄마에게로 안겨주자
여자는 아이를 안고 오열을
토해냈다. 이미 굳어버린
아이의 피가 아이의 몸에서
악취가 날만도 하건만
여자는 아이를 꼭 안고
그렇게 울었다.
 
어린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
 
곧 밑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시작으로 많은
이들의 소리가 크게 들려왔고
그들은 곧 돌멩이를 집어들어
우리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경시님!, 피하셔야 합니다
 
“...”
 
경시님!”
 

너희는 먼저 서로 돌아가라,
육성재 경부는 나와 남아
이 곳을 정리하고 간다
 
오늘따라 이종석이 이상했다,
모두도 그리 느낀 건지
일제히 놀란 눈을 해보이다가
일단은 자기들이 살고 싶은지
차로 뛰어갔고 곧 차들이 출발했다.
사형장 위에 남은 건
아이와 아이의 엄마, ,
그리고 이종석 넷 뿐이었다.
 
-
 
그리고 그 순간 사형장 위쪽
건물 옥상이 큰 폭발음과 함께
터지고 말았다.
 
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공중에서
흩뿌려지는 종이들에 모두가
위를 쳐다보다 이내 종이를
하나씩 손으로 잡았다,
물론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가일몽(南柯一夢)...”
 
덧없는 꿈과 헛된 부귀영화라,
지금의 일제에게 하는 말 같았다.
 
“..육성재 경부
 
 
내리는 종이가 마치
눈같지 않나
 
내리는 종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말하는 이종석의
눈은 지독히도 외롭게도
지독히도 아파보였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그거 아나
 
이종석은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다른 말을 꺼낸다.
 

조선이 일본에게 당하는 이유,
수많은 조선인들이 친일파로
변하는 이유. 그 모든 이유는
나라가 백성을 나몰라라
했기 때문이다
 
“...”
 
자신들의 목숨줄만 아깝다고,
자기들의 가족만 위한다고
사리사욕을 챙기기 바빠서
자신들이 돌봐야 할 백성들을..
내몰았기 때문이다
 
이종석 경시님
 

나라가 힘이 있었다면,
나라가 백성을 위해 힘썼다면
이 나라가 일제에 정복됐을까
 
“...”
 
독립운동가들이 이리
많이 죽고 당하는 와중에도
나라는, 왕은 백성을 위해
무엇 하나 해준 게 있나
 
그 말에 조용히 대답했다.
 

그들 입장에서 말해주길
바라십니까, 아니면 경시님과
같은 입장에서 말해주길
바라십니까
 
“...그들의 입장에서
 
나 또한 내리는 종이로
시선을 돌린 채 입을 열었다.
 
바라고자 하는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나의 대답에 이종석은
조용히 내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정도는 그들도 알겁니다,
아무런 도움이 없고
아무도 힘을 주지 않을 거란걸
 
“....”
 
근데 그들이 나라가, 왕이
알아봐주길 바란다고 목숨까지
버리는 거라 여기십니까
 
“....”
 

나라가 알아주지 않아도
왕이 알아주지 않아도
역사는 기록될 것이고
그 역사는 후대에
울려퍼질겁니다
 
과연..”
 
그래서, 이 시대때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위해 힘썼구나,
피같은 노력을 했구나.
이 땅이..그냥 얻어진 게 아니구나
 
“....”
 

그렇게 알아주기만 해도
충분할겁니다
 
흩날리던 종이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고 이종석은
본래의 눈으로 돌아가 말한다.
 
눈이 그쳤네
 
“...”
 

한 번 분 바람은
태풍을 몰고 오고
한 번 내린 눈은
폭설을 내리지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에게 배려 아닌 배려를 하지
 
“...”
 
들키지마,
그것이 무엇이건
 
“..!”
 

만약 들킨다면
덜미를 잡힌다면
비가 태풍이 되듯,
눈이 폭설이 되듯,
너도 그렇게 될거야
 
그 말과 함께 이종석은
떨어진 종이 한 장을
집어 주머니에 넣고는
주변을 둘러보다 말했다.
 
정리할 것도 없군, 이미
놈들은 도발에 응수했으니
 
그리고는 차에 올라타
홀연히 사라졌다.
 

태풍이든, 폭설이든
언젠가는 반드시 멈추고
햇빛이 그 비와 눈을
모두 마르게 할텐데,
너는 바보같이
아직도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구나
 
처음으로 놈이
안타까웠던 것 같다.
진즉 겨울잠을 깨고
봄을 맞이했어야 할
개구리가 나가기가
무서워 억지로
잠을 청하는듯이
놈은 그렇게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
 
 
*남가일몽(南柯一夢)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이르는 말
 
.
.
.

※만든이 : 뿜바야K님
 
[]
이번 편은 쓰는 저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편인 것 같네요,
이번에도 분량이 넘쳐버리는
바람에 06-2편으로 찾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늘 함께
해주시는 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지]
여러분들께 한 가지
알려드릴 소식이 있어서
이렇게 공지를 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어쩌면
많이 기다리고 계실
Darkness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완결되면 연재를 이어가려
합니다, 두 작품을 동시에
연재 하다보니 작품 사이에
혼동이 생기고 그렇다보니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변명으로 들리실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로
생활패턴은 엉망이 되어가고 있고
그럼에도 저는 절대 연재중지는
하고 싶지도 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께
말씀드렸듯 이건 여러분과 제가
서로 약속한 거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Darkness는 제가 독자님들께 처음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고, 또 그만큼 애착이
강하고 퀄리티를 신경쓴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제 작품이 망가지길
원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내리는
결정이니 독자님들의 넓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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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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