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MUST GO ON - 2화 (by. 로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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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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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변백현
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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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은 밑에 있지만! 읽으시기 전에
주의해 주세요!
“ ” 는 현재.
‘ ’ 는 과거입니다!
 
 
 
01.

매년 이맘때쯤이면 콘서트홀에는 
서울시립 교향악단의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진다.
 
후반부 4악장에는 그 당시 파격적인 요소였던 
합창도 가미되어 그냥 합창 교향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콘서트홀 3층 객석 입구에 서서 정면을 바라본다
천석도 넘어가는 대공연장의 객석과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사람 무섭게 하는 그 아찔한 높이도.
 
 
무대를 즐길 때 시각적 효과도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적인 동작의 
클래식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움직이는 건 악기를 연주할 때 살랑살랑 흔들리는 
팔과 몸짓 밖에 없지만 그것도 감상 요소에 속한다며 
여러 음악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3층은 특히나 시야 확보를 위해 객석이 급경사다.
 
 
어려서부터 못살게 구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평소 무대 점검을 할 때 높다 싶은 곳은 모두
 태민에게 맡기지만 오늘따라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더라.
 
 
하는 수 없이 올라오긴 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다
눈을 뜨면 높이가 실감이 와 한 발자국도 떨어지질 않는데 
눈을 감아도 못 움직이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
 
나는 쓸 데 없는 자신감에 가득 찼던 10분 전의
 나를 쥐어박는 상상을 한다.




너는 인마, 말을 하고 나랑 같이 와야지
혼자 오면 어떡하냐?”     

갑작스럽게 뒤에서 들리는 음성에 앞으로 
고꾸라질 뻔 했던 내 몸뚱이를 태민이 잡아 세웠다.
 
 
며칠 전부터 피곤하다길래 백스테이지 어디쯤
 짱박혀 자고 있던 건 줄 알았는데 머리나 옷이나 
흐트러짐 없는 걸 보니 농땡이는 아닌 듯 했다.    


말은 바로 하자. 네가 자리에 없었던 거야
근무지 이탈로 부장님께 일러 버리기 전에 
나한테 뭐라 하지 마.”    


나는 그에게 엄포를 놓으며 살 길을 찾았다.
화나면 무서운 태민이기에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가끔 협박 정도는 가볍게, 가벼운 수위로 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다쳤을 만한 상황이 끼어있어 
악마로 변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나를 태민이 한심하다는 듯 바라본다.




전화는 폼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이라도 시키던가
누가 보면 너랑 나 둘만 팀인 줄 알겠어.”     


아니, 난 너 바쁜 줄 알았지이. 
그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만 웅얼거렸다.
 
 
전화할 생각을 못했던 건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이 이상 한심하다는 눈빛을 받을 수는 없다.
 
나머지는 자기가 할 테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란다.    
 

다리 떨릴 거 아니까 괜히 서 있다가  
풀려서 주저앉지 말고 얌전히 의자에 앉아 있어라.”


     -.     아 그리고     ?




"오랜만에 닭발 어때."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간다


02.

한신 포차에 태민과 마주 앉아 닭발을 뜯는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지 않은 손으로
 짤랑이는 맑은 액체가 담긴 소주잔을 집어 드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이 곳은 시끄럽다.




"엑소 백현 알지."


, 저번에 정대표 오피스에서 봤지.”


코코아도 한 잔 했지.

서른이 한참 넘어가는 남자가 코코아를 
맛있게도 들이키는 걸 재밌게 보다가도 
나름 그의 분위기와는 퍽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그 사람 마음에 안 들어.”    
 

나는 들고 있던 소주잔을 탁 하고 내려놓으며 마치 
예닐곱 살 아이 같은 말을 하는 이 대리를 본다.
 
그러니까 지금, 제 마음에 들지 않으니 친구인 나 또한 
거리를 두라는 질투쟁이 단짝의 대사를 날리려는 건가.




나를 노려봤어 그 사람. 나는 그냥 엘리베이터가 
떠나기 직전이길래 뛰어가 급히 탄 것뿐이야
너도 알잖아. 고 부장 성격
지각할 위기에 놓였는데 물 불 가릴 처지가 어디 있어.”    
 

요컨대 그거다.
어제 태민은 아침 늦잠을 자서 급히 로비로 
들어오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이었단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기다려달라 소리소리를 지르며 
엘리베이터에 탔더니 눈 앞에 엑소가 있었고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벽면의 버튼만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차마 뒤돌아볼 수는 없고 
-그랬다면 시선 집중으로도 모자라 몇 센티 
거리에서 남자 둘이 서로를 바라보는 낯 뜨거운 
장면이 펼쳐졌을 거다-
티 안 나게 거울에 반사되는 뒤 쪽을 힐끔
 보았는데 30년 좀 안되게 살면서 눈빛으로 
사람을 태워 죽이라고 사주 받은 사람은 처음 
보았단다-태민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무엇을 잘못 했는지 
하나하나 뒤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버릇인데 착각한 거 아니야
그 사람 나도 그렇게 쳐다보던 걸.”


에서 레이저를 쏘아 태워 죽일 정도는 아니었다만.




"몰라, 몰라! 여하튼 걔랑 놀지 마."


예닐곱 살 어린 아이가 여자 아이였던 모양이다.
 
보통은 여자 아이가 제 친구에 대해 소유욕이 크니까 말이다.
아주 치사 치사 이렇게 치사할 수가 없다
유치하기로는 내 조카를 데려다놓아도
 지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사실 급하게 타느라고 어깨를 살짝 쳤던 거 같기도 해
살짝 아주 살짝. 근데 그거 하나 때문에 
나를 그렇게 노려볼까
정말 그럼 속 좁은 연예인이야
, 연예인. 연예인이라 그런걸까
연예인은 원래 다 그런거야?
 
 
쟤는 평소에는 안 그러다가 가끔 저렇게 
핀트가 나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당황하지 않고 하던 행동을 이어간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태민의 목소리를 백색 소음 삼아 나는 내 앞의 닭발을 뜯는다.

03.

,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안녕하세요.”


이 사람과 마주친 게. 카페에서 한 번
지금과 같이 달밤의 편의점에서 두 번.
 
지난 번 편의점에서는 일방적으로 나만 그를 봤으니
굳이 연예인 아는 척 하기도 뭐해 그냥 지나쳤었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검은 마스크와 푹 눌러쓴 
모자가 마치 다가오지 마시오.’ 하는 것 같아 더욱 그랬다.
 
 
카페에서는 그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촬영이 있던 날이었는지 차려 입고는 풀 메이크업을
 한 상태로 아이스 초코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에 있는 아메리카노를 내게 건넸다
마침 오케스트라 출연료 협의 건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노트북을 짜증스레 두들기던 차였다.
반갑게 받아들어 빨대 끝을 입에 무는데 문득
 스치는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    


'저 커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좋아하시잖아요. 커피. 그렇게 알고 있는데.'    


내 질문에 전혀 의미 없는 답을 하는
 그의 의도도 궁금해졌지만 묻지 않았다.
 
아이스 초코를 한 모금 빨아들인 백현이 맛의
 여운을 즐기는 듯 허공을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유명해요. 팀장님 커피 좋아하시는 거.' 


이번에도 의미 없는 답변이지만 의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첫 만남을 상기시키려는 건가. 그럴 필요 없는데
이미 지겨울 정도로 머릿속에 맴도는 장면인데 그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데 
그가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




'사실 저번에 봤어요. 시우민 형한테 타줬던 
드립백 커피 주머니에서 꺼내신 거잖아요
보통 예상치 못한 만남에 대접할 커피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건 흔치 않은 일 아닌가요?'    
 

나는 손목을 휘저어 컵에 담긴 아메리카노를 
흔들어 섞고는 입을 열었다. 


'저를 계속 보고 계셨다는 거네요.'
 

그렇게 말했을 때 그가 무슨 표정을 지었더라.




여자 혼자 이런 밤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 거 아니에요.”


남자랑 왔어요.”


?”


농담.”




“......”


백현이 자기도 모르게 벌어졌던 입을
 꾹 다무는 게 보인다.
 
원체 사람 놀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에 재미있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는데 이쯤 되면 물어봐야겠다 싶다. 
   

이 근처에 볼일이 많으신가 봐요
이 쪽에 녹음실 같은 게 있던가?
숙소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힘드시겠어요.”


어디보자. , 여기 있다.
 
한 번에 두, 세 가지 일을 잘 하는 게 
여자란 생명체 아니던가.
말은 백현에게 걸면서 눈은 캔맥주를 찾고 
손은 해장용 오뎅탕을 집었다.
 
요즘엔 편의점 오뎅탕도 꽤 먹을 만하다
세상 참 좋아졌다.     
 

자주 보이시길래요.” 


굽혔던 허리를 펴자 백현이 황당하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뭐지.




숙소가 이 근첩니다. 몰랐다는 게 더 놀랍네요
여태까지 이렇게나 수상한 시간에 나랑 
마주친 게 몇 번인데.”    

 
그가 힐끗 시계를 보며 말했다
나는 그대로 할 말을 잃는다.
 
정신 놓고 다닌다는 사실을 제발 외부인에게는 
들키지 말라며 태민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이유가 이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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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이 : 로웨나님

<덧>
 
안녕하세요! 로웨나입니다!
1화에 문장문장이 너무 붙어있어서
 눈이 아프시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ㅜㅜ
우리 독자님들 눈 아프면 안돼요ㅠㅠ
첫 작품이라 감이 안 잡혀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읽으시는 데 문제가 없을까요...
사실 제가 결정장애가 살짝...ㅎㅎ
한 줄 뗄까 두 줄 뗄까 많이 고민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오늘 하루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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