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온 소녀 - 01 (by. 세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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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온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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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ㅇㅇㅇ
변백현
총무
 

#
 

지구에는 에스퍼라는 집단이 있다.
지구에 있는 수많은 초능력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 분류, 통제하는 기구이다.
 

웃기다.
더 웃긴 건 에스퍼가 세계적인 차원의
매우 큰 기구라는 것이다.
 

규모에 비해 감시망이 매우 허술해
초능력자에 의한 범죄는 해마다
늘어가는 걸 보면
에스퍼가 존재하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
 

그래서 가끔 에스퍼에서
언제나 야근에 시달리는 이들을 보며
실컷 비웃어주기도 한다.
 

, 서두가 많이 길었나?
먼저 내 소개를 해야겠지.
난 지금 이 작품을 읽고 있는 당신이다.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의 주인공
ㅇㅇㅇ, 달에서 온 소녀이다.
 

#
 

달에서 온 소녀-01
by 세큥
 

#
 

그러니까, 내 직책도 참 웃기다.
왕래 한 번 없는 지구를
왜 감시하라고 그러는지.
 

심지어 이건 대단한 중책이다.
... 그러니까...
한 나라의 대통령에 버금가는
직책이라 하면 믿겠는가?
나도 못 믿겠다.
 

지루해... 오늘도.”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즈음
일했던 선배는
하루가 바뀌게 변해가는 지구의 모습을
관찰하는 게 꽤 재밌었다고 한다.
 

그 때가 아닌 지금 일하는 나로서는
지구를 감시하는 데
별 흥미를 붙이지 못하겠다.
 

기껏해야 바뀌는 거라곤
휴대폰 모델뿐이니.
 

이렇게 지루한 거 하라고 그럴 거면
동료라도 붙여주든가!”
 

그렇다, 이 일이 중책인 이유이다.
저 넓은 지구를 감시하는 이는
나 혼자뿐이니,
달에 영향을 끼칠 일이 혹 지구에서 생기면
막을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일이 있었냐고?
 

없었다, 단 한 번도.
 

뭐 재밌는 일 없나....”
 

망원경을 돌려 자그마한 나라
한국을 보려 하니
옆에서 토끼가 절구를 찧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미안하지만 조용히 해주지 않을래?”
 

토끼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좀 더 약하게 절구를 찧기 시작했다.
 

.... 귀여워.
말을 못하긴 하지만 내 유일한
직장 동료니 애착이 크다.
 

마음 속으로 애칭까지 붙였다.
토뀨
그냥 귀엽게 들리니까 지은 거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
나는 망원경으로 한국을 보았다.
 

한국에서 제일 큰 빌딩이 아마...
에스퍼한국 본부였지?
 

쓸데없이 그런 빌딩을
크게 지을 건 뭐람.
 

하여간 망원경의 도수를 높여
에스퍼 안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역시, 똑같다.
야근에 시달린 사람들의
짙은 다크서클.
영혼 없는 눈빛.
 

“....... ?”


그런데, 이상하다.
오늘은 어떤 남자가 눈에 띄었다.
잘생기고 깔끔한 외모의 소유자지만
무엇보다 눈에 띈 점은 외모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눈빛이 반짝 빛났다.
눈 밑으로 짙게 내려오는 다크서클도 없고,
삶에 찌든 표정이 아닌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심으로 일을, 삶을 즐기고 있었다.
 

“......”
 

미소 짓고 있는 그의 표정에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가
몇 초인지, 몇 시간인지 모를 시간 동안
그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그가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다른 건 맞았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잘생긴 것도 맞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가 눈에 띄었다는 건
내 변명이었다.
 

그냥, 본 순간부터 그의 주변은
흑백인 것처럼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그만 반짝반짝 빛날 뿐이었다,
 

“......”
 

이게 무슨 감정이지.
 

난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화들짝 놀라 망원경에서 눈을 뗐다.
 

“......?”


 

옆에서 토뀨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 뭐야. 이거.”
 

갑작스럽게 봄바람처럼 찾아든
내 감정에 너무나도 어색해
망원경에 다시 눈을 갖다 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설마.....”
 

좋아하는 감정일 리 없었다.
말도 안된다.
달에서 지구를 감시하고 있다가
갑자기 지구에 있는 남자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이름도 모르는, 방금 본 남자에게?
 

말도 안 된다며 나를 진정시켰다.
 

그저, 너무 지루한 이 작업이
순간 나를 미치게 만든 거야.
 

그래, 그런 거야.
 

용기를 내 다시 눈에 망원경을 가져갔다.
 

“......”

 

남자가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냥, 이렇게 바라보는 순간이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남자는 동료에게 웃으며 뭐라 말을 하더니
사무실을 나갔다.
 

내 망원경은 자연스럽게 그를 쫓았다.
 

그는 뭔가를 복사하더니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동료에게 건네주었다.
 

“......”
 

가슴이 미칠 듯이 뛰었다.
설레는 감정을 어찌할 수 없어
망원경에 가져 놓은 손을
주체 못하고 떨었다.
 

이대로 가다간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만 같아
다시 망원경에서 눈을 뗐다.
 

“......”
 

고개를 돌리고 토뀨 쪽을 바라보니
토뀨가 절구질을 멈추고
순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토뀨야....”
 

?”
 

나 어떡해...”



 

 

....?”
 

#
 

그 날 이후로, 나는 몰래
그의 모습을 훔쳐보곤 했다.
 

.......
이렇게 말하니 스토커 같은데,
엄연히 내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
 

부끄러울 짓은 하지 않았다.
그가 화장실을 갈 때는
매너 있게 안도 들여 보지 않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
 

감정이 더 커지기 전에
그만 둬야 한다고
계속 스스로 되뇌였지만,
어느 순간 그를 향해 망원경을 돌리고 있는
나를 막을 수 없었다.
 

이미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일지도 모른다.
 

#
 

그러던 어느 날, 총장이 날 불렀다.
 

, 총장이 누군지 모를
사람을 위해 설명해주자면
달은 지구와 다르게
각 나라의 대통령 위,
자체의 대통령,
엄청난 권력자가 있다.
그 게 바로 총장이라 불리는 자다.
 

ㅇㅇㅇ , 오랜만이군.”
 

, . 반가워요.”
 

으리으리한 총장실에
들어가며 겸연쩍게 인사를 하자
총장이 자신의 앞에 놓인 푹신한 의자를
가리켰다.
 

내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자,
총장이 잠깐 눈살을 찌뿌렸지만
곧이어 표정을 풀고 입을 열었다.
 

지구는 잘 감시하고 있는가?”
 

감시할 게 뭐가 있다고!
 

, .....”
 

감시할 게 없으니까.
잘하고 있는 거 맞죠?
 

다행이군.”
총장은 이 말을 끝으로
다시 입을 다물었다.
 

뭐야.....
 

총장님, 저를 부른 이유가
뭐죠?”
 

날카로운 눈빛을 띄며
자세를 고쳐 앉고는
총장에게 묻자
총장이 여유롭게 미소지었다.
 

설마 저에게 일을 잘하고 있냐
안부를 묻기 위해서
절 부른 건 아닐테죠.”
 

당연하지.”
 

총장은 잠시 뜸을 들이다
겨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속사포로 말을 쏟아 부었다.
 

자네에게 임무를 주어
지구로 보내려 하네.
자네가 지구를 감시하면서 썼던 보고서,
분석해본 결과 어쩌면
지구가 달에게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
 

자네는 못 느꼈겠지.
표면적으로는 안 드러나니까.
하지만, 더러운 속내를 감추고 있어.”

총장이 장난을 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총장의 지위를 생각해보건대
그리고 총장의 표정을 보건대
그런 생각은 할 수도 없었다.
 

뭐가 더러운 속내를 감추고 있다는 거죠?”
 

에스퍼.”
 

에스퍼? 거긴......”
 

표면적으로는
초능력자들을 분류, 통제하는 집단.
좀 더 깊게 파고 들어가보면
초능력자들의 힘을 이용해
우리 달과 엄청난 전쟁을
벌여보려는 지구의 작전.”
 

“...... 말도 안돼.....”
 

“......”
 

총장은 그저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확실해요?”
 

내가 묻자, 총장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을 내놓았다.
 

“90퍼센트.”
 

나머지 10퍼센트는요?”
 

더 끔찍한 경우.”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네에게 임무를 주려고 하네.”
 

“..... 무슨 임무요?”
 

에스퍼를.”
 

총장의 눈이 결의로 빛났다.
 

파괴하는 것.”
 

그 거대한 집단을?
 

“.... 지원은요?”
 

자네 혼자.”
 

나는 총장의 대답을 믿지 못해
잠시 그의 입술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피식, 실소가 나왔다.
 

농담이죠?”
 

이 심각한 상황에
농담이 나오겠는가?”
 

이 심각한 상황에
그런 미친 짓을 할 여유가 있습니까?!”
 

기가 막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그러자 총장실로 웬 우람한 사내들이
우루루 들이닥쳤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사내들이 일동 외쳤다.
 

아무 일 없네.”
 

총장이 한 번 손을 훠이 내젓자
사내들이 우루루 물러났다.
난 그 사내들의 뒤를 잠시 응시하다
다시 총장에게 따졌다.
 

말도 안 되는 짓입니다, 이건!”
 

내가 발끈하자 총장이
서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자네는 할 수 있어.”
 

“.....”
 

난 아직도 기억하네, 자네가
군대 하나를 몰살시키던 날을.”
 

쿠당탕.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그의 앞에 있는 책상을
뒤엎었다.
 

과거 얘기는 꺼내지 말기로
했을 텐데요,
총장님.”
 

하여간, 그만한 힘을 갖고 있는 자네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란 거지.”
 

절 없애기 위해서
이런 작전을 세운 건 아니고요?”
 

그럴 수도 있고.”
 

내가 서늘한 미소를 띄었다.
 

무슨 생각이에요, 총장님?
방금 총장님의 말대로
전 힘을 갖고 있어요.
절 건드리면 총장님도 위험할 걸
아실텐데요.”
 

총장이 피식 웃었다.
 

안타깝지만 나에게는 총장이라는
지위가 있네.
내가 이 행성 최고의 권력자야.
아무리 자네라도 나에게 대항하긴
쉽지 않을 것 아닌가?”
 

그리고 총장님이라도
절 건드리긴 쉽지 않겠죠.”
 

하지만 자네에겐 내게 없는 약점이 하나 있지.
바로 자네의 성격.”
 

“..... 그게 뭔 뜻입니까.”
 

자네는 나와 달리 착한 사람이야.
수많은 민간인들과 자네의 가족이
이 일에 인질로 잡혀 있다고
생각하면 어떤가?”
 

“..... 뭐라고요?”
 

자네가 이 일을 거절하는 순간,
자네의 집에 설치된
108개의 시한 폭탄이
동시에 터질거야.
폭탄의 규모가 워낙 커서
한 동네가 날라가게 생겼구만.”
 

총장은 크게 웃었다.
 

말도 안..... 평화 협정이 있잖아요!”
 

그걸 아직도 믿고 있는 건가?”
 

총장은 더 크게 웃었다.
 

당신.....”
 

정말 그럴지 궁금하면
거절해보게.
싸늘한 주검을 많이
만날 수 있을테니.”
 

내 눈에서 차가운
눈물이 툭 떨어졌다.
그 위로 총장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살고 싶으면 내가 준 임무를 완수해.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아.
자네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권력 앞에선 그저 어린 양일 뿐이지.”
 

... 그렇게 없애버리고 싶었습니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
 

감정 따위 담지 않은
총장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자네는 위험 인물 1호니까.”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임무는... 무엇이죠?”
 

이제야 좀 말이 통하는군.”
 

총장이 미소를 지었다.
 

앉게. 눈물도 좀 닦고.”
 

내가 증오가 어린 눈빛으로
총장을 쳐다보았다.
 

내가 자네를 없애버리고 싶어
지구에 보내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에스퍼의 실체가
거짓은 아니야.
내가 지금까지 자네에게 해줬던 말은
다 사실이야.
내가 자네에게 원하는 건 딱 한 가지일세.
에스퍼를, 파괴하는 것.”
 

“.... 어떻게요?”
 

알아서.”
 

“.....”
 

기가 막혔다.
아무리 날 없애고 싶더라도
이런 명분을 내세우다니.
 

그냥 자네가 수단을 정해서
에스퍼를 파괴하면 되네.
아무 지원도 없어.
, 지구에서 머무를 집은
친히 제공해 줄거야.
자네는 그저 자네가 알아서
에스퍼를 파괴하고, 그 결과를
나에게 보고하면 되네.”
 

“.... 진짜 기가 막히네.”
 

내가 총장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총장에게 반말을 쓰다니, 용기가 가상하네.”
 

내가 반말을 쓰게 만들다니,
용기가 가상하네. 총장.”
이를 악물고 말하자
총장은 그저 냉소를 머금을 뿐이었다.
 

자네의 동료... ...
토끼도 데려갈 수 있도록 하겠네.
거기까지 가서 혼자면
너무 비참하잖아.”
 

미쳤구나, 당신.”
 

칭찬 고맙네.”
 

일은 언제부터지?”
 

지금, 당장.
우주선을 대기시켰네.
나가면 안내해줄 거야.”
 

아직 짐도 안 쌌는데.”
 

직원들이 미리 다 싸놓았어.”
 

할 말을 잃었다.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총장실 문을 열었다.
나가려다 말고 잠시 멈추어
총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이야, 총장님.”
 

“......”
 

총장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짓고는
총장실 문을 쾅 닫고 나왔다.
 

#
 

(그의 이야기)


내 이름은 변백현.
에스퍼의 총 책임자이자
대한민국에서
제일 강한 초능력자이다.
 

그리고
초능력자 중에서도 몇 안 되는,
다중 초능력자이다.
 

난 세 개의 초능력을 갖고 있다.
 

#
 

선배, 이 거 맞아요?”
 

후배가 부르는 목소리에
얼른 달려가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 이런 형식이 아닌데.
이건 어떻게 할 수 있냐면..
예를 들어....”
 

감사합니다!”
 

내가 보고서를 고쳐주자
해맑게 웃으며 감사함을 표하는 후배에
덩달아 나도 뿌듯해져
웃으며 괜찮다고 하고는
자리로 돌아왔다.
 

힘들지만, 보람찬 직업이다.
 

선배, 전국에 있는 초능력자들
분류표 새로 짜봤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부르는 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물론 내 직업을 사랑하지만,
너무 바쁘고 힘들어,
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가끔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 이건 잘했네.”
 

그렇게, 난 오늘도 내 일과를 끝낸다.
 

#
 

“1100원입니다.”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캔 커피를 하나 샀다.
 

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잠깐 영화를 보고 나면
일 하고 난 뒤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풀린다.
 

오늘도 어제와 똑같이
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영화를 볼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
물론 난 이런 일상을 사랑한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아주 잠깐이라도
이런 일상에서 도망가면
어떤 기분일까?
 

#
 

(다시, 그녀의 이야기)
 

우주선 창문 너머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언제쯤이면 도착해요?”
조종사에게 묻자
한참 있다가 대답이 돌아왔다.
 

“20분 뒤쯤.”
 

다시 눈을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지구를 응시하자
너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구에 가면..... 너도 만날 수 있겠지.
 

갑자기 내 가슴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별 것도 아닌데.
그저 너를 볼 수 있다는 것뿐인데.
 

“......”
 

내가 옅은 미소를 머금자
조종사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 지금 상황도 웃기다.
만나본 적도 없는 남자를
미치도록 짝사랑하고 있는 내가
웃기다.
 

“10분 뒤 도착. 준비해.”
 

~ .”
 

혹시, 혹시라도
내가 임무를 완성하고
행성에 돌아가게 된다면 어떨까.
 

, 그러지 않을 거지만.
 

“5분 뒤 도착.”
 

.”
 

내 옆구리 사이로
토뀨가 코를 찡긋하며
고개를 내밀었다.

 

토뀨의 턱을 살짝 간질인 다음
창문을 내다보니
동네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보였다.
불이 환하게 켜진 편의점과
멈춰 서 우릴 보고 있는 사람....
 

“.... 뭐야?
분명 목격자가 없는 곳에서
착륙하게 설계되었을텐데?”
 

조종사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수인가 보죠.”
 

내가 여유롭게 말하자
조종사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카운트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10, 9....”
 

조종사의 카운트다운에 따라
가까워지는 거리에서
나는 우릴 보는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

였다.
 

먼 거리에서 나에게
설레는 짝사랑의 향기를
안겨준 사람.
 

나를 바보같이 두근거리게 만든 사람.

.
.
.

※만든이 : 세큥님 


<>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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