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주파수 [단편] (by. 몽글구름)

 
<작가가 독자님들께>
 
중간에 삽입된 BGM들어주세요.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
실제와 다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편하게 감상해주세요.
더운 여름 시원하게 나시길 바라며,
소설 시작합니다.^^
 
 
 
잡히지 않는 주파수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높은 습도와 온도에 매우 찝찝한 날씨였다.
푹푹 찌는 날씨 탓에 집안에 에어컨을 켜놓고,
소파에 앉은 채 빈둥거리며
tv채널만 돌리고 있었다.
 
 
, 어떻게 재밌는 프로그램이
-나도 없냐.”
 
 
툴툴거리며 tv채널을 돌리던 난,
 
 
, 이거 뭐야?”
 
 
어느 한 채널에서
리모컨으로 버튼만 누르던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왼쪽상단에 최면 어디까지인가, xxx의 전생체험.’
이란 문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 저거 연기 아니야?”
 
 
 

어떤 여자 연예인이
살짝 뒤로 젖힌 가죽소파에 누운 채,
연신 눈물만 흘려대고 있었다.
 
 
- 그곳의 주변을 둘러보세요.
분명 커다란 동굴이 있을 겁니다.”
 
 
. 보여요.”
 
 
, 그럼- 그쪽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죠.”
 
 
? 너무 캄캄해서
, 무서워요.”
 
 
괜찮습니다.
눈이 적응하면 동굴 안이
서서히 보일 겁니다.
어때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죠?”
 
 
. 이제 눈에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네요.”
 
 
조금 전까지 오열을 하던 연예인이,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대답하기에
그들의 대화에 난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 그럼 그 동굴의 반대편으로 나가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떼며 움직여보세요.”
 
 
잠깐 조용한 적막감이 감돌고,
 
 
- 뭐가 보이죠?”
 
 
최면술사가 이야기의 운을 떼자,
그 연예인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좌우로 고개를 저어대며 괴로워보였다.
 
 
그때 자막으로 ‘xxx의 두 번째 전생.’ 이라고
짤막한 문구가 스쳐 지나갔다.
 
 
? 누군가 저를 죽이려고
따라오고 있어요!
하아, 하아.
- 한복이 너, 너무 무거워요.”
 
 
그 연예인은 전생 속에서
실제로 뛰고 있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굉장히 다급해보였다.
 
 
그 모습에 난 점점 더 집중하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귀를 기울였다.
곧이어 그녀는 거친 숨이 새어나옴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숨을 참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은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조금 전에 내뱉던 숨이
거친 숨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어깨가 위아래로 빠르게 들썩였다.
 
 
흐흡!”
 
 
그녀는 양팔을 교차시켜
자신의 팔을 감싸 안았다.
부르르- 몸이 쉴 새 없이
떨리는 것이 tv로도 전해지자,
그 모습을 보던 난
측은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저를 쫓던 병사가
숨어있는 저를, 발견했나 봐요.
, 이쪽으로 오고있어요.”
 
 
겁에 잔뜩 질려있는 목소리로,
그녀는 귓속말을 하듯
최면술사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을 꺼냈다.
 
 
, ?
이거 놓으란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억척스럽게 잡아끄는 병사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중이란 것을
시뻘겋게 물든 얼굴이 대변해주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호통 섞인 그녀의 울음소리가
내 가슴속을 파고들어왔다.
 
그녀의 저항 섞인 표정에
시간이 더해지자,
어느새 그녀는 체념하듯
덤덤하게 무표정으로 변해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처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표정.
 
눈을 감고 있음에도
그녀가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나 내게 전해졌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심장의 부근 어느 곳이 서서히 먹먹해져왔다.
 
 
그 병사의 손에서 힘이 풀려,
당신은 지금 도망칠 수 있습니다.”
 
 
최면술사의 말이 끝나고,
몇 초의 시간이 흐르자 그녀는,
 
 
- 다행이에요!
저를 쫓아오던 병사가
넘어진 틈을 타서 멀리 도망쳤어요.”
 
 
한껏 밝아진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 제가 셋까지 숫자를 외치면
당신은 아주 상쾌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눈을 뜰 겁니다.
하나, , !”
 
 
최면술사의 말처럼 숫자를 외치자,
진짜 거짓말처럼 그 연예인이 눈을 떴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눈물로 범벅된 것에
몹시 당황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뒤로 그 연예인의 짧은 인터뷰를 끝으로
그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에이- 전생이 어디 있겠냐.”
 
 
내말과 달리 내 손은 이미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검색하던 난,
무료로 최면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를
검색하기에 이르렀다.
 
 
최면에 걸리면
진짜 전생을 알 수 있나?”
 
 
갑자기 나의 궁금증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이것저것 검색한 결과,
최면은 심리치료로 이용한다는
이야기만 나올 뿐,
무료로 혹은 재미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 그렇구나.
 
 
한참을 집중하면서 검색을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괜스레 허탈해졌다.
 
 
 
*
 
 
 
점심을 집에서 직접 해먹기 위해,
장을 보고 돌아올 때였다.
 
 
그래, 그래. 알겠어, 윤기야.
점심 해놓을 테니까
시간 맞춰와. 알겠지?”
 
 

-난 자기가 해주는 요리가,
우리 엄마가 해주는 요리보다
더 맛있더라!
 
 
애교 섞인 말을 하는
내 남자친구 덕에,
나도 모르게 내 얼굴엔
행복이 피어올랐다.
 
 
에이- 그래도 어머님이
요리연구가이신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진짜야. 우리 엄마는
건강을 추구하는 입맛이라,
나랑 완-전 안 맞아.
 
 
-쳐져있는 목소리가
영락없이 귀여운 강아지를 연상시켰다.
 
 

-아무튼 시간 맞춰갈게.
이따 봐, 자기야!
 
 
그의 말을 끝으로,
우리의 통화는 끝이 났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내 시선은 우편함으로 향했다.
 

그곳엔 정체 모를 빨간 봉투가 들어있었다.
 
발신주소가 궁금해 앞뒤를 확인해봤지만,
보내는 이도 받는 이도
아무것도 써져 있는 게 없었다.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난,
봉지를 식탁위에 올려두고
봉투를 열어 재꼈다.
 
 

invitation이란 문구로 시작으로,
 
당신을 최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 초대장은 랜덤으로 발송된
일반적인 초대장이 아닙니다.
 
주최 측에 따른 선별과정을 통해,
그 조건에 부합된 자들에게만 보내는
스페셜 한 초대장입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체험과 같이
일반적인 최면형식을 뛰어넘어,
미래의 모습 중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최면을 당신에게 선보이고자합니다.
이 최면을 체험하고자 한다면
뒷면을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일시와 장소
그리고 몇 가지 주의사항이
적혀있었다.
 
글을 모조리 읽은 난,
이게 뭐지-란 생각에
눈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미래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최면?
 
 
아무 생각 없이
벽에 걸린 시계를 보고,
아차- 싶은 마음에 방에 초대장을 던져놓고
주방으로 달려왔다.
 
 
, 요리!”
 
 
집에서 만든 음식으로
남자친구와 점심을 먹으려했던 난,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
.
.
 
 
 
똑똑,
 
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윤기는 우리 집에 올 땐 항상 노크를 한다.
그가 집 앞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내 얼굴엔 기분 좋은 웃음꽃이 번지기 시작했다.
 
 
잠깐만!”
 
 
현관문까지 버선발로 뛰어가,
그 앞에서 옷매무새를 한번 확인했고,
웃음을 머금은 뒤 문을 열어주었다.
 
 
애교 많은 내 남자친구는
문이 열리자마자 와륵- 나를 껴안고,
 
 

자기야!”
 
 
한껏 신이난 목소리로
내 호칭을 불렀다.
 
 

-청 보고 싶었어,
우리 자기야!”
 
 
내 남자친구의 첫인상은
굉장히 말수도 없고 무뚝뚝할 줄 알았는데,
연애를 하면서 그 생각은
전부 인상에 대한 내 편견이라는 걸 깨달았다.
 
 
배고프지?
얼른 밥 먹자!”
 
 
 
자기는 나 안 보고 싶었어?


? ? ?”
 
 
난 자연스럽게 식탁 쪽으로
그의 손을 잡아끌며 이야기를 꺼냈고,
 
 
프흡,
나도 당연히 보고 싶었지!”
 
 
그를 의자에 앉히며
 
살포시- 웃어보였다.
 
 
, 맛있는 냄새!
벌써부터 침 나온다!”
 
 
요리 냄새를 맡던 그는
눈이 반짝하고 빛났고
곧이어 자신의 침을 꼴깍- 삼켰다.
 
요리가 담긴 접시를 날라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쉬지 않고 분주하게 한 것치곤
반찬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 뭘 이렇게 많이 했어!”
 
 
내 정성을 알아차려준 그의 말에,
달콤한 공기가 주방을 채워져 갔다.
 
 
얼른먹자.
잘 먹겠습니다!”
 
 
윤기는 수저를 들고
조금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크게 한입
- 베어 물더니,
 
 

- 마시쪙!
히힛- 진짜 최고다!”
 
 
애교 섞인 말투 내뱉으며
눗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의 행동이, 내겐 제법 귀여워 보였다.
 
그는 내게도 직접 먹여주고 싶었는지,
 
 
자기도 먹어봐.
, - 해봐!”
 
 
한껏 예쁘게 휘어 접은 눈으로
나를 향해 웃어보였다.
내가 입안에 집어넣고 오물거리자,
 
 

어때? 맛있지?”
 
 
본인이 요리를 직접 한 것 마냥,
 
 

? 완전 최고지?”
 
 
상대방의 의견이 궁금해서
못 참겠다는 듯,
계속 말을 이어가기 바빴다.
내가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자,
만족한다는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였다.
 
 
왜 본인이 더 좋아하는지,
그 순간 요리한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한참을 식사를 하던 중,
 
 
자기야 며칠 전에 최면에 관련된
프로그램 하던데, 봤어?”
 
 
내가 며칠 전에 시청한 프로그램을 주제로
또다시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 난 못 봤는데.
실검에 올라서 뭔가 싶어서
기사만 확인했어.”
 
 
내가 봤는데,
완전 신기하더라?”
 
 
내 이야기에 그는 음식을 오물거리면서,
궁금하듯 내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했다.
 
 
나도 처음부터 본건 아닌데,
보는 사람이 애잔할 정도로 펑펑 울고.
막 진짜 도망치는 것 마냥
거친 숨을 어찌나 몰아 내쉬던지.
안 끌려가겠다고 악착같이 버티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
아주 버라이어티 했다니까?”
 
 

그랬어? 그래서 실검 1위했구나.
전생이 뭐였대?”
 
 
처음에는 끝부분만 봤고,
두 번째 전생은 조선시대 옹주라고
나왔던 거 같은데.”
 
 
, 진짜?
근데 전생이라는 것이 있을까?”
 
 
나도 그 프로그램보고
전생 체험 한번 해보고 싶더라.
내 전생은 뭐였을까?”
 
 

뭐 보나마나
그때도 자기는 예뻤을 거야.
지금처럼.”
 
 
아이- 뭐야.
부끄럽게.”
 
 
사귄지 3년 넘은 커플이라고 치기엔,
우리는 아직까지 여전히 깨를 볶는 중이었다.
 
 
문득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난,
아까 날라 왔던 초대장이
머릿속에 재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자기야,
이번 주 토요일 저녁에
약속 있어?”
 
 
얼핏- 한번 훑듯이 읽어서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일시는 이번 주
토요일 저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장소는 s터널이었던 것 같은데.
 
 
주의 깊게 읽지 않아서
시간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았다.
 
 
이번 주?”
 
 
자신의 주말 스케줄을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이번 주말은 괜찮은데.
?”
 
 
무언가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내게 되물었다.
 
 
그럼
저녁에 드라이브 어때?”
 
 
 
드라이브?”
 
 
나 운전면허 있잖아.
엄마한테 차 빌려서,
바람 좀 쐬러 갈까?”
 
 
내말에 무엇이 아쉬웠는지,
그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 전에
운전면허 미리 따놓을 걸 그랬어.”
 
 
?
내가 있으니까 가면 되지.”
 
 

내 로망이 드라이브할 때,
남자가 긴 셔츠의 팔을
반 정도 접어서 걷어놓고,
한손으로 핸들을 멋지게 돌려가면서
운전을 하는 것이었단 말이야.”
 
 
그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
마저 하던 말을 이어갔다.
 

물론 내 옆에는
자기를 태우고.”
 
 
왜 본인이 그 이야기를 하면서
쑥스러워하는지.
 
 
이번 방학에 면허 따서,
나중에 드라이브는
또 가면 되지!”
 
 
나는 어린아이를 달래듯
이야기를 하자,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한번 끄덕였고,
 
 
내가 이번 방학 때
, 따고 만다!”
 
 
운전면허 취득에 대해
의지를 불태웠다.
 
 

기대해,
내가 나중에 저-기 동트는
바닷가로 데려다 줄 테니까.”
 
 
우리는 조만간에 이뤄질 것 같은
작은 약속으로 끝으로,
전생에 대한 이야기도 막을 내렸다.
 
 
 
 
점심식사를 다 마친 난,
그릇들을 옮겨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던 윤기는
어느새 내 등 뒤로 왔는지,
나를 등 뒤에서 조심스럽게 껴 안아주었다.
그러더니 내 등에 살포시
자신의 얼굴을 기대고,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신혼부부 같다.
그치?”
 
 
약간의 떨림이 섞인 목소리로
말을 꺼낸 그였다.
그 말에 내 심장이
요란스럽게 뛰어댔다.
 
생각보다 빠르게 뛰어대는
심장소리가 그에게 들릴까-
살짝 걱정은 됐지만.
 
 
그렇게 말하니까,
생각만으로도 너무 떨리잖아.”
 
 
내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나의 생각을 솔직히 말해주었다.
 
 

우리 결혼은 언제 하냐?
자기랑 결혼해서
콩도 볶아가며
예쁘게 살고 싶은데.”
 
 
그의 바람은
나의 바람과도 같았다.
 
내 남자친구이지만 하는 행동이며,
말 한마디조차도 굉장히 예뻤다.
 
 
 

사랑해, ㅇㅇ.”
 
 
지금처럼 담백한
사랑고백도 말이다.
 
심장이 정신을 차릴 틈도
그는 내게 주지 않았지만,
행복하다는 말로 이 느낌을
표현하기에는 확실히 너무 부족했다.
 
그러나 이 순간에는 행복하다- 소리만
절로 나올 뿐이었다.
 
 
 
 
*
 
 
 
 
차를 빌려주는 것은
안 된다는 엄마의 이야기에,
며칠 동안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조른 결과,
간신히 하루정도
차를 빌리게 되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 겸
미래체험을 할 생각에
난 콧노래가 절로 새어나왔다.
 
 
출발하기 전에 초대장의 뒷면을
한 번 더 꼼꼼히 읽어보았다.
 
 

특별한 미래의 일부분을 체험하기 위해서
간단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체험하는 당신은 최면술사에 대한
신뢰가 기본이 되기 때문에,
무조건 믿어야
최면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동승자가 있다면,
최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화는 삼가야합니다.
이는 집중하는 만큼
최면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꼭 조용한 환경이 조성되어야합니다.
 
-이번 체험은 일반체험과 다르기 때문에,
장소와 방법이 다른 체험과
다른 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우선장소는 s터널에서 진행됩니다.
 
-진행방법은 s터널에 진입하기 전에,
999.9KHz 주파수에 맞춰놓아야
체험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역라디오이기 때문에,
그 앞에서부터 주파수가 잡힙니다.
 
-편한 마음으로 체험에 임하시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대로
따라서 진행하시면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미래최면이 가능합니다.
 
-부디 자신의 미래를
엿보기를 바래봅니다.
 
 
초대장에 뒷면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본 뒤,
접어서 다시 빨간 봉투 안에 집어넣었다.
차키를 꽂아 시동을 걸면서,
 
 
- 출발해볼까?”
 
 
떨리는 기분으로
혼잣말을 꺼내보았다.
 
몇 시간 뒤 느낄, 짜릿함을
나와 내 남자친구가 경험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내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가능하면 윤기와 깨를 볶아가며,
행복한 신혼 생활하는 장면이
보였으면 좋겠는데.
 
 
부풀대로 부푼 기대를 안고,
윤기네 집 앞까지 빠르게 차를 이동시켰다.
자신의 짐을 챙긴 그는,
나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내가 창문을 내리고,
 
 
자기야!”
 
 
그의 호칭을 큰소리로 부르자,
나를 확인하고 한걸음에 달려와
차에 탑승했다.
 
 
, 안전벨트 매시고!
이제 출발합니다!”
 
 
내말에 윤기는 안전벨트를 매며,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려주었다.
 
 

드라이브는 처음이라
벌써부터 기대 된다!”
 
 
근데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자기야-
그냥 일반 드라이브가 아니야.”
 
 
?
일반 드라이브가 아니라는 게
무슨 소리인데?”
 
 
며칠 전에 전생체험 하고 싶다고 그랬잖아.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
새로 나왔다더라고.
이제는 미래체험이 가능하다고 해서,
지금 거기로 체험하러 가는 거야.”
 
 

그거 믿어도 되는 거야?”
 
 
살짝 의심을 품은 듯 한 그의 말에,
난 첫 번째 주의사항의 떠올랐다.
 
신뢰로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믿어야한다는 주의사항 때문에,
 
 
믿어야 최면에 가능하다더라.
내가 다 알아봤으니까,
걱정 말고 우리 미래 살짝 보고 오자!”
 
 
그에게 최대한 안심을 심어주었다.
 

윤기는 그런 내말에도
- 표정이 풀리지는 않았지만,
난 괜찮다는 미소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
.
.
 
 
 
, -
 

굵은 빗방울이 창문을 두들겼다.
거세지는 빗방울은
유리창을 두들기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초보운전을 갓 벗어난 나로서는,
빗길 운전이 썩- 반갑지 않았다.
 
 
한참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데,
 
 

날씨도 안 좋은데,
우리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그는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에이- 무슨 소리야.
어차피 고속도로라서 유턴해서
바로 돌아 갈수도 없지만,
거의 다 왔어!”
 
 
.”
 
 
자기야 999.9KMz 좀 맞춰줘.
거기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에 따라
편안하게 따라하면 된대!”
 
 

 
 
 
 
아직까진 라디오에서는
아무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s터널의 입구가 보이자
왠지 모를 긴장감에
난 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지지지직-
 
 
 
이내 주파수가 잡히는 중인지
라디오에서 무슨 소리가 새어나왔다.
 
 
최면의 세계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어느 남성의 목소리가
터널을 들어가기 직전에
라디오를 타고 흘러나왔다.
 
 
“s터널은 대한민국 중에 가장 긴 터널로써,
여러분이 최면을 통해 미래를 체험하기
딱 좋은 장소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보다시피 주변에는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없기 때문에,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으시고
차분하게 저의 멘트에 따라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터널로 자동차가 진입하는 순간,
 
 
 
지금부터는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시고,
경건한 마음으로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우선 정면을 응시하시고,
빠르지 않은 속도로 운전해주세요.”
 
 
최면술사의 안내멘트가 새어나왔다.
우리는 서로 말 한마디 없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속도를 천천히 줄이고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터널 안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일정한 간격의 노란 등이
연속적으로 늘어서 있었다.
 
배경이 무한 반복적으로 재생되자,
내 기분이 몽롱해지기 시작함을 느꼈다.
 
 
몽롱한 상태는 놀라실 것 없습니다.
여러분이 최면에 빠져들고 있다는
작은 신호이니까요.
- 점점 더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으세요.”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난 여전히 한결같은 속도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 당신은 이제 미래를
경험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터널이 끝나기 전 미래의 일부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조금 더 속도를 올리시고,
조용한 환경을 유지해주십시오.”
 
 
최면술사의 말에 따라 난,
조금 더 속도를 내기 위해
엑셀을 밟았다.
 

멈추지 않은 노란 등들이
빠르게 내 눈앞을 지나가자,
아까보다 더 심한 몽롱한 상태가 지속 되었다.
 
 
당신의 최면의 세계에 깊게 빠지게 됩니다.
제가 하나, , 셋을 외치면
당신은 미래를 어느 한 부분을
보게 될 겁니다.”
 
 
그래, 윤기와 행복한 모습으로
살고 있을 미래를 보여줘.
 
 
하나.”
 
 
그의 말이 점점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들리기 시작했고,
 
 
.”
 
 
몽롱한 정신에
나른함이 더해졌다.
 
 
.”
 
 
눈꺼풀이 무거워짐에,
난 자연스럽게 눈을 감아버렸다.
 
 
 
 
 
.
.
.
 
 
 
 
 
정신을 차려보자,
난 병원에 실려 가는 중이었다.
정확히 원인을 몰랐지만,
구급대원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터널 안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했다.
 
 
 
 
*
 
 
 
 
차는 심하게 찌그러졌지만,
그에 비해 우리의 부상은
다행히 심하지 않았다.
난 윤기가 입원한 병실을 찾아 놀러갔고,
 
 
자기야미안해.
내가 그때 너무 졸렸었나봐.
사고내서정말, 미안해.”
 
 
난 침대에 기대어 있는
그에게 사과를 했다.
내 말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저어대며 말을 꺼냈다.
 
 

아니야.
그날 사고는내가 낸 거야.
ㅇㅇ 네가 잡고 있던 핸들을,
내가오른쪽으로
꺾어버린 거야.”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난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블랙박스에 장착되었던 칩을 내게 건넸다.
 
 
난 자연스럽게 핸드폰에 그 칩을 넣고
그날의 상황을 확인해 보았다.
물론 우리의 내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노란 등이 줄지어 서있는 터널안의 모습이 보였지만,
라디오에서 새어나오는 목소리는
선명하게 녹음이 되어있었다.
 
 
당신의 최면의 세계에 깊게 빠지게 됩니다.
제가 하나, , 셋을 외치면
당신은 미래를 어느 한 부분을 보게 될 겁니다.”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 속에 모습을 보았다.
노란 등이 제법
빨리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내가 내고 있던 속도는
제법 빠를 것이라고 추정되었다.
 
 
하나- - .”
 
 
천천히 최면술사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여전히 차안은 정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핸드폰으로 터널을 지나던
상황을 화면으로 지켜보자,
덩달아 그때처럼 몽롱한 정신에
사로잡힐 것만 같았다.
 
 
머리가 제법 어지러웠고
악몽 같은 그때의 상황이 떠오르자,
난 눈을 감고 심호흡을 길게 하고
다시 눈을 떠 영상을 확인하고 있었다.
 
 
- 당신이 최면에 걸렸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속력을
내보시겠습니까?”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난 엑셀을 더 세게 밟은 듯 했다.
일렬로 늘어선 노란 등들이
아까보다 더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니 말이다.
 
물론 난 숫자를 외칠 때부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난 그때가
무의식중인 상태라고 생각됐다.
 
 
조금 더 속력을 내세요.
그럼 이제 당신의 미래가
보일 겁니다.”
 
 
그의 말 뒤로,
다급한 윤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ㅇㅇ! ㅇㅇㅇ!
정신 차려! ?
얼른 눈떠봐!”
 
 
더 속력을 내세요!
지금, 지금!
곧 미래가 보입니다.”
 
 
! 너 정신 안 차릴래!
?”
 
 
난 그때도
아무 말이 없었다.
 
 
- 터널을 나서자마자,
핸들을 왼쪽으로 꺾으세요!”
 
 
! ㅇㅇㅇ!”
 
 
윤기의 목소리를 뒤따라,
끼이익-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 바로 뒤로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화면에는 더 이상
노란 등들이 빠르게
스쳐지나가지 않았다.
 
 

너 이때 진짜 제정신 아니었어.
왠지 그 사람 말대로
터널을 지나서 핸들을 꺾으면
안 될 것 같은 거야.
그래서 내가 터널에 부딪치더라도,
오른쪽으로 핸들을 급하게 꺾어버렸어.”
 
 
하아, 진짜?
, 진짜 기억이
하나도 안나.”
 
 
내가 거기서 엄청난 속도를 내면서
운전하고 있었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근데 자세히 알아보니까,
그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왼쪽에는
절벽이 있었다더라.”
 
 
뭐라고?”
 
 
너무 놀란 나머지 난
더 이상 아무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만약 거기서 윤기가 핸들을 꺾어
사고를 내지 않았으면.
 
의식을 지배당한 난
최면술사의 말대로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을 테고,
 
 
그럼 절벽으로 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면술사의 한마디를 끝으로,
 
 
당신의 미래인 죽음을
체험하게 해줄 수 있었는데.
매우안타깝군요.”
 
 
라디오는 지지직- 거렸으며,
우리의 고통 섞인 신음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이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999.9KHz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주파수라고 했다.
 
그럼 그때 그 목소리는
어디서부터 새어나왔으며,
난 무엇에 지배를 당했던 걸까.
 
 
.
.
.

※만든이 : 몽글구름님 
 
 
<>
 
소설을 재밌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생각했던 부분이 마음만큼
잘 표현되지 않은 것 같아서
작가로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네요.ㅠㅠ
소재는 실제로 제가 경험한 것에서 가져왔고요,
거기다 살을 더해
이 소설을 만들게 되었네요.
(실제로 차를 타고 꽤 길었던 터널을
지난간적이 있었는데,
일정한 간격들로 늘어선
노란 등들이 연속적으로 보이자,
약간 최면에 걸린 것처럼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하더라고요.
-실제로 최면을 경험해본적은 없지만요.)
 
소설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처음 연예인이 전생체험 이야기가 나온 것은,
ㅇㅇ의 호기심 자극과
최면상태였을 때는 최면술사의 주도하에
움직인다는 것을 표현하기위한 것이었고요,
미래체험에서 윤기가 최면에 걸리지 않은 것은
약간의 불신으로 인해
최면에 걸리지 않았던 겁니다.
(찾아본 바로는 서로간의 믿음도
최면상태로 빠지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중간에 삽입된 노래는,
‘Flaming Heart’‘Crucify Myself’입니다.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게임 OST라고 하네요.
 
 
더운 여름에 잠시나마 시원하셨기를 바라며,
작가의 말은 여기서 이만 줄일게요.
독자님들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다음에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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