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사람들 07 (by. 달디)

────────────────
<우리집 사람들>
■ 01 => 바로가기
■ 02 => 바로가기
■ 03 => 바로가기
■ 04 => 바로가기
■ 05 => 바로가기
■ 06 => 바로가기
■ 07 => 바로가기
────────────────


아 머리야
속은 또 왜 이렇게 허해
옷도 안 갈아입고 씻지도 않고
잔거야? 어제 일이 기억도 안 난다.
 
 
계단을 내려와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엄마?”
 
 

일어났어?”
 
 
뭐해
 
 
어제 술 마시고 들어왔으니까
시원한 해장국 끓이고 있지
 
 
역시 딸 생각해주는 건
엄마뿐이야
 
 

술 냄새! 얼른 가서 씻고 와.
이놈의 기지배 술도 잘 못 마시면서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고 들어와?”
 
 
금방 씻고 나오겠습니다!”
 
 
 
엄마의 야단에 서둘러 부엌에서
빠져나와 화장실로 들어갔다.
어제 씻지도 않고 그대로 뻗었구나
두준오빠가 나 때문에 어제 괜히
고생했겠구나..이것 참 미안하군
 
 
 
씻고 나와 방으로 올라가 머리를
대충 말렸다. 그럼 이제 속을
달래주러 가볼까나? 신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밥밥밥
 
 
너 예뻐서 주는 거 아니야
 
 
잘먹겠습니다-”
 
 
 
뭔가 매콤한 게 필요한데..
잠시 고민을 하다 냉장고를
뒤적여 고추장과 나물 반찬을
꺼냈다. 역시 비빔밥이지
양푼이를 꺼내 밥을 비볐다.
어머 빛깔 좀 봐
 
 
 

너 이거 다 먹을 수 있어?”
 
 
엄마 걱정 하덜덜말아
아 이놈의 머리
거슬려 죽겠네
 
 
 
밥에 집중해야하는데 자꾸만
방해하는 머리카락을 위로 돌돌
말아 젓가락을 꽂아 고정시켰다.
 
 
 
그래 그래 이 맛이지
비빔밥을 크게 한 숟갈 먹고
시원한 콩나물국을 그릇째
입에 대고 마셨다.
 
 
신나서 몸을 흔들며 밥을
먹고 있는데 분위기 깨게
오빠들이 내려온다.
 
 
 
안줄거다. 눈독 들이지마라
 
 

얄리얄리 얄라셩
 
 

아침부터 왜 지랄이지?”
 
 
 
왜 밥 먹는데 앞에서 얼굴을
들이밀고 깝죽거리고 난리야
 
 
완전히 무시해주겠어라는
생각으로 크게 한 숟갈을
떠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고
있는데 두준오빠가 들어오고
그 뒤로...그 뒤로..?!!!
 
 
사레들린 탓에 컥컥거리고
있는데 엄마가 물을 건네준다.
 
 
 
천천히 좀 먹어!
누가 뺏어먹는데?”
 
 
“....뭐야
 
 

야 인마 너 어제 기억 안나?
다 큰 기지배가 어디 외간남자
등에 업힌 것도 모자라 잠을 자?”
 
 
 
이게 다 무슨 개똥같은 소리야
 
 
 
내가 무슨 외간남자
등에 업혀와!”
 
 

너 진짜 창욱이한테 못볼 꼴
너무 많이 보여주는 거 아니냐
 
 
뭐래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지금 다들 나 놀리려고 작정한거지?
 
 
 

속은 좀 괜찮아요?”
 
 

ㅋㅋㅋㅋㅋㅋ아 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쟤 좀 봐요. 무슨 세숫대야
같은 거에 밥을 비벼 먹는 애한테
 
 
 

닥치어라. 신성한 내 양푼이를
보고 세숫대야라니
 
 
 

ㅇㅇ..”
 
 
 
왜 오빠까지 그런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날 보는 건데!
 
 
 
엄마, 왜 말 안 해줬어
 
 
엄마가 너 예뻐서 주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그게 그 뜻이었던 거야?
내가 예뻐서 주는 게 아니라
오빠 친구가 예뻐서?
 
 

머리에 이건 또 뭐냐
 
 

무슨 콘셉트야 이건
 
 
 
정석오빠가 내 머리를 가리켰고
그 순간 아차 싶었다. 깨달았을 땐
이미 너무 늦어버렸지
 
 

가지가지 한다. 진짜
 
 

뭔 젓가락을 여기다
꽂아놓고 난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ㅇㅇㅇ 내 동생이지만
넌 정말 또라이 중에 또라이야
 
 

조금 특이한거지
동생한테 또라이라니,
 
 
 
오빠는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오빤 그냥 입 다물고
있는 게 날 도와주는 일인 것 같아..
 
 
 

진짜 특이해 아무리 나랑 같이
나왔지만 얜 너무 다른 거 아니야?
참 매번 색다르게 사람을 웃겨줘
 
 

너도 만만치 않아, 새끼야
 
 
 
ㅋㅋㅋㅋㅋ잘되셨다
앞에서 계속 깝죽거리고
놀리더니 너도 나와 별반
다를 게 없어. 그래 같은 시간
같은 뱃속에서 나왔는데
뭐가 다르겠니
 
 
 
그리고 저기요..아까부터 자꾸
웃음 꾹 참으시는데 그거 다
티나거든요? 차라리 웃으세요
그럼 내가 아 사람을 웃겼구나
역시 나는 사람을 웃길 줄 아는
재주가 있는 아이야 하죠.
 
 
 
나 먼저 올라간다
 
 
밥은 다 먹고 올라가야지!”
 
 
 
엄마..엄마 딸 지금
굉장히 민망하다고
 
 
 

쌀 한 톨이 귀한데 이렇게
많은 밥을 남긴다고?”
 
 

이게 다 몇 톨이야?”
 
 
 
그걸 뭘 또 세고 앉아있어!!
 
 
 

괜히 나 때문에
불편하죠..”
 
 
 
하하....그렇죠,
 
 
 
불편하긴 뭐가 불편해
어서 앉아. 배고프겠다
 
 
동생분 밥 다 먹고 나면
그 다음에 먹을게요
 
 
뭐 하러 그래
 
 

저 때문에 밥 먹는데
불편할 것 같아서..”
 
 
 
뭐야 다들 왜 그렇게 봐
내가 언제 밥 먹지 말랬어?
 
 
 
전 괜찮으니까
밥 드세요..”
 
 
 
괜찮다잖아요,
빨리 앉아요
 
 

ㅇㅇ도 앉아서 밥 먹어
 
 
“...나 이제 배 안고파
 
 

뭘 잘했다고 올라가
빨리 앉아서 밥 같이 먹어라
 
 
 
..그렇게 합죠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아니 저 새끼는 아까부터
진짜 왜 저러는 거지?
어쩜 저렇게 얼굴을 올바르게 쓸 줄을
모르냐. 저럴 거면 그냥 저 얼굴
나한테나 주지
 
 
 

 
 
 
내가 계속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걸 느꼈는지 날 보며
뭐하고 눈을 치켜뜬다.
 
 
 
미친 놈
 
 
! 얘가 나보고 미친놈이래
 
 

맞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리고 이거 미안하지만
니가 어제 창욱이형 등에
업혀서 부른 노래거든?”
 
 
..뭐래
 
 
진짜 기억 안나?”
 
 
제가 어제 진짜 저걸
불렀어요..?”
 
 
 
오빠 친구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말도 안 돼..
내가 남 앞에서 저 노래를
불렀단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웃기지 않냐
남의 등에 업혀서 귀여운
동요를 부른 것도 아니고 고려
가요가 웬 말이냐고ㅋㅋㅋㅋ
 
 

그러니까 특이하지
누가 고려 가요를 술에
취해서 부르겠냐고
 
 

그만 좀 놀려
애 밥도 못 먹게-”
 
 
제가..어제 또 뭐
실수한 건 없나요?”
 
 

실수 한 거 없어요
저는 오히려 좋았어요
난 즐거웠는데 형들이랑 성재가
자꾸 짓궂게 놀려서..”
 
 

아 이형도 진짜 특이하다니까?”
 
 

그니까 내가 보기에도
보통의 애는 아니야
 
 
죄송합니다..”
 
 
난 진짜 괜찮아요
 
 
 
..어쩌면 제가 안 괜찮은 걸지도
 
 
 
밥을 어떻게 다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빠 친구 앞이라고
이미 다 봤는데 젓가락을 빼낼 수가
없어서 그냥 그 몰골을 하고 밥을
다 먹고 방으로 올라왔다.
 
 
 
ㅇㅇㅇ 낯선 사람한테도
참 별의 별 모습 다 보여준다
 
 
 
거울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들어와
 
 
저 창욱이에요
들어가도 될까요?”
 
 
..! 들어오세요
 
 
 
급히 머리에 꽂아둔 젓가락을
빼내고 방문을 열었다.
 
 
 
제 방엔 무슨 일로..”
 
 

죄송해요. 저 때문에 계속
곤란해 하시는 것 같아서
 
 
괜찮아요. 뭐 하루 이틀
놀림 받는 것도 아니고 익숙해요
 
 
제가 말도 없이 자꾸
ㅇㅇ씨 집에 불쑥불쑥 얼굴
비춰서 미안해요..”
 
 
놀라고 당황스럽긴 하지만
그래도..뭐 괜찮아요
오빠 친구시니까..”
 
 
“.....오빠 친구..”
 
 
어제 실수한 건 정말
죄송해요. 저 업고 집에 오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텐데..제가
너무 못 보여드릴 꼴을 많이
보여드려서..혹시 눈에 많이
무리가 가진 않았겠죠..?”
 
 
“..?”
 
 
 
그리고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난 진지한데 왜 웃는 거죠?
 
 
 

아 정말 ㅇㅇ씨는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독특하고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고
 
 
?”
 
 
..아니에요! 제가 무슨 말을..
그냥 ㅇㅇ씨가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말이었어요
 
 
그거 칭찬 맞죠?”
 
 
네 완전 칭찬이에요. 오히려
내 눈이 즐겁고 행복하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고맙습니다
 
 

별 말씀을요. 제가 오히려
ㅇㅇ씨 덕분에 즐거웠는걸요
 
 
 
인사를 마친 남자가 돌아서려다
하고 멈춰 선다.
 
 
 

밖에 나가서는 술 많이
마시지 말아요. 위험하니까
 
 
..?”
 
 
밤에 위험하니까..
혹시 술친구 필요하거나
집에 데려다줄 사람 필요하면
나한테 편하게 연락해요
 
 
 
전 오빠들이 넷이나 있고
별로 쓸모는 없지만
성재도 있는데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 그쪽 번호도 없는데..”
 
 
아 맞다. 우리 서로 번호가 없구나..
그런 김에 번호 좀 알려줄래요?”
 
 
 
우리가 연락을 주고받을 일이
있나? 싶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번호를 주고 있는 이 상황은 뭐지?
 
 
 

고마워요. 그리고 내 이름은
., ..욱이에요
 
 
 
갑자기 뜬금없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남자 때문에
의아하게 쳐다보자
 
 
 
내 이름 모르는 것 같아서..
이름을 한 번도 안 불러주길래
 
 
알긴 아는데..제가 이름을
부를 일이 없으니까..”
 
 
창욱오빠라고 부르면 되는데
편하게. 조금 전에도 그쪽이라고
하길래 내 이름 모르는 줄 알았어요
 
 
하하....”
 
 
 
창욱..오빠..?
그래 오빠 친구니까 오빠라고
편하게 부르면 되는데 그동안
왜 그 말이 나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럼 쉬어요
 
 
네 어제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도 즐거웠으니까
감사인사는 생략해요-”
 
 
 
 
*
 
 
 
그날 밤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남자로부터.
 
 
 
-어제도 오늘도 너무
즐거웠어요. 내일 카페에
놀러가도 괜찮죠?
 
 
 
카페에 놀러온다는 건
뭐지? 항상 일하러 오더니..
 
 
금방 끊길 줄 알았던
연락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게 신기했다.
 
 
 
-왜 요즘은 커피 마셔요?
 
 
 
그러다 궁금했던 질문을 꺼냈다.
 
 
 
-?
 
 
-원래 레몬에이드 마셨잖아요
요즘 들어 커피를 마시는 것 같아서..
 
 
 
-..제가 원래 레몬에이드를
좋아하는데 요즘 일이 많아서
잠 깨려고 마시고 있어요.
 
 
-ㅇㅇ씨가 먼저 레몬에이드 맞냐고
물어보면 저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하게 되니까 ㅇㅇ씨가 말
꺼내기 전에 커피 주문했던 거예요.
 
 
 
물어보진 않았지만
사실 내심 궁금했다.
원래 항상 레몬에이드를 마시던
사람이라 당연하게 레몬에이드로
주문을 받으려했는데 요즘 들어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다급하게
커피를 말하는 남자에게 조금은
서운했던 것 같다.
 
 
 
-미안해요. 내가 ㅇㅇ씨 앞에 서면
왜인지 자꾸만 약해져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저는 그냥
알바생인데! 손님이 드시고 싶은 걸
주문하는 게 당연한거잖아요
 
 
-사실 커피는 써서 안 좋아해요
 
 
 
그랬구나.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인상을 잔뜩 찌푸리던
남자의 얼굴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지난번에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인상 쓰시는 거 봤었어요
 
 
 
-..민망해라ㅎㅎ
-커피도 못 마시고 별로였죠..
 
 
-아니요? 귀엽던데?
 
 
 
아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내뱉은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휴대폰의 화면 속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면서
전화가 울린다.
 
 
 

엄마야..

.
.
.

※만든이 : 달디님

────────────────
<우리집 사람들>
■ 01 => 바로가기
■ 02 => 바로가기
■ 03 => 바로가기
■ 04 => 바로가기
■ 05 => 바로가기
■ 06 => 바로가기
■ 07 => 바로가기
────────────────
글쓰기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