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 02 (by. 몽글구름)

<작가가 독자님들께>
 
BGM을 들으시면서 읽으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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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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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알람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리며,
나의 하루의 시작을 알리기 시작했다.
잠에서 깨어나며,
 
 
으으음!”
 
 
위아래로 몸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켰다.
 
 
이제 몸만 일으키면 되는데,
일어나기 싫다.
 
조금만 더 누워있을까?
 
 
그래, 1분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분만 누워있어야겠다.
 
 
난 내안의 악마의 속삭임과
재빨리 타협해버렸다.
 
 
쾅쾅쾅-,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
 
 
시계를 보더니,
난 깜짝 놀라 침대에서 튕기듯
몸을 일으켰다.
 
 
아이씨- 내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
 
 
 
 
어제 저녁, 백현이네 집.
 
 
자꾸만 침샘이 폭발하는 바람에,
 
 
- 냄새 죽인다!”
 
 
애꿎은 침만 삼킨 채,
요리하고 있는 백현이의 등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아, 애간장 그만 태우고
좀 주시지?”
 
 
그래.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어.”
 
 
난 밥 달라는 아이처럼,
칭얼거리듯 이야기했다.
 
 

기다려봐.
치즈가 좀 녹아 흘러내릴 때
먹는 게 포인트라구!”
 
 

치즈 없어도 맛있는데.
누나! 냄새만 맡고 있으려니까 미치겠다,
그치?”
 
 
치즈는 사랑이야!
이왕이면 듬뿍듬뿍-.
원래 뜸 들이는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렸나?”
 
 
 
꼬르륵-
 
 
 
맞은편에 앉아있는
태형이의 배에서 나는 엄청난 소리에,
 
 
저녁 안 먹었어?”
 
 
난 피식- 바람 빠진 웃음이 흘러나왔다.
본인은 그 소리가 제법 민망했는지,
 
 

원래 내 나이는
돌도 씹어 먹는 나이랬어!”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귓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언행불일치인 상황과 그의 모습이
어찌나 웃기고 귀엽던지.
 
 
그래- 이따 떡볶이 많이 먹어라!
쑥쑥- 크게.”
 
 

아냐. 쟨 이제 그만 커도 돼!
까닥하다간 내 키를 넘게 생겼어.”
 
 

넘게 생기긴. 이미 넘어섰거든?”
 
 
태형이는 혀를 날름- 내밀고
형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게 맞으려고 용을 쓰네!”
 
 
백현은 자신의 동생을 한 대 때리려는 듯
허공으로 손을 들자,
태형이는 빠른 반사 신경으로,
 
 
- 누나.
형아-가 나 때리려고 해!”
 
 
내 쪽으로 쪼르륵 달려와,
자신의 큰 덩치를 내 등 뒤에
숨기기 바빴다.
 
 
그래. 뭐 그런 거 가지고
애를 때리려고 그래.”
 
 

맞아, 맞아.
누나 말이 백번 맞아!”
 
 

그런 거라니.
이런 것일수록 제대로 따져야한다고.
너 이리 와봐!”
 
 
결국 둘은 서로의 등을 맞대고,
 
 
아직 내 키가 더 크지?”
 
 
딱 봐도 나지. 그치 누나?”
 

- 너 까치발 들지 마라!”
 
 
매우 진지하게 내게 물어왔다.
 
 
내가 보기엔 거기서 거기인데.
 
남자들한테는 키가
진짜 자존심인가보다.
 
 
 
.
.
.
 
 
 
떡볶이를 먹으면서도
얼마나 투닥거리는지,
 
 
누나가 너 상처받을까봐.
내 키가 더 크다고 안 하는 거야.
알아?”
 
 
형아-. 딱 봐도 썼을 때
내 눈높이가 더 높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부러웠다.
 
(외동이라 어릴 때부터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형이랑 정말 안 맞아서 못살겠다.
나 그냥 확- 누나 동생 할까?”
 
 
그래, 태형이 같이
귀여운 동생 있으면 나야 좋지!”
 
 
난 떡볶이를 오물거리면서,
 
 

얼씨구!
둘은 누가 봐도 남남이거든?”
 
 
백현이가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할 말이 많은지,
그는 쉬지도 않고 말을 이어갔다.
 
 
, 하나 있네! 닮은 점.
둘 다 아침잠 많은 거!
고로 안 깨워주면 학교 지각하는 거!”
 
 
아니거든? 내일 봐라.
내가 너보다 일찍 일어난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
 
 
일어나 있으면 내일 아침,
매점에서 네가 한턱 쏴!”
 
 
내가 깨워주면
ㅇㅇ 네가 쏘는 걸로! ?”
 
 
당연히 콜이지!”
 
 
우리 둘이 내기로
불타오르고 있을 때,
 

형아 덕분에, 잘 먹었어!
나 먼저 방으로 들어가 있을게.”
 
 
태형이는 말없이 떡볶이를 싹쓸이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
 
 
백현이는 어제와 다른 잠옷을 입은 채,
한손에는 칫솔을 들고
다른 손으로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뭐가 기분이 그렇게 좋은지,
 
 

ㅇㅇ, 굿모닝!”
 
 
아주 해사한 웃음으로
날 깨우러 와줬다.
 
 
누군 아침부터 표정에
먹구름이 드리웠는데.
 

빨리 준비하고
아침 먹으러 가자!”
 
 
등교하자-가 아닌
아침 먹으러 가자- 란 이야기를 끝으로
그는 칫솔을 입에 물고
다시 자기네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난 도대체 왜 이럴까.
정녕 난 진짜 잠의 노예란 말인가.
 
 
손가락을 관자놀이부근에 올려놓고
사방으로 문질거리며,
몸을 돌려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아이고, 두야.
 
 
.
.
.
 
 
 
마지막으로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한 번 더 털고 집밖으로 나오자,
 
 

! 오늘은 간만에
아침 좀 두둑이 먹어볼까?”
 
 
먹을 생각에 가득 찬
백현이와 마주쳤다.
 
 
그래. 아주 고등학생의 뱃가죽을
벗겨 먹어라!”
 
 
용돈 받는 날이 다음 주라
수중에 쥐고 있는 돈이 많지 않았다.
 
그것도 모르고,
뭘 먹을지 고민하는 백현이가
결코 곱게 보지는 않았다.
 
그는 내 지갑이 두껍던 얇던,
크게 관심도 없겠지만.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면서
손으로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걷고 있자,
 
 

일찍 깨웠는데
머리도 안 말리고 뭐했냐.”
 
 
아침부터 또 잔소리가 시작됐다.
15분 만에 준비하고 나온
내 스스로가 뿌듯했지만,
 
 
여자가 준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알아?”
 
 
그의 잔소리에
괜스레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직 이른 아침엔 쌀쌀해서,
감기 걸린단 말이야.”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후드집업을
내게 던져주듯 건넸다.
 

얼른 입어!
괜히 감기 걸려서
나한테 옮기지 말고.”
 
 
살짝 감동받을 뻔했는데,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행동에
김이 빠져버렸다.
 
 
하긴 내가 너한테 뭘 바라니.
 
 
입술을 삐쭉-내밀어,
백현이가 건넨 후드집업을
교복위에 입었다.
 
손을 팔에 집어넣고
소매를 밖으로 손을 빼내려는데,
 
내 팔의 길이가 짧은 건지,
옷이 많이 큰 건지.
 
팔이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현이는 손을 빼내려고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을 보더니,
 

ㅇㅇ, 너 좀 귀엽다!”
 
 
웃음이 배어있는 목소리로
내게 말을 꺼냈다.
 
 
뭐래!”
 
 
그러더니 자신이 직접 후드집업 소매를
세 번 정도 접어주면서,
 
 
오해는 말아.
너 말고 행동이 귀엽다는 소리니까.”
 
 
저런 소리를 내뱉었다.
 
혹시나역시나였다.
하긴 내가 너한테 뭘 바라는 게 이상하지,
바랄게 뭐 있다고.
 
 
그제야 내 손은 바깥공기를
쐴 수 있게 되었다.
 
 
오늘도 일찍 버스에 오른 탓에,
손님이 몇 되지 않았다.
어제와 같은 자리에 앉아,
난 또 부족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달콤한 꿈을 꾸면서.
 
 
.
.
.
 
 
얼마나 지났을까.
나를 황급히 깨우는
백현이의 목소리에 번쩍- 눈이 떠졌다.
 
 
버스가 정차하자,
행여나 문이 닫힐 새라 급하게 내렸다.
 
 
까닥했다간
내리는 정거장 지날 뻔했네.”
 
 
너도 잤어?”
 
 
거의 다 와서 깜빡 졸았어.”
 
 
아까 네가 깨울 때,
나 완전 깜짝 놀랐잖아!”
 
 
그 순간 웃기게도
알람소리를 너의 목소리로 해놓으면
잠깨는데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지금 든 생각인데,
알람소리를 네 목소리로 해 놓을까봐.
잠깨는데 최고인거 있지.”
 
 
내 이야기에 무언가 한껏 기대하는 눈빛으로,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백현이는 쑥스러운 듯
셀프칭찬을 하며 내게 물어왔다.
 
 
아니! 목소리가 엄청 커-.”
 
 
내 이야기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히 드러난 그는,
 
 
내 어깨가 너의 전용베개냐?
왜 자꾸 버스에서 기대서자는 거야.”
 
 
괜스레 트집을 잡듯
내게 뭐라고 하기 시작했다.
 
 
몰라. 분명 잘 때는 안 그랬는데.”
 
 
내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거리자,
 
 
하긴,”
 
 
미안해하는 내 표정을 읽은 넌,
 
 

내 어깨가 넓어서
잘 땐 편할 거야. 그치?”
 
 
이내 나를 이해하듯
장난스럽게 말을 꺼내,
무거웠던 공기의 무게를
단숨에 바꿔버렸다.
 
 
단순하지만
때론 배려가 넘치는 너의 이런 모습들이,
우리가 아직까지
오랜 시간 친한 친구로 지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내 교실 앞까지 도착해버렸다.
 
 
이따 1교시 시작하기,
20분전에 매점으로!”
 
 
알겠어.
연습하러 얼른 가봐!”
 
 
나 연습 완전 열심히 해서
공복상태로 만들어 놓을 테니까,
이따 봐.”
 
 
내게 손을 흔들며,
내 시야 안에서 점차 사라져갔다.
 
 
시간도 많이 남았으니,
어디 한번 자볼까?
 
 
 
.
.
.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묵직한 진동소리를 내며
나를 깨웠다.
 
 

지금이 몇 시인지 아십니까!”
 
 
- !
지금 간다, !”
 
 
난 전화를 끊고
후다닥- 매점 있는 쪽으로 내려가자,
구석에 팔짱을 낀 채 앉아있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누가 보면 내가 너 아침 사주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인줄 알겠네!”
 
 
미안. 잠깐 잔다는 게.”
 
 
이미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놓고 기다렸는지,
 
 

어이구, 얼른 먹어!
면 불겠다.”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라면을 먹으라고 이야기했다.
 
 
난 덮여 있는 뚜껑을 열고
나무젓가락으로 휘익- 저어,
라면을 입속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말을 꺼냈다.
 
 
내가 사주려고 했는데.
조금만 기다리지!”
 
 
-기 보여?”
 
 
나처럼 면을 오물거리면서 씹으면서,
들고 있던 나무젓가락으로
좁은 매점 안을 가리켰다.
 
사람들로 미여터지는
그 안의 모습을 보자,
 
 
잘했다, 잘했어!”
 
 
그를 칭찬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저안에 들어가서 음식을 사서 나온다는 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한참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있는데,
 
 

! 백현아!”
 
 
누군가 콧소리가 섞인
하이 톤으로 백현이를 부르며,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어머, 여기 있었구나!”
 
 
날 왜 찾는데?”
 
 
웃으면서 이야기 하던 백현이는
언짢다는 듯 표정이 굳어있었고,
 

뭐냐? 여기는 왜 앉는데?
뭐 할 말이 그렇게 많다고.”
 
 
자신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 그 여자를 보며,
좋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아니,
내가 어제 어떤 미친 여자랑 부딪쳐서,
악보 순서가 엉망인거 있지!”
 
 
그런데 왜 그 여자는
미친 여자란 소리를 할 때,
나를 쳐다보는 걸까.
 
하여간 어제 봤을 때부터
- 마음에 들지 않은 애였다.
 

반에 찾아갔더니,
찬열이가 너 매점에 있다고 하길래.
그래서 순서도 정리해야 될 겸
너 얼굴도 보러올 겸 겸사겸사 온 거지.”
 
 

악보는 찬열이도 가지고 있는데,
왜 굳이여기까지 찾아와.”
 
 
백현이가 지금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건,
낮게 깔린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아까 뭐 들었어!
너 얼굴도 볼 겸 왔다니까?”
 
 
그녀는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끝까지 눈웃음을 지어대며,
백현이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목 뒤로 쓸어 넘겼다.
 
 
예쁘장하게 생겨가지고,
저렇게 예쁜척하니까 더럽게도 예쁘네.
 
하긴 예쁜 애는 뭘 해도 예쁘구나.
 
 
난 슬쩍 백현이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지은. 나 밥 먹고 있으니까,
찬열이한테 악보 전해 받던지 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그만 좀 가라!”
 
 
그 여자의 등을 떠밀고 있었다.
 
 
근데 쟤는 왜 재수 없게,
일어나서 가면서 나를 째려보는 거야.
짜증나게.
 

알았어.
나중에 동아리 실에서 봐!”
 
 
무심하게 한마디 툭- 던져놓고,
그녀는 매점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쟤는 왜 이렇게
눈치가 없지?”
 
 
혼잣말 하듯 구시렁거리는
백현이를 쳐다봤다.
고개를 돌리던 그와 눈이 마주치자,
 
 
, 쟤는 밴드부에서
키보드 맡고 있는 애야.”
 
 
나에게 그 여자를 소개해줬다.
 
 
?”
 
 
ㅇㅇ, 네가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거 같아서.”
 
 
. 근데 예쁘게 생겼네.”
 
 
난 그 여자애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떨떠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예쁘면 뭐해.
저렇게 눈치 없이 들이대는데.”
 
 
하긴 남자 눈에도 쟤가 예뻐 보이는구나.
왜 괜히 진 기분이 드는 걸까.
 
 

밥 먹고 있는 사람한테,
왜 악보를 달라는 거야.”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이는 한 번 더 구시렁거리더니
남은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교실로 올라와 자리에 앉았다.
책상서랍에서 책을 꺼내는데,
옆자리인 수정이가 내게 쪽지 하나를 건넸다.
 
 

이거 어떤 사람이 주라더라?”
 
 
이게 뭔데?”
 
 
모르지 나야.
한번 봐봐.”
 
 
접힌 종이를 펼쳐서 읽어보았다.
 
첫줄을 읽는데,
난 너무 놀란 탓에
한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 나 어떡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신경도 쓰지 못하고,
부끄러움과 감격스러움에
수정이의 팔을 때려가며
환호성을 질렀다.
 
 

뭔데 이래?
- 아파, 그만 때려!”
 
 
내가 언제 한번 말한 적 있지!”
 
 
난 수정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3학년 선배 중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전에 고백하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선배한테 전해줬는데,”
 
 
귓속말을 하듯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 선배한테서
오늘 답장이 왔어.”
 
 

너 설마?”
 
 
-, 맞아.
나 오늘부터 솔로탈출이다!”
 
 
난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실없이 웃기 바빴다.
 
 
 
그 선배를 처음 본 것은 겨울방학 때,
학교 보충수업 때였다.
교실을 옮기는 와중에
복도에서 처음 마주쳤는데,
내가 그 선배를 보고 첫눈에 반했었다.
 
짝사랑을 한지도 3개월이 좀 지났을 때였는데,
큰 마음먹고 미친 척 편지에
고백하는 내용을 써서
선배한테 직접 전해줬었다.
 
며칠간 답장이 오지 않아,
밤마다 집에서 이불 킥을 했었는데.
 
이렇게 예상치 못한 날에 답장이 와서,
사람을 설레게 만들었다.
 
 
 
.
.
.
 
 
 
드디어 야자가 끝나고,
교문 앞에서 선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어떻게 너무 떨려서 미치겠다.
 
괜스레 떨리는 마음을
감추려 손거울을 꺼내,
머리상태며 옅은 화장 상태를 확인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주머니에서 굵직한 진동소리가
나를 건드리는 바람에,
재빠르게 꺼내 확인을 했다.
 
 
, ?”
 

-, 왜라니?
어디야?
 
 
나 오늘 급한 일 있어서
먼저 간다!”
 
 

-야자도 끝나고
집 갈 시간인데,
급한 일이 뭔데?
 
 
, 그런 게 있어.”
 
 
교문 쪽으로 걸어오는
선배의 모습이 보이자,
 
 
나중에 이야기 해.
나 끊는다!”
 
 
난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
.
.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집까지 왔는지,
너무 떨리는 바람에 기억이 나질 않았지만
시간이 금방 흘러갔던 건
부정할 수가 없었다.
 
집 앞까지 나를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선배의 모습을 보며,
난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열심히 흔들어주었다.
 
손을 내리고 뒤를 돌려고 하는 찰나에,
 
 
!”
 
 
난 너무 놀라
기괴한 비명소리를 냈다.
 
 
하하. 태형아,
언제부터 여기 있었니?”
 
 
어색한 웃음으로
태형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언제긴.
방금 갔던 남자랑 이야기 할 때부터?”
 
 
, 다 들었니?”
 
 

글쎄.”
 
 
태형이는 한마디를 남기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
왜 이야기를 안 해주고 가는 거야!
 
 
연애의 현장을
목격당한 것 같은 나는,
태형이를 황급히 쫓아갔다.
 
엘리베이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고,
난 태형이를 힐끗- 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누나. 자꾸 그렇게 쳐다보면,
나 좀 부담스러운데?”
 
 
- . 부담스러웠어?
부담주려고 했던 건 아닌데?”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내린 다음,
우리 둘은 천천히 엘리베이터를 몸을 실었다.
 
 

누나 부모님께 말하지 말란 소리지?
연애하는 거?”
 
 
? , .
그럼 나야 고맙지.”
 
 
얘를 가만 보면
참 눈치가 빠르단 말이야.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그는,
 
 

- 그래.”
 
 
쿨하게 이야기 한마디 던지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 뭐야.
그럴 거였으면 똥줄 타기 전에
말해주던가.
 
 
난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갔다.
 



 
<Behind story>
 
 
띠리릭-
 
문이 열렸다가 닫히면서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나자,
태형은 방에서 뛰쳐나와 형을 맞이했다.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형아, 형아!”
 
 
태형은 자신의 형이 대답할 때까지
호칭만 연신 불러대고 있었다.
 

- !”
 
 
대박사건!”
 
 
뭐가?”
 

ㅇㅇ누나 말이야,”
 
 
말을 꺼내는데
자신의 형은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는 표정을 보자,
 
 

뭔데?
말을 하다가말아?”
 
 

형도 알지?”
 
 
하던 말을 멈추고,
형을 살짝 떠보는 태형이다.
 
 
 

말 안하냐?”
 
 
궁금한 걸 참지 못하는
형의 성격을 잘 아는 태형이는,
 
 
, 나 배고프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 떡볶이 되게 맛있게 먹었는데,
그게 지금 먹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말끝을 흐리며 형의 눈치를 봤다.
 
 

별거 아닌 거면,”
 
 
백현은 이미 주방 쪽으로 향하며,
 

넌 나한테 죽는다?”
 
 
동생에게 으름장을 놓으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형이 모르는 사실이라면,
초대박 사건일거야!”
 
 
배고픈 수컷 여우가
요리하는 형의 뒷모습을 보더니,
소리 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누나, 미안!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 거 알지?
날 용서해줘요.’
 

그래도 누나 부모님께는
진짜 말 안할게!
나 입 무거운 거 알지?’
 
.
.
.

※만든이 : 몽글구름님 
 
 
<>

독자님들 반가워요!
생각보다는 빨리 글이 써져서 빨리 돌아 왔네요^^
글이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지만요ㅠㅠ
 
BGM스탠딩에그뭘까입니다.
 
이번 편에 ㅇㅇ의 남자친구가 등장했는데요,
아직 제가 누구로 할지 정하지 못해서.
독자님들의 의견이 필요하답니다!
 
추천해주시는 분 중에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맞는 분으로 쓰려고 합니다.
 
(혹시나 의견을 제시했는데,
다른 분이 된다고 해도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의견과 함께 감상평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만나요!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댓글 써주시는 독자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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