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는 대로 [단편] (by. 민트색바나나)


<독자님들에게>
 
안녕하세요!
시험 때문에 못 오다가 오랜만에 왔는데 저를 
기다리신 독자님들이 있으셨을까요...?
기다려주셨다면 감사해요!
 
곧 실습이 있어서 한동안 또 못 오겠지만...
기다려주시면 열심히 써서 금방 오겠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자신 없는 분야지만 달달한 글을 
쓸 때가 된 것 같아 쓰던 글이 아닌 단편으로 
오게 되었는데 부족하지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사락-
 
 
...벌써 마지막이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노트에 펜으로 정리를 하다 한 장을 넘어가는
 내용에 다음 장으로 넘기자 노트는 벌써 
마지막 장밖에 남아있지 않았었다.
 
 
사러가야겠네...”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나는 다른 노트가 
없었기에 노트를 사기 위해 학교 안에 있는
 서점으로 향했다.


이거 예쁘다.”
 
 
서점 안으로 들어가 노트들이 있는 곳을 보니 깔끔한 
느낌의 노트가 딱 한 권이 남아있었다.
 
 
말도 안 되지만 왠지 그 노트를 가지고 공부를 하면
 잘 될 것 같은 느낌에 나는 바로 그 노트를 집었고
검정색 펜 하나와 함께 사서 서점을 나왔다.
 
 
타닥-
 
 
, ?”
 
 
서점을 나오면서 지갑에 카드를 집어넣다 손이 
미끄러져 들고 있던 펜이 떨어지면서 바닥에 
한두 번 튕기더니 굴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하며 펜을 잡기 위해 몸을 숙이고
 굴러가는 그 펜을 따라갔다.
 
 
-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펜은 한 사람의 신발에 
부딪히며 멈췄고, 멈춘 펜을 집기 위해 더 힘껏 
손을 뻗었지만 신발의 주인이 더 빨랐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기타를 맨 그 남자는 얼굴에 작게 미소를 
띠우며 나에게 펜을 건넸다.
 
 
“......”
 
 
꾸벅-하고 작게 인사를 하고 간 그의 뒷모습을 
작아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봤다.
 
 
펜을 건네줄 때의 그 손과 미소가 참 예뻤던 것 같다.
 
 
자꾸 생각날 만큼.
 
.
.
.
 
도서관에 돌아와서도 자꾸 그 남자가 생각났다.
 
 
그 예뻤던 웃음도, 그 예뻤던 손도, 그 예뻤던 목소리도.
 
 
, 안돼. 이제 진짜 해야 해.”


한참을 그 남자를 생각하다 시험이 떠올라 나는
 정신을 차리고 노트를 펼치기 시작했다.
 
 
사락-
 
 
새 노트를 펼칠 때 나는 그 빳빳한 느낌이 좋아 
미소가 지어졌고, 나는 다시 펜을 들고 손을 움직여
 시험범위를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정리를 하다가도 가끔씩 그 남자가 생각이 
 나중에 찢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남자와
 내가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끄적거렸다.


그림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낙서에 가까웠지만 
누가 볼 것도 아니기에 나는 그와 내가 인사를 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같이 밥을 먹는 것을
 상상하고, 그렸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가졌다.
 
 
.
.
.
 
...”
 
 
정리를 다하고 계속 숙이고 있던 허리를 
피며 앓는 소리를 작게 냈다.


벌써 8시네.”
 
 
공부하는 동안 뒤집어 둔 폰을 켜 시간을 보니 
시간은 8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해가 길어져 아직 그다지 어둡지는 않았지만 나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도서관을 나왔다.
 
 
으아- 이제 좀 살겠다.”
 
 
도서관을 나오자마자 기지개를 피자 온 몸이 
이제야 제 기능을 할 것만 같았다.
 
 
운 좋게도 집에 가는 버스가 바로 왔고,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은 뒤 저녁도 먹지 않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
.
.
 
 
오늘은 어제 일찍 잠들어서인지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져 준비를 하고 남은 시간에 오랜만에 아침을 
먹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지만 냉장고 안은 텅 비어있었다.
 
 
오늘은 꼭 장 봐야지...”
 
 
오늘은 꼭 냉장고 안을 채우겠다는 다짐을 하고 
학교 가는 길에 빵이라도 사먹기 위해 집을 나섰다.
 
 
딸랑-
 
 
어서오세요!”
 
 
빵집 안에 들어가자 기운 넘치는 직원들의 인사 
소리가 들렸고, 그 인사에 당황해 움찔거리며 
꾸벅거리고 빵을 고르기 시작했다.
 
 
딸랑-
 
 
어서오세요!”
 
 
무엇을 살지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쯤
 들리는 문소리와 기운찬 인사소리.
 
 
?”
 
 
그 두 가지 소리에 반응하듯 고개를 들어올리자 
보이는 것은 나처럼 인사에 놀란 듯 움찔거리고
 있는 어제 그 남자.


...”
 
 
당황스러워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를 들었는지 
내 쪽을 보더니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주친 두 눈에 어쩔 줄 몰라 당황한 나는 
그 눈을 피해버렸다.
 
 
“3800원입니다.”
 
 
먹고 갈게요.”
 
 
그리고 눈앞에 있던 빵과 우유를 들고 가 계산을 
한 뒤 포장을 하려는 직원을 막은 뒤 쟁반을 들고 
한쪽에 놓여있는 의자와 탁자들 중 하나를 선택해
 앉아 빵을 먹기 시작했다.
 
 
-
 
 
빵을 한 입 가득 물고 씹고 있자 내가 앉아있는 
탁자 위로 탁-하는 소리와 함께 놓이는 쟁반.


안녕하세요.”
 
 
...?”
 
 
그리고 인사를 건네는 그 남자에 놀라 
이상한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어제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던 거예요?”
 
 
...”
 
 
시험공부?”
 
 
...”
 
 
힘들었겠다. 저는 김재환이에요. 22.”
 
 
...저는 ㅇㅇㅇ이고, 저도 22...”
 
 
갑작스럽지만 자연스러운 대화에 나도
 어느새 내 소개를 하고 있었다.
 
 
하하- 진짜?”


그렇다니까?”
 
 
...”
 
 
?”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에 웃음이 멈췄다.
 
 
아무것도 아니야.”
 
 
, 근데 너 수업 언제야?”
 
 
? 11시 반 수업.”
 
 
, 그럼 지금 가야겠다. 아슬아슬해.”
 
 
, 진짜?”
 
 
. 가자.”
 
 
!”
 
 
계속 말이 끊어지지 않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재환이 덕분에 우리는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가까워졌다.
 
 
그런데 호감 있는 상대와 가까워지는 건 좋았지만
 그때마다 왜인지 이유모를 그 기분은 계속 찾아왔다.
 
.
.
.
 
그럼 잘 가.”


그래, 다음에 또 보자.”
 
 
.”
 
 
재환이와 같이 학교까지 도착했고, 아쉽게도 
건물이 달랐던 우리는 손을 흔들며 다음에 보자는
 기약 없는 형식적인 인사를 했다.
 
 
번호라도 물어볼 걸 그랬나.
 
 
.”
 
 
그렇게 생각하며 인사를 마무리하고 재환이가
 뒤를 도는 그 순간 나는 지금까지 느꼈던
 이상한 기분의 정체를 깨달았다.
 
 
그 정체를 깨닫자마자 나는 급하게 가방에서 
어제 산 노트를 꺼내 펼쳤다.
 
 
내 생각처럼 지금까지의 일은 순서는 달랐지만 
모두 내가 어제 그렸던 그림대로였다.
 
 
같이 밥을 먹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내가 그리는
 대로 그 그림은 현실이 되었다.


ㅇㅇ, 여기서 왜 그러고 서있어?”
 
 
, 신혜야.”
 
 
이게 무슨 일인지 이해를 시키고 있는데 들리는
 내 이름에 고개를 드니 신혜가 서 있었다.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책 때문에! 책을 두고 온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차마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 
급하게 생각한 이야기를 꺼냈다.
 
 
무슨 책 한권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어. 놀랐잖아.”
 
 
하하...미안.”


책 확인한거지? 가자, 곧 시작이야.”
 
 
, .”
 
 
그렇게 말하며 발을 움직이는 신혜를 따라 나도 
노트를 가방 안으로 넣고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수업이 시작했지만 나는 노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하는 생각에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일단 정말 신기한 우연일 수도 있으니 나는 다시
 한 번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던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중간중간 물을 드시는 교수님.
 
 
뜨거운 물도 아니니 괜찮겠지 하며 나는 교수님 
손이 미끄러져 그 물을 흘리시는 교수님을 열심히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것도 실험해보기 위해 말풍선을 그리고
수업을 마친다.’라는 내 바람이 담긴 말을 적었다.
 
 
역시 우연이었나...”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다르게 20분이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우연이었다고 생각하며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
 
 
교수님 괜찮으세요?”
 
 
, . 괜찮다.”
 
 
갑자기 들리는 소란스러운 소리들에 고개를 드니 
교수님의 물병이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다행히 물을 다 마시고 입을 떼면서 미끄러진 건지
 바닥에 물이 흥건해지는 일은 없었지만 교수님과 
애들은 많이 놀란 듯 보였다.
 
 
미안하다. 어디까지 했지?”
 
 
하지만 나는 다른 애들과는 다른 면에서 놀랐다.
 
 
우연이 아니었다.
 
 
확실히 내 그림대로 상황이 이루어졌다.
 
 
글은 되지 않아 자세하게 상황을 만들 수는 없지만 
재환과 만날 기회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그걸 알고 나는 다시 열심히 나와 재환이가 
함께 있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
.
 
그 그림 덕분인지 나는 재환이와 다시 만날 수 있었고
번호까지 교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환이랑은 그림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만나는
 일도 많았고, 번호 교환 후 연락을 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
 
 
그러면서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그렸던 그림들도 
그리지 않게 되었고, 노트도 그저 가방 안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 기다리고 있었어?”
 
 
. 교수님이 일찍 끝내주셔서.”
 
 
오늘은 재환이와 저녁을 먹기로 한 날이라 수업이
 일찍 끝난 김에 재환이가 수업을 듣고 있는
 강의실 앞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내 앞에 재환이가 와 있었다.
 
 
, 김재환- 여자친구?”
 
 
우리한테 아무 얘기도 없더니 뭐냐?”
 
 
뭐래, 나 먼저 간다. 가자.”
 
 
, .”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를 보며 재환이와 같이 나온 
친구들이 장난스러운 얼굴을 하며 놀리는 듯한 말을
 재환이는 가볍게 무시하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 재환이 옆에서 걸으며 재환이가 친구들과 
한 대화를 떠올리다보니 갑자기 우울해졌다.
 
 
재환이가 한 말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
 상황을 봤을 때 더 깊은 관계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나의 기대가 괜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 때문에.


ㅇㅇ?”
 
 
?”
 
 
무슨 생각 하는데 부르는 것도 못 들어. 고민 있어?”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다정하게 
물어오는 재환이를 보고 결심했다.
 
 
재환아.”
 
 
?”
 
 
우리 술 마실래?”
 
.
.
.
 
“,,,,,,”
 
 
“,,,,,,”
 
 
나는 분명 술을 마시면서 어느 정도 취하면 
자연스럽게 고백을 하기 위해 술을 마시자고 
권했던 건데 긴장한 탓인지 오늘따라 아무리
 마셔도 정신이 멀쩡했다.
 
 
심지어 고백을 위해 작은 룸 형식의 술집을 택했는데 
그 때문인지 조용한 주변에 오히려
 더 어색해진 것 같았다.


술 잘 마신다.”
 
 
...너도.”
 
 
그 정적을 깨고 재환이가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해도 지금 나는 이미지 관리는 버린 지 
오래인 것처럼 정말 잘 마시고 있었다.
 
 
원래도 못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따라 
더 취하지 않는 탓에 나는 취하기 위해 벌써 많은 
술을 들이켰고, 재환이 또한 주량이 센지 
나의 페이스에 맞춰 같이 마셔준 탓에 우리의
 눈앞에는 이미 소주병들이 가득했다.
 
 
술 잘 마시는 여자는 별로인가...?”
 
 
글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술을 못 마시는 편은
 아니라 그런지 좀 마실 줄 알아서 같이 마시면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이 좋더라고.”
 
 
재환이의 말에 그제야 걱정이 돼 물어보니 다행스러운
 대답에 나는 작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시작으로 긴장이 좀 풀려 간간히 웃긴
 이야기도 하면서 계속 마시다보니 이제야 술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는지 얼굴이 뜨거워졌다.
 
 
재환이도 그런지 살짝 빨개진 
얼굴을 하고 웃고 있었다.
 
 
재환아.”


?”
 
 
나 네 옆으로 가도 돼?”
 
 
?”
 
 
술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용기도 같이 올라 왔는지 
원래라면 하지 못했을 말들도 잘만 나왔다.
 
 
당황한 표정을 짓는 재환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일단 몸부터 옮겼다.
 
 
“......”
 
 
할 말 있어...?”
 
 
분명 반대편에 앉아 있을 때는 할 수 있을 것 같던 
고백이었는데 왜 재환이 옆에 앉아서 얼굴을 
보자마자 목에 무언가 걸린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지.
 
 
아무 말 없이 쳐다보는 내가 이상했는지 할 말이 있냐
 묻는 재환이의 물음에 술이 깬 듯 정신이 멀쩡해졌다.
 
 
있었는데 생각이 안 난다. 나 다시 가볼게.”
 
 
-
 
 
정신이 들자마자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다시 반대편으로 
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자 손목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온도.


그럼 내가 할 테니까 옆에서 들어줘.”
 
 
술 때문인지 열이 오른 그 예쁜 손으로
 재환이가 내 손목을 잡아 다시 앉혔다.
 
 
그 손의 온도가 내 피부를 타고 얼굴로 오는지 다시 
술기운이 올라온 듯 얼굴에서 열이 났다.
 
 
“......”
 
 
“......”
 
 
자신이 말하겠다며 나를 앉혀놓고 
재환이는 말이 없었다.
 
 
ㅇㅇ, 그거 알아?”
 
 
뭐를...?”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재환이는 내 손목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고, 시간이 꽤 지난 뒤에 
입을 열어 나에게 질문했다.


내가 너 좋아하는 거.”
 
 
“......”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걸까.
 
 
손목을 잡았던 뜨겁고, 예쁜 그 손이 똑같이 뜨거운 
내 손을 잡고 내 눈을 바라보며 나를 좋아한다
 얘기하는 재환이 때문에 나는 지금 정말 심장이
 터질 것처럼 세게 뛰고 있었다.
 
 
“...나를 좋아해?”
 
 
.”
 
 
내가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환청을 들은 건가 싶은 
생각에 혹시나 하고 물었지만 대답은 여전했다.
 
 
“......”
 
 
술기운에 하는 말이라 못 믿을 수도
 있지만 진심이야.”
 
 
“......”
 
 
그러니까 오해하지 마.”
 
 
내일 까먹는 건...”
 
 
나 아직 그 정도로 정신없지는 않아. 너도 알고 
있잖아, 나 아직 그렇게 취하지 않은 거.”
 
 
“......”
 
 
대답을 해야 하는데 너무 떨려서 그런지 방금 
그 말을 끝으로 입술만 움직여질 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그저 재환이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좋아해.”
 
 
“......”
 
 
정말 많이.”
 
 
-
 
 
바라만보고 있는 나를 보며 재환이는 아까보다 
더 진지하게 눈을 맞추며 한 글자, 글자마다 마음을
 담아 나에게 고백했고, 나는 그런 재환이에게
 짧게 입을 맞췄다.
 
 
말이 안나오니 행동으로라도 나도 좋아한다는 걸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나온 행동이었다.
 
 
“......”
 
 
“......”
 
 
그런 나의 행동에 재환이는 넋이 나간 듯 눈만
 깜박이고 있었고, 나는 민망함에 고개를 숙이고 
아직 잡고 있는 우리의 손을 바라보았다.


이건 긍정의 대답으로 봐도 되는 건가?”
 
 
“......”
 
 
상황파악이 끝난 건지 웃음 섞인 질문이 내 머리
 위에서 들려왔고,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듯 
재환이의 손을 더 꽉 잡았다.


좋다.”
 
 
그런 나의 행동에 재환이도 내 손을 
잡은 손에 더 힘을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잡은 서로의
 손을 한참동안 놓지 않았다.
 
.
.
.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
 
 
재환이와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시험으로 인해 우리의 데이트 장소는 도서관
 아니면 카페였다.
 
 
오늘도 카페에서 공부를 하다 화장실을 가겠다며 
일어선 재환이를 보며 대답을 한 뒤 다시 공부를 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도중 보이는 재환이의 열린 가방.
 
 
...?”


그 안에서 익숙한 것이 보여 꺼내보니 나와
 비슷한 디자인의 노트 한 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어보니 우리의 첫 만남부터 
우연히 만났다고 생각했던 날까지의 그림들이 
내가 그린 수만큼이나 꽤나 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재환이가 나보다 먼저였다.
 
 
결국 우리의 만남은 서로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 , 그건!”
 
 
화장실에서 돌아온 재환이는 그 노트를 보고 있는 
나를 보더니 급하게 노트를 자신의 품으로 가져갔다.
 
 
나는 그저 이 상황이 당황스러워 멍하게 앉아 있었다.
 
 
ㅇㅇ...? 화났어...?”
 
 
그런 나를 보고 걱정스러운 듯 물어오는 재환이.
 
 
, 그런 거 아니야. 화 안 났어.”
 
 
그런 재환이에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고
그제야 재환이의 표정도 좀 풀렸다.
 
 
근데 그 그림 귀엽다. 우리 그린거야?”


..., . 좀 닮았나? 하하...”
 
 
. 진짜 귀엽다.”
 
 
그리고 나는 놀라운 이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노트는 우리의 만남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니 
굳이 재환이에게 말해 무언가를
 밝혀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나 혼자 알게 된 만큼 재환이의 몫까지 고마운 
마음을 더해 서랍 깊숙한 곳으로
 넣어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을 테니.
 
 
우리의 만남에 있어서 이 노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이 노트가 어떠한 이유에서건 우리에게
 온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림의 힘을 빌리는 것보다 
이 남자와 함께 이야기하며 앞으로를 만들어가는 게
 더 즐거울 것이라는 걸 알기에 펜을 내려놓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환이의 노트도 함께 넣어야겠지?
 
.
.
.
 
내가 그리는 대로에서
 
이제는
 
우리가 말하는 대로.
 
.
.
.

※만든이 : 민트색바나나님
 
<>
 
...저 재환님 좋아해요.
 
신의 목소리라는 프로그램을 너무 좋아해서 
아직까지도 그곳에 나왔던 
노래들을 글 쓸 때 자주 들어요.
 
그 중에서는 재환님 노래도 당연히 있고요.
 
그때 재환님 미안해라는 무대랑 방효준님 
비틀비틀이랑 요정님 비 내리는 영동교
이 세 무대를 정말 좋아해서 진짜 수십 번 돌려보고 
노래는 아직도 폰 재생 목록의 많이 재생한 순위 
상위권인데 프로듀스101 나오신 거 알고 정말 놀랐어요...
 
사실 그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어서 모르고 있다가 
막판에 알아서 영상 전부 다시 보고,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투표하고...
 
...저 오랜만에 제대로 덕질했어요...좋더라구요...
 
재환님 보고 있으면 풋풋한 첫사랑 느낌?이 저는 
좀 많이 들어서 고등학교로 배경을 잡을까 하다가
 이 소재가 생각나서 급하게 다른 글들을 뒤로 하고
 적어보네요.
 
(사실 제일 쓰고 싶었던 내용은 병신미 가득한
 개그물 이었지만 너무 어렵...)
 
그림은 사실 다 그리려다가 보시다시피 
제가 잘 못 그려요...그래서 다 망해서...ㅜㅜㅜㅜㅜ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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