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 01 (by. 몽글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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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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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너무 설레서 숨을 제대로 내쉴 수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찔하게 떨려오는
내 심장박동이 낯설어서였다.
 
 
나랑 결혼해줄래?”
 
 
사람이 너무 행복하면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진짜임을 실감했다.
내 고개를 살짝 끄덕임과 동시에,
그는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었다.
포근한 그의 품이 좋아, 살짝 눈을 감았다.
 
시원함이 담긴 향수가 내 코끝을 찔러왔으며,
그의 숨소리가 내 귓가를 간질거렸다.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나의 작은 바람과 달리,
 
 
쾅쾅쾅-
 
 
이런 달콤한 시간을
누군가 방해했다.
 
 
화를 삭이고자,
살포시 감았던 눈을 뜨지도 않고,
질끈- 한번 감았다 눈을 떴다.
 
어쩔 수없이 그의 품에서 벗어나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오빠- 잠깐만.
누가 왔나봐!”
 
 
천천히 몸을 돌려, 현관문 쪽으로 향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난,
현관문 앞에서 눈을 감고 마른세수를 했다.
 
 
다시 눈을 떴는데,
내 방 천장이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
 
 
, 꿈이야?
 
- 지금 공유오빠한테 프로포즈 받은
아주 황홀한 순간이었는데.
 
안 돼!
거기서부터 다시 이어서 꿔야 돼!
얼른 다시 자자, ㅇㅇㅇ!
 
 
베개를 꼭 끌어안고,
다시 잠을 청할 요량으로 눈을 꾹-감고
꿈의 세계로 빠지고자 노력했다.
 
 
쾅쾅쾅-
 
 
또다시 거칠게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인상을 팍- 찡그리고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니, 짜증나게 아침부터
누가 이러는 거야!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한가득 담아,
신경질적으로 버튼을 꾹- 눌렀다.
그러자 도어락이 풀리는 청량한 소리와 동시에,
 
 


대단하다!
내가 문을 몇 번이나
두들겼는지 알아?”
 
 
잠옷차림으로 양치질을 하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지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너 지금 뭐하냐?”
 
 
어이가 없다는 듯 질문을 했다.
 
 
빨리 준비해, 학교 가야지!”
 
 
그는 내 질문에 짧게 대답하고,
몸을 돌려 앞집 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 내가 너 때문에
공유오빠랑, 아휴!”
 
 
닫힌 문을 보고 소리를 지르다가,
 
 
하여간 도움이 안 된다니까,
왜 하필 그때냐고.”
 
 
결국 혼자 구시렁거리며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
.
 
 
 
퉁퉁 부은 얼굴로 문을 열고나오니,
 
 

어제 자기 전에 라면 먹고 잤냐?
얼굴이 어제의 두 배다, 두 배야!”
 
 
한다는 소리가 기껏,
얼굴 크다-라는 소리였다.
 
 
쟤는 나를 놀리는 재미로 사는가보다.
말을 말자, 말아!
 
너의 말을 무시한 채
난 앞만 보고 빠르게 걸었다.
그러더니 금방 뒤에서 쪼르르- 달려오더니,
 
 
삐졌냐? , 미안해.
장난이었어!”
 
 
금세 사과를 하는 백현이었다.
 
 
그래, 장난이 좀 심하다!”
 
 

그치? 두 배는 오버였어.
정정하자면 1.5!”
 
 
죽을래?”
 
 
내말에 혀를 날름- 내밀더니,
그는 갑자기 버스정류장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거기 안 설래?”
 
 
난 치마를 입은걸 잊은 채
그의 뒤를 열심히 쫓기 시작했다.
버스정류장에 먼저 도착한 그가
뛰어오는 나를 보더니,
 
 
뛰기 힘들지?
그러니까 치마를 누가 그렇게
짧게 줄이래?”
 
 
아빠도 안하는 잔소리를
그가 내게 했다.
 
 
아니,
그니까 왜 뛰어가냐고!”
 
 
버스 오는 게 보여서 그랬지.
얼른 타자!”
 
 
나를 버스 안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 안은 굉장히 한산했다.
 
 
, 생각해보니까
오늘 왜 이렇게 일찍 가?”
 
 
나 오늘 아침 일찍
밴드부 연습 있어서.”
 
 
그럼 날 좀 더 자게 놔두지.
아침 일찍부터 왜 깨운 거야!”
 
 

혼자서 잘 일어나면,
깨우지도 않았지.”
 
 
백현이의 어머니와
우리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굉장히 친한 친구사이였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고,
비슷한 시기에 우리를 낳았다고 했다.
 
그래서 백현이와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구로 지내는 게 자연스러웠다.
 
 
너희 어머님 부탁으로
내가 한 4일 동안
깨워줘야 되는 거 아니야!”
 
 
우리 부모님과 백현이의 부모님은,
34일로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가셨다.
우리 엄마는 여행을 가기 전,
아침잠이 많은 내가 걱정이 돼서
백현이에게 아침에 좀 깨워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내가 아침잠이 많은 건 인정하지만,
이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데.
 
 
난 맨 뒤에서 두 번째 자리의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백현이는 자연스럽게 내 옆 빈자리에 앉았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더니,
그래도 어떻게 밴드부에 들어갔네?”
 
 
작년 경쟁률이 사상 최대였대!
아주 어마어마했지.”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더니,
 
 

-, 난 이런 남자야!”
 
 
자신의 정돈된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살짝 쓸어 올리며
말을 마무리했다.
 
 
, . 어련하시겠어요!
나 같으면 새벽같이 일찍 나와서 연습하라고 하면,
단호하게 거기서 탈퇴하겠어!”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 잠은 소중하니까!”
 
 
양손으로 내 볼을 감쌌다.
 
 
잠을 잘 자야,
피부도 윤기가 흐른다 말이지.
 
 


연습은 힘들어도,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짜릿 한대!”
 
 
초롱거리는 눈빛으로,
옛 무대를 회상하는 듯 했다.
 
 
난 작년 축제 때 조퇴를 하느라
백현이의 무대를 못 봤다.
경연 대회 때도 무슨 일 때문에 참석을 못해서,
백현이가 무대 위를 얼마나 휘젓고 다니는지,
전혀 상상할 수가 없었다.
 
 
- 졸려.
 
 
학교까지 가려면 좀 남았으니까,
잠깐 눈 좀 붙여야겠다.
결국 난 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위아래로 심하게 요동치던 내 목이
어느새 편안해짐을 느끼자,
더 깊은 잠의 세계로 난 빠져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 위가 무거워지자,
나도 모르게 눈을 떴다.
 
 
?
 
 
, 난 또 어느새
백현이의 어깨에 기대서
자고 있던 걸까.
그건 그렇다 치고,
얘는 왜 내 머리위에
자신의 머리를 기댄 채 자는 건데.
 
 
, .”
 
 
일부러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도,
전혀 잠에서 깰 생각을 안 하는 너 때문에,
난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그 사이에서 내 머리를 빼내었다.
 
덕분에 백현이의 머리는
어깨 쪽으로 한번 훅 떨어지더니,
 
, 목 아파!”
 
 
자신의 목덜미를 주무르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난 하차할 정거장이 다음이라,
벨을 누르고 가방을 챙기며
일어날 준비를 했다.
 
 
얼른 일어나, 내리게.”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교문을 지나쳐가고 있었다.
 
 
난 네가 잠귀가 밝은 줄 알았네.”
 
 
나 정도면 밝은 편이지!”
 
 
아닌 듯. 내가 아까 큼, - 거리는
소리 못 들었잖아! 그치?”
 

넌 내 어깨가 얼마나 아팠는지 모르지?
네 머리를 지탱하느라 급 피곤해져서 그래!”
 
 
- 웃겨! 내 머리에
들어있는 지식이 많아서 그렇거든?”
 
 
우리는 서로 티격태격 거리면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변백현!”
 
 
누군가 뒤에서 큰 목소리로 백현이를 불렀다.
우리 둘은 티격태격 거리던 걸 멈추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뒤로 돌렸다.
 
 
어떤 키 큰 남자가 우리 쪽으로,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백현이를 향해
손을 흔들며 오고 있었다.
 
 
오늘은 안 늦었네?”
 
 
어제 선배가 하도 뭐라고 해서,
알람 다섯 개나 맞춰놨다니까.”
 
 
피식- 웃음을 흘리며,
너스레를 떨고 있는 남자였다.
 
 
이름표를 보아하니,
나랑 동갑이네.
이름은 박찬열이구나!
 
키도 큰데, 잘생기기까지.
-주 훈훈하다, 훈훈해!
 
 
괜스레 백현이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
바람 빠진 웃음을 혼자 지었다.
 
 

? 옆에는 누구?
여자친구?”
 
 
여자 친구 아니에요!”
 
 
잘생긴 찬열이에게
최대한 상냥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꺼냈다.
 
 

뭐래, 아니거든!
먼저 동아리 실 가있어.
나도 금방 갈게!”
 
 


진짜 아니야?
, 암튼 먼저 가 있을게!
ㅇㅇ, 잘 가!”
 
 
찬열이도 내 이름표를 봤는지,
친근하게 인사를 꺼냈다.
예상치 못한 그의 인사에,
 
 
, 안녕!”
 
 
난 수줍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의 모습이 점점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지자,
백현이는 자신의 고개를 앞으로 쭉- 빼내더니,
시선을 내게 두었다.
 
 

안 어울리게, 웬 조신한척?”
 
 
, 내가 언제!”
 
 
얼씨구! 얼굴은 왜 달아올랐냐!
설마 뭐 첫눈에 반하고 그런 거?”
 
 
아니거든?
갑자기 인사해주니까
당황해서 그렇지!”
 
 
우리 반 앞문에 도착하자
백현이는 걸음을 멈추더니,
 
 

아니면 말고.
이따 저녁에 같이 가자!
연락할게.”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다른 손가락은 접어놓고,
전화기 모양을 만들더니
귀 옆에다가 흔들어보였다.
 
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알겠어!
연습 잘하고!”
 
 
난 백현이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그도 내게 손을 흔들어주더니,
금세 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난 문을 열고 들어가,
내 책상위에 가방을 턱하니 올려놓았다.
그리고 가방을 베개 삼아
모자란 잠을 자기로 했다.
 
 
 
.
.
.
 
 
 
누군가 내 등을
두들기는 느낌에 눈을 떴는데,
 
 

나왔다.
ㅇㅇㅇ, 일어나봐!”
 
 
수정이는 뭐가 급한지,
내가 고개를 들기 전에
내 팔을 흔들어 재꼈다.
 
 
, 왔어?”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건지,
반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나 배고파.
가자, 매점으로!”
 
 
수정이는 비몽사몽 한 나를 이끌고
매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너 이번 주말에 약속 있어?”
 
 
약속? 없지, ?”
 
 
그럼 우리 집에 놀러 와라!
내가 너 좋아하는 떡볶이 만들어줄게!”
 
 
- 좋아.
주말에 가지, .”
 
 

내 동생이 너 보고 싶단다.”
 
 
보검이가?”
 
 

. ㅇㅇ누나
왜 요새 집에 안 놀러 오냐고 묻더라!”
 
 
하긴 작년엔,
밥 먹듯이 너희 집에 놀러갔으니.”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짝이 되었던 상대가 바로 수정이었다.
서로 코드가 꽤 잘 맞는 덕에 급속도로 친해졌고,
우리는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다.
 
작년에 수정이네 집을
하루가 멀다시피 하듯 자주 찾아갔으니,
보검이가 그런 말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교내에 규모 작은 매점에는
아이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ㅇㅇ, 저기 가서 자리 잡고 있어.
내가 빵이라 음료 사올게!”
 
 
수정이는 말 한마디를 던져놓고,
저 많은 인파속으로 뛰어들었다.
난 비어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매점 입구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고자, 시선을 옮겼다.
 
그곳엔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인
(그렇다고 아주 빽빽하게 모여 있지는 않았지만)
그 중심엔,
백현이와 찬열이 그리고 어떤 여학생이 서 있었다.
아마도 밴드부원들이라고 생각했다.
 
 
밴드부가 인기가 참 많구나!
 
 
저 멀리 있는 백현이에게
다가가 인사하기도 귀찮아,
그냥 시선을 다른 곳에 두고 앉아있었다.
 
 
별로 아는 척 안하고 싶었는데,
 
 

? ㅇㅇ!”
 
 
키가 큰 찬열이는 나를 봤는지,
내 이름을 부르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그에게 살짝 흔들어보였다.
큰 목소리 때문인지,
다른 학생들의 시선이 내게 쏟아졌다.
 
 
휘적휘적-,
 
 
백현이도 나를 봤는지,
씨익- 웃으면서 내 쪽으로 걸어왔다.
 
 

또 잤냐?
눈 부은 거 봐!”
 
 
부어있는 내 눈두덩이를
본인의 검지로 톡톡- 건드리며,
장난을 걸어왔다.
 
 
알았으니까,
그냥 좀 가지?”
 
 
난 억지웃음을 머금고,
최대한 작게 말을 꺼냈다.
 
 
그래 간다, .”
 
 
백현이는 내 정수리에 손을 올려
두어 번 쓰다듬더니,
 
 

뭐든 맛있게 먹어라!”
 
 
한마디 남겨놓고
아까 있던 친구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왜 머리카락을 만져서,
헤어스타일을 헝클어 트리냐고.
 
 
난 휴대용거울을 보며
흐트러진 헤어스타일을 정리했다.
 
때마침 수정이가 아이들 사이를 뚫고나오며,
승리의 브이표시를 취하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여기 되게 시끄럽다. 그치?
반에 가서 먹자!”
 
 
더 이상 여기 앉아있기가 싫어,
앉으려는 수정이의 손을 잡아끌고
반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
.
 
 


 
 
석식까지 먹고 야간자율학습으로
따로 마련된 도서관으로 향하던 난,
 
 
수정아, 너 먼저 가.
나 노트 빼먹고 왔다!”
 
 
노트를 교실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알겠어.
나 먼저 가 있을게!”
 
 
수정이를 도서관으로 먼저 보내고,
야자 시작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아,
난 계단을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와 모퉁이를 돌려는 찰나에,
 
 
으악!”
 
 
어떤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와,
서로 부딪혀 넘어졌다.
 
아야- 아파!
 
복도 바닥에 엉덩이를 세게 부딪쳤다.
 
정신을 차렸을 땐,
여러 장의 종이가 공중으로 던져졌고,
이내 사방을 흩어지며 떨어졌다.
 
 
, 죄송,”
 
 
난 일어나면서 사과를 하려했는데,
 
 

, 씨발.”
 
 
상대방은 낮게 욕을 읊조렸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던 아픔보다,
당황스러운 반응에 상대방을 쳐다봤다.
 
 
? 어디서 봤더라?
 
 
낯익은 여자를 어디서 봤는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난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줍기 시작했다.
 
 
, 죄송해요.”
 
 
주운 종이를 내밀며,
제대로 된 사과를 했다.
 
 

, 순서 또 정리해야 되잖아.
앞 좀 제대로 보고 다녀!”
 
 
그러더니 나를 지나쳐,
본인이 가던 길을 마저
다시 바삐 가기 시작했다.
 
 
,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새어나왔다.
 
말을 내뱉지는 않았지만,
예쁘게 생긴 것에 비해
굉장히 싸가지가 없었다.
 
 
 
*
 
 
 
학생들로 바글거리는 버스 안.
 
 
버스 손잡이 하나에
의지한 채 대롱대롱 매달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중심을 잡느라
나홀로 고군분투 중이었다.
 
 
늘 타는 버스인데,
왜 적응이 안 될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난 내리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원래 서있던 위치보다 문 쪽에
가깝게 휩쓸려가 있었다.
 
 
그런 날 보던
백현이는 피식- 웃음을 흘리더니,
 
 

어디까지 밀려가.
이리와!”
 
 
내 손을 잡아끌어
본인의 옆자리에 다시 날 세워뒀다.
민망했던 난,
 
 
그러게.”
 
 
말 한마디를 던져놓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
.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백현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밴드부 연습하는 거 보니까,
조만간 대회 있는 거야?”
 
 
흥얼거리던 노래를 멈추고,
 
 
. 이번에 우리 학교 대표로
나가는 거라서.”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 진짜?
네가 노래를 잘 부르기는 한가보다.”
 
 

그런가?
이번에는 꼭 와서,
나 좀 응원해줘!”
 
 
이번엔 기필코 꼭,
무슨 일이 있어도 갈게!
내가 응원을 안 가도,
백현이 네가 알아서 잘 부르겠지만.”
 
 

나도 떨려, 이번엔.
규모가 크단 말이야.”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감은 잡히지 않지만,
떨린다며 내게 투정을 부리는
너의 모습이 꽤나 생소했다.
 
생각만으로도 부담이 되는지
너의 표정에 제법 긴장감이 서려있었다.
 
 
분명 넌 잘 할 거고, 잘 될 거야!
너무 걱정 말아.”
 
 
그의 어깨를 두 번 두들기며,
나름 격려를 해주었다.
 
 

-.”
 
 
내말에 넌 씨익- 웃어보였다.
 
 
 
아파트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같은 층에서 내렸다.
 
 
조심히 들어가!”
 
 
조심히는 좀 오버다!
문만 열면 집인데.”
 
 
내말에 넌,
나대신 우리 집 비밀번호를 눌러주며,
 
 
그냥 좀 먼저 들어가라고.”
 
 
나를 집안으로 밀어 넣었다.
 
 

부모님 안계시니까,
문단속 잘하고.
혹시나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아니면 소리 지르던가!”
 
 
걱정 마,
나 목청 큰 거 알지?”
 
 
내말에 백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을 손수 닫아주기까지 했다.
 
 
- 피곤해.
일찍 씻고 쉬어야겠다.
 
 
씻고 나와서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탈탈- 털어내고 있을 때,
 
 
딩동-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ㅇㅇ누나!”
 
 
오랜만에 듣는 태형이 목소리에,
 
 
- 태형아.
웬일이야?”
 
 
난 반가워하며
빠르게 문을 열어주었다.
 

누나, 우리 집으로 와요.
같이 먹으려고 떡볶이 만들었어요.”
 
 
- 진짜?
백현이가 만든 거지?”
 
 
그는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인 표정이었다.
 
 

그럼요!
얼른 가요, 누나!”
 
 
내 팔을 잡아끌고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갔다.
 
 
 
 
 
 
<Behind story>
 
 
 
띠리리릭-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에,
태형은 방에서 뛰쳐나와
형을 반기기 시작했다.
 
 

, 나 떡볶이 먹고 싶다.
오랜만에 만들어주라! ?”
 
 
백현은 자신의 동생을
힐끗- 한번 바라봤고,
 
 

, 귀찮아. 싫어!
너는 형이 오자마자,
인사가 떡볶이 만들어줘-?”
 
 
핀잔을 주듯 말을 꺼내며,
자신의 교복 넥타이를 풀어재꼈다.
 

- . ?
만들어줘, 형이 만든 게 맛있잖아.”
 
 

저리 안가?
나 피곤해!”
 
 
ㅇㅇ누나도 같이 불러서 먹자.
? ㅇㅇ누나 형이 만든
떡볶이 엄청 잘 먹잖아.”
 
 
ㅇㅇ의 이야기를 꺼내며
살짝 백현을 띄어주자,
 
 

하긴 걔가 내 떡볶이라면
환장을 하고 먹지.”
 
 
그의 태도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태형은 떡볶이 먹을 생각에
미소를 띠우며 입맛을 다셨다.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집에 떡은 있나?”
 
 
교복의 팔을 걷고
냉장고 문을 여는 형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 아까 보니까
재료는 다 있더라.
요리 다 될 때쯤에
내가 누나 불러올게!”
 
 
태형은 옆집누나를 팔아,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목소리가 한껏 들떠있었다.
 
 
수컷여우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소리 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
.
.

※만든이 : 몽글구름님
 
 
<>
 
독자님들, 반가워요!
저번에 축하 인사를 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인사를 먼저 전합니다.
(꾸벅- 인사를 한다.)
 
빨리 오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늦어졌네요.ㅠㅠ
(형제나 남매들이 성이 안 맞더라도
그러려니 해 주세요ㅠㅠ)
 
BGM제이레빗
요즘 너 말야입니다.
 
다음 편으로 얼른 돌아올게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댓글 남겨주시는 독자님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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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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