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6화 (by. 해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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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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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ㅇㅇㅇ
이종석
박보검
박신혜
김민석
윤균상
그외




BGM - 채운다 (지창욱)










*



‘ㅇㅇㅇ한테 남자는 네가 처음이자’

....

....

‘마지막 이였어.’



‘그럼 ㅇㅇ는?’

‘그건 이제 네가 알아내야지’



내가 오해를 하고 있을 수도 있어

그래 그렇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럼 ㅇㅇ는 왜..?


ㅇㅇ는 날 만났을 때,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했고,
그렇게 대해주길 바랬고,
내게 감정이 있었어.

분노.

억울하거나 화가 나면
눈물부터 맺히는 너니까.



“도대체 뭐 때문에..”


이젠 좀 알아야겠다.

알고 싶어졌어.



“.. 호출온다 들어갈게”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신혜와의 대화를 곱씹고 있는데
큰소리가 들려온다.


저 자식이 돌았나.

왜 애한테 소리는 지르고 난리야


두 사람의 목소리에
걸음을 빨리했다.





“하..진짜..”


빠르게 걸어
응급실 앞에 다다랐는데

ㅇㅇ는 없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만 보인다.


저 자식은 내가 알바 아니고,
ㅇㅇ나 보고 가야겠다.


응급실의 자동문으로
발을 내딛었다.




“당신 뭐야”

들려온 소리에
옆으로 돌아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ㅇㅇ한테 신경 끄라고 했을 텐데”


남자의 말을 흘려들으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곤, 
자동문을 향해 발을 내믿었다.


“뭐야! 당신 지금!”


이 새끼가 언제 봤다고 진짜




“지가 무슨 이 병원 전세 냈나”

“이봐!”


아놔,

생각할수록 열받네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탁,

발걸음을 멈추곤
턱짓으로만 남자를 돌아봤다




“ㅇㅇ한테 신경 쓰지 말라고 할 권리 있어?”

“뭐야?”

“당신한테 없을 텐데. 그 권리”

“...이 새끼..”



징_


응급의학과로 들어오자
자동문이 닫혔다.



“.....”




*



“어떻게 오셨습니까”


...

검정색의 정장을 입은 남자가
응급실 가운데의 문 앞에 서서
내게 물어온다.


“환자분이세요. 아니면 보호자이십니까”



“아..보..호자요!”

“여기 환자분 성함,
보호자 분 서명 하시면 됩니다.”

“아, 네”


응급실 방문자 기록지 라고,
적혀있는 종이에
빠르게 적어선
이젠 정말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


“잠시 만요”


설마, 들킨..




“네..?”

“여기 손 소독 하셔야 합니다.”

“아, 네”


후, 다행이다.


보안요원이 시키는대로
손 소독제를 쭉 쫘선
손바닥을 비비며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환자: ㅇㅇㅇ, 보호자 지창욱]




분명히 응급실로 들어온 것 같은데...


응급실 안을 두리번거리며
ㅇㅇ를 찾는데,

없다.


“어딜간거야..”



탕!!

투루루룩_


응급실 한쪽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니

의료품들이 바닥으로 나뒹군다.


“꺄!!”



“보호자분 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세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자연스레 걸으며,

응급실의 모퉁이를 지나니


여러명의 간호사들이 보인다


“이런 씨!
빨리 치료하라고!
여기 피나는 거
안보여!”

“보호자 분 일단 응급실 접수 하시고,
순서를 지키셔야 ..”

“의사 나오라 그래! 의사 어딨어!”



“여깄습니다. 의사
 죄송합니다. 간호사님.
무슨 일 이세요?”


의사 한명이 달려와
간호사에게 묻는 것 같은데,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저 자식 낯이 익은데...


“김 선생님!
아니 자꾸 여기 보호자분이..
환자분 먼저 치료해달라고
떼를 쓰셔가지곤...”

“떼? 지금 떼라고 했냐! 이 망할년을 봤나!!”


손찌검을 하려는
건장한 남자를 남자의사가 가로 막는다.


“꺄!!”

“여기 보안요원 뭐합니까!”

“넌 뭐야 이런 씨발!!”


검정색의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더 모여들고,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은데..


그때,


촤악_

소리가 나더니
어느 한곳 병상에서 커튼이 촥 걷어졌다.



찾았다. ㅇㅇㅇ


“환자분, 아무래도 무릎에 물이
찬 것 같은데,
이게 염증인지,
어떤 물인지는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아요”


병상에서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를
진료하는 것 같은 ㅇㅇ


“아직 안갔냐”



“아이씨 깜짝이야!”


뒤에서 누군가
말을 하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놀래기는”


“어! 당신! 잘 만났다!
이봐 의사양반! 이리와봐!”


좀 전, 난리를 일으킨 남자가
ㅇㅇ를 손짓으로 부른다.

남자를 쳐다보는 ㅇㅇ





“접수하셨어요?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김간호사님 
여기 차트주세요”

“니미 접수는 씨발!!”


....

큰일났다.



“김간호사님?”

“아 네 선생님! 근데 그게...”



간호사분 한명이 ㅇㅇ에게
조용히 속삭이는가 싶더니

ㅇㅇ가 가운에 두 손을 넣곤
건장한 남자를 올려다본다.



“보호자분”

“뭐!”



“지금 환자 많은 거 안보이세요?”

“응급실이 괜히 응급실이야!! 응급환자라고!!”



제발 참아라,

제발..

제발..


“어디한번 볼까요”





후,

다행이다.


ㅇㅇ가 건장한 남자의 뒤로 가선
휠체어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향했다.






다른 남자가
휠체어에 앉아있는
남자의 팔을 누르고 있다가
ㅇㅇ가 다가오자
자리를 조금 비켜주었다



자상.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칼에 베인 상처다.



“상처가 깊지는 않은데,
그래도 서너바늘은 꼬매야 할 것 같네요”



팔을 누르고 있던 남자의 손을
ㅇㅇ가 다시 올려주곤

뒤로 돈다.


그리곤,

건장한 남자를 올려다 본다.



“접수 먼저 하세요. 보호자분”





나이스 ㅇㅇㅇ


픽 웃으며
발을 들었는데.


촤라라락




“접수는 씨발! 야!
여기 돈! 돈낸다고!
치료하라고 씨발ㄴㄴ..!!!”


응급실 바닥으로
돈뭉치들이 떨어졌다.









이런.

씨.


“이게 응급이 아니면 뭔데 씨발!!”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ㅇㅇ한테 가려는데


한 발 늦었다.





“ㅁㄴㅇ라ᅟᅥᆼ러ᅟᅩᆼㄴ라ㅓ
ㄴ아러ㅗ나어롼어롼어로
ㄴ이ㅓ론아ㅓ롸넝
!!!!”


온갖 육두문자가
ㅇㅇ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어우 쌔다 쌔. ㅇㅇㅇ”




“ㅍ..”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가만히 있으면 ㅇㅇㅇ가 아니지


“응급 호출이길래
퇴근도 미루고 왔고만,
괜히 왔네.”


계속해서 남자와 ㅇㅇ의 실랑이가
있고,


“넌 쟤가 저래도 좋냐”



“어, 아씨 섹시해


ㅇㅇ에게 달려갔다.




“뭐 저런 미친...
저 자식이나 이종석이나
둘다 제 정신이 아니..
어어..어!!!”



탁!


욕을 내뱉으며
달려가던 창욱이를 보던 신혜는
앞에서 펼쳐진 광경에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씨발!! 넌 또 뭐야!!”


ㅇㅇ에게 향한
남자의 손을 창욱이
잡아 들었다.




“오랜만이다 ㅁㅁㅁ?”


창욱을 본
남자와, 그 뒤에 있던 무리들의
표정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지금 집행유예기간 아닌가?”



“아놔 씨..”




“됐어 그만해”


뒤에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에
창욱이 손을 내렸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검사님”



“김사장님, 
병원에서 난동이나 부리는
그런, 격 떨어지는 분은
아니셨는데”

“..”

“부하들 관리 잘하셔야겠습니다.
또 제 손으로 기소하고 싶진
않거든요.”




“네 죄송합니다. 검사님”


좀 전, 난리를 부리던 남자가
창욱과 ㅇㅇ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간호사의 안내를 받기 했다.


응급실의 다른 병상으로 향하는
ㅇㅇ와, 그 뒤를 따라가는
창욱을 본

휠체어의 남자.




“방금 저, 여의사 알아와”

“네 형님”


누군가를 알아오라는 말을
남자의 부하가 알아듣곤,
고개를 숙였다.


휠체어의 남자는
좀 전,
달려가며 웃는 창욱의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


‘그 남자 아직도 좋아해?’


미친놈...

하씨.. 왜 자꾸 생각나는거야..


가뜩이나 종석이 때문에
심란해 죽겠는데,


응급실에서 난동까지 일어났다.

욕은 욕대로 날렸고..
애써 태연한척
당당한척 했지만,


상처를 보곤..
무서웠던 건 사실.


자상이였다. 분명..

날카로운..그 무엇..

칼..같은


순간 움찔했는데.
남자를 막아선 사람이
창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곤


안심했다.

바보같이.



표정이 들킬까
다른 환자를 살피러
병상으로 향하는데


“야 넌 무슨 여자애가
조폭한테 그렇게 막..
겁도 없냐!”


조폭이였구나.


얘는 왜 이렇게
찰싹 달라붙어서
따라 오는거야.

신경 쓰이게.


어디 다치기라도 했나.

아 몰라몰라.


지창욱이 너무나 신경쓰였지만,

최대한 없는 척 굴었다.


“ㅁㅁㅁ 환자분?”

“네 선생님 저희 아버지요”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응급실 병상에 누워계셨다.


차트를 보니,

수년 동안 디스크로
고생중이다.


“디스크 수술 하셨었다고요”

“네 2년전에 하셨어요. 선생님”

“외래에서 
찍은 사진이 있긴한데,
우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필요한 검사가 있으니,
보호자분께선 여기 간호사님
말씀 따르시면 되세요”


간호사님이
환자분 보호자에게
안내를 
하기 시작했고,

다음 환자를 보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데,



“언제 끝나?”

“당직이야”

“커피 한잔할 시간도 없어?”

“어. 너랑은 없어”

“얘가 또 예민하게 굴긴”

“왜 왔는데”


“응급실 앞에 자판기 있던데
커피 한잔 하자”

“나 지금 환자 보는 거 안보이냐”

“제가 보겠습니다. 선생님”


접수된 환자가 있나
차트를 확인하려
응급실 데스크로 향했는데
인턴이 갑자기 말을 해온다.


뭐야, 하고

고개를 돌렸다.




“네 선생님!
이제 응급환자는 없습니다!”

“ㅁㅁㅁ 환자는 검사결과 나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좀 전 자상환자는
제가 직접!
처치실가겠습니다 
선생님!”

“아 뭐래. 김간호사님까지 왜이러세요?”



“커 피 드시고 오셔도 되십니다!”

“너 뭐 잘못했냐?”

“아닙니다 선배님!
제가 하고싶어서 그렇습니다!”

“뭐래 이 자식이”



“선생님 남자친구분 짱 멋있으세요!”

“남자친구는 무슨! 아니..”



“커피 먹자 어?”

“아씨..깜짝이야..”







*


“자 커피”



“어”


결국, 응급실 앞으로 나왔다.



“바람이 차네. 밤이라 그런가
안 추워?”

“됐고, 본론만 해”

“삐딱하기는”

“야!”


“알았어 알았어. 다른건 아니고,
그..그..”


무슨 말을 하려고
또 말을 더듬어.


“말 똑바로 안하냐”

“아씨..”

“아씨? 아씨?!?! 시비 걸려고 왔냐!”


“그날..밤에!!”


팔을 공중에 뻗었다.



“야야 진정해!”


하마터면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지창욱한테 
던질뻔했다.


“아놔 씨..”


잊을 뻔했다.

그날 밤.


“뭐”


괜히 시선을 돌려선
커피를 마셨다.


블랙커피네.



“범인 말이야”

“어?”


범인이라는 말에
지창욱을 쳐다봤다.



“너한테는 말해야 될 것 같아서”

“아..집에서 하면 되지..”

“너도 알잖아. 보검이”

“어..맞구나..”

“내가 1년전에 기소시킨 살인자가 있어”

“살인..자?”

“어. 근데 1년이 지나면서부터
 편지가 오고 있어”

“헐. 협박편지?”

“사람은 진진한데, 농담이 나오냐.”

“무서우니까 그렇지!!”


아씨..



“ㅍ..”

“웃지마라”

“흠흠..
뭐 대충 편지의
내용은
자기는 억울하다는 거야”

“세상에 안 억울한 사람이 어딨다고”

“바로 그거야”

“뭐?”

“재소자의 편지는 교도소내에서 검사후에
발송이 되게끔 돼 있어”

“나도안다”



“아 쫌 그냥 들으면 안돼?”

“사건에 연류 되고 싶은 마음 없거든?”

“어쩌냐, 
박보검 통화내용을 들은
그 순간부터 너도 나와같은
참고인 신분이거든?!”

“참고인 좋아하네.
내가 아니라면 아닌거지”


“아니기는 무슨! 내가 너랑 같이 있었는데!”

“아 됐거든? 내가 없었다 하면
넌 위증이 되는거지 뭐!
 참고인이니 증인이니
뭐 이딴거 서 달라.
 이런 말 할거면 썩 꺼져버려.
들은 거 없고, 그 자리에 없었다고
하면 장땡이야!”


“어떡해 그 자리에 없었던게 되냐!
키스까지 했는데!!”


탁!


종이컵을 꾸겨선 휴지통에
던져버렸다.


“키스가 뭐 별거라고”



“...”

“아무튼 난 못해줘. 안해”


응급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범인 잡아야 돼”

“...”








*



하..이게 아니였는데...


“아니 왜 쟤랑 얘기만 하면
싸우냐고”


예쁘게 좀 말할걸.


“하...”

사건에 대해
말을 다 하지도 못한 체
응급실로 ㅇㅇ가 들어가 버리고,

병원 정문 앞에서
차를 대기시키고 기다렸다.


새벽 1시.

몇 명의 사람들이
나오는 게 보인다.


빵_


“...”


나 봤으면서.


빵_



“ㅇㅇㅇ!”


빵_


“ㅇㅇㅇ 선생님!!!”


빠아아앙_


“에씨! 야!”


계속된 크락션 소리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내 목소리에
ㅇㅇ가 차에 탔다.


“벨트”

“뭐”



“내가 해줘?”

“아 꺼져”


ㅎㅎㅎㅎ


차에 타선
벨트를 하는 모습에
조심히 
차를 몰았다.




“아깐 미안”

“진술 안한다니까?”

“그런 거 아니야”

“그럼 뭔데”

“범인이 따로 있어”

“헐 그게 보검씨라고?”



놀란 목소리를 해선
눈은 나를 보며
말해오는데,

왜 옛날 생각이 나냐.


“아직은 확실치 않아”

“그게 뭐야”

“재소자를 만나러 갔었어.”

“근데”

“그 재소자는 편지를 보내지 않았어.”

“어?”

“교도소에서 오는 편지는
사서함우편이
붙기 마련이거든”

“아..근데근데?”


제법 흥미를 느꼈는지
벨트를 부여잡고

아예 내쪽으로 몸을 돌려서 물어온다.


“근데 교도소에서 보내온게 아니였어”

“헐! 소름!”

“아하하하하하”


결국 터졌다.


“아 뭐야 왜 웃는데”



“귀엽잖아 놀라는게. 아하하하하”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미..미친놈 이냐....”

“아 흠흠”

“그래서 어쨌는데? 어?”

“다 왔다.”


병원에서 집까지 금방이다.


집 앞에 도착해선
말을 하니
창밖을 보는 ㅇㅇ


“벌써왔어?!? 아씨..”

“들어가자”

“야! 하던 얘기는 다 하고 가야지!”


한번 꼬셔볼까.


“맥주..마실래?”

“어 콜!”


ㅍ...






*



“건배”


아 말려들었어..

저 자식은 어릴때부터
사람 말려들게 하는
재주가 있다니깐


“캬 시원하다”


건배를 해오는 지창욱을
모른체해선
혼자 맥주를 마셔버렸다.



“에이씨”

“너랑 나랑 건배할 사인 아니잖아?”

“야야 나도 됐다 됐어!”

“야 그래서 어?”

“뭐, 뭐”

“교도소에서 온 편지가 아니였다며 어?”

“넌 물어볼게 그거 밖에 없냐?”

“이거 때문에 온 거거든!”

“에씨이..”

“빨리빨리 말해”

“아 그러니까 뭐냐”

“교도소에서 온 게 아니였다. 부터”

“어어 맞다. 조사를 해보니까
편지를 보내 온 곳이
지금 집이더라고”

“지금 집?”

“어 우리 집. 너랑 나”

“아..뭐야..그래서?”

“이 집에 사는 사람들 싹 다 소환해서
조사하려고 했는데”

“어머!”

“ㅎ..신원들도 확실하고
의심할 만한 혐의점도 없었고..
무엇보다
재소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어”

“뭐를?”

“내가 재소자를 만나러 갔을 때”

“응응”

“왜 왔는지도 모르더라고”

“..그래서?”

“그래서는 뭘, 그냥 보고만 왔지”

“아..근데 편지 내용이 뭔데?”


맥주캔을 하나 더 따선
벌컥 들이켰다.


“청부살인”

“...”

“근데 너 맥주 안 좋아하잖아”


으..막 소름이 돋고 있는데,
저 놈이 갑자기 화제를
돌려버렸다.



“...”

“야야”

“어? 어어 그래서? 어찌됐는데?”

“그래서는 뭐, 재소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인데,
편지의 내용은 억울하다는 내용이니
무턱대고 재조사를
할 수는 없고 해서
가닥이 잡히면
공판 잡을려고
이 집으로 들어온거지”

“아..”

“근데 이상한 건”

“어?”

“편지지에 주소는 없었지만,
이 집의 흔적을 남겼다는거야”

“아 어려워”



몇 년 전만해도 법 얘기라면
지겨워 했었는데,

어느새 창욱이가 말해오는
범죄, 수사, 증거들에
대해 
흥미롭게 듣는 나를 발견했다.




*


“헤..야 벌써 2시 넘었어”


손목시계를 보곤,
편의점 테이블 위의
빈 맥주캔들을 하나씩 집어들었다.




“내일 일요일인데 뭐,
더..마실래?”


맥주캔들을 검은봉지에 하나씩
넣었다가

자세를 다시 바로 잡았다.

그래 뭐,
그냥 나는 사건얘기가 궁금한거야.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니,

창욱이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맥주를 사서 나왔다.


늘어나는 맥주캔들을 보고 있는데


“그..나 물어볼거 있는데”

“뭔데?”


지창욱이 질문을 해왔다.


“화 안내겠다고 해”

“어서 명령이야,
그리고
너 자체가 홧덩어리거든?”

“아 됐다됐어”

“뭐..뭔데”



“우리 헤어진 이유”






*





먹던 맥주캔을


탁!

올려놓곤
뒤도 안돌아 보고
집으로 뛰어왔다.


“미친놈, 이제 와서 무슨...”


이제와서 말해서 뭘 어쩌게?
바람 핀게
바람 안 핀거라도 돼?

다른 여자랑 선본게
안본거라도 돼?

어머니가 나한테 한 말이
없어지기라도 하냐고!


왜 들춰내고 지랄이야 지랄이.

하 열받아



“늦으셨네요”

“엄마 깜짝이야!”


편의점에서의 지창욱 때문에
열불이 나선
식식 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다.


“괜찮으세요?”

“아, 네..하하 보검씨..안잤어요?”

“네 잠이 좀 안와서. 공원 한바퀴
돌고 왔어요”

“아..”


지금이 세벽 3시가 다 되가는데..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하하..네 보검씨도요”



후다다닥

방으로 들어왔다.


아...

소름.






*





“하..”


너무 급했나.


분명 무슨 이유가 있긴 한데..


단지..

다른 남자가 생긴 줄 알았었는데..

확인을 안했던게
실수였나..


왜 나한테 그랬는지
왜 마음이 변했는지


묻고 따지고..
울고, 불고라도 잡았어야 했는데...


그런데 그러지 못했어.

하고 싶지 않았었으니까. 그깟 확인.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확인을 하고.
오해를 풀어야 하는 거지

난 도대체 모르는게 뭐고..
네가 알고 있는건 뭐고..

그때의 난 왜 너를 먼저 생각안했을까.

천천히 하자..천천히..


몇 년인데..


“근데 나 왜 오해를 풀려고 하는거지”


이미 헤어졌는데.

...

...

풀어서 어쩌게?

...

...

사과라도 해?

...

...

사과라도 받아?

....


....


미친놈

...

...

..




“아직도냐”








*



일요일에도 
월요일에도
화요일에도
수요일에도


“아..이러다 
우리가 먼저 죽는거 아니냐..”


“하....여긴 분명 지옥일거야”


며칠 동안

오전에는 외래를 보고,
오후에는 입원환자들을 보고,
하루 종일 수술에..
저녁부터 새벽까지는
응급실 당직


매일 그러했지만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이든지,
신혜와 내 방으로 들어와선

쓰러지듯 의자에 기대앉았다.


“이거 진짜 미친 거 아니냐?
의사가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만 있는 거 맞아 이년아”

“뭐?

“교수님들 오늘은,
외래 끝나자마자 다 세미나 가셨지,
우리 과에 펠로우는 너랑 나랑
종석인데,
이종석 이새끼도 없지”

“아 맞다 종석이”



“아 맞다?
넌 이 사태를 만들어놓고도
아 맞다 종석이?
라는 말이 나오냐?
또 뭘 어쨌길래
애가 잠수를 타냐!
어?”

“내가 뭘 또 어쨌다고..
이젠 좀 확...
아니 그나저나 넌 도대체
모르는게 뭐냐?”


생각난김에

신혜한테 이참에 따져물을 생각이였는데



삐_

내 자리의 내선전화가 울렸다.



“네 ㅇㅇㅇ입니다”

[비서실입니다.]

...
....


“야야 ㅇㅇㅇ”

“어”

“왜 그래?”

전화를 끊은 내가
몇 초간 가만히 있자

궁금하다는 듯 물어오는 신혜를
쳐다보며 의자를 밀어
일어났다.


“원장님 호출”





*


또각또각


또각...



고무로 된 슬리퍼 대신
구두로 갈아신곤..
병원의 꼭대기 층으로
올라왔다.




“앉아요.”

“네.”


서울강남병원 원장실.

종석이 아버지..


비서분이 찻잔 두 개를
올려놓곤, 나가셨다.


“들어요”

“네. 감사합니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곤
잔을 내려놓았다.


“ㅇㅇㅇ 선생님?”

“네 원장님”

“병원의 원장이 아니라,
아비로써 부탁하나만 해도 되겠어요?”

“...”



또각또각

또각또각



“하 발 아파..”


원장실에서 나와
병원의 옥상으로 올라왔다.

구두를 
바닥에 내팽개쳐놓곤

벤치에 두 무릎을 올렸다.


‘무슨일인진 모르겠지만..’

....


‘종석이가 많이 힘들어 하고 있어요.’

...


‘부탁할게요’


“하...”


원장님의 말을 곱씹어 보다가
무릎에 두 팔을 올려
얼굴을 가득 묻어버렸다.






*



“하..땡땡이를 다치고..
빽이 좋긴 좋구나”


강남의 한, 오피스텔

오긴 했는데..


손에 들린 메모지에
비밀번호가 적혀있지만,

쉽사리 비밀번호가 눌리질 않는다.


“아프다는데 죽만 먹이고..
그러고 나오면 되지..
하..진짜 미치겠네”


언제까지 질질 끌려다닐 순 없어.

확실하게 끝내자.


심호흡을 크게 한 후,


띵_동_


초인종을 눌렀다.


조용하다.



띵_동_

띵_동_

띵_동_


계속된 초인종 소리에도
조용하다.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지가
있지만,

누르고 들어가긴 싫다.



“나야 문 열어”


탁_


그렇게 초인종을 눌러대도
안 열리던 문이
드디어 열렸다.




“누..나..”

“너 아파?”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 아파보이는 종석이를 보니
조금은 미안함이 들었다.


“하..누나..”

“일단 들어가”






*




ㅇㅇ가 원장실에 불려가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자료 좀 볼게 있어서
의학서적을 뒤지는데...


.
.
.
.


잠이 들었나보다.


“몇시야..헤! 미쳤나봐..”


시간을 보다가
여러통의 부재중 전화에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아하..야! 인턴!”

“어! 선배님!?”


부랴부랴 응급실로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한가하다


“하, 응급호출이던데
무슨일이야. 어?”

“네? 응급이요?
응급없...아!
좀 전에 교통사고 환자가
들어왔어서 
호출했었습니다”

“어 근데, 환자는?”

“다행이도 다른 선생님께서
수술 중 이세요”




“다른 선생님? 누구?
ㅇㅇㅇ 내려왔어?
교수님들은 늦게 오후에나
도착하실텐..”

“미국에서 오신 선생님이라고
하던데요?”



“뭐?”

“네 맞아요. 선생님!
오늘 공항에서
오시다가 교통사고 환자를
직접 데려오셨어요!
지금 수술중이세요!”

...

설마..

...


수술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병원 수술실
보호자 대기실에 앉았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


징_

수술실 자동문이 열렸다.



“선생님!”

“ㅁㅁㅁ 환자 보호자분?”

“네! 제 딸입니다 선생님”

“다행이 출혈도 적고,
부위가 넓지 않아
수술은 성공적이고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이고..”

“별 말씀을요.
환자분은 회복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거니,
간호사분 따라가시면 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보호자 두 분이 내 앞에서
간호사분을 따라가고,


“어! 박신혜!”


맞네.


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 걸어 앞으로 다가갔다


“선배 왜 왔어요..?”



“무슨 질문이 그래?
꼭, 못 올 사람이라도 온 것처럼?”

“왜..왔냐고요”



“고백하려고”






*




“어떻게 왔어..”

“주사 들어갈거야. 좀 자”


종석이를 눕혀
열을 체크하고, 가져온 주사들을 꺼내
링거를 놓았다.

나를 보는 종석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보지 않으려 애썼다.


“해열제도 들어갔으니
열은 금방 내릴거야”



“누나”

“죽은 식탁에 올려놨어. 괜찮아지면
일어나서 데워 먹..!”


순간 이였다.

내 몸이 종석이 에게 당겨진 게.



“.누나..흐...”

“종석아”



“흐...누나..나 안좋아해도 되니까..
내 옆에만 있어주면 안돼..?
어? 
좋아해달라고 안할게..
내가 좋아하면 되니까..
내가 누나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그것도 안돼?”


몸을 일으켜 똑바로 앉으니
종석이의 손이 힘없이
침대로 떨어졌다.

종석이를 살짝 떼어놓곤
침대에 눕히듯 앉혔다.


“나중에 얘기해”


“내가 잘할게..누나만 내옆에 있어주면..
나 좋아하게..나 좋아하게..
나 좀 좋아해줘..”

“열 많이 나. 일단 자자. 응?”

“안갈..거지?”

“자는 거 보고갈게. 그럼 됐지?”


내 손을 붙잡고
우는 너를 보니..

가엽고..불쌍하고..
미안한데..

너무..미안한데..


널 보고 창욱이 생각을 했어.




울다 지쳐 잠이 든
종석이를 보곤
이불을 끌어 덮어주었다.


“미안해 종석아”



내 마음이 이래서.









*



탁,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마에 올려져있는 수건을 내리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





‘미안해 종석아’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 누나의 목소리

손등에 놓인 주삿바늘을
빼버리곤
휴대폰을 들었다.




“저에요 아버지,
저..부산으로 가고 싶어요”


미안해 누나..





그 남자한테 못 보내.









*


징징_
징징_


신혜에게서 계속 전화가 오지만
받지 않았다.


모두가 잠이 든 밤.


간단하게 짐을 싸놓곤
1층 거실에 내려와
캔맥주 두 개를 꺼내들었다.


“아빠.. 보고싶다..”


계단으로 가기위해
슬리퍼를 직직 끄는데


드르륵_


거실의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가 아직 안들어왔었나?


“ㅇㅇㅇ..”

“...”


목소리만 들어도 아는 사람.



“ㅇㅇ야”


거실에 센서등이 탓! 켜지고

눈이 마주쳤다.


“왜 얘기를 안해..?
얘기 해주면 안돼..?”


내게 다가오며 묻는 지창욱에게서
술 냄새가 풍겨온다.


도대체 얼마나 마신거야..?


“취했으면 올라가서 자”


곧바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스륵, 쿵 소리가 났다.


“너..뭐해?”


지창욱이 거실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난..네가 날 버린 줄 알았어..
그래서..그래서..”


이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근데

지금 우는거야?




“네가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
네가 나한테 왜 그랬는지...
내가 잘못한게 있다면..그게 무엇인지..
내가 널 잘못알고 있는 거라면
넌 왜 날 찾지 않은 건지..
너 때문에 미치겠어..
나..나..
내가 내가 알아낼게
알아내서 꼭..”


못 알아들을 말을 혼자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나를 올려다본다.


“나 너 찾을래..”


내 손을 당기는 지창욱 때문에
거실에 주저앉게 됐고,


“...어어 야 지창욱..”


가벼이 날 안아왔다.


“그럴래 ㅇㅇ야..
그러니까 너도 내 얘기
들어줘...응?”


왜 이러는건데 갑자기.

이제와서 왜..

울기는 왜 울고,

바보같이.



밀쳐내야 하는데,

밀쳐내라고 머리에선 그러는데..

자꾸만 파고드는 너를..
난 꽉 움켜질 뿐이다.


그래. 이건 그냥..
그때의 너의 위로를 나도 돌려주는 거야.

왜 그럴 때 있잖아

아무나 나를 위로 해줬으면 할 때.

그냥 그런 거야..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던 창욱이는..

그렇게 계속 울었고,
등을 토닥여 주다보니
어느새 울음이 그친 게 느껴졌다.


“올라가서 자”




“다시 시..ㅈ..ㅇㅇ야..”


툭,





내 어깨를 감싸고 있던 창욱이의 손이
힘없이 떨궈졌다.


“나쁜놈아..”



.
.
.

※만든이 : 해짱님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권투..권투..권투..
피곱..피곱..



(아..분명히 건투...건투...피골이..피골이..
속으로 따라 말하며 타자를 쳤는데
아 몹쓸 손가락...ㅠㅠㅠ)


충격에...

주말 내내 이불속에서 나오질 못했습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ㅠㅠ



“잊어주세요 제발요 ㅠ”


상풀에 투고된 걸 확인해보는데
그 외에도
몇 가지 안 고친 게 보이더라고요
ㅠㅠ

순간 헉!
했다가 권투...를 보곤,
야밤에..
정말 있는 소리 없는 소릴
침묵으로
질러댔습니다 ㅠ

제가 바본거죠
아흐..속상하고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 6화는
사실 원장실에서의 ㅇㅇ까지가
평소 분량이였는데..

대사부분을 
너무 많이 넣기도 했고,


원하는 짤도 편집이 잘 안되고 ㅠㅠ

이야기를 끌었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보니
전개가 더디다고 느끼실까봐
분량을 조금이라도 추가해서
오다보니
조금 늦었습니다!


이제 꽃길 깔아드리려 합니다.

(꽃은 창욱씨가 준비합니다.남주가 할 일 이니깐요...☞☜)




“아이 신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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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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