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단편] (by. HEART)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안녕하세요 HEART입니다!
오늘도 새로운 남주와 왔습니다
브금 재생해주세여!

BGM: EXO-Artificial love



이수혁
ㅇㅇㅇ

.
.
.



-미안 어제 일찍 자서 이제 봤다


요즘 너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어제 밤 11시에 보낸 톡을 읽지도 않고는,
아침 10시가 되어서야 톡을 보내는 너다.
내가 믿을 것 같니,


-그렇구나.. 어제 많이 피곤했어?


거짓말인거 아는데,
꼬치꼬치 캐묻기도 귀찮다
불필요한 감정소모에 불과하니까.


-응 조금
ㅇㅇ아 우리 오늘 몇 시에 보기로 했더라

-오늘 저녁 6시에 홍대에서

-.. 맞다
알았어 그때 봐 그럼

-


너에게 느끼는 설렘 따윈 없다.
3년이면 오래 되었지,
너에게서 설렘을 느끼기엔 너무나.


너도 그렇단 걸 안다,
감정 없는 너의 말들,
배려 없는 너의 태도들을 보며
너도 나랑 똑같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


.


왔어?”


너는 습관적으로 나를 보며 미소 짓고,
나는 습관적으로 너에게 팔짱을 낀다.


이 모든 것 다, 그저 습관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할 것도 없이,
자동적으로 그가 옆에 있으면 기대게 되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 웃게 된다.
이래서 습관이 정말 무섭다니까,
사랑 하지도 않는데 계속 이러는 걸 보면




오늘도 크림파스타?”

응 오빠는

나는 봉골레파스타


듣기 좋은 저음의 목소리로
그가 주문을 하는 걸 바라봤다.


니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했는데,
이젠 너무 익숙해져 아무런 감흥이 없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라던데,
이게 단지 익숙함에 불과한 건지
아니면 아예 마음이 식어버린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오늘 뭐했어?”

그냥 집에 있었지, 오빠는?”

나도 그랬어


예전 같으면 할 일 없을 땐
서로의 집에 놀러가려 할 텐데,
이젠 각자의 시간을 더 좋아하는 우리다.


끊긴 대화에,
둘 다 말없이 폰을 꺼내든다.
이게 오히려 편하니까.
굳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을까,
그저 휴대폰으로 각자 SNS를 켜는 우리다.


이젠 이런 침묵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고
불편하거나 불쾌 하지도 않다.
요즘의 우리에겐 이게 당연하니까.




음식이 나오고,
말없이 파스타를 먹는 우리다.
틈틈이 각자의 폰도 보면서.


이럴 거면 뭐하러 데이트를 하냐 하겠지만,
매주 주말에 만나는 것도
우리의 오랜 습관이니까.
그렇기에 매주 토요일 저녁은
항상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즐겁든, 즐겁지 않든.


카페 갈까?”

그래


이것도 역시 우리의 습관.
늘 밥을 먹곤, 후식을 먹으러 가지.


보고싶었어

나도


거짓말인거 안다,
너의 말은 무미건조하기 그지 없다.
물론 내 말투도 역시.


이것도 그냥, 습관.
이런 습관들이 없었다면
이미 우리는 수개월 전에 헤어졌을 것이다.


짧은 대화 후엔,
각자 음료를 마시며 다시 각자의 폰을 본다.


.




사랑해..”


사랑한다 말하며 격하게 움직이는 그다.
사랑을 나눌 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도,
너의 오랜 습관이다.


그 안에 사랑은 더이상 담겨있지 않지만.


..”


깊은 숨을 내쉬며 내 위에서 내려와
옆에 나란히 눕는 그다.


먼저 씻어



끝난 후에는, 서로 아무 대화 없이
씻고 바로 잠들곤 한다.


서로 사랑 하지도 않는 우리가
이렇게 만날 때마다 섹스를 하는 건
역시, 습관이겠지.


씻고 오자 잠들어버린 그가 보였다.
가만히 둘까, 하다가
그가 땀이 많이 났던 것을 알기에
그의 등을 두드려 깨웠다.


.. 잠들었어?”

응 씻고와

그래


본인이 잠든 줄도 몰랐는지,
큰 눈을 끔뻑이더니 잠들었냐 묻는 그다.


그런 그를 보며 나는
아무런 감흥없이 대꾸한다.


.




다음 날 일어나서 거실로 나오자
커피를 마시며 티비를 보는 그가 보였다.


일어났어?”

응 언제 일어났어

나도 조금 전에 일어났어, 밥 먹자



나란히 앉아 밥을 먹고,
그의 어깨에 기대 티비를 봤다.
그의 옆에만 앉으면, 늘 몸이 기억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그에게 기대게 된다.


ㅇㅇ아


그가 내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티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단조로운 말투로 사랑한다 내뱉고는,
계속해서 티비에 집중하는 나다.


물론 그 역시도, 나와 똑같다.




티비를 보다가,
이젠 각자의 폰을 보는 우리다.
집안에 정적이 가득하지만
우리 둘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이미 식어버릴 대로 식어버린 우리지만,
우린 대체 무엇 때문에
헤어지지 않고 있는 걸까


너무 익숙한 서로가 없어지는 게 두려운 걸까,
아니면 그저 그냥 같이 있는 습관을
굳이 버리고 싶지 않은 걸까.


.


나 갈게

응 잘가


집으로 가려는 그를 현관까지 배웅하고
그가 나가자 마자 바로 문을 잠궜다.


티비를 보고, 폰을 보다 습관적으로 입을 맞췄고
분위기에 휩쓸려 다시 말없이
격하게 사랑을 나눈 우리다.


그리고는 저녁을 먹고,
무료하게 누워있다가
9시가 되어 집에 가는 그다.


그가 가도 아쉽지가 않고,
보이지 않아도 보고 싶지 않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토요일이 되면, 그를 보러 나가겠지.


보고싶다, 사랑한다는 거짓말을 내뱉으며
너와 연인으로 지내는 것은 언제까지일까


/수혁의 이야기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ㅇㅇㅇ,
그녀는 이제 나한테 질린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잠깐 권태기가 온 걸까


애써 후자라 믿었다.
너에게 전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애정표현도 많이 하며
어떻게든 너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너는 내가 귀찮은지
계속해서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문자를 읽지 않으면서
페북에 접속해 있었고,
일찍 잔다던 너는 친구들과 클럽에 있었다.


내가 언젠가 너한테 말했듯,
나는 죽는 것 보다도
ㅇㅇㅇ, 너 하나를 잃는 게 더 두렵다.
그렇기에 나는 너를 나무랄 수가 없었다.
그랬다간, 넌 정말 내 곁을 떠날 테니.


그렇기에 나는 니가 부담스럽지 않게,
니가 나를 귀찮아 하지 않게
연락도 줄이고
너와 같이 있을 때 폰을 더 많이 봤다.


그러자 너는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늘 그래왔듯 나는 주말마다 너를 볼 수 있었고,
매일 너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통화는 니가 너무 귀찮아 해,
평일엔 니 목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이것만이라도 나는 만족한다.




너는 애교 많은 남자가 좋다고 했다.
그런 너의 말에,
너에게서 더 사랑받는 남자가 되기 위해
어울리지도 않는 애교를 배우려 애썼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너는 나를 귀여워했다.


하지만 이젠 그러지 않더라,
애교를 부려도 너는 피식 웃고는
내게서 고개를 돌린다.


이 마저도 너에겐 귀찮은 거구나, 싶어
이젠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그저 평소 친구들을 대하듯,
건조한 말투로 몇 마디만 내뱉을 뿐이다.


말이 많은 내가 질리나 보다,
대답이 갈수록 짧아지는 걸 보면.
그런 너의 모습이 상처가 되어,
나는 너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다.
이젠 하루에 몇 마디만 들어도 나는 행복하다.


너보다 사랑이 더 큰 게 부담스러운가 보다.
애정표현에도 시큰둥한 너를 보며
나는 애정표현을 줄였다.
사랑이 넘치는 눈길도 주지 않고,
애정이 가득한 목소리도 뱉지 않는다.
너에 대한 사소한 것을 기억한단 걸 내비치지 않고
오히려 약속을 종종 기억하지 못하는 척 했다.
그러자 너는, 한결 편해 보였다.
우리의 마음이 비례한다고 느껴서 일까.


그거면 된다,
나는 나보다 너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나는 매일매일 가슴이 찢어질 것 같고
너무나 힘들고, 속으론 항상 울고 있지만
너를 위해 나는 너에게 맞춘다.
언젠가 권태기가 끝나고,
니가 다시 나를 봐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나는 하염없이 너를 기다린다.


사실 권태기가 아니라,
그냥 질린 것이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니가 없는 나는 살아갈 수 없기에 부정하고 만다.




니 얼굴을 보자 마자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꾸미지 않고 대충 입고 나온 너도,
내 눈엔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하지만 애써 사랑을 감추려
금세 입꼬리를 내리는 나다.


파스타를 좋아하는 너를 위해,
양식은 싫어하지만 종종 너를 파스타집에 데려왔다.
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자꾸 오냐고 핀잔을 주면서도
행복해하는 니 모습이 보기 좋아서.


이제 너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렴 어떤가,
니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면
난 그걸로 충분하다.


나를 앞에 두고 폰만 봐도,
너와 한 공간에 있단 것 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벅차 오른다.


미친놈,
이라고 내게 말하더라.
내 모든 이야기를 아는 친구놈이
내가 너를 만나러 나갈 때마다 그러더라.


나도 안다,
나는 너에게 미쳤기에
이렇게라도 애써 너를 붙잡아 둔다.


니가 좋아할 만한 카페를 찾아왔지만,
내색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카페를 가자며 너를 이끌었다.


맛있다, 라고 말하는 너를 보니
오늘 내가 무감정한 너를 보며 힘들었던 게
다 보상받는 듯 하다.


종종 이 카페로 와야겠다,
행복해하는 너를 조금 더 볼 수 있도록.


.


사랑해..”


너를 내려다보며 사랑한다 말했다.
지금이 너에게 마음을 가득담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섹스를 할 때면, 흥분에 잠겨
너는 내 말에 사랑이 가득하단 걸
미처 알아채지 못하니까.


눈을 감고 입을 살짝 벌린 너를 보면
나 또한 흥분이 주체가 안 된다.
너를 맘놓고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땀에 젖은 그녀가 많이 더워 보여,
먼저 씻으라 얘기했다.
자동적으로 나온 너에 대한 배려의 말에
잠깐 멈칫했지만,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은 너는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너는 너무나 착하다.
내가 너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기다린 걸 알면
깨우지라며 내게 투덜댔다.


지금 물론 나를 예전만큼 사랑하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가 오래 기다렸단 걸 알면
마음이 불편해 할 너를 잘 안다.


그렇기에 그저 조금 전에 일어났다는 말로
대충 얼버무린다.


내가 거짓말을 하면 늘 바로 알아채던 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전만큼 내게 관심이 없어서겠지.


내게 시도때도 없이 기대는 너 때문에
나는 진짜 미칠 것 같다.
은은하게 풍기는 너의 샴푸향이,
쉴 새없이 움직이는 속눈썹이
내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한다.


니가 편하도록 왼팔을 들어 니 어깨를 감싸 안는다.
미동도 없는 너지만,
너와 이렇게 닿아 있단 사실이
내겐 너무나 큰 행복이다.


결국 너무나 사랑스러운 너를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네게 입을 맞추고,
너를 원없이 볼 수 없는 순간으로
또다시 너를 데려간다.


내가 집을 떠날 때면
1층까지 배웅해 주곤 했지만,
이젠 내가 집 밖으로 발을 내딛으면
찰칵, 하고 곧바로 문단속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렴 어떤가,
나는 너를 위해 계속
너를 사랑하지 않는 척 연기할 것이며
너는 계속 내 곁에 있을 것이다.
정말 감사하게도
너는, 쉽게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이니.

.
.
.

※만든이 : HEART님

<덧>

안녕하세요 HEART입니다!
나름 반전이라고 썼는데,
독자분들께서 놀라셨을까 모르겠어요! 흐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글 들고 올게요!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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