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작가님! - 03 (by. 수백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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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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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w.수백루
 
 
 
03 차가움과 따뜻함
 
ㅇㅇㅇ 유연석
ㅇㅇ부모님(문정희, 오만석)
고경표 서강준
김태형 성동일
남자알바생
 
* * *
.
.
.
 
 
, 이건 에스프레소 머신이라고 하고
여기 스팀은 우유 거품을 낼 때....”
 
아아. 무슨 소리인가요.
이 기계들은 다 무엇이며
어떻게 쓰는 것인가요.
이틀째 알려주고 계시지만 하나도 모르겠네요.
 
헤이!
ㅇㅇ이 멍 때려-?
안 되겠네? 커피 한 잔 콜?”
 
!
그렇게 외치고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된
2시간짜리 강의의 쉬는 시간이 되었다.
 

 
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 팔을 베고 엎드려
창밖의 하늘을 보고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역시 일요일 아침은 평화로워...
 
빳빳한 유니폼과 머리에 쓴 모자.
커피 머신을 다루는 손길마저 어색하고
서툴지만 자신을 친절히 하나하나 알려주는
사장님에 ㅇㅇ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길 것만 같은 기분에
그렇게 실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뭐야? 왜 이렇게 실없이 웃지?
너희 사장님 잘생겼니?”
 
? ...아니요..”
 
 

 
왜 그렇게 부정하지?
강한 부정은 뭐다?”
 
부정....이요...”
 
그렇게 나에게 장난을 치는 사장님을 피해
사색이 된 얼굴로
가게 곳곳을 요리조리 돌아다녔다.
사장님은 그런 나를 졸졸 따라다니시며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다
라고 세뇌를 시키고 계셨다.
 
또롱-.
 
싸장님, 저 왔습니다-.”
 
맑은 종소리 너머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오늘 장사 안 하는...”
 
! 우리 알바생.
이런 꿀 같은 휴일에 어쩐 일?”
 
나의 말을 제지시키고는
알바생이라는 분과 얘기를 하시는 사장님은
능글맞게 대화를 하셨다.
 
 

 
그냥요. 지나가다 봤는데 계시길래.
근데 이 분은 누구?”
 
, 우리 알바생.
나를 소개해 주시는 사장님에
얼른 커피를 내려놓고는
남자 알바생 분에게 꾸벅 큰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어제부터 일 하게 된
ㅇㅇㅇ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김민석 입니다.
잘 부탁해요-.”
 
동글동글한 이미지에
시선을 뺏는 눈은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조금 작은 체구에 비해 나와 맞잡은 손은 굉장히 컸다.
 
 
 

 
그럼 전 이만 내일 나오겠습니다.”
 
그래, 잘 가.
내일 늦지 않게 오고-.”
 
문 밖으로 그를 배웅해주는 사장님을 보며
나는 쭈뼛거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 잘 생겼지-.
쟤가 우리 가게 매출 많이 올려.
물론 내가 6이지만.”
 
, . 하하.
사장님의 말에 맞장구를 쳐드리며
귀여운 인상의 그와
알바로서, 선후배로서
친해지기로 결심했다.
 
, !
ㅇㅇ이 성쌤한테 얘기 못 들었지?
우리 셰어하우스는
일주일에 한 번씩
..”
 
잠깐만, 성쌤
나와의 대화를 잠시 끊고는
성쌤 전화라며 잠시 몸을 옆으로 돌려
전화를 받는 사장님이었다.
 
너 잠시 올라갔다 올래?
너 보내달라고 하시거든
 
저를요?”
 
이틀 전 상담실에서 뵌 이후
뵌 적이 없는 성사장님.
갑자기 나를 왜 부르시는지
영문도 모른 채 앞치마를 벗고는
모자를 손에 쥐고 어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병원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시지?
왜 나를 부르시지?
월세를 올리려 그러시나?”
 
너무 긴장된 나머지
혼잣말을 계속 내뱉다 보니
어느새 3층에 다다랐다.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병원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저기 성사장님께서 아니
성 쌤께서 저를 부르셔서...”
 
아아. 성 선생님이요?
안에 계세요. 들어가시면 됩니다.”
 
간호사 언니가 안내해 주시는
길로 들어가자 성 사장님의
상담실이 조금 열려있었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성사장님 앞에 웬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구지...?”
 
삐끗.
몸을 너무 앞으로 숙였던지
중심이 앞으로 쏠려
넘어지듯 문을 열고 들어갔다.
 
 
....”
 
어정쩡한 자세가 되어버린 나는
숨고 싶은 생쥐 못지않았다.
 
 

 
, 왔어?”
 
, .. 안녕하세요.
하하..”
 
어쩔 줄 모르는 내 앞의
남자가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
 
 

 
? 맞죠!!!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역시 세입자 되신 거 맞죠?”
 
여기서 보니까 반갑다.
라며 내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세차게 흔드는
남자의 손에는 아슬아슬히 커피잔이 들려있다.
 
아하하...저기
커피잔!! 쏟겠어요
 
쏟아질 뻔.
목소리가 잠시 커졌던 나에 남자도
놀랐던지 얼른 내 손을 놓고는
죄송.
민망한 웃음을 보이고는 컵을 내려놓았다.
 
내 이름 기억나요?”
 
서 선생, 아는 사이야?”
 
, 선생님.
며칠 전에 여기서 봤어요.”
 
그죠?
나의 동의를 구하는 눈빛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 이름. 기억하죠?”
 
...제가 성은 기억이 나는데...
정확한 성함이...”
 
 

 
에이...섭섭하네.
나는 ㅇㅇㅇ씨 이름 다 기억하는데.
봐봐요. 지금도 기억하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농담을 건네는 이 남자는
여전히 살인적인 미소를 지녔다.
 
선생님이 부르셔서 왔죠?
, 저는 참고로 여기 직원입니다.
의사로 취직했어요.”
 
수리기사에 의사에
이 남자의 진짜 직업은 무엇인지.
능청스레 말하는 남자가
나중에 보자며 짐을 챙겨 나갔다.
 
 
서 선생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
 
, 저 방 구하러 오던 날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뵜어요.
근데 저분...엘리베이터 수리기사님 아니에요?”
 
, 저 친구 자격증 있어.
의대 입시 준비할 때 자격증 따서
알바 했었대.”
 
아아-.”
 
, .
내가 불러놓고,
일단 여기 앉아.”
 
내가 서 있었던 게
민망하셨던지
나를 의자로 앉히시고는
직접 차를 내려주셨다.
 
그 때 녹차 잘 안마시던데.
홍차는 좋아해?”
 
, .”
 
그 때 무심해 보이셨는데
은근 신경 쓰이셨구나...
 
 

 
내가 부른 이유는
전에 안 알려준 게 있어서.”
 
안 알려주신 거라면...”
 
, 여기 홍차.”
 
향기로운 차를 받아
한 모금 입에 담으니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살짝 미소가 머금어지기까지.
 
우리 셰어하우스는
일주일에 한 번씩
나한테 상담을 받아.
뭐 상담이라고 하기도 뭐 한 게
고민? 털어놓는다고 해야 하나?
일종의 상담이겠지.”
 
상담도 받는구나.
생각보다 범상치 않은
셰어하우스인 건 첫 날 느꼈었다.
뭔가 다들 가족 같은 분위기랄까?
그 분만 빼고...
 
 
 
 
 

 
지금 있는 경표, 태형이, 그리고 유작가는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라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그 친구들은 지내면서 받게 된 케이스,
원래는 지내면서 천천히 제안해보려 했는데
ㅇㅇ씨는 혼자 여자라 신경 쓰이는 게 많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소통을 좀 했으면 하는데
어때? 지금 당장 싫으면 안 해도 돼.”
 
...고민 이라면 어떤 고민을 말해야 하나요?”
 
...굳이 없는데 지어낼 필요는 없고
그냥 사소한 것들도 괜찮아.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하면
점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게
자연스러워 져서 나중에는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
 
지금까지 무에게만
속 얘기를 했던 나는
단 한 번도 무가 아닌
다른 이에게 내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럼. 당연하지.
내가 도와줄 수 있어.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얘기해 줘.
조금 생각해 봐도 좋아.”
 
생각해보기로 하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1층으로 내려온 나는
하늘로 올라가며 사라지는
입김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내 이야기...
정말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구나..”
 
그렇게 고민을 하며
카페로 들어가려던 사이
그 남자를 마주쳤다.
 
안녕하...”
 
내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나를 쌩하고 지나쳐 버리는 이 남자는
한강 물이 얼은 것보다 더 차가웠다.
그 날부터 이틀 째 얼음장이었다.
 
.
.
.
 
 
이틀 전.
 
 

 
과일 드세요-.”
 
. 과일.
ㅇㅇ이도 먹어.”
 
, 감사합니다.
근데...저 분은...”
 
, 유 작가?
알아서 먹을 거야.
서른 넘은 남자까지 챙겨줘야 돼?
나 챙기기도 바쁘다-.”
 
서걱서걱. 사과를 베어 먹는
소리에 자꾸만 저 방이 신경 쓰였다.
에라 모르겠다-.
 
둥그런 접시에
사과를 몇 개를 담아들고서
저 방으로 직진해
노크를 했다.
 
 
저기......”
 
 
됐어.”
 
너무나도 차가운 한 마디에
화들짝 놀란 나는 조용히 뒤로 돌아왔다.
 
 
 
 
 
 

 
그러게...내비 두라니까..”
 
아이. 괜찮아요.
원래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낯을 좀 가리세요.”
 
위로를 건네는 말들에도
꽁기한 마음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민망히 사과를 조금씩 베어 물며
먹고 있자 이런 내가 신경 쓰였는지
고경표 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 방으로 직진했다.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소리쳤다.
 
유 작가! 너무 한 거 아냐?
아니. 너 신경 써서 준 거악!!”
 
쿠당탕. 그 남자가 고경표 씨를
밀치고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쓱 보고는
방문을 세게 닫았다.
 
바닥에 쓰러지듯 넘어진
고경표 씨가 씩씩대며 일어나더니
자리로 돌아와 사과를
서걱서걱 먹기 시작했다.
 
 
 

 
쟤는 저게 매력이야.”
 
이해할 수 없는 우정이다.
 
 
*
 
.....”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쉬고
머리를 감싸 매고
노트북을 한 번 문을 한 번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최근 글이 잘 안 써지는 통에
마음이 답답했던 연석은
ㅇㅇ까지 신경 쓰이자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와중에 편집장의 재촉 문자는
매일같이 온다.
 
유 작가.
이번에도 작품 쉴 거 아니지?
일 하자 일.’
 
정말..
꾸준하다 꾸준해.
 
 
연석아.
집 간 거야?
연락 좀 해라.
목소리 까먹겠다.’
 
 
 

 
너 같으면 할 수 있겠냐-.”
 
똑똑.
 
낯선 소리에 미간이 좁아졌다.
 
저기.......”
 
 

 
됐어.”
 
신경이 예민해진 탓에
반사 신경은 쓸 데 없이 빨랐다.
이렇게 무안 주려고 한 건 아닌데...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을 왔다 갔다
문을 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뒤돌아서 문을 열려는데
고경표 이 자식이
 
유 작가! 너무 한 거 아냐?
아니. 너 신경 써서 준 거악!!”
 
 
나와 마주쳐 화들짝 놀라
밀쳐버리고는 그 여자애를
한번 쳐다봤다.
 
뭐 이렇게 또 착하게 생겼는지
 
문을 쾅 닫고
문에 기대 눈을 감았다.
자꾸만 겹쳐 보이는 이유는 뭘까.
오늘도 약에 기대
잠을 청한다.
 
.
.
.
 
 
어제.
 
안녕하...”
 
 
안녕하세...”
 
 
안녕...”
 
 
...”
 
 
아아아악!!!!
어떻게 한 번을 안 받아줘.
한 번을? 너무하잖아-.”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쳤다.
오늘 하루만 인사를
몇 번 무시당했는지.
마주칠 때 마다 그 큰 키로
그 위치에서 그 눈빛으로
한결같이 나를 쳐다본다.
이렇게 꾸준하기도 힘들 건데
 
대체 왜 나를 그렇게 싫어하지?
내가 뭘 했다고?
이 방이 뭔데?
알려주던가아아아아!!!”
 
다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
 
맨날 인사한다.
마주칠 때마다 인사한다.
화장실 갈 때도 인사한다.
밥 먹을 때도
내려갈 때도
뭐 할 때도 뭐 할 때도
 
아아아악!!!!!!
인사 좀 그만해.
한 번이면 됐잖아?
신경쓰인다고오오오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를 질렀다.
 
안 그래도 신경 쓰이고
글도 안 써지는데
왜 그렇게 나한테 인사를 못 해서
안달인건데에에에-.”
 
풀썩.
침대에 쓰러지듯 엎드려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인사를
안 하게 만들까 생각을 했다.
 
 

 
그래. 쌩 까.
무시하는 거야. 그럼 자기도 알아서
그만 하겠지.”
 
 
.
.
.
 
 
 
안녕하...”
 
 
안녕하세...”
 
 
안녕...”
 
 
...”
 
 
 
 
 
연석은 ㅇㅇ을 마주칠 때마다
앞을 보고 동공을 움직이지 않은 채
직진만 했다.
 
이 때문인지 언제 부터인가
ㅇㅇ의 인사는 점점 소심해져갔고
나중에는 인사를 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바뀌었다.
 
그렇게 오늘까지 냉랭한 그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
.
.
 

 
...무야.
대체 뭘까?
뭔데 나를 저렇게 싫어하지?
너는 알어? ?”
 
여전히 감정이 없는 무의 눈빛에
성 사장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굳이 없는데 지어낼 필요는 없고
그냥 사소한 것들도 괜찮아.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하면
점점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게
자연스러워 져서 나중에는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
 
흐음...
 
네가 상담소가 아닌
진짜 친구가 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똑똑.
 
-.”
 
빼꼼.
 
 
ㅇㅇ! 식사 하셨어요?”
 
아뇨. 아직요.
왜요?”
 
 

 
안 드셨으면 같이 먹으려구요.
어때요? 제가 살게요.
환영회 겸.”
 
아뇨. 안 사주셔도 돼요.
집에서 밥 해먹어두 되는데...”
 
에이. 이사 온 날에
짜장면도 못 드셨잖아요.
저는 짜장면 대신
더 맛있는 식당 알아요!
얼른 나오세요.
점심시간 끝나면 다시 내려가 보셔야 하잖아요.”
 
그렇긴 한데...
 
점심시간 끝나겠다며
나를 재촉하는 김태형 씨에
붙잡혀 끌려가듯
도착한 곳은 2층 식당?
 
여기는...?”
 
여기 우리 건물에서
장사 제일로 잘 되는 데에요.
여기 엄청 맛있어요.”
 
여러 번 와 봤는지
익숙히 나를 데리고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다.
 

 
여기 돌솥 비빔밥 둘이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항상 불고기 드시더니
오늘은 돌솥 비빔밥?”
 
에이. 그건 제 취향이고
이 분은 여기 처음오신 분이라
가장 기본 메뉴부터 추천 해 드리는 거예요.
사장님은 주방에 계세요?”
 
그럼요. 언제나처럼 주방에서 나오지 않으시죠.
저도 얼굴 잘 못 봐요.
본 사람 몇 명 없을 걸요?”
 
하긴. 단골손님들도
얼굴을 잘 모른다고 하니깐..
어쨌든 따뜻하게 해서
저는 호박 빼고 주세요-.”
 
네엡.”
 
 
태형 씨는 여기 단골이에요?”
 
그럼요-. 저 여기 이사왔을 때부터
여기서 자주 먹었어요. ...1년 반 됐나?”
 
오래 살았구나...
근데 역시 이 고소한 냄새는
이 가게 안에서 나는 거였어.
 
달래나물인가...?
 
 

 
일은 어때요?
경표 형이 잘 알려줘요?”
 
아이. 그럼요.
사장님이 얼마나
친절하게 알려주시는데요.”
 
경표 형 조심해요.
여자 엄청 잘 꼬셔요.
카사노바.”
 
장난스런 표정으로 나에게
경고를 해 주는 김태형 씨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귀여운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근데 작가님...
많이 차갑죠?”
 
 
....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하니
태형 씨가 그럴 줄 알았다고
사람들이 그렇게들 느낀다고
너스레를 떨며 반찬을 하나 먹었다.
 
좀 편해지면 괜찮을 거예요-.
원래 다들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는
어색한 거 아닌가?”
 
왠지 모를 위로에
고마움을 느낄 때쯤
김태형 씨의 뒤로 보이는
가려진 주방에서
요리가 하나 둘씩 나오는 게 보였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손님이 많구나.
 
되게 아늑하죠?”
 
.
분위기가 포근한 것 같아요.”
 
 

 
따뜻하고 편안한
갈색 톤의 분위기에
조명은 은은하니 포근했다.
그리고 슬며시 풍겨오는
음식내음이 무슨 음식일까
상상력을 자극했다.
 
여기가 그런 분위기로 유명하거든요
직원도 사장님과 서빙. 딱 둘에
여기 사장님이 요리 전공이신데
디자인도 공부하셨다는 걸로 알아요.”
 
 
그렇구나.
 
음식 나왔습니다.
 
우와-.
감탄을 나오게 하는
예쁜 디스플레이에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우리 사장님.
언제나 한결같으셔.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
우와-.”
 
밥이 눌러지고 있는지
누룽지 냄새가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섞여
나의 감탄을 자아냈다.
 
잘 먹겠습니다-!”
 
 
*
 
... 배부르다.
어때요? 입에 좀 맞았어요?”
 
! 완전요.
너무 맛있었네요.
잘 먹었습니다-.”
 
 
그랬다면 다행이네요.
나갈까요?
바로 다시 내려가 보셔야 하죠?”
 
.
저는 화장실 한 번만
 
맛있게 먹고 나니
기분도 좋아지고
활력도 생기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며
손을 닦고는 문을 열고 나왔다.
 
!”
 
-.
주방 옆문으로 누군가가 나오려다
다시 들어갔다.
나 때문에 놀랐나?
 
저기. 저 화장실
다 사용 했는데.
쓰셔도 돼요.”
 
묵묵부답이었다.
길게 늘어진 검은 천 밑으로
슬쩍 보이는 신발이 보였다.
여자인 듯 했다.
 
아까 태형 씨와 직원분이 대화한 내용이 생각났다.
 
에이. 그건 제 취향이고
이 분은 여기 처음오신 분이라
가장 기본 메뉴부터 추천 해 드리는 거예요.
사장님은 주방에 계세요?
 
그럼요. 언제나처럼 주방에서 나오지 않으시죠.
저도 얼굴 잘 못 봐요.
본 사람 몇 명 없을 걸요?
 
..그럼 이분이.
사장님?
괜한 오지랖 같지만
내가 만약 요리사가 되었다면
손님에게 이 말을 들으면
굉장히 보람찰 것 같아
말을 던졌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내성적인 듯 보이는
사장님을 뒤로하고
얼른 가게를 나왔다.
 
 
 
*
 
 
 
 

 
우리 알바생.
수고했어. 오늘도
 
갑자기 노래를 부르며
웃는 사장님에
놀라 나도 웃으며
사장님을 보았다.
 
사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 그리고 우리 알바생.
어디 가보고 싶은 데 없어?”
 
가보고 싶은 데요?”
 
 
 

 
. 서울 처음 온 거면.
촌스럽게 63빌딩이나
세련되게 클럽이나
뭐 어디든.
가 보고 싶은데 없어?”
 
...저는 아직 잘..”
 
에헤이. 안되겠네.
내가 데리고 투어를 한 번 해 줘야지.”
 
? 아뇨.
괜찮은데...”
 
 
 

 
. 해 준다고 하면 거부하지 마-.
후회한다-.
...내가 스케줄이
마침 금요일에 비네?
금요일 좋다.
알겠지? 다음 주 금요일 비워놔-.”
 
그럼 퇴근해-.
이렇게 몰아치듯 약속이 생겨버린
나는 멍 한 채로 옷을 갈아입고
나에게 해맑게 인사하는
사장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뭔가 찝찝한 마음으로
방으로 올라갔다.
 
*
 

 
창문을 열어 놓으니
선선한 밤바람이-.
는 무슨
 
아직 겨울이라 얼어 죽는 줄.
 
잠시 환기시키려 열어놓은
창문을 금세 닫아버렸다.
샤워하고 나니 더 춥게 느껴졌다.
 
게다가 확실히 다른 공기에
목도 조금 칼칼해 진 것 같았다.
 
흠흠! ...목이 확실히 답답하구나...
이럴 때 엄마가 항상 유자차 타줬는데...”
 
~ 맛있다.
엄마가 담갔어?
 

기집애. 엄마가 담갔겠니-?
당연히 동석이가 가져다 줬지.
걔는 혼자 살아도 잘 해 먹어.
호호 불어서 천천히 마셔.
뭐든 빨리 먹으면
몸에 좋은 것도 얹힌다.
 
엄마의 잔소리가 그리워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때쯤
 
똑똑.
 
.”
 
 

 
아직 안 주무셨네요?”
 
. . 뭐 하실 말씀이라도...?”
 
저기 이거..”
 
? 유자차.
 
목 칼칼해 하실 것 같아서...”
 
내 맘을 귀신같이 알아챈
김태형 씨를 두 눈 동그랗게 쳐다보니
그가 당황해 하며 말을 이어갔다.
 
 

 
......저도 그랬거든요.
저도 지방 산골에서 올라왔는데
딱 이맘 때 쯤에
목이 아팠어요...공기가 달라서...”
 
“....감사해요.
잘 마실게요-!”
 
아뜨뜨. 고마운 마음에
마음에 급해져 호로록
마시다 보니 데일 뻔 했다.
 
어어. 천천히 마셔요.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빨리 먹으면 얹혀요.”
 
엄마와 같은 말을 하는 그에
울컥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ㅇㅇ, 울어요?
많이 뜨거웠어요?
어떡해...많이 아파요?”
 
눈물을 들키고 싶지 않아
고개를 푹 숙이고는
훌쩍 거렸더니
그가 놀라 안절부절하며
말을 건넸다.
 
훌쩍. 아뇨. 안 울어요.
안 우는데. 너무 맛있어요.”
 
유자차가 너무 맛있어서 그래요.
너무 맛있어서
 
안 운다는 말과는 다르게
눈에서는 그렁그렁하던 눈물들이
후두둑 떨어졌고
 

그러면서도
유자차를 후후 불어먹는
나를 보며
잠시 동공이 흔들리던 김태형 씨는
내 옆에 앉았다.
푸흐.
그리고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여전히 천천히 마시라고
나를 달랬다.
 
 
 
 

 
찬바람이 부는 밖과는 다르게
사람의 온기로 가득 찬 방은
서울 도심아래 많은 불빛 속에서
늦게까지 도심의 밤을 밝혔다.
.
.
.
 
 
※만든이 : 수백루님

<덧>
 
* * *

안녕하십니꽈...
수백루입니돵
제가
많이
늦었습니돵
혹시 기다리신 분들이 계신가요?
죄송해여...ㅠㅠㅠ
아님 말구요....
 
시험기간이다 뭐다
많이 바빴던 접니다.
쿠쿠.
거의 한 몇 달만인지ㅋㅋㅋㅋㅋ
 
봄이 다 가고
여름이 다가오네요.
맞아요
더워요ㅠㅠㅠ
 
그래도 틈틈이 쓴 글로 여러분들 뵈어요
앞으로도 틈틈이 쓸테니
즐겨주세여
(글이나 빨리 갖고 와서 말해 작가야!!!)
 
그럼 20000 저는 다음 화에 뵙겠습니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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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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