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의 결정 - 6 (by. 민트색바나나)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사실 요즘 남자친구랑도 오지 않은 권태기가 
인생이랑 와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요즘 막 살고 있는데 그래도 예쁘게 써주신
 게시글들을 보니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더라고요!
 
그렇게 제 글을 좋게 봐주시면서 진짜 감동 많이 받게 
글써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그나마 사람처럼 
살고 있는 거 같아요.ㅜㅜ
예쁘게 힘이 되는 글써주시는 우리 예쁜 독자님들 
언제나 항상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어요.
 
그럼 우리 예쁜 독자님들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천국에서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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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석 씨와 함께 노력해보자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기는 했지만 사실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없었다.
 
씻고 나와 침대에 누워 오늘 일을 생각하다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너의 사진에 또 다시 
네가 생각나 우리의 추억과 너의 기억들이 
가득한 상자를 찾아 열었다.


그 속에는 수많은 사진과 편지
너와 관련된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다.
 
나는 그것들은 하나, 둘씩 꺼내보기 시작했다.
 
이것도 오랜만에 꺼내 보네...”
 

내 남자는 오랜만에 봐도 여전히 잘 생겼고.”
 
거기서도 인기 많은 거 아니야
그럼 나 좀 샘나는데.”
 
너의 사진들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데 
그 사진들 속의 상황들이 생각나 웃음이 지어졌다.


종현아!”
 
“?”
 
찰칵-
 
뭐야?”
 
너야말로 뭐야. 오늘 중요한 발표 있다고 
이렇게 멋있게 입어놓고 어울리지 않게 
햄버거를 먹고 있어.”
 
, ㅇㅇ. 그게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빨리 먹고 피피티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했지.”
 
아이고, 우리 종현이 이렇게 고생할 줄 알았으면 
휴학한다고 했을 때 말릴 걸 그랬다.”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근데 여기는 어떻게 알고 왔어? 수업은?”
 
나한테 종현이 정보쯤은 알아내기 제일 쉬운 일이지.
수업은 당연히 다 끝내고 왔고.”
 
영광이가 알려줬구나?”
 
들켰나?”
 
나한테 ㅇㅇ이 생각 맞추는 것쯤이야 
제일 쉬운 일이지
그래도 수업 끝내고 왔다니까 다행이네.”
 
근데 발표가 언젠데 밥도 제대로 못 먹어.”
 
...한 두 시간 남았네.”
 
“...오늘 아버님도 계신다고 했지?”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너무 무리하지는 마. 나 걱정하니까. 알았지?”
 
당연하지.
오늘 이렇게 와주셨는데 그 정도 약속쯤이야
거기다 발표도 완벽하게 해올게.”
 
말이나 못하면.”
 
나 잘하고 올 테니까 어떻게 칭찬해줄까 
생각하고 있어.”
 
기다릴게.”


기대할게.”
 
그렇게 예쁘게 웃으며 말하고 간 너는 그날 밤 
술에 취해 나를 찾아왔다.
 
그때 보내지 말걸...그냥 네 손 잡고 도망칠 걸...”
 

누구 남자인지 잘 생기기도 했네
이런 건 찍어놔야지.”
 
찰칵-
 
저기요.”
 
?”
 
지금 저 남자 찍으신 거죠?”
 
“....”
 
그렇게 다른 사람 사진 막 찍으시면 안 되죠.”
 
그렇죠...근데 제가 그걸 그쪽한테 들어야 할 
이유는 있나요?”
 
제 남자친구거든요.”
 
? 저 사람이요?”
 
.”
 
저기요-”
 
, ㅇㅇ!”
 
...?”
 
ㅇㅇ, 여기서 뭐해?”
 
미안해, 종현아. 이 분이랑 얘기 좀 하느라.”
 
무슨 얘기? 아는 사람이야?”
 
아니, 나는 아니고 너랑 아는 사이라는데?”
 
? 저 아세요?”
 
아니, 저기 그게...”
 
종현이 네가 남자친구시래.”
 
?”
 
너 나 말고 여자친구 또 있었어?”
 
그럴 리가 없잖아
저기 이게 무슨 소리에요? 저 진짜 아세요?”
 
그게...죄송합니다!”
 
, 도망갔네.”
 
나 진짜 아니야, ㅇㅇ. 나 너밖에 없는 거 알잖아.”
 
당연하지.”
 
...?”
 
나 너 사진 찍었는데 볼래? 잘 나왔지.”
 
그렇긴 한데...끝이야?”
 
아마 너한테 말 걸려다가 내가 사진 찍는 거 보고 
나한테 뭐라고 한 거 같은데 저 여자가 너무
 당당하게 너를 자기 남자라고 말하잖아
그게 너무 어이없고, 괘씸해서 저 여자 벌 준거야
창피하라고.”
 
이건 내 벌 같은데...? 나 진짜 놀랐단 말이야...”
 
미안, 미안. 그래도 넌 내 남잔데 그렇게 말하니까
 미웠단 말이야.”
 
이렇게 귀엽게 나오면 나는 또 봐줄 수밖에 없잖아.”
 
그러면 봐주면 되는 거지. 그치?”


으이그, 내가 어떻게 널 이겨.”
 
헤헤.”
 
이날은 네가 하루 종일 그 여자가 
그렇게 미웠냐면서 나를 놀렸는데.
 
이때 진짜 황당했는데. 그래도...좀 통쾌하기는 했어.”


그렇게 사진들은 보며 즐거웠다, 후회했다
행복했다, 슬펐다를 반복하다 수많은 사진들 
아래에서 발견한 수많은 편지들.
 
그 안에는 군대에서 썼던 그리움이 가득한 
편지들부터 기념일마다 적었던 애정 가득한 편지들까지.
 
TO. 내가 너무 사랑하는 ㅇㅇ.
 
안녕, ㅇㅇ. 항상 보는 너에게 편지를 
쓰려니까 너무 어색하다.
 
우리가 벌써 100일이라는 우리만의 
첫 번째 기념일이 다가왔어.
 
아까도 보고 온 너는 헤어지면 언제나 
보고 싶지만 너를 생각하며 이 편지를 써서인지 
평소보다 더 보고 싶네.
 
우리 ㅇㅇ이는 지금 자고 있겠지?
 
100일이라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길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일 수 있지만 ㅇㅇ이 네가 
나를 알고, 나를 이해하기엔 생각할 게 많아 
짧았던 시간일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시간들을 전부 견디고, 내 곁에 남아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너무 고맙고, 미안해.
 
뻔한 말이지만 내가 정말 잘할게.
 
너에게 한 없이 다정한 사람, 너에게 한 없이 착한 사람.
 
그런 사람이 될게. 사랑해, ㅇㅇ.
 
넌 언제나 그랬어...너를 놓아버린
 그 순간조차 넌 나에게 다정했고, 착했어...”


너의 편지들을 읽으며 너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갈 때 보이는 노트 한권.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너의
 속마음이 알고 싶어 쓰게 된 교환일기였다.
 
오늘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갔어.
 
나는 오늘 선배가 맛있다고 같이 간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나는 너무 맛이 없었어.
 
오늘 잘 지냈어? 나는 좀 힘든 날이었던 거 같아.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지 자꾸 의문이 들어.
 
초반에는 너의 일상 이야기만을 담던 일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너의 속마음이 담긴
 이야기들이 적히기 시작했다.
 
짧은 글로도 힘들어하는 네가 느껴져 마음이 아팠고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나를 생각하는 너의 
애정이 느껴져 행복했고, 항상 마지막에 적혀있던 
보고 싶다.’라는 말 한 마디에 나는 눈물을 흘렸었다.
 
보고 싶다...나도 진짜...많이 보고 싶어...”
 
.
.
.
 



이게 뭐예요?”
 
노트죠?”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걸 왜...”
 
아침부터 옆집 벨을 누르고 인사도 없이 노트를 
건네자 당황해하며 질문을 하는 종석 씨.
 
우리 교환일기 써요.”
 
...?”
 
말이 교환일기지 그냥 하고 싶은 얘기 
쓰는 거예요.”
 
갑자기 이게 무슨...”
 
우리 같이 노력하기로 했잖아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이게 가장 좋은 방법 같아서요.”


이게요...?”
 
어제 종현이와의 추억들을 꺼내보며 생각났던 방법이다.
 
나에겐 이 방법이 종현이를 가장 잘 알 수 있었던
 방법이니까 종석 씨에 대해서도
 알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했기에.
 
당황스러운 거 알아요. 물론 내 생각이지만 
종석 씨는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말보다 
글이 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혼자서 쓸 수도 있고
글을 쓰는 직업이니까 항상 해왔던 게 
말보다 쉽지 않을까 해서요.”
 
“......”
 
우리 둘 다 쉽게 누군가한테 털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게 아니었나 싶어서요.”


...”
 
꼭 상대가 나라고 생각하고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마음대로 누군가에게라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쓰는 거예요.”
 
“......”
 
내가 오늘 뭘 했는지를 써도 되고
예전의 추억을 써도 되고,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써도 되고.”
 
“......”
 
마음대로 정해서 미안해요
근데 내 머리로는 서로의 이야기를 하기에 
이 방법이 최선이었어요.”
 
“......”
 
, 늦겠다. 나는 이제 가볼게요
그리고 이건 내 번호에요. 그럼 내일까지 부탁해요!”


, ...”
 
쪽지까지 받은 종석 씨의 대답을 끝으로 
나는 뛰기 시작했다.
 
.
.
.
 
, 늦겠다. 나는 이제 가볼게요
그리고 이건 내 번호에요. 그럼 내일까지 부탁해요!”
 
, ...”
 
얼떨결에 대답을 해버렸다.
 
작은 쪽지까지 내 손에 쥐어주고 급하게 뛰어가는
ㅇㅇ씨의 뒷모습을 멍하게 쳐다보다 내 시야에서
 사라지자 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른 아침부터 초인종을 누르며 
나를 부르더니 전해준 노트 한권.
 
사실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딱히 반박할 
이유가 없어 듣고만 있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쪽지를 펴 번호를 저장하고 
노트를 열어보았다.
 
종현이랑 나는 스물한 살 때부터 
스물다섯까지 4년을 만났어요.
 
노트를 열자 서론도 없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종현이는 잘 생겨서 처음부터 인기가 정말 많았는데 
적에 목숨 걸면서 공부만 하고 어떤 행사나 
약속에도 참여를 안하다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두 사람이 만나기 전의 이야기인 거 같았다.
 
저도 관심이 없었는데 어쩌다 과제를 하다가
 늦게 집에 갈 때가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나오는 종현이를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이 시간까지 공부를 하다니 징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종현이가 가다가 벤치에 앉아서
 떨어지는 벚꽃 잎들을 보더니 예쁘다.”
이러면서 너무 예쁘게 웃는 거예요.


예쁜 소설 같은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부터 반해서 제가 종현이를 쫓아다녔어요
친구들한테 진짜 욕 많이 먹고
우리 과에서 내가 종현이를 좋아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티내면서 오래 쫓아다녔어요.
 
지금과는 전혀 다른 ㅇㅇ씨의 모습에 신기했다.
 
창피하기도 했는데 종현이가 웃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포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그렇게 반년을 쫓아다니니까 종현이가 물어봤어요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도대체 내가 어디가 좋다고 이렇게 사람을 귀찮게 해.”
짜 무섭게 물어봤는데 저도 지지 않고 
웃으면서 말했어요
난 네가 웃는 게 좋아. 진짜 많이
그러니까 귀찮아도 어쩔 수 없어
그리고 내가 너한테 반한 게 아니라 네가 날 
반하게 한거니까 귀찮아도 참아
아니면 나랑 사귀던가.”
그렇게 말하니까 종현이가 진짜 당황했어요.
눈 깜박깜박하면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눈앞에 그때의 
모습이 상상이 갔다.
 
그 말을 듣더니 종현이는 도망치듯 가버리고 
저는 또 몇 달을 쫓아다녔어요
그러다 겨울방학이 다가왔고 전 방학 때에도 
종현이를 쫓아다녔고 그렇게 일년이 되고
 그때처럼 예쁘게 벚꽃 잎들이 떨어지던 날에
 종현이가 저를 불러서 말하더라고요.
 “나도 너를 좋아하나봐.”
그 말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친구들이랑 선배들은 기어코 해냈다며 
나를 놀렸지만 나는 정말 행복했어요.
 
글인데도 그때의 행복함이 나에게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금방 헤어질 거라는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우리는 4년을 만났어요.
 
그 줄을 마지막으로 그 뒤에는 아무런 
글도 써져있지 않았다.
 
“......”


글을 다 읽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모르겠다...”
 
다음 장에 내가 어떤 이야기를 써야할지 
알 수 없어 고민이 됐다.
 
글을 쓰면서 이렇게 고민을 해본 일은 
오늘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일단 노트를 옆으로 밀어놓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밖을 돌아다니면 생각이 날까 해서였다.


벚꽃 잎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날이 따뜻해져 평소보다 얇게 입고 문 앞에 섰다.
 
내가 이문을 열기 두려워했던 겨울은 갔고
나는 스물아홉이 되었다.
 
그리고 네가 나를 떠나듯 같이 떠난 
봄은 또 다시 나를 찾아왔다.
 
나는 네가 떠나고 이 문 안에서 많은 시간을 
아파하며 보냈는데 문을 열어 나와 보니 세상의
 시간은 일년도 지나지 않아있었다.
 
사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많이 무서웠다.
 
나에게는 너무나 길었던 그 시간들이 세상에서는 
너무 짧아 내가 너를 나에 시간에 맞춰 아픔이
 너무 빨리 나아버리는 것은 아닐지.
 
너무 빨리 너를 놓아버리는 것은 아닐지.
 
너무 빨리 너를 잊는 것은 아닐지.
 
하지만 나는 아직 너를 놓지 못했고
잊지 못했고, 아파하고 있다.
 
나는 아직 이대로 충분했다.
 
.
.
.


사장님, 오셨어요?”
 
. 일찍 왔네?”
 
신혜가 너무 잘 하잖아요
주말 자리까지 빼앗기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
 
으이그, 하여간.”
 
준비는 거의 다 해놨어요.”
 
그럼 오늘은 좀 일찍 열까?”
 
!”
 
그럼 나 가방 좀 놓고 올게.”


, 사장님.”
 
?”
 
오늘 비 온다는 얘기 있던데 괜찮으세요?”
 
...그래?”
 
. 안 올 수도 있지만
 오면 또 여기서 주무실까봐 걱정돼서요.”
 
, 오면 어쩔 수 없지.”
 
안돼요. 올 거 같으면 그전에 사장님 보낼 거예요.”
 
내가 사장이거든?”


그래도 안돼요. 위험해요, 진짜.”
 
나 가방 두고 온다.”
 
사장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무시하고
 휴게실 안으로 들어왔다.
 
비라...봄비는 진짜 싫은데...”
 
가방을 놓고 앞치마를 두른 뒤 밖으로 나갔다.
 
망했어요...”
 
?”
 
민호의 우울한 표정을 보고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쳐다보니 이미 비가 내리고 있는 하늘.
 
하늘은 우리 편이 아닌가보다, 민호야.”
 
아 진짜 이건 너무해요!”
 
...너무하네...”
 
.
.
.
 
노트와 펜을 들고 나와 떨어지는 벚꽃 잎들을 
보며 돌아다니다 보니 하늘에서 하나
둘씩 빗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하게 근처에 있던 편의점을 들어가 투명한 
비닐우산 하나를 사서 나와 집을 가려다 
비가 오는 분위기도 괜찮아 조금만 더 
돌아다니기로 했다.
 
어서오세요.”
 
새우튀김 우동 하나요.”
 
조금만 더 돌아다닌다는 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였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주변에 있던 우동 집으로 들어갔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탁탁- 소리를 내며 
비 내리는 장면을 찍고 있는 창문을 
카메라 삼아 바라보았다.


새우튀김 우동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음식이 나오고 나는 빗소리를 말벗으로 
삼으며 먹기 시작했다.


좋네.”
 
라는 간간한 대답과 함께.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가게를 나오니 꽤 늦어진 시간에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거의 다 왔을 쯤 생각나는 핫초코 생각에 나는 
고민하다 뒤를 돌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카페 앞에 도착해 안을 보자
 늦은 시간 때문인지 적은 사람들.
 
딸랑-


? !”
 
?”
 
안녕.”
 
, 오셨어요?”
 
요즘 계속 안와서 오늘도 안 오는 줄 알았더니 
갑자기 이렇게 늦은 시간에 웬일이래?”


미안해, 일이 좀 많았어.”
 
, 그렇다면야.”
 
삐친 듯 말을 하는 민호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과를 하자 풀어지는 민호의 표정에 웃음이 나왔다.
 
근데 진짜 이런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갑자기 이런 시간에 핫초코가 마시고 싶어서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여기 카드-”
 
됐어요.”


?”
 
오늘은 오랜만에 오신 단골손님한테 
드리는 서비스에요.”
 
그래도...”


사장님 말씀은 이거 드시고 매일 오시란 뜻이에요.”
 
맞아요. 이거 뇌물이니까 드시고 앞으로 
매일 와서 매출 올려달란 뜻이니까 거절은 못 해요.”
 
, 알겠어요. 매일 올게요.”
 
웃으면서 장난을 치는 ㅇㅇ씨와 민호에
 나도 웃으며 장난을 받았다.
 
오늘은 가져가세요?”


아니요, 오늘도 마시고 가려고요.”
 
, 그럼 앉아계세요.”
 
.”
 
민호야, 벨은?”


사장님 서비스는 음료고 제 서비스는 
가져다 드리는 걸로.”


하하. 그래, 고맙다.”
 
그렇게 말하고 들어간 ㅇㅇ씨를 보다 민호에게 
벨을 달라 말하자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하는 
민호에 크게 웃음이 터졌고, 대답을 하고 
구석진 자리로 가 앉았다.
 
그리고 가방에서 노트와 펜을 꺼내 다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핫초코 나왔습니다.”
 
, 고마워.”
 
고민을 하다보니 나온 핫초코.
 
근데 형 뭐해요?”


, 그냥...”
 
설마 작품구상?”
 
?”


역시 작가...형이 진짜 작가가 맞긴 했구나.”
 
, ?”
 
나는 방해 안할게요. 열심히 해요!”
 
주먹을 쥐고 파이팅 포즈까지 하며 간 민호에 
당황하다 민호답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와
 혼자서 큭큭거리며 웃음을 참았다.
 
그러다 핫초코를 마시니 따뜻함과 달달함이 
입안에 퍼져 행복함이 찾아왔다.
 
!”
 
그리고 생각난 이야기에 나는 펜을 들고
 집중해서 한 글자, 한 글자 적기 시작했다.
 
됐다...!”
 
다 쓴 글에 뿌듯해하며 고개를 들자 
텅텅 비어있는 카페 안.
 
당황해 두리번거리자 관계자 외 출입금지
 적혀 있는 문을 열고 나오는 ㅇㅇ.
 
, 다 했어요?”


지금 제가 너무 늦게까지 있어서 
못 가신 상황 맞죠...?”
 
늦게까지 계신 건 맞는데 종석 씨 때문에
 못 간 건 아니니까 걱정 말아요.”
 
“...죄송해요.”
 
진짜예요. 저 오늘 여기서 잘 거거든요.”
 
? 여기서요?”
 
.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사실 그렇게 늦지도 않았어요.”


아니, 왜 집을 두고 여기서...”
 
비 때문에요.”
 
비요?”
 
. 제가 비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모든 말을 담고 있는 
ㅇㅇ씨의 표정에 묻지 않아도 알 거 같았다.
 
ㅇㅇ.”
 
?”
 
이거요.”
 
이건? 설마 쓰고 있던 게...”


꼭 내일 주지 않아도 괜찮죠?”
 
그럼요.”
 
일부러 웃으며 말하자 ㅇㅇ씨도 웃으며 답을 했다.
 
너무 늦었네요. 전 이만 가볼게요.”
 
, 조심히 가세요.”


.”
 
.
.
.
 
종석 씨가 가고 나는 종석 씨가 마시던 음료를
 정리하고 종석 씨가 쓰던 자리에 앉아 노트를 펼쳤다.
 
내가 핫초코를 많이 좋아하는 건 알죠?
 
알죠.”
 
핫초코 이야기로 시작되는 글.
 
원래부터 핫초코를 좋아하던 건 아니었어요.
 
예상과 다른 이야기에 나는 글에 더 집중했다.
 
효린이는 언제나 아이스 아메리카노였어요
동생인 승호랑 똑같죠? 남매가 진짜 많이 닮았어요.
 
그러네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던 승호 씨 모습이 
떠올라 작게 웃으며 그 글에 대답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좋아하는 걸 똑같이 
마시면서 좋아할까 생각했었어요.
 
왠지 종석 씨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시다보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같은 것도 좋지만 완전 다른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
 
?”
 
말만 그럴 듯한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전혀 
다른 걸 선택하면서 효린이와 내가 서로에게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였어요.
 
종석 씨라서 가능한 이유네요.”
 
물론 음료 하나 선택하는데 무슨 그렇게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냐고 물으면 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을 거예요.
 
“......”
 
그래도 나한테는 그런 이상한 이유조차 
효린이와 엮인다면 모든 상관없었어요
모든 좋았어요.
 
종현이도 비슷한 말을 했을 때가 있었다.
 
어떤 것이던, 어떤 행동이던
 너에 관한 거라면 나에겐 모든 이유가 돼.’
 
너 자체가 나에게 이유가 돼.’
 
난 그만큼 효린이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으니까.
 
너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빵빵-
 
글을 다 읽고 종현이 생각이 나 생각에 
점점 갈 때 쯤 들려오는 크락션 소리.
 
밖을 보니 전에 보았던 차 한대가 서 있었다.


당황해 문을 여니 창문이 내려오면 보이는
 종석씨의 웃는 얼굴.
 
지이이잉- 지이이잉-
 
멍하니 바라보다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폰을 보니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다.


다시 차 안을 바라보자 종석씨는 폰을 귀에 대고 
예쁘게 웃고 있었다.
 
여보세요...?”


비는 싫지만 차는 괜찮죠?”
 
정말 예쁘게.
 
.
.
.

※만든이 : 민트색바나나님

 
<>
 
쓰다보니 이번 글이 제일 빨리 써졌던 거 같아요.
 
이유는 아무래도 독자님들이 둘이 어서 
아파하지 않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글을 달아주셔서인 거 같아요!
그 글들을 보니까 어서 행복하게 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가득했거든요.ㅎㅎ
 
오늘도 그렇게 재밌는 글은 아니었지만 
봐주셔서 감사하고, 애정합니다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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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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