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꿈에게 上 (by. 마쿄)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안녕하세요 마쿄입니다.
원래는 '신의 뜻대로' 시리즈로 먼저
찾아뵐 예정이었습니다만 그보다
이 글을 더 먼저 보여드려야
할것 같아서요.

제가 욕심을 부린 탓에 지난 글들을
이해 하지 못한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글과 엮기 위해서
그런 의문점을 남겼던게 실수였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서툰 작가의 글을 봐주시는
독자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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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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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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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꿈에게 上



박효신
주인공







길어봤자 고작 몇 개월입니다.”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시한부라는 단어 자체가
나에겐 낯설고
의미없는 글자였을 뿐.


아무 것도 아니었지만 정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그리고 내 앞에 주어진
시간은 단 몇 개월.


눈 앞으로 바짝 다가온
죽음은 나를 편안히 저승길로
보내긴 싫었는지 현실과 죽음


어쩌면 깊은 잠의 미로.
꿈을 사이에 두고
영혼들을 마주하게 했다.


처음엔 희미하게 보인 탓에
헛것을 본다고 생각했고
이대로 미쳐버리면 어쩌지
두려움에 떨다가 단순한 환각이
아니란 증거. 그가 찾아왔다.




    
왜 또 약을 먹지?
헛수고라고 했잖아.
어차피 ㅇㅇㅇ 넌 죽어
    

    
그러게, 왜 이 시간만 되면
자동적으로 몸이 약을 찾는지.
그래봤자 고작 진통을 줄여주는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죽어가는 와중에도
아픈건 싫은가보다.


인간의 본능이란
참 단순하지.


 차라리 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릴까?
지긋지긋한데.
    

    
할수 있으면 어디 해봐.
너라면..못할거야. 겁쟁이라.”
    

    
얄미운 사신 같으니.
내 죽음의 증거이자 흔히 말하는
저승사자인 저 남자. 박효신.


그는 병에 끙끙 앓아
아파하는 나를
감정없는 얼굴로
매일 지켜보며
감시를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내 마음 속까지
들춰 보며 자기가 내키면
나의 생각에 답까지 해주곤 했다.


하루는 너무 예민했던
나머지 모든게 싫었고
내 앞에 그마저도
꼴보기 싫어서 시비를
걸었던 적이 있었다.
    

   
사라져, 가버리라고.
꼴도 보기싫으니까
  



잠시 살짝 인상을 쓰던 효신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잠시후
시리도록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시끄러워. 내가
니 눈 앞에서 사라진다해도
니 운명은 변하지 않아.
, 애초에 그따위 헛된 희망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추천해.
천국이고 지옥이고 어디든
상관없다면 말이야."

   
    
날카로운 가시가 가슴에
콕하고 심장 정중앙을
깊게 파고드는 것 같았다.


적응하기 어려운 분위기의
그와 한달을 그런
어색한 공기에 휩싸여 살았다.


내뱉으면 온통 잔인함
가득한 말로 나를
괴롭히는 그의 입이
무서워서 내가 먼저
말을 거는 일은 없었지만
심심했는지 사신의 빌어먹을
능력을 이용해 내 머릿 속에
기록된 모든걸 엿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재미도 없고..
, 오늘은 그림 안그리냐?”
    

    
아무 말없이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자 그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쇼파에 앉아 그런 나를
가만히 구경했다.


최근 그와 함께 있으면서
가장 평화로웠던 시간은
내가 그림을 그릴때였다.





"뭐야. 뭐 그리는데."



누군가의 실루엣을
스케치 하다가
그가 무심코 물어왔다.




대답을 미룬채 잠시 망설이다가
그가 먼저 내 마음을 읽고선
무심하게 말했다.



"첫사랑? 시시해."



그때 한번 째려봐주고
다시 그림을 그리려
팔을 들어올렸다.


-


오른손이 경련을 일으키며
연필을 떨어트렸다.


이제 내 몸도
마음대로 못하는구나.


순간 울컥해서 입을 물고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려
애썼지만 이내
눈물이 떨어지며
얼굴에 자국을 남겼다.


널 꼭 남기고 싶었는데.


, 따가워. 저 얼음사신
앞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 이제 뭐라고 할까.
      


우냐? ..”



또 무슨 독한 말을
내뱉으려고.
    

   
못생겼어. 그만 울지?”
    
  
 
그래, 여기까지 내가
예상했던대로다.
그 후엔?




     
있어봐.”
 
  
    
그가 가까이 다가와
내 뒤에 바짝 붙었다.


추워서 떨었는데
어디서 가져왔는지
가디건을 걸쳐주곤
한 손으로 지멋대로
이리저리 경박하게 흔들리는
내 오른손을 아래로 내렸다.


경련은 멈추지 않았으나
아까보다 잠잠해지는 듯 했다.
    
   

왼손으로 그리면 돼
    
나는 오른손잡이인..”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왼손에 그의 왼손을
차갑게 감싸왔다.


그가 내 왼손을 잡고
그리던 스케치 위로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뭐야, 그림을
그릴줄 알잖아.
    

    
그게 무슨 뜻이냐.
그릴줄 알잖아?
무시하냐.”
    

    
아니, 그게 아니라..
? 잠깐만.
    
  
 
내 마음 좀 그만
훔쳐볼래? 변태같아
    
평범한 인간여자한테 관심을 둘리가
    
그래도 변태같아
    
, 시끄러워.
집중이나 해

    

넌 맨날 시끄럽지?
시끄러울 것도 많다.    


, 겹쳐진 서로의
두 손으로 그려지고 있는
그림을 보며 뭘 그리는지
머릿 속으로 계속 추측해봤다.


쓱싹 한 20분을 그렇게 말없이
그림에만 집중하다가
이젠 제법 무슨 그림인지
알수 있을 법했는데 풍경화인가.


멈춰버린 옛도시처럼
그의 밑그림 속에 집들은
옛날 어른들이 살았을 것
같은 그런 그리운 고향의
느낌을 품고있었다.

    
    
여긴 쿠바야
    

    
의외다 싶다가도 묘하게
그와 닮아있는 도시였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당신도
인간이었던 적이 있다면
이런 멈춰버린 도시
어딘가에서 살았다거나
여행을 다니지 않았을까.


내 마음의 소리가 그에겐
이미 다 들리고 있다는걸
알고있었다.


아마도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답해줄지도 모른다는
단순한 호기심 섞인
기대였는지도 모른다.


더 깊게는 알 수 없다.


단지 내 마음을 읽었음에도
모른척 살며시 왼손을 놓아주던
그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내가 해서는
안될 생각을 해버린 것 같아서
알수 없는 묘한
죄책감을 느꼈거든.


그래서 외면해버렸고
한기가 사라진 내 뒤엔
당신이 없다는걸
알 수 있었다.


평소처럼 앉아있던
쇼파도 텅 비었다.
 어딘가 도망이라도
가버린 것처럼 모습을
감춰버린 그에
잠시 모든 행동을 멈췄다.


머릿 속은 온통 오류가 났다.
그렇게 선채로 그를 기다리면서
채색을 할까 했으나
색없이 그대로 두고싶어졌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이왕이면 같이 채색을
할수 있기를 내심
바랐으니까.


그러나 하루종일 그가
돌아오지않아서
그림을 완성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었다.

    


    
늦은 밤이 돼서야 그림
도구들을 정리했다.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나니
그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쇼파에 앉아서
전혀 흥미없는 눈으로
신문을 훑었다.





나에겐 눈길조차 주지않았고
내가 침대에 누워 잘 준비를
할때까지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투명인간이라도 된것처럼
기분이 썩 좋지않았지만
원래 이게 맞는걸지도.
어차피 언젠가 당신은
나를 죽여야하니까.


사실 막연히 언젠가라고
표현할 필요도 없다.


곧 나는 그의 손에 이끌려
이 세상과 이별을 하게되겠지.


사신과 인간 사이에
뭐가 더 필요하겠어.


무겁고 고요한
공기만 흐를 뿐.

    
얕게 잠이 들때쯤엔
비가 왔다. 익숙한 한기에
그가 내 방에 들어왔다는걸 


알 수 있었지만
별로 신경쓰지않았다.


너무 졸려서 꿈이라
멋대로 단정지었으니까.





꿈 속에서 당신은 침대 앞에
잠든 나를 조용히 지키고 있었어.
그리고 빗방울 자국이 새겨진
창문 밖 세상을 바라보며
잔인한 말을 작게 속삭였지


   
어차피 헤어질거라면
그런건 알필요 없잖아.”


    
이게 정말 꿈 속이라면
당신이 나온 내 꿈은
과연 달몽일까.
악몽일까. 잘 모르겠어.

    
단지 평소처럼
날 괴롭게 했던 그 입이
그땐 더 미웠고
더 잔인하게 가슴을 조여왔어.





- Behind ONE

꿈은 끝나지 않았다.
비가 흐르는 소리와
어둠 속의 정적이
잠시 머물다가
점차 사라져갔다.


사신은 빗 속에서
나긋하게 어떤 이름
없는 동화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느 작은 시골에
견우와 직녀가 살았어.
아마 언젠가는 그 둘이서
끝나지 않을 행복을
맞이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둘을
지켜보던 죽음은 견우와 직녀
주변을 일렁이는 반짝임을
갖고싶어했어."



사신은 어둠 속에서
의미없는 헛소리로
나를 금방 잠재우려고 했다



"죽음은 견우와 직녀
둘 중에 견우를 데려왔는데
자신이 보았던 반짝임이 없었어
허나 곧 깨달았지"



잠시의 정적.
그때쯤 효신이 이야기를
그만뒀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둘이 함께하지 않으면
일렁이는 반짝임은 없다고.
죽음은 다시 하인에게 명했어.
직녀를 데려와. 그 둘이
영원히 함께 할수 있게."



굉장히 이상하고
슬픈 동화였어.



"견우가 그 곳에서
직녀를 기다릴까?"



그는 결말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답을 할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과연 그게 해피엔딩일까."

.
.
.

※만든이 : 마쿄님

<덧>

스케치만 한다고
어떤 그림인지 단번에
아는건 아니라고
제 그림쟁이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 글 역시 예전에
썼던 글을 살짝 바꾼 글입니다.
창고에 있던 글을 엮고싶었던
작가의 욕심에..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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