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씨의 풀 하우스 - 3화 (by. 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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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씨의 풀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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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씨의 풀 하우스 - 3
 
 
 
 

 
 
 
그래서 말인데, 내가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도중에 히치하이킹을 하려고 했는데 
어떤 무서운 형님들이 있어가지고
2시간동안 숨도 못 쉬고..
 
 
.., . 그래. 힘들었겠네.
 
 
한 푼 없는 거지로 사는 게 이렇게 
힘든 건줄 몰랐어.
 
 
 
.
 
 
 
세훈아, 형 말 듣고 있어?
 
 
 
 
어제 거의 반쯤 기절하다시피 우리 집 앞 길바닥에서
 잠든 박찬열 군은 변백현과 도경수, 오세훈의 필사적인
 구조작업 끝에 결국 경수의 침대에 눕게 되었다.
참고로 깔끔떠는 변백현은 자기 침대만은 절대 
쓸 수 없다 하고 오세훈도 자기보다 더 큰 남자를
 본인 침대에 눕힐 수는 없다나 뭐라나
아무튼 다음 날 저녁, 무려 24시간을 푹 자고 일어난
 박찬열은 내가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자 
굉장히 쌩쌩해져 있었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어제 거의 다 죽어가던 
우리 집 앞에서의 모습과는 천지차이였다.
 
 
 
가위바위보해서 손목 때리기 하자.
 
 
 
, . 저리 가.
 
 
 
마치 에너자이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는 
세훈이에게 한을 풀 듯 장난을 치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마침 오늘 하루가 공강이었던 세훈이는 
하루 종일 박찬열에게 좋은 놀잇감이 되었던 듯 했다
내가 집으로 들어오자 나를 발견하고는 쪼르르 
달려와서 뒤에 숨고 마치 일러바치듯 박찬열을 
가리키는 오세훈.
 
 
 

 
 
! 진짜! OO누나! 이 형 좀 어떻게 해봐!
 
 
 
한국말 하는 거 진짜 오랜만이라서 그래.
빨리 이리 와. 형이랑 놀아줘.
 
 
그러자 뭐가 문제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거리는 박찬열
그런 박찬열의 능글맞은 모습을 본 세훈이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지 계속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어지간히 박찬열에게 시달렸나보다. 그보다 나는 
어제 박찬열을 집 앞에서 만난 이후로 첫대면이다
서먹함이 없지 않았던 나는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박찬열은 자기소개를 안했다는 걸 떠올렸는지
 내 앞으로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박찬열의 얼굴을 보니 
어째선지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어제 이후로 처음 보는 거죠.
박찬열이라고 해요.
 
 
!! 이 형 진짜, 갑자기 OO누나 오니까 
매너 있는 척 하는 것 봐!!
 
 
 
.. . 저는 OOO입니다. 나이는.. 21살이에요.
 
, 역시 저랑 동갑이네요. 저도 21살이에요.
그럼 이제 말 놔도 돼죠?
 
 
 
.. . 놔요. 어색하니까.
 
 
 
손을 맞잡고 가볍게 악수를 한 나는 물밀 듯이
 찾아오는 어색함에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선뜻 
친근하게 말을 놓기란 정말 쉽지 않다
내가 우물쭈물대며 박찬열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박찬열은 정말 너무 쉽게 
내 이름을 부르면서 말했다.
 
 
 
OO, 저녁 먹었어?
 
 
 
.. ? 아니, 아직 안 먹었는데.
 
 
 
나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 나는?
 
 
오늘 나랑 놀아줬으니까 사줄게.
 
 
아싸, 그럼 나 소고기 사줘.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그보다 오늘 하루종일 같이 있더니 둘이 친해지긴 
했나보다. 끈질기다고 싫어할 때는 언제고 저녁 
사준다는 말에 금방 표정이 바뀌어서 눈웃음을 지으며 
박찬열에게 매달리는 오세훈이. 저거 저거, 금방 태도 
바꾸는 거 봐. 하지만 찬열이는 그런 오세훈에게 뭐를
 걱정 하냐는 듯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카드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무려, 검은색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박찬열의 손에 들린 블랙카드를 바라보고 소리를 질렀다.
 
 
 
잠깐만! 그거 블랙카드 아니야!? 
VVIP한테만 나오는..!!
 
 
 
!? 진짜!?
 
 
 
, 변백현 한테서 빌렸어. 내가 집 나오는 
바람에 카드를 끊겨서.
 
 
.. 진짜? 우와.. 변백현 엄청 부자였구나...
 
 
 
세상에, 내가 태어나서 블랙카드를 가진 사람을 
눈앞에서 만날 줄이야. 그것도 알고 보니 변백현이
내심 속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그렇게나 돈이 많은데 
왜 이런 월세 집을 운영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보통 돈이 많은 사람들은 혼자서 원룸에 살 텐데
그보다 그런 블랙카드를 마치 자기 장난감처럼 
취급하는 박찬열도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찬열이의 손에 들린 블랙카드를 
바라보는 세훈이가 말했다.
 
 
 
, 그럼 우리 진짜 고기 먹을 수 있는 거네? ?
 
 
 
...너네 고기도 못 먹고 사니? OO, 애 좀 잘 먹여.
 
 
 
, 아니거든! 고기 정도는.. 
먹지...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누나, 내 눈 보고 말해.
 
 
 
처음에는 당당하게 말하려 했으나 점점 내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남자 세 명의 먹성을 커버할 정도의 
재력이 이 집에는 변백현을 제외하고는 없다
굳이 고기를 먹는다면 아주 가끔가다가 변백현이 
기분이 좋을 때, 또는 경수가 알바 월급을 탔을 때 
정도일까. 사실 그 외에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자취하는데 고기를 먹는다니, 그건 빈곤한 우리들에게는 
사치니까. 심지어 박찬열의 옆에 붙어서 무덤덤한 
얼굴로 저 누나는 요리도 진짜 못 한다는 세훈이의 
일침이 가해지자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저번에 내가 떡볶이도 해줬잖아!
 
 
 
누나, 그거.. 기억 안 나? 그 돌 같은 떡볶이 먹고 
백현이 형이랑 경수 형 내과 갔던 거.
 
 
 
..? ?
 
 
 
 
아뿔싸. 잘못 말했다. 사실 저번에 내가 몸소 요리를 
해주겠다고 나선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모두 
기대했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냉동고에 쌓여있던 떡이 알고 보니 유통기한이 
나도 한참 지났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마침 운동을 하러가는 바람에 내 요리를 먹지
 않았던 세훈이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나와 변백현과
 도경수는 링겔을 맞을 정도로 심한 식중독에 걸려버렸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변백현은 아주 간단한 아침 빼고는 
내게 요리를 죽어도 시키지 않는다. 물론 그 아침마저도
얼마 전 경수에게 시키게 되었지만. 내 화려한 전적을
 들은 찬열이는 뭐라 딱히 할 말이 없는지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여자가 요리 좀 못할 수도 있지!
남자가 능력이 되면 다 커버할 수.. 있어.
 
 
진심이야?
 
 
 
아니, 사실 난 요리 잘하는 여자가 좋더라.
 
 
...그래, 미안하다. 요리 못 해서.
 
아무래도 찬열이는 내 요리 실력에 동정심을 갖게 
된 듯 했다. 바깥에 나와 고깃집을 찾아가는 내내 요리를
 못 해도 괜찮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도 모자라 
이 세상은 돈이면 다 된다는 말까지 하고 있으니
는 결국 중간에 변명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래, 너는 너대로 떠들어라. 나는 고기를 구울 테니까
세훈이가 먹고 싶어 하던 소등심 2인분, 삼겹살 3인분을
 시키고 자리에 앉은 우리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기에 바빴다. 절반 이상은 변백현의 뒷담화지만.
 
 
 
저번에 내가 빨래 당번인 적이 있었거든
근데 빨래에서 아주 조금 냄새난다고 다시 
돌리라고 하는 거 있지.
 
 
 
변백현 성격이 어디 가겠냐.
 
 
 
, 근데 나 궁금한 거 있어.”
 
 
 
뭔데? 말해 봐.
 
 
 
형은 왜 굳이 인천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어?
 
 
갑작스레 궁금했는지 세훈이가 집게로 삼겹살을 
뒤집으면서 찬열이에게 말했다. 그건 나도 궁금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우리 집 앞에 쓰러져 있었는지.
또 왜 그런 누추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는지. 잠시 동안
 말을 하지 않던 찬열이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뭐야, 대체 왜 이래.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그의
 이마에는 약간 실핏줄이 돋아 있었다. 뭐야, 무서워
웃으면서 화내는 사람이 알고 보면 제일 무섭다고
 경수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보기엔 본인도
 그런 것 같지만. 아무튼 박찬열은 한숨을 내쉬고는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변백현이 내 얘기 안했어?
 
 
 
고향 갔다는 말 말고는 아무것도 말 안했는데,
난 사실 형이 여기 사는 줄도 몰랐어.
 
 
방만 덩그러니 있으니까 모를 법도 하지
변백현 말로는 한 3개월 뒤에 있다가 온다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사실 우리 가족은 미국에서 살거든
나만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속이 타는지 물을 술처럼
 연이어 들이킨 박찬열은 입가를 닦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 처음 보는 그의 진지한 모습에 나와 세훈이는 
저절로 말이 줄어들었다. 항상 장난기 많고 밝기만
 한 줄 알았는데 사실 이런 면도 있었구나.
 
 
 
5달 전이었나? 잠깐 말할 게 있어서 집에 갔다
 와야 할 일이 있었어. 그 때는 나랑 변백현이랑 
경수만 같이 살고 있었고.
 
 
 
그 말인 즉, 나와 세훈이가 없었을 때의 이야기다
우리가 없었을 때,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내심 
궁금했던 나와 세훈이는 박찬열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아버지는 내가 그걸 잇기를 원하셔.
 
 
 
...
 
 
 
근데 나는 싫다고 했지, 왜냐면 나는 하고
 싶은 게 따로 있으니까.
 
 
 
...
 
 
 
또 나는 한국에서 살고 싶어. 미국으로 가기 전까지
 우리 엄마랑 계속 같이 살았던 한국이 좋거든.
 
 
 
..그랬구나.
 
 
 
대충 알 것 같았다. 자신의 아들에게 안정된 직장을 
갖게 해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과, 그걸 알지만 
자신의 꿈 때문에 거절하는 박찬열. 어느 누구도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다. 생각보다 복잡한 얘기가 
나와서 나는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박찬열은 접시에
 담긴 애꿎은 고기를 젓가락으로 꾹꾹 찌르면서 말했다.
 
 
 
그래서 몰래 한국으로 도망쳐왔어
그리고는 그 집에서 변백현이랑 도경수를 만났지.
 
 
 
돈도 그다지 넉넉하게 챙겨오지도 않았고,
마땅히 살만한 집이 없어서 한참을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우연히 여기 대학가 주변을 봤어
선세 120에 월세 12, 심지어 식사도 해결된다
 하니까 나는 땡잡았다 하고 들어갔지.
 
 
 
그 이후는 나랑 똑같았다. 계약서를 담보로 거의 
시종 부리듯 하는 변백현
나는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예나 지금이나 변백현은 변한 게 없구나.
 
 
 
처음에는 뭔 이런 놈이 다 있나 싶었지
경수도 그 때 만났을 때는 지금보다 
되게 무뚝뚝했었거든
아무리 불러도 대답 안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진가.
 
 
 
그래서 처음에는 셋이서 많이 싸우기도 하고,
투닥거리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정이 들더라
큰일난거지, 여기에서 떠나기가 싫어진 거야.
 
 
 
그 때의 일을 회상하는지 피식 미소를 지은 찬열이는 
고기를 한 점 집어서 입에 넣고는 우물거리면서 말했다.
 
 
 
그래서 결심했어, 아버지한테 한국에서 계속 
지내겠다고 이야기하고 오기로. 그런데 변백현이 
내 뒤통수를 친 거야. 아마 본인은 나한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만.
 
 
 
..변백현이 뭐 어떻게 했는데?
 
 
뭘 어쩌긴, 어떻게 연락처를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내 아버지한테 직접 연락해서 
아들내미 데려가라고 했지
결국 난 다시 미국으로 잡혀가듯이 갔어.
 
 
 
...
 
 
 
처음에는 되게 섭섭했는데, 생각하니까
 그 싸가지 없는 변백현이 그래도 나를 생각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아직 섭섭하기도 하고.
 
 
 
그래서 형은 지금은 어떻게 된 건데
아버지한테 허락은 받은 거야?
 
 
 
말없이 계속해서 고기만 굽고 뒤집던 세훈이가 
진지한 눈빛으로 찬열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평소에는 한없이 장난기 많고 능글맞은 둘인데
갑자기 분위기가 변하니까 적응이 잘 안 됐다
하지만 나는 티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박찬열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하니까.
 
 
 
아직 완전히는 아니야. 미국에 가니까 한동안은 계속 
반대만 하던 아버지가 어느 날 증거를 갖고 오래
내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를
그 전까지는 나한테 지원을 한 푼도 안 해주겠다네.
 
 
 
..찬열이 네 꿈이 뭔데?
 
 
 
한동안은 거지로 살아야 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은
 찬열이의 꿈이 궁금했던 나는 질문했다.
그러자 잠시동안 뜸을 들이던 찬열이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옅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가수.
 
 
 
가수..?
 
 
 
, 난 가수가 될 거야.
 
 
 
가수는 또 아무나 하니, 라고 장난스레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찬열이의 눈빛을 보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눈빛에는 자신의 꿈에 대한 당당함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을 보자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와 동갑인 나는 아직도 내 꿈을 찾지 못했는데
그렇게 한참을 더 이야기한 뒤 나는 찬열이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상외로 박찬열은 대단한 남자다, 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우리랑 계속해서 같이 지내게 될 거라는 것
잠시 뒤 수업이 끝난 경수가 고깃집의 문을 열고 
우리에게로 걸어왔다. 오랜만에 고기를 봐서
 그런지 그의 입가에는 슬며시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 이거 찬열이가 사는 거야?
 
 
 
그럼, 실컷 먹어
정확히는 변백현의 카드가 사는 거지만.
 
 
 
..뒷감당 할 수 있겠어?
 
 
 
방긋 웃고 있는 찬열이의 손에 들린 블랙카드를 보고
 질겁하고는 걱정된다는 듯이 말하지만,
재빠르게 자리에 앉아서 앞치마를 두르는 경수의
 표정에는 사실 어느 근심조차 없어보였다
..알면 알수록 경수도 참 개성이 넘치는 친구란 말이지
그렇게 한참을 식사를 하다가 나는 문뜩 변백현
 생각이 들었다. 저녁은 먹었으려나. 평소라면 저녁을 
먹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지만, 오늘 박찬열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뭔가 변백현에 대한 생각이 
아주 조금 바뀌었다. 그래도 인간적인 면이 
있긴 있는 걸로.
 
 
 
우리 변백현도 부르자, 불쌍하잖아.
 
 
안 그래도 내가 같이 가자고 했어
잠깐 교수님 좀 만나고 온대.
 
 
 
알고 보니 같은 수업을 들었던 경수가 한 입 가득 쌈을
 싸고는 우물거리면서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고깃집과 어울리지 않는 단정한 복장을 한 변백현이 
우리에게 걸어왔다. 그리고는 늘 그렇듯 자리에 
털썩 앉고는 툭 내뱉듯이 말했다.
 
 
 

 
 
뭐야, 박찬열 왔다고 환영파티라도 하는 거야?
 
 
 
그렇지, .
 
 
 
...해결 됐냐?
 
 
 
아무리 냉정한 변백현이라고는 해도 오랜만에 돌아온 
박찬열이 신경 쓰이기는 하는지 변백현은 박찬열을 
힐끔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박찬열은 변백현을
 바라보면서 피식 웃고는 말했다. 아까는 조금이지만
 섭섭한 게 있다고 그러더니. 지금 보니 서로 편해서
 그런지 딱히 그래보이지도 않는다.
 
 
 
, 해결 안 됐으면 도와주려고?
 
 
 
뭐래, 빨리 말해. 아버지랑 어떻게 됐냐니깐.
 
 
 
..나름 잘 풀렸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그래? 그럼 됐어.
 
 
 
고개를 휙 돌리고는 고기를 먹기 시작하는 변백현
항상 신경 쓰지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변백현임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박찬열이기에
 그다지 상처받지도 않는 듯 했다. 그렇게 다섯이서
 한참을 떠들며 고기를 먹다가 문뜩 생각났는지
 경수가 소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이 고기는 결국 누가 사는 거야?
 
 
...!!
 
 
 
...
 
 
올 것이 왔구나. 그 즉시 나와 박찬열
오세훈과 도경수는 지금 상황을 모르는 변백현 몰래 
눈빛을 주고받았다. 5초 셀 테니까, 뛰어라
그것을 신호로 젓가락을 모두 내려놓은 우리는 
어리둥절하기 시작하는 변백현을 뒤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그 와중에 힐을 안신은 걸
 다행으로 여겼다.
 
 
 
뭐야, 너네 안 먹어?
 
 
 
변백현, 미안.
 
 
미안하다, 백현아.
 
 
 
, 잘 먹었어.
 
 
, 여기. 멋쟁이.
 
 
후다다닥.
 
 
 
...?
 
 
 
...!!! !!! 이 새끼들이 진짜!!!
 
 
 
각자의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누가 할 것도 없이 
고깃집의 문으로 뛰쳐나갔다. 마지막으로 박찬열이 
변백현에게 내민 검은색의 카드를 보자 그제서야 
상황이 파악됐는지 바로 뒤에서 변백현의 분노에 
찬 고함소리가 들렸지만 우리는 달렸다
미안해 백현아, 너 돈 많으니까 괜찮잖아
지금까지 변백현에게 쌓아놨던 것이 풀리는지 
앞쪽에서 경수와 세훈이의 낄낄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숨이 찼지만 박찬열과 나란히 
달리면서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제부터 한 집 식구네?
 
 
 
그럼, 당연하지.
 
 
 
안 그래도 시끌벅적했던 우리 집이 박찬열의 난데없는 
등장으로 그보다 더 시끄러워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의 
아주 약간이나마 시끄러운 전조였음을 우리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를 
주인 변씨의 집에서 서로 치고 박으며, 그렇게 
소소하게나마 행복하게 살아갈 뿐이니까.
 
.
.
.

※만든이 : 탄디님
 
 
<덧>

작가입니다! 변 씨의 풀하우스는 
중편 ~ 장편으로 완결될 
예정이니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참고로 다른 인물들도
 등장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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