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씨의 풀 하우스 - 2화 (by. 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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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씨의 풀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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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씨의 풀 하우스 - 2
 
 
 
 
심장이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세훈아, 혹시 너네 과에서 공유나 이동욱 같이 
잘생긴 친구 없니? 누나 요즘 외롭다.
 
 
나 있잖아, .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나는 1층의 커다란 거실의 소파에 누워서 과자를
 먹고 드라마를 몰아보고 있었다. , 공유 진짜 
잘생겼네. 옆에서 방금 자다 일어났는지 부스스한 
파자마 차림을 한 세훈이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하아, 난 언제 저런 잘생긴
 남친을 사귈 수 있으려나.
 
 
내가 벌러덩 누워서 한숨을 내쉬자 세훈이가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저걸 그냥
그 때, 바로 위에서 변백현의 짜증이 가득 맺힌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계단을 내려오는 걸음걸이가
오늘따라 유독 더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게 뭔가 
이상하다.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있음을 깨달은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저절로 변백현의 눈치를 봤다
변백현은 소파에 앉아있는 우리 둘에게 다가와서
 손가락을 펴고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
 
 
 

 
 
누구야, 솔직히 말해. 3초 준다. 3. 2....
 
 
뭐가?
 
 
 
내가 사놓은 푸딩 먹은 놈 말이야
빨리 자백해라, 좋은 말 할 때.
 
 
 
푸딩? 알겠지만 난 다이어트해서
 냉장고 건든 적이 없는데.
 
 
 
그러면서 과자는 먹고?
 
 
옆에서 오세훈의 무덤덤하게 중얼거리듯 내뱉은 말을
 듣자마자 서둘러 과자 통을 내 등 뒤로 숨겼다
아무튼, 그보다 푸딩이라니, 난 진짜로 본 적이 없는데
아무리 배가 고프다고 해도 변백현의 것이라고 떡하니 
쓰여 있는 푸딩에 손을 댈 만한 깡다구가 나한테는 없다
만약 들켰다간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변백현에게 대체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니까.
나와 세훈이가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자 변백현은 
우리 둘을 미심쩍어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진짜 너네 아니야? 그럼.. 남은 놈은 딱 한 마리네
죽었어, 도경수. 장 다보고 오기만 해봐.
 
 
 
근데 경수는 푸딩 별로 안 좋아하지 않아
굳이 먹을 이유가...
 
 
 
아니, 꼭 먹어야만 하는 법은 없지
내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서 일부러 숨기거나 
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 착한 경수가? 설마.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도경수는 우리들 중에서 
변백현이랑 가장 오래 지냈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 중에서 그 누구보다 변백현의 히스테리를 
잘 알기에 최대한 몸을 사리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경수가 푸딩을 
먹어치우거나 숨기는 쪼잔한 짓을 했을 리가 없다
오히려 맨날 변백현한테 괴롭힘 당하고 사는 오세훈이 
그랬다면 몰라. 내가 힐끔 세훈이를 쳐다보자 그는 
정말 결백하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가로저었다
그 때, 변백현이 오랜만에 보는 약간 두려운 표정을
 지으면서 팔짱을 끼고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냐, 어제 걔 방에 이어폰 빌리려고 몰래 들어간 적이 
있는데, ...서랍을 열었더니 밀짚인형에 내 이름이
 빨간색으로 적힌 종이를 붙여놨더라고.
 
 
 
..., 그거.
 
 
 
그런 끔찍한 걸 만들 정도로 날 싫어하는 놈이 고작
 푸딩 하나 못 훔칠 리가 없지.
 
 
 
....
 
 
 
..다행이도 못은 아직 안 박혀있더라.
 
 
...누나.
 
 
 

 
 
옆에서 오세훈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바보 같으니, 그러게 들키지 않게 꽁꽁 숨겨놓으라
 했건만. 아직 팔짱을 낀 채 알고 보면 제일
 무서운 놈이야, 도경수. 라고 중얼거린 변백현이
 밀짚인형을 생각하자 소름이 끼치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행이다, 저 반응을 보니 아직
 내 방에는 들어오지 않았구나. 만약 도경수의 방에 
있던 그 인형이 내 방에 있던 것들 중의 빙산의 
일각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을 안다면 화살이 모조리 
내게로 돌아올 것이 뻔했기에 나는 최대한 가엾다는 듯
 변백현을 바라보았다.
 
 
 
 
그러게 경수한테 평소에 좀 잘하지.
걔가 오죽하면 그러겠어.
 
 
 
...도경수를 믿었던 내가 바보지. 어쩐지 요즘 머리 
부분이 지끈지끈하다 했다. 안 되겠어
조만간 날 잡아서 싹 다 방검사를 하던가 해야지..
 
 
 
 
어머, 그럼 안 되는데. 잘못했다간 도경수가 아니라 
내가 여기서 쫓겨날 수도 있다. 어색하게 웃으며 
식은땀을 흘리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 변백현은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 다시 화제를 그 놈의 
푸딩으로 돌렸다.
 
 
 
아무튼, ㅇㅇ랑 오세훈 너네 둘은 아니라 이거지.
 
 
그렇다니까.
 
 
, 진짜. , 그깟 푸딩 얼마나 한다고
내가 하나 사줄게, 됐지?!
 
 
 
 
그 놈의 푸딩이 뭐라고 아침부터 이렇게 못 살게 
구는 거냐며 버럭 소리를 지른 세훈이가 말하고 
난 뒤 조금 눈치를 봤다. 그러자 변백현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진짜? 그거 영국에서 한 개에 우리나라 돈으로
5만원 하는 거, 그것도 내가 직접 사온 건데.
세훈아, 영국 갔다 올래?
 
 
 
...? 5만원?
 
 
 
졸지에 학기 초반에 휴학계를 내고 영국에 가게 생긴 
오세훈이 멍한 표정을 짓고 변백현에게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솔직히 나도 좀 놀랐다
역시 부잣집 아들내미라 그런지 푸딩도 먹는 클래스가
 달랐던 것이다. 고작 해봤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싼 푸딩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꽤 유명한 
제과점에서 직접 만든 수제 커스터드 푸딩이란다. 맙소사.
 
 
아무튼 나랑 오세훈은 진짜 아니라며 한참을 부인한 
뒤에야 겨우겨우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바로 그 때,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현관에서
 우리들이 있는 거실 쪽으로 도경수가 걸어왔다
변백현의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아직 상황파악을 
못 한 도경수가 양 손에 짐이 가득 담긴 장바구니를 
내려놓은 뒤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고 말했다
그의 앞에 뚜벅뚜벅 걸어간 변백현이 정말 진지한 
눈빛을 하면서 말했다.
 
 
 

 
 
뭐야, 웬일로 안 자고 아침부터 다 이러고 있어?
 
 
, 도경수, 너랑 나랑 같이 알고 지낸지가 3년이다
딱 하나만 묻자.
 
 
 
뭐를?
 
 
내 푸딩, 네가 먹었냐?
 
 
 
? 푸딩이라니, 그건 또 뭔 소리야.
 
 
...?
 
 
도경수도 범인이 아니었다. 오늘 아침에 냉장고에 
변백현이라고 쓰여 있는 푸딩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듣자 자신은 정말로 결백하다며 커다랗고 순수한 
두 눈으로 진심을 담아 결백을 주장하는 도경수
그런 도경수에게 더 이상 뭐라고 쏘아붙이기가 
찝찝했던 변백현은 잡히지 않는 범인 때문에 
속이 타는지 입을 삐죽이고는 뻗친 뒷머리를 
헝클이면서 투덜댔다.
 
 
 
아씨, 도경수도 아니면 대체 누구야? 이제 오기가
 생겨서 꼭 잡고 만다. 셋 중에 하나는 
지금 구라를 치고 있는 거네. 맞지. .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가자 거실에는 TV소리만 맴돌았다
대체, 누구지? 나도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의 여유를 
박살낸 데다 심지어 내가 범인으로 몰릴 뻔한 위기를
 겪게 한 진범을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식사 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향하는 도경수와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는 오세훈을 바라보는 
내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일단 나는 절대 아니고, 좀 의심스럽긴 하지만 세훈이도
 아니라하고, 거짓말을 잘 안하는 경수도 스스로 아니라고
 하니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변백현 일 리도 없는데.
 ..그렇다면, 대체 누구지? 설마 집에 푸딩 도둑이라도
 들어온 건가?
 
 
 
..잠깐.
 
 
 
? ㅇㅇㅇ.
 
 
 
그 때, 나는 지금까지 같이 살고 있음에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 했던 사람의 존재감을 떠올렸다
지내는 방은 1층에 떡하니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마주친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
심지어 이름, 알 수 없음. 나이, 알 수 없음
성별, 알 수 없음. 학과, 알 수 없음. 모든 것이 의문에
 싸인 그 사람이 변백현 몰래 푸딩을 먹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나는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점을 
그 즉시 변백현에게 말했다.
 
 
 

 
 
근데 변백현, 여기 우리들 말고도 한 명 더 살잖아
우리들이 아니면 그 사람일 수도 있지.
 
 
 
..., 하긴. 너네들은 아직 못 만났지.
 
 
 
그 사람이 누군데
지금 우리랑 같이 사는 거 맞아?
 
 
 
나도 못 만났는데.
 
 
 
언뜻 듣기로는 나와 오세훈이 이곳에 들어오기 전부터
 변백현과 도경수와 계속 살았었다고 하던데
사실 지금까지 내색은 안했지만 계속 궁금했었다
저번에 도경수 본인이 우리와 함께 저녁을 먹을 때 
그 변백현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유일한 
인물일거라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그 변백현이,자기 잘난 맛에 사는 변백현이 함부로
 대하지 못 한다니,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렇게 생각하자 더더욱 궁금해졌다. 그런데 
변백현은 어째선지 사악하게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면서 말했다.
 
 
 
근데.. 절대 아닐 거야, 우선 걘 지금 여기 없거든
고향 가있어. 아마 적어도.. 그래, 최소 세 달은 
더 있다가 올걸.
 
 
, 그래? 어쩐지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못 봤다 했어
남자야? 여자야? 몇 살이야?
 
 
 
알 거 없어, 몰라도 돼
아무튼, 범인은 니네 셋 중에 하나야. 솔직히 말해라
지금이라도 말하면 반죽음 정도로 봐줄 테니까.
 
 
 
그게 무슨 봐주는 거야...
 
 
변백현은 거실에서 다함께 아침을 먹는 내내 그 놈의
 푸딩이 어지간히 먹고 싶었는지 계속해서 수저로 
밥을 휘적대며 계속 투덜댔다. 하지만 결국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푸딩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가고 
있었다. 대체 누구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까칠함이 폭발한 변백현을 피해서 나는 바깥으로 
피난하기로 했다. 가장 만만한 타겟인 세훈이가
 변백현에게 잡혀서 계속 추궁을 가장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나는 옷을 갖춰 입은 뒤 서둘러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 누나!! 어디가!! 백현이형, 저기 봐
OO누나 도망가잖아!! 도망간대도!
 
 
 
미안해, 세훈아. 있다가 맛있는 거 사올게!
 
 
 
나는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수와 세훈이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일단 나라도 
살아야 할 것 아니겠어. 저렇게 예민해진 변백현을
 말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랄 뿐. 학교 앞의 카페라도 가서 시간이나 때울까 
생각하고 있을 때, 나는 우리 집 바로 앞의 대문에서
 누군가의 기척을 느꼈다. 뭐지? 신문 배달인가
우리 집에는 신문 읽는 사람 없는데.
내가 힐끔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자
어떤 남자가 우리 집 바로 앞의 길바닥에 캐리어에 
기댄 채 주저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꾀죄죄한 차림새였다
떡진 머리, 무릎까지 내려오는 야상코트하나를 걸쳐 
입고 바지는 너덜너덜한 청바지. 신발 또한 다 
떨어진데다 흙이 묻어서 지저분해보였다
하지만 그런 거지같이 누추한 차림새임에도 불구하고 
내 시선을 차지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그의 외모였다.
마치 연예인 같은 미모와 훤칠한 기럭지를 자랑하는 
의문의 남자는 나와 눈을 맞추고는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
 
 
 
저기.. 누구세요..?
 
 
 
 
뭐지, 이상한 사람이다. 내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자 
내 시선을 느꼈는지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눈을 
감고 있던 사람이 이내 내 쪽으로 힘없이 고개를
 돌리는 게 아닌가. 곧 나와 시선이 마주친 그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간신히 입을 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눈가에는 다크서클이 덕지덕지 자리 잡은 데다 
입 주변이 어쩐지 하얗게 바짝 말라 보이는 게 최근에
 뭘 제대로 먹지 못한 듯 했다.
 
 
 

 
 
 
혹시.. 여기 살아요?
 
 
.. 누구세요?
 
 
 
여기 변백현네 집 아닌가요..? 맞죠..?
 
 
 
변백현? , 여기 집주인 맞는데요.
 
 
집주인 변백현이라면 저 안에서 지금 오세훈을
 시어머니마냥 갈구고 있을 텐데요. 내가 대답하자
두 눈을 크게 뜨고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은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
동공이 좀 풀려있는 것 같은데. 뭐지.
 
 
 
...!! 죄송한데, 제가 지금... 인천에서 여기까지
 걸어와서 너무 지쳐서 그런데.. 변백현 그 자식한테
 저 왔다고 말 좀, 부탁드릴게요.
 
 
 
털썩.
 
 
 
...!? 뭐야!? .. 저기요!!!
 
 
 
그 말을 끝으로 캐리어에 몸을 기대고 있던 남자는
 기절하듯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내가 서둘러 그 남자에게 달려가서 흔들며 
소리를 지르자, 집 안에서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변백현과 도경수, 오세훈이 한꺼번에 달려 나왔다
그리고는 나와 길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보자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뭐야!! 박찬열!? 여긴 어떻게 온 거야!! 
한동안은 분명히 아버지한테 꽁꽁 
묶여있을 줄 알았는데!
 
 
 
, 찬열이 드디어 왔네
근데 쟤는 왜 길바닥에서 저러고 있대.
 
 
 
뭐야, 이 거지.
 
 
 
...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발악을 하며 소리를 질러대는
 변백현, 물끄러미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다가 
반가운 듯 작게 미소를 짓는 도경수, 이상한 것을
 봤다는 듯 이마를 작게 찌푸리며 중얼거리는 오세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니? 나는 바닥에 쓰러진 
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기절했는지 죽었는지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진 그는 아주 약간이나마
 미소를 짓고 있었다.
 
 
 
2END -

.
.
.

※만든이 : 탄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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