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력 제로 04 (by. 겨울날)

<읽기 전에 작가의 말 먼저 듣고 가실게여~>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실은 개미들 때문에..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일단 저는 회사원이기 때문에 글 쓰는 시간도 적고
또 바로바로 쓰는 거라 수정하면서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기 때문에 느릴 수 있습니다..
(사실은 소재가 생각나면 바로 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겨울날이다.
정말 개미들 때문에 늦은 것이 분명 맞다.)
그래도 빨리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그리고 너무 이대표의 매력을 뽐뽐! 시켜서
투표가 공정하지 못하게 몰린 것 같아 이번 화에서
다시 투표를 해서 남자주인공을 정하려고 합니다.
 
찬열이가 주인공이냐는 분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어요!
그냥 찬열이 매력발산 한 번 해 본거예요
주인공들 매력발산 해서 한 번 떠보는거죠..
그러고 보니 경수만 안 했네요 하하!!
(이번 화 에서 충분히 할 거라는 사실)
 
아 그리고 저도 생각 했던 건데
 이대표 항상 차 가지고 오면서
맨날 택시타고 가는 이유 궁금하셨죠!
사실 이대표가 회사에서 집이 제일 가까운 사람이에요
(ㅇㅇ만 모르고 있는 사실이죠)
ㅇㅇ 때문에 아침에 회사로 걸어가서 차를 끌고
ㅇㅇ의 집 근처 버스정류장 으로 가는겁니다!
그걸 알고 있는 직원들은 
편하니까 아무 말 없이 껴서 타는거구요
회사와 집이 제일 먼 사람은 태형이네요 하하!
 
작가의 말이 길었네요.. 또 한 번 죄송합니다...
그럼 좋아하는 인물에게 투표 많이 해주세요!
 
독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2014.04.16.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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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력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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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력 제로
연애를 제대로 해봤어야 알지
 
 
w. 겨울날
 
 
Ep. 4 : 내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
 
 
 
* * *
 
 
 
아니 절대로 남자친구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찬열선배가 남자친구 였으면..“
 
 
좋기야 하겠지, 얼굴 잘생겼지 키도 크지 성격도 좋지
게다가 팀장으로써 능력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 물론 우리 회사 남자들답게 나한테 
이상한 듯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술 마시면 제어를 못하는 것 말고는 정말 완벽한 사람이다.
 
 
, 그렇게 껴안았으면서
 
 
껴안긴 안았지 내가 아니라 찬열선배가
아니 안은게 아니라 안겨버린거지
 이 오빠들 정말 이상하네
평소에는 날 괴롭혀서 그렇게나
 못 살게 굴던 사람들이 뭐?
이제 와서 참나.. 할 걱정을 해라! 동생 연애사에 무슨!
 
 

 
 
속일 걸 속여라, 어떤 사람이야
 
“......”
 
 
아니 진짜 아니라니까요 나한테 왜 그래 정말
억울해서 울고 싶은데 이 사람들
 목적은 내가 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남자친구 사귀는 것을 꼴사나워 하는 것 같아서
말을 말자라고 넘어가고 싶었지만 
절대로 넘어갈 리 없었다.
무서울 정도로 계속 꼬치꼬치 캐묻는 것을 보면
미래에 정말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어 사랑하게 되면
결혼하는 것은 글러먹은 것 같았다.
이렇게 내 행복을 막는 사람들이
 가족인데 어찌 결혼을 할 수 있겠는가
 
 
진짜 남자친구 아니라고...”
 
오빠들이랑 아빠 빼고 남자는 다 늑대야
그러니까 아무도 만나지마 우리 동생
 
 
그러면서 나를 꼭 끌어안는 남주혁 새끼
어우 징그러워! 왜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남자친구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내가 누군가를 사귀는 게
그렇게 꼴사납고 이상한 일인가..
아마도 나는 평생 이 쌍둥이들에게 
시달리며 살아야 할 운명인가 보다.
신도 참 무심하시지 좀, 잘생긴 오빠들을 주시려면
성격까지 잘생긴 오빠들을 주시지 
왜 이런 시련을 제게 주신건가요
 
 
너 기억 안나? 중학교 시절에 김중딩
 
“......”
 
걔를 어떻게 떼어 냈는데
 
 
중학교 때 썸을 타던 남자애가 있었다.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얼굴이 잘생긴 건 잘 모르겠지만
공부도 잘해 학교에서 거의 
킹카 대접을 받는 남자애였었다.
나한테 관심 있다고 말해 나도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끊기더니 전학을 가고 말았다.
 
근데 그게 오빠들 짓이라니?
무슨 짓을 했는데 전학까지 간 건지..
 
그러고 보니 나랑 썸 타던 애들은 
다 어느 순간 사라지고 안보였다.
학교를 안 나온다던지 아니면 나와 눈을 안 마주친다던지
근데 이제야 내가 여태까지
연애를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한 번 더 말한다. 가족 말고는 남자는?”
 
 
주여, 제가 이들의 질문에 응해야겠습니까?
지금 얼마나 어이가 없으면
 종교를 전혀 안 믿는데도 불구하고
하늘을 보며 인자하신 예수님의 미소를 상상하고 있을까
말을 하지 않으려고 눈을 이리 저리 피하니까
굉장히 무서운 표정으로 노려보는 쌍둥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려고 하다가 꾹 닫아버렸다.
 
내가 왜 대답을 해야 해?
 
생각해보니까 늑대는 한 반려자만 두고서 산다는데
그러면 나한테 좋은 게 아닌가 싶었다.
바람은 안 핀다는 거 아니야 이 사람들아
 
 
대답 안하면 방 문 부셔버린다
 
오빠 늑대는 평생을 살면서 한 반려자만 둔대
 
“......”
 
미안
 
 
저게 무섭다는 거다, 말없이 
강렬하게 쳐다보는 저 눈빛
맹수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동물의 왕국 에서 본 것 같은데
동물처럼 똥 냄새를 맡거나 
소리로 두려움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저 눈빛, 한 번 더 봤다가는 
바지에다 실레를 할 것 같았다.
반항하고 싶은데 그냥 맞춰줘야 하나
 
답은 정해져 있다. 나는 대답만 하면 된다.
운도 없지.. 3대 극혐 성격 중
 답정너인 오빠가 둘이나 있으니..
 
 
응 알았어. 늑대라고 할게
 
건성으로 대답 하지 마라
 
 
대충 응해주고 나니 강렬하게 쳐다보며 
방으로 사라지는 김지수였다.
갑자기 괜히 드는 반항심에 지금이라도 도망가면서
밖에 나가서 자고 올 거야 남자가 너무 좋아 나 나갈거야!’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상대는 185cm가 넘는 사람이었다.
미치도록 억울하지만 그냥 평생 이렇게 
맞춰주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차라리 내가 아들로 태어났으면 조금은 나았지 않았을까
살아서 뭐하나, 연애도 멋대로 못하는데...
키스는 하고 죽을 수 있을까
 
 

 
 
"여보세요? 어 자기야
 
참나 지들만 연애 해 지들만 데이트 해
 
나만 못해봤네 연애, 나만 못해봤어 사랑
유난히 더 억울해지는 오늘이었다.
그렇게 삐졌어도 삐진 티를 
내지 않으며 방으로 들어가서
사춘기에 들어선 초등학교 5학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 정도 쓰고 있는 쌍둥이 저주 일기를 펼쳤다.
오래, 많이 쓸 것 같아서 조금 두꺼운
 공책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저주하는 일기를 쓰는 것을 보니
어릴 적 나는 나름 엘리트였나 보다.
앞 장 부터 눈물에 얼룩 져 주름진
 종이들.. 후우 마음 아파라
 
 
오늘은 쌍둥이 새끼들이 한 짓을 알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글씨를 쓰면서 동시에 입으로 읊으니
귀가 얼마나 밝은 건지 작은 오빠의 상콤한 욕 소리와 함께
방문이 쿵쿵거리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말을 못 해
 
미친년아! 방이라고 입 필터링 떼지 마라
말 이쁘게 해라 이쁘게.“
 
지는 무슨 말을 이쁘게 하나
 
다 들린다 말 이쁘게 해라
 
알았어!”
 
 
입 밖으로 욕도 못 뱉고 서러운 인생이다.
 
 
 
* * *
 
 
 
오빠들의 각종 추문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서러운 마음에 일기를 5장이나 써서 그런지
생각보다 늦은 새벽에 잠을 자고 말았다.
(나는 새벽형 인간이 아니라서 굉장히 피곤하다.)
그래도 요즘에는 예전처럼 마음이 약하진 않아서
울면서 잠들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아침에
눈이 안 부은 나를 볼 때면
나도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도 어릴 때였지만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그렇게 서러운지 삶의 의욕도 잃었었다.
생각으로는 내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너무 잘 푸는 성격 때문인지
엄마를 졸라 받은 검사에서 스트레스 수치 0이 나와
검사비만 버렸다고 엄마한테 등짝을 맞았지만...
그렇게 용돈을 세 달 정도 끊겼었던 나의 아픈 기억이다.
그나저나 출근하려고 나왔는데 버스정류장에
대표님 차가 없는 이유는 뭘까..
 
 
오늘은 버스 타고 가야 돼
 
?”
 
대표님 술병 나셨어
 
왠지 한 번 쯤은 그럴 것 같았어요
 
 
인사 할 틈도 없이 경수선배는 어딘가에서 나타나서
조용히 대표님이 안 보이는
 이유를 말하고서 내 손을 잡았다.
이거 분명히 대표님이 보면 난리가 났을 텐데
오늘은 대표님이 없으니까 그냥 자선활동 하는 셈 치고
경수선배의 손을 놓지 않았다.
사실 내 손이 차갑기 때문에 핫팩 같은
 경수선배의 손을 놓기가 싫었다.
어디 홈쇼핑에다가 판매를 해야 하나?
얼굴도 잘생겼는데 손도 따뜻한 도경수 팔아요
성격도 괜찮은데 약간의 하자가 있습니다.
술 마시면 이상해져요 키가 조금 작아요!
 
아 키가 조금 작아요는 빼도록 하자
나보다는 머리 하나가 더 있을 정도로 큰 것 같으니
그런데 여기서 굉장한 의문점이 있다.
근데 아빠는 키가 크다, 엄마도 키가 크다.
오빠들도 키가 큰데 나는 키가 작다. 대체 뭐지?
 
어디서 주워왔다 하기에는 딸이라고 기뻐하며
아빠가 엄마의 출산 영상을 찍었고
거기에 아기발찌까지
채워지는 내 모습이 실렸던 
확실하고 사실적인 증거영상이
비디오테이프로 존재하고 있기에 궁금하지만
신의 장난이자 연금술 중 망작이 나인 것 같고
그냥 유전자 몰빵이 아닌 몰살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병원에서 아기가 바뀐건가?
 
 

 
 
카톡 봤는데 박찬열 뛰어오고 있대
 
기다려요?”
 
얼른 버스 타고 도망가자고 하는 소리야
잠시 후 떴다. 얼른 타고 도망 가버리자
 
 
이럴 때 보면 둘이 정말 부랄친구인지 의심이 간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붙어 다녀서 이제는 같이 가기 싫어
친구를 배신하고 이렇게 먼저 도망가려고 하는 것인가
하긴 나도 친구들이 잘생겼다며 부러워하는 오빠들이
지긋지긋하고 혐오스럽게 
미워 죽겠는데 남인 친구는 더 할까
그렇게 경수선배와 기다리자 버스가 왔고 탑승 전
멀리서 점처럼 보이는 찬열선배를 
무시하고 버스에 탑승했다.
 
오호 오늘은 자리도 많아
 
 
박찬열 봐
 
와 다리가 길어서 정말 빠른 것 같은데
긴 팔이 속도를 방해하고 있네요
 
맞아 달리기는 내가 더 잘해
 
..”
 
 

 
 
.. 또 예상치 못하게 상처를 건든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하고요 제가 죽을죄를 지었어요
나도 짧다는 소리 싫어하는데 경수선배도 마찬가지겠지
같이 바닥을 기고 있으니 괜히 저 멀리 
길쭉한 찬열선배가 그리웠다.
버스와의 간격이 3m 정도 남았을 때 버스는 떠나버렸고
 
찬열선배는 그대로 그 자리에 남겨졌다.
미안해요
 
 
 
* * *
 
 
 
출 퇴근 카드를 찍고 회사 안으로 들어가니
배를 부여잡고 사무실 내 책상에 
엎드려있는 대표님이 보였다.
술병이 났다고 들었는데 의지로 참고 계시는건가
듣기만 해도 속이 쓰라린걸 알겠는 신음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는 대표님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집에서 쉬지 그랬어요
 
으으...”
 
지금이라도 가요
 
ㅇㅇ 보고 싶어서.. 왔어...
ㅇㅇ야 내가 원래 술에 약한 사람이 아닌데...“
 
 
확실한건 저보다 약하세요 대표님
사람의 몸은 30대부터 노화가 시작된다는데
지금 한참 30대이신 대표님
 자기 관리를 이렇게 안하시면...
 
 
얼른 집에 가세요
 
가기 싫어..”
 
 
허구한 날마다 내려오셔서 열심히 하는 척 약간의
가시방석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열심히 애써서 대표님만 집으로 보내버리면
회식도 안하고 칼퇴근에 집에 가서 편하
 드라마를 볼 수 있다.
 
 

 
 
그럼 나 간호해줘
 
 
와 화가 남과 동시에 대표님에게 씹덕사를 당하고 말았다.
저런 표정으로 간호해달라니, 정녕 30대가 맞습니까?
벗 나는 전혀 대표님을 간호해 줄 생각이 없다.
그 전에 술병을 어떻게 간호 합니까 이 사람아
 
 
조퇴 하세요
 
나 막 여기가 엄청 쓰리고 아픈데?”
 
술을 줄이세요
 
.. 나 심장도 아파
 
 
내가 의사야? 아니면 간호사야?
아마도 나의 천직은 의사나 간호사가 아닐까
얼른 여기 그만 두고 전과를 
준비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허억허억...”
 
 
거친 숨소리와 함께 멀대 같이 큰 찬열선배가
팔의 방해를 받으며 느린 속도로 뛰어 들어왔다.
분명 잘생겼는데, 분명 키 크고 비율이 좋은 것 같은데
너무 비율이 좋아 길다보니 저런가 싶었다.
 
 
이제 왔냐?”
 
 
약 올리는 듯 음료수를 손에 쥐어주는 경수선배
정말로 죽고 못 사는 사이의 친구는 맞는 것 같다만
아까 힘들게 뛰어오는 친구를 외면한 경수선배를 보면
진정한 친구 사이에도 믿음은 없다는 걸 알 것만 같다.
그나저나 이제 당분간 회식은 없겠네?
몸이 가뿐해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내 옷소매를 잡는 대표님 때문에 
느낌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저렇게 멍뭉이 같이 귀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
내 심장은 절대로 온전할 수가 없다.
그냥 술을 줄이면 금방 낫는 병인데 꼭 그런 표정으로
간호해달라며 부하직원의 심장을 폭행해야 합니까?
 
 

 
 
해줄거지?”
 
 
하지만 단호하게 Nope. 이라는 의사를 밝히고 싶네요
뭐 간호를 해주면 다른 수당을 플러스로 준다는
그런 말이면 저는 충분히 당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왜 돈도 안 받고 간호를 해요!
 
라고 말하고 싶다.
 
 
“......”
 
아포...”
 
알았어요, 집 까지만 데려다줄게요
 
 
나는 진짜 우주 최강 세계 최고 멍청이다.
 
충분히 더한 수당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대표님의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표정을 보고 그러지를 못했다.
아버지 나는 왜 외모지상주의에 찌들었을까요
지금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ㅇㅇ 어디가요?”
 
대표님 집에
 
“......”
 
 
 
* * *
 
 
 
대표님의 집은 회사에서 무려 걸어서 5분 걸렸다.
아니 회사 앞에 있는 아파트일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항상 나를 데리러 버스 정류장까지 오니까
우리 집이 회사랑 먼 편은 아니지만
대표님의 집은 이 정도로 굉장하게 가깝다니!!
게다가 집도 혼자 산다기엔
 어마어마하게 크고 으리으리 했다.
 
아무래도 그냥 이만 하면 됐으니 
회사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술병이 얼마나 단단히 났는지 배를 움켜잡고 있는
대표님을 부축해서 침대에 눕혀놓고는
요리솜씨가 없기에 그냥 배달 앱을 켜고 죽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죽이 올 때 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오라는 죽은 안 오고 밝은 초인종 소리와 함께
아파트 현관 모니터로 같은 팀 선배들의 얼굴이 보였다.
아니 우리 일 안 해도 되는 거야? 나야 상담이라지만
선배들은 미팅을 잡는다던가 아니면
 회의에 참석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이 곳에 온 건가 조금은 두려웠다.
 
 
얼른 문 열어 ㅇㅇ
 
대표님이 그렇게 많이 아프시대?”
 
얼른 문 여는 게 좋을 거야
 
 
이건 협박 아닌가, 누워있는 
대표님께 말씀이라도 드려야 하나
뭐 대표님이라면 충분히 들어오지 말라고 막겠지만
나는 굉장히 착하고 참한 직원이니 문을 열어주었다.
으 어떡해 오빠들 때문에 청개구리 
기질이 조금 몸에 박혀있어
하지 말라는 걸 하면 기분이 좋단 말이지
이건 좀 변태 같나?
 
어쨌든 다 같이 모여서 간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표님의 집 문을 정말 흔쾌히 활짝 열어주었고
누가 봐도 내가 대표님이랑 둘이 있는다니까
화가 나서 찾아온 듯 보이는 남자들은
빠르게 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대표님의 소파에 누워버렸다.
 
 
대표님 선배들 왔는데요..”
 
 
아무래도 양심에 조금 찔려서 대표님께 말씀 드리니
진짜 술병이 단단히 난건지 배를 부여잡고서는
왜 열어준거야..’ 라고 말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애벌레같다.
 
미안해요 대표님 조금 귀여우세요
 
 

 
 
ㅇㅇ야 나 요리 잘 해
 
 
우리 회사에 요리 잘 하는 분이 계셨다니
괜히 돈을 쓴 것만 같아 배달앱을
 통해 돈이 빠져나갔다는
문자를 떠올리니 가슴이 미어터지는 기분이었다.
흐흑,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신중히 행동할 걸
 
하지만 곧 이어 대표님을 내버려두고 부엌으로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분명히 요리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잘하기는 무슨
기본적인 자세부터 모르고 있는 태형선배였다.
 
 
잘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이상하네, 우리 형이 이렇게 하면 된댔는데
 
잘하시는 분은 형인가봐요
 
 
멋쩍은지 자꾸 뒷목을 만지작거리는 태형선배
어찌 이 회사에는 정상적인 분이
 한 분도 안 계신단 말입니까
그래도 이런 비정상적인 사람들 모임에 내가 있는 것을
굉장한 다행으로 여기기로 생각했지만
진짜 확실하게 따져보면 내가 제일 이상한 게 맞는 것 같다.
남한테 뭐라 할 주제가 안 되네, 반성해야겠다.
 
우여곡절 끝에 태형선배가 저질러 
놓은 괴상한 요리를 버리고서
배달 온 죽을 받아들고서는 거실로 들어오자
소파에 앉은 많은 남정네들의 눈길이 내 손으로 쏠렸다.
 
, 대표님 것만 시켰는데 또 시켜야 하나
 
 

 
 
그냥 대표님 굶기고 그거 내가 먹을래
 
안돼요
 
 

 
 
"그럼 여기다가 수면제 타서 대표님 재워버리고
점심으로 치킨 먹으러 가자
 
 
... 좋은데?
 
 
수면제 있는 분?”
 
나 있어
 
 
나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왜 경수 선배는 수면제를 가지고 다니는지
생각과 다르게 나타난 경수선배의 it item 때문에
병쪄서는 이걸 진짜 넣을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뭐해? 안 넣고?”
 
다시 드릴게요
 
 
근데 진짜 왜 수면제가 있는 거지?
저번에 술 마셨을 때는 그렇게
 아파트 로비에서 잘 자놓고는
술이 아니면 잠이 안 오는 병이라도 있는 것인가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같은 팀원이기도 하고
이웃이기도 하고 가까운 사이니까 
조금은 걱정이 되는 것 같다.
 
 
왜 그렇게 봐?”
 
아니.. 그냥
 
 


 
 
저렇게 멀쩡해 보이는데?
 
 
 
* * *
 
 
 

 
 
아 형 문자로 보낸 레시피 개쓰레기잖아
 
 

 
 
제대로 준 거 맞는데...”
 
 

 
 
형 때문에 다 망했어
 
 
억울함만 가득한 (아무 이유 없이 욕먹은) 김석진
(지가 요리를 못하는 건 생각을 못하는) 김태형 형제였다.

.
.
.

※만든이 : 겨울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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