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전
샘망
Leim #02
약 한 달 전
샘망
Leim #01

등장인물

Recommendation

Leim #02 (by. 샘망)

────────────────
<Leim>
■ #01 => 바로가기
■ #02 => 바로가기
────────────────


ㅇㅇㅇ
여진구
육성재

.
.
.

[FILE 001]
Capa
현재 ㅁㅁ국에서 능력자를 통칭하는 말.
카파들은 보통 이상의 신체능력과 힘을 갖고 있으며
외관으로는 식별이 불가능.

평균적으로 성인이 되기 전에
징후가 나타나며
어린 시절, 자신의 힘을 제어하지 못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

간혹 폭주하는 경우가 있는데
심한 감정의 동요나 폭발로 인해 발생.
폭주하는 카파는 신체적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으나
신체에 많은 무리가 가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횟수가 잦거나 정도가 심한 폭주일 경우,
수명이나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실험 결과가 있음.

전체 인구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발견되는 즉시 정부에게 보고 되어야 하며
보통 가족 구성원에게 일정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카파들을 정부로 데려와
훈련시키는 것이 일반적.

훈련된 카파들은 공무를 수행하며
정부의 지시를 이행한다.
사설로 들어갈 경우,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카파의 자율적 직업 선택을
엄격히 규제.

(생략)……그들의 위험성 때문에
카파들에게는 특정한 코드가 부여되고
언제든지 정부의 추적이 가능하도록
법적인 조치가 취해진다.

.
.
.

커튼을 제대로 치지 않았는지
그 틈 사이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온다.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조심스럽지 못한 손길로 마른 세수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커튼을 젖히니
기다렸다는 듯이 맑은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더럽게 맑네.”

양쪽 눈을 한껏 찡그리고
하품을 한 뒤, 화장실로 가려는데

띵 띵 띵 띵

규칙적이고 높은 소리가 가방 안에서 울린다.
발신자를 확인 하지 않아도
누군지 대충 알 것 같아.

여보세요?”

.”

퉁명스러운 내 대답에도
상대방의 목소리는 전혀 기죽은 티가 나질 않았다.



ㅇㅇㅇ! 살아있냐?”

. 전화 받았을 때, ㅇㅇㅇ 씨 사망하셨습니다.
그 말이 듣고 싶은 거야?”

에이, ㅇㅇㅇ. 농담도.”

키득키득 웃으며 답하는 목소리.

즐겁나 봐, 육성재?”

니가 없는데 즐거울 리가.
요즘 얼마나 우울한데.”

목소리는 전혀 반대였지만.
굳이 말을 덧붙이고 싶진 않아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섭섭하게.
우리가 무슨 일이 있어야 전화하는 사인가?”

.
애써 더 들어야 하나 싶어 그냥 끊어 버렸다.
전화기를 침대 위로 던져놓고
다시 씻으러 들어가려는데

띵 띵 띵 띵

무시하려고 했지만 쉴새 없이 울리는 벨소리에
짜증이 치밀었다.
낮게 욕을 읊조리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

그렇다고 끊어 버리냐.
하여튼 너무 무정해.
관심 어린 애정 좀 담아줘.”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라는 의미의 침묵에
혼자 툴툴거리더니 이내 몇 번 딸깍 거리는
소리가 난다.

새로운 거라도 있는 거야?”

아마도? 너 있는 곳, 위치 추적 해보니까
근처에 조직원들 좀 있는 거 같던데.”

새로운 정보를 찾은 것 같다는 육성재의 말에
남는 한 손으로 가방을 뒤져
펜 뚜껑을 입으로 열어 뱉고는
노트를 꺼내 들었다.

너 또 펜 뚜껑 아무데나 뱉었지.”

육성재는 쓸데없는 것만 기억하는 병이 있다.

대충 어디?”

대답을 피하려 질문을 던지자
육성재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숙소 하나는 잘 골랐네.”

감 아직 안 죽었어.”

그러시겠죠, ㅇㅇㅇ 씨.
너 지금 묵고 있는 숙소,
가끔 만남의 장소도 되나 보더라.
호랑이 굴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제발 몸 좀 사려.”

알아서 잘해, 그런 건.”

불안하다고.”

한숨이 깃든 육성재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내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서렸다.
생각보다 일이 쉬워지는 것 같아 다행이네.
적당히 여기서 비비고 있으면 언젠가 나타나겠지.
잠깐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한참 말이 없던 육성재가 입을 열었다.

라임이야.”

생뚱맞게 라임을 말하는 육성재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꽤 진중하게 들렸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인 걸,
왜 또.

알아.”

너 지금 가장 큰 범죄 조직
건들이고 있는 거라고.”

안다니까.”

그 말은,”

육성재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었다.



넌 지금 가장 크고 위험한
적을 만들고 있는 거야.
거기에 라임은 정부 빽도 있잖아.
넌 지금 라임 플러스 정부를 상대로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가장 크고 위험한 적이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차피 내놓은 목숨, 모 아니면 도 였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하여튼 육성재.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보여도
눈치 하나는 빨라.
그러니까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알았어. 고마워.”

, 그리고 지금 국장님 난리 났다.”

.”

? ? 왜냐고?”

기가 찬다는 듯이 내 말을 반복하는 게 웃겨
푸흐 웃음이 나왔다.

넌 지금 웃음이 나오냐?”

목소리를 들으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을
육성재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모든 게 너무 익숙한 모습에 다시 웃음이 나온다.

.
.
.

별로 세밀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중학생 때,
여느 사춘기 여자아이들이 다 그렇듯
우리 학교도 기싸움이 심했다.

뒤쳐지지 않기 위한 치열한 학교생활.
오고 가는 뒷담화.
몇 번 겪고 나니까 넌덜머리가 나던 중,
겨우 마음 맞는 친구 두 명을 만나
꽤 괜찮은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다만,
같이 다니던 친구를 겨냥해
다른 패거리의 여자애들이 따돌림을 시작했고
내 친구가 맞았다.
이유 없는 따돌림에
이유 없는 폭력이었다.

그들 나름대로 이유는 있었겠지만
그저 그들이 만들어 놓은
비열한 합리화일 뿐이었어.

물론 기싸움과 말싸움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폭력으로 넘어간 이상
참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같은 반 애 였어도 화가 났을 텐데,
가장 친한 친구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으니.

“..뒤질래?”

툭 하고 이성이 끊겨버렸고
아마 그 애들도 태어나서 처음이자
그리고 알량한 자비심으로 빌어줄 테니
부디 마지막 이길 바라며,
일방적으로 맞았다.
쳐 맞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지만.
거기에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학교 기물파손까지.
한 여자애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리는 내 모습에
친구가 내 팔에 울면서 매달렸다.

그만해, ㅇㅇ아().
제발.”

정신을 차렸을 때, 주위를 둘러보니
완벽한 난장판이었다.
깨진 거울, 박살 난 사물함,
겉 표면이 부숴져 안의 회색 시멘트가 보이는 벽,
바닥에서 거의 기어 다니다시피 하면서
잔뜩 겁에 질린 그 패거리의 여자애들과
덜덜 떨며 눈물을 흘리는 내 친구까지.

내 첫 폭주였다.

즉시 내 부모님이 학교로 불려왔고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 입은 사람들도 찾아왔다.
이내 그들은 교장 선생님과 몇 번 이야기를 하더니
우리 가족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당연히 학교로 갈 수 없는 상태의 나는
집에만 처박혀 있으며
그토록 원했지만 이런 방식으로 즐기게 될 줄은 몰랐던
방학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합의금과 치료비는 저희 선에서 해결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명함을 내놓으며 말했다.

다만, 아버님과 어머님의 자녀 분이
카파임이 밝혀진 이상,
정부의 소속기관에서 양육되어야 합니다.
정부 측 에서 충분한 보조금을 지급해드릴 것이며
더 지원 필요하신 것들이 있다면
기꺼이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를 흘긋 보더니 그들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나마 자녀 분이 어리고 미숙했기에
이 정도로 그친 것 같네요.”

다행입니다. 라며 덧붙이는 그들의 어투에서는
마치 내가 살인무기라도 되는 냥
다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만 더 심했으면
따님은 살인을 저질렀을 거에요.
굳이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무언의 뉘앙스.

그 때, 처음으로 인간 무기 취급을 받았다.
무심하게 받아들였지만.

정부 사람들의 말이 끝나자
어머니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셨고
아버지는 처음으로 표정에 심란함을 내비치셨다.
평생을 평범한 아이로 키웠는데
그 아이가 능력자라니.
나는 그 평범한 95%에 들지 못한 이였다.

다행인 건
부모님은 날 괴물취급하지 않으셨다는 것.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며 꼭 안아주시고는
정부의 명령이니까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서는 나를 보내셨다.
적어도 내게 남아있는 인간성은
그 분들께 물려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언뜻 언뜻 단편적으로 나는 기억이지만
확실한 것은 집을 떠날 때, 울지 않았다.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아서 였을까.

그렇게 처음으로 도착한 낯선 곳에서
조용히 의자에 앉아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아래로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손을 내밀었다.

안녕?”

내밀어진 손을 따라
목소리의 주인에게로 시선을 옮기니
한 남자아이가 활짝 웃고 있었다.

난 육성재야. 너는?”

.
.
.

, 내 말 듣고 있어?”

.
또 생각에 잠겨버렸다.
짧은 탄식 뒤에 대답했다.

.”

됐다. 지금 누구 와.
나중에 자세한 건 또 연락할게.”

고마워.”

고마우면 살아 돌아와서 밥이나 사던지.”

, 알겠어.”


연어 뷔페로!”

곧 본인의 밝은 목소리로 돌아와
지 같은 말을 내뱉고 전화를 끊었다.
하여튼 육성재 같기는.

회상하던 중,
뚝 잘려버린 추억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건 나중에 여유 있을 때 다시 꺼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나저나 의외의 수확이네.
하긴 이렇게 외딴 곳에 손님도 없는 곳은
접선 장소로 안성맞춤 이려나.

그래도 시작점이 나름 명확해진만큼
가뿐한 마음으로 씻고 나와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누구?”

저기..”

어제 그 어린 남자애.
목소리가 조심스레 울린다.
, 사실 확실한 나이는 모르지만,
나보다는 어려 보이니까.

아침 드시고 나가실 건가요?”

방값에 조식도 포함이었나 보네.
반쯤 걸친 바지를 다시 입으며 대답했다.

밑에서 먹을게.”

준비해놓고 있을게요.”

보통이었다면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해서
혼자 먹었겠지만,
이곳이 접선 장소라면
당연히 수집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고 가야 한다.

쟤랑 가까워지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겠지.’

머리 속으로 최대한 세세하게 계획을 짜며
상의를 꺼내 들었다.
뭐든지 계획대로 되는 건 없다지만
없는 것 보다는 덜 불안하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 놓은 그 계획에서
처참히 벗어날 일은
부디 없기를.

.
.
.

※만든이 : 샘망님 

<>

안녕하세요!
독자 분들의 댓글은 정말 하나하나 다 읽고 있어요J
응원의 댓글들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ㅜㅜ

첫 연재라 실수하면 어쩌지
걱정이 많았는데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하는
샘망 되겠습니댱 헤헤

지금 스토리 전개가 많이 느린 편인데
초반이라 조금 세세하게 잡고 들어갈 뿐,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많이 준비해놓고 있어요ㅎㅎ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번 편부터 슬슬 스토리가 나열되면서
프롤로그 형식 같았던
저번 편보다 스토리 위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최대한 연재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맞추도록 노력하겠습니댜ㅜㅜ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 사랑해요♥


────────────────
<Leim>
■ #01 => 바로가기
■ #02 => 바로가기
────────────────
글쓰기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