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掌)편소설 - 네 번째 묶음 (by. 락준)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노래 한 곡 듣는 동안 다 읽을 수 있는 장()편소설.
오늘은 BGM까지 김재욱 스페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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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掌)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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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 고양이 키우는 남자>
 
 
 
어느 한가로운 주말의 이른 오후.
 

햇살 좋은 창가에서 내가 짝사랑 중인 남자와
 그의 고양이가 함께 낮잠을 자고 있다.
 
, 둘이 너무 다정한 거 아냐? 자기가 먼저 
놀러 오래놓고 나만 쏙 빼놓고 말야.
 
왠지 심술이 나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가,
 
 
 
-
 
 
 
살짝 벌어진 게 심각하게 섹시한
 입술 끝에 도둑뽀뽀를 하자,
 
 
 
으음...”
 
 
 
“...!!!”
 
 
 
무량아, 하지 마...”
 
 
 
깨워버린 줄 알았더니 눈을 감은 채로 품안의
 고양이를 다독이며 그렇게 웅얼거리기만 
하고 계속 자는 그.
 
무량이 아닌데. 00인데.
 
 
 
~”
 
 
 
덕분에 단잠을 깬 무량이가 억울한 듯이 한 번 울었지만
 그는 많이 졸린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그래, 고양이인 걸로 해두지 뭐.
 
도둑뽀뽀 한 걸 들켜도 곤란하니깐.
 
 
 

“......”
 
 
 
지금은 아직.
 
 
 
______
 
 
 
<두 번째 이야기 첫사랑>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해봤다.
 
엄마아빠보다, 친구들보다 더.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니었단 걸 
알게 된 기쁨도 잠시,
 
 
 
으아아아~!”
 
 
짝사랑 중일 때도 근거 없는 희망에 가득 차 있던
 초긍정 나 000가 오히려 그와 연애를 막 시작한 지금
답잖게 좌절에 빠져버렸다.
 
왜냐고?
 
 
 
어떡해~!!”
 
 
 
왜긴, 이 세상의 모든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잖아!
 
그게 첫사랑의 법칙이자 징크스라잖아!!
 
 
 

걱정 마, 00
 
 
 
쓱쓱, 크고 따뜻한 손이 뻗어와 내가 엉망으로 
헝클어뜨린 머릴 다시 정돈해줬지만,
 
 
 
“......”
 
 
 
이래서 도저히 좋아할 수밖에 없단
 생각에 더 서러워진다.
 
 
 
니 첫사랑은 꼭 이뤄질 거야
 
 
 
그걸 아저씨가 어떻게 알아요?”
 
 
 
그래서 괜히 애꿎은 상대에게 
입을 삐죽이며 되물었더니,
 
 
 
어떻게 아냐면,”
 
 
 
쭈욱, 그를 올려다보는 내 볼살을 아프지 않게
 잡아당기며 한다는 대답이,
 
 
 

난 첫사랑 아니니깐
 
 
 
기뻐해야 되는 건가요...??
 
 
 
______
 
 
 
<세 번째 이야기 강아지 키우는 남자>
 
 
 
왜 아기들이랑 동물들은 뚱뚱하고
 못생겨도 귀엽기만 한 걸까?
 
나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
 
 
 
다음아~”
 
 
 

!”
 
 
 
으앙~ 넌 진짜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뚱뚱하고 못생겼어도 귀여웠을 텐데 예쁘고
 날씬한 외모에 착하기까지 한 다음이는,
 

그가 키우는 강아지란 걸 모르고 봐도 정말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왕왕! 할짝할짝할짝...”
 
 
 
하하, 간지러워~”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애고 애정표현이 좀 
과격하다보니 만날 때마다 내 얼굴을 온통 침 범벅으로
 만들어놔도 껄껄 웃으며 용서될 정도로.
 
다 날 좋아해서 그러는 건데 뭐.
 
 
 
안 돼, 김다음
 
 
 
그때 갑자기 단호박 돋게 다음이를 
나한테서 떼어놓는 그.
 
그러더니 버둥거리는 애를 달랑 
안아들고 저리로 가버린다.
 
 
 
왜요~ 다음이 내가 더 안고 있을래요~!”
 
 
 
안 돼, 000”
 

이 녀석도 남자야
 
 
 
. 다음이의 과격한 애정표현은 다름 아닌
 자기 주인을 쏙 빼닮은 거였다.
 
과격한 건지 유치한 건지.
 

, 귀여운 건 똑같지만.
 
 
 
______
 
 
 
<네 번째 이야기 충전이 필요해>
 
 
 
그는 목소리도 너무 멋지지만 그 목소리가 
아까울 정도로 너무 과묵하다.
 

평소엔 과묵한 그가 알콜만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된 거처럼 말이 많아진다는 걸 알게 됐지만
난 술이 약해 같이 마시면 그가 취할 때까지 
버틸 수가 없고.
 
그래서 밖에서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그의 목소리가 
실컷 듣고 싶을 때, 멋있는 애인의 귀여운 수다로 
충전이 필요할 때, 난 편의점에서 술을 잔뜩 사들고 
그를 찾아간다.
 
오늘처럼.
 
 
 
역시 샤워 후엔 시원한 맥주죠? 저번처럼 또 중간에 
흐름 끊길까봐 넉넉히 사왔어요ㅎㅎ
 
 
 

저기, 00. 그거 다 마시면 흐름이 아니라 
내 필름이 끊길 거 같은데...”
 
 
 
먼저 씻고 나온 내가 거실 테이블 위에 가득
 늘어놓은 캔들을 보며 좀 곤란한 듯이 말하는 그.
 
 
에이~ 엄살은!”
 
 
 
아니, 진짜로
 
 
 
괜찮아요, 그런 모습도 보고 싶었으니깐.
 
 
 
오늘 너무 스트레스 받는 일 있었단 말예요
이런 날은 술을 마셔줘야 돼! 싫은 얘기 들어달라곤 
안 할 테니깐 나 대신 이거만 마셔줘요~ 애인이잖아요~
애인이 그 정도도 못해줘요? ??”
 
 
 
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가 술을 마셔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댈 이유 같은 게 있을 리 없어 오늘도 
그냥 막무가내로 떼를 써보자,
 
 
 

“......”
 
 
 
말없이 내 맞은편에 자리잡고 앉아 따서
 건네는 캔을 받아드는 그.
 
그러더니 계속 묵묵히 술만 마신다.
 
어느새 그 많던 술들이 다 그의 
입속으로 사라지고,
 
 
 
“00, 그래서 내가 마랴~”
 
 
 
대신 혀가 꼬여도 근사하기만 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연료를 넣은 거처럼.
 
혀가 꼬였든 무슨 얘길 하든 저절로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그의 목소리도 좋지만,
 

언제나 다 알면서도 받아주는 그는 더 좋아.
 
 
 
______
 
 
 
<다섯 번째 이야기 친절한 남자>
 
 
 

나이 차이가 좀 나는 내 애인은 
누구에게나 친절한 남자다.
 
어르신들에게도 꼬마들에게도, 그리고
 
 
 
어머! 감사합니다~”
 
 
 
젊은 여자들에게도.
 
 
 
도와주신 게 너어무 감사해서 
제가 밥이라도 사고 싶은데...”
 
 
 
그는 너무 좋지만 그의 친절함은 좀 싫다
(물론 여자들이 들러붙을 때마다 알아서 
칼 같이 끊긴 하지만)
 
솔직히 좀 많이. 하지만,
 
 
 

사람들한테 친절하게 대하는 게 나쁜 거야, 00?”
 
 
 
라며 정말 모르겠단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30대 중반 아저씨가 저렇게 귀여워도 되냐고!) 
되묻는 그를 보면, 난 더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져버린다.
 
남친은 친절하고 착한데 나만 속 좁은 나쁜 애 같아서.
 
외모로 모자라 성격까지 그에겐 도무지 
걸맞지 않는 못난 여친인 거 같아서.
 
토라질 게 아니라 반성해야 하는 걸까? ...아냐!
 
 
 
-”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 오늘은 꼭 한마디 하려는데,
 
 
 
“000”
 
 
 
그 순간 그의 입술과 목소리로 불린 내 이름.
 
이 상황에도 어쩔 수 없는 두근거림을 자존심에 
감추려 애쓰는 내게 그가 말을 이었다.
 
 
 
너뿐이야
 

내가 심술궂게 굴고 싶어지는 건
 
 
 
“...!!!”
 
 
 
그리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그의 나한테만 계속되는 
심술에 난 또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지고 말았다.
 
.
.
.

※만든이 : 락준님
 
<>
 
특별출연 해준 김무량양과 
김다음군에게 감사드립니다^^
원래 강아지랑 고양이 이름을 감개
무량으로 지으려 했었는데 유기견이었던 다음이가
 새 이름을 못 알아들어 계속 다음이로 부르기로
 했다네요, 김우꾸씨 너무 멋지신 거 아닙니까
외모만 잘생기든지 멘탈만 미남이든지 하나만 하시죠.
이런 이기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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