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력 제로 03 (by. 겨울날)

<읽기 전에 작가의 말 먼저 듣고 가실게여~>
 
 
마지막에 이대표의 대사 때문에
 놀랐다는 분들이 많으셔서
일단은 설명부터 드리고 내용 시작하겠습니다.
 
아무리 콩깍지가 씌였어도 
응가냄새가 향긋한 이유?
 
주인공이 응가냄새가 밖으로
 샐까봐 스프레이를 엄청 뿌려서
응가냄새가 향긋하기도 하고 또.. 이 글에서 이대표는
말 그대로 미친 변태 또라이를 담당하는 사람이에요
게다가 ㅇㅇ를 좋아하니까
 응가냄새가 마냥 귀엽게만 느껴지는거죠
 
사실 제 응가냄새는 라벤더 향이예요
 
 

 
크흠.. 그러면 시작합니다.
 
(아 그리고 투표는 남자주인공 투표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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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력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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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력 제로
연애를 제대로 해봤어야 알지
 
 
w. 겨울날
 
 
Ep. 3 : 우리집 미친 놈
 
 
 
* * *
 
 
 
* 등장인물 소개
 
 

 
 
이동욱 34세 겨울날 커뮤니케이션 대표
젊은 나이에 연애, 결혼 상담 및 정보회사를 성공시킨
언론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흥 사업가
평소 귀차니즘이 심각해 여동생에게 채용을 맡겼더니
순 얼굴만 잘생긴 남정네들만 
뽑아서 불만이 많았던 과거 때문에
선착순으로 입사지원서를 보고
 제일 먼저 면접을 본 ㅇㅇ를 뽑았다.
남자들만 100명 가까이 있는 회사의 유일한 
여자인 ㅇㅇ의 빠돌이이며
대표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자꾸만 ㅇㅇ가 있는
 커뮤니케이션 팀으로 놀러간다.
 
 

 
 
박찬열 26세 커뮤니케이션 팀 팀장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같은 팀 도경수와 친구였다.
거의 도경수와 소울메이트 아니 한 몸이라고 봐도 무관
같은 초등학교 같은 학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
같은 대학교 군대도 동반입대 결국엔 
같은 회사 게다가 여자 취향까지 같다.
원하는 ㅇㅇ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든든한 조력자라고 주장 하는데
딱히 조력자스러운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다.
대신 멍뭉이 같은 매력으로 ㅇㅇ에게
 제일 귀여움을 받는 건 사실이다.
 
 

 
 
도경수 25세 커뮤니케이션 팀 대리
박찬열과 자주 싸우며 잘하는 일은
 박찬열 놀리기 괴롭히기 장난치기
그래도 한 몸이라고 봐도 무관이라는
 말처럼 텔레파시가 통하는 단짝이다.
과묵하며 술만 취하면 아무 말을 그렇게나 잘한다.
상처받은 표정짓기로는 세계 최고라
ㅇㅇ에게는 항상 미안한 존재
똑같이 ㅇㅇ를 좋아하는 직원이지만 제일 이성적이라
대표와 다른 직원들이 도를 넘으면 자제하는 똑똑이다.
하지만 둘만 남으면 본인이 제일 심각한 것 같다.
 
 

 
 
김태형 24세 커뮤니케이션 팀 사원
운 좋게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케이스의 남직원들 중 막내
ㅇㅇ가 채용되기 전에는 팀에서
 귀여움을 받은 막내였다.
처음엔 사랑을 뺏겨서 ㅇㅇ를 
싫어했지만 사랑을 받는 것 보다
주는 게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대표님을 따라 ㅇㅇ빠돌이가 되었다.
생긴거와 다르게 집착의 신
그래서 항상 대표님한테 혼나기 일쑤
그래도 등장인물들 중 제일 막내지만 
제일 연애 전적이 화려하다.
물론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누굴 만난 적은 전혀 없다.
 
 

 
 
ㅇㅇㅇ, 22세 대학교 사망년 올라갈 예정
사진은 사진이니 오해하지 말자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매력이 있다.
분명 본인은 알바로 채용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대표가 제대로 설명해줬는데도 불구하고 
계약서를 꼼꼼히 읽지 않고 싸인해서
알바가 아닌 커뮤니케이션 팀의 교육중인 정직원이다.
잘난 오빠들 때문에 자존감이 굉장히 결여되어 있지만
언제나 당차고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잘난 오빠들이 나름 잘해준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남주혁 김지수 23ㅇㅇ의 연년생 쌍둥이 오빠들
장남 남주혁과 차남 김지수로 
ㅇㅇㅇ와 성이 똑같다고 생각하자.
원래 남주혁 한명이었는데 
작가의 실수로 222번 댓글을 보고
갑자기 떠올라서 쌍둥이가 되어버린 케이스
둘 다 키 크고 잘생겼고 인기도 많고
 본인들 잘난 맛에 살지만
동생 연애사에 굉장히 관심이 많
ㅇㅇ10대 시절부터
연애를 못한 제일 큰 이유가 이 둘이다.
ㅇㅇ를 좋아하는 남자애를
 벌벌 떨게 하던 존재였으니
 
 
 
* * *
 
 
 
회사에 가려고 가방을 들고 문 앞에 서자 날아오는 쿠션
그 쿠션은 내 머리를 세게 강타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하, 오늘은 어떤 새끼일까 정말로 궁금하다.
안 그래도 오늘 고데기 잘 돼서 
기분이 굉장히 고조되어 있었는데
쿠션에 맞아 머리가 산발이 되어있을 게 분명했다.
내 기분을 망친 쿠션에 열 받아서 확 뒤로 돌아보니
우리 엄마 아들 2호가 소파에 누워있는 듯 앉아있었다.
 
 
저걸 죽여 살려
 
 

 
 
크으 야구선수나 할까봐
 
 
그래, 이 시간에 남주혁이 일어날 리가 없지
얄밉게 나를 쳐다보는 오빠 2호의 
목을 따는 방법 어디 없을까
 
우리 오빠들은 쌍둥이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남주혁이 여자들한테 인기 많을 성격이라면
김지수는 남자들한테 인기 많을 성격이라고
 하면 쉬운 이해가 가능하다.
그래도 쌍둥이라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점이 있지만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점때문에
 내가 22년 동안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둘은
 군 제대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곧 복학을 할 예정이며 집에서 띵가 거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말로만 대학생인
백수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또한 이들은 날 괴롭히며 즐거움을 얻고
그로써 삶의 원동력을 얻는다.
주로 남주혁은 머리를 써서 나를 괴롭히고
김지수는 몸을 써서 나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라 해야하나
뭐 아무래도 아빠가 있을 때는 절대로 건드리진 않지만
어릴 때와 다르게 나도 밖에 나가있는 시간이 더 많고
아빠의 보호 하에 있을 수가 없으니 
백 번 천 번 억울한 건 나다.
 
항상 당했지만 머리가 큰 후 당하고만 있는 성격이 아니라
열이 확 올라오기에 내 머리에 닿았던 쿠션을 집어 들어
있는 힘껏 김지수의 얼굴로 향해 던졌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쳐지는 쿠션
아주 나이스!
 
이러다가 세계최고 쌍욕을 들어먹을 수도
아니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빠르게 신발을 신고
도망치듯 집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아 왜 느린거야..”
 
 
분명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또 괴롭히려고 옷을 입어가며 귀찮은 일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 분명했다.
나 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이불 밖으로 안 나오겠다, 멍청한 놈..
그렇기에 얼른 오빠가 나오기 전에
 엘리베이터 안으로 도망쳐야만 한다.
전에 살던 집 같았으면 3층이라
 계단을 빠르게 내려와 괴롭혔지만
지금은 18층이란 고층에 살고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만 잡으면
귀찮은 김지수를 빠르고 쉽게 떼어낼 수 있다.
어디 계산을 해보자.. 김지수가 나오기 까지는 대략 20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20층에 머물러있다.
19층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겠지
 
점점 흘러가는 시간 속에 비상계단을 통해서
20층에서 누군가가 탑승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긴박한 순간 김지수의 신발 찾는 소리가 들릴 때 쯤
다행히 19층을 넘기고 18층으로 
안전하게 내려와 문이 열렸다.
제일 중요한 시간은 지금부터의 시간이다
김지수가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잡기 전에
빠르게 닫힘 키를 연타해 문을 닫아야만 안전할 수가 있다.
제발 닫혀라.. 닫혀라.. 닫혀라..
 
 
!”
 
 
김지수가 소리를 지르며 집 현관문을 여는 순간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고 말았다.
기쁜 마음에 엉덩이 춤을 추고 싶었지만
엘리베이터에는 20층에 사는 사람이 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는 못하고 그냥 꾹 참고 아파트 로비로 내려갔다.
하지만 쿵쾅대는 계단의 소리가 마치
방심은 금물!’ 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22년 동안 같이 살았지만 김지수는 
생각보다 훨씬 더 미친놈이었다.
 
 
나 지금 허억.. 6층이니까 거기서 딱 기다려라!!”
 
 
엄마 아빠.. 동네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요...
 
아침부터 동생 운동을 얼마나 시키려고
숨 가쁘게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건지
일단은 우리 집안의 망신보다 목숨이 중요했기 때문에
김지수를 피해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가야만 했다.
젠장, 고데기는 무슨 고데기 한다고 
이런 얼굴 예뻐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인생을 포기하고 한강으로
 달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 ㅇㅇ!”
 
 
뒤에 김지수가 따라오는 시점에 너무 급한 나머지
그냥 찬열선배의 팔목을 낚아 채 같이
 버스정류장으로 뛰어버렸다.
뒤를 살짝 보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따라오는 미친 우리집 둘째
저 미친놈 때문에 나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버스 정류장을 보니 오늘도 당연하다는 듯이
 대표님 차가 정차되어 있길래
남은 체력을 다리에 몰빵에서 이를 악 물고 달려갔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차의 문을 열고
큰 찬열선배를 종이 구기듯 우겨넣고서
그 옆에 신속하고 빠르게 탑승했다.
 
 
하아.. 진짜 힘들다
 
ㅇㅇ랑 손 잡았어...”
 
 

 
 
뭐야, 뭔일이야 박찬열 니가 왜 ㅇㅇ 손을 잡아
내 차에서 아웃 당하고 싶어?“
 
그냥 얼른 출발 해요
 
 
출발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니 지치지도 않는지
아직도 버스 정류장 까지 힘들게 뛰어오는 모습이
마치 괴물처럼 보였다. 아니 괴물도 저 정도 체력을 가지진 않았겠지
저 체력으로 운동선수나 하지 왜 약대를 다니고 있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분명 우리나라를 빛낼 최고의 국가대표가 될텐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오히려 남주혁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 혹시 모른다. 동생 요즘 살쪘으니까 
오빠로써 책임지고 빼게 하라고
나 몰래 엄마가 명령을 내렸을 수도 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정도로 운동을 시킬 리는 없지
 
, 그런 사례가 있냐고?
 
물론 당연히 있다. 때는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급격하게 찐 살 때문에 교복을 
새로 사야 할 위기가 왔었는데
엄마가 교복 다시 사는 돈이
 아깝다고 오빠들에게 시켜서
강제 운동을 하며 살을 빼며 그 어렵다던
 복근까지 얻어 본 적이 있었다.
물론 따로 운동을 한건 아니었고 이런 식으로
괴롭힘을 당하며 뛰었던 과거가 있다.
 
어쨌든 확실하다. 오빠들은
 엄마의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뒤에 따라오던 남자는 누구야
 
ㅇㅇ한테 남자가 따라와요?”
 
 
그렇게 남자가 안 따라올 것 같다고 
간접적으로 얘기 안해주셔도 돼요
순간 찬열선배 한테 예고도 없이 
팩트 폭력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남자는 무슨 남자가 쫓아올까 어떤 남자가 쫓아오리
우리 집 미친놈이면 따라오는 게 가능할지 몰라도
또한 우리 회사 남직원들이면 가능할지 몰라도
다른 남자가 나를 따라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흔하게 뿌리고 싶은 번호도 한 번도 따인 적이 없으니
아무래도 연애를 할 생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 물론 나는 이번 생은 
절대로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다.
 
 
왜 우리 ㅇㅇ가 어때서, 귀엽지 사랑스럽지
키 작으면 어때 옆으로 큰데 그치?“
 
 
말이나 못하면...
 
 
하하.. 대표님 욕해도 돼요?”
 
뽀뽀는 해도 되는데
 
 
말이나 못하면!
 
 
* 작가의 말 : 실제로 저런 대표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성희롱으로 신고 하세요!!
 
 
 
* * *
 
 
 
오늘도 어김없이 회식을 하기 위해 열심히 메뉴 정하기
토론 아닌 싸움같은 우기기가 시작되었다.
대체 회식을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는 거야 돈이 남아도나
물론 내 돈이 아니고 대표님 돈이나 회사 돈이기 때문에
내가 학교에 가기 전 까지 월급만 제대로
 주면 불만이 전혀 불만이 없다.
하지만 엄마한테 늘어버린 뱃살을 들켜버린다면
아침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지도 모른다..
엄마는 분명 그럴 사람이니까
엄마 앞에서 옷 갈아입으면 안되겠다.
 
 
오늘은 꼭 치킨을 먹어야 해
 
그러기 전에 인사팀 회식이나 시켜줘요
김종인이 자꾸 메신져로 치킨거려요
 
안돼 ㅇㅇ만 맛있는거 먹여야 해
 
하하.. 하하하
 
 
그럼 그렇지 다른팀에 불만이 없을 리가 없지
나만 맛있는거 먹인다는 대표님의 말에는
아무런 신빙성이 없는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내 의견이 전혀 반영 안 될 리는 없으니까
그냥 대표님이 나와 함께 본인이 먹고싶은거 먹는다고 치자
하지만 자꾸만 억울해지는 이유는 대체 뭔지..
 
 

 
 
오늘은 곱창 먹으러 가요
 
 
곱창? 순간 곱창이란 말에 심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자다가도 곱창 구운 냄새만 맡으면 일어나던 난데
 
당연하게 곱창이 있는 회식은 빠지면 안 되지
물론 곱창이 아니어도 빼줄 것 같은 대표님이 아니다.
하지만 곱창이라니까 생각으로라도 별 불만 없이
따라가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호불호 갈리니까 호 인 사람한테만 해당된다고 치자
 
조금 맘에 안 들어 보이는 
대표님께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며
곱창을 먹으러 가자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하니 마지못해 결정이 되었다.
치킨을 좋아하는지 불만이
 굉장히 많아 보이는 태형선배의
손을 잡고 이 동네에서 유명한 곱창 맛집으로 끌고갔다.
 
 
으흠흠 곱창
 
 

 
 
곱창 많이 좋아하나봐?”
 
 
맞아요, 곱창은 제 인생 제 전부니까 건들지 마세요.
잘생긴 우리 회사 직원들이 떼거지로 청혼한다고 해도
곱창을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로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청혼이라고 해서 태형선배를 쳐다보니까
멋쩍게 웃으며 뒷목을 만지는 것이
 오늘은 멀쩡한가 싶었다.
 
아무리 먹은 지 얼마 안됐다고 해도
평소에 술이 약해서 조금만 
먹어도 어지러워하던 선배인데
잔에 아무것도 물기도 없는 것으로 보아
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것 같다.
 
 

 
 
 
오늘은 술 안 마셔요?”
 
 
고개를 돌리니 대표님은 벌써 
부어라 마셔라를 실천하고 계셨으며
찬열선배와 경수선배도 역시나.. 
또 무거운 귀가가 될 것 같다.
분명 안 마실 태형선배가 아닌데,
오늘따라 이상한 게 아닌가?
 
 
.. 맛이 없어서..”
 
 
아니, 술이 맛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눈을 피하며 음료수를 집으려
 허공에 손을 젓는 것을 보아
그 날이 기억이 나서 혼자 쪽팔려 하는 것 같았다.
 
별로 그렇게 창피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대표님께 응가냄새를 들킬 뻔 했던 나보다 더 창피할까
 
 
진짜요?”
 
진짜로 맛이 없어서 안 먹어..”
 
 
하긴 술이 맛이 있어서 먹는 사람이 어디 있나
다들 분위기에 아니면 안주를 먹으려고 마시지
 
그 반대라고? 나는 안주 먹으려고 마시는데...
 
 
.. 믿어줄게요
 
 
일단 그렇게 말해놓긴 했는데 
굉장히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맛이 없어서 안 먹는다면서 찬열선배가 맥주를 들고
시원하게 들이킬 때 마다 자꾸만
 침을 삼키고 있는 것을 보면
지극히 안쓰러워 다 잊어 줄 테니 마시라고 하고 싶었다.
 
그 때 술 취해서 기억이 안난다고 해야 하나
그러기엔 당시 너무 멀쩡한 모습이었던 나였기에
그렇게 말하긴 무리인 감이 없지않아 있다.
 
 
실수해서 그래요?”
 
“......”
 
 
역시나..
 
 
괜찮으니까 마셔요
 
아니야 괜찮은걸
 
 
계속 맥주를 보고 침을 삼키고 있는 모습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 걸..
 
 
 
* * *
 
 
 
으 배부르다
 
 
태형선배는 끝까지 술을 마시지 않았고
멀쩡한 정신으로 회식 자리를 마무리 하였다.
언제나처럼 어김없이 술에 목욕하고 나온 대표님
경수 선배는 대표님을 위해 콜택시를 불렀고
분명 이러고 나서 본인도 쓰러질게
 분명하다는 듯이 머리를 짚었다.
또 찬열선배는 그 정도로 취한 것처럼 보이진 않아
어차피 집이랑 이 곳이랑 위치가 
가까우니 데리고 가기로 했다.
 
 

 
 
후우.. 나 입냄새 나는 것 같아..”
 
얼른 타요 대표님
 
택시 타기 싫어어어어..!!”
 
출발!”
 
 
택시가 온 후 안 가려는 대표님을 
꾹 밀어 택시를 태워버리고
대표님이 가자마자 확 얼굴이 빨개져서는
그 덩치로 몸을 못 가누기 시작하는 
찬열선배를 붙잡았다.
으 어쩜 친구끼리 주사도 비슷한 것 같지
찬열선배만 몸을 못 가누면 괜찮은데 
경수선배도 같이 몸을 못 가누니..
 
 
선배, 경수선배 잘 부탁드려요
 
... 조심히 들어가고!”
 
많이 힘들면 그냥 현관에 버려요
 
 
이건 뭐 이 회사에 회식 뒷바라지 하러 
들어온 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
그래도 오늘은 태형선배가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
경수선배를 데려가서 그나마 나은 편이지..
괜찮다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계속 실실 웃고 있는
찬열선배가 너무 무거워서 던져버리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느껴졌다.
 
 
흐흐흐흐 흐흐흐흐
 
제대로 걸어요 제발
 
하하하.. 푸하하!!”
 
 

 
 
아무리 집이 가깝다고 해도 그냥 버리고 가면 안 될까
심각한 내적갈등에 다다르는 순간 무거운 찬열선배가
아니 선배라고 하기도 싫은 
박찬열이 돌부리를 밟아버린 탓에
앞으로 기울어지자 무게를 
못 이겨 나도 같이 넘어지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계속 웃고 있는 박찬열
이걸 죽여 살려, 하느님 그냥 죽이고 지옥가면 안될까요?
 
 
ㅇㅇ..”
 
후우...”
 
많이 아프지..? 나 버리고 가지 마.. ?”
 
 
그 와중에 표정은 왜 이렇게 울상인 게 귀여운지
또 외모지상주의에 져버린 나는
 잘생겼으니 참는다라는 마인드로
바지를 털고 일어나서 찬열선배를 일으켰다.
일으키자 바로 보이는 내 손의 상처
으 이럴 줄 알았어 그냥 택시 태워서 보내버리는 건데
 
그 때 경수선배가 했던 말을 잘 새겨 들을 걸..
 
 

 
 
호 해줄까?”
 
 
병 주고 약 주냐
순간 살인 충동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후우.. ㅇㅇ야 자제하자 아직 
감옥에 들어가긴 이른 나이야
조금만 더 참았다가 아파트 
현관에 버리고 집에 가버리자
라는 생각으로 찬열선배를 
내 쪽으로 더 당겨 지탱했다.
 
어느 정도 걸어오니 드디어 길 건너 
우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어떻게 보면 곱창집에서 부터 걸어서 제일 원거리인데
185cm 정도의 거인인 찬열선배를 들쳐 매고
이곳까지 왔다는 게 내 자신이 대견하고 뿌듯했다.
 
 
ㅇㅇ랑 안았다!”
 
무거우니까 제발 힘은 주지 맙시다!”
 
ㅇㅇ야 오빠 집에 갈까?”
 
 
오빠라니, 술 마시면 진상이 되었지만 어쩌면
남주혁 김지수 보다 
좋은 오빠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 조금은 내키는 기분이 들었다.
 

 
 
옆에 누구냐?”
 
아악 씨발!”
 
 
젠장, 찬열 선배 앞에서 욕을 하고 말았다.
후우.. 말까진 아니고 생각만 했는데
 호랑이 제 말 듣고 오듯이
갑자기 나타난 김지수의 인중을 
주먹으로 세게 가격하고 싶었다.
아 물론 가격하면 뒷일은 절대로 보장할 수 없다.
 
김지수는 절대로 누굴 도와줄 사람이 아니라서
나라면 더더욱 도와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찬열선배를 꾹 잡고 나서 찬열선배가
 사는 동 앞으로 걸어가려는데
대체 왜 이렇게 나를 못 살게 구는건지 앞을 막고서는
굉장히 죽여버리고 싶에 깐족거리기 시작한다.
 
 
누구야, 잘생긴 것으로 보아 남자친구는 아니고
설마 니가 이렇게 마시게 하고 납치하려고..“
 
 
개소리야 진짜, 니가 개새끼냐
 
 
안녕하세요! ㅇㅇ 남편 될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옆에서 더 대단한 멍멍이가 있었으니
술에 잔뜩 취해서 정신도 
못 차리면서 꼭 끌어안고서 하는 말에
김지수는 진짜 믿는 눈치인지 
굉장히 이상한 표정을 하고서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머리를 쥐어뜯듯이 만졌다.
 
 
후우.. 엄마는 아냐?”
 
아이고 장모님!!”
 
이 새끼 집 어디야
 
 
뭔가 약간 빡친 듯 한 
김지수의 모습이 이해가 안 갔지만
손가락으로 찬열선배의 집을 
가르키니 갑자기 앞에 와서는
나에게 안겨있는 찬열선배를
 당겨서는 본인의 등에 업고서는
오히려 엄마를 대신해 화를 내는 모습이다.
 
 
ㅇㅇㅇ 진짜 후우
 
오빠 미쳤어?”
 
 

 
 
아니 미안해 내가 더 이상 묻지 않을게
 
 
 
* * *
 
 
 

 
 
ㅇㅇ 남자친구 생긴 것 같아
 
 

 
 
어떤 새끼야
 
 

 
 
몰라 옆 동 사는 새끼인데 아침엔 출근도 같이 하더라
근데 엿 같은 게 뭔 줄 알아?
키도 우리정도 하는데..
 
잘생겼어..“

.
.
.

※만든이 : 겨울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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