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력 제로 01 (by.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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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력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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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력 제로
연애를 제대로 해봤어야 알지
 
 
w. 겨울날
 
 
Ep. 1 : 내가 이 회사의 홍일점이다.
 
 
 
* * *
 
 
 
연애 경험이 얼마 없나 봐요?
나랑 사귀면서 경험해볼래요?”
 
 
무슨 저런 사람이 있나 싶었다.
 
내가 하는 일은 연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도와주며
상담을 해주는 평범한 연애 커뮤니케이션 회사 업무인데
알바를 찾던 중 시급에 혹해서 면접을 봤던 것이 문제였다.
누가 일이 재미있냐고 물으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꿀 같아도 
내 적성에는 절대로 맞지 않는다고
과거로 돌아가면 절대로 이 곳을 찾지 않을 거라고
 
그러면서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별거 없다.
대표님이 젊은데다 미치도록 잘생겼다.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저승깨비에 
나온 주인공을 닮았으니
젠장, 나는 답도 없는 
외모지상주의에 쩔어있는 인간이었다.
 
아무튼 전화 상담이 아닌 사람의 얼굴을 마주봐야 하는게
내 일의 특성이라 나름의 감정노동을 하는데
상대 쪽에서 먼저 무례한 언어나
 행동을 하면 나갈 수 있도록
처음 들어올 때부터 계약서를
 쓰는 것이 회사의 좋은 점이다.
 
게다가 남초회사 이기도 하고 다들 잘생겼고 친절하고
지금 이 사람처럼 무례한 행동을 할 시에
상담책상 밑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아웃되셨습니다. 그냥 나가실래요?
아니면 강제로 끌려 나가실래요?“
 
알아서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회사 밖으로 쫓겨나버린다.
 
분명히 좋은 회사가 맞는데, 적성에는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 남자가 하는 말을 선배들이 하니까...
 
 
 
***
 
 
 
오늘은 또 왜요
 
아니..
 
 
요즘 한참 인기가 있는 벤쳐 기업인 것은 알겠다.
그리고 이 곳에서 알바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알겠다.
하지만 군대랑 다를 것 없는
 이곳에서 유일하게 여자로 채용되어
선배들의 부담을 받고 있는 나는 어쩔 줄 모르겠다.
 
다들 착하고 순해서 여자 친구 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데
대체 어디가 모질라서 나랑 놀고 싶어 안달난건지
 
 

 
 
별거는 아니고 끝나고 닭발 먹으러 가자
 
 

 
 
형 새치기 하지 말죠?
오늘은 제 차례인데
 
 

 
 
나는 왜 순서가 있는지 몰랐냐?”
 
 
왜 내 의견은 생각도 안하고 나랑 놀 궁리만 하는 건지
아 물론 내 적성에 안 맞는 이유는 직원들만 이러는 게 아니었다.
 
 

 
 
누구 맘대로 우리 ㅇㅇ를 데려가
 
 
대표님은 절대로 나를 옹호해 줄 사람이 아니다.
 
 
오늘은 나랑 놀 거야
 
 
그럼 그렇지...
 

* * *
 
 
맛있게 먹어
 
 

 
 
결국에는 대표님의 권력과 직원들의 항의로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정하고
 
하긴, 일개 알바가 의견을 낸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만
당사자가 알바인데 어쩌란 말인가..
 
 
대표님...”
 
응 말해
 
꼭 그렇게 옆에 붙으셔야 했습니까?”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착 달라붙는 대표님
한 번 더 말하지만 외모지상주의에 쩔은 나이기 때문에
잘생긴 대표님이 붙어 기분은 좋다만..
대표님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직원들이
보이기 때문에 대표님을 살짝 밀어내고 닭발을 집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인가, 닭발을 집자마자
나에게로 쏟아지는 눈빛들 때문에 입에 넣지 못했다.
이대로 입에 확 넣어버리면 분명 체하고 말테니
 
안 그래도 매운데..
 
내 마음이라도 읽은 건지 바로 옆 자리에 계신
찬열 선배가 사이다를 컵에 따라 건네주었다.
그러고 보니 찬열 선배가 닭발 먹자고 했었네
 
 
이 집 맛집이니까 얼른 먹어봐
 
매울까봐 그래?”
 
우리 ㅇㅇ 매우면 호해줄게
 
 
아무래도 대표님이 겨우
 맥주 한 잔을 드시고 취한 것 같았다.
 
다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급기야 내 어깨에 기대서는 새근새근 잠이 들어버렸다.
경수 선배가 대표님의 얼굴을
 들어내도 인위적으로 붙는걸 보면..
아무래도 대표님은 여자들이
 하는 스킬을 사용한 것 같았다.
 
 
대표님 그만 일어나시죠?”
 
으으음...”
 
많이 취하신 것 같으니까
안 일어나시면 집에 보내드리자
 
들켰네...”
 
 
역시나...
 
 
 
* * *
 
 
 
회식의 마무리는 누구와 함께 집에 가냐에 달렸다.
물론 선택권은 절대적으로 나한테 없다.
술꾼들의 팔을 잡고 가기는 싫은데 술로 정하고 있으니
갑자기 외국으로 출장을 가신 아빠가 보고 싶어졌다.
전화만 하면 반갑게
딸 왜 이렇게 마셨어하면서 데리러 오셨는데
아빠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오랜만에 전화나 해볼까 싶었지만
분명 국제 전화 요금 나온다고
 욕을 먹을 게 뻔했기에 꾹 참았다.
 
 

 
 
으어으
 
태형선배 괜찮아요?”
 
나랑 집에 가자
 
 
진짜 사람이 어찌 이렇게 잘생겼나 싶었지만
이 선배는 나와 같이 가기는 글러보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술꾼들 중에
 제일 강한 사람의 팔을 잡고
집에 가야 하는 것이 내 운명이니까
그냥 나도 옆에 껴서 마시고 정신이라도 잃어버릴까
 
그건 아닌 것 같아 마음가짐을 고쳤지만
 
 

 
 
머리 아프어
 
 
나보다 더 약한 사람이 있으니 꾹 참기로 했다.
그래 우리 엄마가 강자는 약자를 도우는거랬어
 
 

 
 
대표님 ㅇㅇ 눈 속에 내가 있어요
그러니까 ㅇㅇ는 나랑 집에 가야 해요!“
 
 

 
 
손에 모공이 한 개.. 두 개..”
 
 
주여, 저는 대체 누구와 집에 가야 할까요
아무래도 나 혼자 집에 가는 게 
제일 빠르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제일 정상적으로 보이는 
경수선배가 대표님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술을 계산하고 핸드폰으로
 택시를 여러 대 불렀다.
평소 조용한 탓에 술에 강할 거라고
 전혀 생각조자 하지 않았는데
여유를 보니 진정한 승자는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가 도착해 경적을 울리자 익숙하다는 듯이
대표님부터 업어서 택시에 태우고
 직원들을 태워서 보내는 경수선배
얼마나 많이 해봤으면 집 주소를
 외우고 있는 건지 대단하게 느껴졌다.
 
 

 
 
푸흐흐
 
“......”
 
둘만 남아버렸네?”
 
 
아차, 그도 똑같은 이 회사에 
직원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직원들을 다 보내고 취기가 올라오는지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는 것 하며 스텝이 꼬이는 것 하며
늦게 취할 뿐 경수선배도 
다른 선배들과 똑같은 사람이었다.
 
 
아 진짜 무거워 죽겠네!”
 
 

 
 
ㅇㅇ야 저 별 보이지?”
 
네네
 
저 별은 ㅇㅇ별 그 옆에 별은 내 별
 
 
다른 선배들보다 체구가 작은 경수선배이지만
아무래도 여자인 나보다 크기에 굉장히 무거운 상황
그냥 걸어가면 좀 나을 텐데 
헛소리 하는 것 때문에 더 힘 빠진다.
그냥 여기다 버리고 집에 가버리면 안될까?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굉장히 던져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주민등록증 주소가 우리집과 가까우니 꾹 참는 중인데
반대였으면 진짜 쓰레기 봉지에 담아서 버려버릴거야
 
 

 
 
으으음
 
 
후우.. 잘생겼으니까 참는다.
 
경수선배가 사는 아파트 현관으로 힘들게 계단을 올라
잘생긴 얼굴을 깨우는 용도 반 미움 반의 마음으로
예쁘게 잘생긴 그의 얼굴에 성스러운 따귀를 내리니
묻지도 않았는데 자동적으로
 집 주소가 입에서 흘러나온다.
 
 
“193112
 
현관에다 버리고 가도 되죠?”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는 경수선배
분명 선배가 허락한겁니다 내 잘못이 아니에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어 아파트 
현관 버튼을 눌러 가족을 부르고서는
옆 단지인 우리 집으로 피곤하게 귀가하였다.
 
 
 
* * *
 
 
 
피곤한 몸을 이끌며 또 회사로 나가야만 하는 운명에
굉장히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욕구가 들었지만
한 번 사는 인생, 돈이라도 벌어야지 싶어
오늘도 강제적으로 회사로 나가게 되었다.
.. 개강 언제야 개강만 하면 
내가 그냥 그만두고 말테다.
라고 다짐을 하면 또 미남계에
 넘어가서 다음을 기약하겠지
 
영원히 몹쓸 나를 알기에 
두 눈을 비비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어제 열심히 달리던 직원들은 오늘 좀 안 붙으려나?
싶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어제 옆 단지 아파트 현관에 버렸던
쓰레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고
곧 이어 부드러운 테크닉으로
굉장히 고급져 보이는 승용차 한 대가
 내 앞으로 와서 경적을 울렸다.
창문을 내림과 동시에 보이는 대표님의 얼굴
 
 
우리 ㅇㅇ 얼른 타
 
대표님 저도 태워주시는 겁니까?”
 
넌 빠지고 ㅇㅇ만 타
 
 
차를 타고 가는 것은 정말로 편안하지만
분명 걸어서 25분이 걸리는 얼마 안 되는 거리였다.
하체비만에 엉덩이가 무거워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는 나로써는
당연하게 버스를 타야 생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이렇게 차 까지 얻어 타고 갈 정도는 아니였는데..
 
 

 
 
아 맞다. 어제 누구랑 갔어?”
 
경수 선배랑요
 
도경수 이 개 자식
 
 

 
 
기억 안 나는데 ㅇㅇ랑 왔구나
 
 
분명 자랑하고 부러워 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보였지만
먼저 집에 돌아간 것이 굉장히 분한지 화를 내는 대표님과
기억도 나지 않으면서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며 자랑하는 경수선배가
내 눈에는 오합지졸 최강콤비로 보였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으니
대표님의 차가 회사 지하에서 멈추고
저 멀리서 차를 가져온 찬열선배가 옆으로 붙는 순간
그 포텐은 빛을 발하여 더욱 커지고 말았다.
 
 

 
 
왜 대표님이랑 니가 ㅇㅇ랑 오냐?”
 
 

 
 
대표 권한이야 임마
 
 
오늘도 피곤한 이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회사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개인 상담실에 갈 수 있었다.
아침부터 정말 남 다른 스펙타클한 인생이다...
못난 나한테 이러지 말고, 그냥 여직원을 하나 더 구하지
해탈한 상태로 일을 시작하니 남자 하나가 들어왔다.
 
 
이야 오랜만이다?”
 
니가 왜 여깄냐
 
 
집을 나와 자취를 하고 있는 군 제대 4개월 차 민간인
우리 엄마 아들
 
 

 
 
나는 손님 아니더냐?”
 
아니 그니까 배정을 왜 여기로 받았는데
 
몰라, 니가 일 하는 곳 인줄도 몰랐어
 
 
확 버튼을 눌러야 할까 고민을 하던 참
유리로 된 창 밖에서 굉장하게 째려보는 대표님과
그 옆에 직원들이 하라는 일은 안하고 방 안을 보고 있다.
버튼을 누르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아
 버튼을 누르고 싶었지만
어렸을 때 같이 목욕했던 정이 있지
고개를 돌리고 손을 펴 휘저으니 
강아지 마냥 본인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야, 엄마 말대로 꼴에 인기 스타네
엄마가 너 허언증 있냐 그랬는데 진짜였어
 
 
확 그냥 버튼 눌러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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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이 : 겨울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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