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크리스마스 (by. 영감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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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치마-Holly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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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sen-nothing like you
(강력 추천!!)
 
4월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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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도 자꾸 하면 는다고,
난 이제, 도가 텄다.
 
수업 시간 틈틈이, 너를 관찰하는 일이
30년간 구두를 닦았다는 어느 장인의 말마따나
어느새 익숙해지고, 능숙해져서
 
해가 뜨고, 눈을 깜빡이고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내게 있어, 네가.
또 너를 좋아하는 일이.
 
당연해져버렸다.
 
 
산소 같은 이영애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닌가 봐.
 
어떻게 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지.
 

 
 
, 완전 인간 비타민!
 
 
, 이민기. 나 물어볼게 있는-
너 지금 뭐해?”
 
 
? 그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갑작스런 너의 관심은
 
 
네 머리에 파리. 똥파리 앉았어.”
 

 
나를 너무 당황스럽게 해.
 
 
 
똥파리?”
 
 
 
어떡하지? 내 이미지.
 
하루아침에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막말을 한 똥파리남이 되었어.
 
 
 
벌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 네 샴푸 냄새 끝내주나 보다.
벌레가 자꾸 꼬이네.”
 
 
그거 칭찬이야? 보통 냄새, 벌레
이런 말은 잘 안 하지 않아?
향기면 또 몰라도.”
 
 
회복 불가능은 아니겠지?
 
 
, 향기! scent! 내가 또 헷갈렸네.
외국생활이 너무 길었나? 왜 이렇게
한국말이 낯설지. 하하.”
 
 
열두 살 때, 이민 갔다고 하지 않았어?
그 나이에 그럴 수가 있나?”
 
 
, 예리한데.
역시 똑똑해.
 
 
근데, 뭐 나한테 물어볼 거
있다고 하지 않았어? 얼른 물어봐!
종치겠다. 하하
 
 
이거 해석이 잘 안 돼서...문맥이랄까..
쌤 설명 들어도 모르겠더라.”
 
똑똑한 애가
 
내가 수업 안 들었을 거란 생각은
왜 못 했을까.
 
.... 그러니까 이게....”
 

 
... 진짜 하나도 모르겠다.
왜 중세시대 얘기가 나와? 인문학인가?
나 그런 거 완전 꽝인데...
 
그냥 읽히는 대로 말해주면 되나?
아니 애초에 나한테 물은 거보면 단순한
해석을 묻는 건 아닐 거 아냐.
 
 
그러니까 이 중세 르네상스의 미술은
말이야... ... 참 역사가 깊지 하하하.
여길 보면... ”
.
.
.
.
.
 
 
 
 
완연한 봄입니다.
라일락 향이 코끝을 스치는 걸 보면 말이에요.
이 봄이 우리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알 수 없는 묘한 설렘에 가슴이 울렁거리기도 하고,
 
저 어딘가 묻어두었던
어느 시절, 그 어느 날의 내가
다시금 피어오르는 것도 같고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라일락의 꽃말이
사랑의 싹이라네요.”
 

 
"지금, 여러분의 마음속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그 시절, 그 사람, 그 속의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나요?
 
여기, 이분처럼
그 누구보다 풋풋한 시절,
떨리는 사람 앞에서,
수줍게 웃고 있을까요?
 
4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어느 날,
타임머신처럼 열여덟 그 시절로 돌아가
가슴 떨리던 그녀에게 또 한 번 반해버렸답니다.
이제는 용기내 마음을 전하시겠다고 하시는데요.
 
오늘 하루, 이분께
라일락 꽃향기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실 나는 오늘 너에게
이 사연으로 고백을 하려했다.
 
며칠 밤 글자를 고르고 골랐는지.
천생 문학이라곤 모르는 내가, 어린 날의
어쩔 줄 모르던 소년처럼
 
시집 한 무더기를 빌려서
기억을 더듬어 네가 좋아하던 시를 찾고
네가 좋아할만한 구절을 골라 속으로 되뇌며
얼마나 들떴는지 몰라.
 

 
그런데 이상하게 초조해.
죄를 지은 사람처럼 불안해지더라.
 
잘못한 게 없는데...
따지고 보면 호구 같은 병신인데
뭐가 그렇게 찝찝했던 건지.
 
얼른 너에게 고백을 해야지 싶다가도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래, 호감....
 
그거면 되지 않을까? 너는 아니더라도
나는 사랑인데. 꺼내보지도 못한 마음인데.
좀 끄집어내서 너한테 퍼줘도
되지 않을까?
 
첫사랑 같은 거..
좀 잊어도 되지 않을까.
 
 
.
.
.
.
 
 
그럼 부탁드려도 될까요? 의사 선생님.”
 
그럼요. 물론이죠.”
 

 
.
.
.
 
, 이거 나주는 거예요?
그럼 00씨는? 나주면 남는 게 있나?”
 

 
 
저야, 선생님이 같이 드셔주면
좋죠. 안 외롭고.”
 
 
와아...”
 
 
왜요? 혹시 그거 유통기한 지났어요?
하아.. 미안해요. 민호가 하도 밖엘 못 나가게
하니까 복지관에 들어오는 걸로 끼니 때우는 편인데
거기 종종 유통기한 지난 것들도 있어서.
나는 확인할 수도 없으니까-”
 
 
잠깐만요. 뭐가 그렇게 급해. 내가
무슨 말 할 줄 알고.”
 
 
“...?”
 
 
아니, 그냥 좋다고요.
아까 안 외로워서 좋다는 말.”
 
 
 
“.......”
 
 
듣기가, 너무 좋다고-”
 
 
.
.
.
 
 
지금 본인이 얼마나 어이없는 줄 알아요?
어처구니없게 귀여워. 사람이 어떻게 그러지?”
 

 
나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 그럴 생각도 없고.”
 
 
“...이 선생님.”
 
 
“00씨가 그렇게 감추고 싶어 하는 장애...
그러니까 나한텐 별 것도 아닌 그거. 나 한 번도
호기심이나 동정의 대상으로 삼은 적 없어요.”
 
 
“.....”
 
 
내가 00씨한테 밥 먹자고 한 건요.
내 우월함을 과시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불쌍해서도 아니야.”
 
 
“.....”
 
 
그냥 나는... 보통의 남자가
여자한테 그러는 것처럼...00씨한테
데이트 신청한 거라고요.”
 
 
“..왜요? 대체 왜...”
 
 
궁금해, 자꾸 친해지고 싶어.”
 
 
나는요. 선생님 얼굴도 몰라요.
아니, 못 보는 게 맞지.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을 알아볼 수도 없어요. 목소리?
세상에 비슷한 목소리가 얼마나 많은데...
나한테 그쪽은... 특별해질 수가 없어.
왜냐면 나는...”
 
 
상관없어요.”
 
 
“....”
 
 
당신이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사람이니까.”
 
 
내 첫사랑은 너니까
 
.
.
.
.
 
 
너와 함께 했던 한 달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나는 그 꿈같은 순간들을 도둑질 했었다.
내 것이 되길 바라면서, 그렇게 빌면서
가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웃었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
나는 선생님이 그냥 미안해요..
좋은 사람인거 아는데, 다 아는데...
너무 과분해. 나한테...’
 
 
금방 녹아버린 아스크림은
달았고, 행복했다.
 
 
하여튼 참을성 없는 새끼. 고새를 못 참냐.”
 

 
네가 아니라면, 내가 아니라면...
이제 빠져 줘야하겠지.
 
방해꾼은.
 
 
 
-
 
 
 
전화벨이 울린다.
 
그녀석이 오고 있다. 나는
이제 이 러브스토리의 엑스트라,
주인공의 친구1이다.
 
.
.
.
.
 
 
어이, 작가 양반. 뭔 꼭 약속을 잡아도
이런 구석탱이로 잡아요. 차대기 힘들게. 이 주변만
몇 바퀴를 돈 거야, 대체. 일분일초가
금 같은 사람인데, 내가.”
 

 
 
어이, 의사양반. 어디서 씨알도 안 먹힐 소릴.
너 오늘 오프인거 다 알 거든.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빼입었을 리가 없지. 그리고 작가가 아니라,
편집장이라니까. 몇 번을 말해.”
 
 
그거나, 그거나. 글쟁이가
거기서 거기지 뭐.”
 
됐다. 말을 말자.”
 
 
옜다, 건강검진서. 아주 간이 술에 절다
못해 찌들었더라? 작작 좀 마셔라, 작작.
담배는 잘도 안 피우면서. 난 아주 죽겠다, 요새.
그놈의 금연 때문에.”
 
 
웬일로, 골초가 금연 결심을 다 했데?
새삼스레, 뭔 바람이 불어서?”
 
 
나쁜 짓 하면 선물 뺏어 갈까 봐. 겁나서.”
 

 
별 싱겁긴. 할 만한가 봐? 병원일.
죽상일 줄 알았더니, 외려 꽃폈네. 늙어가는
동갑내기 서럽게.”
 
 
요즘, 내가 끝내주는 비타민을 하나
복용 중이거든. 효과만점.”
 
 
비타민이라, 이제 그런 거 챙길
나이가 됐나. 시간 빠르다, .
열여덟이 엊그제 같은데.”
 
 
그러게.”
 

 
, 000 봤다. 아무래도 이건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 너한테
 
 
? 누굴 봐?”
 

 
 
최근에, 그냥 길가다가 우연히.
스치듯 한 번 봤어.”
 
어때 보였는데, 여전해?”
 
, 한눈에 알아봤으니까, 나는.
, 날 알아보는 것 같진 않았지만.
잠깐이었지만, 좋아 보이더라.”
 
 
다행이네. 다행이다, 정말.”
 
 
“......”
 

 
..웃어야지.
 
행복해질 두 사람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해줘야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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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잡한 횡단보도.
 
저 너머에 내 오랜 친구가,
 

 
한 걸음 앞에 내 사랑이.
 
신호가 바뀌고. 파란불이 켜지면
친구1은 자연스레 페이드아웃,
 
엔딩에서 사라지고
 
삐리리-’
 
 
멀고 먼 시간을 돌아
그가 옵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저릿하고,
가슴 한편이 뜨겁고 아려서,
열꽃처럼 피어서,
 
여전히 특별하기만 한 그녀에게
여전히 뻐근하리만큼 벅차기만 한
마음을 안고 옵니다.
 
 
그대로네, 정말. 하나도
안변했네. 000.”
 

 
울보인 내 친구에게
겁쟁이인 내 사랑을 부탁합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라일락이 피었나요?”
 
……왜요?”
 
 
그냥, 왠지 라일락향이 나는
것 같아서요.”
 
 
, 피었어요.”
 
 
어때요?”
 
 
뭐가요?”
 
 
라일락이요, 못 본 지
너무 오래돼서.”
 
예뻐요, 예나, 지금이나.”
 


 
5월의 라일락은 여전히 밉게도
흐드러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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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ue>
 

 
느닷없는 봄비가 찾아온
어느 날.
 
우산을 가져오지 않아, 멍하니
중앙현관에 서서 언제쯤 이 비가 그칠까,
고민을 하던 나는
 
부슬부슬 내리는 빗소리가,
어쩐지 어여쁜 것도 같아 과감히
진흙탕에 발을 담구고 교문을 나섰더랬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골목 어딘가에서
너를 마주쳤을 때,
 
나는 혼란스러웠더랬다.
 

 
 
빨간 우산 하나가,
자꾸만 빨갛게 물드는 이 마음이
 
혼란스러웠더랬다.
 
내 친구와 입을 맞추는 네가,
그런데도 여전히 좋은 내가 너무 싫어서
빗속에서 그만 확 울어버리고 싶었다.
 

 
머핀까진 무시해보려 했거든,
자꾸 시선 얽히는 것도, 청소할 때마다
둘이 붙어 있는 것도 모른척하려 했거든
저 녀석 혼자니까.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거니까.
내가 네 옆자리니까.
 
나한테도 기회 한 번쯤은
있을 줄 알았거든.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손도 아니고, 포옹도 아니고. 키스.
 
이제 두 사람 쌍방이니까
여기서 그만할 건데, 더 안 갈 건데.
 

근데 이것도 내 마음이니까
나는 00이 지킬 거다.
 
아픈 애 눈물 나게 안 해.
 
너한테 숨기고 싶다고 하면 숨겨줄 거고
도망가겠다고 하면 도와줄 거야.
내 손으로 꼭 낮게 해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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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비행기 표예요.
미국에 있는 유명한 병원인데. 이제야
대기자 명단이 왔어요.”
 
 
민호씨는....”
 
 
몰라요, 아직. 신부한테도
아직 말 안 했고.”
 
 
그래도 언니한텐...!!”
 
 
한창 행복할 때잖아요.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민호한테만 알려줘요. 동생은 알아야지.
보호잔데..... 이제 아닌가.”
 

 
민호 씨가 많이 고마워했어요.
덕분에 조기에 치료 받을 수 있었다고.”
 
 
그래봤자 시력 잃었는걸요.
아무것도 못 해줬어요. 그 애한테..”
 
 
스위스에서 돈이 떨어졌었대요.
그래서 연락 못 했다고...”
 
알아요.”
 
 
진짜 이러고 그냥 가시게요?
한 번쯤 말해보시지.”
 
 
“........”
 
 
내가 당신의 산타라고.”
 
 
그 애가 내 선물이었으니까.”
 

 
그걸로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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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크리스마스
There is nothing lik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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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이 : 영감탱님
 
<작가의 말>
 
원래 [4월의 크리스마스]
앞서 보인 것처럼 짧게 진행되는
장편이었는데요.
 
(라일락이 필 무렵에서
생략하고 넘어갔던 부분들도
설명하려했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인기가
없기도 하고 다시 연재를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과거 스토리의
대부분을 편집하고
 
제가 쓰려고 했던 큰 줄기만 가져다
엉성하게나마 엮었습니다.
 
시간흐름은
과거-현재-미래 결혼식장
입니다. 원래 이민호-이민기 사이에
000의 병을 두고 많은 사연이 있는데
그건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민호의
번외로 찾아오겠습니다.
 
아끼던 소재를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듯이 휙휙 쓰게 되어
아쉽네요ㅠㅠ
 
형편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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