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宮戰) - 01 (by. 아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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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宮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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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宮戰)
01
 

ㅇㅇㅇ
안재현
이지은
이종석
 
.
.
.



 
내가 그를 처음 보았던 날은 7살이
되던 해였다. 손을 놓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아버지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저잣거리를 걸었다.
 
 
이전까지 내가 담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던 아버지가
처음으로 내게 바깥세상을 보여준
날이었다. 집에서 보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내 옆을 지나다녔다.
 
 
휙휙, 고개를 바삐 돌리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내 손을 잡고 끄는
아버지의 손에 발은 앞을 향해
있어도 내 고개는, 눈은 뒤나 옆을
향해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는 피식, 웃으셨다.
 
 
그리도 신기하냐?”
 
 
! 어찌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요. 게다가
가판 위의 물건들도 처음 보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이는 내
모습에 아버지는 뒤에 올 말을
기다리셨다.
 
 
과연 무슨 말을 내뱉을까.
 
 
궁금증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셨고 나는 우물쭈물
하다 말을 내뱉었다.
 
 
이제야 저를 데리고 나오신
아버지가 원망스럽습니다.”
 
 
뭐야? 허허. 미안하구나. 앞으로는
종종 데리고 나와 줄 테니 그리
상심하지 말거라. 아니면 오라비들과
나와도 좋고.”
 
 
진짜죠? 농이 아니신 게 분명하죠?”
 
 
아버지의 말에 신이 나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아버지는 집을
나와 쉬지도 않고 계속 걸어 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 각기 다른 색의 천들이
걸려있는 곳이었다. 색염한
천들이 너무 고와 시선을 그쪽에
고정시키고 있자 아버지는 그런
나를 두고 안으로 들어가셨다.
 
 
다홍빛으로 물든 천이 펄럭거리고 있었다.
 
 
꼬마 아씨가 이게 마음에 드나 봅니다.”
 
 
가판대 끝 쪽에 앉아있던 수염이
덥수룩 난 아저씨가 껄껄거리며
웃었다. 그 모습에 겁이 나 고개를
돌리며 아버지를 찾았다.
 
 
대감님은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아저씨의 말씀에 헐레벌떡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내 뒷모습을
보고 껄껄, 아저씨의 웃음소리가
퍼져갔다.
 
 
무섭다. 처음 가게 안으로
들어간 후 느낀 감정이었다. 깜깜한
어둠이 나를 덮쳤기 때문이었다.
경직된 표정으로 잠시 멈췄다.
 
 
ㅇㅇ, 일로 오거라.”
 
 
그 순간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어둡던 주변에
호롱불을 킨 마냥 밝아져오기
시작했다.
 
 
사실은 어둠에 눈이 적응한
까닭이었지만 나는 그리 믿었다.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태양의
빛줄기에 어렴풋이 한 남성의
실루엣과 동시에 나보다 조금
더 키가 큰 아이가 있었다.
 
 
인사해라.”
 
 
아버지는 나를 그들 앞에 세워
두고 인사를 시켰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
고개는 빳빳하게 앞에 두고 허리만
, 숙였다.
 
 
허허, 대감. 어두워 이 아이가
겁에 질린 것 같소. 불이라도 밝히는
게 어떠한지.”
 
 
명을 받잡겠습니다.”
 
 
내 어깨 위에 올려두신 손이
사라졌다. 아버지를 이리도
하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던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어린 내게도
아버지를 하대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다는 게 너무나도 잘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람...
아버지께 명령을 했다.
 
 
불이 들어오고 그 빛이 여기저기
붙으면서 세상이 밝아졌다.
 
 
참으로 고운 아이구나.”
 
 
남색 두루마기를 몸에 걸치고 나를
내려다보던 남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이 꽤나 따뜻했다.
 
 
꼬물꼬물 손을 움직여 아버지의 손을
, 잡았다. 그러자 두 어른은
허허웃음을 지었다.
 
 
아 참, 인사하거라. 현아.”
 
 
남색 두루마기를 입으신 남자의
말에 저 멀리 떨어져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아이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살짝 올라간 눈초리가 인상을
차갑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 다물고 있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만나서 반갑다.
이름은 안재현이다.”
 
 
뒷짐을 지고 나를 내려다보는 그
눈빛에 살짝 얼어붙었다. 여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참으로 곱고
고운 사내였다.
 
 
그러나 왠지 모를 차가움이 그를
가시로 뒤덮인 장미로 만들었다.
다가가지 못한 채 멀리 떨어져
아버지의 옷자락을 꼭, 잡았다.
 
 
ㅇㅇ, 인사해야지.”
 
 
나를 앞으로 끄시는 아버지의
손길에 가까이 앞으로 다가갔다.
이리저리 움직이던 눈이 그의 눈에
닿았다.
 
 
닿는 순간 불똥이라도 튄 듯
화끈거림에 눈을 발밑으로 내렸다.
 
 
어서.”
 
 
아버지의 재촉에 눈은 밑에
고정시킨 채 입만 열었다.
오랫동안 굳은 듯 잘 나오지
않는 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ㅇㅇㅇ이라고 하옵니다.”
 
 
부인을 닮아 월궁항아 마냥
어여쁘군. 대감은 좋겠습니다.
이리 어여쁜 여식이 품안에 있고.”
 
(*월궁항아 ; 월궁 속의 선녀 항아,
절세의 미인)
 
 
농이 지나치시옵니다. 품속에
천향국색이신 분을 두시고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천향국색 ;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허허, 대감의 입 발린 소리는 여전하군.”
 
 
아버지와 낯선 이의 주고받는 말
너머로 정말 천향국색이라는 의미를
잘 갖고 있는 사람만 보였다.


 
절세가인, 경국지색.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그의 미모를 설명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하얀 눈 위에
핀 붉은 양귀비 같았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내게 고우신 손을 내미시는 여인을
올려다보았다. 새벽 이른 아침부터
나를 깨우신 어머니께서 나를 곱게
치장해주셨다. 머리 한 올 한 올
참빗으로 빗어주시며 정성을 다하셨다.
 
 
연한 분홍색으로 빛이 나는 치마까지
입혀주신 어머니께서 내게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 곳에 들어가면 너는 아버지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언행, 거동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한다.”
 
 
예쁜 치마로 자꾸만 눈이 돌아갔지만
어머니께선 내 손을 끌어당기시면서
몇 번이고 내 다짐을 받아내셨다. 결국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나서야
아버지 손을 잡고 대문 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오라버니들이 대문에 서서 아버지
손을 잡은 나를 부러워하는 눈치로
바라보았다.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아당겼다.
 
 
무슨 일 있느냐?”
 
 
왜 오라버니들은 안 데리고 가요?”
 
 
ㅇㅇ
 
 
가마 옆에 나를 세워두고 아버지는
무릎을 굽혀 나와 키를 맞추었다.
그런 아버지 뒤로 오라버니들의
모습이 보였다.
 
 
내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있지만 어째 표정은...
 
 
아버지는 곱게 땋아진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지금 어딜 가는지 알고 있느냐?”
 
 
아뇨. 아까 칠산이 아저씨께 여쭈어
보아도 그저 좋은 곳에 간다고만
말씀하셨습니다. 혹 아버지께서는
아시는지요?”
 
 
칠산이가 아주 잘 말했구나. 그래,
좋은 곳에 가지. 한양에서 가장
좋은 곳이 어디라고 생각하느냐?”
 
 
아버지의 말씀에 입술을 꾹, 깨물며
한참을 생각했다. 한양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 어렵지만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답이 나오는 문제였다.
 
 
그야 우리 집이지요!”
 
 
허허,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냐.”
 
 
아프지 않게 내 코를 잡아당기며
즐거워하시는 아버지 모습에 나도
웃음이 배시시 흘러나왔다.
 
 
내가 사랑하는 어머니와 존경하는
아버지, 다정한 오라버니들이 있는
이곳이 가장 좋은 곳이지.
 
 
이 아비도 우리 집이 제일 좋지만
사람들에겐 저 궁이 더 좋아보일지도
모른단다.”
 
 
아버지가 가리키시는 방향을 바라
보았다. 푸른 하늘과 어울리게 짙은
청색의 기와들이 담을 이루고 있는
궁이 보였다.
 
 
이와 동시에 심장이 입 밖으로
나올 것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우리 궁에 가는...
아버지 진짜에요?!”
 
 
그래. 공주님의 예동으로 오늘
입궁할 것이야. 그래서 너의
오라버니들을 데려갈 수 없는 것이지.
얼른 가마에 타거라. 늦었다.”
 
 
아버지의 말씀에 가마에 얼른
올라탔다. 첫 만남 이후 한
떨기의 양귀비꽃은-세자 저하는-
내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언젠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왔지만 어린
나이지만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높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썰물처럼 사라져버렸다.
 
 
이름이 ㅇㅇ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런 내가 만난 사람은 세자 저하가
아닌 그의 어머니, 중전마마이었다.
미소가 참으로 아름다우신 분이었다.
그녀와의 악수에서 느껴진 손의 부드러운
촉감이 아직까지 내 손에 남아있었다.
 
 
.”
 
 
어쩜 이리 우리 공주와 다르게
우아한지. 어머니께서 참으로
고우시고 우아하신 분이신가 봅니다.
영의정 대감, 아주 따님을 잘 키우셨어요.”
 
 
극찬이십니다, 중전 마마.”
 
 
아참 내 정신머리 좀 봐. 공주,
이리 오세요. 소개시켜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창밖으로 누군가를 부르는 중전
마마를 바라보는데 뒤에서 덜컹,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주황색 저고리에
노란 치마를 입으신 여자 아이가
다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 뒤에서 궁녀들이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성큼성큼, 큰 보폭으로 들어와
 

넌 누구냐.”
 
 
내 턱을 잡아 올렸다. 커다란 눈으로
나를 노려보듯이 보는 눈에 겁먹어
손을 뒤로 감춘 채 꼭 잡았다.
 

누구냐고 물었다. 감히 공주의
하문에 답을 안 한다 이건가?”
 
 
심기가 뒤틀린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위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어머니께서
신신당부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그 곳에 들어가면 너는 아버지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언행, 거동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한다.’
 
 
아버지의 얼굴이 되었으니 이런 일에
겁을 먹어서는 안 된다. 머리에 이
생각이 스쳤다.
 
 
상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자신을
먼저 알리는 것이 도리입니다.
어찌 자신을 알리지 않고 상대의
귀한 이름을 알려고 하십니까?”


 
네 이년.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입을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모릅니다. 그러니 알려주세요.”
 
 
나는 이 나라의 공주, 이지은이다!”
 
 
푸하하하. 영의정, 참으로
영특한 아이입니다.”
 
 
공주 마마께서 이름을 말하는 순간
중전 마마의 웃음소리가 교태전에
울려 퍼졌다.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일어서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중전
마마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내게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제게 도움을 청하셨더라면 기꺼이
공주를 말릴 의향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냥 가만히 계셨더라도
도움을 드렸겠지요. 허나 잘하셨습니다.
이 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리 홀로
헤쳐 나가셔야 합니다. 그것이
정답이옵니다.”
 
 
내 머리에서 손을 떼고 공주 마마께로
다가가 공주 마마의 머리를 잘
정돈하기 시작하셨다.
 
 
공주, 경거망동하지 마시고 예를
갖추세요. 영의정의 여식입니다.
오늘부터 공주의 예동이 될 아이이죠.”
 
 
이름은 ㅇㅇㅇ이라고 하옵니다.”
 
 
나와 중전마마의 말씀에 공주마마께서
한참을 내 눈을 바라보셨다. 그러다
이내 결심을 하셨는지 내게 큰 보폭을
뽐내며 다가오셨고 내 손을 잡았다.
 
 
가자.”
 
 
내 손을 끌어당기며 달렸고 그
힘에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
끌려 나갔다. 아버지나 중전마마께서
어찌 하지 못하고 나는 그대로 연못이
있는 정원까지 도달했다.
 
 
숨이 차 호흡을 고르고 있는데 공주
마마께선 애써 정리해놓은 머리를
다시 헝클이며 잔디가 무성한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셨다.
 
 
공주마마, 바닥이 더럽습니다.”
 

상관없다. 어차피 버린 치마인데 뭐.”
 
 
엉덩이를 붙여 앉지는 못하고 그냥
쭈그려 앉아 그녀 옆에 있었다.
두 눈을 바라보던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빛에 반사되어 반짝해 보였다.
 
 
첫인상 때문에 가려졌던 그녀의 미모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중전마마를
닮아서 그런지 아름다웠다. 세자
저하가 흰 눈 위에 양귀비라면 그녀는
흰 눈 위 노란 유채꽃 같았다.
 

너 앞으로 나를 공주라고 부르지
말고 지은이라고 부르거라.”
 
 
에에?! 어찌...”
 

너 마음에 들었다. 가식덩어리이던
다른 애들과 다르게 깡도 있어
보이고 내 마음에 쏙, 들었단 말이다.”
 
 
만약 내가 나이를 조금 더 먹었더라면,
조금 더 철이 들었더라면 그녀를
깍듯하게 모셨을 지도 모른다.
그녀와 내 사이의 정을 더 크게
만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와 그녀의 나이는 아직
어렸고 우리 사이의 신분의 장벽을
깨닫기엔 아직 너무 어렸다.
 
 
, 지은아!”
 

그래도 모르니 어른들 앞에서는
예를 갖춰 부르되 둘만 있을 땐
지은이라고 불러라. 나도 널
ㅇㅇ이라고 부를 테니.”
 
 
해맑게 웃는 아이 둘 뒤로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총총 박혀있었다.
 
 
.
 
 
이제야 생각해보니 저 아이.
부인보다는 영의정 누이를 더욱
닮았습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사실인 듯합니다.”
 
 
공주가 ㅇㅇ이를 데리고 사라진 교태전
. 영의정과 중전만이 남은 이 곳에
팽팽한 기류가 흘렀다. 고요한 기류 속
입을 먼저 연 것은 중전, 그녀였다.
 
 
영의정은 그저 침묵만 지키고 있었다.
 
 
영특함까지 똑 닮았습니다.
그대의 누이가 살아있는 것처럼.”
 
 
어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굳은 얼굴로 자신에게 묻는 그의
질문의 답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중전은 모른다는 양 순수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궁에서 도는
소문이 있었다. 조정 최고의 권력자,
영의정을 잡는 중전이라고.
 
 
소인의 여식은 절대로 궁에
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궁에 들어오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뜻을 인간이 거역할
순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중전의 말에 영의정의 미간을
일그러져 버렸다. 중전은 소리
죽여 웃었다.
 
 
자신의 아들, 세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싫어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영의정을 잡는 방법.
 
 
어린 시절 기억하는 이 궁 안의
피의 전쟁을 다시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좁디좁은 궁에서 발생하는
전쟁은 모두의 파멸만 부를 뿐이었다.
 
 
중전 마마. 절대로 중전 마마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도록
소인 막을 것입니다.”
 
 
어디 해보세요. 하늘의 뜻은 하늘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직도
모릅니까. 세자의 옆자리는 ㅇㅇㅇ,
그대 여식이 앉을 것입니다.”
 
 
제가 중전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
 
 
저 멀리서 들리는 왁자지껄한
소리에 발을 빨리 움직였다.
입가에는 이미 미소가 걸려있었다.
 

형님!!”
 

저하!!”
 
 
유일하게 내가 미소를 짓는 순간은
나의 오래된 동무인 종석 형님을
만나는 그때뿐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모든 근심을 다 내려놓고 그저 내
또래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어쩐 일로 입궁하셨습니까.
아바마마를 뵈러 오신 겁니까?”
 

아니요. 전하가 아니라 희빈
마마를 뵙고 가는 길입니다.”
 

할마마마요?”
 
 
형님의 말씀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왜 할마마마께서
형님을 부르셨는지 연유를 알 수
없었다.
 
 
심각한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형님의 입에서
어떠한 말이라도 나오기를 기다렸다.


 
심각한 문제 아니니 걱정
마시옵소서. 희빈 마마께선 아직
정정하시더군요. 전하나 저하께서
어찌 그리 인물이 훤한지 궁금했더니
다 희빈 마마를 닮아서 그런 듯합니다.”
 
 
내 어깨를 툭툭, 치는 형님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손을
, 붙잡으시며 형님이 제안 하나를
하셨다.
 
 
저하, 혹시 괜찮으시다면 소인과
함께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담소를
나누는 것이 어떠합니까? 입궁할
기회가 녹록치 않았는데 이리
시간이 났으니 말입니다.”


 
저야 좋습니다. 그동안 어찌 입궁을
하지 않으신 겁니까? 보고 싶었습니다.”


 
그야 다 이유가... 저거 공주 마마
아니십니까? 어찌 저곳에...”
 
 
형님의 말씀에 고개를 돌렸다.
멀리 향원정 잔디밭에 앉아있는
공주가 보였다.
 
 
미간이 찌푸려지며 고개를 홱,
돌렸다. 하루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공주에 걱정이 이만저만도 아니었다.
저 철딱서니를 어쩌나 싶기도 하고.
 
 
저 옆에는 누구입니까?”
 
 
옆에? 궁에서 거의 나고 자란 형님이
상궁 아님 나인들을 누구냐고 묻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은이,
공주 옆에 있는 자는 그들이 아닐 터.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공주 옆에 똑같이 잔디밭에 앉아있는
아이는...


 
ㅇㅇㅇ?”
 
 
아시는 분입니까? 새로 오신 공주
마마의 예동인가 봅니다. 공주
마마께오서 쳐내지 않는 예동이라...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영의정의 딸 ㅇㅇ이었다. 공주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이. 절대
곁은 내주어서도 안 되고 주고
싶지도 않은 사람인데. 이미 공주의
곁에 있었다.


 
방금 저하께서 ㅇㅇ이라고 하셨지요?”
 
 
.”
 

나는 절대로 너를 내 곁에 두지
않을 것이다. 내 곁에서 멀리멀리
쫓아 버릴 것이다.
 
 
ㅇㅇㅇ이라... 고운 이름인 듯합니다.”
 
 
다시는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
 
 
궁의 전쟁,
宮戰
 
 
.
.
.

※만든이 : 아모르님
 
 
<>
 
안녕하세요, 아모르입니다!
 
1. 마지막 나왔던 전하의 어머니는
중전이 아닌 희빈이라는 품이기
때문에 대비라는 호칭도 사용하지
못하고 전하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래서 주상이 아닌 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후에 스토리를
풀어가면서 나올 예정입니다!
 
2. 과거인 편이라서 아역 사진을
쓸까, 배우 사진을 쓸까 하다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게 아역 사진으로
해놓았습니다. 혹 별로라고 생각이
드시면 말씀해주세요!
 
3. 오늘은 사진보다 독백 혹은 대사가
조금 더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분량이 짧다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평균 분량입니다!
 
4. 궁전(宮戰)은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올 예정인 글입니다. 치정싸움이기
때문에 여자든, 남자든 엄청나게 쏟아질
예정입니다. 이에 맞는 인물을 데리고
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캐스팅을 모두
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5. 백설공주의 사과는 열심히 쓰고
있으니깐 기다려주세요!! 진짜 저의
모든 정성을 담아 써서 만나러 올게요!
 
6. 사실 이 글은 제 생일 기념
글입니다! 그냥 축하받고 싶었어요.
 
7. 댓글과 투표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유일하게 글을 써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것들이에요!
 
그럼 오늘도 애정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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