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 05 [완결] (by. 아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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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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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풀썩, 앉았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옥황상제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할 말 있어.”
 
 
.”
 
 
나를 보지 않고 휴대폰 게임만
하는 옥황상제를 무시한 채 깍지
낀 내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ㅇㅇ이랑 결혼할 거야.”
 
 
? 이 시발새끼가 미쳤나?!”
 
 
벌떡, 일어나 내게 삿대질을 보내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목소리에
귀가 따가워 귀를 막았다. 하여간
저 새끼는 기차화통을 삶아먹었나.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시끄럽고. 옥황상제.”
 
 
“...?”

 
나랑 계약 하나만 하자, 진하게.”
 
 
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05
 
 
ㅇㅇㅇ
김현중
김민석
이유비
옥황상제
 
.
.
.

오랜만에 내 앞에 짠, 하고 나타난
민석 오빠가 여전히 내 간식을
빼앗아 먹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침대에 누워 낄낄, 거리며 만화책을
보면서 간식을 먹는 오빠를 바라보았다.
 
 
저 인간 때문에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지?
 
 
오빠.”

 
?”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을 하는
오빠 모습에 살짝 화가 돋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말을 했다.
 
 
왜 염라대왕이라는 작자가
나랑 결혼하자고 했어?”
 
 
그게 제일 의문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되었을 텐데 그 어린 여자애한테
자신의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이.
 
 
나야 어릴 적이니깐
뭣도 모르고 했겠지만.
 
 
내 질문에 민석 오빠가 만화책을
접어두고 곧게 자리에 앉았다.

 
내가 그 작자의 생각을 어떻게
알겠어. 저승에서 가장 속마음을
알기 힘든 사람인데.”
 
 
역시 오빠라고 알겠어? 얻은
수확이 없어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몸을 돌렸다.

 
근데 이거 하나는 알아.”
 
 
뭔데?”
 
 
오빠의 말에 몸을 확, 돌려 민석
오빠를 바라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입술을 꾹, 깨물던
민석 오빠는 입을 열었다.
 

지금 너한테 하는 그
표현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
 
 
내 옆에서 열심히 단어를 주구장창
외우고 있는 유비를 바라보았다.
그러게, 요새 고민하느냐고 공부도
하나도 못했네. 나뭇잎들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눈에 닿아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3
공부는 안하고.
 
 
열심히 공부하네.”

 
이번에 1점이라도 떨어지면
엄마가 죽인다고 그랬거든.
열심히 공부해야 돼.”
 
 
내게 말을 해주며 손으로는 계속
철자를 써내려가는 유비의 등을
쓸어내리며 입을 열었다.
 
 
유비야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만약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할 건데?”
 
 
아아- 아무튼! 기억 안 날 즈음에
누가 나한테 청혼을 했고 내가
받아들였단 말이야. 그래서 결혼을
해야 하는데 넌 할 거야?”
 
 
내 말에 유비가 보던 영어 단어집을
내려두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유비의 눈은 내게 무슨 이런
지나가던 개새끼가 보고 비웃을
말을 쳐하는 거야.’라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
 
 
허허,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ㅇㅇㅇ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물어봤어.
내가 만약이라고 했잖아.”
 
 
저 입에서 무슨 욕이 흘러나올까
두려워 얼른 선수를 쳐버렸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유비는
입을 열었다.
 
 
...”
 
 
아니, 만약이라고 해...”

 
정략 결혼해? 뭐 계약결혼이라도
? 부모님이 사업하신다고 너를
팔아넘긴대?”
 
 
...너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가는
거니. 유비가 바라보던 눈을
내가 장착하고 유비를 바라보았다.
 
 
이거 원.
 

얼른 솔직히 입 털어라.”
 
 
아예 단어장을 옆에 내려두고
내 멱살을 잡으며 물어보는
유비에게 어디까지 말해야 하고
어디까지 비밀로 해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어디까지 말해야
얘가 내 말을 수긍할까.
 
 
그러다 이내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믿지 않으면 어떻고,
믿으면 어때. 친구 사이에 비밀은
없는 거지.
 
 
유비야
 
 
아 왜!!”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믿어야 돼. 알았지?”
 
 
.
 
 
집 가는 내내 유비가 해준 말을
곱씹었다. 내 말에 한참을 멍
때리고 내 머리에 손을 얹어
열을 확인하더니

 
그래, 네가 거짓말 할 애는
아니고. 믿을게. 아니지, 시발.
믿고 말고가 어디 있어.’
 
 
마지막까지 욕을 빼먹지 않던 유비가
생각나 큭큭, 속으로 웃었다. 아이고,
속 편하다. 아니지, 아직도 명치가
더부룩했다. 내 진짜 어떻게 하냐.
 
 
ㅇㅇ아 네 진심이 뭐니.”
 
 
얼굴을 감싸고 골목길 한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았다. 내 마음은 너무도
잘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그래, 내가 김현중씨를 좋아해.
그렇다고 저승 가서 살 거는
아니잖아. 저 염라대왕이 여기
와서 살 것도 아니고.
 
 
으아아아!! 이거 나 혼자
고민하라는 것도 아니고!!!”
 
 
결국 일어나 허공에 주먹질을
하는 것으로 나의 고민은 끝났다.
, 집에 가서 치킨 시켜먹을 거야.
원래 고민이 넘칠 땐 치킨이지.
 
 
.
 
 
젖은 머리를 대충 털면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방안에
들어와 스위치를 켰다.
 
 
으어러어렁러!!!”
 
 
갑자기 앞에 서있는 김현중씨
때문에 놀라 다리에 힘이 탁,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두운 곳에 왜 불도 안 키고
서있는 건데요. 아 진짜 완전
놀래서 애 떨어지는 줄 알았네.
오메, 내 심장 아직 붙어있는 거
보소.
 

ㅇㅇ
 
 
나한테 한발자국씩 다가오는 김현중씨
때문에 뒤로 한발자국씩 밀려 결국
벽이 내 등에 닿았다. 나를 따라
바닥에 주저앉는 김현중씨에게서 킁킁,
냄새를 맡았지만 이럴 때 난다던
흔하디흔한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

 
좋아해, ㅇㅇ
 
 
?”
 

이게 먼저인데. 너한테 나랑 결혼
하자고 말하기 전에 이게
먼저로 말했어야 하는 말인데.”
 
 
존나 나는 개새끼였네. 혼자
중얼거리는 말들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냥 좋아한다는 말이
귓가에 웅웅- 맴돌았다. 눈을
끔뻑이며 앞을 바라보았다.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나는
너를 좋아하니깐 이해할 수 있어.
어릴 적부터 너를 좋아했어.

 
나한테 어릴 적이라는 말을 쓰니깐
되게 웃긴데 네가 어릴 때부터 너를
지켜보면서 키운 마음이야.”
 
 
“...?”
 
 
그냥 좋아한다는 마음만 알아둬.
그리고 나 너 아직 저승에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다.”
 
 
에에?! 지금까지 저승
가자는 말은 뭔데요?!”

 
그거... 그냥 사귀자는 말을
돌려 말한 거였는데?”
 
 
내가 그 말 때문에 한참을 고민했는데
그냥 돌려 말한 거였다니. 머리를
쥐어뜯으며 벽에 머리를 박았다.
 

대답을 천천히 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내가 일이 조금
바빠서 지금 당장 말해주면 땡큐고
빨리 말해주면 조......”
 
 
나도!”

 
을 텐데...”
 
 
좋아해요.”
 
 
헤어질 즈음에 유비가 내게
소리 지르며 말했다.

 
인생 뭐있냐. 한 번 사는 인생,
염라대왕 부인도 해보고 좋아하는
사람 옆에도 있어보는 거지.’
 
 
그래, 까짓 거 인생 뭐 있겠어.
한 번 사는 인생,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거지. 그리고 나 지옥 안
보낸다잖아. 그거면 충분하지, .
 
 
... 다시 한 번 말해봐.”
 
 
좋아한다고요.”
 
 
한 번만 더.”
 
 
좋아한다고요!!”
 
 
한 번만 더.”
 
 
에이씨.”
 
 
자꾸만 계속 말해달라는 사람 때문에
짜증이 나 옷깃을 잡아끌었다.
오랫동안 맞닿았던 입술이 떨어지고
가장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까짓 거 옥황상제보다 더 좋은
염라대왕 부인 해보죠, .”
 
 
.
 
 
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
 
 
.
 
 
1.
 
 
축하해, 이겼네.”

 
거봐. 내가 ㅇㅇ이 마음 사로
잡는다고 했지? 그럼 계약한 거
이행해라.”
 
 
아씨, 나는 세상에서 김현중이 제일 싫어!!!”
 

힘내라.”
 
 
콧노래를 부르며 무겁던 옷을 벗어
던졌다. 곱디고운 ㅇㅇ이를 벌써부터
컴컴한 저승에 둘 수 없지. 옥황상제와
계약한 조건은 딱 하나. ‘ㅇㅇㅇ
마음 얻기.’ 그에 대한 결과는
 
 
, 오늘부터 딱 100년 동안
염라대왕 대리인 하나 뽑아.”
 
 
염라대왕님은요?”
 
 
? 인간한단다. 시발.”
 
 
ㅇㅇ이랑 딱 100년 동안 인간
세계에서 살기.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인간해야지 않겠냐. 가장 밝은
잇몸미소를 지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잘 있거라!!”
 
 
나는 세상에서 김현중 제일 싫어!!”
 
 
 
2.
 
 
사귀기로 한 날부터 바쁜 김현중씨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인간, 뭐하느냐고 저리 바쁘지?
저승에 일이 그렇게 많나?
 
 
김현중씨.”
 
 
?”
 
 
왜 이렇게 바빠요? 무슨
고삼보다 더 바쁜 거 같아.”

 
원래 백수가 되는 일은 바쁜 일이지.”
 
 
?”
 
 
한 삼일동안 못 볼 거야.
보고 싶어서 어쩌지.”
 
 
허벅지를 벅벅 긁으며 무슨 말을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전혀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 삼일동안 보지 못한 거라던 말
그대로 삼일동안 머리카락 하나도
못 봐 상사병에 걸리기 직전이었다.
 
 
마트 따라오면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는
유혹에 홀랑 넘어가 엄마 따라 마트를
갔다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ㅇㅇ아 옆집에 총각 하나 이사 왔대.”
 
왜 잘생겼어?”
 
 
완전 잘생겼어. 이름이 김...”

 
안녕하세요!”
 
 
현중 총각!!”
 
 
“...에에?!!!”
 
 
저 인간이 왜 우리 옆집에.
 
 
 
3.
 
 
수학 문제집을 끼적이며 풀다 뒤를
, 돌아보았다. 침대에 누워 만화책을
보던 김현중씨랑 눈이 딱 맞아버렸다.
 
 
씨이, 나는 고삼이라서 수학 푸는데
저 인간은 백수라서 만화책 봐.
완전 억울해.

 
표정이 왜 그럴까?”
 
 
왜 그럴까요?”
 

내가 맞춰보지. ...”
 
 
침대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와
의자 팔걸이를 잡는 김현중씨
때문에 안에 갇혀버린 꼴이
되었다. 아니, 이거 뭐죠?
 

내가 뽀뽀를 안 해줘서 그런가.”
 
 
내 볼을 스쳐가는 입술의 촉감에
살짝 움찔했지만 이내 내 표정은
다시 굳어졌다.
 
 
뽀뽀 안 해줘서 이런 거 아니거든요?
 

한 번만 해줘서 그런가.”
 
 
반대쪽 뺨을 스쳐가는 촉감에 표정을
풀 뻔 했지만 평정심을 되찾았다.
 
 
절대로 표정 안 풀 거야. 아니 내가
같이 공부하는 것도 안 바라.
그냥 가만히 있어주지.
 

왜 그러는지 알려주면 안 될까?”
 
 
결국 못 알아냈는지 애교 작전에
돌입하는 김현중씨를 계속
노려보다 입을 열었다.
 
 
아니이- 내가 공부하면 김현중씨가
같이 공부하는 것도 안 바라.
그냥 가만히 있지, 왜 놀아요. 아주
백수와 고3의 차이는 어마어마해요.”
 
 
볼이 점점 빵빵해지며 쌓아두던
서운함을 마구 풀었다. 나도
백수할 거야. 고삼 안 할 거야.
 
 
아닌데? 내가 보기에는
엄청난 공통점이 있는데.”
 
 
뭔데요?”
 
 
...”
 
 
시선을 저 멀리에 두는 김현중씨에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며 의자를
돌리려고 했지만 단단한 팔 힘에
의해 돌아가지 않았다.
 

어딜 가. 아직 대답 안 했구먼.”
 
 
없잖아요.”
 

아닌데? 서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
 
 
입술에 포개지는 느낌에 눈을 살짝
감았다. 손은 고이 가슴 앞에 꽉 진
주먹으로 놓고 내 의자를 계속 잡고
있는 김현중씨는 여전히 의자를 잡고
있었다.

 
근데 부인, 여보, 아내님.”
 
 
왜요?”
 
 
김현중씨는 아니지 않나?
우리 곧 결혼도 할 사이인데?”
 
 
그럼 뭐라고 불러요?”
 
 
내 말에 잇몸이 만개한 미소를
보여주는 김현중씨를 보며 아차
싶었다. 괜히 물어봤지.

 
여보, 서방님, 자기야. 셋 중 하나?”
 
 
... 개새끼는요?”
 

부인님
 
 
?”
 
 
지옥가고 싶으세요?”
 
 
, 까짓 거 가죠!”
 
 
.
 
 
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
.
.

※만든이 : 아모르님 
 
<>
 
 
안녕하세요. 아모르입니다.
드디어 완결이 났습니다!!
젠장ㅠㅠㅠ 글이 한참동안 안 써지고
망글을 써서 냈네요. 하하
용두사미라는 말이 저한테
제일 잘 어울리는 듯.
아니지 앞에도 용이 아니구나.
원래 가볍게 웃자고 쓴
글이라서 부담이 없었는데
쓸수록 나오지 않는 퀄리티와 분량에
부담이 점점 쌓여갔다는 후문이.
이제 와서 변명하면 뭐 하겠어요...
진짜 글 쓰는 연습을 해야지.
 
 
그럼 매일매일 애정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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