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 04 (by. 아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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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고3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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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김현중
김민석
옥황상제
 
.
.
.

bgm : 샤랄라 로맨스 - 다원


 

 
시발 또 무슨 일이야.”
 
 
발을 쿵쿵, 굴며 천상계로 올라가는
승강기에 몸을 실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나를 부르는 옥황상제 목소리가
꽤나 위협적이었다.

 
갔는데 저번처럼 충전도 안한 휴대폰
전원이 안 들어온다는 이야기이기만
해봐라. 죽여서 지옥 9종 세트에
보내버릴 거야.
 
 
내게 인사하는 선녀나 선인들을
무시한 채 곧장 옥황상제가 편안히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침실로 향했다.
 
 
야 또 무슨 일이야!!”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여간 이 세상에서 존나 위에 있다는
새끼가 일은 안하고 맨날 침실에만
처박혀서 히키코모리처럼 휴대폰만 만져요.
 

? 이 새끼 어디 갔어?”
 
 
들어가서 위아래 고개를 돌려가며
찾았지만 옥황상제의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안에서 나와
지나가던 선녀 한 명을 잡았다.
 
 
이 새끼 어디 갔냐?”
 
 
옥황상제님은 지금 집무실에 계시는 데요?”
 
 
이 새끼가??”
 
 
웬일이래. 들어가라고 해도 죽어도
들어가지 않던 놈이. 안에 들어가자마자
심각한 얼굴로 대신들과 이야기하던
옥황상제가 나를 보자마자 손을 높이
들었다.
 
 
어이~”

 
뭐야, 이 인간들은. 네가 무슨
일로 여기 앉아있냐?”
 
 
그게 말이지...”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옥황상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저게 저리
고분고분하게 말해줄 일이 없는데...
 
 
너 때문이다, 개새끼야!!!!”
 
 
달려와 내 목을 치려는 옥황상제의
팔을 붙잡았다. 이 새끼와 같이 지내게
된 그날부터 느는 것은 의심뿐인 듯
했다. 하여간 존나 폭력적인 새끼라니깐.
 
 
뭔데 또?”
 
 
, 너희 저승사자 중 한명이
영혼을 잘못 가져갔어.”

 
그게 무슨 소리야. 걔네가 이
일을 몇 백 년이나 했는데.”
 
 
그 몇 백 년 일하신 새끼가 영혼을
헷갈리게 가져갔다고. 그거 때문에
북두성군하고 남두성군이 난리인 거
몰라.”

 
그러네... 저기 노인네 두 명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찡긋, 윙크를 한 번
보내주고 옥황상제에게로 눈을 돌렸다.
 
 
길길이 날뛰던 옥황상제도 화를 어느
정도 가라앉혔는데 목소리까지
, 가라앉게 하고 말을 했다.
 
 
“7일 후 제자리로 돌려놔.
모든 일은 저승에서 책임져.”
 
 
미쳤냐? 죽지 않은 영혼이 저승에
있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 그래?”
 
 
여기는 탁아소가 아니니깐 닥치고
너 관할이니 네가 해결해. 7일이야.
넘기기만 해봐.”
 
 
커다란 소매를 휘날리며 집무실을
빠져나가는 옥황상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미간을 긁적였다.

 
존나 걱정할 필요가 없어. 여자라고
카리스마가 부족? 전 옥황상제는 딸을
너무 오냐오냐 보는 거 아냐?”
 
 
.
 
 
*애기 말투 아님 주의
 
 
ㅇㅇㅇ
 
 
꽤나 어두웠던 것으로 기억난다.
깜깜함에 두려움이 슬금슬금 마음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옆에 같이
걸어가던 남자의 손을 꼭 잡았다.

 
무서워? 으흠, 그렇게 무서운 곳
아니야. 사실 저기 안쪽에 있는
염라대왕님이라고 엄청 무서운 사람이
있긴 하지만
 
 
쉬지 않고 입을 놀리는 남자를
올려다보다 안쪽을 가리키는 손을
따라 동굴 안을 쳐다보았다.
 
 
설마 애기한테도 뭐라고 하겠어?”

 
한쪽 입꼬리를 잔뜩 올리며 휘파람을
휘휙, 불렀다. 너무 천천히 걷는 게
아닌가? , 다리가 짧은 나는 괜찮지만
그래도 천천히 걷는 거 같은데...
 
 
, 거의 다 왔네. 너는 아마 6
밖에 되지 않았으니 옥황상제님
품으로 가든가 아님 환생할 거니깐
긴장하지 말고
 
 
내 어깨를 툭툭, 치는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왜 내 눈에는 제가 아니라
그쪽이 긴장한 거 같죠? 동굴 밖으로
나가자 붉은 색으로 도배되어 있는 방이
나왔다. 가운데 의자 한 개랑...
 
 
야 김민석
 
 
앞에 있는 여자만 보였다. 이 분이
그 무시무시하다던 염라대왕이라는
건가? 별로 무서워보이지는 않는데

 
너가 왜 여기 있어? 염라대왕님은?”
 
 
개또라이야!!!!”
 
 
내 옆에 있던 남자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무서운
사람이구나. 두려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그들은 나의 존재를 까먹은
듯 했다.
 

, 잠깐 왜 멱살을 잡는지 이유는 알려줘!!”
 
 
?!!”

 
주세요.”
 
 
 
 
입김으로 머리를 휙, 넘긴 여자가
또각, 거리며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검은 정장 치마 밑으로 들어난 다리를
반대쪽 다리에 얹고 남자와 나를
번갈아 가리켰다.
 
 
 
 
 
 
제대로 데려왔다고 생각하냐?”
 
 
...??”
 
 
영혼 말이야!!”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다리는
아파오고.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저를 빼고 이야기해주세요.
 

제대로 데려왔지.”
 
 
미친 새끼. 너 명부 안 보고 다니냐?”
 
 
오늘 아침에 보고 다녀왔는데?”
 
 
오늘 네가 데려와야 했던 사람은
6ㅇㅇㅇ이 아니라 75ㅇㅇㅇ
이었다고. 쟤네 할머니 성함도
ㅇㅇㅇ이었다고.”

 
으에에에에? 분명 ㅇㅇㅇ 이름
불렀을 때, 쟤가 나왔다고!!”
 
 
그니깐 제대로 확인했어야지.
아무튼 너 때문에 옥황상제가 대왕님
불렀단 말이야. 너 소멸 당해도
난 몰라.”

 
으엥, 자기야!!”
 
 
여자가 어떤 문으로 나가버리고
남자도 따라 나가버렸다. 이 말의
뜻은 나 혼자 남겨졌다.’라는 것이다.
 
 
아까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했던
공간에 정적만 흐르자 두려움이
성큼 다가왔다.
 
분명 아까까지 보이던 할머니도
보이지 않고 들고 있던 인형도 보이지
않았다. 눈을 데구르르, 굴리다가
서서히 울음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할무니....”
 
 
무서웠다. 큰 공간 속 혼자 있다는
사실이. 혼자 남겨진 적이 얼마
없었다. 누군가 내 곁에 없다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할무니이이...흐윽...할무...니이....”
 
 
뚝뚝, 흐르던 눈물에 손을 들어
눈가를 비볐다. 할머니 보고
싶다... 엄마도... 아빠도... 히잉
 

뭐야?”
 
 
그때 정적을 깨고 들려온 말 한 마디.
 
 
중압감이 넘치는 목소리였지만
그딴 건 알게 못 됐다. 그냥 누군가가
이 공간에 같이 있다는 자체가 내게
안심으로 다가왔다.
 
 
흐아아앙...”
 
 
그래서 울음이 터져버렸다.
 

, 뭐야. 아씨, 김민석 이 개새끼는
애를 두고 어디로 간 거야.”
 
 
내 앞에 서서 어쩔 줄 모른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 주위를 둘러보던 사람이
주저앉아 나와 키를 맞추었다.
그리곤 고개를 바로 내 앞에 두었다
 

애기야, 울지 마. 내가 너
때문에 혼나고 왔단 말이야.”
 
 
“...흐끅...”
 
 
다정하게 나를 달래는 말투에 울음이
서서히 멈춰갔고 그런 나의 머리를
쓰다듬던 사람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고, 착하다.”
 
 
개가 된 느낌은 나만 드는 건가...?
 
 
.
 
 
아까 그 크나큰 방 안에 울음이
멈춰 이제는 훌쩍거리는 코 먹는
소리만 내는 나와 그런 나를 꼭 안고
있는 무섭던 언니, 그리고 우리 옆에
있는 큰 의자에 앉아 있는 나를 달래던
아저씨.

 
, 염라대왕님...”
 
 
마지막으로 나를 데려왔던 남자가
우리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눈을 데구르르, 굴리며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그럴수록 아무것도 모르겠고...
 
 
김민석
 
 
앞으로 이런 실수 안 할게요ㅠㅠ
제발 소멸만은...”
 
 
소멸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탕을
주지 않는 것과 비슷한 거 같았다.
아니면 저렇게 두려움에 떨 리가...

 
, 내가 옥황상제한테 얼마나 깨지고
왔는지 알아? 그 가식 가득한 얼굴을
네가 한 번쯤 보고 상대를 해야 소멸만은
피해달라는 말이 나오지.”
 
 
저렇게 무시무시하게 생긴 아저씨가
무서워하는 것을 보면 옥황상제라는 사람은
엄청 무섭게 생겼나보다. 안 그러면...
 
 
입을 고사리 손으로 막으며 이
사태를 하나하나 지켜보았다.
 
 
염라님, 그냥 확 죽여요!!”

 
!!!!!!”
 
 
둘 다 안 닥치냐. , 김민석.”
 
 
네네!!”

 
, 얘 며칠 뒤에 이승으로 보낼 거 거든?”
 
 
머리가 지끈지끈, 한 지 머리에 손을
, 올리고 있던 무서운 아저씨가 손을
들어 커다란 손으로 나를 가리켰다.
 
 
.”

 
그때까지 네가 돌봐.”

 
예에?!”
 
 
이걸로 이번 심판은 마무리한다.”
 
 
나를 안고 있던 언니의 손이 살짝
풀려진 틈을 타 의자에서 내려왔다.
풀럭,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안으로
사라지는 아저씨를 졸졸 쫓아갔다.
 
 
아찌

 
뭐냐.”
 
 
어디 가요?”
 
 
나를 매우 귀찮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저씨가 무릎을 접고 내 앞에 섰다.
키 엄청 커서 얼굴도 안보였는데
이제야 얼굴이 잘 보였다.
 
 
존나 탁아소라고 했을 때
알아들었어야 했어.”
 
 
뭐라고 중얼거렸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계속 궁금증이 둥둥, 떠다니는
얼굴로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어디 가요?”
 
 
, 너는 내가 안 무섭냐?”
 
 
!”

 
하아, 야 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액면가로는 얼마 차이도 안 나게
생겨놓고는.”
 
 
아저씨를 아저씨라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부릅니까? 당황스러움에
눈동자를 마구 굴렸다.

 
오빠라고 불러. 현중 오빠라고.”
 
 
.
 
 
김현중
 
 
현중 아찌!!”
 
 
저 꼬맹이는 나를 졸졸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화도 내보고 피하기도
했는데 뭔 애가 저리 고집도 센 건지
따라오지 말라고 해도 따라오더라.
 
 
저건 내가 호칭을 알려줘도 아저씨래.”

 
솔직히 오빠는 누가 봐도 오버였습니다.
쟤랑 대왕님이랑 몇 살 차이가 나는데
기가 저절로 찰 말씀을 하셨습니까.”
 
 
죽고 싶냐? , 네가 돌보라고 그랬지.”
 
 
어이쿠, 저는 일이 많아서.”
 
 
내 앞에 종알종알, 거리던 김민석이
사라지고 의자에 등을 붙이고 눈을
감았다.
 
 
현중 아찌!!”
 
 
넓은 저승에서 나를 찾겠다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을 꼬맹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여자도 싫고 아이도 싫었다. 그래서
혼인을 하라는 전 옥황상제의 말을
사그리 무시하고 저승에만 은둔했었다.
한동안은 사자들도 남자로만 뽑았었다.
 
 
물론 남자 새끼들도 징그럽지만.
 
 
현중 아찌!!!!”

 
아가야 이제 슬슬 지쳐야지.”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갑자기
조용해진 주변에 3일 동안 나를
찾던 강철 체력도 지쳤나보다 했다.
 
 
3일 내내 북두성군, 남두성군에게
시달린 나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있으니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요한 적막만 흐르던 저승.
이게 진짜 저승의 모습이었다.
 
 
꺄아아악!!”
 
 
무의식과 의식의 그 중간을 지나고
있을 때,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간혹 저승까지 왔다가
도망치려는 영혼들을 잡을 때면 나던
소리이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살아있는 자의 소리같.... 살아있는...
 
 
미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폈다.
이래서 내가 저승이 위험하다고 그런
건데.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한
영혼들은 생명의 냄새를 누구보다 잘
맡아 위험에 빠지기 십상이었다.
 
 
어디서 들렸던 비명소리인지 잘 구분을
해야 한다. 쓸데없이 저승은 넓었다.
 
 
꺄아아악!!!”
 
 
비명소리가 한 번 더 들렸고 그쪽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공포에 잠겨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꼬맹이랑 혀를
낼름, 거리며 다가가는 영혼이 보였다.
그 영혼의 어깨를 붙잡았다.

 
여기까지 왔으면 조용히
심판까지 기다리지?”
 
 
히이이이익!!!”
 
 
꺼져.”
 
 
내 얼굴을 본 영혼이 도망가고 떨고
있는 애기한테 다가갔다. 하여간
손도 많이 가고.
 

.”
 
 
아찌...”
 
 
울먹이며 내게 폭삭, 안기는 애기의
등을 두드렸다. 그래, 이번엔 김민석이
많이 잘못했네. 데려와도 이렇게 어린
애를. 토닥이며 앞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히잉...”
 
 
후우
 
 
.
 
 
그날 이후부터 내 옆에 딱, 붙여놓고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혼자 내버려
두면 또 무슨 일이 생겨 나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절대 걱정되거나 불안해서 그러는 거 아니라.
 
 
오호, 이 애기가 그 애기야?”
 
 
나 애기 아닌데.”
 
 
, 너 깡 좀 있다? 너 내 뒤 이어서
옥황상제 해볼래? 이 자리가 어마무시한
자리인데 말이야.”
 

닥쳐.”
 
 
보모세요? 귀찮은 거 죽어도 싫어하던
염라가 귀찮은 거 달고 다니더니 보호자
역할도 하고 난리네.”

 
네가 달았잖아.”
 
 
내가 달았냐? 네 사자가 달았지.”
 
 
아주 불순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옥황상제를 무시한 채 의자에 앉았다.
내가 앉자마자 쪼르르, 나를 따라
옆자리에 앉았다. 이래서 애를 키우는
건가. 키우는 맛은 있네.

 
할 말이 뭔데?”
 
 
할 말이 뭥데?”
 
 
 

웃지 마라.”
 
 
웃지 마라!”
 
 
푸하하, 김현중 미니미네. 푸하핫!!”
 
 
아찌, 미니미가 뭐야?”
 
 
크하하하, 아저씨래ㅋㅋㅋㅋ
고귀하던 염라가 아저씨가 되었엌ㅋㅋ
ㅋㅋㅋㅋ 애기야 너 진짜 옥황상제
안 할래?ㅋㅋㅋㅋㅋ
 
 
배가 찢어져라 웃어대는 옥황상제한테
가운데손가락을 날려주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왔다. 내 뒤를 졸졸 쫓아오는
애기랑 같이 승강기에 같이 탑승했다.
 
 
가만히 앞만 바라보다 나를 따라하는지
근엄한 얼굴로 서있는 애한테 물어봤다.
 
 
너 옥황상제하고 싶냐?”
 
 
그게 뭔데?”
 
 
야 솔직히 저거 다 별로다? 차라리
하면 나처럼 염라대왕을 하는
게 낫지. 저거 다 놀면서 그러는...”
 
 
노는 건 좋은데?!”
 

“....”
 
 
?”
 
 
나를 올려다보는 애기를 바라보자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그려졌다.
귀엽긴 하네.

 
너 염라대왕 부인해볼 생각 없냐?
너라면 지옥 안 보내고 내가 평생
끼고 살아줄게.”
 
 
... 좋아!!”
 
 
좋지? 그럼 하는 거다?
약속했다? 무르지 마라.”
 
 
!! 엄마가 약속하면
새끼손가락 걸라고 그랬어!!”
 
 
그래. 내가 너 19살이 되면 찾아
갈게. 13년 동안 예쁘게 커라.”
 
 
!!”
 
 
.
 

 
이씨, 나 까먹지 말고 잘 살아라. 꼬맹이.”
 
 
기억 지우는데 널 까먹지도 않고
잘 있겠다. 아가, 나중에 죽으면
언니가 찾으러 갈 테니깐 기다려.”
 
 
얘 죽으면 바로 옥황상제 자리에
앉힐 건데 뭔 소리들이냐.”
 
 
일주일이 지났고 헤어질 때가 다가왔다.
천녀 중 한명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애를 보니 잘 키워둔 딸, 유학 보내는
느낌이었다. 다가가 머리 위에 손을
, 올렸다.

 
예쁘게 기다려라.”
 
 
!! 모두들 감사했습니다!!”
 
 
저승에서의 기억을 지워야
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냥
예쁜 기억이라도 남아있으라고
아주 잠깐은 남겨뒀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아이를 지켜보았다.
영겁의 세월을 살았던 내게 13년이라는
세월은 눈 깜빡할 새에 지나갈 수
있었지만 그렇게 짧지 않았다.
 
 
오히려 길다고 하면 긴 세월이었다.
그 세월 동안 계속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야 김민석.”
 
 
! 왜 부르셨습니까?”

 
예전에는 ㅇㅇ이를 보면 막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고 어디 가서 다칠까봐
불안했는데 지금은 존나 가슴이
뛰고 예뻐 보이는데 왜 일까.”
 
 
ㅇㅇ이가 13살이 되던 해, 바쁘게
뛰어다니던 김민석을 불렀다.
애가 갑자기 컸어. 원래 애들은
빨리 크는 걸까?
 

염라대왕님 그것도 모르십니까?”
 

“...?”
 
 
그거, 그거 아닙니까. 엘오브이이.”
 
 
“...”

 
사랑.”
 
 
크흡...”
 
 
그렇게 오매불망 ㅇㅇ이 기다리고,
넘어질까 다칠까 걱정하고, 하루에
수십 번을 보면서 예쁘다, 귀엽다
하는데 이게 사랑인 걸 모르는 바보가...”
 
 
“...”

 
있구나. 있어.”
 

이 가슴이 뛰는 게 다 사랑
때문이구나. 피식, 웃음이 실실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제 진짜 너를
내 신부로 맞지 할 준비가 다 되었다.
 
 
.
 
 
ㅇㅇㅇ
 
 
지금까지 백수씨 아니 김현중씨가
해준 이야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내가 할머니 때문에 저승에 갔다 왔다는
것도, 그 곳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믿겨지지 않았다. 꿈일까 싶어 볼을
잡아당겼다.
 
 
그럼 이제 제가 19살 되었으니깐
저를 죽여서 저승 데리고 가겠네요?”
 
 
그러려고 내 앞에 나타났고 그동안 내게
저승가자고 말했었다. 그러니 이 사람은
그럴 것이다.
 

, 그럴 거야.”
 
 
...엄마 이 불효자식은 어릴 적에 알지도
못하는 약속을 통해 먼저 죽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러려고 했는데 안 그러려고.
너도 아직 창창한 나이이고 이승에서
해보고 싶은 거 많잖아.”
 
 
그럼요?”

 
너한테 오기 전에 옥황상제와
계약했던 내용이 있어. 조건을
아직 만족 못 시켜서 말해주지
못하지만 하여튼.”
 
 
어깨를 들썩이며 내게 말하던
현중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고개를
까딱거렸다.


이제 궁금증은 풀렸으니 나는 가도
되지? 일이 많이 밀려서. 이거
보라니깐. 나는 백수가 아니라고.”
 
 
, 사라지는 사람을 보며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밥 먹으라고 나를
부르던 할아버지의 말이 있기 전까지
곰곰이 생각했다. 일기장에도 쓰여
있으니깐 이 일은 모두 진짜일 것이다.
 
 
으어얽!! ㅇㅇ아 너는 진지랑 절대
안 어울리잖아. 우리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자.”
 
 
머리를 마구 비비며 내게 최면을
걸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자.
저 사람은 나를 저승에 안 데리고
간다고 했잖아.
 
 
그럼 그냥 , 저는 저승 가고
싶지 않고 그때 약속은 어릴 적
약속이었으니깐 그냥 없던 일로
하죠.’라고 하면 될 거 아냐.
 
 
근데... ...
 
 
넌 고민을 하냐고.”
 
 
머리로는 뭐라고 해야 할지 정리도
다 했는데 가슴이 졸라 나한테 시키지를
않는다. 제발 시켜줬음 좋겠는데 입을
굳게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다.
 
 
너는 어쩌고 싶은데.
 
 
나는...”
 
 
나는
 
 
좋아하지.”
 
 
김현중 씨를.
 
.
.
.

※만든이 : 아모르님

<>
 
안녕하세요, 아모르입니다.
제가 글이 담겨있는 USB
큰집에 놓고 오는 바람에 늦게
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게 특별한 날입니다.
제가 2015712일이 PENDANT
첫 투고를 한 날입니다.
고로 2016712일인 오늘은
저의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러분과 정말 많은 글들로
추억을 쌓아갔던 거 같아요.
단편 14편과 과학선생님 시리즈,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결국 너잖아,
백수와 고3의 상관관게, 아는 사람
이야기, 백설공주의 사과까지.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여기까지 무사히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들로 찾아뵙는
아모르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애정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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