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t: 분석가 (by. 영감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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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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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t:분석가
 
강동원(A)/세자(이 원)
유승호(S)/양명(이 선)
박은빈(빈궁)
이정재(진성)
송중기(여림, 참의)
이제훈(도승지)
000(여림의 누이, 중전)
 
.
.
.
.
.
 
 
 
어때? 이번엔 좀 바뀔 것 같아?”
 
 
“....A. 너 어떻게...”
 
 
보안이 허술하잖아. 쳐들어오기 쉽게.
이건 뭐, 털어가라고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S가 알면 날 죽이려 들 거야.”
 
온오프, 이거 하나면 되는 거 아닌가?”
 
 
설마 셧다운 시키려는 건 아니지?
... 제발...네 잔인성을 여기에
발휘하지 말아줘.
 
 
걱정 마. S는 이미 떠났고, 흔적을 남기는
바보 같은 짓 따위 하지 않을 테니까.
그저 기록을 좀 보러왔어.”
 
 
기록? 대체 언제쯤?”
 
천 년의 기록.”
 
 
“.......”
 
갑자기 궁금해졌어. 이 얼굴을
한 사람의 과거가.
 
 
이미 수십 번은 거쳐 갔을 텐데,
왜 하필 천년이야?”
 
 
외모가 랜덤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걸 알았을 때, 문득 궁금했어.
이 영혼의 최초 육신은 뭐였을까?
 
 
“....그래서?”
 
 
결국 알아냈지. DNA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남겨주거든.
 

 
왜 말 안 해줬어? S가 날 치떨리게
싫어하는 이유... 이 얼굴 때문이지? 정확히는
내 선조, 이 원. 세자라 불렸던 사나이.
 
 
여기까지 온 거면 이미 게임
끝 아니야? 대체 뭐가 궁금한 건데.
 
 
그녀. 내 계비이기도 했던
양명의 사모하는 연인.”
 
 
“...네 연인도 아니었잖아. 외려
너한텐 원수 아닌가?”
 
 
좀 이상하거든. 그 송가네 여식.
어딘가 석연치 않아.
 
 
어쩌려고? 바꾸기라도 할 거야?”
 
 
아니, 주석을 좀 달아보려고. 기억은
왜곡될 수 있고, 역사는 그 왜곡의 모음이니까.
제대로 된 분석가 하나쯤은 필요하겠지.
 
 
넌 네가 결백하다고 믿는구나.”
 
 
물론이지. 사악하긴 해도 근본
없이 나쁜 놈은 아니야.
 
 
“...대체 어쩔 셈인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악당의 말로.
만약 모든 것이 누군가의 농간이라면,
내 오명을 벗어야하지 않겠어?
 

 
내 명예와, 내 님을 위해서라도....”
 
.
.
.
.
.
.
 
 
 
비문이 발각되었다.
벌거숭이가 된 기분이 어떠하냐.
 
 
소신, 모르는 바입니다.
 
 
“.....모른다?”
 
 
이미 전 이조판서 김수현이 벌을 달게 받은 바,
그 필체가 소신의 것이라는 증좌도 없사온데, 어찌
무고한 충신을 몰아가시려 하나이까. 내명부에
홀로 계신 중전마마를 생각하셔야지요.
 
 
네 이놈!!! 감히 어느 안전에서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 것이냐? 네 정녕
사지가 끊기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그만!!! 내금위는 나가 있으라. 죄질이
심히 악랄한 바, 짐이 몸소 추국할 것이다. 그대는
밖으로 나가 조옥의 문 앞을 수호하라.”
 
 
하오나, 전하.....”
 
 
내 말이 들리지 않는가!!”
 
 
소신, 한석규. 전하의 명을
따르겠나이다.”
 
 
이미 만고, 강산이 두 번도 바뀔
세월입니다. 이미 양명은 죽고 없고 전하께서
이리 용상에 올라계신데. 무엇이 문젭니까. 본보기가
필요하신 거라면 이미 영의정과 이조판서가
가지 않았습니까.
 
 
“.......”
 
 
덮어두시지요. 이미 한 팔을
잃으신 지금, 중전마마와 저희 가문까지
잃으신다면 기껏 세워 올린 전하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네놈이 큰 착각을 하는구나.
중전은 네게 큰 힘이 못 돼. 내게 유일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이는 저승에 계신 선왕 전하뿐이다.
벙어리 중전 따위 폐서인시키면 그뿐이야.
 
 
“..허면 빈궁마마는요.”
 
 
“..........”
 
 
그 분의 안위는 궁금치 않으십니까.”
 
네 감히... 어디서 천박한 입으로
뉘 이름을 올리느냐.
 

빈궁은 죽었다. 내 손으로 사약을
내렸음이야. 더러운 술수에 이미 떠나간
고인의 명예를 욕보이지 마라.
 
 
일이 이렇게 된바, 모르시지는 않을 터.
빈궁마마의 유배 길을 동행한 대제학을
친 것이 저희 가문입니다.
 
 
“.......”
 
 
 
설마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그분은 살아계셨습니다. 전하께서 탕약을 위조하고
수레에 태워 궐로 빼돌리실 적,
그때까지는 말입니다.
 
 
“....해서?”
 
저와 저희 가문의 안전을 보장해주십시오.
허면 그분의 거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모든 것을
대제학 임주환에게 맡긴바. 전하께서도
그 행방을 모르시지 않습니까.
 
 
“..., 웃기는 소리를 하는구나.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한들, 그자가 입을
놀렸을 리 없다. 혓바닥을 깨물었으면 깨물었지
신의를 배신할 자가 아니야.
 
 
“........”
 
 
또한 그 행방을 알았으면 진작 그를
빌미로 나를 겁박했을 터, 이제와 얘기를
꺼내놓지 않았겠지.
 
 
 
“........”
 

 
 
이러한 허수를 늘어놓는 걸 보니,
자네 똥줄이 많이 탔구먼. , 명줄이
끊어질까 두려운가?
 
 
“...전하.”
 
 
걱정 말게. 쉬이 보내주진 않을 것이야.
아무리 능지처사가 가장 고통스런 형벌이라고는 하나,
그 또한 너무도 짧은 고통인바, 이십 년 내
피나는 세월과 비견할 수야 있나.
 

 
내 너를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다. 관노,
아니 백정으로 격하시켜 짓밟히고 깔아뭉개지고
결국엔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 모습을
지켜볼 것이야.
 
 
 
소신을 응징하고자 하십니까. 허나
어찌합니까. 소신이 대제학을 칠 적, 그의
모든 것을 빼앗았습니다.”
 
 
“.......”
 
 
여비도, 가마도, 그분의 행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연락망도....
 
 
“.......”
 
 
가진 것도, 아는 이도 하나 없으니
아마 산적에게 변을 당하셨거나, 굶어 죽거나
그도 아니면 길을 헤매다 객사하셨겠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내 네 놈을 말려 죽인다 하였지.
그 시작이 무엇일 것 같으냐.”
 
 
“.....!”
 

 
 
 
서두르지 않으면 늦을 것이야. 내 중궁전의
모든 상궁과 나인들을 무르라 하였거든.
허니 이제 어찌 되었을까.
 
 
“...., 전하.”
 
 
방랑벽에 떠돌기를 좋아하는 이니,
필시 중궁전을 나섰겠지. 허면 어디로 갔을까?
, 그래 물을 찾아갔겠구나.
 
 
“.....풀어주십시오. 가봐야겠습니다.”
 
 
그이는 이상하게 물을 참 좋아한단 말이야.
왜일까. .. 선이가 거기서 죽었구나. 얼마나
한에 사무쳤으면 말까지 잃었을꼬.
 
 
 
“...전하!!!! 제발....”
 
 
부용지 물이 그리 차갑다지. 내 발은
풀어주마. 어디 부리나케 한번 달려가 보거라.
중전이 제 몸을 던져버리기 전에...
 
 
.
.
.
.
.
 
 
 
 
 
 
“...마마, 게서 뭐하십니까. 위험합니다.
밖으로 나오세요. 물이 찹니다. 이러다 고뿔이라도
걸리시면 어쩌시려고요.
 

 
오라비의 손을 잡으세요. , 어서요!”
 
 
중전이 물끄러미 오라비의 손을 바라본다.
결박된 손으로 뭘 어찌 하겠다는 건지.
젖은 얼굴로 애타게 그녀를 부르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
 
 
그제야 제 손을 보고 무릎을 굽혀
땅바닥을 기며 묶인 밧줄을 풀어보려
애를 쓰는 오라비.
 
 
 
“.......”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중전은
옛일이 떠오른다.
 
.
.
.
.
.
 
 
오라버니!!! 결박을 풀어주셔요. 소녀,
도망가지 않겠습니다. 허니
이것을 제발....
 
 
있지, 네가 죽고 못 사는 그 도령 말이다.
연배가 어느 쯤 돼 보이더냐? 네 또래일 터니,
한 약관은 되었으려나?
 

 
눈썹이 검고, 눈이 깊은 것이 아비를
꼭 닮았다 하던데... 진정 그러하더냐?
 
 
“...그것을 어찌 물으십니까.”
 
 
우리 집 출셋길이니 그렇지.”
 
 
그 무슨.... 도령은 홀연 단신,
천애 고아라 들었습니다. 그런 분이 어찌
출셋길이 된단 말입니까.
 
 
바라 건데, 그분 앞에서 언행을 조심하여라.
잘 교육받은 양갓집 규수의 본을
보여라, 이 말이다.
 
 
오라버니!!!”
 
 
아마 내 예감이 맞는다면, 그분....
대군이시다.
 
 
“.....!”


군으로 격하되었다고는 하나, 엄연히
중전의 소생. 전하께서 자리보전치 못 하신다면,
어쩌면 장차 보위에 오르실지도 모르지.
지금 세자, 후사가 없지 않더냐.
 
 
아니.. 어찌.”
 
 
아주, 잘 하였다. 네가 우리 집에
큰 보탬이 되는구나.
 

 
 
세자 저하 내외 아직 어리신데,
후사를 논하다니요. 설마... 그를 빌미로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십니까?
 
 
반란이라...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나
만일 하게 된다면 그는 정변이지. 지금의
주상전하도 그로 보위에 올랐거늘,
무에 문제가 되겠느냐.
 
 
오라버니!!!!”
 
 
허면 너는 중전, 나는 왕족의 외가가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이냐. 더는
윗대가리들에게 굽신거리지 않아도 된다.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것이야.
 
 
그러다 실패하면요...그땐
어찌하시렵니까.
 
 
글쎄다.. 그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만
전장에서 지면 으레 장수가 책임을 져야지.”
 
 
“...그분을 이용하실 요량이군요.”
 
 
살아남는 요령이다.”
 
 
하아... 이러신 분이셨습니까.
어쩌다 이리되셨습니까. 어쩌다...
 
 
마음은 주되, 몸까지 내어주진 말거라.
수가 틀리면 버려야할 연이다.
 
 
“....오라버니!!!!”
 
 
행여 아는 척 내색 말고. 은근히,
아주 은밀히 떡밥을 뿌리거라. 세자가
다녀간 것으로 보아, 곧 무슨 일이 벌어져도
크게 벌어질 것 같구나.
 
 
.
.
.
.
.
 
 
한 발, 두 발.. 무릎 언저리에 있던
물이 허벅지까지 차오르고 하얀 속적삼
나빌레는 가련한 여인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00... 안 된다. 가지 마라.
오라비가 잘못했다. 다 내 죄이니라.
 

 
벌을 받아도, 내가 받아야지
너는 아니다...
 
 
“.......”
 
 
공허한 두 눈엔 애절한 간청도
통하지 않으니. 이 일을 어찌할꼬. 달빛에
반짝이는 영롱한 연못만이 그녀를
반길지어다.
 
 
 
어서... 어서 돌아 오거라.
물이 차다.”
 
 
귀신에 홀린 듯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던
여인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달싹거리며
무어라 웅얼거린다.
 
 
“..., ...”
 
 
옹알이 하는 아이처럼 어눌하고도
어설픈 음성이
 
 
“......오라버니.”
 
 
어찌하여 갈라지고 찢어진,
우짖는 한 서린 여인의 목소리와 같을까.
 
 
“00!!!”
 
 
이십 년 만에 들어본 중전의 목소리에
오라비는 정신을 못 차리고 웃다가 우는데...
 
 
다행이구나. 말하는 법을 잊지 않아서...”
 

 
나는 네가 영영...”
 
 
이를 어쩔까나. 그 입에서
나온 첫 마디가.
 
 
“....바다가 붉어요. 참 붉습니다.”
 
 
“.......”
 
 
차디찬 비수가 되어 그 가슴을 후벼
팔지니. 아무리 철면피요, 철갑을 두른 사내라
한들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어찌 이리 붉을까. 해는 이미 지고
말았거늘. 헌데 어째서.... 여적 이리도..
 

 
“.....붉디붉단 말인가.”
 
 
나풀나풀 흰 나비, 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지고, 여인은 끝끝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
 
 
아아.. 이를 어쩔까나.
너는 기어이 가는구나.
 
 
 
“....., .. 아니 돼.
아니 된다!!!
 
 
그 나비, 부서질까 쥐지도 못 하고
더럽혀질까 두려워 뛰어들지도 못 하니
 
오라비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저 악을 쓴다.
 
 
아아아....아아.”
 
 
아이를 잃은 짐승 새끼마냥
땅을 기고, 바닥을 구르며 악을 쓰고
발광을 한다.
 
 
난동에 결박된 저고리,
핏빛 양귀비꽃을 피워내니
 
여인의 말따나, 달빛도
잠재우지 못하는 붉은 밤이어라.
 
 
 
.
.
.
.
.
.

※만든이 : 영감탱님


<작가의 글>
 
제가 저번에 말씀드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강화도령 시리즈는 연, 그리워할 연의 프리퀄입니다.
거기 등장하는 송중기가 왜 가월에게 비문을 요구하며
전전긍긍했는지, 왜 임주환의 여동생에게 접근해 그녀의
복수를 부추겼는지. 그 이유가 설명이 좀 되었을까요?
 
워낙 엮인 스토리가 많아 차래대로
풀지 못 하는 점, 이렇게 틈틈이 짤막짤막하게
소개하게 되는 점. 죄송합니다.
 
그래도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한 번도 못 읽은 적은 있어도, 한번만 읽은 적은
없다는 영감탱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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