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남자 - 04 (by. 공비노)

<읽기 전에>
 
안뇽, 여러분
공비노에요.
 
많이 기다리셨죠ㅠㅠ
어제는 밀린 잠자느라 하루종일
 침대에서 뒹굴거렸네요ㅠㅠ
늦게 와서 미안합니당.
 
근데요........ 
저 또 명예의 전당 갔어여ㅠㅠㅠㅠㅠ 
정말정말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
이게 이렇게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몇 번이나 말했었죠.
단편으로 준비했던 거라고. 허허헣
이렇게 갖고 오길 잘했나봐영
 
근데 녀러분은 저 명예의 전당에 간 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아세요?
녀러분들이 달아준 게시글 아니었으면
 명예의 전당 오른 것도 모를 뻔했어요.
아무튼.
이것도 저것도 정말정말 감사합니당!
더 열심히 할게요!
 
그리고
 
안개랑꽃너의의미
Yubi이름 없이 보내주신 독자
표지 잘 받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차례대로 올릴게요!
 

 
안개랑꽃님 예쁜 표지 감사합니당:)
 
그럼 보기 드문 남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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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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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시계 초침 소리만 들리던
회의실 문이 열리며 신상 출시 평가를
갔던 팀장님들이 회의실로 들어오신다.
 
 
“......”
 
“......”
 
 
팀장님 세 분이 아무 말이 없자
누구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다들 눈치 보는 상황에서
공대리님이 용기를 내어 입을 연다.
 
 
어떻게... 됐어요?”
 
어떻게 됐을 것 같아요?”
 

 
 
?”
 
당연히...”
 
결재 받았습니다!”
 

 
 
인국 오빠가 사인을 받은 결재 서류를
들어 보이며 말하자 사람들이
저마다 함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 잘됐다.
 
기쁜 마음에 박수를 치며 함박웃음을
짓는데 팀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최근 며칠처럼 눈을 피할 줄 알았는데
잠시 멈칫하던 팀장님이 미소를 띠며
입모양으로 수고했어요.’한다.
 
콩닥콩닥.
이것 봐.
그동안 섭섭했던 게 또 사라지잖아.
사랑이란 게 원래 이런 거야?
 
 
, 잠시 주목! 우리 세 팀
첫 프로젝트 성공 기념으로 제가
중대 사안 발표를 하나 하겠습니다.”
 

 
 
인국 오빠가 손을 들고 외치자 사람들이
목소리를 낮추어 소곤대며 오빠를 본다.
 
 
궁금하세요?”
 

 
 
-!”
 
서인국의 중대 발표는...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
 
저 오늘부터 임팀장이랑 연애합니다!”
 

 
 
뭐어?!”
 

 
 
난데없는 인국 오빠의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언니였다.
 
경악에 찬 언니의 얼굴을 보니 저건
연애 발표가 아닌 오빠의 고백인 모양이다.
 
 
. 싫어?”
 

 
 
?”
 

 
 
나랑 연애하기 싫냐고.”
 

 
 
,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됐네. 나랑 하자.”
 
“......”
 
연애.”
 

 
 
인국 오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를 한다.
 
어떻게 저 오빠는 고백도 안 평범해.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젓는데 계속 나를
보고 있었던 건지 팀장님과 눈이 마주친다.
 
그리곤 내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온다.
 
 
ㅇㅇ.”
 
?”
 
혹시 알고 있었어요?”
 

 
 
뭘요?”
 
서팀장이랑 임팀장 사이.”
 

 
 
... 어쩌다보니..,”
 
 
물론 어쩌다보니는 아니지만.
회사에서는 웬만하면 서로 아는 척
하지 않기로 했었으니까.
 
 
! 자기도 솔로인 주제에 이 오빠
연애 상담 해주느라 고생한 오랜 동생
ㅇㅇㅇ한테 가장 감사드립니다!”
 

 
 
뭐야, 저 인간!
서로 모르는 척 하자고 했잖아.
 
내가 놀라서 쳐다보자 인국 오빠가
내 쪽을 보며 윙크를 한다.
 
뭐야.
무슨 의미의 윙큰데?
 
인국 오빠의 말에 사람들이 저마다
원래 알던 사이냐며 여기저기서 묻는다.
 
 
어쩌다보니...라면서요.”
 

 
 
? 아니, 그게...
뭔가 이제 막 시작하는 신입인데
회사에 오랫동안 알던 사람이 있다 그러면
왠지 모를 오해도 생길 것 같고
서로 불편한 것 같아서 그냥
모르는 척 하자고 했거든요.”
 
그럼 임팀장이랑도 아는 사이?”
 

 
 
, ...”
 
뭐야. 나만 몰랐네. 나도 서팀장이랑
친한데 미리 좀 소개해주지. 난 그것도
모르고 혼자 바보 같이 굴었잖아.”
 

 
 
팀장님이 뭔가 불만이라는 듯 신나서
떠들어대는 인국 오빠를 째려본다.
 
내가 이상한 건가?
팀장님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자자. 그럼 우리 이제 프로젝트
성공 기념 및 저희 연애 시작 기념으로
회식하러 갑시다!”
 

 
 
우린 빼줘.”
 

 
 
. 회식 안 해? 빠지고 싶으면 형만
빠지지? 팀원들은 다 회식하고 싶을 텐데.”
 

 
 
우린 우리끼리 할 거야.”
 
뭐야. 우리랑 섞이기 싫어?”
 
그게 아니라 우린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오늘은 우리 ㅇㅇ씨 환영회 할 거야.”
 

 
 
팀장님이 내 어깨를 감싸며 말한다.
 
. 미쳤어.
이거 어떡해? 숨이 안 쉬어져.
 
어깨에 닿은 팀장님의 손에
간신히 짧은 숨만 몰아쉬는데 팀장님을
보는 언니의 눈빛에 불길이 인다.
 
 
그런 거면 할 수 없지.”
 

 
 
할 수 없긴 뭐가 없어. 다 같이 가야지.
한 팀이라도 빠지면 무슨 의미야?”
 

 
 
너한텐 나만 있으면 되지
수혁이형까지 필요해? 욕심이 많다.”
 
. 그게 아니라 쟤 술 마시면 ....”
 
걱정도 많네.
수혁이형이 알아서 하겠지.”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 인국 오빠가
언니의 입을 막고는 회식하러 갑시다!’
하고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간다.
 
 
우리도 가죠. 환영회 하러.”
 

 
 
이팀장님.
혹시 거기 저도 껴도 돼요?”
 

 
 
이 여자는 또 왜!
왜 낄 데 안 낄 데 구분을 못 하고!
 
 
진리씨가 우리 팀 회식에 왜 껴.
자기네 팀 지금 회식하러 갔잖아.”
 
오늘 ㅇㅇ씨 환영회라면서요.
저도 ㅇㅇ씨 환영하고 축하한단 말이에요.”
 

 
 
그래요, 그럼. ㅇㅇ씨 축하해주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더 있으면 좋죠.”
 

 
 
그렇게 쉽게 허락하지 말라고요.
사람이 왜 이렇게 너그러워?
 
딱 봐도 내 환영은커녕 팀장님한테
흑심 품고 가는 건데 왜 그걸 모르냐고.
 
 
ㅇㅇ씨 일단 가자마자 바로
팀장님 옆자리에 앉는 거야. 알겠지?”
 
그럴 수 있을까요?”
 
무조건 해야지.
이럴 땐 스피드가 답이야. 스피드.”
 
 
공대리님을 따라 사무실로 가 가방을 챙겨
나오자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이 한 무리다.
 
어느새 인국 오빠와 손을 잡고 있던
언니가 슬쩍 내 옆으로 와 선다.
 
 
술 적당히 마셔.
많이 마시면 안 돼. 알았지?”
 

 
 
알았어.”
 
진짜로 안 돼. 너 술 취하면 개 되잖아.
? 언니도 없는데 취하면 안 돼.”
 
ㅇㅇ이가 알아서 하겠지.
ㅇㅇ이가 애야?”
 

 
 
애야!”
 

 
 
연애하기로 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투닥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래도 보기 좋긴 하다.
 
 
ㅇㅇ. 안 타요?”
 

 
 
뒤늦게 나온 팀장님이 웃으며
내 등을 밀어 엘리베이터에 태운다.
 
...
이 얼굴도 진짜 보기 좋다.
 
 
 
 
* * *
 
 
 
 
앞으로 ㅇㅇ씨의
성공적인 회사 생활을 위하여.”
 

 
 
위하여!”
 
 
잔 부딪히는 소리가 맑게 나고 팀원들이
늦게나마 입사 축하 인사를 한다.
 
분명 고마운 상황인데 웃음이 나질 않는다.
 
 
진리씨 육상했대?”
 
그러게요.”
 
 
회식 장소에 도착한 팀장님은 하필이면
벽 쪽에 앉았고 유일한 옆자리는 진리씨가
우사인볼트 저리가라는 걸음으로 차지했다.
 
그리고 팀장님의 앞자리는
눈치 없으신 우리 팀원들께서 차지하셨고.
 
아니, ㅇㅇㅇ 환영회라면서.
내가 주인공이라면서 왜 이렇게
팀장님이랑 멀리 떨어진 데 있는 거야?
 
 
반대쪽에 앉을 걸 그랬어요.
그럼 멀리서나마 팀장님 얼굴이라도 보지.
팀장님 옆옆옆자리가 뭐예요.”
 
내가 저것들 다 쓸어줄까?”
 
뭐라고 하면서요?”
 
우리 ㅇㅇ씨가 팀장님이랑
잘해보겠다는데 왜 니들이 방해야!”
 
그러다 진리씨가 나도 이팀장님이랑
잘해보겠다는데 왜 공대리님이 방해예요?
그러면요.”
 
, 그러네.”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자 공대리님도
소주를 마시며 으하하 웃으신다.
 
 
괜찮아. 오늘만 기회겠어? 오늘은
그냥 축하주 먹는 날이라고 생각해.”
 
저 취하면 안 돼요.”
 
괜찮아, 괜찮아.
내가 데려다줄게.”
 
 
아니, 그게 아니라...
술 취하면 엄청 솔직해지고 사람들한테
막 화내고 버럭하는 개 된단 말이에요.
 
 
이팀장님 요즘 운동 하세요?”
 

 
 
바빠서 잘 못 하죠.”
 

 
 
진짜요?
근데 몸이 더 좋아지신 것 같아요.”
 

 
 
그래요?”
 

 
 
.
그 전에 몸을 보기나 했고?
 
나는 진짜로 봤다고.
그 맨들맨들, 울퉁불퉁...
아무튼 엄청 좋은 거.
 
 
팀장님 아직 여자친구 없으세요?”
 

 
 
, 없어요.”
 
팀장님 같이 멋있으신 분이 왜 아직도
없으세요? 혹시 관심이 별로 없어요?”
 
이제 슬슬 관심 가져야죠.
나이도 나이인지라.”
 

 
 
소개팅 해드릴까요?”
 

 
 
허이구.
소개팅?
그러고 네가 나가려고?
웃기시네, 진짜.
 
 
ㅇㅇ. 취하면 안 된다며.
혼자 너무 마시는 거 아니야?”
 
저 대화를 듣고 어떻게 술을 안 마셔요.”
 
그치? 그래, 이럴 땐 그냥 먹고
확 취해버리는 거야.”
 
 
공대리님이 따라주는 술을 마시자 아이고,
잘 먹네.’ 하며 고기를 입에 넣어주신다.
 
 
ㅇㅇ. 공대리님 술만 받는 거예요?
치사하다. 우리 술도 좀 받아요.”
 
, !”
 
앞으로도 더 잘 해봐요.”
 
, 잘 부탁드립니다.”
 
 
팀원들이 주는 술을 한 잔, 두 잔 받아
마시다보니 취기가 알딸딸하게 오른다.
 
 
ㅇㅇ,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 팀장님.
이번 우리 세 팀 진짜 분위기 좋았잖아요.
연말에 다 같이 엠티 가는 거 어때요?”
 

 
 
, 그거 좋다.
좋은데요, 팀장님?”
 
 
좋긴 뭐가 좋아!
, 진짜...
내가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최진리!
너 내가 언젠가 명치 진짜 세게 때릴 거야.
 
 
ㅇㅇ씨 술 마시니까
표정에 마음이 더 잘 드러나는구나?
왜 이렇게 귀엽냐, 진짜.”
 
저 하나도 안 귀엽거든요.
저 엄청 섹시해요. 그거 모르셨죠?”
 
아하하. ㅇㅇ씨 꼬시고 싶은 남자랑
술 마시면 그 남자 백방 넘어가겠다.”
 
그 남자 저기 있는데 안 넘어오잖아요...”
 
 
, 우울해.
 
테이블 위에 있는 걸 옆으로 싹 밀어내
깨끗하게 만든 후 이마를 갖다 박자
공대리님이 킥킥대며 웃는 소리가 들린다.
 
 
팀장님, ㅇㅇ씨 뻗었는데요.”
 
?”
 

 
 
공대리님의 말에 팀장님이 놀란 듯
벌떡 일어나 내 옆으로 온다.
 
 
ㅇㅇ. 괜찮아요?”
 
. 괜찮아요.”
 
얼굴 좀 들어봐요.”
 

 
 
싫어요. 못생긴 얼굴 봐서 뭐하게요.”
 
?”
 

 
 
저기 예쁜 진리씨 얼굴이나 보지
내 옆에는 또 뭐하러 왔대.”
 
 
내가 중얼중얼 거리자
공대리님이 또 웃음을 터뜨린다.
 
 
공대리님, ㅇㅇ씨 얼마나 마신 거예요?”
 

 
 
혼자서 족히 2병은 마셨을 걸요.”
 
안 말리시고 뭐하셨어요?”
 

 
 
옆에서 보고 있어 봐요. 말리고 싶나.
술 취하니까 이렇게 귀여운데.”
 
나 안 귀엽다니까!
완전 섹시하다고요!”
 
 
버럭하며 테이블에서 고개를 들어 올리자
어지러움과 함께 몸이 주체가 안 된다.
 
제멋대로 흔들리는 내 몸이
어딘가에 고정이 되어 고개를 들자
팀장님의 잘생긴 얼굴이 보인다.
 
 
ㅇㅇ, 데려다줄게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팀장님, 가시게요?”
 

 
 
. 진리씨는 팀장님 가시는 거 싫어?
그럼 내가 ㅇㅇ씨 데려다줄게.”
 
안 돼요! 공대리님 가시면
회식이 무슨 재미가 있어요.”
 
맞아요. 공대리님 빠지면 안 돼요.”
 
라는데?
그래도 팀장님 여기 계시라 할까?”
 
아니요...”
 

 
 
, 공대리님 잘한다.
, 기분 좋아.
 
갑자기 좋아진 기분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웃자 팀원들도 덩달아 웃는다.
 
 
빨리 데려다줘야겠어요. 보는 우리는
즐겁지만 저러다 기절하겠어요.”
 
그럼 저는 ㅇㅇ씨 데려다주고 집으로
갈게요. 다른 분들은 드시고 싶은 만큼
드시고 가세요. 여기 카드요.”
 
 
뭔가 웅성웅성 대는 소리가 귓가를
울리더니 내 발을 누가 만지작거린다.
 
 
... 누가 내 발 만져...”
 
발 만지는 게 아니라
신발 신기는 거예요.”
 

 
 
... 믿을 줄 알고... 내 발 예쁜 거 나도
아니까... 한 번은 봐줄게. 두 번은 안 돼!”
 
알았어요. 다음에는 허락 받고 만질게요.
일어설 수 있겠어요?”
 

 
 
당연하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휘청거리며
그대로 누군가의 품에 속 안겨진다.
 
, 이 냄새...
 
 
팀장님이다.”
 
알아봐줘서 고맙네요.
일단 나가서 찬바람 좀 쐐요.”
 

 
 
팀장님에게 기댄 채 식당을 빠져나오자
겨울 찬바람이 온 몸을 휘감고 지나간다.
 
 
ㅇㅇ, 정신 차릴 수 있겠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이렇게 취해서 혼자 어떻게 가요.
혼자 갈 수 있어도 내가 못 보내요.”
 

 
 
으이씨.
이렇게 취한 걸 어떻게 보여주라고.
 
거기다 오늘따라 목소리는 왜 이렇게 멋져.
술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섹시하게 들린다.
 
 
이렇게 취할 줄 알았으면
옆에 앉을 걸 그랬어요. 내가 있으면
팀원들이 그래도 좀 덜 먹였을 텐데.”
 

 
 
근데 진리씨 옆에 앉았잖아요!”
 
? ... 그러니까요.
다음에는 옆에 앉을게요.
술 많이 못 마시게.”
 

 
 
왜 이렇게 다정해?
어제까지만 해도 찬바람이 쌩쌩이더니.
나 갖고 노는 거야 뭐야, 진짜!
 
 
팀장님...”
 
.”
 
사람이요...
그렇게 매력 있음 못 써요...”
 
ㅇㅇ?”
 

 
 
정도껏 하시라구요!”
 
?”
 

 
 
잘생긴 건 팀장님인데
왜 내가 피곤해요?”
 
 
 
 
* * *
 
 
 
 
잘생긴 건 팀장님인데
왜 내가 피곤해요?”
 
 
이해가 될 듯 말 듯 한 말을 남긴
ㅇㅇ씨가 그대로 내 품에 안긴다.
 
 
ㅇㅇ.”
 
“......”
 
자요?”
 

 
 
아무 대답도 없이 두 눈을 꼭 감은 채
가만히 안겨있는 모습을 보자 웃음이 난다.
 
입사 첫날부터 눈에 박혀
떠날 생각을 않더니 이제는 아주 맘속에
터줏대감마냥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어쩌자고 이렇게 취해, 이 여자야.”
 

 
 
“......”
 
날 뭘 믿고.”
 

 
 
온 몸에 힘이 빠진 ㅇㅇ씨를 겨우 업자
두근거리는 심장이 등에 닿아 따뜻해진다.
 
잠든 와중에도 편한 자세를 찾으려는지
등 뒤에서 꼼지락 거린다.
 
 
... 어디로 가야 하나.
집도 모르는데.”
 
... ... ......
...동 천...일호.”
 
? 뭐라고?”
 

 
 
뭐라고 웅얼거리는 말을
자세히 들으니 신기하게도 집 주소다.
 
 
그거 ㅇㅇ씨 집 주소에요?”
 
...”
 
아무한테나 알려주면 어떡해요.”
 
팀장님이잖아요...”
 
 
깼나?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대화에
잠깐 멈춰 서자 ㅇㅇ씨가 긴 숨을
내쉬며 내 어깨에 얼굴을 비빈다.
 
깨지는 않은 것 같은데...
 
 
집에 갈까요?”
 

 
 
...”
 
빨리? 천천히?”
 

 
 
천천히...”
 
 
뭐야.
자면서도 다 대답하는 거야?
 
술버릇도 귀엽네.
 
 
ㅇㅇ.”
 
...”
 
서팀장이랑 진짜 아무 사이 아니죠?”
 
“......”
 
? 대답 안 해요?
인국이랑 진짜 아무 사이 아닌 거 맞죠?”
 

 
 
인국 오빠...?”
 
 
오빠.
또 오빠란다.
 
얼마 전에도 그 오빠라는 단어로
사람을 지옥에 온 것 마냥
열불 나게 하더니 또 오빠란다.
 
 
아무 사이도 아니죠?”
 
인국 오빠는 어렸을 때부터 오빤데...”
 
자꾸 오빠라고 할 거예요?”
 

 
 
그럼 오빠를 오빠라고 하지
뭐라 그래, 이 바보야!”
 
!”
 
 
ㅇㅇ씨가 난데없이 제 머리로
내 머리를 들이받는다.
 
나는 아파죽겠는데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다시 내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미치겠다, 진짜.”
 

 
 
히히.”
 
웃지마요. 그럼 서인국 그 자식은
대체 왜 밥까지 챙겨주면서 마음이
식니 마니 그딴 소리를 한 거예요?”
 
“......”
 
ㅇㅇ씨가 인국이한테
오빠라고 하기에 무슨 사이나 되는 줄
알고 얼마나 속상했는데요. 둘이 사람들
몰래 비밀연애라도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안 되겠구나 하고
마음 접으려고 했는데.”
 

 
 
누가 우리 팀장님 속상하게 했어...
팀장님, 속상하면 안 돼요...
그럼 저도 마음 아파요...”
 
 
업히느라 내 어깨에 걸친 양 팔에
힘을 주더니 나를 꽉 끌어안는다.
 
콩닥콩닥.
참 오랜만에도 심장이
기분 좋은 떨림을 만들어낸다.
 
 
ㅇㅇ씨가 왜 마음이 아파요?”
 
팀장님 아프면 나도 아파요...”
 
왜요?”
 

 
 
... 내가 팀장님 좋아하니까!”
 
 
우뚝.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으면서도 직설적인
대답에 잘 걷던 두 다리가 멈춰 선다.
 
ㅇㅇ씨는 취중에도 부끄러운 건지
수줍은 웃음소리를 낸다.
 
취한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속마음 알아내는 건 못할 짓이지만
그래도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
 
 
내가 어디가 좋아요?”
 

 
 
... 잘생겨서요...”
 
.”
 
키도 크고... 목소리도 좋고...”
 
.”
 

 
 
웃을 때 진짜 멋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심장의 잔잔한 떨림에
어쩐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어쩌면 정말 오랜만에 순수하게
나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나한테 되게 되게 잘해주고...”
 
.”
 
일도 잘 하고... 능력도 좋고...”
 
.”
 
배려 잘 해서 좋고...”
 
.”
 

 
 
대답할 말을 찾느라 대답 사이에
텀이 점점 길어지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묻게 된다.
 
ㅇㅇ씨는 내가 왜 좋아요.
 
자꾸만 듣고 싶다.
 
 
걸음이 느려서 좋아요...”
 
.”
 

 
 
내 얘기 듣고 웃어줘서 좋고...”
 
.”
 
그냥 나 봐줘서 좋고...”
 
.”
 

 
 
우이씨. 몰라! 그냥 다 좋아, !”
 
 
마지막엔 한참을 생각하더니
결국 버럭 소리를 지른다.
 
평소에는 큰 소리 내는 법이
좀처럼 없더니 술 취하니까 달라지네.
 
 
정말 내가 다 좋아요?”
 
... , 하나 빼고...”
 
하나 빼고? 어떤 거?”
 

 
 
최진리한테 자꾸 웃어주는 거!”
 
 
?
여기서 진리씨가 왜 나와?
 
생각지도 못한 이름에 당황해하고 있는데
ㅇㅇ씨가 갑자기 내 머리를 잡아당긴다.
 
 
! 아파요.”
 
최진리한테 웃을 거야, 안 웃을 거야...”
 
내가 웃었었나?”
 

 
 
... 모르는 척 한다...
맨날 최진리한테만 웃어줬으면서...
나한테는 화내고...”
 
“......”
 
나도 팀장님 좋아하고 최진리도
팀장님 좋아하는 건 똑같은데 팀장님은
왜 최진리한테만 웃어줘요?”
 
 
........진리씨가 나를?
그런 거였나?
 
대학교 다닐 때였으면 나한테 관심 있는
여자 정도는 알아챘을 텐데 그것도 나이가
드니까 무뎌지는지 잘 알 수가 없다.
 
 
내가 최진리보다 못생겨서 그래요...?”
 
누가 그래요.
ㅇㅇ씨가 진리씨보다 못생겼다고.
ㅇㅇ씨가 훨씬 예뻐요.”
 

 
 
진짜?”
 
. 진짜. 내 눈에는 ㅇㅇ씨가
제일 예뻐요. 누구보다.”
 

 
 
만족스런 대답인지 푸흐 하고 웃던
ㅇㅇ씨가 내 어깨 위에 고개를 올린다.
 
목으로 ㅇㅇ씨의 따뜻한 숨이 와서 닿는다.
 
 
저기... ㅇㅇ.
고개 좀 반대쪽으로 돌리면 안 될까요?
이거 너무 자극적인데.”
 

 
 
“......”
 
ㅇㅇ.”
 
“......”
 
뭐야. 이번엔 진짜 잠들었어요?”
 

 
 
왜 하필 이 자세로 자.
 
자꾸만 목에 닿는 숨결에 긴장한 채
걷는데 난데없는 ㅇㅇ씨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힌다.
 
 
팀장님... 좋아해요...”
 
 
정말 못살겠다.
이 예쁜 여자를 어찌해야할까.
 
 
ㅇㅇ.”
 
“......”
 
나도 많이 좋아해요.”
 

 
 
 
*
 
 
 
여긴가?”
 
 
자꾸 흘러내리는 ㅇㅇ씨를 추스르고
초인종을 눌리자 벌컥 문이 열린다.
 
 
ㅇㅇ, 지금이 몇 신데 이렇게
늦게 오는 거야. 언니 걱정했....
이수혁?”
 

 
 
“........임주은?”
 

 
 
... 여기 왜...”
 
 
너야말로 여기 왜...
그보다 임주은 확실해?
꼴이 왜 이래?
 
 
뭐야. 업힌 거 ㅇㅇ이야? 얘 왜 이렇게
취했어? 네가 술 먹였어? 죽을래?”
 

 
 
내가 먹인 건 아닌데...
근데 여기 ㅇㅇ씨 집 아니야?
네가 왜 여기서 나와?”
 

 
 
너는 신입 받으면서 이력서도 안 보냐.
어쩐지 아무 말도 없다고 했다.”
 

 
 
이력서?
, ㅇㅇ씨 이력서를 아직 안 봤나?
 
내가 멍하니 서있자 임주은이 얼굴을
찡그리며 내 팔을 잡아 안으로 당긴다.
 
 
저 방에 눕혀줘. ㅇㅇ이 방이야.”
 
“.........같이 살아?”
 

 
 
눈치를 팔아 잡수셨어요?
같은 회사 다니는 자매가 같은 집에
안 살고 따로 살면 그건 돈지랄이거든요.
아니면 둘이 사이가 엄청 나쁜 거거나.”
 

 
 
자매?
임주은이랑 ㅇㅇ씨가?
이렇게 다른데 자매?
 
 
그만 좀 보고 눕혀. 너 안 힘들어?”
 
... 눕혀야지.”
 
 
침대에 ㅇㅇ씨를 조심스레 내려놓자
임주은이 ㅇㅇ씨 겉옷을 벗겨주고는
이불을 당겨 덮어준다.
 
내가 알던 임주은 맞나?
 
 
뭐하고 섰어. 안 나와?”
 
나가.”
 
 
ㅇㅇ씨 방 문을 닫고 나오자
임주은이 물 한 잔을 내민다.
 
 
마시고 가.
ㅇㅇ이 데려다줘서 고마워.”


 
“........진짜 ㅇㅇ씨랑 자매야?”
 
너 정말 이력서 안 봤구나.
거기 떡하니 적혀있을 텐데?
가족 관계.”
 
왜 말 안 했어?”
 
굳이 말해야 할 필요도 없었고. 난 네가
알고도 아무 말도 안 하는지 알았지.
솔직히 가족이 같은 회사 다니는 거
은근히 신경 쓰이잖아. 눈치도 보이고.”
 

 
 
네가 눈치를?”
 

 
 
나 말고 ㅇㅇ.”
 
 
ㅇㅇ씨 성격이면 눈치를 볼 수도.
사람들 눈에 띠는 것도 안 좋아하고
다른 사람 배려도 많이 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웬만하면 모르는 척 해.”
 
알았어.”
 
근데 오다가 아무 일 없었어?”
 

 
 
무슨 일?”
 

 
 
어디를 맞았다거나 물어 뜯겼다거나.”
 

 
 
머리를 들이받히고 머리카락을
잡아 뜯기긴 했지만 그닥 큰일은.
 
 
표정 보니까 무난히 오진 않았네.”
 

 
 
...
 
평소에 얼마나 쌓아놓고 참고 사는지
술만 마시면 개가 돼. 쟤가.”
 
귀엽던데, .”
 

 
 
죽을래? 내 동생한테 관심 꺼라?”
 

 
 
임주은이 눈에 불을 켜며 달려든다.
천하의 임주은한테도 약점이 있구나.
 
 
근데 너 참... 새로운 모습이다?”
 

 
 
. 이게 뭐. 내가 머리 막 묶고
이렇게 막 입고 있다고 무시하냐?”
 
무시는 무슨. 훨씬 보기 좋네.
다가가기도 편하고.”
 
헛소리 말고 빨리 사라져.”
 

 
 
임주은이 팔을 휘저으며 손에 들린
빈 컵을 뺏고는 내 등을 떠민다.
 
 
하나만 더 묻자.”
 

 
 
또 뭐.”
 
그럼 ㅇㅇ씨랑 인국이랑은
너 때문에 오빠 동생 사이 된 거야?
너희 같은 고등학교 나왔다며.”
 
그렇지...가 아니라 그걸 네가 왜 물어?
왜 궁금한데? ?”
 

 
 
글쎄.”
 

 
 
인국이랑은 확실히 아무 사이도 아니구나.
하긴 임주은이랑 연애하기로 했다니까.
괜히 질투했네.
 
 
, 네가 그걸 왜 묻냐고.”
 

 
 
나 간다.”
 
! 너 우리 ㅇㅇ이한테
관심 보이지 마라? 넘보지 말라고!”
 

 
 
글쎄.”
 

 
 
이수혁! 너 진짜 ㅇㅇ이한테
관심 가지면 가만 안 둔다?
내 동생이야!”
 

 
 
-, 하고 닫히는 문 너머로 계속해서
흥분한 채 떠드는 임주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난 장담 못 하겠다.”
 

 
 
그러기엔 네 동생인
ㅇㅇ씨가 너무 예쁘잖아.
 
.
.
.

※만든이 : 공비노님
 
 
<읽은 후에>
 
 
허헣.
이제 본격 꽁냥 시작이려나.
 
근데 이제 어떡하지...
여기까지가 저장해놨던 용량인데...
이제부터 어떻게 써나가야 하나...허헣
 
일단 딴 건 모르겠고
저는 화요일에 예매해둔 기술자들을
보고 와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당.
 
영화보기 전에 또 다시
내 안의 일빠 김현중을 파야 되니까.
 
그리고 남들 다 노는 이브와
크리스마스에는 밖에 사람 많으니까
집에서 열심히 글 쓸게요.....
 
놀 사람 없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진짜 혼자 있는 거 좋아해요....
.......아시죠?
 
그럼 녀러분만은 활동적인
성탄절 보내요.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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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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