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남자 - 02 (by. 공비노)

<읽기 전에>
 
여러분, 안뇽
공비노입니다.
 
이번 주 시험이 끝나고
부랴부랴 사진 작업해서 왔어여.
 
보기 드문 남자가 생각보다
너무 큰 반응을 얻어서 놀랐어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ㅠㅠ
 
게시글도 하나하나 다 읽었습니당.
 
근데요....
제가요....
좀 많이 소심해요....
글 읽는 분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다
그러면 엄청 신경 쓰이거든요...ㅋㅋㅋ
 
몇 가지만 얘기할게요.
 
 
제가 자주 오지 못 하는 건 제가
글 쓰는 게 직업이 아니라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대학생이라서 그렇습니다.
 
게다가 4학년이라 이래저래 바쁜 일이
많거든요.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달라고
하셨는데 글 쓰는 사람도 생각해주세요.
 
몇 달 동안 글 못 올리는 거 진짜
속상하고 기다리는 분들께 미안하거든요.
언제 오세요?’라는 글이 제일 마음
아픕니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올게요.
 
 
 
제가 초반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작품에 대사 아래에 사진으로 작업을
했었습니다. 물론 다른 작품들 보면
거의 사진 아래에 대사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게 불편하기도 했고 대사
끝나는 시점에 이 사람이 무슨 표정을
하고 있을까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편하게 봤는데
헷갈리시는 분들이 계신가봐요.
그런 건 신경 쓰면 바꿀 수 있는 거니까
많이 불편하시면 꼭 알려주세요.
 
 
글 속에 공대리님은 공유나 공효진이
아닙니다. 특히나 여자라고 설명했는데
공유라니요ㅠㅠㅠ 물론 공유면 좋겠지만...
대사만 읽지 말고 사이 글도 읽어주세요.
저는 공대리를 쓰면서 공유나 공효진을
떠올린 적이 없는데... 왜냐면 공비노의
공이었거든요. 다들 알 줄 알았어요!ㅠㅠㅠ
제 착각이었지만요.....
어쨌든 이수혁보다 인기 많이 좋네요ㅠㅠ
대사는 있는데 사진이 없다는 건
가상 인물이라는 설정입니다.
참고해주세요.
 
저번에 보기 드문 남자 1
올리고 나서 알았는데요.
그 날이 제가 상풀에서 글 쓴지
600일 된 날이더라고요ㅠㅠㅠ
물론 그만큼 글을 안 써서 챙기기도
민망하지만 그래도 600이란
숫자를 보니까 많이 벅찼습니다.
 
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게시글을 달아주시며 힘을 주시는
여러분 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보기 드문 남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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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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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의 차에서 내리자
따뜻한 색감의 벽으로 지어진
유럽식 건물이 눈에 띈다.

... 너무 근사해요.”
 
.”
 

 
 
“.......왜 웃으세요?”
 
왠지 오랜만에 듣는 것 같아서요.
근사하다는 말.”
 
그럼 이런 걸 보고 뭐라 그래요?”
 
... 쩐다?”
 

 
 
뭐야, 그게.
그 말 팀장님이랑 되게 안 어울려요.
 
내가 빤히 쳐다보자 팀장님이
민망한 듯 볼을 긁적인다.
 
 
... 들어갈까요?”
 
그게 좋겠죠?”
 
ㅇㅇ씨는 가끔 너그럽지 못한
구석이 있어요.”
 

 
 
?
그게 무슨 말이야?
 
나를 보며 불만스레 입술을 찡긋거린
팀장님이 스튜디오의 문을 연다.
 
 
. 모델하고는 가까이 하지 말아요.”
 

 
 
방해 안 해요. 그 정도 개념은 있어요.”
 
그 얘긴 아닌데... 어쨌든 오늘은
모델이랑 최대한 멀리 있어요. 오늘만.”
 

 
 
오늘만?
다음에는 괜찮다는 건가?
 
스튜디오로 들어가는 팀장님을 뒤따라
들어가자 북적대는 사람들 틈 사이로
작은 머리통이 이쪽으로 달려온다.
 
 
이팀장님!”
 

 
 
뭐야.
진리씨도 있는 거였어?
 
이럴 줄 알았으면 공대리님한테
같이 오자고 하는 건데.
나 혼자는 이 여자 못 이긴단 말이야.
 
 
, ㅇㅇ씨도 왔네?”
 

 
 
. 안녕.....”
 
이팀장님. 사진 찍은 거 보실래요?
되게 잘 나왔어요.”
 

 
 
진리씨가 팀장님 팔에 팔짱을 끼곤
지금 찍은 사진이 바로 업로드 되고 있는
노트북 앞으로 데려간다.
 
아니.
이렇게 무시할 거면 애초에 아는 척은
왜 한 거래?
 
그리고 팔짱! 팔짱 빼라고!
 
진리씨가 잡고 있는 팀장님의 팔에만
시선을 주고 있는데 팀장님이 자연스럽게
진리씨의 팔을 풀며 말을 한다.
 
잘했어요, 진짜.
 
 
지금 어디까지 촬영됐어요?”
 

 
 
남자 모델 개인컷까지 끝냈고요. 이제
남친룩, 여친룩 컨셉으로 촬영할 거예요.
모델들은 옷 갈아입으러 들어갔고요.”
 
스텝들 반응은 어때요?”
 
이번 달 신상 잘 나왔대요. 역시
이 최진리가 한 몫 거든 게 큰 것 같죠?”
 

 
 
진리씨가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자
팀장님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짜증나.
왜 저렇게 잘 어울려?
 
입 밖으로 투덜거림이 나올 것 같아 입을
꾹 다무는데 어느새 옷을 다 갈아입은
건지 모델들이 카메라 앞에 선다.
 
, 박지운이다.
우리 회사 생각보다 돈 많구나.
 
 
둘이 조금만 더 붙자! -케이.”
 

 
 
손 좀 잡을까? 오케이, 좋아!
지운이 아무리 좋아도 웃지는 말고!”
 

 
 
포토그래퍼의 말에 스멀스멀
입 꼬리를 올리던 박지운이 정색을 한다.
 
웃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웃으면 못 생겨지나?
 
뜨거운 조명 아래서 하는 촬영이라
그런지 모델들의 얼굴에 땀이 맺힌다.
 
 
멋있다.”
 
뭐가요?”
 

 
 
, 팀장님.”
 
 
진리씨는 어디 가고 팀장님 혼자지?
진리씨를 찾느라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자
팀장님이 내 머리에 손을 얹어 고정시킨다.
 
 
진리씨는 임팀장 전화 받으러 나갔어요.”
 

 
 
그렇구나. 오래 걸렸으면 좋겠다.”
 
?”
 
, 아니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언니가 계속 전화통만 붙들고
있었으면 좋겠다.
진리씨 우리 팀장님 옆에 못 오게.
 
 
“10분만 쉽시다!”
 
 
포토그래퍼의 말에 사람들이
부산스러워지고 그 와중에 박지운이
휘청이며 다가와 팀장님 등에 업힌다.
 
 
...”
 
땀 묻어. 비켜.”
 

 
 
이게 일하면서 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땀이야.”
 

 
 
그러며 박지운이 팀장님
어깨에 얼굴을 비빈다.
 
근데 둘은 무슨 사이야?
 
 
화장 좀 묻히지 마.”
 

 
 
이런 거 묻혀주는 여자가 없으니까
내가 대신 묻혀주는 거야.”
 
필요 없어.”
 
안 본 새에 더 까칠해졌군.”
 

 
 
입술을 내밀고 투덜대던 박지운이 나를
보곤 싱긋 웃더니 손을 들어 인사한다.
 
 
안녕. 근데 누구?”
 

 
 
?”
 
우리 팀 신입 ㅇㅇㅇ씨야.
그러니까 평소처럼 굴지 마.”
 

 
 
흐응. ㅇㅇ씨 그거 알아요?”
 
?”
 
수혁이 고자인 거.”
 

 
 
?!”
 
 
.......
그러니까 그... 남자들 성 기능이
떨어지는 뭐 그런... 그 고자...?
 
멍하니 팀장님을 보던 시선을
나도 모르게 아래로 내리자 팀장님이
기겁을 하며 내 눈을 손으로 가린다.
 
 
무슨 미친 소리야?!”
 

 
 
너 고자 맞잖아.”
 
아니라니....”
 
내 혼인신고자.”
 

 
 
.
이게 언제 적 개드립인데.
 
여전히 눈을 가리고 있는 팀장님의 손을
내리자 배를 잡고 웃는 박지운이 보인다.
 
 
형은 진짜 무슨 말장난이 끝도 없냐.”
 

 
 
다 너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함이지.”
 
그런 즐거움 필요 없다고.
ㅇㅇ, 짜증나죠? 그냥 가요.”
 
너 지금 나보다 그 신입을
더 챙기는 거야? 진짜 실망이다.
우리 앞으로 보지 말자.”
 
?”
 
뒤로 보자.”
 

 
 
박지운이 뒤를 돌더니 킥킥대며 웃는다.
 
, 요런 스타일?
시크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구나.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짓던
팀장님이 한숨을 푹 내쉰다.
 
 
이래서 내가 오늘은 모델이랑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한 거예요.
이런 꼴 보여주기 창피해서.
예전에는 이런 개그도 잘 받아줬었는데
받아주니까 끝도 없어.”
 

 
 
원래 아는 사이세요?”
 
누나 친구의 오빠예요.
동네 바보 형 같은 거요.
중학교 다닐 때부터 알았어요.”
 
 
, 그렇구나.
근데 모델 옆에 서있는데도
팀장님이 훨씬 멋있다. 진짜로.
 
괜히 내가 뿌듯해져 살짝 웃자 혼자
킥킥대던 박지운이 얼굴을 들이민다.
 
 
그러고 보니까 ㅇㅇ...”
 

 
 
?”
 
되게 조각 같이 생겼다.”
 
“.........산산조각이요?”
 
.”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나를 골려주려던
박지운의 얼굴이 당황으로 굳는다.
 
그러니까 박지운씨가 어떤
스타일인지는 이미 알았대도요.
 
당황한 채 나를 보던 박지운이
갑자기 어깨를 펴고 나를 쳐다본다.
 
 
ㅇㅇ. 들고 있는 그거 안 무거워요?”
 

 
 
그냥 A4 용진데요.”
 
그래도 오래 들고 있으면 무거워요.
어디다 놔요.
물건은 어디다 두는 건지 알죠?”
 
?”
 
물건은 서랍 속에. 과자는 봉지 속에.
책은 책꽂이 속에. 나는......”
 

 
 
쓰레기통 속에.”
 
쓰레기통 ..... 아니지! 쓰레기가
쓰레기통 속이고 나는 네 맘속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 말은 팀장님이 해도 설렐까 말깐데
그런 걸 박지운씨 입에서 듣겠어요?
 
제멋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화가 나는지 박지운은 씩씩대고
그걸 보며 팀장님은 재밌다는 듯 웃는다.
 
, 잘생겼다.
진짜 잘생겼다.
 
 
어떻게 형이 할 말들을 다 알아요?”
 

 
 
옛날에 저런 개그 좋아했어요.”
 
그렇게 안 생겼는데.”
 
그렇게 생긴 건 뭐예요?
박지운씨처럼요?”
 
... .”
 

 
 
고개까지 끄덕이며 하는 대답에 웃음을
터뜨리자 팀장님도 따라 웃는다.
 
저 혼자 흥분하느라 우리 대화가 들리지도
않는지 박지운은 여전히 씩씩댄다.
 
한 번 더 골려볼까?
 
 
박지운씨.”
 
“.....왜요.”
 

 
 
어깨에 무슨 짐을 그렇게 올리고 있어요.
안 무거워요? 좀 내려놔요.”
 
, 멋짐? 하긴 내가 좀 한 멋짐하지.
내 수준을 뭘로 보고. 내가 이런 것도
모를까봐? 멋짐 맞죠? 나 안다니까.”
 
“......”
 
“......아닌가?”
 

 
 
하하. 멋짐은 무슨.
넌 그냥 뒤짐.”
 
 
머리를 긁적이던 박지운이 그대로 굳고
뒤늦게 이해한 팀장님이 웃음을 터뜨리며
나에게 엄지를 들어 보인다.
 
 
, 진짜. ㅇㅇ씨 왜 이렇게 웃겨요?
나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난 안 웃겨!”
 

 
 
형만 그래. 아무튼 ㅇㅇ씨는 진짜
볼수록 매력 있는 것 같아.”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말하면
나 또 엄청 설레는데.
팀장님이 나한테만 웃어줬으면 좋겠다.
 
 
뭐가 그렇게 재밌으세요? 여기 커피
좀 드세....! 이팀장님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다행히 뜨거운 건 아니네요.”
 

 
 
지금 분위기 좋은데 왜 갑자기
나타나서 커피 같은 걸 쏟고 그러는 거야.
속상하게.
 
 
손수건이라도 적셔 올게요.”
 
 
근데 아이스 커피도 아니고 그렇다고
뜨거운 커피도 아니란 말이지?
그럼 다 식은 커피란 말인데.
 
저거 일부러 쏟았다는 말이잖아!
 
공대리님이 같이 오셨어야 했어...
 
 
*
 
 
진짜 죄송해요.
저도 닦을 것 좀 가져올게요.”
 

 
 
진리가 뛰어가자 커피가 묻은 셔츠의
팔 부분을 툭툭 털어내는 수혁을 쳐다보던
지운이 수혁을 툭 친다.
 
 
너네 신입 되게 특이하다?
보통 다른 여자들은 내 말에
어이없어하거나 억지로 웃거든?
근데 너네 신입은 역으로 날 골려 먹잖아.”
 

 
 
너네 신입이 아니라 ㅇㅇㅇ.”
 
그래, ㅇㅇㅇ.
근데 골려 먹는 게 화나는 게 아니라
되게 귀엽네. 애인은 있대?”
 
관심 끄세요.”
 

 
 
? 애인 있대?”
 
내가 먼저야.”
 

 
 
지운이 무슨 말이냐는 듯 수혁을 쳐다보자
셔츠 팔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한다.
 
 
귀엽다고 느낀 거 내가 먼저라고.
그러니까 형은 그 관심 접어.”
 

 
 
네가 먼저라고 확신해?
나보다 겨우 1초 먼저인 거 아니야?”
 
ㅇㅇ씨 입사할 때부터 관심 있었어.”
 
“......”
 

 
 
그리고 나 보고 처음 웃을 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여자
내 옆에 둬야겠구나 생각했고.”
 
진심이야?”
 

 
 
이 나이에 진심이 아니면 뭐겠어.”
 

 
 
잔잔한 미소가 걸린 수혁의 얼굴을 보던
지운이 에잇, 그럼 난 포기!
난 쿨하니까!’를 외친다.
 
 
하긴... 아까 네가 ㅇㅇ씨 머리 만지고
얼굴 만지는 거 보고 설마 하긴 했어.”
 

 
 
내가 만졌어?”
 
머리를 만졌다기보다는 손을 얹은 거고,
얼굴을 만졌다기보다는 눈을 가린 거지만
어쨌든 넌 여자한테 웃어는 줘도
터치는 없다.’ 주의잖아. 웬일인가 했지.”
 
그랬나.”
 

 
 
평소와 달리 많은 의미를 담은
웃음을 띠는 수혁의 모습에 지운은
, 수혁이도 곧 떠나겠구나.’하고 생각했다.
 
 
*
 
 
내 셔츠 줄게. 갈아입어.”
 
있어?”
 
난 모델이잖아.”
 

 
 
 
손수건을 적셔 오자 팀장님이 진리씨가
건넨 물티슈로 팔을 닦는 게 보인다.
 
좀 더 빨리 올 걸.
 
 
정말 죄송해요.”
 

 
 
괜찮아요. 신경 안 써도 돼요.
덴 것도 아닌데.”
 

 
 
일부러 쏟아놓고 죄송하단 얘기는
왜 자꾸 하는 거야.
그럼 우리 팀장님이 더 미안해하잖아.
 
 
ㅇㅇ, 손수건 적셔온 거예요?”
 

 
 
. 근데 이미 다 닦으셨네요.”
 
. 혹시 모르니까 손수건보다는
물티슈로 닦고 버리는 게 나을 거예요.
손수건에 묻어서 안 지워지면 안 되잖아.
어쨌든 고마워요, ㅇㅇ.”
 

 
 
살짝 서운하려다가
또 이 웃는 얼굴에 풀린다.
진짜 남자가 왜 이렇게 예쁘냐고.
 
 
셔츠 여기.”
 
. 다음에 볼 때 돌려줄게.”
 
됐어. 너 가져 라고 쿨하게
말하고 싶지만 꼭 돌려줘. 협찬이니까.”
 

 
 
알았어. 어디서 갈아입으....”
 
 
박지운에게 뭔가를 묻던 팀장님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든다.
 
 
, 공대리님. …… 어떤 거요? ……
, 그거요? 그거라면 내일까진데 왜요?
…… 오늘까지요? …… , 오늘 밤에
해외출장 가신다고요. …… 일단 알았어요.
지금 들어갈게요. …… .”
 

 
 
무슨 일 있어요?”
 
내일까지 결재 서류 넘겨줘야 될 게
있는데 담당 부장님이 갑자기 출장 가시게
됐다고 오늘 처리해줬으면 하신대요.”
 

 
 
그럼 지금 가요?”
 
우리는 지금 돌아가고 진리씨는 촬영
끝날 때까지 있어야 되죠? 먼저 가서
미안해요. 혼자 수고 좀 해요.”
 
...”
 

 
 
아자.
이런 거 못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뭔가 이긴 기분이다.
 
 
, ㅇㅇ. 더 보고 싶으면 여기
있다가 바로 퇴근해도 돼요. 그럴래요?”
 

 
 
아니요! ... 그러니까 회사에 놔두고
온 게 있어서 어차피 다시
가야 되는데 이왕이면 팀장님
차 타고 편하게 가는 게 좋죠.”
 
그래요, 그럼.”
 
 
절대 진리씨랑 둘만 남을 순 없어.
그것보다 둘만 타는 그 차 분위기를
더 놓칠 수 없달까.
 
 
, 셔츠 이거 그냥 줄까?
어차피 갈아입지도 않았는데.”
 

 
 
가져가서 갈아입어. 부장님인가
누구한테 결재 서류 줘야 된다며.”
 
, 맞다. 알았어.
우린 먼저 갈 테니까 수고해, .”
 
. ㅇㅇ씨도 잘 가요.
다음에 또 보고.”
 

 
 
. 수고하세요.”
 
 
외근하고 배운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좋다.
팀장님이랑 둘이라서.
 
 
 
 
* * *
 
 
 
 
팀장님 차에서 내려 화장실에 들렀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그새 결재 서류를
가지고 나가셨는지 팀장님이 없다.
 
걸음도 진짜 빨라.
 
 
ㅇㅇ, 왔어? 재밌었어?”
 
그냥 그랬어요.”
 
? 일부러 둘만 보내줬는데.”
 
그게... 진리씨도 있더라고요.”
 
, 그렇겠다. 디자인팀에서 왔겠구나.
내가 그 생각까지는 못 했네.”
 
 
혼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던
공대리님이 나를 부른다.
 
 
ㅇㅇ, 미안한데 나 물 한 잔만
갖다 줄래? 내가 요거 금방 해야 돼서.”
 
. 갖다드릴게요.”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탕비실 문을
열자 상상도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
 
문에 옷 갈아입는다고 들어오지 말라고
써 붙여놨는데 못 봤어요?”
 

 
 
...?”
 
아니면 보고도 일부러 들어온 건가?
ㅇㅇ씨 그렇게 안 봤는데
생각보다 독특한 취미네?”
 
... 죄송합니다!”
 
 
-, 하는 소리와 함께
탕비실 문이 도로 닫힌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뭔가 되게 좋은 걸 본 것 같은데...
 
쿵쾅거리는 심장일 진정시키며
문을 보는데 아무 것도 안 붙어있다.
 
이씨.
 
벌컥-.
 
 
문에 아무 것도 없잖아요!”
 
“......지금은 나 벗고 있는 거
알고도 문 연 거죠?”
 

 
 
-, 소리와 다시 문이 닫혔다.
 
, 창피해.
 
얼굴을 가리고 사무실을 나오자
뒤에서 공대리님이 ㅇㅇ! 하고
부르는 게 들린다.
 
죄송해요.
제가 물까지 챙겨 나올 정신이 아니었어요.
 
 
근데 몸매 진짜 장난 아니다.”
 
 
누가 보면 팀장님이 모델인줄 알겠다.
 
화장실에서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
사무실로 가자 팀장님이 온데간데없다.
 
아직도 탕비실인가?
 
 
ㅇㅇ. 탕비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
얼굴은 막 빨개져서 뛰쳐나가고.”
 
팀장님 옷 갈아입는 거 봤어요.”
 
땡 잡았네. 오늘 복권 사.”
 
근데 팀장님은요?
아직 안 나오셨어요?”
 
아니. 결재 서류 넘기고
바로 퇴근하신다던데?”
 
 
퇴근?
아직 1시간이나 남았는데?
 
제일 늦게 퇴근하면 했지 이렇게
빨리 가신 적은 없는데 웬일이지?
 
 
무슨 일 있으시대요?”
 
아니. 전화 받는 거 보니까 회사 앞에
누가 왔나봐. ㅇㅇ씨도 바로 퇴근해도
된대. 어차피 외근으로 돼있어서.”
 
지금요?”
 
. 피곤할 텐데 가봐.”
 
“......”
 
눈치 보지 말고.
팀장님이 가라고 하신 거야.”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내일 봬요.”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있었나?
그래도 내 얼굴 한 번 보고 가지.
아니. 내가 그 얼굴 한 번 더
볼 수 있게 해주지.
 
 
에효...”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로비를 가로지르자
문 밖에 아주 낯익은 뒷모습이 보인다.
 
 
팀장님이다!”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빨리해 회전문을 밀고 나가자 무심코
고개를 돌리던 팀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ㅇㅇ. 아직 안 갔어요?”
 
. 이제 가려고요.”
 
오늘 피곤했죠?”
 

 
 
아까 일은 잊은 듯 친절하게 묻는
팀장님의 말에 무슨 대답이든 해야 하는데
아까부터 나를 빤히 쳐다보는
팀장님 손님처럼 보이는 여자의
눈빛에 쉽게 입을 뗄 수가 없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팀장님이
손을 들어 여자의 눈을 가린다.
 
저거 나한테 했던 건데...
 
 
그만 봐.”
 
! 구경 좀 하자.”
 
사람 앞에다 두고 구경한다니
그게 말이야?”
 

 
 
혹시 저번에 네가 우리 집에서 저녁 먹은
날 말했던 보고 또 봐도 안 질린....”
 
그만 입 좀 닫아. 눈치도 없냐.”
 

 
 
여태 한 마디도 없이 서있던 남자가
여자의 입을 틀어막는데 여자가
기어이 그 손을 떼어낸다.
 
 
! 그 여자일 수도 있으니까
유심히 보는 거잖아. 이수혁 눈빛 봐.”
 
그 여자면 뭐하고 아니면 뭐할래?”
 

 
 
혹시 알아. 장차 우리 가족이 될지.”
 
 
도대체 무슨 얘기들을 하시는 건지.
나는 이만 가 봐도 되는 건가?
 
 
싸우는 거 아니에요. 얘기하는 거예요.”
 

 
 
딱히 싸우는 것처럼 보이진 않아요.”
 
그래요?
보통은 다 싸우는 것처럼 보는데.”
 

 
 
서로를 쳐다보는 눈빛에 애정이 뚝뚝
떨어져서 그런 건 잘 못 느끼겠어요.
친구분들이세요?”
 
. 우리 누나랑 매형이요.”
 
 
. 팀장님네 누나!
우와. 팀장님 가족을 보게 되다니.
 
누나도 그렇고 매형도 그렇고 두 분 다
결혼한 사람들처럼은 안 보인다.
 
 
우리 수혁이랑 친해요?”
 
누나.”
 
그게 아니지. 우리 처남 어때요?”
 

 
 
!”
 

 
 
그렇게 막 친하진 않은데 친해지고 싶고요.
저 우리 팀장님 엄청 좋아해요.
 
라는 대답들이 입가에서 꼼지락 거린다.
 
 
미안해요. 워낙 둘 다 장난기가 넘쳐서.
피곤할 텐데 어서 가 봐요.”
 
우리 오늘 외식할 건데 같이 갈래요?”
 
누나. 실례야, 진짜.
ㅇㅇ씨 얼른 가요.”
 

 
 
왜 자꾸 보내려는 거야.
같이 있고 싶은데.
 
 
. 나 궁금한 거 많은데.”
 
내가 다 말해줄 테니까 빨리 좀 가. .”
 

 
 
팀장님이 누나의 등을 떠밀어
걸음을 옮기며 나에게 손을 흔든다.
 
팀장님 매형이 나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보이곤 그들을 뒤따라간다.
 
 
... 나도 가고 싶다.”
 
 
 
 
* * *
 
 
 
 
다녀왔습니다.”
 
왔어?”
 

 
 
뭐야. 왜 우리 집에 있어?”
 
왜겠냐.”
 

 
 
오빠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물소리가
들리는 욕실을 고갯짓으로 가리킨다.
 
이 언니는 오빠가 여기 있는 거 알고
샤워를 하는 거야 모르고 하는 거야.
 
 
근데 왜 이렇게 빨리 퇴근했어?”
 
오빠야말로. 언니도 그렇고.
난 그냥 사원이지만 두 사람은 팀장이잖아.”
 
내일 회의잖아.”
 

 
 
그럼 더 바빠야 되는 거 아니야?”
 
회의 전 날은 충분히 쉬어줘야
회의할 때 열나게 입을 털지.
다 죽여 버릴 거야.”
 

 
 
누가 보면 전쟁터 나가는 줄 알겠다.
하긴. 어떤 의미에서는 전쟁터지.
 
 
오빠. 최진리씨 알지?”
 
알지. 주은이네 막내. ?”
 
오빠가 보기엔 어때?”
 
난 주은이 말고는 다 관심 없는데.”
 

 
 
언니 앞에서는 그런 얘기는
직접 하지도 못 하면서 시크한 척은.
 
 
평판이 어떠냐고.”
 
나쁘진 않지. 생글생글 잘 웃고
사람들한테 잘 하잖아.
, 마음에 안 들어?”
 
.”
 
? 마음에 안 든다고? 네가?”
 

 
 
“......”
. 너도 사람 싫어할 줄 아는구나.
마냥 순둥이인줄 알았는데.”
 

 
 
나도 사람인데 다 좋겠어?
내가 이렇게 질투가 많을 줄은 나도 몰랐어.
 
 
진리씨가 너 해코지 해?
마주칠 일도 별로 없지 않아?”
 
그게 아니라 자꾸 우리
팀장님한테 들이대니까 그렇지.”
 
수혁이형? , 진리씨가 수혁이형한테
관심 있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긴 한데
네가 왜 그게 거슬려?”
 

 
 
나 우리 팀장님 좋은 것 같아.”
 
?! ... 수혁이형이 멋있긴 하지.
근데 주은이는 수혁이형 완전 싫어하는데.”
 

 
 
그러니까 왜 싫어하냐고.
어디 하나 싫어할 구석이 없는 사람인데.
 
 
애증이야, 애증. 항상 1등만 하던
임주은이 지보다 잘난 사람을 처음 만나서
당황한 거지. 수혁이형이 좀 잘났어?”
 
그치. 우리 팀장님 되게 잘났지?”
 
좋냐?”
 

 
 
.”
 
피식. 일단 주은이한테는 비밀로 하고
내가 아주 열심히 밀어줄게.”
 

 
 
제 연애도 못 풀어서 끙끙대는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마워.
 
 
근데 오빠는 수혁이형이라고 하네?
언니는 그냥 이수혁 이러던데.”
 
입사하고 처음부터 그랬어.
수혁이형한테 동기고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니까 말 놔도 되지?’ 이랬다니까.”
 
그래서 팀장님이 뭐라 그랬어?”
 
난 수혁이형이 좀 차갑게 생겨서 까칠할
줄 알았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그래.’ 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다고.”
 

 
 
얼굴도 잘생겼는데 마음까지 넓어?
왜 이렇게 알아갈수록 매력 있는 거야.
 
 
, ㅇㅇ이 왔어?
오늘 외근 나갔다며. 피곤했지?”
 

 
 
. 난 안 보이냐?”
 

 
 
넌 문도 안 열어줬는데
언제 들어와서 우리 ㅇㅇ이랑
시시덕거리고 있어. 죽을래?”
 
그러니까 현관 비번 좀 바꿔.
여자 둘이 사는 집에서 위험하게.”
 

 
 
너만 아니면 안 위험해.
우리 ㅇㅇ이 넘보기만 해라? ? 죽인다.”
 

 
 
오빠가 언니를 놔두고 왜 날 넘봐.
 
언니의 당치도 않은 협박에
인국 오빠는 피식 웃더니 언니 손에 들린
수건을 빼앗아 언니의 머리를 닦는다.
 
 
물기 좀 잘 닦고 나오라니까.
감기도 잘 걸리는 게 무슨 자신감이냐.”
 

 
 
엄청 열심히 닦은 거거든?”
 
어련하시겠어.”
 
죽는다.”
 

 
 
두 사람 주위로 하트가 뿅뿅 날아다닌다.
 
저럴 거면 그냥 서로 마음 얘기하고
사귀지 왜 이 난리인지.
 
평소엔 진짜 어른 같은 언니가
오빠 앞에서는 유치한 어린애 같고
 
평소엔 진짜 철없어 보이는 오빠가
언니 앞에서는 든든한 남자 같은데
왜 서로 모르나 몰라.
 
 
ㅇㅇ이 너 손목 왜 그래?
멍들었어? 설마 이수혁이 때렸어?!”
 

 
 
야야. 수혁이형이 ㅇㅇ이를 왜 때려.”
 
그 자식 여자도 때려. 몰라?!”
 
내 살다 살다 그런 얘기는 처음 듣네.
혹시나 오해살까봐 여자랑 손끝도
안 스치려는 사람이 여자를 때려? 이수혁이?
내가 여자를 때리는 게 더 빠르겠다.”
 

 
 
내 손목을 살며시 쥐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언니가 인국 오빠를 홱 노려본다.
 
 
너 왜 이수혁 편들어?”
 

 
 
편은 무슨. 맞는 말 한 거지.”
 
, 됐고!
넌 무조건 내 편만 들어. 알았어?”
 
하는 거 보고.
이참에 예쁜 짓 좀 해봐라.”
 

 
 
인국 오빠의 이마를 퍽 내리친
언니가 다시 내 눈을 마주보고 얘기한다.
 
 
언니한텐 솔직히 말해도 돼.
이수혁이 때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책상에 부딪혀서 멍든 거야.
좀 심하게 부딪혔더니 티가 많이 나네.”
 
조심 좀 하지.
약 발라줄까?”
 
내가 바를게.”
 
, ! 나 발라줘.
네가 이마 너무 세게 때려서
멍든 것 같아.”
 

 
 
혹 내기 전에 얼굴 치워라?”
 

 
 
언니에게 이마를 들이미는 인국 오빠와
오빠의 얼굴을 밀어내는 언니를 보다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왔다.
 
 
, 부러워.”
 
 
나도 저렇게 꽁냥꽁냥 연애하고 싶다.
 
 
이팀장님이랑.
 
 
.
.
.

※만든이 : 공비노님 
 
 
<읽은 후에>
 
급하게 올린 글이라
오타가 있었을 수도 있어요.
이해해주시고ㅠㅠㅠ
 
친절하게 알려주세요.
혼나면 저 잠 못 자요....
 
지난 번 다음 장편이 판타지라고
외국 이름을 써도 괜찮겠냐고 물었는데.
많은 분들이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럼 저는 마음 편하게
미리 지어둔 이름을 쓰겠습니당.
 
어떤 이름이 좋겠다고 알려주신 분들도
감사드리고요. 또 이름 지을 일 있으면
참고해서 짓도록 할게요!
 
오늘은 <읽기 전에>에 말을 많이 해서
그다지 할 말은 많이 없네요.
 
그럼 다음에 봐요.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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