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남자 - 01 (by. 공비노)

<읽기 전에>
 
여러분, 안뇽
공비노에요.
 
오랜만입니다.
두 달만인가요? ㅠㅠ
저도 이렇게 늦게 올 줄 몰랐어요.
 
모르시겠지만 저희 집이 감 농사를 짓느라
10, 11월은 많이 바빠서요ㅠㅠ
감을 다 따고 났더니 몸살을 앓고,
몸살이 다 나으니까
감기로 일주일을 앓았네요.
제가 원래 병원을 잘 안 가는데 병원을
가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ㅠㅠ
물론 가지는 않았지만요ㅋㅋㅋ
 
녀러분도 감기 조심해요.
진짜 12월 되자마자 너무 추워졌어요.
저는 오늘 바람에
귀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윗지방에는 눈도 왔다면서요?
여기는 밑이라 눈 구경 하긴 어렵지만
저는 눈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매우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당ㅋㅋㅋㅋ
 
이번 글은 취사특차 끝나고 바로
시작했는데 아직도 끝이 안났네요.
 
사실 수혁이 떡밥 던져 놓은 게 있어서
단편으로 쓰고 새로운 장편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쓰다 보니
자꾸자꾸 길어져서 결국 5,6편 완결의
중편 글이 될 것 같아요.
 
<취사특차의 이수혁 이야기지만
꼭 취사특차를 읽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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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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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회전문을 밀고 들어가자
데스크에 있던 직원이 예쁘게 웃는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저기... 오늘 첫 출근인데...”
 
, 오늘 첫 출근이세요?
오시기 전에 저희 직원이랑 통화하셨죠?”
 
.”
 
그럼 인사팀 가셔서 사원증 받으시고
담당 부서로 가시면 돼요.”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데스크
직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곤
인사팀으로 향했다.
 
 
저기... 오늘 첫 출근한
ㅇㅇㅇ이라고 하는데요.”
 
, 마케팅팀 신입이죠?”
 
.”
 
잠시만요.”
 
 
인사팀 직원은 많이 바쁜 건지 한 손으론
전화기를 잡고 통화를 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작은 상자를 뒤적거린다.
 
 
. 아니요, 그 건은 저희 팀장님이
직접 알아보신다고 하셔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 아뇨, 그건 아니고요. , 여깄다.”
 
 
상대방을 향해 성실히 대꾸를 해주면서도
내 사원증을 찾았는지 들어 보인다.
 
되게 멋있다.
나도 저런 커리어우먼이 돼야할 텐데.
 
 
김대리님 잠시만요.
ㅇㅇ, 이거 받아서 마케팅팀 가시면
되거든요? 마케팅팀이 어디냐면...
, 이팀장님! 마침 잘 오셨다.
여기 이 친구 팀장님네 신입이요.
오신 김에 같이 올라가세요.
, 김대리님. 그래서 그건....”
 
 
이팀장님이라는 분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다시 전화기를 붙잡고 말을 이어간다.
 
당황스럽네.
너무 바쁠 때 찾아왔나?
아니면 항상 이렇게 바쁜가?
 
 
신입?”
 
? ! 안녕하세요.
오늘 첫 출근한 ㅇㅇㅇ이라고 합니.....”
 
 
. 심쿵.
이럴 때 쓰라고 심쿵이란 말이 생겼구나.
 
이 사람이 우리 팀장님이라고?
무슨 사람이 이렇게 잘생겼어?
연예인도 아닌 그냥 회사원이!
 
 
왜요.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니요!”
 
긴장했네. 뭐 묻었을까봐.”
 
... 죄송해요.”
 
사과하란 건 아니었어요.
밖에서 잠깐만 기다릴래요?
여기 팀장님만 뵙고 금방 나갈게요.”
 

 
 
.”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자 팀장님이
생긋 웃어 보이곤 걸음을 옮긴다.
 
. 키 큰 거 봐.
걷는 것도 무슨 모델 저리 가라네.
 
 
진짜 멋있다.”
 
 
인사팀 문 밖에서 몇 분 정도 기다리자
팀장님이 문을 열고 나온다.
 
시원한 스킨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많이 기다렸죠?
금방 나오려고 했는데 인사팀
팀장님이 말씀이 좀 많으신 편이라.”
 

 
 
아니요. 진짜 얼마 안 기다렸어요.”
 
그럼 다행이고.
우리 팀은 5층에 있어요.”
 
 
팀장님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말한다.
 
밀폐된 공간에 단 둘이라는 것 때문인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때문인지
심장이 콩닥대며 빠르게 뛴다.
 
 
이수혁이에요.”
 

 
 
?”
 
내 이름 말 안 해준 것 같아서.
도착했다. 먼저 내려요.”
 
, .”
 
 
습관처럼 생긋 웃은 팀장님이 뚜벅뚜벅
걸어가 마케팅팀의 팻말이 걸린
문을 열고는 나를 먼저 들여보낸다.
 
 
마침 자리에 다 있네요?
고대하시던 우리 팀 신입 왔어요.”
 
“2년 만에 겨우 보강해준
귀한 신입이라고 친히 모시고 오셨어요?”
 
티가 났어요?”
 

 
 
한 여자 선배님의 장난스런 말에
팀장님도 장난스럽게 대꾸를 한다.
 
이 팀 분위기 되게 좋다.
, 설레.
 
 
ㅇㅇ, 인사해요.”
 

 
 
반갑습니다. ㅇㅇㅇ이라고 합니다.
마케팅팀에 오게 된 걸 굉장히 행운으로
여기고 있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일 좀 하다보면 그게
행운이 아니라는 걸 곧 알게 되겠죠?”
 
 
아까 그 여자 선배님의 말에
다들 박수를 치다 웃음을 터뜨린다.
 
 
ㅇㅇ, 저 분 옆자리에 앉으면 돼요.”
 
.”
 
 
긴장된 걸음으로 내 자리라 일러준 곳으로
걸어가자 팀장님이 ㅇㅇ.’ 하고 부른다.
 
 
?”
 
우리 팀에 온 걸 환영해요.”
 

 
 
... 감사합니다.”
 
 
두근두근.
채신머리없는 심장이 제멋대로 뛴다.
 
겨우 자리에 앉자 장난기 넘치던
여자 선배님이 한 손을 내민다.
 
 
반가워요, ㅇㅇ.”
 
잘 부탁드립니다.”
 
난 공대리라고 부르면 돼요.
뭐 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봐요.
나는 계속해서 묻는 사람보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일 처리해서
망치는 사람을 더 싫어하거든.
, 말 놔도 되죠?”
 
, 그럼요.”
 
 
공대리님과 얘기하는 사이 팀장님이
내 자리 앞을 지나 팀장님 자리에 앉는다.
 
 
뭐 궁금한 거 있어?
오늘 구내식당 메뉴라던가,
사내커플이라던가.”
 
팀장님 몇 살이세요?”
 
와우. 난 내 말에 당황할 줄
알았더니 더 맹랑한 걸 묻네?”
 
 
공대리님이 한 쪽 입 꼬리를 쓰윽 올린다.
그리곤 팀장님을 흘깃 쳐다본다.
 
 
우리 팀장은 스물아홉.
또 궁금한 건?”
 
결혼하셨어요?”
 
쯧쯧. 또 저 철벽남 마수에 걸린
어린양이 하나 늘었구만.”
 
철벽남이요?
이미 결혼하신 거예요?”
 
아니. 안 했는데 입사하고
연애하는 꼴을 한 번도 못 봤지, 아마?”
 
 
대체 저 잘난 외모로 왜?
성격도 좋아 보이던데.
 
 
그거 말고는 또 궁금한 거 없어?”
 
제가 회사는 처음이라
잘 모르지만 팀장님이 생각보다
되게 어리신 것 같아요.”
 
맞아. 다른 회사에 비해 좀 어리지.
우리 회사는 온전히 능력 위주라
성과가 좋으면 바로바로 승진.
우리 팀장 직급은 과장이니 말 다했지 뭐.
내가 사수였는데. 에효...
그러니까 ㅇㅇ. 열심히 해.”
 
 
공대리님이 씁쓸한 표정을 하며
파이팅을 의미하는 주먹을 쥐어 보인다.
 
근데 과장이면 보통 적어도
30대는 돼야 얻게 있는 직책 아닌가?
 
우리 팀장님 진짜 대단하구나.
 
 
그래도 보통 다른 회사랑
엇비슷하게는 가는데 우리 팀장
입사 동기들이 유난히 잘났어.
의상 디자인팀 임팀장이랑
재무 회계팀 서팀장.
조만간 보게 될 거야.”
 
 
공대리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무실의
문이 활짝 열리며 호통 소리가 들린다.
 
 
ㅁㅁㅁ! 이게 대체 뭐예요!”


 
...?”
 
내가 이 사진 우리 브랜드랑 이미지도
안 맞고 제품이랑은 더더욱 분위기가
안 맞으니까 광고에 쓰지 말라고 한 거
못 들었어요?! 근데 왜 이게 떡하니 회사
홍보 책자 표지에 올라있는 거냐구요!”
 
분명히 버렸는데...”
 
확실해요?”
 

 
 
우리 팀 선배님이 우물쭈물하며
말을 잇지 못 하자 팀장님이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임팀장. 괜한 사람 잡지 말고 날 잡아.”
 

 
 
?”
 

 
 
그 사진 홍보팀에 준 사람 나야.
회사 홍보 책자 만드는데 우리 이번 시즌
상품 사진 찍은 걸 표지로 쓰고 싶다길래
내가 확인도 안 하고 몇 장 보내줬어.
거기에 그 사진 있었나봐. 내 잘못이야.”
 
말이 돼? 이팀장도 이 사진은 아니라고
했잖아. 지워야겠다고 했으면서 대체 왜
홍보팀한테까지 넘어가게 한 거야?”
 

 
 
미안해. 명백한 내 실수야.
근데 홍보 책자라고 해봤자 읽는 사람은
몇 없으니까 이번 한 번만 넘어가주라.
이번 신상 브로슈어 만들면서 너희
팀 옷 이미지 각인 제대로 시키도록 할게.”
 

 
 
싸한 분위기에 괜히 몸이 떨린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는데
공대리님은 별 일 아니라는 듯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일을 한다.
 
 
인쇄소에 브로슈어 넘기기 전에
나한테 확인부터 받아. 확실하게.”
 

 
 
알았어.”
 
 
팀장님을 한 번 째려본 임팀장님이 싸한
바람을 일으키며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 진짜 장난 아니다.
왜 이렇게 무서워?
저렇게 화내는 사람 처음 봤네.
 
 
많이 놀랐어요?”
 

 
 
?”
 
임팀장 나간 문만 멍하니 쳐다보길래.”
 
... 그냥 처음 보는 모습이라...”
 
생긴 거랑 다르게 되게 불같이 화내죠?
자기 디자인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는
사람이라 그래요. 내 새끼한테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건 못 보겠다 이거죠.”
 

 
 
그렇구나.
 
내가 고개만 끄덕이자 팀장님이
입 꼬리를 말아 올리며 씨익 웃는다.
 
 
임팀장이랑 저렇게 부딪히는 일
많으니까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예요. 다른
팀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던 것처럼.
그리고 ㅇㅇ씨도 안 물리려면 조심해요.”


 
 
?”
 
. 우리는 물린다고 표현하거든요.
임팀장 기세가 워낙 대단해서.”
 
...”
 
가끔 임마녀라고 하기도 하고. 아무튼
ㅇㅇ씨도 마녀한테 안 물리게 조심해요.”
 

 
 
전혀 경고하는 것 같지 않은 얼굴로
경고를 한 팀장님이 자리로 돌아간다.
 
그나저나 임마녀라...
왜 이렇게 웃기지?
 
 
 
 
* * *
 
 
 
 
강아지!”
 

 
 
현관에 들어서기 무섭게 회사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언니가 달려들어
내 목을 감싸 안고 볼에 뽀뽀를 해댄다.
 
 
나 신발 좀 벗자.”
 
우리 강아지, 고생 많았지?
이수혁 그 시키가 괴롭히지는 않고?”
 

 
 
팀장님이 날 왜 괴롭혀?
언니가 날 놀라게 했으면 했지.”
 
내가?”
 
그래.
아까 언니 화낼 때 얼마나 놀랐다고.
생전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항상 생글생글 웃고 동생이라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에 회사에서는 그런
모습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다.
 
 
그건 화낼만했어...
우리 강아지, 많이 놀랐어...?”
 

 
 
. 근데 언니 되게 멋지더라.”
 
진짜? 아유, 요 예쁜 걸 어쩌면 좋아.”
 
 
언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볼을 잡아당기며 흔든다.
 
누가 임팀장이랑 우리 언니랑
같은 사람인 줄 알겠어.
 
 
얼른 씻고 나와.
언니랑 첫 출근 기념 맥주 한 잔 하자.”
 

 
 
알았어.”
 
 
씻고 거실로 나오자 언니가
맥주 한 캔을 따서 내민다.
 
 
, !
우리 강아지 첫 출근을 기념하며!”
 

 
 
!”
 
, 시원하다-. 오늘 어땠어?
힘들진 않았어?”
 
. 첫 날이라 그런지
사무실 돌아가는 상황이나 그런 거
알려주고 딱히 한 일은 없어.”
 
다들 잘 챙겨줘?”
 
완전. 특히 공대리님.
옆자린데 이것저것 되게 잘 챙겨주셔.”
 
. 공대리님 좋지.”
 

 
 
언니가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맥주를 한 모금 마신다.
 
 
아마 우리 회사 내에서
마케팅팀 분위기가 제일 좋을 걸?
워낙에 성격 좋은 사람들만 모인 팀이라.
이수혁 그 시키만 빼고.”
 
팀장님이 왜? 되게 좋으시던데.”
 
좋긴 개뿔.
망나니야, 망나니.”
 

 
 
망나니?
팀장님이랑 전혀 안 어울리는 말인데?
 
 
이수혁 그 시키가
사내 여직원들을 얼마나 울렸다고.”
 

 
 
울려? ?”
 
왜긴 왜야. 샐샐 웃으며 좋아하게
만들 땐 언제고 고백하면 동료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 없네 어쩌네 하면서
퇴짜 놓으니까 그렇지.
마음이 없으면 왜 잘해줘?
하여간 아무 여자한테나 잘해주는 남자는
진짜 매력 없다니까.”
 
언니도 팀장님 좋아했어?”
 
내가 이수혁을 좋아했으면
임주은이 아니라 암주은이다, 암주은!”
 

 
 
왜 이렇게 팀장님을 싫어하지?
 
모든 사람한테 친절해서 여자들이
오해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그 여자들을
다 받아주는 바람둥이도 아닌데.
 
그냥 친절한 사람 아닌가?
 
 
아무튼! 넌 절대로
이수혁한테 넘어가면 안 돼.”
 
?”
 
걔가 막 눈웃음치며 웃어도 밥 먹었냐고
물어도 다 너한테 마음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란 말이야. 그냥 습관이야, 습관.
그러니까 절대로 그 놈한테 마음 주지 마.
알겠어? 나쁜 놈이야, 그거.”
 

 
 
근데 어떡하지, 언니.
그러기엔 팀장님이 너무 멋있잖아.
 
나 이미 마음 준 것 같은데.
우리 팀장님한테.
 
 
 
 
* * *
 
 
 
 
휴게실에서 찌뿌듯한 몸을 풀고 있는데
묵직한 남자 구두 소리가 들린다.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어요?
벌써부터 도망 다니면 곤란한데.”
 

 
 
그게 아니라 너무 앉아만 있었더니
몸이 아프려고 해서 잠.....”
 
커피?”
 
?”
 
커피 안 마셔요?”
 

 
 
, 마셔요!”
 
 
내 큰 목소리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팀장님이 이내 생긋 웃으며 자판기에
동전을 달그락 달그락 넣는다.
 
 
여기.”
 
감사합니다.”
 
일 많이 힘들어요?”
 
? 아니, 그게 아니라요.
제가 도망 나온 게 아니거든요.
그냥 잠깐, 진짜 잠깐 몸 풀러 나온 건데...
저 나온 지 5분도 안 됐어요.”
 
 
억울한 마음에 말이 많아지자
팀장님이 웃으며 나를 가만히 쳐다본다.
 
 
. ㅇㅇ씨가 나한테 이렇게 말 많이
하는 거 ㅇㅇ씨 입사하고 처음 본다.”
 

 
 
?”
 
내가 무서워요?”
 
그게 무슨...”
 
보면 다른 팀원들이랑은 잘 지내는 것
같은데 나하고는 서먹했잖아요. ㅇㅇ.
내가 팀장이라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같이 있으면 자꾸 심장이 콩닥거리고
눈도 못 마주치겠으니까 그런 거죠.
 
 
오죽하면 내가 공대리님을 질투했겠어요.”
 
그건 또 무슨...”
 
나도 ㅇㅇ씨랑 잘 지내고 싶은데
ㅇㅇ씨는 맨날 공대리님이랑 붙어있으니까.
가끔은 공대리님을 외근 보내버릴까
이런 생각도 했다니까요.”
 

 
 
자기가 말해놓고도 웃긴 듯
팀장님이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러니까 나한테도 활짝 웃어주고
말도 먼저 좀 걸어주고. 공대리님
다른 부서로 확 보내버리기 전에.”
 
.... .”
 
약속한 거예요.”
 

 
 
이렇게 멋있게 웃는데
어떻게 약속을 안 해요.
 
얼굴이 잘생겼으면 웃는 거라도
좀 덜 잘생기던가.
 
 
요즘 너무 바쁘죠?”
 

 
 
괜찮아요.”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라 이렇게 바쁜데
끝나면 지금보다는 훨씬 여유로울 거예요.”
 
그럼 퇴근도 일찍 해요?”
 
물론. ㅇㅇ씨 환영회도 하고.”
 

 
 
.
그러고 보니까 신입 사원이 들어오면
으레 한다는 환영회도 아직 안 했구나.
 
 
환영회 해줘야 되는데 라고 생각은
하면서 너무 바빠서 짬이 안 났어요.
그러는 바람에 ㅇㅇ씨 입사한지 벌써
2주나 지나고. 프로젝트만 끝나면
진짜 거하게 해줄게요. 환영회.”
 
저는 괜찮은데...”
 
꼭 해요. ㅇㅇ씨 온 거 진짜 환영하니까.”
 

 
 
눈을 마주친 채 웃어 보이던 팀장님이
일어나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ㅇㅇ씨는 좀 남았죠?”
 
, 빨리 마실게요.”
 
천천히 마셔요.
다 마시고 조금 쉬다 들어와요.
화장실도 안 가고 일했잖아요.”
 
?”
 
내가 팀장인데 우리 팀원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몰라주면 안 되잖아요.
ㅇㅇ씨는 내가 화장실도 안 가나?’ 라는
생각을 할 만큼 열심히 일했으니까
조금 쉬어도 된다고요.”
 

 
 
다 보고 있었구나.
이러면 나 오해하는데...
 
나만 보고 있었다고.
 
 
 
 
* * *
 
 
 
 
아하하. 정말요?”
 

 
 
그게 그렇게 웃겨요?”
 

 
 
이게 무슨 분위기지.
 
10분 정도 쉬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처음 보는 여자와 함께 웃고 있는
팀장님이 보인다.
 
왠지 저 두 사람한테만 빛이 쏟아지는 것
같고 저 주위만 날씨와 상관없이
따뜻한 훈기가 도는 것 같다.
 
 
ㅇㅇ, 왜 그러고 섰어.”
 
 
뚱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고 있던
공대리님이 손짓을 하며 날 오라 한다.
 
 
새로 왔다는 마케팅팀 신입이에요?”
 

 
 
, ㅇㅇ.”
 
 
다정한 눈길로 여자를 보고 있던 팀장님이
공대리님에게 잘 가고 있는 나를 부른다.
 
 
ㅇㅇ씨는 처음 보죠? 해외 출장 갔다가
오늘 복귀한 의상 디자인팀 최진리씨예요.
여기는 우리 팀 막내 ㅇㅇㅇ.”
 

 
 
. 우리 팀 막내라니. 애정 듬뿍 쏟는 거
너무 티내는 거 아니에요? 질투 나게.
저도 저희 팀 막내란 말이에요.”
 

 
 
임팀장한테 애정 달라고 해요. 나는
우리 팀 막내 챙기기에도 급급하니까.”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나한테 인사를 시켜주겠다는 거야,
아니면 지들끼리 놀겠다는 거야?
 
팀장님이 아무리 그렇게 예쁘게 웃는다고
해도 저는 이 상황에 웃음이 안 나거든요.
 
 
어머. ㅇㅇ씨 세워두고
너무 우리만 웃었나?”
 

 
 
우리?
그래!
너무 너네만 웃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반가워요. 의상 디자인팀 최진리예요.”
 

 
 
ㅇㅇㅇ입니다.”
 
ㅇㅇ씨는 좋겠다.
이렇게 멋진 팀장님이랑 일하고.
우리 팀장님은 에효...
알죠? 임마녀.”
 
 
아주 잘 알지요.
근데 자꾸 누구더러 임마녀래?
 
팀장님이 임마녀라고 할 때는
괜찮았는데 이 여자가 임마녀라고 하니까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우리 팀 바꿀까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
 
.... 농담이에요, 농담.
그렇게 정색하면 무안하잖아요.”
 

 
 
아무리 농담이라도 그 말에 동조하게 되면
이 여자는 어떻게 해서든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진리씨. 안 바빠?
여기서 놀고 있을 시간 있나?”
 
노는 거 아니에요.
이팀장님한테 인사하러 온 거란 말이에요.”
 

 
 
인사를 뭘 이렇게 오래 해?
임팀장님한테는 인사했어?
지금쯤 외근에서 돌아오셨을 것 같은데?”
 
. 내가 진리씨를 너무
오래 잡고 있었네. 임팀장한테
혼나지 말고 얼른 가서 보고해요.”
 

 
 
... 그럼 저 가볼게요.”
 

 
 
팀장님께 생긋 웃어 보인 진리씨가
티 나지 않게 공대리님을 째려보고 나간다.
 
어머.
저 여자가 바로 같은 여자들만
알아볼 수 있다는 그 유형의 여우구나.
 
 
팀장님.
누가 보면 둘이 연애하는 줄 알겠어요.”
 
에이. 열심히 하는 게 예쁘잖아요.”
 
그럼 저도 좀 예뻐해보시죠? 내가 아무리
못해도 걔보다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선배님을 예뻐해줘요?
선배님이 절 예뻐해줘야죠.
선배님한테 예쁨 받으려면
이제 진리씨한테 잘해주면 안 되겠어요.”
 

 
 
, 안 돼요.
잘해주면 안 돼요.
절대.
 
 
그건 됐고. 남의 팀 막내보다
우리 막내를 더 예뻐하라고요.”
 
당연하죠. 그동안은 우리 팀이랑 가장
가까운 막내가 진리씨라 더 예쁘게 본 건
사실이지만 이젠 우리도 막내가 있으니까.
게다가 ㅇㅇ씨가 진리씨보다
열심히 하니까 훨씬 더 예쁘죠.”
 

 
 
두근두근.
예쁘대.
 
물론 외모를 뜻하는 그런 예쁘다는
말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예쁘대.
심장 터질 것 같아.
 
 
그러니까 ㅇㅇ. 섭섭해 하면 안 돼요.”
 
? 아니, 저는 괜찮은데...”
 
혹시나.”
 

 
 
평소처럼 생긋 웃은 팀장님이 큰 손으로
내 머리를 꾹 누르더니 자리로 돌아간다.
 
갑작스런 스킨십에 힘이 풀려 의자에
철퍼덕 주저앉자 공대리님이 웃는다.
 
 
그렇게 좋아?”
 
...”
 
... 안 그렇게 생겨가지고
솔직하단 말이야. 더 마음에 들게.
여우같은 고 기집애랑은
차원이 다르지. .”
 
?”
 
최진리 말이야. 이팀장 꼬시려고
아주 눈에 불을 켰단 말이지.
근데 이팀장이 여우같은 고 기집애랑
잘 될 바엔 ㅇㅇ씨랑 잘 됐으면 좋겠다.”
 
 
저도요.
팀장님이 저랑 잘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팍팍 밀어줄까?”
 
뭘 밀어줘요?”
 

 
 
갑자기 들린 팀장님의 목소리에
놀라 허둥대다 책상 칸막이에 손목을
-, 하고 부딪혔다.
 
 
아야...”
 
괜찮아요? 어디 봐요.”
 

 
 
본능적으로 몸 쪽으로 끌어당긴
팔을 팀장님이 조심스레 잡아
이리저리 살펴본다.
 
 
멍들겠다. 많이 아파요?”
 

 
 
괜찮아요, 이 정도는.”
 
쯧쯧. 이팀장이 책임져야겠네.”
 
?”
 

 
 
아니, 공대리님.
지금 뭐하는 거세요.
그게 지금 팍팍 밀어주는 거예요?
 
그건 너무 뜬금없잖아요...
 
 
이팀장이 갑자기 말 거는 바람에
ㅇㅇ씨가 놀라서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러게 인기척도 없이 왜 나타나요?”
 
... 외근 얘기를 못 한 것 같아서요.”
 

 
 
외근이요?”
 
. 오늘 이번 신상 화보 촬영이
있어서 거기 가려고요. 괜찮겠어요?”
 

 
 
그럼요. 손목이 부러진 것도 아닌데요.”
 
그럼 조금 있다가 나갈 거니까 준비해요.
공대리님도 같이 가실 거죠?”
 
 
우리 둘이 가는 게 아니라 공대리님도?
, 괜히 기대했다.
 
약간의 실망을 섞은 눈으로 공대리님을
쳐다보자 다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안 돼요. 나 오늘 변비약 먹어서
아무 데도 못 나가요.”
 
?”
 

 
 
언제 신호가 올지 모른다고요.
스튜디오에서 화장실 들락날락 거리면
얼마나 신경 쓰이겠어요? 그러니까
팀장님이랑 ㅇㅇ씨랑 둘이서 갔다 와요.
....”
 
 
공대리님이 팀장님의 시선을 피해
나에게 윙크를 해 보인다.
 
공대리님 짱.
진짜 우리 언니만큼 좋아해요.
 
둘이서 외근이라니.
, 설레라.
 
.
.
.

※만든이 : 공비노님 
 
<읽은 후에>
 
단편으로 생각하고 쓰던 글이라
이번 편에는 특히나 별 다른 내용도 없고
마무리도 이상하네요.
 
그리고 저는 회사 다녀본 적이 없어서
드라마에서 본 거나 그냥 상상으로
썼는데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그냥 얘가 아직 뭘 모르는구나...
하고 넘어가주세요
 
, 아시는 분들은 아셨겠지만
제목은 블락비 <보기 드문 여자>에서
따왔습니당
 
이 노래 너무 좋아요.
예전부터 쓰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늦어버렸네요ㅋㅋ
 
이번 글에서는 평소에
안 쓰던 사람들을 써서 사진 찾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해요.
 
게다가 사진 찾으면서 제가 그 사진에
빠져드는 일이 많아서...허헣
설리는 왜 이렇게 예쁜 걸까요.
못되게 하니까 뭔가 더 매력적이야ㅠㅠ
 
글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가있고요,
사진 작업만 빨리 되면 바로 바로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제부터 시험기간이긴 하죠.
하하.... 그치만 글 쓰는 것도 아니고
사진 작업이니까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할게요!
 
, 그리고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제가 새로운 장편으로
판타지 요소가 섞인 걸 쓰고 싶은데
등장인물의 한글 이름 대신
다른 이름을 써보고 싶어요.
 
쭈욱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처음 등장하는 부분들만요.
 
판타지라고 하지만 뭐
제 상상력이 거기서 거긴지라
보통 여자랑 비슷할 것 같아요.
 
원래 이름 대신 다른 이름을 쓰면
보시는 분들이 헷갈릴 것 같긴 한데
왠지 한글 이름보다는 영어나, 불어
이름을 쓰는 게 분위기에 어울릴 것 같아서요.
 
여러분 의견 들어보고
무리다 싶으면
그냥 한글 이름으로 할게요!
 
많은 의견 부탁드려요.
 
그럼 녀러분.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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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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