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깊은 과거로 굳게 닫힌 내 마음, 열어 줄 남자는 누구? [상풀클래식] (by. 고로케)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안녕하세용 고로케에여!
갑자기 뜬금없이 웬 상풀 클래식? 하셨죠?
그러게요.. 
연재분 쓰다가 가볍게 글 하나 쓰고 싶어서
클래식을 택했는데.. 이것도 시간 꽤 걸리네요!
노래 듣다가 생각난 소재에요~
노래 같이 들으며 읽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D
 
 
BGM :: 샤이니 닫아줘 
(Close The Door)
 





약간의 오글거림 주의
 
(=00)은 어렸을 적 가정환경의 
문제로 인해 남자를 깊이 신뢰하질 못 함
남녀 사이의 가장 가까운 케이스였던 
부모님의 온전치 못한 관계를
 어려서부터 봐온지라,
어디서 아빠같은 남자를 만날까 두렵기까지 함
덕분에 생전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봄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연애에 대한 판타지는 있지만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
철벽녀라면 나름 철벽녀인데다 
남자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누구라도 한 번 사귀어볼까 
시도했다가도 금세 깨짐
 
설상가상으로 20+a인생 중 
처음으로 진지하게 좋아했던 남자는 
00과 다른 여자 사이에서 제대로
 양다리 걸친 개새끼였음
 
 
한 번 겪기도 어려운 일을 종합비타민 마냥
 통째로 다 가져다 섭취한 불쌍한 인생.
남자에겐 더 이상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마음에 누군가가 노크를 하는데..
과연 00의 마음을 연 주인공은 누구일까?
 


* * *
 

 

1. (빠져선 안 될 옵션
소꿉친구 
 
 
어릴적부터 쭉 같은 동네에 살아온 
부랄친...아니 소꿉친구
어찌나 붙어 다녔던지 심지어는 고삼 시절엔 
가족보다 더 많이 얼굴을 보고 지낸 사이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XY 염색체
현재 프로야구단 선수임
 
내가 쉬는 날엔 같이 캐치볼
쟤가 쉬는 날엔 같이 야구 경기 보러 감
뭐든지 네 주변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투덜댔더니 저번 주말엔 
영화 보자고 티켓 끊어옴
근데 스포츠 영화....^^ She발 
존나 야구덕후 스포츠덕!!!!!!!!!
But,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름 그래서
 짜증내려다가도 나 혼자 한숨만 쉼
 
"만날 너랑 캐치볼 하느라 
한쪽 팔만 펌핑된 거 봐.
이게 야구 선수 팔뚝이지 여자 팔뚝이냐?
어쩔거야 이거."
 
"? 진짜네. 신기해."
 
"신기는 개뿔이
너 남일이라고 함부로 말 하지
이건 진짜 심각한 거라고."
 
  

"이제부터 반대쪽 팔로 던지면 되겠네
팔뚝 균형 맞출 때까지 나랑 
평생 캐치볼 하자."
 
 
 
 
 
운동하는 놈이라 단순 무식한 줄로만 
알았는데 가끔 심중을 뚫는 소릴 하거나
고민거리 걱정거리를 콕콕 집어내 
위로하는 능력을 발휘 함
덕분에 이놈 앞에서 엄청 울었음
한창 집안 문제로 힘들 때는 그냥 
이놈 어깨가 내 베개였을 정도임
가끔씩은 세상 남자가 딱 얘 만큼만이라도
 같다면 제대로된 연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도 함
  


 
"...너 뭐 또 고민있어?"




"그러게 내가 그 새끼는 아니랬잖아."
 
 
 
*
 
 
 
"뭐가 두려운 건지
왜 네가 마음 열길 꺼려하는지,
다 알고 있어.
당연하지.
몇 십년을 옆에서 지켜봐왔는데
그런데..
, 홈런 치면 쫓기듯 도루 안 해도 되잖아
세레머니하면서 천방지축으로 뛰어도 되고
천천히 걸어도 되고. .. 어차피 홈런이니까.
 
내가 너한테 그런 존재였음 싶어.
더 이상 아픔에 쫓기지 않게
상처에 움츠려 아웃되지 않게..
네가 걱정하는 그런 거,
홈런으로 시원하게 뻥 날려버리고 
이젠 나랑 천천히 걷자.
맘 편하게 장난도 치고
때론 뛰기도 하면서, 그렇게 하자."

 



"이제 대놓고 너한테 공 던질거다?"
 
 


 * * *
 


 

2. 회사 팀장님
 
 
눈빛만으로도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는 
우리 회사 우리 팀 팀장님
입사 때 수화로 대화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했을 정도로 참 말수가 적음.
하지만 적은 만큼 가끔씩 내뱉는 말이
 사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음.
힘이라고 해야하나
매력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 땅굴 파는 저음으로 
짧게라도 지시사항을 전달 할 때면
회사의 여사원들은 다 쓰러짐.
그 여자들이 왜 쓰러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렴풋이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음
 
 
워낙 대화를 자주 나누지도 않고 눈빛이 
차가운 편이라 친해지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금 친해진 것 같음
그도 그럴 것이 매일 팀장님과 야근
덕분에 저녁도 단 둘이, 업체 미팅도 단 둘이,
계속 친하지 않은 게 이상할 조건임
게다가 옆에서 쭉 지켜보고 있자니 
생각보다 그리 딱딱한 타입도 아닌 듯.
 
 
저번 빼빼로 데이 땐 팀원들 
전부에게 빼빼로를 돌렸었는데,
이 남자, 제 앞에 놓인 빼빼로만 
물끄러니 쳐다보곤 고맙단 말도 안 하더니
퇴근 할 때 쯤 웬 커다랗게
 포장된 빼빼로를 덥석 내 손에 쥐어줌
심지어 빼빼로 상자에 프린트 된
'보내는 사람','받는 사람' 공란에
각각 강동원 팀장, 000 사원이라고
볼펜으로 꾹꾹 눌러 써놨음
그게 참 귀여워서 웃었더니 정색하며
 또 짧게 '전 먼저 퇴근' 따위 
말만 하고 바람처럼 사라짐
그 뒤로 빼빼로 가격이 찍힌 편의점 
영수증이 흩날렸던 건
예의상 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
하여튼 은근 엉뚱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음
예상 외로 웃는 얼굴도 자주 보이는데
 그게 참 사람 떨리게 함

 


"배 안 고파요?"
 
"..그래서 여긴 업체측 의견대로........?"
 
"밥 먹고 하죠.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아뇨.. 딱히.."
 
"그럼 그냥 내가 정할게요."
 
"네 그러세요."
 
"그래요. , 그리고 00."
 
"?"
 
"볼에 볼펜 자국 났어요."
 
"...?"
 
"그것 땜에 계속 00씨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잖아. 거슬려서."
 



* * *





3. 회사 동기
(...지만 대학 후배)
 
 
같은 분기에 들어온 입사 동기.
하지만 워낙 이곳 저곳 방황을 하다
기적처럼 회사에 입사한 나에겐
대학 후배이자 입사 동기라는 
제대로 역할 갈등 빚는 주변인이
 추가 됐을 뿐.
 
대학 시절에도 워낙 나를 잘 따랐고
모두가 순둥이라고 부를 만큼 
모난 성격이 아닌지라
동기라고 부르기 미안할 정도로 
나를 여전히 선배로 떠받듬
엑셀 하나만 가르쳐줘도 '..역시 선배님..!!'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냄새만 맡고 
점심 메뉴를 맞춰도 '.. 역시 선배님..!!'
감기 걸려서 콧물만 내내 들이키길래 
약 좀 챙겨줬더니 그 땐
'역시 선배님 밖에 없어요..!!' 라고 
울먹이더라
그냥 얘한테 나는 아직까지도
00대학 **학번 선배님인가봄
얼굴도 하얗고 아직 솜털도 
보송보송 한 것이, 나에게도 녀석은 
그저 아이같은 이미지일 뿐
 
 
헌데 요즘 들어 녀석이 제 이미지에 
걸맞은 애정 표현을 하기 시작함
매일매일 내 책상에 초콜릿을 
올려놓질 않나



(그 놈 : 피곤 할 땐 단 게 최고죠!)
 
  
커피 마시고 싶다기에 내 꺼 
나눠먹자고 줬더니 얼굴이
 빨개지질 않나 
 
 



(그 놈 : 그거 가..간접키...
..아니예요..!)
 
 
뻔히 반대방향인 거 아는데 옆 동네 산다며
 굳이 퇴근길 파티원에 가입하질 않나
 
 
 



(그 놈 : 이번 차 놓치면 같이 못 앉아요!!)
 
 
  
..조금 수상한 냄새가 남
 
 
  
"근데요 선배님~"
 
"누나."
 
"?"
 
"대학 졸업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선배님이래. 게다가 입사 동긴데.
00씨라고 불러주는 것 까진 
안 바랄테니까 누나라고만 불러."
 
".. 그래도 그건 좀.."
 
"어허.. 요것 봐라..? 
감히 선배 말을 안 들어?"
 
"아니 그게 아니라.. .."
 
 


"그게.. 뭔지 모르게 
선배님한텐 벽이 있는 것 같아서..
아니 그렇다고 불편한 건 아니구요!!!
제가 누나라고 부를만큼 선배님이 저에게
 마음을 열었음 싶... .. 아니에요.."
 
 
"뭐래는 거야 얘가.."




"에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랑은.."
 

 
 
 * * *
 
 
 

 


4. 옆 집 남자
 
내가 사는 아파트 옆 집 남자
나처럼 혼자 사는 처지인 것 같은데
요즘 남자답지 않게 이사 왔을 적
 같은 층 전 호수에 떡을 돌렸음
그가 건넨 따끈한 시루떡에 나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 팥이네..' 하고
 내뱉었더니,
두 눈 동그랗게 뜨고 '팥 싫어하세요?' 
라고 묻곤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짐
그리고 나서 30분 쯤 뒤 우리집 
현관문 초인종 소리가 울렸을 때,
문 뒤엔 꿀떡 두 팩을 든 
옆집 남자가 서있었음
꿀은 괜찮냐며 묻는 그의 이마에 
맺힌 땀 때문에 미친듯이 
송구스러워서 차 한 잔 대접했음
 
그 뒤로 겁나 친한 척 장난 아님
나는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워낙 붙임성이 좋은 성격인 건지
아님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작정했는지 틈만 나면 우리집에 놀러옴
그게 좀 부담스러워서 한 번은 
슬쩍 돌려 피곤한 티를 냈더니
다음 날 피로회복제 한 통 
사들고 또 우리집에 놀러옴
내가 미침 진짜
 
아무튼 눈치 없는 이 남자 때문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가 나보다
 한 살이 많다는 것과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두 어권 낸 
작가라는 걸 알게 됨
작가라서 그런지 일상 대화 중에도 
은유적 표현을 많이 쓰곤 하는데
그게 은근 진심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뛴 적도 있음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난 다 열었는데
버선발로 뛰쳐 나왔는데
그쪽은 아직도 안에 있잖아요."
 
"..그게 대체 무슨 말...."
 
"아니, 이렇게 초인종 하나 누르면
 잘만 열어주면서,
왜 그쪽 맘은 꼭꼭 닫고 안 열어줘요."
 
"......."
 
"앞으로 매일 와서 노크 할 거예요
초인종도 막 시끄럽게 누를 거예요."
 
"........"
 
"귀찮으면, 그냥 좀 열어줘요."
 
 
 
 
 * * *

 
 
 


5. 단짝 친구의 친오빠
 
부랄친...아니 소꿉친구인 그 놈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나와 단짝으로
 지내온 여자사람친구의 친오빠
걔네 집에 놀러 갈 때면 늘 교복을 
갈아 입지도 않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볼 수 있었음
내 친구에게 '야 물.' '야 라면.' 
'야 불켜줘' 정도의 대화만 거는
 이 시대의 대한민국 친오빠의 표본
내가 인사를 해도 슬쩍 쳐다보고 
고개만 끄덕이곤 게임만 했음
쌍꺼풀 없이 째진 눈이 무서워서
 나도 별 말을 걸진 못 했지만,
하도 내 집 드나들듯 친구 집에 
놀러 다녔더니 점점 나를
 지 친동생처럼 대하기 시작함
아니, 그 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도 있음
(저번엔 집에 놀러갔더니
 나한테 지 방 청소 시켰음.)
 
어쨌든 지금은 꽤 유명한
PC 게임 회사에 다니고 있음
학생 시절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하던 게 
도움이 됐나 보다고, 내가 볼 때마다 놀림
그럴 때면 날아오는 헤드락. 암바.
소꿉친구 새끼 때문에 얻은 굵은 팔이
 이 새끼 때문에 다 뽑힐 것 같음
 
근데 또 은근 나를 챙김
진짜 친오빠라도 되어 줄 작정인걸까.
아프다는 페이스북 담벼락글에 지랄 말라고 
댓글 달더니 약봉투를 문고리에 
걸어두고 가고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쏟아지던 날엔 
지나가다 들렀다며 우산 들고 
회사 앞에 서있었음
우리 회사.. 
전혀 지나가다 들릴 수 없는 곳인데..
 
  


"일 끝났냐?"
 
". 여긴 또 웬 일이래?"
 
"그냥 지나가다 들렀다."
 
"아 예.. 그러시겠죠.."
 
"표정 봐라. 안 웃어
이빨 열 개 안 보이면 나한테 강냉이 털린다."
 
"...하여간 말 진짜 살벌하게 하지
됐고. 진짜 무슨 일인데?"
 
", 술 한 잔 하러 가자고."
 
"? 갑자기 웬 술?"
 
"~ 오늘 완전 역사적인 날이거든
기념하는 의미에서 한 잔."
 
"역사적인 날? 무슨 역사적인 날?"

 


"내 동생 올케언니 생기는 날."
 
 
.
.
.

※만든이 : 고로케님
 
<덧>
 
다음엔 연재글 들고 올게요~~~!!
이거 말고 딴거 올려달라는 게시글 
앙대...!!!!!!!!
보이면 응징할거에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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