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할 시간 - 14편 (by. 프링글스.J)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다들 13
저런 눈빛으로 보셨나요?
 
하도 바디밤 바디밤
노래를 부르시길래
걍 세게 뙇 투척해봤어요.
 
그니까 이제 게시판에
바디밤얘기좀 그만햌ㅋㅋㅋ
게시판이 너무 야해//
 
 
지난편에서 안대표랑 꽁냥질
실컷했으니까 오늘은 우리
한번 갈등에 휩싸여봐요.
 
오늘은 달달음슴.
씁쓸주의보.
 
새로운 인물도 나와요
갑툭튀 주의보
 
독백도 많고
대사도 길어요.
모의고사 언어영역 돋음 주의보
 
트리플돋음이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줘요
>,<
 

────────────────
<지금, 사랑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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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 찾으면 없다고해-
30분만 쉬자 좀
 
 
종현이에게 빌고빌어
30분의 쉬는시간을 얻어낸 나.
이건 누가 대표고 누가 직원이야 대체
에라이...
 
 
 

 
아 피곤해..
 
새 시즌에 맞춰 디자인 뽑으랴
패션쇼 준비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우리 ㅇㅇ 얼굴본지가 언제인지
지금 기억도 안 난다.
 
이번 주말엔 기필코
내려가서 에너지충전하고 와야지.
낄낄.
 
 
 
 
저기요-
그냥 들어가시면 안 되는데...‘
 
 
 
몽롱한 정신이 잠으로 빠져들 찰나,
사무실 밖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벌컥 열리는 사무실 문.
 

안재현씨?”
 
그러자 뒤이어 종현이가
종종걸음으로 들어온다.
 

아니.. 형 없다고 했는데
막무가내로 막...“
 

누구시죠?”
 
세화그룹 김아중이에요
 
내 입에서 뱉어진 짧은 탄식.
 
세화그룹.
예전에 아버지께서 말했던 게 기억난다.
기어코 밀어붙이셨군.
 
"약속 안 해도 되죠?"
 
어쩌냐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종현이에게
괜찮다는 눈짓을 보내곤
사무실 가운데에 놓인 소파로
그녀를 안내한다.
 
차 드실래요?”
 

"됐구요. 본론만 말할께요.
내가 프랑스에서 어제 불려와가지고
완전 어이없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난요
그쪽이랑 결혼할생각 전.. 없어요.
그러니까"
 

"나도 마찬가지예요.
결혼이야 지금 당장이라도 하고싶지만,
그쪽이랑은 할 생각 없어요.
약혼녀 있거든요 난."
 
"약혼녀라
거기까지는 얘기 못 들었지만
뭐 그건 내 알바아니고-
대충 머리 굴려보니까
그쪽이나 나나
임자있는 사람들인거 같으니,
길게 말 안할께요"
 
"원하는바예요.
지금 그쪽이 내 쉬는 시간
뺏고있거든요."
 
"보아하니 한국그룹딸이랑
신성백화점 아들이 결혼한다고 그래서
그쪽 아버지나 울 아버지나
괜한 위기의식같은거 느꼈나본데
 
내 장담컨대 걔네 머지않아
백퍼 쫑나거든요?
그러니까 그때까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자구요"
 

"당장이라도 뒤엎을 것처럼
기세 좋게 와서 한다는 말이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으라..?
싫은데
난 당장 뒤엎을껀데?"
 
내 말에 낮게 코웃음을 치더니
팔짱을 끼고는 말한다.
 

"아직 뭘 모르나 봐요?
당신네 아버지나, 우리 아버지나
누구하나 마음만 먹으면,
우리 내일이라도 결혼할 수 있어요.
 
안하면 된다고?
버티면 된다고?
아니- 못해요 우린.
 
모든걸 다 뒤엎어버리기엔
너무 복잡한 세상에 있거든요.
그렇다고 다 버리고 떠나기엔
가진 게 너무 크니까"
 
"당신이 가진 거..
그게 사랑하는 사람보다
더 소중한가봐요?"
 
", ,
그런 거 버리는 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런데, 내 치기어린 행동 때문에
그 사람까지 잃어야 한다면,
난 차라리 조용히 있는 쪽을 택할꺼예요"
 
 
그녀는 진심이었다.
 
그녀의 행동을,
그저 철없는 부잣집 딸의
반항이라 여겼던 내 생각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도와줘요.
내가 그 사람 지켜낼 수 있게.
나도 그쪽 도와줄게요."
 
 
.
.
.
.
.
.
.
.
.
.
 
 
/ㅇㅇㅇ, 당신의 이야기/
 
 
지독히 추웠던 이번 겨울도
매서운 꽃샘추위의 끝자락과 함께
서서히 봄으로 접어 들어가고 있다.
 
리조트공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그동안 영광과 몇 번 부딪히긴 했지만
별 탈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가끔, 나를 아픈 
눈빛으로 바라보긴 하지만...


"- 힘이 없어?"
 
사무실에 맥없이 앉아있는 나에게
민규가 묻는다.
 
"?
아니-"
 
"아니긴 뭘-
- 때리고 있구만
... 보고파서"
 
"아니그든?"
 
"아님 말고-
키키킥"
 
아유
저 유민규 저거저거
암튼 눈치는 더럽게 빨라
 
브랜드 런칭의 성공과 함께
이번 시즌에 
큰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는 그.
덕분에 밤낮없이 일하는 중이라
얼굴을 본지도 꽤 오래됐다.
 
 

"ㅇㅇㅇ-
멍때리고 있지말고
할 일없으면 내 심부름이나 해"
 
"할일 있어.."
 
할일 있다는 내 말을 무시한 채
내 앞으로 던져지는 서류 한 뭉치.
 
"뭐야?"
 
"친구가 JH호텔 홍보실에 있는데
자료 좀 부탁해서-
나 대신 니가 좀 다녀와 서울에"
 
"..서울에.?"
 
"너 그러고 축 처져있는거
내가 짜증나서 못 보겠으니까
썩 꺼져서 충전하고 오라고"
 
 
 
치이-
암튼 속은 엄청 따뜻하면서
차가운척하긴ㅋㅋㅋ
에라이 차도남아.
 
 
기분 좋아진 내가
살랑살랑 눈웃음치며 오빠를 부른다.
 
"오빠아-"
 
"징그러워-
그렇게 부르지마"
 
"헤헤헤-
그럼 나 다녀올께!!"
 
 
 
 
 
.
.
.
.
.
.
 
 

JH호텔.
홍보팀에 있는 수혁오빠 친구에게
가져간 서류를 전해주고 내려오는 길.
 
재현오빠에겐
서프라이즈로 쨘-하고 나타나려고
서울 올라온다는 말을 안했다.
 
얼른 맛있는거 사가지고
오빠 회사에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신나게
로비를 가로질러 나오는데,
 
헤이 거기-”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음성에 고개를 돌리니
 

응 거기-
겁나 오랜만에 보는 당신
 
김우빈이다.
 
? 김우빈씨-”
 
긴 다리로 휘적휘적
내 앞으로 다가오는 그.
 
여긴 웬일이에요?”
 
여기 스위트룸에서
화보촬영이 있어서-“
 
.....
, 그동안 잘 지냈어요?
되게 오랜만인데..“
 

- 어마어마하게.
그동안 내가 몸값이 좀 올랐지?“
 
크큭..
알아요 나도-
드라마 잘 된거
 
이렇게 대스타가 될 줄 알았음
나한테 오는건데, 좀 아쉽지?“
 
장난스럽게 물어오는 우빈과
 
하나도 안 아쉽거든요?”
 
그런 우빈에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나.
 

어째 빈말이라는 게 없냐 당신은-“
 
많이 편해진 우리다.
 
이내 내 옆을 두리번거리더니,
 
안대표는?”
 
하고 물어오는 우빈.
 
얘는 왜 나한테서
안대표를 찾아?
 
“.......회사에 있겠죠?”
 
요즘 오빠는 맨날
... 그리고 일이니까.
 

 
그러자 뜻모를 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하던 우빈이
화제를 급하게 
돌리려는 듯 나에게 물었다.
 
근데 여긴 웬일이야?”
 
사무실 심부름 때문에 왔어요.
이제 나가는 길이예요
 

그래?
그럼 얼른 가- 거 여자 혼자
호텔 들락날락 하는거 아니야
 
급 부자연스러워진 
우빈의 행동이 수상쩍었지만,
회사에서 열심히 일 하고 있을
오빠생각에 순순히 발걸음을 돌린다.
 
“.......알았어요
 
우빈에게 등떠밀리다시피
호텔 로비를 지나온 순간.
 
?!?!”
 

?
- -“
 
 
그다.
 
 
무슨일이냐며 어서 가라는
우빈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서서
호텔로비에 위치한 카페쪽을 둘러보니
 
 
 

역시 그다.
 
우와 여기서 마주칠 줄이야
으히히히히히.
난 역시 오빠 실루엣만 
스쳐도 알아본다니까?
라고 스스로를 대견스러워하며
그를 향해 걸어가는데,
 

 
또각또각
도도한 구두굽소리를 내며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자가
그의 앞에 앉는다.
 
그러자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둘.
 
여자가 봐도 예쁘고 
화려한 그녀의 모습에
기분이 이상해지긴 했지만,
우빈 앞에서 창피당하고 싶지 않아
쿨한 척- 말한다.
 
“.....미팅..중인가?
흐흠... 그냥 
사무실가서 기다려야겠다-“
 
? -
그래..“
 
로비 밖으로 내 팔을 
잡아끄는 우빈 덕분에
가까스로 그 자리는 벗어났지만
참을 수 없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솟구쳤다.
 
...잠깐만요-”
 
다시 말하면 쓸데없는 호기심.
 
전화 한통화만 하구요
 

아 뭔 전화야-”
 
나를 말리는 우빈에게,
-오빠에 대한 믿음인지
아니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겠다는 식의 마음인지,
혹은, 그냥 진동으로 해놔서
못듣길 바라는 마음인지 모를-
출처를 알 수 없는 단호함으로 말한다.
 
"할래요-"
 
내 말에 못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빨리 끝내라는 식의 손짓을 하고는
팔짱을 탁 끼고 선 김우빈 앞에서,
떨리는 손가락으로 1번을 꾸욱- 누른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그.
벨소리가 들리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든다.
 

“...................”
 
내 이름을 확인한 동시에 
굳어지는 그의 얼굴.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약간 고개를 돌려 조심스럽게 받는다.
 
여보세요
 
"..오빠."
 
- 지금
통화하기가 쫌 그런데
 
"그래요?
사무실이야?"
 
?
……...’
 
 
사무실이라는 그의 대답에
도무지 다음을 이어갈
 말이 생각이 안났다.
 
여보세요?’
 
"야근해요 오늘?"
 
- 그럴것 같아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겠네"
 
.. 요즘 좀 바쁘네
, 내가 조금이따가 다시 전화할께
 
""
 
[]
 
[뚜뚜뚜]
 
 
무심하게 끊겨버린 
핸드폰을 그대로 든 채로,
저 멀리, 앞에 앉은 그녀를 향해
멋쩍게 웃는 재현을
멍하니 바라본다.
 
 
 
"사무실.아니면서"
 
 
불안감과 서운함
질투심 그리고 분노가
한꺼번에 휘몰아치려나보다.
 
 
 
.
.
.
.
.
.
.
.
 

 
집에 데려다준다는 우빈을,
바로 평창으로 내려갈꺼라며 돌려보내고
혼자 찾아온 오빠의 사무실.
 
? 안녕하세요 형수님?“
 
저번에 리조트에서 봤던
오빠 회사 직원이다.
 
. 안녕하셨어요-
퇴근하세요?“
 
-
형수님 오랜만이네요
아직 평창에 계시는 줄 알았는데
 
"잠깐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올라왔어요"
 
"~
, 근데 대표님 지금
자리 비우셨는데..
연락 하시고 오셨어요?"
 
"니요-
자리 비운건 아는데-
연락은 안했어요"
 
내 말에 알겠다는 듯
웃음짓는 그 사람.
 
"~ 서프라이즈구나?"
 
"?
, .. 하하..
저 신경쓰지 마시고 퇴근하세요-
여기서 기다릴께요"
 
".
그럼 좋은시간 보내세요-“
 
 
 
 
이윽고 조용해진 그의 사무실.
조심스레 소파에 앉아본다.
 
"후우.."
 
책상도, 소파도
심지어 사무실 안에 가득찬
그의 냄새까지도 그대로인데
오늘따라 이곳이 낯설다.
 
그여자는 누굴까?
누군데 사무실이라고 거짓말 했지?
누구냐고 물어볼까?
아님오빠가 말해줄때까지
기다리는게 좋으려나?
 
단 한번도 나중에 전화한다는 말을
인사치레로 한적 없었던 그이기에
지금까지 오지 않는 그의 전화가
더욱 더 기다려진다.
 
하아.
집에 가서 기다릴걸 그랬나?
그래 여덟시면-
집에 가고도 남을 시간이잖아..
야근을 하려고 했다가
안할수도 있는거고-
 
ㅇㅇㅇ,
넌 뭐하자고 말도 없이
주인없는 사무실에 와서
혼자 이러고 있는건데?
뭘 확인하고 싶어서?
나 서울왔어요! 우리 만나요!
이러면 되는 거지.
 
우리 복잡하게 연애하지 말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곤
내가 당신을 보러 왔노라고
오빠에게 전화를 걸기위해 핸드폰을 들곤
밀어서 잠금해제- 하는 순간,
 
 
[띠리리리리]
 
내곶감
 
휴대폰에 뜨는 그의 이름에
괜히 마른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 벌써?’
 
".니요.. 아직..“
 
조금이따가 전화한다고
해놓고 좀 늦었지?
미안..‘
 
"미안하긴
아직사무실이예요?"
 
 
그냥 물어보지 말걸
그냥 피곤하다고 하고 끊을걸
후회가 지금 막 수문을 연 댐의 물처럼
콸콸콸 쏟아져 나오는 동시에
들린 그의 대답.
 
………
하아해결해야 할게 좀 있어서
 
대화를 이어나갈
 일말의 힘조차 남기지 않고
싸그리 내 온 힘을 다 빼버린 그의 대답.
 
"……………………"
 
……..ㅇㅇ..?’
 
"………?"
 
무슨 일 있어?
어디 아픈건 아니지?‘
 
"..아무일 없어요
그냥...
보고싶어서"
 
하아
보고싶다 나도..‘
 
보고싶다는 그의 말이 아프다.
 
"하하..
좀 피곤하네일찍 자야겠다..
오빠도 일 얼른 끝내고.. 들어가요..
..술 많이 마시지 말구.."
 
너 진짜 목소리 안좋다.
푹 좀 쉬어. 아프면 꼭 전화하구.
알았지?‘
 
".. 알았어요-
끊을께요-"
 
사랑해
 
사랑한다는 그의 말이
마냥 기쁘지가 않다.
 
"………….."
 
뭐야
나는 안해줘?‘
 
나도 사랑해요..
정말 많이.."
 
 
 
정말,
진심으로 많이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해요.
 
 
.
.
.
.
.
 
 
 
/안재현, 그의 이야기/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정말 많이
 
 
 
 
오늘따라 ㅇㅇ 목소리가 좋지 않다.
힘이 하나도 없는게-
많이 힘든가?
 
하긴 안 힘들면 그게 이상하지-
맨날 밤 새는건 기본이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이거 신경쓰고 저거 신경쓰느라
밥도 잘 못 챙겨 먹는 것 같고-
 
그냥 회사 관두게 하고
우리 집에 묶어둘까?
. 이번에 내려가면
맛있는것좀 많이 맥어야지
그래야 또... 흐흐..
밤에 힘쓰지..
 
 
 
 
"우리 며칠 남았죠?"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는 아중.
술 좀 줄이라는 ㅇㅇ의 말이 떠올라
술 대신 차를 마시며 말한다.
 

"4-"
 
그래,
4일 후면 기업인의 밤이다.
그 날만 잘 넘기자-
그리곤 ㅇㅇ한테 정식으로
프러포즈해야지. 히히.
 

"근데, 그쪽 여자친구는
이 사실을 모르는 눈치네요?"
 
"뭘요?"
 
"다요-
이 호텔에서 안재현 이름만 대면
공짜인 사실도 모르는 것 같고,
이번 주말까지는 어찌됐든 그쪽이
내 남자친구여야.. 한다는 사실은
당연히 모르겠고"
 

목소리좀 낮추죠?
우리 대놓고 연기하고 있는거
걸리고 싶지 않으면?
보는 눈들이 많아요 여기-“
 
내 말에,
뭐가 불만인지
입술을 삐쭉거리는 아중.
 
"쉐린지 뭔지
그 프랑수와는 아나봐요?"
 
"-
, 쉐리한테 말하고 왔어요.
우리사이에 비밀은 없거든요"
 
".때로는 비밀도 필요한 겁니다-
상대를 안 힘들게 하려면"
 

"남자들은 꼭 그러더라-
그러면 안 아플줄 알죠?
아파요- 그것도 엄청.
 
이 사람이 나를 못 믿고 있구나..
내가 아무런 힘도 못되는 구나
하면서 자책하는 게 여자라구요"
 
그리곤 앞에 놓인 양주잔을
입에 툭 털어넣고는
말을 이어가는 그녀다.
 
 
"난요,
처음엔 내가 우리집 딸인게 싫었어요.
왜 하필 이집에 태어나서
내가 사랑하는 남자랑 같이 있지도 못해?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그랬거든요-
 
근데.. 지금은..
다행인거 있죠?"
 
"뭐가요?"
 

"내가 그 사람보다 가진 게 많으니까.
그만큼,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많다는 거잖아요.“
 

“.......................”
 
"난 굶지 않을 만큼 돈도 있고,
내가 세상에서 젤 예쁘다는 남자도 있고..
그래서 두렵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이러다가 나이 먹고 쪼글쪼글해지면
선자리도 안들어오고
그러면, 집에서도
포기하지않겠어요?"
 
"그쪽도 참 앞뒤 없네요."
 
 
"칭찬으로 들을께요-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그만 일어나죠?
이만하면 오늘 임무 완료한 듯한데"
 
가방을 들고 일어나던 그녀가 휘청-
하더니 다시 의자에 주저앉는다.
 
"- 과음했다 오늘-"
 
"어째 끝도 없이 마신다 했더니"
 
"그럼- 이런 인생얘기를
그쪽처럼 유자차나
마시면서 할 줄 알았어요?"
 
"차키줘봐요-
데려다줄테니까"
 
됐어요. 대리 부르면 되요-
그냥 주차장까지만 데려다줘요
 
술에 얼큰하게 취한 아중의
핸드백을 들곤 그녀를 부축해
엘리베이터앞으로 간다.
 

"영광인 줄 알아요-
나는 내여자친구가
자기 핸드백도 못들게하는
남자라구요-"
 
"어휴- 저 자랑은 도통 끊이질 않지"
 
"아직도 많이 남았거든요?"
 
"우리 쉐리는 다~ 들어주는데에-
가방도 들어주고, 책도 들어주고
시장바구니도 들어주고-
주고 주고 주고 주고~"
 
기분좋게 취해서
쉴 새 없이 중얼중얼 떠드는 아중을
뒷자리에 태우자 나를 부르는 그녀.
 

"재현씨-
나중에 ㅇㅇ씨랑 프랑스 한번 놀러와요.
우리 쉐리가 파스타 끝내주게 잘하거든요.
혼자 말고 꼭 둘이 같이.
나도 꼭 둘이서 맞이할 테니까"
 

"그래요..
꼭 둘이 갈께요"
 
대리기사와 함께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그녀의 차를 보며-
먼 훗날 ㅇㅇ와 파리 시내를
거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ㅇㅇ가 좋아하는 에펠탑에도 올라가봐야지
야경도 구경하고..
- 여름이 좋으려나?
아니야 너무 더우면 힘들어.
덥지도 춥지도 않을 때 가야지
우리 ㅇㅇ 안 힘들게.
 
 
.
.
.
.
.
.
.
 
 
/ㅇㅇㅇ, 당신의 이야기/
 
오빠와의 통화를 끝낸 후,
한참을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 목소리를
되뇌고 되뇌여봐도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미치도록 달달한데,
내 마음은 왜이렇게 쓰린건지..
 
그의 사무실의 불을 끄고
밖으로 나와 계단에 앉았다.
 
"괜히 서프라이즈 한다고 난리쳐서..
이게 뭐야"
 
그러자 내 뒤에서 드리워지는
커다란 그림자와 낮은 목소리.
 
"내 이럴줄 알았지-"
 
불쑥 들려온 그 목소리를 향해
뒤를 돌아보니
 
 
 

"뭔 궁상이야 이게.."
 
"…….여긴 무슨일이에요?"
 
어버버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내 옆에 앉으며 한심한 듯 말한다.
 
"당신 이러고 있을까봐 왔어"
 
"……………………."
 
"왜이러고 있냐 야밤에-
집도 절도 없는 사람처럼.
일어나 집에 데려다줄 테니까"
 
"......집키 안가져왔어요"
 
"아주 안대표집에서
빌붙기로 작정을 하고 왔구만?"
 
"…………………….."
 
"안대표 집은 어디야-
데려다줄께"
 
"……………………"
 
"오늘은 좀 보기 싫어도 참어.
길바닥에서 이러고 있을꺼야?
당신 잠은 자야할꺼아냐-"
 
"못가겠어요.. 무서워서.."
 
"…….?"
 
"오빠가 오늘 집에
안 들어오면 어떡해요
그러면 아마 난 내일 또
전화해서 물어볼꺼야..
어젠 집에 잘 들어갔냐고..
 
근데 또 오빠가
잘 들어갔다고.. 잘 잤다고..
그러면 어떻게 해.."
 
내 말에 굳은 표정으로 
나를 잡아 일으키는 우빈.
 

"일어나"
 
"왜요오"
 
"하아.
안대표집에 안 갈 테니까 일어나
벌써 10시야"
 
"어딜가려고"
 
밍기적거리며 꾸물거리는 
나를 확 일으켜 끌고가
차에 태우는 우빈.
조수석 문을 신경질적으로 닫고는
운전석에 오르면서 나에게 말한다.
 
"아유- 바보 같다 정말.
이럴꺼면 차라리 아까 그자리에 가서
너 뭐하는 년이냐고
그 여자 머리채를 확 쥐어 잡든가-
아니면 안대표 뺨을 후려치던가 하지
왜 혼자 드라마 찍으면서 궁상떨어?!"
 
"……내가 모르는 일이
있을수도 있으니까..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수도 있을테니까"
 
"하아."
 
한심한기집애..라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짜증스럽게 풀러
차를 움직이는 우빈.
 
 
 
 
 
이내 도착한 곳은 JH호텔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문을 열곤
나를 쳐다보는 그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니
 

"당신 얼굴에 지금
'나 졸렵고 피곤해 
죽겠어요'라고 써있거든?
그니까 여기별로라도 참어-
젤 가까운 호텔이 여기밖에 없었어"
 
"..호텔..?"
 
"? 싫어?
그럼- 모텔갈래?"
 
지금 뭐라는거야-라고 생각하며
경계의 눈빛을 발사했더니
 

"무슨생각하냐?
난 집에 가서 잘껀데?"
 
"?...
누가 뭐,...뭐래요?"
 
"원한다면
여기서 잘 수도 있고-"
 
"뭔 헛소리야.."
 
민망함에 조수석을 박차고 일어나
차 밖으로 나온다.
 
"쫄기는..
로비에서 기다려.
체크인하고 올께"
 
"내가 할께요"
 

"아까 화보촬영한방,
그거 어차피 오늘 비거든?
그거 체크인 할 거야.
당신 따라오면 스캔들 날텐데-
.. 인터넷에 얼굴 뜨고 싶음
같이 가던가"
 
그리곤 저벅저벅
데스크로 걸어가는 우빈의 뒷모습을
확 째려봐주고는
피곤한 몸을 로비 소파에 뉘인다.
 
"하아.. 피곤해..
일하는 날보다 더 힘드냐 어째"
 
소파에 멍하니 앉아
우빈을 기다리는 그때,
내 눈에 보이는 익숙하고도
익숙한 한 사람.
 

 
 
그다.
또 그다.
 
하루종일 그렇게 보고 싶었던 재현이
아까 본 그 여자와 함께 있다.
아직도.
 
술에 취한 듯 재현에게
살짝 기대어 있는 그녀와,
그녀의 핸드백을 든 채,
그녀를 부축하고 엘리베이터 앞에 선 그.
 
오늘따라 참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난다.
안하던 거짓말까지 하고,
다른 여자 옆에 자연스레
서 있는 모습이 왠지 밉다.
 
그때, 어느새 체크인을 했는지
나에게 다가와 카드키를 내미는 우빈.
 

“40층이야-”
 
.... 나 아무래도 
지금 평창 내려가야겠어요.
내일 아침 일찍 할 일을..
깜빡..했지...뭐야
 
난 지금,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눈물만 꾹꾹 누르고 있는
내 알량한 자존심이
더 밉다.
 
 
 
.
.
.
.
.
.
.
.
 
 
 
/안재현, 그의 이야기/
 
[딸깍.. 딸깍..]
 
 

 
몇 분째 내 사무실엔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딸깍..
딸깍..
 

- 회의준비 다 됐는데
뭐해?”
 
 

“..............”
 
회의 얼른 끝내고
기업인의 밤 가야지-
오늘 형 아버지도 오신다며
 
종현아-”
 
?”
 
이리와봐
 
내 말에 총총총
내 책상으로 오는 녀석.
그런 녀석에게 노트북에 띄워진
화면을 가리키며 말한다.
 
내 눈이 삔거냐?
아님 정상인거냐?“
 
*
[탑스타 김우빈 열애]
 


 
최근 드라마 학원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김우빈의 열애장면이 포착되었다.
늦은 밤, JH호텔 앞에서 포착된 둘은
다정스럽게 로비로 들어섰고,
이어 김우빈이 스위트룸을 체크인해...
......
..
.
*
 
? 이거 ㅇㅇ...
........?“
 
그치-
니 눈으로 봐도 이거
ㅇㅇ?“
 
내 말에 어버버-
말을 더듬는 종현.


“......에이-
이거 또 뭐 기자들이
대충 넘겨짚은거네-“
 
“......................”
 
아니 뭐...
둘이 쌩판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일말의 지체없이
핸드폰으로 ㅇㅇ의 번호를 누른다.
 
뚜루루....
뚜루루...
 
지루한 신호음 끝에
 
여보세요?’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
 

너 어디야-”
 
‘..?
리조트지 어디예요..‘
 
너 정신이 있어- 없어?
대체 뭐하고 다니는 거야?!“
 
극도로 화가 난 나와
옆에서 어쩔 줄 모르는 종현.
그리고 할 말을 잃은 너.
 
서울엔 언제왔었어?
왔으면서 나한테 말도 안한 거야?
김우빈 볼 시간은 있었고-
나 볼 시간은 없었어?“
 
‘.........아니.. 그게..’
 
-
진정좀 해-
애를 그렇게 몰아 부치면
어떻게 해
 
하아....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봐 얼른
 
아니....갑자기......’
 
서울엔 무슨일로 왔었어-”
 
‘....수혁오빠 심부름 때문에요..’
 
나한텐 왜 연락안한건데-”
 
..그게 바빠서...
그래, 바빠서
오빠 보..볼 시간이 없었어요.
..바로 평창 내려가야해서..
근데 우연히.. 정말 우연히
김우빈씨 만난거예요-“
 

하아......”
 
...정말이야..
..정말..이예요..‘
 
“.........
......
너도 알지-
너 지금 계속 말 더듬은 거
 
‘.................’
 
너 거짓말하면
말 더듬잖아
 
‘......................’
 
하아... 내가 요즘 신경이
좀 예민해졌나봐
끊을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내가 먼저, 끊어버렸다.
 

“....형 예민해지긴 해졌나보다
ㅇㅇ한테 다 화를 내는 거보면
 

“............후우.....“
 
회의는 다음에 하자-
좀 쉬어
 
 
화가 났다.
너 하나 마음대로 만날 수 없는
지금 내 상황이.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당장 너에게 달려가지 못하고,
몇 시간 후에 있을
꼭두각시놀음에 참석해야하는
내 자신이.
 
 
.
.
.
.
.
.
.
 
 
/ㅇㅇㅇ, 당신의 이야기/
 
 
 

"싸웠지?"
 
"아니라고 했다-"
 
대체 재현오빠는
그날 내가 서울에 내려간 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김우빈이 말했을 리는 없는데..
 
"아니 그럼 대체 뭔데-
너 서울 올라갔다와서부터
이상하잖아 지금-
형 전화도 잘 안받고-"
 

"…….밀당하냐?"
 
밀당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저것들이 오늘따라 쌍쌍으로
왜 저럴까 진짜..
", 너 진짜 밀당이였어?
안돼안돼-
그런거는 예쁘고
착한 애들이나 하는거야
너는 겁내 당기기만 해야해"
 
오늘따라
하는 말마다 아주 꼬집어주고 싶게
얄미운 민규를 거세게 한번 째려봐주곤
쿵쾅쿵쾅- 밖으로 나와 버렸다.
 
오늘은 일도 하기 싫고
걸어 다니기도 싫다.
다 귀찮은 마음에 
리조트내 카페에 들어와
커피를 하나 시켜놓고 앉아있는 나.
 
 
지난 며칠 동안,
그 여자와 호텔 엘리베이터를 타는
오빠의 꿈만 꿨다.
 
사무실이라고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하루 종일 이유 없이 짜증스럽다.
 
그런데 또 어떻게 된건지
오빠가 지금 어마어마한
오해까지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아...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정말.
 
 
식어가는 커피를 쳐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먹지도 않을 커피는 왜 시켰어?"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김영광이다.
 
자연스럽게 내 앞에 앉는 그.
그리곤 내 커피를 한모금 마시더니
"- 아메리카노?
, 달달한 마끼아또가 어울리는데"
 
그의 능청스러운 행동에 말문이 막혀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뭐가 그리 좋은지
하늘끝까지 입꼬리를 올리곤
싱글벙글인 그.
 
"지금 뭐하는거야?"
 
"너한테 작업하는 중이야"
 
"..?"
 
"니가 그랬잖아.
내 웃는 모습이 젤 멋있다고-
입꼬리가 가장 예쁘다며"
 
".."
 

"그래서,
내 젤 멋진 모습으로
너한테 작업 거는 중이라고"
 
.....
이것들이 다들 짰나..
오늘따라 왜이래?
 
밀려오는 짜증스러움에
테이블에 올려진 핸드폰을 집어 들곤
일어나며 말한다.
 
"그럼 혼자 작업 열심히 해봐.."
 
 
그런 내 발길을 잡는 영광의 한마디.
 
"선봤다더라 그사람"
 
당황스러움에 뇌가 정지된 듯
모든 생각들이 멈춰버렸다.
 
"알고 있었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이내 테이블위에 있던 손을 거두어
무릎위에 올려놓고는,
의자 등받이에 등을 곧게 대고 앉는다.
 

"몰랐다는 표정이네...
세화그룹 딸이래-
세화백화점 때문에
골랐다는 얘기들도 있고..
JH그룹이 다 있는데 백화점만 없잖아-“
 
"무슨소리 하는거야-"
 
재현오빠 얘기하는 중이었는데
세화에 JH까지 나오고
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지금.
 
 

"하아
이것도 몰랐던거야?"
 
"장난치지 말고
한꺼번에 얘기해"
 
"JH그룹 아들 안재현이
아니다.. 다시..
니 남자친구이자 JH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안재현이
세화그룹 딸이랑 선봤다고"
 
"…………………………….."
 
"오늘은, 아마 기업인의 밤에 참석할꺼야.
결혼할 사이라고들 소개하겠지?
재벌들 소문이 또 좀 빨라?
곧 있음 이바닥에 소문 쫙 나겠다.
JH랑 세화랑 손잡았다고"
 
점점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다시 의자에 주저앉고 말았다.
대체 김영광이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다 알아 듣겠는데,
한국말이니까 다 알아듣겠는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후계자는 또 뭐고,
선 봤다는 건 또 뭐며
결혼할 사이라니?
 
내 손엔
오빠가 준 반지가
이렇게 꼭 끼워져있는데?
 
안 그래도 어지러운 내 머릿속을
영광이 더 헤집고 들어온다.


"내가 그랬잖아..
그 사람 너 버릴꺼라고.."
 
.
.
.

※만든이 : 프링글스.J님

 
<주절주절 주저리>
 
알고보면 오늘 출연진들
to the to the -
 
초큼 복잡한가요?
히히
그래도 당신들은
똑똑한 상풀러들이니까
다들 이해할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않아요.
 
오늘은 달달한 거 없었으니까
대신 여러분께 안대표가
윙크 퐈- 쏴드린대요.
 
 
어떻게?
 
 

 
이렇게
 

 ────────────────
<현실에서 바로 만나기!>
이수혁  미니홈피 팬카페
김영광 팬카페 트위터
안재현 트위터
유민규 트위터 팬카페
────────────────
<지금, 사랑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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