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섹시한 비밀요원입니다 - 09 (by. 스노우리즘)


<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여러분 안녕?..
갑자기 납치되서 놀랬어요?
걱정마시길 여러분은 쎄니까여..
~~현중이랑 영광이중에서 
먼저 날 구하러오는건 누굴까나..?
막 드라같다고 해주는 사람들 
내가 얘기한적있나요..?
내가 아주..마뉘..스릉한다고..
근데 전개가 막 격해질수록 
게시글에 옹니들이..
대박
이라며^^..아주 짧고 격한 소감을 
나타내주실때마다 작가는 슬퍼요 흐엉
글 보시고 여러분들이 느끼셨던거 
적어주시면 전 하나하나 
다 읽으니까 고칠수도있고
결말이 좀 바뀔수도 있고 해요!
아직 결말을 정해놓은게 아니거든요..
원래 우섹비가 머리싸매고 앉아서
 구상한게 아니고 그냥 
쓰면서 생각하는거라서..
아무튼 게시글은 어또케?
~~부탁드려요♥ㅅ♥
오늘도 즐겁게 빙의합시다 시작!
 
────────────────
<우리는 섹시한 비밀요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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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김현중
김영광
권지용
이수혁
 
.
.
.
 
"후으."
 
총알이 스친 팔이 뜨겁다.
주위에 널린 몇 몇의 시체따위를 
서워하기엔 나는 너무 타락했나,
소리없는 웃음이 나온다.
목숨이 간신히 붙어있는 몇명은
 총알이 박힌채 피가 가득 베어나오는
환부를 붙잡고 으으-하고 
살려달라고 발악한다.
그것조차도 내게는 그저 
소음으로 들릴뿐이다.
 
차라리 죽고싶다고 생각한적도
 많은데 이렇게 남을 짓밟고라도
 본능은 살기를 원한다.
이 추악한 본능
손에 진득하게 묻은 피들은
 내 피가 아닌 다른사람의 피다.
역겨운 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하지만 이걸 더 이상 감흥 없이 
바라보는 내가 더 역겹다.
 
"돌겠네"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총질을 했더니
 열이 더 올랐다.
띵해지는 정신을 애써 붙잡고 이미 
심장이 멈춘 녀석들의 자켓주머니를 
뒤져서 핸드폰을 꺼냈다.
 
피가 범벅인 손으로 빠르게 영광이의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장소도 잘 잡았지,전화가 안된다.
통신지역 밖이란다.
이런 염병할 21세기에
 전화 안 터지는데가 어딨어!
진짜 저 새끼들 말대로 
나 혼자서 여길 나가는건 무리다.
 
짜증스럽게 핸드폰을 벽에 던지고 벽에 
기대서 거친숨을 몰아쉬었다.
바깥에 있는 몇명이 중간에 총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귀찮아지기는 했지만
대충 처리하긴했는데 아까부터 죽은 
녀석들의 무전기에서 계속 치직거리며
울리는 무전을 봐서는 멀지않아서 연락이
 안되는 이 쪽으로 몇명이 더 올거같은데
그걸 처리하기엔 체력적으로 한계다.
 
이제 어쩌지.섣불리 밖으로
 나가기엔 무리수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산골인데 
어서 전화가 통하는곳까지 
갈수있을지도 자신이 없다.
 
-!
 
남자 두세명이 발로 거칠게 문을 
부술듯이 달려들어온다.
그리고는 내게 총을 겨누고
 천천히 다가온다.
내 주위에 널려있는 그들의 동료를 
보더니 지들끼리 뭐라고 중얼거린다.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총을 든 오른손이 피로 
진득하게 얼룩져있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달빛은 그들의
 얼굴에 들어찬 공포를 여실히 보여줬다.
아무리 ksm정예요원이지만 나름대로 
특수훈련을 받은 남자 여덟명을
혼자서 해치운 내가 
놀랍기도 한 모양이었다.
 
"귀신이라도 본 얼굴이네?"
 
"웃기지마,넌 혼자야!얌전히 총 버리고"
 
"푸흣푸하하하!"
 
뭐라고 내게 중얼거리던
 놈은 내 웃음소리에 
말을 멈추고 잔뜩 표정을 찡그렸다.
웃음이 나온다.죽는게 무섭다고 
느끼면서 무슨 배짱으로
사람죽일각오를 하고 이런일을 하는지,
같잖아 보인다.
나는 이런일 하고싶지않았어.
무슨 이유던 자의로 사람을 
죽이는 너희와는 다르다.
그런데 고작 죽은놈들 몇몇 
보는것만으로도 두려움에
가득찬 얼굴로 날 바라보는
 너희가 나는 우습다.
 
"덤벼 병신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게 달려드는
 놈들에게 총을 겨누고 쐈다.
허벅지를 간신히 스쳐지나간 총알을
 제외하고는 큰 상처없이 
무난하게 해치웠다.
하나,픽 쓰러져가고
 딱 한명만이 남았다.
중요한건 내 총에는 지금 총알이 없다.
그걸 모르는 놈은 잔뜩 긴장하고서 
한발씩 뒤로 물러선다.
 
"적을 앞에두고 뒷걸음질치면 
죽고싶단뜻인거 몰라?"
 
"닥쳐!!"
 
"그래,쏴라-"
 
총을 바닥에 던졌다.어차피 총알이 
없는총을 가지고있어봤자다.
내 행동에 혼란을 느끼는듯 남자의 
침 삼키는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잔뜩 흔들리는 눈동자는 내 의도를 
간파하기위해 애를 쓰고있었다.
 
"쏘라니까."
 
그래,이렇게 죽는것도 나쁘지않아.
수백번 다짐했던 복수도,
역겨운 피 냄새도 이제 다 지겹다.
내가 바라던 복수를 위해 앞으로 
몇명을 목숨을 더 빼앗아야할까?
 
이젠 다 지겨워죽으면 끝이니까.
이대로 그냥 눈 감을수있다면 
다 상관없을거같은 기분이었다.
근데 이 순간에 떠오르는게 김현중새끼 
얼굴이라는게 좀 분하긴하네.
 
-
 
그 때,귀를 찢는 총소리가 들려온다.
딱히 살고싶은 미련같은거 없었기에
 약간의 미소를 띄고 내게 총을 
겨누는 놈을 바라보는데
생각지도 못한 총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내게로 날아올줄 알았던
 총알은 내게 총을 겨누던 남자의
심장에 가서 박혔고,
그대로 그 남자는 쓰러졌다.
 
"?!"
 
그리고 열어젖혀진 문 사이로 
인영이 흐릿하게 보인다.
열 때문에 흐릿한 시야를 찡그려가며
 확인한 상대는 뜻 밖에도 녀석이었다.
 

 
"ㅇㅇㅇ!"
 
김현중이었다.
 
"너 괜찮아?!"
 
얼마나 달려왔는지 찬 바람이 
여기까지 전해져왔다.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에 희미하게
 항상 풍기던 향수냄새가 느껴졌다.
강당의 출입문을 잠그고 내게 달려와 
상처를 확인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현중이가 너무 반갑다.
 
진짜 김현중이네.
 
"현중아."
 
"너 열나?미치겠네.다쳤어?"
 
"현중아."
 
보고싶었어.너무 보고싶었어.
 

 
현중이를 확 끌어안자 녀석의 향기가 
코 끝으로 진하게 머문다.
잠시 멈칫한 현중이가 그 큰 손으로
 나를 토닥여준다.안심하라고,괜찮다고
 
여기서 죽을뻔한게 무서운게 아니었다.
모르는 남자들한테 끌려와서 주먹질에
 발길질까지 당한게 무서운게 아니라.
 
니가 날 밀어내는게 무섭다.
아까처럼 냉정하게 쳐다보지마.
남 보듯이 차갑게 얘기하지마.
 
타앙-
 

 
"!"
 
"현중아!"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나를 껴 안고 있느라 그들에게서 등을 
돌린 현중이에게로 총알이 날아왔다.
간신히 목숨이 붙어있던 놈이
 총을 꺼내들고 쐈다.
현중이의 피가 내 옷으로 튀었다.
선명한 붉은 자국들이 점점
 내 옷과 현중이의 옷을 적신다.
순간적으로 힘을 잃고 내 품으로 
쓰러지는 현중이를 안아들고
현중이가 손에 쥐고있던 
총을 들어 놈에게 겨눴다.
 
"김현중 이 배신자 새ㄲ…"
 
타앙-
 
그 새끼가 뭐라고 지껄이는지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정확하게 총알이 
이마 한가운데로 명중했다.
그대로 그 자리에 풀썩,하고 쓰러지는 
놈의 심장이 멈춘것을 확인하고
 현중이를 안아 흔들었다.
현중이의 왼쪽 옆구리에서 흘러내리는
 붉은 핏물을 본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게,지금 무슨상황인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전혀 안된다.
 
김현중이 총에 맞았다.
나를 끌어안고있다가 총에 맞았다.
 
",현중아"
 
"괜찮아.빗겨 맞았어."
 
"어떡해,어떡해."
 
창가로 비치는 달빛이 시리도록 차갑다.
현중이의 손에 잔뜩 베어나오는 
붉은 피들은 멈출생각을 안한다.
 
이제껏 영광이나 재현이가 임무중에
 다친적은 많았다.
그럴때마다 항상 아무렇지도않게 
그 상처를 지혈해줬던건 나 였는데
현중이의 피를 보는 순간 속이 메슥거린다.
뭐부터 어째야될줄을 모르겠어서 
손을 이리 갖다댔다가 저리갖다댔다가
 우왕좌왕 난리가 아니었다.
 
현중이의 자켓을 벗기고 안에 입은 
셔츠도 벗기고 나자 총알이 
박힌 환부가 들어났다.
그걸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허둥지둥 내 자켓을 벗어 그걸로 피를
 막으려고 했지만 복부는 지혈이 힘들다.
피가 안 멈춘다.
아무리 급소는 빗겨맞았다고
 하더라도 총알이 스친것도 아니고
정통으로 맞았는데 괜찮을리가 없었다.
 
방금까지 초연하게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내가 맞는지,
남의 팔을 부러뜨리고도 웃었던 내가
 맞는지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는게 느껴졌다.
나보다 한참 큰 단단한 몸을 껴안고 어떡해,
어떡해-하는 말만 반복하자
현중이가 내게서 떨어져 
시선을 맞추고 말한다.
 

 
"밖에 김영광있어."
 
"영광이!?"
 
"내가 여기 혼자왔.겠냐."
 
"어디,어딨는데!"
 
일단 병원으로 향해야했다.
총에 맞은지 얼마 안됐는데도 
벌써 피가 바닥을 다 적실정도로 
많이 흐른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때마다 심장이 
펌프질을 하면서 피가 더 빠르게,
많이 새어나온다.
점점 호흡이 거칠어지는 현중이는
 빨리 뭐라도 해주지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죽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라 김현중이 죽을지도 모른다.
 
"아래에 차 대놓고있어.내려가."
 
"?"
 
"원래는 멋있게 안아들고
 내려갈랬더니,이게 뭐냐."
 
"김현중!"
 
화가 난 내 목소리에도 현중이는 
그저 옅게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얼마안가 상처가 고통스러운지 
미간을 찡그리고 거친숨을 토해낸다.
붉은입술에서 나오는 숨결이
 입김이 되어 흩어진다.

"내려가.밖에 두세명 정도 남았어.
나 지금 못 걸어.
나까지 데리고 못 나가."
 
"안돼.혼자 안 가."
 
"고집 부리지마.너 혼자면 
그래도 처리하고 갈순있잖아."
 
현중이가 웃는다.내가 무서워했던 
그 표정이 아니고 항상 지어줬던 
그 반달같은 눈웃음이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울지마.못생겨진댔지."
 
"현중아,같이 가.
안돼 너,지금 병원가야"
 
"ㅇㅇ.얼른 가."
 
이대로 현중이를 두고 갔다간 적에게
 발각되서 총알을 맞기전에 
과다출혈로 죽을게 분명했다.
흐르는 눈물을 거칠게 닦아냈다.
정신차려 ㅇㅇㅇ.어린애같이 굴지마.
숨을 한번 몰아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울기만해서 달라지는건 없었다.
정신차리고 당장 현중이를 데리고 
나갈 방법을 찾아야했다.
 

 
"너 뭐하는"
 
현중이를 조심스럽게 벽에 
기대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학교강당이라서 그런지
 큰 창문을 가리는 커튼을 바라봤다.
창 밖으로 보이는 높이를 보면 
여기는 높아야 2~3층이다.
빠르게 가까운 커텐을 잡아당겼다.
먼지더미가 날렸지만 개의치않았다.
녹슨철은 내가 힘을주어 잡아당기기만 
했는데도 투둑-하고 끊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두세개정도를 
그렇게 창문에서 뜯어냈을까 
긴 천이 바닥에 떨어졌다.
붉은 융단같은 커텐을 바라본 내가
 그걸 들고 현중이에게로 다가섰다.
그리고는 내 몸과 현중이의 몸에 묶었다.
천이 두꺼워서 쉽지않았지만 
단단하게 묶어 고정시켰다.
 
"ㅇㅇㅇ."
 
"나 혼자 안가.걱정마 너 안 죽어."
 
내 말에 현중이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피식 웃는다.
그 웃음의 의미를 알기전에 현중이가 
잠근 강당문이 부서질듯 두드려졌다.
역시 이 쪽으로 남은놈들이 
다 달려온게 분명하다.
이럴 시간이 없다.
가까운 창문 두개를 총으로
 쏘자 가볍게 유리가 깨진다.
깨진 유리조각이 얼굴을 스쳤지만
 현중이를 부축해 창가에 앉혔다.
그리고 우리둘의 몸을 묶은 커튼자락을 
깨진 창문과 창문 사이에 꽉 묶었다.
 
약간 위험하긴하지만 여기서 
두 손놓고 있을순없다.
당장이라도 부서질거같은 낡은 강당문을
 부실듯이 두드리는 남자들을
 맞서기엔 우리 둘 다 한계였다.
 
"무섭냐?"
 
"전혀."
 
"당연히 그래야지.꽉 잡아."
 
현중이를 꽉 안아들고 그대로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건물의 외벽에 몇번 부딪히고 약간
 모자란 커튼때문에 매듭을 풀자마자
땅으로 추락하듯이 떨어져내려야했다.
 
".!"
 
낮은 위치는 아니었기에 떨어지고서 
약간의 통증을 느꼈지만 서둘러 
현중이를 부축했다.
피가 안 멈춘다.아직도 흘러내린다.
하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저기서
 떨어져내리기를 잘했다.
가만있었으면 우리 둘 다 
총알받이가 됐을테니까.
내 두배나 될거같은 현중이를 
들처메고 가는 와중에도 현중이의
 숨은 거칠어져만 갔다.
그럴수록 다급해진 나는 영광이를
 찾아 여기저기를 빠르게 둘러봤다.
숨은 기척을 숨기고 간신히 운동장으로 
나오니 구석에 세워진 차 한대가 보였다.
 
영광이였다.
 
다짜고짜 차문을 열고 뒷자석에
 올라타자 놀란 영광이가 소리를 지른다.
 

 
",뭐야!"
 
"설명 나중에 할테니까 출발해!"
 
그리고 저 멀리 이쪽으로 달려오는
 남자 여럿이 보였고,영광이는
 표정을 굳히고 차를 출발시켰다.
그들을 스쳐지나가는 그 사이에 총알이
 차를 향해 날아왔지만 다행히 차는 빠르게
어두운길을 향해 달려나갈뿐이었다.
 
"넌 괜찮아?"
 
"난 괜찮은데 현중이가."
 
"돌겠네,어딜 쐈는데!"
 
",모르겠어옆구리에서 피가 안 멈춰."
 
그리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눈물이 한방울씩 떨어져내렸다.
고통을 참아내려 입술만 깨무는 
현중이를 보고있자니 
내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깔끔한 차 시트에 피가 범벅이었다.
현중이의 검은 수트에서도
 피가 뚝뚝 떨어져내렸다.
 
"영광아 병원 얼마나 걸려??"
 
"일단 좀 진정해!지금 가는중이잖아!"
 
"어떡해,어떡해"
 
초조함에 내 무릎을 베고 누운
 현중이의 얼굴만 어루만졌다.
핏기가 하나도없이 창백한
 얼굴에 가슴이 내려앉는다.
헐떡거리는 숨결마저 마치 머지않아
 멈춰버릴것만 같이 미약하다.
 
"현중아"

룸미러로 나와 현중이를 보는 영광이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가는줄도 모르고
 
 
 
* * *
 
 
현중이의 이야기
 
 
"이건 기회다.현중아."
 
아버지가 웃으며 말씀하셨다.
나 역시 웃었던거같다.
이 손에 피를 묻히면서도
 난 내가 부끄러운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날 인정해주니까.
 
ksm에서 스카웃제의가 들어왔을때 
누구보다 기뻐하셨다.
물론 정식으로 그 쪽에 일을하러
 들어가는건 아니었다.
지금까지와 같이 누군가의 목숨을 
가지러 들어가는 호랑이굴이었다.
하지만 무섭지도,그렇다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았다.
 
나는 그런 놈이었다.
 
.
.
.
 
"다리가 예뻐서."
 
현란한 클럽의 조명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절대 국가임무수행중이라고 
믿을수없게 발랑까진 여자
그게 ㅇㅇㅇ의 첫 인상이었다.

"얼굴은 더 예쁘네."
 
"직구로 던지시네 이 오빠가."
 
ksm최정예요원에 팀장까지 맡고있는 
여자였으니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날 그저 그런 신입사원으로 보는건
 상관없었으나 일을 빨리 끝내려면
 우선 가까워져야 했다.
 
피식 웃는 얼굴이 묘하게 섹시했다.
싼티가 아니라 은근하게 사람 홀리는 미소.
그닥 바른생활을 실천하며 
살아오진않았기에 여자는 질리도록
만나봤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재밌는 여자는 오랜만이었다.
객관적으로 봤을때도 예쁜 얼굴이었다.
도저히 총을 들고 쏘는게 상상이
 안될만큼 고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있었다.
그저 내 임무의 타깃일뿐인 이 여자에게 
일말의 감정따윈 없으리라고.
 
"어디 소속이야."
 
실력도 알아볼겸 은근하게 묻혀뒀던
 화약냄새를 단번에 알아차린 
이 여자에게 자존심 상하지만 놀랐다.
ksm사원증을 눈 앞에서 흔들자 
토끼눈이 된 ㅇㅇㅇ는 아주 볼 만했다.
물론 그러고서 바로 불호령이 
떨어져내렸지만 어쨌든 기억에는
 확실히 남았으니 이제 가까워질 차례다.
 
사랑에 빠진 여자만큼 다루기 쉬운
 동물이 없으니 잘 구슬려서 빈틈이 
보이면 망설임없이 해치울 생각이었다.
그래서 '신입'이라는 이유로 
어리숙한척하며 ㅇㅇㅇ 옆에 따라붙었다.
내 얼굴로 다정하게 말하고,싱긋 
웃어주면 백이면 백,다 넘어왔다.
아니,넘어왔었다.
 
하지만 ㅇㅇㅇ는 어떻게 된게 
내숭같은건 먹고 죽을래도 없고,
어떻게든 남자로 느끼게 만들려고 
오기로라도 애를 쓰면 웃으며 
가볍게 받아치는 여자였다.
하지만 하루 온종일을 옆에
 붙어있다시피하자 바라던대로
 내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황해하는 ㅇㅇㅇ를 봤다.
그래서 나는 다 된 줄 알았다.
이제 거의 끝나가는구나,하고
 
.
.
.
 
그런데
 
"때론 분노가 삶의 
원동력이 되는 사람도 있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 같이 회식을 했던날 
억지를 부려서라도 ㅇㅇㅇ
 집으로 들어갔던거다.
그 밤에 모든걸 끝내려고,내게 아무
 의심따위 품지않은 이 멍청한 
여자를 해치우겠다고.
 
그런데 너는 처음보는 얼굴로 내게 말한다.
밤만 되면 나와 통화를 하고,술을 
마시는 수혁이와 지용이를 잡기위해 
그렇게 애를 쓰는거라고.
왜 그렇게까지 하는건데?
하지만 날 보는 ㅇㅇ의 표정은 내가 
처음보는 아픈 표정이라서 왜냐고
 물을수가 없었다.
사실은 ksm에 들어오기전 조금이지만
 얻어낸 ㅇㅇㅇ의 정보는 어머니가 
암살당했다고 기록되어있었다.
자세한 내용따윈 없었다.단지 그냥 
'임무 중 암살'이라고만 적혀있었다.
그래서 그 말을 들은 순간,더 묻지않아도 
알수있을것만 같은 직감이 머리에 꽂혔다.
 
너는 누군가를 남의 손에 잃은적이 있구나.
 
그리고 갑자기 처음으로 내가 창피해졌다.
손에 피를 묻히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동안 단 한번도 죄책감따위 안은적
 없었는데 이제와서 왜 이러나싶을정도로.
 
내가 누군가를 분노로 살아가게
 만들수도 있구나.
내가 죽인 남자가 누군가의 
아버지나 남편일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은 ㅇㅇ가 침실로 
들어간뒤까지 이어졌다.
방안에 들어가 원래는 ㅇㅇㅇ의 
심장을 꿰뚫을 단도를 소매속에 숨기고
 한참이나 자는 ㅇㅇ를 내려다봤다.
곤히 자는 모습 옆으로 놓인 액자속의 
ㅇㅇㅇ는 지금과는 또 다른 
얼굴로 웃고 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그대로
 집을 빠르게 도망나왔다.
더 있다간 내가 처음으로 본 내 더러움이
 밝게웃는 액자속의 너한테까지 
묻을까봐 나는 무서웠다.
 
그 뒤로 뭘 하든,어디에 있든
ㅇㅇㅇ가 보였다.
자꾸만 분노가 삶의 원동력이라던 
그 아픈표정이 머릿속에 겹쳐
 미칠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널 향해 총을 빼들어야하는 
나는 내가 더욱 추악하게 느껴졌다.
수혁이나 지용이나 아버지나 
빨리 끝내버리라고 말한다.
 
그럴때마다 그래야한다는걸 아는데도
 내 실없는 농담에 웃는
니 얼굴을 볼때면 내일 하자,이따가 하자,
하고 자꾸만 뒤로 미루게만 된다.
내게는 너무도 쉬웠던 남의 숨통을 끊는
 일이 마치 내 숨통을 끊는것처럼 
무서워졌다.
 
.
.
.
 

 
"엄마흐읍."
 
내게 안겨 어린애처럼 펑펑 우는
 니 입술에서 나온 엄마라는 말은 
내 가슴을 내려앉게 했다.
나는 누군가를 잃은적이 없었다.
내가 누군가를 잃게
 한적은 많았던거같지만
 잃어서 가슴아프게 
운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래서 더 괴로웠다.
내가 그동안 아무렇지않게 뺏었던 
목숨이 본인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가슴을 찢어놨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다.
 
니 눈물이 내 가슴으로 떨어질때마다 
나는 그제서야 타락한 나를 보고야 만다.
 
.
.
.
 
"현중아 이거 일이야.사적인
 감정 개입시키지마라."
 
방금까지 같이 웃었는데,
아까 내 셔츠를 적셨던 니 눈물이 
아직 마르지않았는데 나는 너를
 
"김현중!"
 
회사 앞으로 날 찾아온 니가 반가웠다.
약간 부은눈을 하고서도 예쁘게 
잘 웃는 니가 너무 반가웠다.
밥은 먹었냐고,
추운데 전화하지그랬냐고
웃으며 농담을 건네고 싶었지만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말.
 
'사적인 감정 개입시키지마라.'
 
나는 어쩔줄을 모르겠다.
너를 향한 이 마음이 뭔지도 모르겠고,
다만 너를 향해 총을 겨누고싶지않다.
그래서 일단 너로부터 
멀어져야한다고 생각했다.
이건 그냥 혼란일뿐이라고 ,잠시 
밀쳐내기만하면 아무렇지 않을거라고 .
 
차갑게 널 밀어내는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니 얼굴이 굳어진다.
그걸 더 보고있다간 평소처럼 
담이라고 웃어버릴거같아서 
그대로 ㅇㅇ를 지나쳤다.
차에 올라타기전 바라본 너는 그대로 
서서 쓸쓸한 겨울나무처럼 내 자리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너에게 끝내 다가가지 못하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켰다.
나를 멍하게 보던 그 눈동자가 자꾸 
어른거려서 몇 번이나 운전중에
 사고를 낼 뻔했다.
김현중 미친새끼 ,진짜 나 왜 이러냐.
생전 처음 느끼는 이상한 괴로움에 
이제는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상부에서 ㅇㅇㅇ 잡아들였어 .
장소는 A초등학교 강당."
 
순간 내 발은 이미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경고등이 시끄럽게 울렸다 .
이수혁이 뭐라든 밟고 또 밟았다.
그리고 김영광에게 전화를 걸어 
대충 ㅇㅇㅇ가 전화를 했는데
받았더니 무슨 초등학교 강당이라던데 
이게 무슨소리냐는듯 물었다.
내가 김영광보다 먼저 ㅇㅇㅇ가 있는곳을
 알아냈다면 의심을 살 테니까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언더커버
 임무를 생각하는 내가 쓰레기로 느껴졌다.
김영광과 A초등학교 앞에서
 만나기로하고 속도를 냈다.
지금은 폐교된 인적이 드문 
산에 있는 초등학교.
나도 가끔씩 hm의 임무를 여기서 
처리한적이 많아 길을
 안 헤매고 곧장왔다.
 
"내가 안으로 들어갈테니까
 넌 여기서 대기"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김영광을 
뒤로하고 달렸다.
화가 난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김영광의
 얼굴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이건 덫이다.상부에서는 이미 나를
ksm쪽에 홀려버린 변절자로
 분류해버린거다.
사실 안 오면 살수있다는것도 그닥 
믿을만하지는 않다.
어쨌든 날 유인하는 미끼로 사용된 
ㅇㅇㅇ를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ㅇㅇㅇ!"
 
숨이 턱까지 차오를정도로 달려 도착한 
강당에서 본 ㅇㅇㅇ는 웃고 있었다.
총도 손에 없는데 ,자길 겨누고있는 
총부리 앞에서 피식 웃으며 
팔을 벌리고 있었다.
그 앞에 있는 녀석에게 총을 쏘
 달려가자 날 보고 놀란눈을 하는
ㅇㅇ를 빠르게 훑었다.
 
어깨와 허벅지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고 ,손과 얼굴에는 제것이 아닌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바닥에 널린 남자 여럿을 보며 
설마 이걸 너 혼자서 한거냐고
 물을수가 없었다.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르게 일그러진
 얼굴에 가득한 괴로움은 타인의 
목숨을 가져간 죄책감이었다.
너는 항상 이래왔던걸까누군가를 
향해 총을 쏠때면 이렇게 울것같은 
얼굴을 하는걸까.
 

 
"현중아"
 
그리고 나를 끌어안는 니 체온에
 내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니 낮은 흐느낌에 내 마음이 아픈것은
 너에대한 연민이기도 하고,
동질감이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감정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봤자 거세게 뛰는
 심장은 멈출줄을 몰랐다.
그리고 그때 생각하지도 못한 
총성과 함께 옆구리에 기절할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김현중 이 배신자 새ㄲ…"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ㅇㅇ
 손에 쓰러진 녀석이었지만 
난 무슨뜻인줄 눈치챘다.
혹시 ㅇㅇ가 눈치챈건 아닌가싶어 
이 와중에도 표정을 살폈지만
내 상처에 정신이 나간듯 이리저리 
둥거리기만 한다.
다행이다이젠 임무고 뭐고 그딴게
 중요한게 아니다.
그냥 내가 니 목숨을 가지러 거짓으로 
니 옆으로 다가왔다는걸 
니가 알게되는게 싫다.
경멸에 찬 눈으로 날 보는게 무섭다.
 
통증이 심해졌다.
도저히 지혈이 안될 상처에 눈물을
 떨구는 니가 안쓰럽다.
일단 ㅇㅇㅇ를 내보내야했다.
밖에 김영광이 있으니 
혼자라면 두세명정도는 
처리하고 나갈수있을테니까.
언제 또 다른 새끼들이 달려올지 모른다.
부상당한 나는 ㅇㅇ에게 짐밖에 안된다.
 
"나 혼자 안가.걱정마 너 안 죽어."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눈물을
 거칠게 닦아낸 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분주히 움직인다.
시발,아프긴 존나 아프네.
기절할거같은 고통에 숨만
 거칠게 쉬고있다.
커텐을 다 뜯어낸 니가 내 몸과 
니 몸에 강하게 옭아 묶는다.
그리고는 언제 울었는지 모르게 
예쁘게 웃으며 무섭냔다.
 
세상천지에 이런여자는 없을거다.
그래서 내가 반한거다.
 
자기보다 두배는 큰 나를 부축하고 
그곳을 간신히 빠져나오자
김영광이 세워둔 차가 보였다.
내 차는 아마 키가 꽂혀있었으니까 
김영광이 이 근처 어디에 숨겨뒀겠지.
 
",뭐야!"
 
피칠갑을 해서 차에 탄 우리들을 
보고 놀란 김영광이 소리치는건 
이제 거의 잘 들리지도 않는다.
계속해서 내 손을 꽉 쥐며 부들부들
 떠는 ㅇㅇ의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이다.
극심한 고통,숨을 쉴때마다
 느껴지는 통증.
살든지 죽든지 이 고통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랄때 눈 앞이 어두워졌다.
 
아득하게 멀어지는 ㅇㅇ의 목소리
를 들으며 결국 정신을 놓아버린
내가 눈을 뜬건 그 다음날 점심쯤 
서울의 한 카톨릭 대학병원에서 였다.
 
.
.
.

※만든이 : 스노우리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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