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독자님들에게>
안녕하세요. MINI 입니다.
‘몰랑몰랑이’님이 주신 표지입니다.
매번 똑같은 말이지만 감사드려요♥.♥
* 저번 21화에서 소통의 날을 맞아
게시판 모든 댓글에
답글 달아드렸습니다.
확인 한번 해주시길 바라면서
그럼 오늘의 22화 시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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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는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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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들 자신의 생일을
알고 계시죠?
이제부터 그 탄생일에 얽힌
탄생화에 대한 비밀을
가르쳐드릴게요.
여기 신비로운 치료술사의
가게에 오시면
맛있는 허브 차와 함께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소원을 들어주는 가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 어서 오세요.
여기는 Dorothy. 소원을
들어주는 가게입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
소원을 들어주는 가게
22화
*
스승님. 스승님.
떨어지지도 않고 품에 안겨서
어린아이처럼 칭얼칭얼
있는 어리광 없는 어리광
전부 다 끌어다가 투정을 부리는 나를
그래도 좋다고 한참 안아주시던
스승님과 오랜만에 밤새워
잠 한숨 자지 않고 한밤중의
티(Tea)파티를 열었다.
도대체 몇 잔을 마셨는지 가게 안의
허브 종류를 한번씩은
모두 맛 봤을 만큼 중기는 도중에
먹다가 질린다며 손사래를 쳤고
노곤 노곤한 졸음이 밀려올 때쯤
자신은 학교에 갈 준비도 해야 해서
집으로 가야한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그도 여느 때의 홍종현처럼
똑같이 일 나가기 싫다고
끈질기게 학교를 안나가겠다며
떠미는 나와 버티는 송중기로
한참을 웃지 못할 싸움을 하다가
결국에야 새벽 다섯 시가 돼서야
자리에서 일어났고 내가 배웅을 하며
남은 차를 보온병에 싸서
손에 들려 보내줬다.
‘ 아. 이거 마치 꼭. ’
‘ 응? ’
‘ 신혼부부 같잖아. ’
‘ 뭐야. ’
‘ 남편 도시락 챙겨주는.
다녀오세요. 해봐. ’
‘ 그래. 잘 다녀 와. ’
‘ 아싸. 홍종현 욱하라고
가서 자랑해야지. ’
장난스럽게 말하는 중기를
나 역시 맞장구 쳐주며
슬쩍 노려보다가
갑자기 미친 사람들처럼
또 다시 웃음보가 터져서
한바탕 가게에서 구를뻔 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끝까지 손을
흔들어주며 밖으로 보내 놓고
남은 스승님과 나. 우리 둘은
얘기로 다시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아침 해가 뜨는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서로의
어깨에 기대 살짝 졸았다.
처음 스승님에게
만드라고라를 찾지 못해서
이제 어떻게 하실거냐고 물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괜찮다고
애써 웃고 넘기려고 하셨지만
점차 나중에 가서는 일이
잘 안된 것이 끝내 속상하셨던
모양인지 위로해 달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그래서 이번에는
스승님이 아닌 내가 어깨를
토닥여주며 괜찮을 거라고.
분위기가 한순간에 무겁게
가라앉을까봐 장난스러운 말투로
‘ 당신이니까 분명히
해결할 수 있을거에요. ’
스승님이니까. 나의 스승님이니까.
얼마나 약한가. 그저 크고
강해보이는 모습 뒤에는 누구나
건드리면 순식간에 스르르.
녹아내릴 부분이 있다.
제발. 스승님이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 아. 몸이 피곤하다. ”
“ 나이가 있으신데
무리하시니까 그렇죠. ”
“ 죽는다. 아직 건재해. ”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도
그래도 잠을 얼마 자지 못해서
피곤한지 빨개진
눈을 손으로 비벼가며
그래도 힘들긴 하다. 말 하는
스승님은 오히려 내 쪽에서
피곤하다, 힘들다, 일하기 싫다. 라고
할 말들을 모두 자신이
투정까지 부려가며 안아줘. 라고
내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졸랐다.
“ 아. 뭐하시는 거에요
도대체. ”
나는 울고불고한 어제 일은 싹
잊어버린 것처럼 스승님의
그런 애교는 부끄럽다고
일부러 도망치듯 피하니까
삐져버리셨는지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카운터 의자를
쾅. 하고 내려놓으며 앉으셨다.
재밌게 노시네요.
“ 박하사탕 또 안줄 거야. ”
“ 어제 한주먹이 끝이셨잖아요.
어차피 더 가지고
오지도 않았으면서. ”
“ 아니야 있어. ”
“ 됐어요. 돈으로 주시든지. ”
“ 엑. 그건 아니다. ”
“ 뭐가요? ”
내 말에 스승님이 질색하면서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더니 정말 일부러
과장된 표정의 마치 경멸하는
비슷한 느낌으로 목소리도 깔고
우리가 어느새 그런 물질적 자본에
묶여있는 삭막한 관계가 됐지?
하시고는 내 눈치를 보고 딴청.
아니. 이 사람아.
그럼 진짜 노동착취야 이건.
“ 장난치지 마세요.
저는 꽤 진지하거든요? ”
“ 아 몰라. 됐고. ”
“ 됐고가 아니라구요. ”
“ 그 때 너가
했던 얘기나
더 자세히 말해봐. ”
“ 아니. 그 전에 실패하신
만드라고라 찾기는
이제 어떻게 하실 셈이에요? ”
스승님은 ‘만드라고라’ 그 단어에
한번 움찔. 하시고는
무언가를 털어버리려는 듯이
글쎄다. 하고 말끝을
흐리시다가 말했잖아 실패라고.
덧없이 웃음 지었다.
“ 스승님… ”
“ 진짜로 찾았어야 했는데. ”
“ 네? ”
“ 이번에 꼭
찾았어야만 했는데. ”
스승님은 자신이 만드라고라
찾기를 실패하신 것에 대해서
무언가 굉장한 ‘후회’를 하는 듯한
말투로 스스로를 책망하셨다.
이상하게도 내 눈을 몇 번이나
일부러 피하시는듯
시선을 돌리시면서.
“ 아무래도 ‘진짜’를 찾기는
힘들 것 같아. 그게 워낙 쉬운 약초도
아닐뿐더러 아는 지인들에게
여기저기 말은 해놨지만 ‘대가’로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
그리고 찾는다고 해도
그게 그 사람 병에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아무리
만병통치약이라고 해도
또 모르는 일이거든.
이 세계가 너도 알다시피. ”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말을 이어나가시는
스승님을 내가 지긋이
쳐다보며 그래서요? 라고
묻고, 받아쳐주고
계속해서 얘기를 이끌었다.
“ 암거래상도 가봤는데
들은 정보로는 병에
안들을 확률도 크고.
부작용도 너무 심해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려고. ”
“ 암거래상까지
가보신거에요?
스승님 그러다 큰일나세요. ”
“ 아. ”
“ 네? ”
“ 또 하나 생각해 두고
있는 일이 있는데.
그게… ”
스승님은 무언가
얘기를 꺼내려다말고
나를 한번 빤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엉뚱하게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 주시면서
어쩐지 슬픈 표정으로
미안해. 라고 내게 말했다.
“ 에? 저한테
왜 미안해요? ”
“ 미안해. ”
무슨 생각을 하셔서
미안하다는 건지
그게 나한테 미안할 일이라도
되는건가? 하고 의아해서
나도 스승님을 빤히 쳐다보다가
그런 내 모습에 더욱 말을
잇지 못하시는 스승님은 한참
나를 또 그렇게 보다가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듯이
금세 다시 얘기를 이어 가신다.
“ 아냐. 아니야 미안.
사실 나도 잘 몰라.
아직은 거기까지야.
방법이 생기면 알려줄게. ”
“ 그게 뭐에요. ”
“ 그러게. ”
“ 네? ”
“ 그러게… ”
“ 하아. 분명히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에요. "
“ 응. ”
“ 왜냐하면 우주 만물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마련이니까요. ”
“ 어쭈. 말하는것 봐라. ”
“ 왜요. 뭐. ”
“ 나 없는 동안 여기저기
아주 예쁨 받았더라?
말 솜씨 하나는
진짜 늘었어. ”
“ 그쵸? 저한테 딱
넘어오셨죠? ”
라는 장난스러운 나의 질문에
“ 응. 살짝 위험했어.
방금 막 넘어갈 뻔 했어. ”
하고 스승님 역시
장난스럽게 웃으시며
이마를 짚으셨다.
“ 아 맞다. ”
“ 응? ”
“ 계속 물어보려고 했던건데
요새는 안 왔지만 저번에
발신 불명인으로
이상한 편지가 저한테 두 번
날아왔었어요. ”
“ 편지? ”
“ 네. 편지요. ”
깜빡할 뻔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던, 전부터 이상한
그 편지에 대해서 까먹기 전에
물어보려고 꺼낸 뜬금없는 내 말에
스승님은 발신 불명인? 이라면서
고개를 갸웃. 거리셨다.
“ 응? 무슨 소리야 대체. ”
“ 누구 짓이에요? ”
“ 아니 왜 그걸
나한테 묻는 거냐. ”
“ 어디다 얼마에
제 신상정보를
팔아먹으셨어요. ”
“ 내가? ”
“ 그러고도
남으실 분이잖아요. ”
갑자기 돌변한 내 냉정한
목소리에 스승님이 그런 적은
없는것 같은데. 라면서
골똘히생각에 잠기시더니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시면서
어색한듯 아아. 나를 부르며
멋쩍게 웃으셨다.
“ 뭐에요? ”
내가 차갑게 물으니까
“ 나쁜 이는 아니었어. ”
라고 덧붙이신다.
엑? 진짜 팔아버린거야?
“ 진짜 팔았어요? ”
“ 판거 아니야.
그냥 알려 준거야. ”
“ 뭐에요. 장난해요?
그거나 그거나. ”
“ 유명한 점성술사야.
사람의 길흉화복을 잘 쳐주지. ”
“ 필요 없거든요. ”
“ 왜. 나 없을 때
너한테 도움을 꽤 줄것 같아서
어렵게 찾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던? ”
“ 무슨 이상한
소리나 늘어놓긴 하더군요. ”
아니 근데 세상에.
내가 진짜 설마설마 했지만
그 설마가 역시나
내 발목을 붙잡다니.
진짜 팔아 넘겼어.
“ 좋은 지표가 될 수도
참고가 되기도 할 거다.
아주 중요할 때 너를
깨우치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지. ”
“ 확실하지 않은 거잖아요.
그런거 안 믿어요. ”
“ 어허. ‘술사’의 능력을
의심해서는 못써. ”
“ 요새는 저를 보고
그 ‘술사’ 들을 좀 의심해요. ”
“ 어구 너도 치료 술사잖아. ”
“ 그러니까요.
그래서요. ”
스승님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시며 웃으셨다.
그건 스승님도 마찬가지시죠.
나도 스승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짜증내는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 싸우지 말자. ”
“ 뭐랑 바꾸셨어요? ”
“ 만드라고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랄까. ”
이보세요.
방금은 그냥 알려줬다며?
“ 진짜 팔았어요? ”
“ 판거 아니라니까? ”
“ 악. ”
그렇지만 스승님의 말에
고작 그런거 하나 따위에
내 신상정보를? 이라고
생각 할리 없었다.
만드라고라. 라는 단어가
스승님 입에서 나오니까
이번에는 내가 움찔. 하고
그냥 아아. 그러셨어요. 라고
넘겨버렸다.
“ 장난이야. ”
“ 거짓말. ”
“ 근데 진짜 도움이 돼.
어쨌든 미래를 살짝이라도
훔쳐본다는건 너한테 꼭…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니까.
잘 읽어 둬. ”
“ 네에. 무지
감사드리네요. ”
나는 그러고 그냥 웃었다.
귀찮게 혹을 하나 달고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라서
뭔가 찜찜하기야 했지만
특별하게 해를 끼치는 일들은
아니니까. 그래 뭐.
무료 오늘의 운세. 같은 건가?
우와. 생각하니까 질색.
“ 그래 그럼 다시 편지에 적었던
예지몽에 관련된 사람
얘기는 뭐야. ”
“ 김영광씨요. ”
“ 아. 송중기 동생? ”
“ 그리고 홍종현 형. ”
“ 어어. 맞아. ”
“ 알고 계시네요? ”
내가 놀라서 물으니까
말로만 들어봤지. 스승님은
그렇게 말하시다가
실제로 걔는 본적 없어
김영광. 하고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나를 쳐다보시더니
무언가 생각하시는듯 입을 여셨다.
“ 근데 왜 ‘그 분’들? ”
“ 아 그게… ”
“ 너 또 문제 일으켰구나.
딱 보면 알지. ”
내가 스승님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하지만
진짜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걸요. ”
“ 그래 이해해.
사고를 안치면
꼬맹이가 아니지. ”
“ 잘못했어요. ”
“ 이해한다고. 000 이잖아. ”
스승님이 깔끔하게
단정지어버리고는
물을 올려놓으셨다.
오늘은 손님이 없으려는
모양이다. 하면서.내가 눈치를 보다가
다시 차를 만들어 먹으려는
스승님에게 밤새 그렇게
드셨는데 안 질리세요?물어보니까
“ 응. 이거 레몬 밤이야.
너 줄꺼. ”
무심하게 대답하신다.
“ 저 먹이려구요? ”
“ 응. ”
“ 스승님은 안드시구요? ”
“ 응. ”
“ 화나신거 아니죠? ”
“ 응? ”
작은 목소리로 살짝
스승님의 옆구리를 찔렀다.
아니야. 곧바로 반응이 오고.
“ 아. 아니다.
나 화났어. ”
“ 네? ”
“ 그래도 네가 한번 안기면
다시 생각해 볼게. ”
장난스러운 어린아이의
그런 천진난만함을
얼굴에 띄우며 끅끅. 대는
스승님에게 하여튼 못 말려요.
큰 소리로 어유.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돌렸다.
“ 언제 내가 너에게
화를 한번 제대로
내본적이라도 있으면 몰라. ”
“ 있을걸요? ”
“ 에? 설마? ”
“ 뭐 없다면
다행이죠 그건. "
“ 아니거든. ”
스승님은 웃으시며
달그락. 하고 잔 하나를 꺼내들어
허브 레몬 밤에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 차를 만들었다.
코끝으로 레몬향기가
시큼하게 전해 들어온다.
“ 일이 꽤 복잡해지긴 했어요.
그래서 부탁을 드리려구요.
같이 가주실거죠? ”
“ 혼자 보낼 수도 없는데
뭘 같이 가주실거죠? 야.
아주 여우 다 됐네.
안가면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안가겠냐? ”
“ 그냥 예쁘게 그래 가자.
네 말이니까 가자.
이렇게 말해주시면 안돼요? ”
퉁명스러운 나한테
일부러 달래는 목소리로
스승님은 씨익. 웃으며
“ 그래 가자.
네 말이니까 가자.
요 꼬맹아. ”
하고 내 머리를
또 헝클어트린다.정말이지 스승님은
나를 놀리고 계심이 분명했다.
“ 일 해결해주시고 난 후에는
또 바쁘신척 돌아다니고
가게 나가 계실 거에요? ”
“ 한동안은 또
그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
“ 혼자 버려두지 않기로
약속하셨잖아요. ”
“ 응. 그래서
가게에 붙어 있을 시간도
만들거야. ”
“ 약속하셨어요. ”
“ 그러게.
이제 얼마 없을지도
모르니. ”
“ 네? ”
“ 쉿. ”
나는 입이 한댓발 나와서
삐죽거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을지도
직접적으로 스승님이
나가시는 것이 싫다고
의사를 내비친 적은 없었다고 해도
속으로는 안 그랬다.
외로움이라는 것에
염증이 나 있을 만큼
진저리치게 거부스러웠다.
“ 저 기다리면서 매일같이
스승님에 대한 걱정과 속상에
묶여 있는거 싫어요. ”
힘겹게 겨우 밖으로
내뱉은 말이 처음으로스승님의 행동에
부정적인 투정이라서
나도 말해놓고 당황했지만
스승님은 배를 잡고 쓰러질듯이
아하하. 폭소 하셨다.
눈가에 눈물까지 날 정도로
구르시면서.
“ 왜 웃어요? ”
“ 거봐. 내가 뭐랬어.
꼬맹이는 꼬맹이랬지. ”
“ 진지해요 저는. ”
“ 오랜만에 보는구나.
예전에는 그렇게 나 없으면
죽고 못 살던 때의 모습을.
아. 감동적이야.
찡하다 찡해. ”
“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요. ”
“ 아 역시 나에 대한
사랑이 폴폴 넘치는구나. ”
“ 아니라니까요? ”
“ 아니야. 맞아. ”
나는 모른 척
스승님이 만들어 주신 차를
한 모금 입에 대면서
따뜻하다. 향기 좋다.
나른하다. 라는 생각들을
머릿속에 채워놓고
달리기 끝에 찾아온
편안한 휴식 같아.
명상에 잠겨있는 나를
스승님이 흔들흔들 깨운다.
아씨.
“ 꼬맹아. ”
“ 아 왜요. ”
“ 꼬맹아아. ”
“ 됐어요 정말.
말이 안통한다니까? ”
스승님이 한쪽 팔을 흔들면서
몇 번이나 나를 부르심에도
또 헛소리 하시겠지. 하고
한귀로 흘려듣고
또 한귀로 흘려보내려다가
“ 사랑해. ”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갑자기 해버리는 스승님 때문에
얼굴이 달아올라서
그만 목으로 넘기고 있던 차를
반 정도 푸후. 흘려버렸다.
더, 더듬더듬거리며
“ 그, 그만해요.
그, 그, 그게 뭐에요? ”
“ 흑. 차 버릴거냐. ”
일부러 과도하게 우는 척을
하시는 스승님에게
차이셨어요. 내가 그랬다.
“ 너무한다. ”
스승님이 멍한 표정으로 앉아서
일부러 더 훌쩍 거리며
도망갈 거야 나. 그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들릴듯 말듯한
아주 작은 소리로
나는 진짜 지나가는 말로
“ 저, 저도요. ”
응? 하시는 스승님은
아마 못들은것 같으시지만.
“ 뭐라고? ”
“ 아. 몰라요. ”
“ 말해 봐. ”
“ 모른다구요. ”
“ 어쭈. ”
“ 아씨.
저도요! 저도 뭐!
사, 사랑합니다. ”
내가 소리 지르듯이
내뱉은 그 말에
스승님은 정말 두근두근
반할 정도로 환하게 웃으셨다.
“ 응. 내가 더. ”
그 말 끝에 어쩐지 너무나 슬픈
스승님이 보이는 것 같았으나
나는 그 표정에는
신경 쓰지 못하고
진짜 쑥스러운 말에
온몸이 간질거렸다.
“ 어, 어, 어쨌든
제가 벌인 일이고
약속한 일이기도 하니까
어려울지라도 끝까지
도와줄 거에요. ”
“ 천사네. ”
“ 아니에요. ”
“ 왜. 딱 천사구만. ”
“ 아니에요.
천사 아니라구요 나. ”
“ 왜. ”
“ 말하지 마세요.
저 그저 약한
사람일 뿐인걸요. ”
나는 조용히.
그 동안에는 나쁜 일 같은거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조용히.
다 잊어버리려고
눈을 감았다.
“ 천사같은거 아니에요. ”
긴 한숨으로.
“ 그래서 ‘그 분’들을
빨리 찾아뵙으면
좋겠어요. ”
“ 직권 남용이다 그거. ”
“ 스승님한테서
배운걸 응용한 거죠. ”
“ 잘한다. ”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기에
딱히 스승님도 뭐라고
반박할 말을 못찾으셨는지.
내가 어쩌다…
한탄하시면서도 웃으셨다.
“ 그래 뭐. 어쩔수 없지.
가자. ”
짧은 한숨을 내쉬더니.
스승님은 하여튼 눈을 떼면
말썽이라고 내 머리에 콩.
꿀밤을 먹여주신다.
“ 그럼 눈 떼지
마시던가요. ”
“ 어구 그래? ”
“ 꼬맹이 취급하지 마요. ”
“ 정 그렇다면
빨리 준비하자.
사고뭉치 꼬맹이. ”
“ 잘못했으니까
할 말은 없지만
듣기 나쁘네요. ”
“ 왜. 귀엽잖아. ”
혀를 내밀면서
말갛게 웃어 보이시는
스승님을 한번 째려보고 나서
“ 네에. 스승님이 어른하세요
그럼 난 옆에서 보살핌
잘 받고 크는 아이가
될 테니까. ”
“ 당연하지.
내가 해줄 수 있는 만큼은
그리고 나머지는
그 꽃들이 해주겠지. ”
“ 네? ”
“ 꼬맹이 성장은
지금부터라고. ”
머리카락을 기분 좋게
쓰다듬는 손길이
내게 지나쳐 갈 때마다
살며시 눈을 감고.
그런 느낌이 익숙한데도 불구하고
오늘따라 속으로 안정감이 들어
사소한 행동 하나에
감동해 입가에 가득 미소를 피었다.
보지 않아도 보일것 같았다.
뿌듯하게 나를 쳐다보실
스승님의 얼굴이.
“ 000. ”
“ 말씀하세요. ”
“ 00아. ”
순간 애절하게 들린건
착각이였나.
나는 의아한 듯 고개를 들었다.
“ 너는 좋은 치료 술사야.
아마. 더 좋은 치료 술사가 될거다,
그러니 명심해라.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줬던 것들을. 그리고 앞으로
어쩌면 너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상상 하기도 힘들 어떤 일들이
바로 앞에 쏟아질지라도
너는 무너져서는 안되고
절대 포기해서도 안돼.
세상의 중심의 서 있는 네 녀석이
비틀거리면 곧바로 부서지는건
그 위에 너를 보고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일 테니까. ”
“ 그게 뭐에요. ”
“ 오직 치료 술사.
그리고 너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해.
너는 내 사람이잖아.
너가 내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잖아.
믿는다. 그러면 내가 언제든지
스승님이라는 이름으로
옆에 남아 있어줄 테니까. ”
쓸데없는 신경예민이였나.
애절하게 나를 보고, 애절하게
나를 부르는 것 같았던 스승님의
얼굴에는 이내 곧 환한 미소로
가득 찼고 내 머리를 쓱. 쓱.
매만져 주시는 손길은
사고치지 말고 똑바로 해.
라고 말씀 해주시는 것 같아서
낯간지러운 말에
나는 흐응. 괜히 한번
어깨를 으쓱했다.
못 들은척. 아직 나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견습생
치료 술사인척. 여전히.
“ 꽤나 멋진 말이지? 암.
너무 빠지지는 말고. ”
“ 어련하시겠어요. ”
스승님이 아. 멋있어, 멋있어. 하면서
스스로 자화자찬하심에
내가 인정하지 않고 빈정대니까
몇 차례 투닥투닥 우리 사이에
말싸움이 오가다가
둘 다 웃어버리고 말았다.
“ 꼬맹아. 가자 ”
스승님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시더니 어느새 딸랑. 하고
방울이 흔들리는 유리문을
한 손으로 잡으시며 마치 언제라도
손을 잡고 나와 밖으로
나가주시겠다는 듯이
다른 한쪽 손으로 손짓을 하면서
어서와. 라고 나를 다정히 불러주셨다.
그렇게 불러주는 스승님의 다정함에
어쩐지 먹먹해진 마음을 숨기면서
나는 대답 대신으로 씨익. 웃음 지었다.
다른거 없어도 충분해요.
스승님. 저는 정말이지 충분해요.
밖에 나가지 않아도 좋고
더 이상 아무와도 만날 수
없다고 해도 좋고
좋은 치료술사가 아니라고
해도 좋아요.
저는 계속 사고를 칠테니
스승님은 저를 더 가르쳐 주셔야 해요.
아직 저는 어리니까.
그러니 딱 이 정도.
스승님은 앞으로도 제 옆에 이렇게
살아있어 주세요.
그래 주시기만 한다면요.
저는 다 좋아요.
.
.
.
※만든이 : MINI님
<덧>
한주의 새로운 시작.
월요일이 벌써 다 저물어 갑니다.
어느덧 6월의 마지막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도로시가 열심히 완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요.
스승님 Hi.
후반부 분량 이 분이
다 싹쓸이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아무리 털어도
모자라고 모자라서 더 쓸 게
남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
(아시다시피 다른 주인공들은
각자의 사정과 사연도 있고
에피소드나 내용 흐름에 맞게
매 화마다 나오지 못한다는 점은 이미
처음에 공지를 드렸던 것으로 압니다.
늦더라도 한분,
한분씩 등장하기 때문에
부디 너그럽게
기다려 주시기 바라요.)
* 아차. 그러고 보니까
만드라고라에 관한 얘기는 22화
이번 편에서 나오는 거였는데
제가 21화 작가의 말에
스승님이 만드라고라 못찾았다고
스포 날렸다는거 알고
에엑? 22화 쓰다가 정신 놨나?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점점 후반부를 쓸수록
저는 어쩐지 기분이 싱숭생숭합니다.
들려드리고 싶은 얘기만큼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얘기만큼
어울리는 이미지를 구하지 못해서
속상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하루 종일 소원이 쓰는
생각만 하고 있는 지금.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제가
다시 원래 하던 일을 해야 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 전에
다 끝내고 싶은 욕심에
치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연재 중간 쉬는 타임으로 단편을
하나 두 개 정도 가지고 오고 싶으나
상. 하로 나눠지는 단편은
아마도 이 시점에서 가지고 온다고
하면 소원이는 어쩌고? 라는
반응이 나올것 같아서 고민 중.
다른 하나는 철학물일것 같다는게
더 멘붕이지만
일단 이 얘기는 좀 정리된 후에
하기로 하고
* 그래서 다음 화 역시
빠른 폭풍 연재를 예고하며
23화는 ‘목’요일에
가지고 오겠습니다.
댓글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항상 빠짐없이 확인하고
기억하고 있답니다. 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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